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가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제108회 시상식에서 우 작가의 책 '노예 주인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전기 부문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문학·드라마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이번 전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우 작가는 부모의 이민으로 미국에서 성장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우 작가가 쓴 '노예 주인 남편 아내'는 1848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의 여정을 전기로 다룬 논픽션이다. 책 속 주인공인 아내 엘렌은 밝은 피부색을 활용해 장애를 가진 병약한 백인 농장주로 위장한다. 남편인 윌리엄은 엘렌의 노예로 변장해 증기선과 마차, 기차를 갈아타며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로 탈출한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노예제에서 자유로 가는 서사적 여정'이라고 이 책을 소개했다. 크래프트 부부가 인종과 계급, 장애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해 유명해졌다. 우 작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중 하나"라며 "이 책에는 부부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우 작가의 저서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어워디드 투 킹'을 함께 전기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7 18:39:00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사진)가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제108회 시상식에서 우 작가의 책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전기 부문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문학·드라마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번 전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우 작가는 부모의 이민으로 미국에서 성장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우 작가가 쓴 '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1848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의 여정을 전기로 다룬 논픽션이다. 책 속 주인공인 아내 엘렌은 밝은 피부색을 활용해 장애를 가진 병약한 백인 농장주로 위장한다. 남편인 윌리엄은 엘렌의 노예로 변장해 증기선과 마차, 기차를 갈아타며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로 탈출한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노예제에서 자유로 가는 서사적 여정'이라고 이 책을 소개했다. 크래프트 부부가 인종과 계급, 장애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 우 작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중 하나"라며 "이 책에는 부부의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우 작가의 저서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어워디드 투 킹'을 함께 전기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또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는 미국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출장·여행 때 억만장자로부터 공짜로 자가용 비행기를 제공받은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7 11:22:56[파이낸셜뉴스] 브라질에서 가상의 흑인 노예를 거래하고 고문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의 앱은 현재 삭제됐다. 25일(현지시간) CNN브라질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브라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노예제도 시뮬레이터'(Simulador de Escravidão)라는 제목의 게임이 출시됐다. 쇠사슬에 묶인 노예 캐릭터 '충격' 사용자가 '폭군' 또는 '해방자' 중 원하는 '주인 성향'을 선택한 뒤 가상의 노예를 소유한 채 노동을 시키거나 교환 또는 거래하는 방식이다. 흑인으로 구현된 노예가 목과 손목, 발목에 쇠사슬 등을 두른 채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형태로 설정돼 있다. 이 게임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출시 직후 1000회 넘게 다운로드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의 사용 후기도 이어진 가운데 "더 많은 고문 옵션이 부족하다. 채찍질을 넣어달라"라는 후기가 포착되기도 했다. '폭력성·인종차별 부추긴다' 논란에 삭제 게임이 폭력성을 가중시키고 인종차별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제작사(메그너스 게임스)는 "부유한 노예 소유자가 되거나 노예제 폐지를 끌어내는 것이 게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글은 게임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 24일 오후 5시30분께 해당 게임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은 과거 미주 대륙에서 미국과 더불어 강력한 노예제를 시행하던 나라다. 특히 15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후반까지 400만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브라질로 넘어와 설탕과 커피 농장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 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브라질 노예제는 1888년에서야 폐지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26 07:32:38[파이낸셜뉴스]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최신판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으로 독자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문이 추가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출판사 팬맥밀란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최신판 서두에 '트리거 워닝'을 실었다. 트리거 워닝은 작품에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미리 이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일종의 경고문이다. 출판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인류사에서 충격적인 시대와 노예제의 공포를 낭만적으로 다뤘다"며 "문제가 되는 요소를 포함하는 소설"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 소설은 용납할 수 없는 관행, 인종차별적이고 고정 관념적인 묘사, 문제가 되는 주제, 언어, 이미지가 포함돼 있다"며 "상처를 주거나 정말로 해로운 구절과 어휘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경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그러나 원전에서 그 어떤 표현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오늘날의 세계를 반영해 본문을 바꾸는 것은 원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본문 전체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작품 내의 캐릭터 표현이나 내용, 언어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고문 뒤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백인 우월적인 요소를 설명하는 논문 형식의 에세이를 실었다. 백인 작가 필리파 그레고리는 에세이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인종차별을 옹호하고, 백인우월주의를 미화하고 설파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프리카 출신은 백인과 다른 종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바로 이 거짓말이 소설을 망쳐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른바 '잃어버린 대의론'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도 평했다. 잃어버린 대의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한 미국 남부연합의 대의가 정당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첼이 1936년 발표한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남북전쟁은 미국에서 노예제를 옹호하던 남부연합과 폐지를 주장하던 북부 연방 사이에서 벌어진 남북전쟁 전후 시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설은 남부 플랜테이션 소유주의 딸 스칼렛 오하라가 북부의 침공으로 안위를 위협받으면서 맞닥뜨린 인생의 역정과 레트 버틀러와의 로맨스를 그렸다. 스칼렛 역을 맡은 비비안 리의 열연이 돋보인 동명의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영화는 1940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4-03 14:39:07[파이낸셜뉴스] 흑인은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판결하는 등 흑인 인권을 부정했던 로저 태니 전 미 연방대법원장의 흉상이 미국 의회에서 철거된다. 흉상이 있던 자리에는 미국 최초 흑인 대법관으로 민권운동을 해온 더굿 마샬 전 대법관의 흉상으로 교체된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상·하원에 설치된 태니 전 연방대법원장 흉상 철거를 위한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달 초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마침내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철거는 법안이 발효된 후 45일 안에 이뤄진다. 미국의 5대 연방 대법원장인 태니는 1857년 드레드 스콧 판결에서 흑인은 시민이 아니며 이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바 있다. 또 노예제를 옹호하고 남부연합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속해서 태니 휴상 철거를 추진해왔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앞서 2020년에도 태니 등 노예제를 옹호하고 남부연합을 지지한 인물의 동상을 철거하는 내용의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공화당이 장악했던 상원에 처리가 막혔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법안이 하원 문턱은 넘었지만 상원에서 좌절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을 맞아 버진 아일랜드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이 법을 포함한 기타 법안들에 서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30 09:56:55[파이낸셜뉴스] 미국 래퍼 카녜이 웨스트의 유태인 혐오 발언 파장이 흑인과 유태인 혐오 간 차별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웨스트는 유태인 혐오 발언으로 아디다스, 발렌시아가 등과 협찬이 중단되면서 순자산 10억달러 이상만 들어가는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서 탈락했지만 그의 오랜 흑인 혐오발언은 그동안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CNN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웨스트의 오랜 반흑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던 아디다스 등이 유태인 혐오 발언이 나오자 서둘러 그와 제휴를 끊어버린 것이 새로운 인종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적인 이름을 '예'로 바꾼 웨스트는 수년 동안 흑인혐오 발언으로 흑인사회를 분노하게 만든 인물이다. 그는 노예제도에 대해서 이를 강압이 아닌 '선택'이었다고 주장했고 "인종주의는 낡은 관념"이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파리 패션쇼에 "백인의 목숨도 중요하다(White Lives Matter)"는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등장한 바 있다. 이 문구는 "흑인의 목숨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는 글귀를 내세운 흑인인권운동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웨스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입인 이유는 실제로 그 말이 맞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CNN은 그러나 그가 수년 동안 흑인 혐오 발언을 지속해왔지만 이번 유태인 혐오 발언 뒤 나온 것과 같은 각 업체의 결정적 대응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애틀랜타 모어하우스칼리지의 일리야 데이비스는 웨스트의 유태인 혐오 발언만 문제시하고 그의 반흑인 발언에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다는 주장은 타당하다면서 "흑인들의 고통은 문화적으로 자주 무시되거나 경시된다"고 지적했다. 웨스트가 이전에 반유대인 발언을 했다면 지금 그가 이룩해 놓은 음악·패션·테니스 신발 등의 왕국은 일찌감치 무너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오웬스는 트위터에 "팩트: 웨스트가 '반유대주의의 얼굴'이 되기 전 그는 흑인여성혐오(misogynoir), 반흑인, 트럼프주의, 노예제 부인의 힙합 얼굴이었다"고 강조했다. 오웬스는 그가 오랫동안 반흑인, 노예제 부인 등의 얼굴 역할을 해왔음에도 그는 여러 기업과 협찬 사업을 벌였고, 다큐멘터리도 찍었으며 찬사를 받고, 의류 계약도 맺고, 결국 억만장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웨스트는 BLM 문구 확산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도 플로이드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남용으로 사망했다는 잘못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플로이드는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가게 점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던 도중 사망했다. 경찰이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질식사하는 과정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촉발됐다. 부검에서도 그의 사인은 펜타닐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경찰관이 그의 목을 눌러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0-30 02:36:59[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당시 존 켈리 비서실장과 대화 도중 나치 독일 지도자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히틀러가 "좋은 일을 많이 했다(did a lot of good things)"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인 마이클 벤더는 '솔직히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Frankly, We Did Win This Election): 트럼프가 어떻게 패배했는지 내부 이야기'라는 새 책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선거조작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펼치며 자신이 실제로는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 6명의 목숨까지 앗아간 의사당 폭동의 발판이 됐던 주장이기도 하다. 벤더는 트럼프가 세계1차 대전 종전 100년을 맞아 2018년 유럽을 방문한 자리에서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자리에 함께 했던 미 예비역 해병 장군에 따르면 트럼프의 말을 들은 켈리는 "심하게 충격을 받았다." 벤더는 해병대 퇴역 장군의 말을 전하면서 켈리 실장이 "대통령에게 당시 갈등기간 어떤 나라들이 한 편이었는지를 상기시켰다"면서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히틀러의 모든 잔학한 행위들에 대해서도 트럼프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은 반박했다. 리즈 해링턴 트럼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는 완전한 거짓"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는 가짜뉴스로 아마도 경쟁에서 뒤처져 해고된 장군이 만들어낸 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벤더는 익명의 이 제보자의 말을 통해 트럼프측 반박을 재반박했다. 이 퇴역 장군에 따르면 켈리는 "대통령에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트럼프는 그 충고를 무시했다"면서 트럼프가 당시 독일이 1930년대 히틀러 치하에서 경제회복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벤더는 "켈리가 다시 밀어 붙여 독일인들은 나치의 인종학살이 없었다면 가난에서 더 빨리 탈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켈리가 트럼프에게 그의 주장처럼 설사 1933년 독일이 나치 치하에서 경제 발전을 이뤘다 해도 "결코 아돌프 히틀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는 종전 100주년 기념을 위한 유럽 순방길에서 이전 서방 정상들과 갈등을 빚은 것보다도 더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미군 전사자들이 묻힌 묘역 참배도 취소했고, 전사자들을 '패배자(losers)' '얼간이들(suckers)'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켈리의 아들도 2010년 아프가니스탄 에서 전사했다. 이후 켈리는 2019년 초 백악관을 떠났고, 이후 트럼프에 비판적이다. 켈리는 친구들에게 트럼프를 "내 일생 만나 본 가장 결함 많은 인물"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보도도 나왔다. 벤더는 책에서 켈리가 트럼프의 '너무도 충격적인 역사에 대한 불경'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노예제, 짐 크로, 또는 흑인들이 남북전쟁 이후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해 트럼프가 거의 무지하다고 묘사했다"고 말했다. 벤더는 흑인 역사에 대한 트럼프의 무지는 어떤 인종이건, 종교건, 또는 신념이건 간에 트럼프가 무관심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에도, 그 이전과 이후에도 줄곧 극우, 백인우월주의 단체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서도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민병대 단체를 비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답변에 고심했고, 결국 극우 '프라우드보이스'에 "물러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는 말로 답을 얼버무힌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7-08 06:33:03어느덧 마지막 칼럼이다. 작년에 칼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원정소송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미국 대선 결과는 불확실성 속에서 표류했다. 시리즈를 마치는 지금 미국은 민주당이 행정부와 하원은 물론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상원마저 장악하며 향후 16년간의 정책 기조에 대한 방향성이 정해졌다. 원정소송이라는 대항해를 앞둔 우리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16년 동안의 풍향이 정해진 셈이다. 그러나 낯선 해외 관할지에서의 원정소송은 여전히 곳곳에 숨은 암초와 소용돌이를 파악하고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극도의 분열에서 치러진 작년 미국 대선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1861년의 남북전쟁과 비슷한 점이 많다. 남북전쟁의 명분은 노예제 폐지였다. 그러나 이 무력 내전(military civil war)의 본질은 북부 주도의 공업국가로 부국강병을 이루려는 북부연합과, 남부 주도의 농업국가로 남는 것을 고집했던 남부연합 간의 국가 미래 방향성 결정을 위한 분쟁이었다. 작년 말 마치 제2차 남북전쟁처럼 치열했던 미국 대선 역시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겉으로 드러난 명분은 트럼프의 분열정치 종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내전(election civil war)의 본질은 미국 서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를 재편하려는 세력과, 현상 유지를 고집하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거부하는 남부와 중부 중심 블루칼라 연대 간의 분쟁이다. 역사적 유사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두 차례에 걸친 역사적 분쟁은 미국 조지아주 혈투로 마무리됐다. 1861년에 시작된 남북전쟁은 남부군의 심장이던 조지아주의 수도 애틀랜타가 함락되면서 실질적인 종결을 맞았다. 이번 선거 내전 역시 트럼프 연대의 아성이던 조지아주가 바이든에게 넘어가고,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통해 공화당의 상원 과반이 무너지면서 종결됐다. '원정소송 오디세이' 시리즈는 우리 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고비용 원정소송의 원인을 분석하고 정책적 제안을 제시했다. 게임체인저가 된 리걸테크를 말하면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배심원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른 한편 희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특허청은 지식재산권 강국 코리아를 위해 e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고, 금융위원회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시대에 부응하도록 공인회계사 시험을 전면 개편했다.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는 승소의 핵심인 결정적 증거(일명 스모킹건) 입증 방식의 무게중심이 증인 신뢰도(credibility)에서 증거 진정성(authentication)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간파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고, 한국규제학회는 최첨단 리걸테크로 무장하는 한국 법조계의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연구·분석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전자증거개시제도 도입과 손해배상제도 현실화를 제안했다. 이처럼 국익을 위해 퍼즐을 맞춰 나가는 여러 기관과 학회에 원정소송 오디세이의 희망찬 다음 여정을 맡긴다. 기업분쟁 해결 분석가인 필자가 기대하는 2021년은 제도 개혁을 통해 한국 기업 간 분쟁을 국내에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도록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신축년 새해가 '왜 우리 기업들은 다시 한국 법원으로 돌아오는가'를 연구하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심재훈 미국 변호사, 기업분쟁 해결 분석가
2021-01-13 16:54:13[파이낸셜뉴스] 미국 상원이 11일(이하 현지시간) 7400억달러 규모의 국방수권법(NDAA)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찬성 84대 반대 13표였다. 앞서 미 하원도 355대 78로 이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법을 반대하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결심만 남게 됐다. 더힐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날 상원 표결에 앞서 이 법안이 최선은 아니지만 반드시 통과돼야만 하는 차선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매코널 대표는 "이 법안은 (공화·민주)양측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모든 정책들을 담고 있지만 않지만 수많은 핵심적인 정책들이 담겨 있으며 나쁜 아이디어들도 상당히 배제됐다"면서 "우리 모든 동료들이 반드시 통과돼야만 하는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법안의 일부 조항을 문제 삼아 의회에서 법이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왔다. 그가 문제 삼는 조항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법안 최종안에 포함된 남부연합 군기지 명칭 변경이다. 국방수권법에는 남북전쟁에서 노예제를 옹호하는 남군으로 참전한 장군들의 이름을 딴 군기지 명칭을 3년 안에 바꾸도록 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국방수권법 230조항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230조항은 국방사업에 참여하는 기술업체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주는 조항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조항이다. 또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철수하려는 트럼프의 의도와 달리 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의회는 압도적인 표차로 법안을 가결시켜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재고토록 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당초 법안에 호응하지 않았던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찬성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자신의 거부권 위협을 재고하기에 충분할 만큼 찬성표가 많은 수준이기를 희망한다. 결론은 뻔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가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법안을 서명하겠다는 어떤 의사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공화당 상원군사위원장으로 최근 트럼프와 대화를 나눈 제임스 인호프(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도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회는 다시 이를 표결처리해야 하고, 이에따라 사실상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방수권법에는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사용하는 나라에는 미국이 군대와 주요 군사장비 배치를 재고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계속 사용하면 주한미군 철수나 핵심장비 철수를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12-12 05:46:34[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의회가 ‘평화의 소녀상 영구 설치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소녀상이 가까스로 철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또다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해외 각지 소녀상들의 ‘안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日민간단체부터 정부까지 소녀상 철거에 '총동원' 11일 정의기억연대 등에 따르면 해외에 건립된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기림비는 총 33개다. 이 중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 독일, 호주 등 13곳에 설치돼있다. 이 조형물들은 세계 각국 시민들이 전시 성폭력의 참상을 기억하며 자발적으로 나선 결과지만 그 과정은 매번 녹록잖다. 설치 전후로 일본 정부 및 기업, 극우단체 등의 '총공세'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2013년에 해외에서 최초로 세워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린데일 시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은 ‘소송전’까지 휘말렸다. 이듬해 일본계 극우단체가 LA 연방지법에 철거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이 소송은 2017년에야 LA 대법원에서 극우단체 패소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배설물·낙서 테러가 4차례 발생하는 등 글린데일 소녀상을 둘러싼 위협은 여전하다. 민간단체뿐 아니라 일본 당국의 철거 요청도 집요하다. 그 선두엔 주재 대사관·총영사관을 비롯해 소녀상이 위치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지자체들이 있다. 2017년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자 샌프란시스코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오사카시가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결연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오사카시는 이 서한을 이듬해 재차 발송했다.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외무상 등 정부관계자뿐 아니라 자매결연을 한 나고야시에게 "소녀상을 두면 일·독 우호 관계에 큰 손해가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일본의 압박과 로비는 실제 소녀상 철거 및 설치 취소로도 이어졌다. 2016년 수원시는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소녀상을 세우려 했으나 주독 일본대사·총영사 및 마쓰야마시 등의 강력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소녀상은 바이에른주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자리를 잡았지만 공원 측에도 압박이 지속돼 결국 소녀상 앞 비문이 사라졌다. 지난 2018년 필리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외교적 압력으로 불과 이틀 만에 철거됐다. #OBJECT0# ■日 집요한 방해에 외교부·시민단체는 ‘유감’ 해외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지속적인 일본의 철거 요구에 우리 외교부 및 시민단체는 유감스럽단 입장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소녀상 등의 설치는 전시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추모와 교육 차원에서 해당 지역과 시민사회의 자발적 움직임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인위적으로 철거하고자 일본 정부가 관여하는 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일본 스스로 밝힌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의 정신에도 역행하는 행보라 본다”고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9일 열린 제1469차 수요집회에서 “일본 정부는 여전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어떤 정치적·외교적 이유나 외압·공격으로도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를 덮을 수 없음을 재확인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현재 정의연에서 해외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건 없지만 소녀상이 보편적 인권 문제, 전시성폭력의 상징이 된 만큼 많이 세워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2020-12-11 16:5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