[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 속에 미국인들의 경제 자신감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지만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 상승도 그 동력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해리스가 유권자들의 안도감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그의 지지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긍정 늘고, 부정 줄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31일(현지시간) 미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8월 후반 설문 조사에서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높아진 반면 부정적 평가는 줄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답은 7월 26%에서 이번에 34%로 높아졌다. 반면 경제가 악화됐다는 답은 같은 기간 54%에서 48%로 떨어졌다. 부정적 답변이 절반 밑으로 낮아졌다. 전날 공개된 미시간대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도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태도지수는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낙관전망이 강화된 덕이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책임자인 조앤 슈는 "소비심리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가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자신감 지수 역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여론조사 업체 갤럽도 30일 경제자신감 지수가 8월에 상승했다면서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자신감이 덜 하기는 하지만 휘발유 가격, 모기지 금리 등이 하락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탄탄한 소비 지출 이 같은 자신감은 미 경제활동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를 지탱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30일 공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통계에서 미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은 전월비 0.5%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5.3% 뛰었다. 이 기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2.7%에 이르렀다. 앞서 상무부는 29일에는 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를 당초 속보치 2.8%보다 0.2%p 높은 3.0%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 지출이 당초 추산했던 것보다 높았던 것이 배경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3분기 소비지출 역시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30일 3분기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제한적 낙관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낙관은 아직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뱅가드의 조시 허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과 소득이 그동안 대체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고, 전반적인 GDP 성장세도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허트는 그러나 "이런 긍정적 주변 환경이 심리 지표에는 아직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트는 다만 소비자들이 실제로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문조사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이들도 실제로는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가 소비심리 끌어올렸나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는 정치적 흐름에 좌우되기도 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월 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고전한 뒤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로 교체되자 곧바로 이들의 자신감이 회복됐다. 반대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해리스 등판 이후 하락했다. 무당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뒤 자신감이 소폭 상승했다. 미 전국 단위 소비자 자신감 개선과 같은 폭이었다. 무당파이지만 해리스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해리스의 등장으로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판단한 이들이 소비 심리에서도 개선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해리스가 끌어올린 소비자들의 자신감 개선은 다시 해리스 지지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다. 해리스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대체로 트럼프에 비해 4%p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01 05:57:248월 들어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안해지고 있다. 그 요인 가운데 하나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20년 4월을 경기 저점으로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1900년 이후 미국 경제는 23차례의 경기순환을 거쳤는데, 경기 확장국면이 평균 48개월이었다. 올해 8월까지 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면 52개월로 과거 평균보다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확장국면이 언제까지 더 이어질 것인가다. 이에 대한 답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는 소비에 달려 있다. 필자가 미국 소비 사이클을 추정해 보면 소비는 이미 장기 추세 성장선에서 아래로 벗어나고 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낮은 저축률에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률이 3.6%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00~2019년 평균 5.2%)보다 낮아졌다. 다음으로 미국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줄고 있다. 2019년 7만8250달러였던 실질소득이 2022년에는 7만4580달러로 4.7% 감소했다. 이 기간 실질GDP가 5.1% 증가했는데도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은 소득 차별화 때문이다.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 세대'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이다. 아직 2023년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감소 추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증가도 소비를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이자 지급액 비중이 2021년 3월 1.2%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5%로 올라왔다.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 성장세도 같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 고용은 지나칠 정도로 탄력적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줄자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이 그해 3~4월에 2189만명 줄었다. 그 이전 10년여간 만들어진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실업률도 3.5%에서 14.7%로 급등했다. 지난해 4월 3.4%였던 실업률이 올해 7월에는 4.3%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소비가 줄어들면 실업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난 다음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왔다. 빠르면 올해 4·4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이에 대응하여 연방준비제도(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금리를 0.5%p 내리는 '빅컷'을 할 수도 있다. 연준은 올해 남은 11월, 12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더 내릴 것이다. 필자가 테일러 준칙에 따라 미국의 적정금리를 추정하면 4.2%로 현재의 5.25~5.50%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미국 주가지수(S&P500)는 장기적으로 명목GDP 추세를 따라 상승했다. 2000~2023년 명목GDP는 연평균 4.5% 성장했고, 주가지수는 6.8% 상승했다. 올해 명목GDP가 6% 성장하더라도 적정 S&P500은 4620 정도이다. 주가지수가 과대평가 영역에 있는 만큼 앞으로 경기와 금리 전망에 따라 8월과 같은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 실업률이 올라가면 미국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달러인덱스도 하락했다. 2022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외 주식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4.3%에서 2023년에는 63.1%로 급증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미국 주가와 달러인덱스가 같이 떨어진다. 국가별 투자비중을 다변화해야 할 시기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4-08-22 18:36:19【파이낸셜뉴스 부천=노진균 기자】 경기 부천시가 지난달 22일부터 8월 4일까지 반도체·뷰티산업 등 경제협력 강화와 도시공간 혁신 우수사례 연구·자매도시 친선 교류를 위해 미국 방문 연수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이번 연수에서 K-뷰티산업을 선도할 화장품 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세계 2위 전력반도체기업 온세미와 지속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경제 활성화 물꼬를 텄다. 노후 공업지역 재생과 경인선 지하화 사업을 위해 뉴욕과 보스턴의 성공 사례도 살폈다. 또한 자매도시인 베이커스필드와 펄벅 인터내셔널 및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해 친선 교류의 장을 열었다. 362억 원 상당 화장품 기업 수출 상담 연계·온세미 본사 방문…경제활력 시동부천시는 미국 네바다주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24 북미 코스모프로프 전시회’에 참가했다. 본 행사는 화장품·헤어·뷰티살롱 등 미용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 박람회다. 부천에서는 ㈜우신화장품, ㈜세리화장품, ㈜도우엔, 라파레이, ㈜신광엠앤피, 큐어놀로지 등 6개 화장품 기업이 부천시 공동관으로, ㈜우정테크, 레삐 등 2개 기업은 개별관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수출 상담 454건 2630만 달러(약 362억원), 계약 가능 76건 545만달러(약 75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시는 앞으로 부천 관내 화장품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 중심 네트워크로 유기적 협력체계를 만들어 부천 뷰티산업의 기반을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온세미 본사를 방문해 부천시 반도체산업 활성화와 기업 성장을 위한 상호협력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도 가졌다. 온세미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지난 2022년 부천시·경기도와 1조 4,0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지난해 부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시설을 준공한 바 있다. 美 동부 도시재생 프로젝트 탐방…경인선 지하화·노후 공업지역 재생에 접목 검토도시공간 혁신과 융복합 도시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벤치마킹도 이뤄졌다. 매사추세츠주가 추진한 ‘빅딕(Big Dig)’ 프로젝트는 도심을 통과하는 고가도로를 지하화하고, 상부에 공원과 녹지 공간을 조성해 단절된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부천시는 향후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에 해당 사업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뉴욕 허드슨 강변의 철도 차량기지를 덮어 주상복합단지로 재개발한 ‘허드슨 야드(Hudson Yard)’와 버려진 상업용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 등 현장도 방문했다. 네이비 야드에서 덤보로 이어지는 브루클린 공업지역 사례도 직접 살폈다. 해당 사업은 부천의 내동·삼정동 일대 노후 공업지역 재생 시 본보기로 적용될 예정이다. 자매도시 베이커스필드·펄벅 인터내셔널·서재필 기념관 방문…교류 협력 장 마련부천시와 베이커스필드시는 지난 2006년 자매결연 후 경제·문화·청소년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조용익 부천시장은 캐런 고 베이커스필드 시장과 지속 가능한 교류와 상호 발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이어 베이커스필드시 자매도시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두 도시의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시는 밀크릭 공원에 설치된 부천 동산에서 두 도시의 우정을 기념하는 동판 제막식도 가졌다. 또한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는 정전협정 기념 공원인 자스트로 공원에서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펄벅인터내셔널(PSBI) 설립 60주년을 맞이해 펄벅 여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펄벅기념관도 방문했다. 펄벅 여사는 지난 1967년 부천에 소사희망원을 개소해 전쟁고아를 보살피는 등 부천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한국펄벅재단은 부천에서 지금까지 의료·교육·사회정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문화가정과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번 벤치마킹이 노후 공업지역의 재생과 관리 방안 마련에 큰 틀을 제공할 것"이라며 "도시의 자족 기능을 회복하고 한정된 공간을 입체·복합적으로 꾸미는 등 공간혁신을 통해 부천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8-09 11:41:4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15일 울산시청을 방문, 김두겸 울산시장 만나 면담했다.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2022년 7월에 부임했으며 울산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립 골드버그 대사와 김두겸 시장은 면담에서 미국 대사관과 울산시와의 관계 강화 및 경제 협력 등에 대해 약 20분 간 대화를 나누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와 에스케이와 에쓰오일 등이 생산하는 휘발유 및 석유화학제품이 주요 대미 수출품이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군함 사업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울산시청 방문 후 울산 동구의 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했다. 미 군함 유지 보수 사업과 관련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15 11:23:07【파이낸셜뉴스 광양=황태종 기자】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미국에서 전남 여수·경남 하동 관광단지 프로젝트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8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미국 주요 관광도시이자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소재지인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관광·레저 및 부동산 투자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전남도 및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와 합동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여수 경도지구와 화양지구, 하동 두우지구 등 3개 관광단지에 대한 투자유치 상담을 진행했다. 먼저, 시카고에서는 국내 시장에서도 잘 알려진 부동산 종합회사인 존스 랑 라살(JLL)과 숙박시설에 특화된 더 브릭튼 그룹(The Bricton Group) 등 잠재 투자사의 주요 인사를 만나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또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인 씨에프 인더스트리즈(CF Industries)를 방문해 전남도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했다. 씨에프 인더스트리즈는 최근 롯데케미칼, 포스코홀딩스와 MOU를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아울러 LA에서는 수변도시 개발에 특화돼 있는 개프콘 그룹(Gafcon group)을 대상으로 여수시의 해양관광도시로서의 투자 장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개프콘 그룹은 중국 상하이 수변도시 개발을 진행 중인데, 장차 아시아 시장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협상 추진 의사를 밝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만난 상담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올 하반기에 있을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 주관 인베스트코리아 서밋(Invest Korea Summit, 외국인 투자주간) 행사에 초청해 전남도 주요 관광단지 현장 시찰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08 13:16:59지난 1·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6%(연율)로 크게 낮아졌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이 2·4분기에는 현실화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2.5% 성장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앞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올해 1·4분기 미국의 가계 저축률이 3.6%로 코로나 이전 평균(2000~2019년 5.2%)보다 낮아졌다. 가계가 추가로 지출할 돈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소비의 주축인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2019년을 정점으로 2022년까지 줄었다. 지난해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높은 물가상승과 소득의 차별화로 2023년에도 감소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도 소비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가계의 가처분소득 가운데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지난 14년(2010~2023년) 평균인 1.9%보다 높아졌다.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그러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그해 3~4월 비농업부문에서 고용이 2189만개나 줄어든 적이 있었다. 그 이전 거의 10년 동안 늘었던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없어질 만큼 미국 노동시장은 탄력적이다. 최근 미국 고용이 양적으로 늘고 있으나 질적 내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 사이에 풀타임 취업자는 179만명이나 줄었다. 미국 기업이 파트타임 고용만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줄면 고용이 줄고 가계소득 감소로 소비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 빠르면 이런 현상이 2·4분기부터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소비가 줄면 물가상승률도 낮아진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의 경직성 때문에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보다 더딜 것이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면 우리 경제에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것이다. 우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높은 물가상승률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 우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물론 하반기에 우리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할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기에 한국은행이 연준에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지고 있다. 다음은 수출 경로로 미국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1·4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였다. 미국식 연율로 따지면 5.2%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이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높은 성장을 한 것은 소비 및 건설투자 증가와 더불어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1·4분기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0.6%p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소비가 줄어들면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이다. 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0.1%에서 올해 1·4분기에는 19.0%까지 늘었다. 미국 가계가 저축률이 3%대 중반까지 떨어질 정도로 소비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4월까지도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5월 이후로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2·4분기 이후 우리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다. 물론 올해 들어 중국과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에 대미 수출 감소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이나 수출에 있어서 미국 영향을 줄여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4-05-02 18:48:47[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의 경제 사령탑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같은 시간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8일 동시에 베이징을 방문중이다. 이들의 동시 체류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삼각관계와 중국의 미러 사이의 조심스러운 줄타기를 보여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 왔고, 옐런 장관은 6일 밤 베이징에 도착했다. 라브로프는 중국 왕의 외교부장 등과 회담을 위해 8·9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 머문다. 옐런 장관은 4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카우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 등과 회담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올라왔다. 7일 리창 총리 등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압박했다. 라브로프의 방문은 오는 5월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 준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양자 및 글로벌 현안 협의에 집중돼 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관행 등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4일 광저우 체류 당시부터 중국을 압박하며, 과잉 생산 문제를 포함한 거시경제 불균형 문제를 협의할 별도 양자 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으로부터 여러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 했다. 중국의 초가저 수출품의 차단 및 무역 불균형 시정, 미국 국채 보유량 유지 등을 조율했다. 라브로프의 방문이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협력을 어느 정도까지 이끌어 낼 지가 관심이다. 미국과 전략 경쟁 속의 중국.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러 대리 전쟁 속의 러시아. 이 두 나라의 협력과 전략적 공생의 심화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중러, 국제 질서 다극화 강조 등 전략적 공조 속에서 교역액 등 경협 확대 5월로 예정된 푸틴의 중국 방문도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중국의 도움이 아쉬운 러시아로선 중국과의 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거리를 두면서도 우회적인 러시아 지원과 경제적 실리, 전략적 공간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제 질서의 다극화, 패권주의 반대 등에도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경제 침체 속에서 대미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조심스럽다. 러시아가 지난 3월 29일 북한을 끌어안고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감시 패널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같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옐런 장관은 지난 5·6일 광저우에서 허리펑 부총리 등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수출이 러시아의 군수 산업을 돕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회적으로 돕고 있다"라고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미국은 최근 들어서도 중국의 드론 제조 및 통신회사들의 제품이 러시아로 전달돼 러시아의 군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면서 이들 회사들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중러 무역은 전년 대비 26.3% 증가한 2401억 달러(약 32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등의 제재로 수출 길이 막혀있는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원유 수출 등으로 숨통을 틔우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46.9% 늘었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13% 증가했다. 반면 중국과 미국의 무역액은 2023년 6645억 달러(약 899조원)로 11.6% 감소했다. 리창 총리는 7일 옐런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과잉 생산 지적에 대해 "중국 산업이 글로벌 녹색·저탄소 전환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라고 강조하면서 "경제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미중이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하고, 양측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윈윈' 결과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4-08 12:50:18몬테네그로 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를 한국으로 송환을 결정한 것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권씨의 미국 인도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권씨가 어느 국가로 송환되느냐에 따라 수십년 이상 형량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은 지난 5일 "미국 인도 결정은 무효"라며 권씨의 한국행을 결정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당초 권씨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한 결정을 뒤집고 한국행을 원하는 권씨의 항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몬테네그로 법무부장관이 법원 결정에 최종 승인할 경우 권 대표는 오는 23일 이후 한국에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10~40년, 미국은 100년권씨가 한국에서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징역 40년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혐의에 따라 나온 양형을 합산해 선고하는 미국에서는 징역 100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송환이 확정될 경우 기존에 권씨를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이 권씨의 신병을 인도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9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배임 등 혐의로 권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남부지검은 테라폼랩스 사태와 관련해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수사해 기소한 바 있다. 두 사람에 대한 공소 사실에 따르면 권씨 등은 등은 테라 프로젝트를 통해 코인을 판매·거래함으로써 462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테라·루나로 인한 전 세계 피해 규모는 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28만명에 달하고 그 규모는 30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사기죄의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5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확정된 징역 40년이 현재까지 경제사범에게 내려진 최대 형량이다. 다만 국내에선 루나의 증권성이 인정되지 않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형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더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어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 100년 이상 징역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송환시, 피해금액 배상은 유리법조계에선 피해자들의 경우 권씨가 국내 송환될 경우 피해회복 측면에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씨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미국 등 전 세계에 있는 만큼 배상이 이뤄지더라도 한국 피해자들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권씨의 재산 71억원을 포함해 공범들의 재산 2400억원 상당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국내 피해자들 배상에 해당 재산을 쓸 수 있게 된다. 가상자산 분야 전문 홍푸른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한국 투자자들도 한국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 피해금액 배상에 있어 좋을 것"이라며 "국내 송환시 재판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다는 점 등 한국에서의 재판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 회복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권씨가 창업한 테라폼랩스는 가상자산 '테라'와 '루나'를 만들어 배포했다. 테라는 미국 달러 1달러에 상응하는 가치를 가진다. 테라 가격이 떨어지면 테라와 연동된 자매 코인 루나를 통해 가격이 방어되도록 설게됐으나 두 코인 모두 폭락하면서 한국 뿐 아니라 곳곳에서 피해자가 발생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3-12 18:32:49【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경기 하남시는 한국을 방문한 미국 아칸소 주의 경제사절단과 8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양 지역 산업교류 확대 등 경제협력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하남시에 따르면 이날 만남은 아칸소 주 소재 리틀록 시의 자매도시인 하남시와 경제·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아칸소 측의 선제안에 따라 추진됐다. 이 자리에서 하남시 IR자료 시청 및 양 기관 간 경제·비즈니스 확대 방안 논의, MOU 체결 순으로 진행됐으며, 두 기관은 문화협력, 경제 및 비즈니스의 활발한 교류와 직원 상호 파견 근무 등 인적교류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도 서로 공감했다. 또한, '하남시-아칸소 간의 경제협력' 약정으로 양 지역 간 무역·투자, 농업 분야 등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경제 발전을 도모하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참석한 샌더스 주지사는 "양기관의 관계발전에 적극 노력하고, 하남시의 더 발전된 모습이 기대된다"며, "향후 한국을 재방문하면 하남시의 K-스타월드 부지, 쇼핑몰 등을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재 시장은 "K-컬처를 컨셉으로 하는 K-스타월드 사업에 아칸소州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며, "경제교류란 많은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갈 때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양 기관은 7월경 자매도시인 리틀락시가 하남시를 공식초청함에 따라 방문시 미국에서 아칸소 주 사절단과 다시 만나는 자리를 갖는데 협의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3-10 10:04:25고금리로 인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적 고통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의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수준과 연동되어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상반기 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단행에 대한 기대감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작년 4·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훌쩍 넘어서는 연율 3.3% 성장을 함에 따라 상반기 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 고금리로 인해 세계 주요국 경제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만 '나 홀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경제규모와 6만달러 이상의 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하는 매우 성숙한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경제적 성숙도도 미국에 못 미치는 다른 선진국을 성장률에서 앞지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1~2년의 좋은 성과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보아도 미국 경제는 고비마다 상당한 회복력(resilience)을 보여 왔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1990년대 닷컴버블,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상당한 충격의 경제위기를 수차례 겪어 왔지만 미국은 다른 몇몇 선진국처럼 '잃어버린 수십년', 세계 경제의 '환자' 등의 수식어를 가진 적이 없이 위기 후 일정 기간 후 반등해왔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창조적 파괴' 본능이 미국 경제의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근대에 들어 세계 경제의 '창조적 파괴' 대부분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자동차 대량생산, 퍼스널컴퓨터의 대중화와 이를 가능케 한 소프트웨어 혁명과 반도체 집적화 그리고 최근의 AI 시대 도래 등 기존 패러다임을 파괴하고 새로운 경제작동 방식을 창조하는 혁신은 미국 기업에 의해 주도되었다. 혁신적 기업에 의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때마다 미국 경제는 침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 과정에서 미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주력기업도 계속 바뀌면서 특정 기간 경기침체는 겪을지언정 성장동력은 고갈되거나 식지 않는 경제체질을 가지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팬데믹 이후 유동성 폭증에 따른 고물가와 이에 대응한 고금리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더해지면서 많은 나라가 경제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AI 시대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만 봐도 미국은 다른 나라와 구별된다. 미국은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8개 기업이 1970년 이후 창업한 IT기업이다. 이 중 5개는 1990년 이후 창업한 기업들이다. 반면 유럽의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에서 1990년 이후 창업한 기업은 하나도 없으며 업력이 100년 넘는 오래된 명품의류, 화장품 회사 등이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 보면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저출산·고령화의 위기 속에서 강대국의 지정학적 갈등 한가운데 있는 한국 경제로서는 '창조적 파괴'를 만들어 내는 혁신 없이는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혁신은 단순히 어느 한 기업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혁신은 항상 여러 기득권에 의한 저항을 받게 되므로 혁신의 발현과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혁신생태계가 필요하다. 혁신생태계의 수준은 금융, 법·제도, 인적자산 등의 구성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국가는 그 요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4월 선거 이후 출범하는 22대 국회는 혁신을 가로막지 말고, 기업의 창조적 파괴를 도와주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24-02-29 18:2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