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계엄령을 확대하면서 유혈 진압을 계속해 지난 14일(현지시간)에만 38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FP를 비롯한 외신들은 양곤의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2개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한 군부가 진압을 강화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최소 38명 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망자는 지난 2월1일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지금까지 126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사망자가 급증했으며 13일까지 215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날 흘라잉타야에서만 22명이 사망했으며 20명이 다쳤으며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또 제2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도 여성 1명, 바고에서도 시민 2명이 사망하는 등 희생자가 계속 증가했다. 반중 감정도 커지면서 흘라잉타야에선 중국 공장들이 공격을 받아 중국인 직원들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국민들은 중국이 쿠데타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3-15 07:49:29[파이낸셜뉴스] 군사 정부의 계엄령이 내려진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수십명의 시위대가 체포됐으며 진압 현장에 총기까지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9일 보도에서 전날 계엄령이 선포된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던 2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8일 발표에서 만달레이를 비롯한 7개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이상 모임과 시위를 금지했다. 이날 만달레이 외에도 수도 네피도, 양곤 등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열려 향후 체포자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AFP는 목격자를 인용해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고무탄을 발사했다고 전했으며 경찰이 허공에 총기를 발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피도의 현지 경찰은 이날도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이틀 연속 물대포를 발사했으며 시위대 일부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9 16:10:37[파이낸셜뉴스]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이 연이틀 물대포로 반쿠데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유혈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군부는 계엄령을 내리고, 야간통행과 집회를 금지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TV연설에 등장, 정당성을 재차 주장하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9일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군부의 강경 진압 경고에도 수도 네피도, 양곤 등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부상자도 여럿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전날 '무법 행위 처벌' 방침을 밝히면서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또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5명 이상이 모이거나 공공 연설도 못하게 했다. 경찰에게는 시위진압용 산탄총과 총 발포도 허용됐다. 군부의 무력 대응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군부는 성명을 통해 "무법 행위자들은 제거돼야 한다"며 "국가 안정에 하지만 시위대는 해를 끼치는 행동들에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이날 TV연설에서 '선거부정'이 있었기에 쿠데타는 정당하고 헌법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사태 기간 과업을 완수하면 헌법에 따라 여러 정당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면서 2011년 끝난 장기 군부 통치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부의 강경 진압 예고에도 시위대는 물러나고 않고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양곤시를 비롯해 미얀마 곳곳에서 나흘째 대규모로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이 발생해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사회의 쿠데타 규탄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8일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 정부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국민의 평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또한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의 접촉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중국을 향해 쿠데타 규탄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경제지원의 중단이나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2-09 14:16:22[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를 주도했던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이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에 정권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외신들에 따르면 흘라잉은 8일 대국민 연설에서 "총선에서 이기는 자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은 헌법을 존중하고 지킨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며, 아무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국민에게 국가의 대의를 위해 우리와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약 53년간 군부 독재를 이어가던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15년 총선을 계기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인정하고 정권을 이양했다.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NLD는 의회 476석 가운데 396석을 획득해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달 30일 선관위에 총선 결과에 대한 부정행위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흘라잉은 2일 첫 번째 군사정부 회의에서 선거 당국이 조사를 묵살했기에 이번 쿠데타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군부는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가 속한 만달레이주 7곳과 에야와디주 1곳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5인 이상 집회도 금지되었다. AFP는 계엄령이 밤 사이 다른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에도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 사흘째 군부에 반대하는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만달레이주에서 포착된 군사 정부 성명에 의하면 군사 정부는 “시민 일부가 공곡의 안전과 법 집행을 해칠 수 있는 우려스러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동이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8 23:47:26[파이낸셜뉴스] 민주화 시위대에 강경 대응을 예고한 미얀마 군사 정권이 8일 자국 내 2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를 포함한 일부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군사 정권은 이날 만달레이가 속한 만달레이주 7곳과 에야와디주 1곳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5인 이상 집회도 금지되었다. AFP는 계엄령이 밤 사이 다른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달레이주에서 포착된 군사 정부 성명에 의하면 군사 정부는 “시민 일부가 공곡의 안전과 법 집행을 해칠 수 있는 우려스러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동이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얀마 군정은 계엄령에 앞서 국영 MR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우리 국민들은 법을 무시하는 범법자들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핑계로 일부 단체들이 법을 위반하고 폭력으로 위협을 하고 있다. 국가의 안정성과 공공의 안전, 법치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 사흘째 군부에 반대하는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은 8일 홈페이지 공지문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 시위대의 도보 및 차량을 이용한 가두 행진이 도심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알렸다. 대사관은 "시위 행렬로 인한 도로 교통 체증이 매우 심각하다"며 "외출 시 상당한 불편과 예기치 않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음을 감안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8 22:15:58[파이낸셜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8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시의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외신들이 타전했다. 이날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들은 군정 관리들을 인용해 미얀마 정부가 만달레이시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해 5명 이상 모이거나 집회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 조치도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엄령은 이날 오후 군정이 "무법 행위를 처벌하겠다"고 밝힌 지 수 시간 만에 나온 첫 조치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1-02-08 21:35:29[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에 나선 송영길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자로 지목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강제 국내 송환해 ‘내란 음모’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탄핵 계엄령 검토 고백에 따른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택했는데,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걸로 기대했던 것 같다”며 “기각되면 광화문 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송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수백만의 국민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하야를 외쳤는데,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되면 군사 진압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다.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광화문이 자칫하면 제2의 금남로, 미얀마가 될 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그는 “조현천은 하나회 핵심이었던 전두환처럼 군사 친위 쿠데타를 준비한 것”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박근혜 사면 논란은 국민적 공감대를 갖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또 송 의원은 “중요한 건 조 전 기무사령관의 강제 소환”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조씨는 미국으로 잠적하고 죽을 때까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권 무효화 조치가 되어서 미국의 불법체류자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조 전 기무사령관 체포와 국내 송환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4-30 07:58:48[파이낸셜뉴스] 외교부가 지난 3일부로 미얀마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상항 조정, 전 지역에 '철수권고'를 내린 가운데 외교부 당국자가 "귀국 수요에 따라 임시항공편을 주 4회까지 증편할 수 있다"고 5일 말했다. 미얀마 군부에 의한 우리국민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미얀마 현지 기업들은 인프라 철수를 비롯해 기업 철수와 관련해 외교부와 협의 중에 있다. ■ 미얀마 전 지역에 '철수권고'.. 임시항공편 최대 주 4회 운항 외교부 당국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일 여행경보를 3단계인 철수권고 단계로 상향하고 중대본을 구성했다"며 "필요시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임시항공편을 최대 주 4회까지 운항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4일 임시항공편이 운항됐으며 오는 6·7·11·13·20·27일에도 임시항공편이 운항된다. 4월에는 매주 화요일마다, 필요시 일요일에도 임시항공편이 운항된다. 6일 56명, 7일 57명 등 우리교민 총 274명이 임시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자는 이와 관련 "주미얀마대사관이 MAI 본사 예약부와 실시간으로 귀국 수요를 확인 중"이라며 "미얀마에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월 15일 이후 귀국 수요가 늘어나 임시항공편 한 대에 우리국민 40~50명이 예약하고 있다"고 했다. 임시항공편은 130~140명이 탈 수 있는 기종으로 미얀마국제항공(MAI)이 운항한다. 다만 귀국 수요가 늘어나면 국적기도 임시항공편으로 편성될 수 있다. 당국자는 "국토교통부와 필요한 조치를 다 취했고 지금 MAI 항공이 운항 중이기 때문에 임시항공편도 그를 중심으로 증편하고 있다"며 "MAI 항공은 자체 지상조업 하청업체가 있어 지상조업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미얀마에 자체적 지상조업 하청업체가 없어 지상조업 운영에 난항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여행경보를 '철수권고' 단계로 상향하고 긴급안전문자 공지 등을 통해 현지 교민에게 귀국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귀국한 교민을 제외하고 현재 미얀마 현지에 약 3000명의 교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민 90%가 밀집한 양곤 안에서도 홀라잉따야, 사우스다곤 등 우리 기업이 진출하거나 교민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얀마 인터넷 차단이 강화되고 있어서 모바일 와이파이나 데이터는 다 끊어지고 유선 케이블, 광케이블은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차단된다"며 "대사관에서 그동안 카카오톡을 통해 안전문자 공지를 해왔지만 인터넷 차단에 대비해 서울콜센터에서 긴급안전공지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차원에서도 재외국민에 직접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발신한다. 외교부 자체 시험 결과 긴급안전문자 도달률은 80%인 것으로 집계됐다. ■ 교민 피해 없지만 경제 타격 커..기업, 현지 철수 관련 외교부와 협의 중 당국자에 따르면 미얀마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난 2월 1일 이후 4월 첫째주까지 총 411명의 우리국민이 귀국했다. 지난 3월 31일 미얀마 양곤의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이 총격을 당해 지난 2일 숨을 거두는 등 유혈사태가 날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국민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없다. 다만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통관도 잘 되지 않아 경제 타격에 의한 재산 피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기업들은 사태 장기화를 예상,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 및 기업 철수와 관련 외교부와 협의 중에 있다. 외교부가 파악한 미얀마 진출 국내 기업은 250여개로, 만달레이와 네피도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만달레이 120명→50명, 네피도 30명→10명으로 현지 교민 수가 줄어 기업 주재원이 다수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양곤에서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은 생업 등의 이유로 귀국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현지 남아있는 교민들을 위해 외교부는 행동 요령 등을 만들어 알리고 있다. 예컨대 민간인 차가 유턴할 경우 '폭탄을 던진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턴 등을 자제하라고 하는 등의 행동 지침이다. 이외에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구성했다. 5일 저녁 중대본 회의가 열리고 6일에는 미얀마 상황과 관련 10개 부처가 모여 논의한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이후 미얀마 군부 강경진압 등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557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전 가능성에 대해 "당장 내전이 일어나지는 않고 현재 상황이 꽤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며 "상황 악화 시 우리국민을 24시간 내 철수시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04-05 16:36:46미얀마 유혈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현지 진출한 국내업체들이 '셧다운' 수순에 다다랐다. 군부 쿠데타 진앙지와 가까운 지역은 국내 은행이 문을 닫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돌렸다. GS건설의 경우 공사현장에서 사람을 뺐다. 대기업 계열 사업장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미얀마 지역과 관련 영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와 겹쳐 유동성 위기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은행·건설공사 '올스톱'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신한은행 양곤지점 현지인 직원이 귀가 중 총격을 받았다. 출퇴근 전용 차량을 이용했지만 머리 쪽에 총상을 입어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양곤지점을 임시 폐쇄하고 모든 직원은 재택근무로 돌렸다. 위기상황은 3단계로 격상시켰다. 이 사태로 농협, 국민, 우리은행 등 현지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줄줄이 지점을 폐쇄하거나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돌리는 등 비상근무단계에 돌입했다. 상황이 격화될 경우 신한은행은 주재원에 한해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금융당국은 이날 "미얀마 진출 금융회사, 외교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미얀마 정세 관련 금융권 비상대응체계를 지난 2월부터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별로 직원 안전 확보에 최선을 기하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필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공사현장도 사람이 사라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미얀마 프로젝트는 총 55건이다. GS건설은 1742억원 규모의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었지만 최근 중단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이 양곤지역과는 떨어져 있지만 워낙 이사람 저사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곳인 만큼 리스크가 있어 사태가 불거진 초반부터 공사를 멈추고 직원들이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현대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완료를 앞둔 양곤지역 변전소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LH는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현장 철거 단계였으니 시작도 못한 셈이다. 유혈사태 진앙지와 거리가 먼 지역은 타격이 크지 않다. 롯데호텔의 경우 사건발생지역과 거리가 멀어 정상운영이 가능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2월 초부터 1개월 치 식자재와 식수 등을 확보해 대비 중이다. 한진, CJ대한통운 등도 미얀마에 사업장이 있지만 직접적 타격은 없다. 다만, 향후 운송·통관·보관·선적 등 포워딩 업무를 진행하는 데 일부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 "고객 클레임 어쩌나" 쿠데타가 장기화할 경우 현지 중소기업에 타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기업들은 현지 지점이나 공장이 타격을 받아도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미얀마에서 제조된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중소기업 A사는 코로나19로 두달간 현지 공장이 폐쇄돼 손실을 봤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의 계엄령 선포로 현지공장을 아직 열지 못하고 있다. A사는 "미얀마의 항공·해운 봉쇄로 태국 트러킹으로 물품을 어렵게 운송하고 있다. 선박과 컨테이너도 부족해 물류비가 약 5배 상승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이정은 성초롱 최용준 기자
2021-04-01 18:36:004년 전 발매됐다가 잊힌 걸그룹의 곡이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대중에게 소개돼 모든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데뷔한 지 10년, 그사이 이렇다 할 히트곡이나 눈에 띄는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멤버도 모두 바뀌고 군부대 위문 무대에 주로 섰던 '브레이브걸스'는 발매한 지 4년이 지난 '롤린'으로 역주행 신화를 썼다. 특히 팀 해체 직전에 극적으로 회생한 스토리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울림을 주고 있다.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걸그룹들의 인기가 주로 젊은 층에 국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팀은 군필 남자들을 포함해 전 연령층이 응원하는 특별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브레이브걸스가 그동안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버티며 성공한 과정은 뮤지컬 음악영화 한편의 소재가 돼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가가 일부러 만들어내려고 해도 쉽지 않을 법한 생생한 드라마가 담겨 있다. 허구의 상황 설정을 만들어 관객에게 콘텐츠로 만들어 파는 사람 입장에서 때로는 이처럼 허구보다 더 허구 같은 현실을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모골이 송연해지면서 현실을 이길 수 있는 허구는 없다는 진실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조명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컨테이젼'(Contagion, 2011)도 당시에는 맷 데이먼, 기네스 펠트로, 케이트 윈즐릿, 주드 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신종 전염병과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같고 극적인 재미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관객들은 그동안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을 겪으며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더더욱 극적인 재미에 몰입하기 어렵게 됐다. 이제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고 느껴버렸기 때문이다. 작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뮤지컬 '광주'가 만들어져 그 시대의 불행했던 현대사를 돌이켜보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41년 전 광주에서처럼 올해 미얀마에서도 기습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무장 군인들을 앞세워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유혈 진압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오열하고, 가재도구를 챙겨 피난을 가는 사람이 즐비하다. '광주'는 이제 비극의 역사를 기록하고 픽션을 가미해 예술로 승화시켰지만 지구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유사한 비극이 벌어지며 현실에서 공존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작품 안에서 담고 있는 현실은 허구이며, 일어날 법한 사건이지만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아야 한다. 끔찍한 재난은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고 우리 현실이 아직 그 정도는 아니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더 아비규환이라서 예술가들이 기껏 구축해놓았던 허구의 세계가 더 이상 흥미를 줄 수 없다면 이제 예술가들은 절필하거나 논픽션 다큐멘터리 작가로 직업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부디 허구를 압도하는 현실이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왕이면 브레이브걸스처럼 허구보다 현실이 해피엔딩을 가져다준다면 대환영이다. 조용신 연극 뮤지컬 작가·연출가
2021-03-31 18:0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