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민간연기금 투자풀이 5년 만에 주간운용사 선정에 나선다. 현재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이 재차 수성할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간 OCIO(외부위탁관리) 운용 조직과 외부 인력 충원 등을 강화해온 대형 운용사들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간연기금 투자풀 사무국은 내달 1일까지 주간운용사 1곳을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주간 운용사 지원자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의한 인가를 받은 집합투자업자면 참여가 가능하다. 입찰 참가 서류 및 제안서 심사와 1차에서 추려진 상위 5개사를 대상으로 한 2차 평가가 진행된다. 2차 평가 대상자는 오는 7월 6일 발표되며, 이어 22일 2차 평가 대상자만 프레젠테이션 발표 및 심사가 이어진 후 당일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된다. 민간 연기금풀은 운영조직의 전문성 외에 독립성과 내부통제의 적절성도 평가할 예정이다. 실제 지원자는 과거 3년간 관리·감독 기관의 제재 및 지적사항, 소송 발생 현황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주간운용사는 오는 9월 1일부터 4년간 민간 연기금풀의 자금을 위탁 운용하게 된다. 현재 민간기금풀의 주간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은 2015년 9월 민간 연기금풀이 출범하기에 앞서 당해 4월부터 주간사에 선정된 뒤 5년 간 민간 연기금풀 자금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이번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 선정에 재도전한다. 고용노동부 산재보험기금 OCIO운용사 2관왕, 서울대 발전기금 외부 위탁운용을 맡은 삼성자산운용도 지원 준비에 총력이다. 올해부터 OCIO본부 산하 OCIO운용팀을 신설한 신한BNP파리바운용을 비롯 주택도시기금의 전담운용기관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기금, 우체국보험기금, 사학연금기금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 자금을 위탁운용하며 OCIO 강자로 부상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OCIO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화자산운용도 이번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외부위탁운용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부를 투자솔루션부로 바꾸고 기금운용을 위탁하는 고객별 맞춤 투자솔루션을 제공중이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10월 삼성자산운용과 과학기술인공제회 해외재간접펀드 위탁운용사에 선정됐고, 최근 750억 규모의 강원랜드 위탁운용사에도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말 현재 수탁고가 2조원 규모인 민간 연기금투자풀은 운용사 입장에선 해당 운용사의 위상을 높여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도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0-06-25 15:14:13전문성이 결여된 사립대학의 '위험한 금융투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성과 투명성을 갖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대학 사례처럼 기금 운용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식, 외부위탁운용(OCIO)과 여러 대학 기금을 모아 운용하는 민간연기금투자풀 등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해외대학들, 전문성에 '중점'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사립대학 적립금의 금융투자를 허용해준 시점은 2007년이다. 재정능력이 대학교육 경쟁력 강화에 필수라고 판단한 결과다. 당시에도 조 단위에 달했던 적립금 절반까지 주식·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각 대학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일부 해외 대학들은 막대한 규모의 기부금을 굴리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는 기금운용사인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를 통해 2021회계연도에 3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스탠퍼드대의 스탠퍼드매니지먼트컴퍼니(SMC)도 같은 기간 40.2% 투자수익률을 달성했으며, 지난 30년간 매년 1조원 넘는 운영비를 채워왔다. 투자 전문가 영입도 성과에 주효했다. 예일대는 최고투자책임자(CIO)에 고(故) 데이비드 스웬슨을 1985년에 영입, 주식에 더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VC) 등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는 공격적 투자를 시도했다. 당시 1조원이었던 기금을 현재 35조원까지 불릴 수 있었던 토대다. 무엇보다 그 수혜자가 학교 구성원들이 된다는 점이 기금운용 취지에 부합한다. 이들 대학은 튼튼한 기부문화에 더해 운용으로 거둔 수익을 학생 장학금과 연구비 등에 사용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서울대가 해외대학 투자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대발전기금재단'이라는 별도 재단법인을 설립해 예금 등 안전 상품에 투자하고, 주식 등 비교적 위험성이 높은 상품은 자산운용사에 외부위탁운용(OCIO)을 맡긴다. 투자의 전문성을 높여 목표수익률 달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OCIO, 대안으로 부상 학생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대학 예산을 확충하는 방안이 학생들에게도 이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대학의 수익 다각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해외 대학처럼 수억원대 연봉의 전문가 영입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학내 기금운용심의위원회의 허점이 많은 상황에서 수익성만 보고 위험 상품에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OCIO가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기금 규모와 대학 처지에 맞게 투자를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실제 서울대와 이화여대는 2017년 각각 2000억원, 1500억원 규모 기금을 삼성자산운용에 위탁 운용했고, 지난 6월 성균관대(300억원) 역시 그 대열에 합류했다. 오태호 삼성자산운용 OCIO컨설팅본부장은 "대학별 위탁규모와 목표수익률을 감안해 양쪽이 논의를 거쳐 최종 포트폴리오를 확정한다"며 "고객별로 투자전략이 상이하긴 하지만, 대학 기금 특성상 공통적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안정적인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민간연기금투자풀로 모으면 소규모도 가능"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 주도로 도입된 민간연기금투자풀도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주간운용사 선정·교체 권한을 갖는다. 통합집합투자기구 운용 성과평가를 진행하며, 매달 운용현황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투명성도 확보된다. 민간연기금투자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들은 대체로 안전한 운용을 선호한다. 정기예금 금리를 약간 웃도는 수익을 원해 대부분 단기금융펀드(MMF)에 투자하고 있다. 여러 대학 돈을 모아 민간회사들이 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만큼 기금 규모가 작은 대학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가 내용이 겹치는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기금 투자운용 수익률을 평가하는 항목을 신설하거나, 연기금운용풀 등을 활용해 투자할 때 인센티브를 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대학 기금도 연기금운용풀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관련 법안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나경 김태일 기자
2022-10-11 18:07:46[파이낸셜뉴스] 전문성이 결여된 사립대학의 '위험한 금융투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성과 투명성을 갖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대학 사례처럼 기금 운용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식, 외부위탁운용(OCIO)과 여러 대학 기금을 모아 운용하는 민간연기금투자풀 등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해외대학들, 전문가 영입해 수익률 달성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사립대학 적립금의 금융투자를 허용해준 시점은 2007년이다. 재정능력이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에 필수라고 판단한 결과다. 당시에도 조 단위에 달했던 적립금 절반까지 주식·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각 대학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일부 해외 대학들은 막대한 규모의 기부금을 굴리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는 기금운용사인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를 통해 2021회계연도에 3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스탠퍼드대의 스탠퍼드매니지먼트컴퍼니(SMC)도 같은 기간 40.2% 투자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지난 30년간 매년 1조원 넘는 운영비를 채워왔다. 투자 전문가 영입도 성과에 주효했다. 예일대는 최고투자책임자(CIO)에 고(故) 데이비드 스웬슨을 1985년에 영입, 주식에 더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VC) 등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는 공격적 투자를 시도했다. 당시 1조원이었던 기금을 현재 35조원까지 불릴 수 있었던 토대다. 무엇보다 그 수혜자가 학교 구성원들이 된다는 점이 기금운용 취지에 부합한다. 이들 대학은 튼튼한 기부 문화에 더해 운용으로 거둔 수익을 학생 장학금과 연구비 등에 사용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서울대가 해외대학 투자 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대발전기금재단’이라는 별도 재단법인을 설립해 예금 등 안전 상품에 투자하고, 주식 등 비교적 위험성이 높은 상품은 자산운용사에 외부위탁운용(OCIO)을 맡긴다. 투자의 전문성을 높여 목표수익률 달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서울대·이화여대,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 학생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대학 예산을 확충하는 방안이 학생들에게도 이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대학의 수익 다각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해외 대학처럼 수억원대 연봉의 전문가 영입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학내 기금운용심의위원회 허점이 많은 상황 (관련기사: 투자 전문성도, 기준도 없는 의사결정체계… 손실 책임소재도 불분명 [대학들의 위험한 투자(3)])에서 수익성만 보고 위험 상품에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OCIO가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기금 규모와 대학 처지에 맞게 투자를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실제 서울대와 이화여대는 2017년 각각 2000억원, 1500억원 규모 기금을 삼성자산운용에 위탁 운용했고, 지난 6월 성균관대(300억원) 역시 그 대열에 합류했다. 오태호 삼성자산운용 OCIO컨설팅본부장은 “대학별 위탁 규모와 목표 수익률을 감안해 양쪽이 논의를 거쳐 최종 포트폴리오를 확정한다”며 “고객별로 투자 전략이 상이하긴 하지만, 대학 기금 특성상 공통적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안정적인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민간연기금투자풀도 대안…소규모 대학 참여 가능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 주도로 도입된 민간연기금투자풀도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주간운용사 선정·교체 권한을 갖는다. 통합집합투자기구 운용 성과평가를 진행하며, 매달 운용현황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투명성도 확보된다. 민간연기금투자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들은 대체로 안전한 운용을 선호한다. 정기예금 금리를 약간 웃도는 수익을 원해 대부분 단기금융펀드(MMF)에 투자하고 있다. 여러 대학 돈을 모아 민간회사들이 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만큼 기금 규모가 작은 대학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가 내용이 겹치는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기금 투자운용 수익률을 평가하는 항목을 신설하거나, 연기금운용풀 등을 활용해 투자할 때 인센티브를 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대학 기금도 연기금운용풀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관련 법안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나경 김태일 기자
2022-10-11 11:41:44수백억, 수천억원을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투자에 쓰는 사립대학들의 의사결정 체계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이사장이나 대학총장 결정을 이들에게 임명받은 위원들이 동의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는 게 가장 큰 허점이다. 해당 위원들 대부분이 금융·증권전문가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금운용심의회 규정을 개정하거나 외부 전문기관에 운용위탁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금운용심의회, 형식적 절차"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익용 유가증권을 취득하는 재원이 기금 등 보통재산일 경우 대학법인은 학내 기금운용심의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매매가 결정된다. 문제는 기금운용심의회와 이사회 구성원들이 '독립성'을 보장받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사립학교법상 대학 교비회계는 대학총장이, 법인회계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위촉·임명토록 규정돼 있는 탓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제도에선 증권매매를 심의·의결하는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이사장과 총장이 전부 임명하기 때문에 투자 방향 역시 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 명단을 교육부에 보고할 의무도 없어 누가 선별하고 의결하는지 관리가 안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위원들의 '비전문성'도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기금운용심의회는 위원장 1명(총장)을 포함해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회계·재무 관련 외부 전문가는 1명만 포함되면 된다. 실제 경상남도에 위치한 한 4년제 사립대 기금운용심의회 위원 명단에는 간호학과·스포츠재활복지학부 교수, 작업치료학과 학부생, 행정대학원 대학원생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는 경영학과 교수 1명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금융상품을 선별해서 기금운용심의회로 올리는 조직의 장을 금융과 무관한 전공교수들이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공대나 철학과,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맡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대규모 손실 우려 여전 현 규정상 증권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소재는 불분명하다. 교육부 측은 강득구 의원실이 '주식평가액 손실이 났을 경우 후속조치와 상장폐지 시 대처'를 물은 질문에 "손실은 학교법인 자체적으로 책임지며, 상장폐지 될 경우 이사회 의결을 거쳐 폐기할 수 있다"고만 밝혔을 뿐 별다른 대책은 설명하지 않았다. 재전건전성을 두고도 "필수적으로 보거나, 이를 평가해 등급을 별도 설정하고 있지 않다"고만 답했다. 증권투자 결정 시 두 단계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가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그조차도 사실상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사립대는 교육부 정기감사 대상이 아닌 탓에 통제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사립대학의 재정·회계비리 실태와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에 지난 2017년 기준 1979년 이후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4년제 사립대가 67곳, 전문대학은 56곳이다. 지난 2012년 고려대학교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정배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 없이 재단 적립금을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 손실을 낸 뒤 논란이 돼 사퇴한 일과 같은 사건이 재발할 여지가 잔존하는 셈이다. 건국대 역시 지난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옵티머스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고 우석대는 5억원을 라임펀드에, 연세대(47억원)와 고려대(7억원)는 또 다른 부실 펀드에 이사회 심의·의결 없이 투자했다가 손실을 봐 문제가 된 바 있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야" 반드시 학내에서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외부위탁운용(OCIO)을 이용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관리감독을 맡는 공공부문 연기금투자풀과 함께 개별 증권사·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민간 OCIO도 가능하다. 실제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후자를 택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 자금운용을 맡음으로써 목표수익률 달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독립성도 상대적으로 보장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서 적립금을 굴릴 때 운용 기준 및 지침이 모호할뿐더러 위탁운용 대비 효율도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사회가 기금운용에 대한 통제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가 유일한 동기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서지윤 김나경 기자
2022-10-09 17:50:11[파이낸셜뉴스] 수백억, 수천억원을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투자에 쓰는 사립대학들의 의사결정 체계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이사장이나 대학총장 결정을 이들에게 임명받은 위원들이 동의하는 구조로 짜여있다는 게 가장 큰 허점이다. 해당 위원들 대부분이 금융·증권전문가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금운용심의회 규정을 개정하거나 외부 전문기관에 운용위탁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금운용심의회, 형식적 절차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익용 유가증권을 취득하는 재원이 기금 등 보통재산일 경우 대학법인은 학내 기금운용심의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매매가 결정된다. 문제는 기금운용심의회와 이사회 구성원들이 ‘독립성’을 보장받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사립학교법상 대학 교비회계는 대학총장이, 법인회계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위촉·임명토록 규정돼있는 탓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제도에선 증권매매를 심의·의결하는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이사장과 총장이 전부 임명하기 때문에 투자 방향 역시 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 명단을 교육부에 보고할 의무도 없어 누가 선별하고 의결하는지 관리가 안 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위원들의 ‘비전문성’도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기금운용심의회는 위원장 1명(총장)을 포함해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회계·재무 관련 외부 전문가는 1명만 포함되면 된다. 실제 경상남도에 위치한 한 4년제 사립대 기금운용심의회 위원 명단에는 간호학과·스포츠재활복지학부 교수, 작업치료학과 학부생, 행정대학원 대학원생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는 경영학과 교수 1명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금융상품을 선별해서 기금운용심의회로 올리는 조직의 장을 금융과 무관한 전공 교수들이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순환 보직이기 때문에 공대나 철학과,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맡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대규모 손실 우려 여전 현 규정상 증권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하다. 교육부 측은 강득구 의원실이 ‘주식 평가액 손실이 났을 경우 후속조치와 상장폐지 시 대처’를 물은 질문에 “손실은 학교법인 자체적으로 책임지며, 상장폐지 될 경우 이사회 의결을 거쳐 폐기할 수 있다”고만 밝혔을 뿐 별다른 대책은 설명하지 않았다. 재전건전성을 두고도 “필수적으로 보거나, 이를 평가해 등급을 별도 설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 증권투자 결정 시 두 단계를 거치토록 하는 제도가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그조차도 사실상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사립대는 교육부 정기 감사 대상이 아닌 탓에 통제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있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사립대학의 재정·회계 비리 실태와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에 지난 2017년 기준 1979년 이후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4년제 사립대가 67곳, 전문대학은 56곳이다. 지난 2012년 고려대학교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정배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없이 재단 적립금을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 손실을 낸 뒤 논란이 돼 사퇴한 일과 같은 사건이 재발할 여지가 잔존하는 셈이다. 건국대 역시 지난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옵티머스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고 우석대는 5억원을 라임펀드에, 연세대(47억원)와 고려대(7억원)는 또 다른 부실 펀드에 이사회 심의·의결없이 투자했다가 손실을 봐 문제가 된 바 있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야” 반드시 학내에서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외부위탁운용(OCIO)을 이용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관리감독을 맡는 공공부문 연기금투자풀과 함께 개별 증권사·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민간 OCIO도 가능하다. 실제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후자를 택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 자금 운용을 맡음으로써 목표 수익률 달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독립성도 상대적으로 보장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서 적립금을 굴릴 때 운용 기준 및 지침이 모호할뿐더러 위탁운용 대비 효율도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사회가 기금운용에 대한 통제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가 유일한 동기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서지윤 김나경 기자
2022-10-07 13:22:47[파이낸셜뉴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관련 운용과 컨설팅, 마케팅을 전담할 ‘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고 1일 밝혔다. OCIO 비즈니스를 총괄할 ‘솔루션본부’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편입됐다. 솔루션본부는 OCIO 펀드를 운용하고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솔루션전략부,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멀티에셋펀드 등을 운용하는 멀티에셋운용부, 민간연기금투자풀 펀드를 운용하는 민간풀운영부, OCIO 컨설팅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OCIO컨설팅부로 구성된다. 본부장은 박희운 전 KB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이 맡는다. 박 본부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총 27년에 달하는 리서치 경험을 갖춘 자산배분 전문가다. 특히 가치평가(Valuation) 모델, 자산배분 모델 등 계량모델 개발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자산배분 솔루션 개발, 자산배분 관련 상품 마케팅, 자산배분 관련 자본시장가정(Capital Market Assumption) 수립 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 2월 취임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상장지수펀드(ETF), TDF, OCIO 비즈니스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개별 펀드 공급자’를 넘어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하겠단 포부도 제시했다. 배 대표는 “투자 성공의 핵심 열쇠는 개별 상품 선택이 아닌 자산배분”이라며 “이론적이고 실증적으로 검증된 방법에 기반한 자산배분 역량을 고도화해 기관 고객과 개인 고객 모두에게 성공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산운용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홍보실도 신설됐다. 홍보를 통해 투자자와 회사의 접점을 늘리고 바람직한 투자문화 확산에도 힘을 싣겠단 계획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7-01 09:01:28[파이낸셜뉴스] 건설공제조합은 임섭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기금투자풀운용본부장을 자산운용본부장에 선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임 본부장은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수행한 금융전문가다.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기금투자풀운용본부장, 포스코기술투자 기금운용센터장, 고용노동부 자산운용팀장 등을 역임했다. 임 본부장의 임기는 선임일로부터 2년이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조합의 자산운용사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건설공제조합은 금융사업단 창설 및 자산운용본부 확대를 한 바 있다. 증권·부동산·대체 투자 등으로 전문화한 자산운용 수익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 할 계획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2-03-11 20:01:19"올해 IT, 자동차, 조선업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좋았지만 한국 증시는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 볼 수 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사진)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신 원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스피가 2020년 많이 올랐던 만큼 2021년은 조정장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기록적인 수준이지만 주가는 보합세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는 자동차, 조선업종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2022년 증시는 올해보다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조정장을 거친 코스피는 내년 현재 수준보다 10% 정도 오른 33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 또한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가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직접 선정하지 않은 경우, 미리 지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를 뜻한다. 가입자가 4주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된 운용방법에 따라 운용됨이 통지되고 2주 경과 후부터 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 운용이 시작된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퇴직연금이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으로 자산배분이 이루어지기에 결과적으로 국내 주식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주식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 수요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또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대응에 따라 경영 판도 및 기업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수출 포지션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의 3분의 1이 해외 투자자"라면서 "ESG 경영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요구는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기업들은 ESG 경영 의무공시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원장은 최근 197개국이 참여한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회의에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설립된 점을 언급하며 "ESG 보고서를 통일화하는 중요한 스텝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들은 ESG경영보고서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 신 원장은 "기업들의 ESG 공시 의무가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며 "기업들은 ESG 보고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제 위기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신 원장은 "공급망 문제,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이슈는 국내외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일 뿐, 결국 해소되는 문제들"이라며 "한국 및 글로벌 경제에 위기를 가져오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천연가스, 석유 등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이 지나면 공급망 문제는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다만, 관건은 내년 중반기에 공급망 문제가 해소될지가 큰 이슈"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섹터가 부실화하면서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면서 그때와 현재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게 금융위기 시퀀스(순서)"라면서 "향후 부동산 폭락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또 올해 은행 등 금융권 실적도 좋아 일부 충격에 감내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올해 9월 30일 제 8대 자본연 원장으로 선임됐다. 1997년 자본연 설립 이후 공모 방식으로 선발된 첫 원장이다. 그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홍콩 과기대와 아주대를 거쳐 2002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 왔다. 또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민간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 등의 위원을 지냈으며, 한국증권학회 회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역임했다.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사외이사 등 자본시장 전반에서 활동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배한글 인턴기자
2021-12-15 17:46:39자본시장연구원은 사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장에 신진영 연세대 교수( 사진)를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신 원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홍콩 과기대와 아주대를 거쳐 2002년부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민간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 등의 위원을 지냈으며 한국증권학회 회장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코스닥공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금융 및 자본시장 분야의 전문가이다. 원장 취임일은 이달 30일이며 임기는 3년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1-09-29 14:02:1222조원에 달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산재보험기금) 운용 수익률이 1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산재보험기금의 운용 수익률이 11.20%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기준수익률(BM)대비 0.92%포인트, 목표수익률과 비교해서는 7.73%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산재보험기금은 근로자 업무상 재해 보상 및 관련 보험사업을 위한 재원 확보 목적으로 설치된 기금으로 고용노동부가 관리한다. 산재보험기금 수익률이 목표를 웃돈 것은 삼성자산운용의 기금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자산배분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삼성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자산군 편입 및 대체투자 부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수익 원천을 다양화했고 적극적인 전술적 자산 배분 및 스타일 배분을 통해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또 고용노동부와의 긴밀한 협업 체계 강화도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2년 연속 산재보험기금 운용사로 선정된 삼성자산운용은 고용노동부 주관 하에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성과평가' 부문별 위원회를 운영하며 '위원회-고용노동부-주간운용사' 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체계를 수립했다. 삼성자산운용의 OCIO 운용 노하우도 기금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산재보험기금 뿐만 아니라 연기금투자풀 5회 연속 주간운용사 선정된 삼성자산운용은 민간 기금(서울대 발전기금, 이화여대 기금)에 대해서도 OCIO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OCIO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김경아 기자
2021-02-24 1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