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 235명이 SKT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가운데, 피해자들은 현행 단체소송 제도 대신 판결의 효력이 전체 피해자에게 미치는 '미국식 집단소송(Class Action)'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SKT 단체소송 피해자 일동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대륜은 오는 30일 이 같은 취지의 입법 제안서를 국회 법사위와 과학기술방통위원회에 송부할 예정이다. 대선 공약으로도 추가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미국식 집단소송은 다수의 소비자나 투자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원인에 의해 소액의 손해를 입었을 때 판결의 효력이 전체 피해자에게 미치도록 규정한다. 대표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일괄로 소송을 제기한다. 환경·공해·소비자 피해·증권거래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하다. 미국식 집단소송은 △효율적으로 소액·다수 피해 구제 △기업에 대한 억지력과 피해 회복 가능성 증가 △별도의 적극적 동의 없이 판결의 효력을 받는 '옵트아웃 방식'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피해자 누구라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별도 제외신청을 하지 않는 한 옵트아웃이 적용된다. 실제 지난 2021년 미국 T-모바일 해킹 사건으로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증 정보 등 766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이후 소송이 진행돼 5억달러(약 6550억원)의 합의금이 지급됐다. 개인당 최대 2500달러(약 328만원)의 보상이 이뤄졌다. 반면 우리의 단체소송 중 소비자단체소송은 일정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 등이 다수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사업자의 위법행위를 금지·중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이는 금전적 손해배상청구까지는 요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우리 단체소송은 미국과 달리 공동소송 방식이다. 피해자가 직접 소송에 참여해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자동적인 전체 피해자 구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제도적 한계로 인해 SKT 단체소송의 실질적 배상 규모나 사회적 파장이 미국에 비해 현저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륜 관계자는 "미국식 집단소송은 소극적인 피해자도 보호할 수 있어 집단 전체의 권리 실현에 효과적이지만 우리 제도의 한계로 인해 실제 배상 규모와 기업 책임은 미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존의 소비자단체소송 제도를 보완하고, 옵트아웃 방식과 남소 방지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등 미국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5-05-29 19:31:43#OBJECT0#【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HD현대미포조선이 베트남 중남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조선소를 범용 상선 생산기지로 전환해 중국 조선의 대항마로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선소는 현재 벌크선과 탱커선(유조선) 건조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인 범용 상업용 선박(상선) 중심의 건조 기지로 전환, 슈퍼사이클 이후 다가올 '수주 보릿고개'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29일 베트남 현지 관계자와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베트남 조선소가 위치한 베트남 중남부 칸호아성 당국과 토지연한 연장조치를 비롯한 관련 협의를 마쳤다. HD현대미포조선은 칸호아성 당국에 기존에 건조 중인 벌크선과 유조선에서 범용 제품의 상선 위주로 체질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HD현대미포조선의 이번 움직임은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해양 패권 경쟁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는 상황에서 상선을 앞세워 물량 공세 중인 중국 조선을 앞지를 수 있는 시기에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중국 조선 및 해운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조선소가 만든 선박 및 중국 해운사가 소유한 선박에 대해 항구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의 제재를 내세우며 중국 조선업 숨통 조이기에 나선 바 있다. 중국 조선은 2000년대 들면서부터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돼 '조선업 굴기'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중국이 보유한 상선의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은 이미 세계 1위, 우리나라의 4배에 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조선업의 종합 경쟁력은 90.6, 한국은 88.9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과 설계에선 우리나라가 우위를 지켰지만 생산과 수요, 서비스에선 중국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종별로 봐도 중국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벌크선에서 모두 한국을 추월한 상태다. 특히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범용 상선에서 중국기업들은 저가 물량 공세로 출혈경쟁을 유도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이로인해 일본 조선업계의 상징적 기업인 스미토모중공업은 지난해 상선 신조 분야에서 철수하면서 이제 K조선만 남은 상태다. 현재 전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은 중국 70.6%, 한국 16.7%, 일본 4.9% 순이다. 현재 HD현대미포조선의 베트남 자회사인 HD현대베트남조선(HVS)은 1996년 수리·개조 법인에서 출발해 2000년대 후반 신조 사업에 뛰어든 후 현재까지 200척 넘는 선박을 수주했다. 생산 능력을 종전 연 12~13척 수준에서 생산 설비 확대와 공정 개선 등으로 2030년까지 23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에는 1억달러(약 1402억원)를 추가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범용 상선 위주의 개편이 이어지면 HD현대미포조선의 상선 건조 능력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미포조선으로서는 생산인력 수급이 어려운 국내 조선소 대신 풍부한 인력풀을 보유한 베트남 조선소가 범용 상선 건조에는 제격"이라면서 "HD현대미포조선은 '칸호아성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현지 당국과 업계의 신뢰가 두터워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부 글로벌 선사들은 컨테이너선 등을 중국 조선업체들에 물량 발주를 검토했다 최근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하자 한국업체들에 대신 발주하는 안을 추진하는 등 변화의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5-29 12:21:23[파이낸셜뉴스] '제4회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가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26~30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29일 해병대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우리 육·해·공군, 해병대와 미국, 필리핀, 호주 등 6개국 29개 저격팀이 참가해 연합·합동 저격전술을 겨루고 있다. 평가는 실전 전장을 가정한 6개 사격 진지에서 진행되며, 각 스테이지는 전술 상황(부상, 장비 제한 등)과 장애물(지붕, 드럼통 등)을 포함한 고난도 환경 속에서 사격 정확도와 전술 행동을 종합 평가한다. 참가자들은 안면 위장, 길리슈트 착용, 25kg 전투하중을 갖춘 채 300~800m 거리의 표적을 제압해야 한다. 대회장에는 얼굴, 상반신, 측면 표적 외에도 허위표적이 설치돼 목표 식별과 제압 순서 준수 능력도 평가된다. 미 해병대 23연대 테일러 병장은 "이번 대회를 위해 제원 계산과 사격 데이터 확인, 사격 자세를 훈련해 왔다"며 "정찰 저격수로서 전투력을 보여 주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해병대는 최우수 1팀, 우수 1팀, 장려 2팀을 선발해 폐회식에서 시상할 예정이며, 우수 성적 팀은 오는 9월 국제 저격대회에 출전한다. 또 평가 종료 후에는 장비 소개와 교류 사격, 저격수 운용 발전 토의 등을 통해 연합훈련의 의미를 더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처음 시작된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는 지난해 미국 해병대가 첫 참가했으며, 올해는 미군 그린베레, 미 해군 특수부대(SEAL), 필리핀 해병대, 호주 육군 등 특수전 정예 저격팀이 합류함으로써 국제 연합·합동 저격수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병대는 "앞으로도 연합·합동 저격 경연을 통해 각국 특수부대 간 기술 교류와 정예 저격수 양성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5-29 12:21:10[파이낸셜뉴스] 젬백스앤카엘은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제 ‘GV1001’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MP) 지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GV1001은 미국, 유럽, 한국 등 주요 신약 개발 규제기관에서 모두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각각의 개발 혜택을 모두 적용받게 됐다. EMA는 유럽 내 5만명 이하 환자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대해 △과학적 조언 및 개발 지원 △허가 신청, 과학적 자문 등에 대한 수수료 감면 또는 면제 △시판 후 10년간 시장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젬백스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미국에서 시판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부여, 임상 비용 최대 25%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FDA의 패스트트랙 지정까지 획득해 향후 PSP 치료제의 임상 개발과 승인 절차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젬백스는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혜택 및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추진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서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필요성을 모두 인정받았다”면서 “다양한 혜택을 활용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조속히 추진하여 PSP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젬백스는 지난해 완료한 국내 최초 PSP 2상 임상시험에서 내약성 및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경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현재는 국내 2상 임상시험(6개월 투약 완료)에 더해 12개월 연장 임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PSP는 비정형파킨슨증후군에 속하며 뇌 속 신경핵의 이상으로 인해 안구운동의 기능이상이 생기는 ‘핵상마비’가 주요 증상이다. 이 외에도 파킨슨병과 유사한 보행 장애, 떨림, 인지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나지만 파킨슨병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빠르고,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9 09:16:40[파이낸셜뉴스] 미국 주니어 골프계의 신성, 찰리 우즈(16)가 아버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후광을 넘어 미국 주니어 골프협회(AJGA) 무대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찰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볼링 그린 스트림송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팀 테일러메이드 인비테이셔널 대회 3라운드에서 8개의 버디와 2개의 보기를 기록,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정상에 올랐다. 윌리 고든(12언더파 204타)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번 우승은 찰리에게 있어 AJGA 대회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회 전까지 AJGA 랭킹 604위에 머물렀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단숨에 20위권 내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AJGA 랭킹 상위 5명 중 4명을 포함해 총 72명의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했다는 점에서 찰리의 우승은 더욱 값진 결과로 평가된다. 찰리는 "압박감이 컸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이번 우승이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AJGA 측은 "찰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AJGA 풀타임 출전권을 획득했으며, 랭킹 또한 20위권 내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5-29 08:57:27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 ETF가 상장 후 2주만에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상장한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의 순자산이 2095억원(27일 기준)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는 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미국 머니마켓 ETF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달러 기반의 단기 자금 투자처로 선택받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필요 없이 직접 미국 머니마켓에 투자할 수 있으며, ETF 한 주의 가격을 약 10달러 수준으로 책정해 고객이 수익률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등 투자 편의성을 높인 것도 순자산 급성장의 요인으로 꼽힌다. 동일 유형 상품 가운데 국내 최저 수준의 보수와 최고 수준의 월 분배율을 제공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ETF는 미국 기준금리 대비 높은 금리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4.25~4.50%로 한국(연 2.75%)보다 1.75%p 높기 때문에 미국 머니마켓 상품의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 잔존만기 1~3개월의 미국채(금리 약 4.18% 수준)와 미국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 미 무위험지표금리(SOFR)로 구성된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았다. 여기에 글로벌 신용등급 A- 이상 미국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등도 일부 편입해 비교지수보다 더 높은 금리를 추구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8 18:11:16[파이낸셜뉴스]호주 다윈 항구의 운영권을 둘러싸고 호주-중국-미국의 3각 갈등이 끓어오르고 있다. 10년 동안 주저하던 호주 연방정부가 최근 항구 운영권을 중국 기업으로부터 되찾아오기로 결정하고, 절차에 들어가자 다윈 항이라는 지정학적 요충지를 둘러싼 관련 국가들의 힘겨루기도 뜨거워졌다. 외면상 호주 주권과 중국의 계약권이 부딪친 것이지만, 실제로는 세계 전략 요충지를 둘러싼 미중 전략 경쟁의 충돌이 깔려있다. ■총선 승리로 힘 얻은 호주 총리 다윈항 운영권 회수 시도에 중국 반발 싱가포르의 렌허자오바오 등은 27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연방정부가 중국 기업에게 부여했던 99년동안의 임차권 계약을 파기하고, 운영권을 회수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전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 사모펀드 회사 세르베루스 캐피탈 매니지먼트(Cerberus Capital Management)가 유력한 인수자로서 나섰다는 소식이 지난 26일 호주의 대표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에 보도되자, 저자세로 추이를 관망하던 중국 당국도 우려를 밝히면서 주요 행위자로 등장했다. 중국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27일 회견에서 "해당 중국 기업은 시장 방식을 통해 다윈 항구 임대 계약을 얻었다"면서 "그들의 합법적 권리는 충분히 보호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샤오첸 호주주재 중국대사도 "캔버라(호주 연방정부)가 항구의 적자 때 운영권을 허가하고, 항구가 수익을 내자 회수하겠다는 것은 도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환구시보'도 27일 사설에서 "캔버라가 다윈항의 임대 계약을 강제로 철회할 경우 호주에게 끊이지 않는 재앙의 근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도를 높여 경고를 발신했다. ■미국 사모펀드 회사 인수 의욕 속에 중국 측은 운영권 포기 없다며 버티기 베이징 불만 속에서도 다윈항의 향후 처리는 가까스로 정상화를 찾고 있는 호주-중국 관계의 시금석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세르베루스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10년 전 란차오 그룹의 매입 가격보다 약간 높은 금액으로 해당 임대 계약을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항구 운영을 맡아온 중국 산둥성의 란차오(랜드브리지) 그룹은 이를 운영권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고 버티고 있다. 또, 인수 계약과 관련한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밝히면서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자세이다. 란차오 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항구 통제권을 행사해 왔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호주 북부 준 주정부에 약 5억 호주달러(약 4400억원)의 '헐값'을 주고 다윈 항구의 99년 임대 계약을 맺었다. 다윈 항은 동남아와 한국, 일본, 중국과 연결되는 전략적 길목에 있다. 다윈항은 호주 독립 전까지 영국의 주요한 전략 거점지역이었다.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뻗어가는 전략적 위치한 탓에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때부터 중국 기업의 항구 통제권에 이견을 제기하면서 호주를 압박해 왔었다. ■중국 위협론 속에 호주 국내 정치 이슈된 다윈 항의 운영권 회수 다윈 항에 대한 회수 목소리는 호주 내에서 중국의 안보 위협 등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반환 주장이 확산돼 왔었다. 란차오 그룹이 형식은 민간이지만, 중국공산당과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환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호주 국내 정치문제로 비화돼 왔다. 논란 속에서 지난 3일 총선에서 승리해 연임을 확정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4일 "전략 자산인 다윈항이 호주인의 손에 되돌아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호주 북부의 주요 항구를 외국 기업이 소유한다는 것은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주 연방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할 시점이 되면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애틀랜틱카운슬 "총선 승리로 자신감 붙은 앨버니지 임대권 회수 서두를 것"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호주 주정부와 중국 기업의 임대 계약을 미국에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호주 정부를 비판했었다. 미국 해병대는2012년부터 항구에 주둔하며 호주 군대와 공동 훈련도 실시해 왔다. 또 항구 인근 지역에 별도 군 기지도 운영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미국의 노골적인 압박 속에서 여러 차례 안보 심사를 진행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 전까지는 항만 운영권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엉거주춤한 상태를 취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송원디 연구원은 "총선 기간 다윈 항의 회수가 앨버니지 총리의 주요 공약이었다"면서 "압도적인 이번 총선 승리로 자신감이 더 붙은 총리가 항구 임대권 회수를 서두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동사범대학 아태연구센터 천홍 주임은 다윈 항구의 회수 문제가 호주 총선의 주요 의제가 된 것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캔버라의 정치적 지혜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베이징 당국과의 쉽지 않은 밀당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28 15:58:17[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올해 1·4분기에 1조달러대를 기록했으나 5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내 주가 반등으로 외국인의 평가 잔액이 늘어나면서 대외 금융부채가 확대된 가운데 미국 증시 조정으로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 평가액이 줄어든 결과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1·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보다 181억달러 감소한 1조840억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 4·4분기 말에 사상 처음으로 순대외금융자산 1조달러를 기록한 뒤 두 개 분기 연속 1조달러를 상회했으나, 분기 기준으로는 2023년 4·4분기(-172억달러)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이다. 이는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보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인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늘어난 결과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4328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222억달러 늘었다. 비(非)거주자의 증권투자(8650억달러)가 301억달러 확대됐고 직접투자(2911억달러)도 41억달러 가했다. 반면 대외금융자산은 2조5168억달러로 집계돼 전분기보다 42억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의 증권투자(1조118억달러)가 3개월 사이에 176억달러 늘었고, 직접투자(7784억달러)는 이차전지 관련 투자 등을 중심으로 157억달러 늘었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증시 조정으로 거주자의 평가액이 줄었으나, 해외주식 투자 자체가 늘어난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에 해외 채권 투자도 확대됐다"며 "그러나 국내 주가 반등에 따른 외국인의 평가 잔액 증가, 장기 채권 중심 투자 등이 이어지면서 대외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더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1·4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1조513억달러)은 전분기보다 87억달러 줄었다.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등에 따라 준비자산(외환보유액 총액)이 59억달러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대외채무(6834억달러)는 105억달러 늘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대외 금융자산과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으로 가치가 유동적인 주식 등을 제외하고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뜻한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679억달러로 한 분기 사이 192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건전성 지표 중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중 단기외채 비율은 36.5%로 지난해 4·4분기 말보다 1.2%p 커졌고, 외채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21.9%)도 0.1%p 높아졌다. 박 팀장은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로 줄어든 준비자산은 다시 늘어나기 때문에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과거와 비교해도 현재 외채 건전성이나 대외 지급 능력은 모두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5-28 13:56:40[파이낸셜뉴스] 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 ETF가 상장 후 2주만에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상장한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의 순자산이 2095억원(27일 기준)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는 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미국 머니마켓 ETF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달러 기반의 단기 자금 투자처로 이 ETF를 선택하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필요 없이 직접 미국 머니마켓에 투자할 수 있으며, ETF 한 주의 가격을 약 10달러 수준으로 책정해 고객이 수익률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등 투자 편의성을 높인 것도 순자산 급성장의 요인으로 꼽힌다. 동일 유형 상품 가운데 국내 최저 수준의 보수와 최고 수준의 월 분배율을 제공한다는점도 매력적이다.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는 미국 기준금리 대비 높은 금리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4.25~4.50%로 한국(연 2.75%)보다 1.75%포인트 높기 때문에 미국 머니마켓 상품의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 잔존만기 1~3개월의 미국채(금리 약 4.18% 수준)와 미국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 미 무위험지표금리(SOFR)로 구성된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았다. 여기에 글로벌 신용등급 A- 이상 미국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등도 일부 편입해 비교지수보다 더 높은 금리를 추구한다. 그 결과 연 분배율은 만기기대수익률(YTM) 기준 약 4.7%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상장된 동일 유형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달러자산 금리의 YTM 수준으로 일일 이자수익을 쌓아 매월말 분배할 예정이다. 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는 것도 이 상품의 강점이다. 총보수는 연 0.05%로 동일 유형 상품 가운데 가장 작다. 기존 ETF들을 편입하는 재간접 방식이 아니라 미국 머니마켓 실물 채권에 직접 투자해 총보수 이외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신현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고금리 상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상품으로 다른 머니마켓 상품 대비 더 많은 월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계좌 등에서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8 09:04:24편의점 CU가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네 번째 진출국으로 세계 최대 유통 시장인 미국을 선택했다. 국내 편의점이 편의점의 원조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불황 속 승자'로 주목받으며 나홀로 성장해 온 편의점 업계가 최근 내수 부진과 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K문화의 물결 속에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하와이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C)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현지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해당 국가 사업자에게 일정 지역의 사업권을 통째로 넘겨주고, 그 사업자가 다시 개별 가맹점을 모집·운영하는 구조다. CU는 올해 10월 하와이에 첫 매장을 낸 후 다양한 상권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와이는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CU는 하와이가 국내에서도 사랑받는 관광지이고, 하와이 전체 인구 중 아시아계 비중이 높아 한국문화에 친숙하고 선호도가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미국을 4번째 진출국으로 낙점했다. CU 관계자는 "최근 미국 내 10대와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식 붐이 이는 등 한국 문화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U는 이른바 'K푸드 킬러 아이템'을 발굴해 간편식과 즉석조리 등 다양한 K먹거리와 함께 현지화 메뉴들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하와이 대표 메뉴인 포케, 로코모코 등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제품도 내놓는다. 편의점업계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는 건 국내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었다. 편의점 분기 매출이 줄어든 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2·4분기 이래 처음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대용량·초저가를 앞세운 창고형 할인점에는 가격 경쟁에서, 이커머스에는 편리함에서 밀리면서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편의점업계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에 진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운영 중인 점포 수만 올해 1·4분기 기준 베트남 355개, 몽골 274개에 달한다. 2018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하며 30억원대였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204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1·4분기에만 5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24는 캄보디아에서 운영 중인 4개 점포에 더해 이달 중 2개점을 추가 오픈한다. 5년 내 100호점 출점을 목표로 세웠다. 88개 점포를 운영 중인 말레이시아에선 올해 말까지 130개점까지 점포를 늘릴 예정이다. CU도 몽골은 올해 말까지,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은 각각 2028년, 2029년까지 500호점까지 내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이미 성장 한계에 도달했고,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내수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해외에서는 K푸드를 비롯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형 편의점 모델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5-05-27 18: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