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상공회의소는 22일 오전 부산롯데호텔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제정세와 관련해 ‘한·미·일, 북·중·러 패권전쟁과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262차 부산경제포럼을 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외교전문가로 활동 중인 우수근 한국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이 강연을 한 이날 포럼에는 부산상의 정현민 상근부회장과 한국은행 김기원 부산본부장, 한국해양대학교 류동근 총장 등 주요 기관장과 지역기업인 1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우 소장은 미중 패권 전쟁의 현황을 살펴보고 글로벌 시장, 중국 진출전략 등 미중 패권 대립 속에서 지역기업과 경영자를 위한 실천 가능한 대처방안 등을 설명했다. 우 소장은 강연에서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치밀한 준비는 지역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라며 "특히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잘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부산경제포럼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지역 기업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산상의가 1996년 5월 창립한 이후 28년간 기업인들과 함께 성장해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조찬포럼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5-22 13:37:10[파이낸셜뉴스]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이 훼손되면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이어 대만 등 아시아 역내 위험 고조, 이란, 북한 등 기타 변수까지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28일 삼성증권 지정학 분석팀은 2023년 7대 지정학 위험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유승민 팀장은 보고서에서 "냉전체제 붕괴 이후 존중받던 자유주의적 시장 질서가 훼손되면서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이 약화하면 자산 가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 간, 지역 간 그리고 기업 간 차별화 심화로 이어진다고 그는 봤다. 유 팀장은 "이런 변수들은 각국의 인플레 압력을 구조적으로 지속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新규범 수립·진영화 갈등 본격화 유 팀장은 올해 미-중 패권 경쟁을 중심으로 다음 7대 지정학 위험이 나타날 걸로 전망했다. 우선 국제질서 측면에서는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신(新)규범 수립과 진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미국이 UN, 국제통화기금(IMF) 등 수십 년간 지속되던 기존 규범이 경쟁국인 중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새로운 규범을 수립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 예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들었다. IPEF는 일반적인 FTA와 달리 '경제 안보 플랫폼'의 성격을 지향하고 있다. 유 팀장은 "중국도 이에 맞서 반미(反美) 진영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양 진영의 반발과 갈등이 점차 표면화되고, 반대진영에 대한 규제와 압박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 입장에선 시장 축소를 의미하며, 반대진영 소비자들의 보이콧, 자원민족주의 발흥에 따른 원자재 조달의 어려움 등의 위험에도 맞닥뜨릴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유 팀장은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글로벌 규칙과 관행(rules and practices)을 수립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 경우 금융시장에서는 경제 이외 변수의 영향력 확대로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北·이란, 지역 긴장 고조 변수 산업 부문에서는 패권 싸움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첨단기술의 통제와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역내에서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우려됐다. 다섯 번째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변수로는 이란과 북한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변수로 지목됏다. 유 팀장은 "이런 지정학 위험의 구조적 상승, 경제보다 안보를 중시하는 등의 지경학(Geo-economics) 환경은 둔화가 우려되는 내년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지정학 분석팀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경기 호황기보다 후퇴기에 지정학 위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 팀장은 "경제의 질서 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기대되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국면에서 금융자산의 기대수익률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1-27 15:23:45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성경륭)는 8월 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글로벌 산업패권 전쟁과 한국의 기술주도권 강화방안'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산업 분야 취약점을 점검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 발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될 세미나에서는 수출규제의 직접적 대상인 반도체 산업을 포함, 소재부품 분야 취약성 극복 방안과 기술주도권 확보 방향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전문가 발제로 한국화학연구원 김용석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이 “한국의 기술경쟁력 : 소재부품 분야 취약성 극복 방안”,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국신욱 기획조정본부장이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강화 방안”, STEPI 하태정 부원장이 “한국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주도권 확보방향”을 발표한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의 대상이 기술력의 우위 즉, 과학기술로 집중되어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소재부품 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경제 생태계 육성정책 및 전략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과 참석 희망자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누리집을 통해 사전신청이 가능하며, 현장등록도 진행한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7-31 10:16:17"미중 무역분쟁은 사실상 세계질서를 바꾸기 위한 패권전쟁으로 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 함께 대비해야 한다." '빚의 만리장성' 저자인 디니 맥마흔(사진) 마크로폴로 펠로우 연구원은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한국은 미중 갈등에 낀 나홀로 국가가 아니며, 호주 등 다른 국가들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마흔은 지금의 무역 분쟁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쉽지 않아졌다는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정부가 중국에 강경하게 하는데 반대해왔지만 이제는 미국 기업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되찾는게 문제가 아니라 중국에서 활동하는게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적재산권(IP)과 산업정책 때문이다. 맥마흔은 또한 "중국의 공급 개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생산과잉(overcapacity)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소비를 증진하고, 소비의 방향을 재설정 해야만이 과잉 부채, 노동비용 증가, 노동인구 감소, 중견국가의 함정 등이라는 문제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부채 기반 투자에 의존해서 급격히 성장했으나 이제는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해야 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단순한 경제 갈등이라기 보다는 이로 인해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글로벌 무역체제에서 벗어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고 있으며, 중국도 국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맥마흔은 한국은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에서도 '이제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호주의 경우도 과거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굳이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참여, 남중국해에서의 항해 등의 문제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마흔은 결론적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변화보다는 국제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집중해서 대비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 내에서 다른 국가들과 서로의 경험과 노력을 교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04-24 14:10:39"미중 무역분쟁은 사실상 세계질서를 바꾸기 위한 패권전쟁으로, 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함께 대비해야 한다." '빚의 만리장성' 저자인 디니 맥마흔 (사진) 마크로폴로 연구원은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한국은 미중 갈등에 낀 나홀로 국가가 아니며, 호주 등 다른 국가들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마흔은 지금의 무역 분쟁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쉽지 않아졌다는 데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정부가 중국에 강경하게 하는데 반대해왔지만 이제는 미국 기업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되찾는게 문제가 아닌, 중국에서 활동하는게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적재산권(IP)과 산업정책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신기술을 외국에서 가져오게끔 했고, 이에 따라 IP 및 사이버도용 문제가 생겼다"며 "실제로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은 "미국에는 중국의 해킹을 당한 기업과 해킹을 인지하지 못한 기업만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맥마흔은 "중국의 공급 개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생산과잉(overcapacity)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소비를 증진하고, 소비의 방향을 재설정해야만이 과잉 부채, 노동비용 증가, 노동인구 감소, 중견국가의 함정 등이라는 문제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부채 기반 투자에 의존해서 급격히 성장했으나 이제는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해야 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단순한 경제갈등이라기 보다는 이로 인해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고 봤다. 미국은 글로벌 무역체제에서 벗어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고 있고, 중국 역시도 국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맥마흔은 한국은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에서도 '이제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호주의 경우도 과거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일대일로 사업참여, 남중국해에서의 항해 등의 문제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마흔은 결론적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변화보다는 국제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집중해서 대비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 내에서 다른 국가들과 서로의 경험과 노력을 교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04-24 12:14:41【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송경재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양국 정상간 최종 담판을 통해 결말이 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무역전쟁 휴전 연장을 선언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준비키로 하면서 양국간 관세전쟁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의 합의안 파기에 대한 이행 장치 마련을 놓고 양국간 이견차가 여전히 큰 데다 중국의 기술패권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원초적 의지가 강해 양국 무역협상이 봉합되더라도 그 여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정치 부담 커 일단 숨고르기 미중간 관세전쟁이 양국의 경제와 정치에 미친 여파가 일시 봉합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양국은 상대국에 대해 고율의 관세부과로 타격을 가한 결과 자국 경제가 위축되는 부메랑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타격이 훨씬 컸다. 두자릿수의 고성장시대를 접고 연간 경제성장률이 6%대로 주저앉은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추가 타격에 봉착하면서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관세전쟁 초반에 미국의 보복에 대해 동등한 규모로 맞대응하겠다던 중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입장을 낮춰 양보안을 내놓으며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을 일방적으로 압박해온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자국의 수출입 기업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미국 경제 역시 기존의 호황 궤도에서 벗어나 경착륙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졌다. 양국 모두 주가 급락 등 민감한 경제지표의 악화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정치적 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양국은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대우, 보조금,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문제에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존의 무역협상 시일을 이틀 더 연기하면서 협상에 몰입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관세 무력화·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위안화 가치 조작, 국유기업 보조금·외국기업 인허가 차별과 같은 비관세 장벽, 사이버 기술 절도 등 불공정 관행에 대한 중국의 통상·산업 정책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두고 상당부분 의견수렴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패권 경쟁 장기화 불가피 앞으로 관전포인트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한 최종합의에 앞서 이뤄질 추가 협상이다. 양국이 추가협상에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향후 중국의 합의안 불이행시 제재할 수단을 놓고 충돌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약속한 각종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이행 담보 장치를 합의사항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 뒤 합의 위반 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이행 장치의 일환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합의를 어길 경우 즉각 고율 관세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과 같은 이행강제 장치를 넣겠다는 것이다. 양국이 무역헙상 결과물을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정리키로 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장기적인 효력을 갖는 협정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최종 합의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은 이같은 미국의 요구안이 자국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라는 다소 탄력적인 수준의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양국 정상간 최종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이는 일시적 봉합일 뿐이며 미래 기술패권을 향한 주도권 경쟁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국가비전인 '중국몽' 실현을 위해 첨단기술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도 2025'를 중단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 글로벌 동맹국과 연대를 강화해 중국의 패권국 부상을 저지하려는 분위기가 미국 의회내에 초당적으로 공유되고 있어 양국 기술 패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19-02-25 14:54:53미국이 중국 반도체에 대한 제재 수위를 연이어 높이면서 중국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줄타기 경영'이 우려되고 있다. 당정이 미국과 전략적 동행을 하기로 한 가운데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겉으로는 "지켜보자"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도 저도 못하는 좌불안석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자 생산거점이다. 2일 로이터통신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인 YMTC를 포함해 중국에서 메모리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안 단계지만 미국이 중국의 군사기기에 들어가는 칩이 아닌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타깃으로 하는 첫 수출규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미국 상무부는 자국 내 모든 반도체 장비업체에 14나노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기존 10나노에서 강화된 수준으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가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시점과 맞물린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정부의 수출 제한조치가 확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굴기' 억제 의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는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총 520억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육성법'을 통과시키면서 중국 견제조항을 명시했다. G2(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당정은 미국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미국이 제안한 '칩4 동맹' 이슈에도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들이 현실화하면 중국 내 공장이 있는 우리 반도체 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성 둔화, 인건비 급등, 강압적인 정책 등으로 요즘 우리 기업들은 중국 투자를 축소하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생산거점이자 주요 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낸드 생산라인과 쑤저우 테스트·패키징 공장이 있고,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생산라인, 충칭 후공정 공장, 다롄 낸드 생산라인 등을 운용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SK 등 우리 기업들은 수십조~수백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중국 눈치가 보일 것"이라며 "미국에 호응하면서도 중국의 보복제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08-02 18:43:1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19일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2%, 내년 2.0%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최대 0.3%p 낮췄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IMF 한국미션단이 지난 2주간 기획재정부 등과 경제 전반을 점검했는데,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경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이 안정세를 찾은 점은 긍정적으로, 길어진 내수침체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요약하자면 내년에는 성장률이 잘해야 2%대이고, 더 나쁘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제시한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과 처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건전성 조치 강화, 저출산·고령화로 취약해진 성장잠재력 확충과 여성·외국인 인력 활용·유입 확대, 무역질서 재편과 산업 급변에 따른 혁신기술 확보 등이다.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적극적인 건전재정 기조 유지도 권고했다. 잘 알고 있지만 이행이 잘 안 되는 것들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구조개혁인데,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개혁동력을 잃어가고 국회는 정쟁에 빠져 민생을 외면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우리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세계는 인공지능(AI)·전기차 등 첨단기술을 놓고 전쟁 중이다. 강대국들은 반도체 패권을 쥐려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과 공급망을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고율 보편관세 위협도 앞에 놓여 있고 게다가 중국의 철강·조선 등 과잉생산과 전기차·배터리, 범용 반도체의 저가 물량 공세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19일 45년간 잘 돌리던 포항 1선재 공장마저 폐쇄한 것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포스코는 중국 투자성공의 상징이던 장자강포항불수강 매각을 비롯, 적자사업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경제위기는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주력산업 위축과 내수침체는 고용과도 직결된다. 올 2·4분기 기준 30세 미만 청년층과 40대 근로자 일자리 19만개가 줄어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중 시장에 의존하는 수출중심 경제국가인 우리는 과거와 같은 산업구조와 정책, 규제로는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수출이 잘나가면 전체 경제를 끌어올리는 통계왜곡으로 착시에 쉽게 빠진다. 결국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것이다. IMF가 주문한 '강력한 경제정책'은 공무원의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통하는 정책이어야 성공한다. 기업들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부터 근본적인 개혁이 따라야 한다. 산업 구조전환에 필요한 저탄소 미래기술 연구개발(R&D)과 신규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 민생과 투자 촉진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이 국회에 발목이 묶여선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 여야 따질 것 없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24-11-20 18:13:48[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는 외교·경제분야 등 앞으로 닥쳐올 대대적인 변화를 분주하게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 안보 측면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단연 북한 문제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례적인 ‘탑다운’ 담판을 벌인 바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은 물론 입각할 가능성이 높은 측근들까지 북미협상은 재개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중동 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 갈등(중국과 대만의 대립) 등이 먼저 다뤄지긴 하겠지만 북한의 핵·미사일이 과거보다 크게 고도화돼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심히 우려되는 건 트럼프 당선인이 끌고 갈 북미협상의 방향이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처럼 김 위원장과 ‘빅딜’을 추구한다면 자칫 ‘군축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이는 국경을 맞댄 우리나라부터 시작해 한반도 주변 국가들 모두 핵무장 요구가 빗발치게 될 수 있다.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다양한 우려와 가능성이 난무하는 트럼프 2기 정부를 맞아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 반길주 고려대 일민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과 지상대담을 통해 우리나라가 겪을 외교·안보·경제 분야 위협과 기회 요인을 짚어봤다. ―북핵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북미협상이 어떤 식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지, 또 일각에서 우려하는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 ▲ 임=트럼프는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3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개인적 친분을 쌓았고, 재집권 시 김정은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상황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럽 상황의 전개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편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은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집권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돼 핵무장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여전히 비확산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만약에라도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들도 핵 개발을 고려하게 되어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반=트럼프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갖겠지만 하노이 결렬의 전례가 정상회담 목표와 방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은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북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고 북핵 위협을 약화시킨다는 제한적 목표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 이 시나리오는 핵 안보뿐 아니라 외교 차원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공식 핵보유국이 된 북한과 핵무기 없이 대응해야 하는 한국은 궁극적으로 ‘공포의 균형’ 원칙 작동이 제한될 것이고, 이는 자체 핵무장 여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나아가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켜 핵 도미노 현상이 부상할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북한 문제에 앞서 트럼프가 가장 먼저 나설 현안으로 우크라 전쟁이 꼽힌다. 전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특히나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에서 우리 외교와 안보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보는가. ▲ 반=트럼프가 생각하는 러우전쟁의 해법은 정세 혹은 규칙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미국의 강압으로 전쟁을 최단시간에 봉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크라 영토의 5분의 1이 러시아에 병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개인의 생각과 참모진의 판단이 다를 경우 미국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는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이런 정책을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사회의 결집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는 것도 복잡한 구도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군 파병은 유라시아와 한반도 지정학이 직접적으로 융합되는 단초를 제공하는 바,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직접적인 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우크라 지원에 대한 방향을 재검토하고 유럽 국가의 군사력 현대화에 한국이 기여하는 역할의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 임=트럼프는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우크라 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우크라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국제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서방 국가들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그의 말처럼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안보 상황이 요동치면 트럼프가 주장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더 거세질 수 있을 것 같다.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조기합의해 국회 비준만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 임=12차 SMA를 타결하긴 했지만,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한국이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6,500억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반=트럼프는 출범 후 빠른 시기에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기간 중 현 방위비의 10배 수준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거래’ 목표의 상한치를 이미 제시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타결한 방위비 협상액을 재협상의 기준점으로 규정하는 접근법을 정교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재협상 시 국가 간 협상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경제 분야로 넘어가보면 트럼프는 관세 세율 인상을 여러 차례 밝혔고, 1기 정부 때도 고관세 정책을 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도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 임=한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보편적 관세 적용은 FTA의 기본 원칙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비슷한 조치를 통해 미국의 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와 강경한 재협상을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를 개정하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정을 수정하려 했던 전례가 있다. 특히 특정 산업 분야에서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과 충돌하는 경우, 트럼프는 기존 FTA를 재해석하거나 무역 구제 조치를 통해 제한적인 관세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일자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했던 분야 중 하나이므로 타깃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이런 제한이 더 강화되거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및 전기차 부품, 태양광 패널 같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 반=보편성과 특수성 모두가 가동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인식은 관세가 세금을 대신하는 수준으로 가동시켜 미국을 최우선에 두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원칙을 보편성에 입각해 모든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편성만을 가동시키지 않고 무역수지 등을 따져 특수성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이 약탈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를 잠식했다는 인식으로 보편적 관세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특수적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되 여러 이익관계를 따져 특정 분야에 대해 특수 관세 적용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특수 관세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미국의 ‘거래적 접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2012년 발효돼 10년 이상 적용된 한미 FTA의 선순환 요소를 발굴해서 특수성 측면에서 유리한 협상이 되도록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협상을 통해 보편적 관세율도 낮추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언급한 것처럼 중국에 대해선 특수한 고관세를 적용한다는 등 견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 반=대중국 견제는 미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의제이다. 더욱이 트럼프의 경우 강한 지도자임을 내세워 중국을 경제적으로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디리스킹’을 ‘디커플링’으로 기조를 전환해 중국을 원천 배제하는 정책을 가동시킬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동참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지정학적 이웃인 중국을 대상으로 대중국 견제에 올인하는 것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 때문에 한미 공조가 가능한 분야를 선별하고, 그 외에는 중국을 포용하는 혜안이 요구된다. ▲ 임=미중 간 패권 경쟁은 기술,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대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나 핵심 광물을 둘러싼 대립이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는 것도 한국에게는 위협적이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갈등이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은 주요 교역국인 두 나라 사이에서 무역 장벽이나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종합적으로,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는 한반도의 안보와 경제에 복합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일본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과 호주 등과도 연대해 안보와 경제의 균형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정리=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2 17:08:11【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결정되면서,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미중 무역전쟁 고조와 투자 및 기술 수출 제한 강화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중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중국산 수입품 60% 관세 부과" 공약은 '첫 단계'이고, 무역을 비롯해 전방위적인 압박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을 세계 경제와 분리시키는 '디커플링' 조치를 더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소재 및 관련 자원에 대한 접근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 우선주의와 강화된 보호무역주의의 정책 기조 속에서 미국산 농수산물 등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갈륨과 게르마늄, 흑연 및 희토류 등 주요 광물 공급 중단 및 제한, 국채 등 미국 자산 매각 확대 등의 조처를 통해 미국에 맞서면서 압박 정책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 위안화 통화 약세 유지, 수출업체에 대한 세금 환급 및 보조금 지급 확대, 이자율 인하 등도 국내 경제의 충격을 완화시킬 카드들이다. 제3세계 및 '일대일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공급망 유지 등도 대응 방안 중의 하나로 추진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세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자산운용사 스위스은행연합(UBS)는 최근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60%로 올리면, 향후 1년 동안 중국 성장률이 2.5%p 낮아질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신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일괄 60% 관세 부과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의 수출이 8.3% 감소하며 수출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수요 부진과 인프라투자 부진 등 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에 희망을 걸고 있는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 남미 등 비서구권 국가들에 대한 수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그럼에도 이익률 10% 미만인 중국의 대다수 기업들이 미국이 부과하는 60% 관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4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는 국무원의 주요 경기 부양 정책 등 향후 경제 정책에 대해 추인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들을 통과시킬 예정인데 부양 폭을 더 넓힐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진영이 미중 관계를 제로섬 게임의 관계로 냉전에 접어들었다고 규정하고, 강력한 힘을 통한 제압 및 '중국의 굴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전략적인 타협 방안 도출에도 부심해 왔다. 또 기술력 확보를 위한 다변화 정책과 연구개발 강화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후보 진영도 미중 기술패권 전쟁의 승리를 통한 대중국 압박을 중요 정책으로 제시해 왔다. 전략적으로 중국은 트럼프 후보가 러시아, 북한과 직접 협상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진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면 중국으로서는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가 그만큼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 관계보다 미국 국익 우선의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경우, 미국과 유럽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중국의 대 유럽 정책에서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트럼트 후보는 그동안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 강화 등을 밝힌 바 있지만, 대만 방위에 대한 회의를 표명하기도 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중미 관계의 불안정성을 더 흔들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앞으로도 요동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1-07 14: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