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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노예 쇠사슬로 두른 채 고문..한달만에 삭제된 '이 게임'

브라질서 '노예제도 시뮬레이터' 출시
폭군-해방자 선택해 노예 소유 '충격'

흑인노예 쇠사슬로 두른 채 고문..한달만에 삭제된 '이 게임'
브라질 게임 ‘노예제 시뮬레이터’(Simulador de Escravidão) 실행 화면
[파이낸셜뉴스] 브라질에서 가상의 흑인 노예를 거래하고 고문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의 앱은 현재 삭제됐다.

25일(현지시간) CNN브라질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브라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노예제도 시뮬레이터'(Simulador de Escravidão)라는 제목의 게임이 출시됐다.

쇠사슬에 묶인 노예 캐릭터 '충격'

사용자가 '폭군' 또는 '해방자' 중 원하는 '주인 성향'을 선택한 뒤 가상의 노예를 소유한 채 노동을 시키거나 교환 또는 거래하는 방식이다. 흑인으로 구현된 노예가 목과 손목, 발목에 쇠사슬 등을 두른 채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형태로 설정돼 있다.

이 게임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출시 직후 1000회 넘게 다운로드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의 사용 후기도 이어진 가운데 "더 많은 고문 옵션이 부족하다. 채찍질을 넣어달라"라는 후기가 포착되기도 했다.

'폭력성·인종차별 부추긴다' 논란에 삭제

게임이 폭력성을 가중시키고 인종차별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제작사(메그너스 게임스)는 "부유한 노예 소유자가 되거나 노예제 폐지를 끌어내는 것이 게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글은 게임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 24일 오후 5시30분께 해당 게임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은 과거 미주 대륙에서 미국과 더불어 강력한 노예제를 시행하던 나라다. 특히 15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후반까지 400만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브라질로 넘어와 설탕과 커피 농장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 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브라질 노예제는 1888년에서야 폐지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