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집트에 거대한 모래 폭풍이 불어 닥쳤다. 온라인에는 곳곳에서 촬영된 모래 폭풍 영상이 확산해 충격을 주고 있다. CNN 등 외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집트 전역에 거대 모래 폭풍이 발생했다고 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모래 폭풍으로 수도 카이로에서는 광고판이 무너져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무역항로 '수에즈 운하'도 모래 폭풍으로 뒤덮여 당국이 2개 항구를 폐쇄했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연결하며 하루 수십 척의 거대 선박이 오가는 국제 무역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에즈 운하에서 촬영된 당시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을 보면 붉은색의 거대한 모래가 바다를 집어삼킬 듯 에워쌌다. 항구는 순식간에 모래로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도로 한복판에 들이닥친 모래 폭풍 영상 등도 다수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재난영화 아니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산처럼 밀려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집트에는 매년 봄에서 초여름 사이 사막 지역에서 불어오는 거대한 모래 폭풍이 지나간다. 올해는 그 빈도와 강도가 훨씬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05 13:13:41수협중앙회는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바다환경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바다 환경을 훼손하는 각종개발행위에 대한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협약을 계기로 수협중앙회는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인천지역의 바다모래채취·매립간척과 같은 개발행위로 인한 수산자원 감소, 해양생태계 파괴 등에 적극 대응하고 바다환경 보전 범국민 실천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8월23일 인천해수청의 해역이용협의 승인으로 바다모래채취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선갑도 바다모래채취에 대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시의 바다모래채취 예정지 지정 시 어업인과 연대해 대규모 집회 등 강력한 반대운동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연대해 범국민적 바다가꾸기 활동을 진행해 풍부한 수산자원의 보고인 서해갯벌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을 품은 인천바다를 지키고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18-09-12 16:31:34정부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ZZ) 내에서 채취하는 바다 모래를 '국책용'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채취 물량도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감안해 최소한으로 조정한다. 남해 EZZ내 바다모래 채취 연장을 놓고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조정안을 정부가 내놓은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바다 모래 채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또 올해 쌓여있는 4대강 준설토 등 육상골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에 대한 어업피해 추가조사를 통해 해당 지역이 주요 산란·서식지로 밝혀질 경우 해당지역을 보호수면 등으로 설정해 바다모래 채취 금지 등 개발·이용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해양조사원은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와 주변 해역에 대한 자원 및 해저지형 조사를 병행, 실질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기존의 바다모래 채취해역은 연구조사 결과 및 일본 등 외국의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우리 해역에 적합한 채취지역 복원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한다. 아울러 산란장 조성 등 다양한 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양생태계 및 수산자원을 회복시켜 나가기로 했다. 바다모래 채취단지 관리자로 해수부 산하기관인 해양환경관리공단을 지정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상반기 중 추진한다. 사전협의를 강화하기 위한 (가칭)해역이용영향평가법 제정을 조기에 추진해 바다모래 채취 관련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어업인들의 대표단체인 수산업협동조합과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바다모래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수산 현안에 대해 정례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한다. 앞서 해수부는 국토교통부가 요청한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지정기간 연장 신청에 대해 지난달 바다모래를 대체할 골재원 확보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해 골재원 다변화 및 물량축소 방안 마련 등 11개 사항을 이행조건으로 부과한 후 요구량의 절반 수준인 650만㎥으로 협의 의견을 통보했다. 협의 의견 통보 이후에도 수산자원 감소에 대한 어업인들과 국회 차원의 우려와 함께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됐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향후 바다모래 사용을 국책용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며 "협의의견 통보 시 부과한 이행조건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제도개선 TF팀을 통해 철저히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어업인 단체와 긴밀히 협의해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7-03-20 13:14:42정부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ZZ)내 바다모래 채취 연장 추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수산업계에 이어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바다모래 채취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어민들은 정부가 바닷모래채취를 강행할 경우 총궐기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통영·욕지·남해·대형기선저인망 등 12개 수협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모임은 20일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바다모래 채취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바다모래의 지속적인 채취는 어자원 고갈과 환경파괴를 유발해 어업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라며 "어업생산량이 감소하며 결국 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국민들까지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44년만에 처음으로 100만t이 붕괴되는 등 극심한 조업난을 겪고 있다. 이들은 또 "당초 국책사업 용도로 바다모래를 채취했지만 국내 건설 분야 내수 공급용 골재수요 확대에 따라 2010년부터 민간에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국책용과 민수용의 구분마저 없애버려 기존의 취지가 변질됐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바닷모래 사용 확대는 염분기가 많아 부실공사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골재수급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부터 서해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골재채취를 시작한 이래 지난 연말까지 총 1만495만㎥에 이르는 막대한 바다모래가 퍼올려졌다. 당초 국책사업에 한정해 단기간 채취 후 종료 예정이었던 골재 채취기간은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연장됐고 정부는 또다시 기간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어민들과 수협은 정부가 대체골재 개발, 골재수입 등 대안없이 반복적으로 기간을 연장하고, 채취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7-02-20 15:04:39수산업계가 단단이 뿔이 났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정부 대응, 바닷물의 콜레라 오염원 지목, 고등어 미세먼지 주범 낙인에 이어 바다모래 채취 시한까지 연장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수협,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한수총), 어민 등 전국 수산산업종사자들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38만 수산산업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들 이날 바다모래 채취 재개 결정,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 바닷물의 콜레라 오염원 지목,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낙인 등 정부가 유발한 4대 악재에 대해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바다모래 채취 재개 결정과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대해 강력히 성토했다. 수산업계는 바다모래 채취는 수산 동식물의 산란과 생육 및 서식장 등을 훼손한다며 골재채취를 반대해왔다. 앞서 정부는 건설현장에 소요되는 골재수급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서해와 남해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바다모래 채취를 허가했다. 지난해까지 공식적으로 채취된 모래는 약 9000만㎡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8월이 종료 기한인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내 골재 채취를 연말까지 연장한데 이어 2020년까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한수총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콜레라 논란으로 어민과 수산업계가 소비 절벽에 직면해 위기를 맞은 상태에서 지난 8월 종료 예정이던 남해 EEZ내 바다 모래 채취가 연말까지 연장됐다"며 "특히 중국어선의 불법 대응에 대한 미온적 대처까지 겹치면서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들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 이어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질병관리본부, 환경부를 방문, 수산 홀대 정책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6-10-17 16:24:02[파이낸셜뉴스] 인천 영종대교 인근 해상에서 포탄 6개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군 당국은 포탄을 안전지대로 옮겨 회수 처리한 상태다. 9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쯤 모래 채취를 하던 선박이 인천 영종대교 인근 해상에서 포탄 5발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이어 해경 특공대가 수중 수색을 통해 포탄 1발을 추가로 발견했다. 포탄은 모두 76mm 철갑탄으로 부식정도가 심해 생산연도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해상에서 포탄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인근 군부대에 연락해 모든 포탄을 인계한 상황"이라며 "현재 군에서 대공 혐의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인턴기자
2021-09-10 08:08:06드넓은 해안 사구에 세워진 중국 하이난섬 선저우 페닌슐라GC. 이 골프장은 파이낸셜뉴스와 골프여행 전문지 '골프트래블'에 의해 '아시아 100대 골프코스'에 선정된 곳이다. 바람으로 운반된 모래가 쌓여서 만들어진 언덕을 '사구'라 한다. 그 사구가 랜드마크가 된 골프장이 있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이라는 얘기다. 파이낸셜뉴스와 월간 골프트래블이 선정한 '아시아 100대 골프코스' 4위에 오른 중국 하이난섬 선저우 페닌슐라GC다. 이 골프장에 들어서면 자생 관목이 듬성듬성한 사이로 수줍은 여인처럼 속살을 드러낸 해안사구, 즉 모래언덕이 먼저 반긴다. 흥미로운 것은 그 모래언덕이 정지해 있는 게 아니라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많은 모래가 바람에 의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곳에 '거장' 톰 와이즈코프(미국)가 코스를 앉혔다. 이 골프장은 금융.부동산업 국영 기업으로 중국 랭킹 5위인 중신그룹 소유다. 그런데 그 탄생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천아오예 회장의 '중국 골프장 중에서 세계 100대 코스가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발단이 됐다고 한다. 중국 내에는 세계 100대 코스가 없는 반면 일본에는 3개, 한국에도 1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 회장은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고 "이 넓은 중국에 세계 100대 코스를 만들 땅이 없느냐"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많은 직원들이 급하게 수소문한 끝에 선저우 반도라는 땅을 찾아냈다. 환상적인 해안 경치에다 섬처럼 떨어져 있어 골프 리조트로 만들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최적지를 찾게 된 천 회장은 "자금에 신경 쓰지 말고 세계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코스 디자이너인 와이즈코프를 불러들여 골프장 공사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1년 골프장은 드디어 완공됐다. 그리고 천 회장은 세계 100대 코스 패널들을 선저우 반도로 초청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패널들은 하나같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자연친화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36홀 링크스코스를 만들기에는 모래가 턱없이 부족했는데 돌을 갈아서 모래를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심사위원들이 첫째로 꼽는 조건이 친자연적인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천 회장은 진노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다 새로운 골프장을 다시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해서 선저우 반도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샨킨베이라는 골프장이 만들어졌다. 천 회장은 다시 세계 100대 코스 패널들을 불러 심사를 받았다. 패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샨킨베이 골프코스는 그렇게 해서 중국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골프장은 이번 '아시아 100대 골프코스'에서도 1위에 선정된 곳이다. 샨킨베이GC와 선저우 페닌슐라GC는 그렇게 해서 세상에 선을 보였다. 현재 이 두 골프장은 투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샨킨베이는 천 회장의 방침에 따라 철저한 회원 위주로 운영된다. 대신 선저우 페닌슐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돌을 갈아 만든 모래의 사용여부는 엄밀히 말하자면 전문가의 평가 기준일 뿐 주말골퍼들에게는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어쩌면 그것을 사용하므로써 코스의 전망이 전체적으로 더 좋아졌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선저우 페닌슐라GC는 아름다운 골프 코스다. 동코스 18홀, 서코스 18홀로 나뉘는데 모든 홀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그림이다. 특히 바닷가에 접해있는 코스는 백사장이 그대로 벙커 노릇을 한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마운드가 심하지 않다.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렸음에도 불구하고 리조트형 골프장답게 난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60여명의 캐디가 있어 미리 신청만 하면 된다. 체류시 숙소로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인근 쉐라톤 호텔과 포 포인트 호텔을 이용하면 된다. 이 두 호텔과 골프장 간에는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골퍼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저녁 무렵 호텔과 골프코스 백사장을 걷는 것도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다. 부근 완닝 시내에 들러 토속 음식과 열대 과일 등을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소 무덥게 느껴지는 링크스코스 라운드가 싫어지면 인근 고산지대에 위치한 칠선령CC나 백석령CC에서 라운드하는 것도 강추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2016-12-07 17:29:44【인천=김주식기자】인천시 옹진군은 선갑도 인근 바닷모래 400만㎥를 채취하도록 허가했다. 17일 옹진군에 따르면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건설시장의 안정적인 골재 공급을 위해 지난해 12월 23일 채취 허가한 1차분 400만㎥가 지난달 끝남에 따라 오는 12월 13일까지 채취를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옹진군이 지난해 12월 경기·인천지역 19개 골재채취업체를 상대로 3년간 선갑도 인근 11개 광구에서 매년 약 800만㎥씩 모두 2480만㎥의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군은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통해 연간 270억여원, 3년간 800억여원의 세외 수입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군은 건설 골재의 수급 안정과 모래 채취 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갑도 인근 11개 광구에 대해 광구단위 휴식년제 추진, 사전·사후 해양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joosik@fnnews.com
2010-05-17 11:24:03[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 <29>] 조지아 '바투미'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트빌리시에서 여러나라 친구들과 함께 맞은 새해 이벤트는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역시 우리는 큰도시와 안 친하다. 흑해 연안의 소도시 바투미에 가서 넉넉히 머무르며 쉬고 밀린 영상작업도 하기로 하고 트빌리시를 떠난다. 트빌리시에서 바투미까지는 자동차로 6시간 거리이다. 아침일찍 출발했는데 다행히 휴일이어서인지 교통체증없이 빠져나왔다. 도로상태도 좋고 날씨도 좋다. 지금껏 다녔던 스탄국가와 뭔가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다. 길가에 멋진 휴게소와 주유소도 보이고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긴 시간을 이동하던 중 나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탄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10년전 아메리카 장기여행을 할때말야 캐나다, 미국같이 잘사는 나라에서 멕시코-과테말라 등 점점 못사는 나라로 이동했었잖아. 그때는 사회 인프라며 치안 등이 점점 안좋은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가난한 나라에서 점점 잘사는 나라로 이동 중이라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물가가 점점 비싸지는 것이 힘드네. 디젤가격, 식비, 숙박비가 점점 더 들고 어려워지니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 그러자 탄이 이야기했다. "맞아, 그래서 긍정의 힘이 중요한 것 같아. 힘들고 어려운 것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모든 일에 부정적이 될 수 밖에 없어. 어떤 일이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고 감사할 것에 생각을 집중하면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거야." 참으로 그랬다. 길옆에 지나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중앙아시아의 황량함에 익숙해있다가 물도 많고 푸르른 들판을 보니 마냥 좋았다. 사방을 둘러보다보면 산이 보이는 것도 너무 반가왔다. 한참을 달려와서 드디어 바투미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바다, 흑해다.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카스피해를 만나고 이제 흑해에 왔다. 바투미는 조지아 최대의 항구도시라더니 과연 커다란 컨테이너선들과 대형 크레인이 많아 무척 활기차 보였다. 이곳은 유럽풍의 예쁜 건물들과 현대적인 고층빌딩들이 조화를 이루며 있었다. 머리위로 케이블카도 다닌다. 잘 정돈된 깨끗한 거리와 가로수가 야자수인 이국적인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Orbi city라는 거대한 3개 동의 빌딩이었다. 현지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라기보다는 개인들이 사서 공유숙소로 대여를 해주는 분위기였다. 프론트에서 키를 받으려는데 집주인과 소통이 잘 안되었는지 문제가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한시간반을 기다려 겨우 카드키를 받을 수 있었다. 한쪽은 바다가, 다른 쪽은 바투미 시내가 보이는 베란다가 있는 원룸이었는데 간단한 주방도 있고 둘이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하루 18달러로 가격이 매우 좋아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된다. 이곳에서 예약한 것보다 열흘정도 더 머물기로 결정하고 집주인에게 연장요청을 했다. 오랜만에 집같은 곳에 머물게 되어 너무 좋았다. 저녁때 베란다에 나와 바다를 보면 석양이 아름답게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는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나와 3분만 걸어가면 바닷가이다. 흑해의 모래사장은 곱고 보드라운 까만 모래와 동글동글 귀여운 자갈로 이루어져있다. 여행지에서 돌이나 모래를 가져오는 것이 금지된 경우가 많아서 참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자갈이 너무나 희고 동그란 찹쌀떡같이 예쁘게 보여서 참지 못하고 결국 대여섯개나 줍고 말았다. 하지만 이성을 되찾고 바닷가를 떠날때 모두 놓아두었다. 그래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으니 됐다.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와 공원이 잘 꾸며져 있어서 걸어다니기에 참 좋았다. 바투미에서 머무는 동안 탄의 생일이 되었다. 아침에 생일기념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미역으로 쇠고기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스팸과 계란후라이까지 그럴듯한 한상차림으로 잘 먹고 어떤 선물을 원하냐고 탄에게 물어보니 즐겨입던 옷에 구멍이 났다며 보여주는데 깜짝 놀랄만큼 커다란 구멍들이 양쪽 겨드랑이에 난리도 아니다. 탄이 그동안 이런 옷을 입고 다녔다니, 내가 너무 무심했나 보다. 시내에 바투미 몰이라는 곳에 가서 탄의 옷을 골라주었다. 가로줄무늬가 있는 긴팔 니트였는데 탄이 입어보고는 매우 좋아한다. 점심에는 탄의 생일을 기념으로 맥도날드 매장에 갔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신기한 건물이다. 키오스크에서 영어로 주문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조지아 글자는 예쁘긴 하나 절대 읽을 수가 없다. 2층의 야외 좌석에서 식사를 했는데 우리가 본 중 시설이 가장 멋진 맥도날드 매장이었다. 케찹은 안주지만 자리로 서빙을 해준다. 이럴줄 알고 가방에 쭉 가지고 다녔던 케찹을 꺼냈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버거킹과 KFC 케찹이다. 역시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어디서건 맛있었다. 촛불도 케잌도 없지만 조촐한 우리끼리의 생일파티를 했다. 맥도날드에서 꺼낸 한국발 '버거킹, KFC케챱'...케챱을 돈주고 사먹는건 사치다! 이슬람 국가를 벗어났으니 이제 돼지고기를 마음껏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마트에서 계란과 고기와 과일등을 잔뜩 사와서 하루는 돼지고기를 구워 고추와 마늘과 함께 상추쌈을 먹고, 또 하루는 스파게티면으로 자장면을 해먹고 냉동 오징어 등 해물도 사서 짬뽕도 해먹었다. 하루는 탄이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된 프랑스의 Yon이라는 친구가 추천해준 레스토랑에 가보자고 한다. 그 친구도 장기여행 중인데 얼마전 바투미에서 6개월간 살았다고 한다.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었다니 기대가 된다. 길가에 위치한 'Leuville' 라는 레스토랑은 인도 한쪽을 막고 야외좌석을 만들어놨는데 여기는 이런 것도 가능한가 싶었다. 들어가는 문이 희안한 방식으로 열린다. 힌지가 가운데 있어 문을 90도 돌리면 양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부 인테리어도 힙한 분위기가 멋스러웠고 주문은 스마트폰을 통해 하는 방식이라 익숙하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잘 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하차푸리, 그리고 새우튀김 샐러드 등을 먹었는데 간도 잘 맞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며칠 후 1월 14일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밖에서 심상치않은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점점 커져서 대체 뭔가 싶어 베란다로 나가보니 바투미 시내쪽에서 폭죽이 엄청나게 터지고 있었다. 조지아는 정교회의 율리우스력 새해를 축하하는 풍습이 있어 우리의 신-구정처럼 새해를 두번 축하한다고 들었었는데 오늘이 그날인가보다. 휘파람소리등 환호성같은 소리도 계속해서 들리고 온 도시에서 쉴새없이 폭죽이 난리였다. 이미 1월 1일에 트빌리시에서 엄청난 새해축하 이벤트를 경험한 우리는 이번에는 숙소 베란다에서 맥주 한캔을 마시며 불꽃놀이가 정신없이 계속되는 야경을 편안하게 감상했다. 그때 만났던 친구들이 조지아가 새해를 맞기 가장 멋진 나라라며 이런 불꽃놀이를 2번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 것이 생각났다. 트빌리시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리가 머물고있는 Orbi city는 가격과 시설 위치 등 다 좋은데 하나 아쉬운 것은 까브리 주차할 곳이 마땅치않아 한참 떨어진 길가에 세워두어야 했다. 짐을 가지러 가거나 할 때면 꽤 먼 거리를 왕복해야했다. 캥핑카의 앞유리 금이 어느새 20cm 정도로 길어졌다 여러날을 숙소에만 있다가 까브리에 가보니 앞유리의 금이 확 길어져있었다. 우즈벡에서 적은 돈으로 대충 때운 것이 아무래도 미봉책이었나보다. 계속 금이 커지고 위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 대형 정비센터를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도 여럿이고 무척 크고 제대로된 정비센터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유리를 팔 뿐 교체는 다른 곳에서 해야한다고 해서 물어물어 10분 거리의 차량 유리교체 전문점을 찾아갔다. 넓은 주차장에 대형트럭들이 서있는 끝에 까브리가 서있는데 트럭들에 비해 매우 앙증맞아 귀여워 보였다. 대형차량 위주로 서비스를 하는 곳인가 하며 사장님께 유리교체에 대해 물어보려는데 영어를 못하셔서 스마트폰의 번역앱으로 어렵게 소통을 시도했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손님이 우리를 보고 영어를 할 수 있다며 통역을 자처해주셨다. 덕분에 필요한 것을 물어볼 수 있었고 사장님은 까브리로 와서 유리 크기도 재고 부품이 있는지도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는데 우리가 곧 튀르키예로 갈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이곳에는 까브리 차종인 포터2의 유리가 없어 튀르키예에서 주문해 와야하는데 5일이 걸린다며 그곳에 가서 고치는 것이 나을거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튀르키예의 트라브존에 가면 바로 고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해외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가 어려워 긴장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 최선의 선택지를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우리는 보름간 바투미에서 잘 쉬고 흑해를 원없이 즐기고 밀린 작업도 잘 할 수 있었다. 여행을 계속할 새 힘을 얻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rc_87hS1vqI?si=_OEjakcEGe2UyKDy>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2 10:32:35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여행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을에 잘 어울리는 낙조 명소 코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붉게 물든 단풍만큼 낭만적인 붉은 바다로 떠나는 선셋 투어다.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안에서도 인천 강화도의 석모도, 전북 부안의 채석강, 할미할아비 바위가 있는 충남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3대 일몰지로 꼽힐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특히 가을은 일 년 중 하늘이 가장 맑아 낙조를 쉽게 볼 수 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해변 길이만 약 3.2㎞로 탁 트인 해수면 위로 떨어지는 오메가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전문 작가들이 수시로 찾는 곳이다. 꽃지해수욕장 한가운데에는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가 있어 오션뷰 객실에 머무르며 멋진 선셋을 감상할 수 있다. 리조트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해변 가까이 자리한 야외 펍 '아일랜드57'에 가면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해변의 정취를 느끼며 가벼운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오는 10월까지 라이브 공연도 이어진다. 리조트 앞바다에서는 9월까지 패들보드와 서프 강습이 진행된다. 동해와 다르게 수심이 깊지 않고 파도가 잔잔해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여행객들도 안전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붉은 석양을 배경 삼아 평생 한 번뿐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도 좋다. 매주 토·일요일에는 해변 탐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곱고 단단한 사규질 모래 해변을 탐험하며 바다 이야기와 해양 생물을 관찰하는 시간으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또 환경보호를 위한 해변 플로깅이 수시로 진행된다.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 1층 피플레이스에서는 디지털 놀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엘포박스의 '톡톡박스'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유아용 스마트 러닝기기로 재미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11 17:3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