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허미미는 의연했다. 정말 잘 싸웠고, 대단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밤 늦게까지 지켜본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유도 여자 57㎏급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놓치는 과정은 다소 허무했고 어이없었다.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혈투를 벌였다. 지도 2개씩을 받은 두 선수는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어 나갔다. 지도 3개를 받으면 그대로 반칙패다. 연장전 시작 2분 15초께 두 선수는 소매를 하나씩 맞붙잡고 치열한 기 싸움을 펼쳤다. 먼저 공격에 들어간 쪽은 허미미였다. 허미미는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어 메치기를 시도했고 이것이 먹히지 않자 곧바로 일어나 반대쪽 메치기를 시도했다. 수세를 취하던 데구치는 뒤쪽으로 이동하며 허미미의 공격을 피했다. 심판의 판단은 허미미의 '위장 공격'이었다. 위장 공격이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지도를 준다. 네티즌들은 “연장전에서 데구치는 다리를 부여잡고 힘에 겨워하며 그쳐가 선언될때마다 심판을 쳐다봤다. 옷깃 싸움을 할때마다 심판을 쳐다봤는데 유도라는 것이 얼마나 심판을 간절하게 쳐다보는지 여부에 승패가 갈리는가”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술은 온데간데 없고 심판 눈치만 봐야하는 경기가 되어간다”라고 비꼬았다. 실제로 반칙승을 거둔 데구치 조차도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다소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데구치는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꿔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위장 공격에 대한 판정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허)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미가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서 공격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렇다고 데구치가 딱히 공격했던 것도 아니었다. 유럽이라는 게 (판정에) 조금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30 06:49:57[파이낸셜뉴스] 항저우AG 유도에서 계속적으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표적이 대한민국 선수들이 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여자 48㎏급 이혜경(광주도시철도공사)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이혜경은 24일 펼쳐진 카자흐스탄 아비바 아부자키노바와 준결승에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3번째 지도를 받는 과정이 이상했다. 의도치 않게 손이 아부자키노바의 눈으로 향했는데, 심판은 지도를 선언했다. 유도는 격렬한 잡기 싸움을 수반한다. 당연히 손가락에 눈이 찔리는 일도 허다하다. 분명 도복 잡기 싸움 과정에서의 고의가 아닌데 지도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한국의 입장이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이혜경은 도복을 잡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 얼굴을 고의로 가격했다는 판정을 받았고, 유도 정신에 위배되는 금지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동메달 결정전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고의성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대회조직위원회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디오판정 결과 한국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혜경은 동메달 결정전에 나설 자격을 박탈당하며 최종 5위가 확정되었다. 기대를 모았던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안바울은 일본의 다나카 료마와 4강에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양 선수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채 연장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슷한 공격성으로 치고 받았다. 안바울은 계속적으로 상대의 위장공격을 지적하며 액션을 취했고, 벤치에서도 계속적으로 항의가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지도를 받은 것은 안바울이었다. 유도에서 지도 3개는 곧바로 반칙패다. 한국 유도가 심판의 석연치않은 판정으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9-24 16:24:33[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장기대국이 열리던 도중, 한 선수가 마스크를 30분가량 벗고 있었다는 이유로 반칙패 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도쿄 시부야구 장기회관에서 ‘제81기 명인전 A급 순위전’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에 시작된 대국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종반전에 접어든 오후 11시쯤, 사토 9단이 장고(長考) 중이던 상황에서 30분 이상 마스크를 미착용한 채로 있자 대국 상대였던 나가세 왕좌가 대회 관계자에게 “반칙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나가세 왕좌가 지적한 규정은 올 2월 도입된 것으로, “건강상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국 중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었다. 판단 요청을 받은 일본장기연맹 측은 1시간이 넘는 협의를 거쳐 사토 9단의 반칙패를 판정했다. 일본 언론 매체들은 “사토 9단의 이번 패배는 마스크 착용에 관한 규정이 마련된 이후 최초로 적용된 사례”라고 보도했다. 당초 해당 규정이 마련되기 전 장기 대국 중 마스크 착용은 ‘권장’에 그쳐왔는데, 선수들이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마스크를 벗고 경기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의무화를 결정한 것이었다. 일본 네티즌 사이에선 사토 9단의 반칙패 판정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판정 전 사토 9단에 대한 주의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은 “한 번의 경고는 필요했던 것 아니냐” “수다를 떨거나 기침한 것도 아니고, 잠자코 생각하고 있던 것은 감염 위험성조차 없다” “미리 주의가 있었다면 (사토 9단도) 마스크를 썼을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역 기사들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사키 다이치 7단은 사토 9단의 반칙패 소식에 “너무 충격적인 패배”라며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히로시 4단도 “안타깝다. 정말 이상한 패배”라고 언급했다. 일본에선 현재 실외뿐 아닌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규정은 ‘권고사항’에 그친다. 이에 해당 규정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인 스도 겐키 참의원 의원은 “승부 중인 사람에게 본래 경쟁이 아닌 것에 의한 패배는 정말 억울한 일”이라며 “결과를 재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카쿠라 히로미 여류 2단은 “경기 외에서의 룰 위반에 대해선 반칙패보단 대국료 반납 등 다른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며 “승패는 어디까지나 대국 내에서 결정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1-07 06:43:47[파이낸셜뉴스]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평소 팬심을 드러냈던 배우 남주혁으로부터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다. 허미미는 지난 29일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남주혁에게 먼저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허미미는 "남주혁씨에게 카카오톡이 엄청 길게 왔다. (누구에게) 말하기 싫을 정도로 너무 기뻤다. 지금 처음 말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군대에 있으니깐 아마 시합을 못 봤을 텐데,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항상 응원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허미미는 "(떨려서 답장을 바로) 못했다. 하루 종일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답장했다"며 "엄청 팬이라고 했고, 정말 멋있고 감사하다고 했다.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남겼다고 덧붙였다. 허미미는 남주혁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30일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을 마친 뒤 파리 현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남주혁 주연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취미”라며 "만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허미미는 지난달 29일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 이하급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반칙패를 당하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으로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로 활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30 19:19:56실핏줄이 터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거친 숨이 터져나왔다. 4분만 해도 엄청나게 힘든 유도를 하루에 30분이 넘게 하고 있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의 대장 안바울(30·남양주시청) 이야기다. 3일(한국시간) 한국 선수단은 양궁과 사격에서 각각 하나씩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사브르 단체에서는 은메달이 나왔다. 모든 시선이 그곳으로 쏠릴만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들은 동메달이었지만, 유도 혼성단체전에 열광했고 감동받았다. 안바울의 투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의 안바울은 지난달 28일 2024 파리올림픽 개인전에서 예상보다 일찍 짐을 쌌다. 세계랭킹 13위 안바울은 남자 66㎏급 16강전에서 구스만 키르기스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절반패했다. 당시 안바울은 "앞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후배들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미안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엿새 뒤인 3일 안바울은 유도 혼성단체전 수훈 공신으로서 팀 전원에게 동메달을 안겼다. 단체전 6개 체급 가운데 남자 73㎏급과 여자 70㎏급에 나설 대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안바울이 한단계 위 체급에 출전해 '반전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안바울 덕분에 한국 유도 대표팀 전원 11명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한 6명뿐만 아니라 후보 선수 5명까지 모두 동메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자 60㎏급 개인전 탈락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선배 김원진은 후배 안바울 덕분에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었다. 안바울도 2016 리우 대회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유도 선수로서 처음 세운 기록이다. 안바울은 혼성단체전 16강(튀르키예), 8강(프랑스), 패자부활전(우즈베키스탄), 동메달 결정전(독일)을 치르는 동안 무려 35분49초 동안 매트에 있었다. 한 경기 정규시간은 4분이다. 안바울은 같은 체급인 무함메드 데미렐(튀르키예)에게 한판승했고, 한 체급 위인 조안-뱅자맹 가바(프랑스)를 상대로 5분16초 혈투 끝에 아쉽게 반칙패했다. 무로존 율도셰프(우즈베키스탄)와는 12분37초 동안 혈투를 벌인 끝에 상대의 반칙패를 끌어내면서 팀의 4-2 승리를 확정지었다.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매트를 두 번이나 밟았다. 다섯번째 경기에서 9분38초 혈투 끝에 패한 안바울은 이후 전체 스코어가 3-3 동점이 되면서 '끝장 매치'인 골든스코어 경기의 주자로 다시 매트에 올랐다. 체격 차이에 떨어진 체력, 이미 한 차례 패했던 전적 등 모든 상황이 한국의 패배를 가리켰다. 하지만 안바울은 두 번이나 지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고, 5분25초 연장전 끝에 반칙승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안바울은 후배들로부터 "안바울" 연호를 받았다. 안바울은 개인기록보다는 팀과 함께했다는 것에 감격해 했다. 안바울은 "여기 있는 선수들 말고도 함께 훈련한 모든 선수가 진짜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안바울은 리우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패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불미스러운 일 이후 맞이한 도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비록 동메달이지만, 안바울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안바울의 유도 인생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4 12:07:0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대한민국 유도가 파리에서의 밤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혼성 단체전 금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모든 선수들은 얼싸안고 파리에서의 마지막을 즐겼다. 그들은 승자였고, 또 최고였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1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하지만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는 신예들이 다수 튀어나와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일단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이미 세계 최강자들과 기량차이는 조금도 없다. 허미미는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석패했지만, 석연치않은 반칙패였고 기량은 오히려 허미미가 나았다. 허미미는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올해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태극기를 펄럭였다. 한국 유도 이준환(22·용인대)은 천재과의 선수다. 2022년 6월 첫 시니어 국제대회였던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고, 20여일 뒤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선 도쿄 올림픽 금·동메달리스트를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이준환을 국제유도연맹(IJF)은 '번개맨'이라고 칭하며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라고 극찬했다. 이준환은 2023년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올해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제패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30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한국 유도 최중량급의 간판이자 세계랭킹 1위, 올림픽 랭킹 1위인 김민종(23·양평군청)도 있다. 그는 신장 184㎝, 체중 135㎏이다. 김민종이 긴 팔로 거리를 벌리고 긴 다리로 공격해오는 상대를 꺾기 위해선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꼽힌다. 경기 내내 순발력을 유지하는 체력, 상대 약점을 공략하는 작전, 열세에 침착할 줄 아는 멘털이다. 여기에 남들은 보통 하나 꼽기도 어려운 주특기를 김민종은 업어치기, 빗당겨치기, 어깨로메치기 세 가지로 꼽는다. 2024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비록 타도를 다짐했던 리네르에겐 결승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봤으나 지난 3년 같은 성장세라면 금메달은 시간문제다. 허미미, 이준환, 김민종에게는 모두 공통적인 과제가 있다. 바로 숙적을 넘서는 것. 57kg급에서는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버티고 있다. 81kg급에서는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세계 2위)가 버티고 있다. 무제한급에서는 테디 르네르가 버티고 있다. 특히, 이준환은 그리갈라쉬빌리에게 무려 4연패를 당하고 있어서 더욱 관계 청산이 필요하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이들은 아직 워낙 젊다. 목표는 세계 1위. 새로운 남녀 천재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대성공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4 05:19:37[파이낸셜뉴스] 한국 유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새로운 황금세대가 떠오르고 있어서다. 일단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이미 세계 최강자들과 기량차이는 조금도 없다.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석패했지만, 석연치않은 반칙패였고 기량은 오히려 허미미가 나았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그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그렇게 일본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2021년, 허미미가 잘 따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유언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허미미는 고민하지 않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같은 재일 교포 김지수(23)를 따라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입단 과정에서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이후 허미미는 날개가 돋친 듯 폭풍 성장을 했다. 기존에 약점으로 평가받던 근력을 꾸준한 운동으로 보강해갔고 경기 운영 능력도 국제 경험을 쌓아가며 보완해나갔다. 허미미는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오다가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태극기를 펄럭였다. 한국 유도 이준환(22·용인대)은 천재과의 선수다. 2022년 6월 첫 시니어 국제대회였던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고, 20여일 뒤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선 도쿄 올림픽 금·동메달리스트를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이준환을 국제유도연맹(IJF)은 '번개맨'이라고 칭하며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라고 극찬했다. 이준환은 2023년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올해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제패했다. 작년과 재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30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허미미와 이준환에게는 모두 공통적인 과제가 있다. 바로 숙적을 넘서는 것. 57kg급에서는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버티고 있다. 그리고 81kg급에서는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세계 2위)가 버티고 있다. 특히, 이준환은 그리갈라쉬빌리에게 무려 4연패를 당하고 있어서 더욱 천적 관계 청산이 필요하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이들은 아직 워낙 젊다. 목표는 세계 1위. 새로운 남녀 천재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대성공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31 09:53:24세계 랭킹 3위이자 독립운동가 후손 유도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가 첫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허미미는 "시상식 때 부르려고 애국가 가사를 다 외웠는데 아쉽다. 다음 올림픽 때 꼭 부르겠다"며 4년 뒤를 기약했다. ■위장 공격 판정에 아쉬운 銀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 아쉽게 반칙패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가 처음으로 메달을 손에 쥔 것으로, 한국 여자 유도 은메달은 2016 라우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승패를 가른 것은 심판의 세 번째 판정 지도였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연장전(골드스코어)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정규시간(4분) 안에 허미미와 데구치는 각각 판정 지도 2개와 1개를 받았다. 허미미가 지도를 하나만 더 받으면 반칙패인 상황이었다. 연장전 시작 1분48초 데구치가 두 번째 지도를 받으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 허미미는 2분15초께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어 메치기를 시도했고, 먹히지 않자 곧바로 일어나 반대쪽 메치기를 시도했다. 데구치는 뒤쪽으로 이동하며 허미미의 공격을 피했다. 그런데 이때 심판은 허미미에 '위장 공격' 판단을 내려 세 번째 지도를 꺼내 들었다. 연장 2분 38초를 넘어갈 시점이었다. 허미미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몄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를 두고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며 의연하게 판정을 받아들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심판의 지도 판정에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 네티즌 사이에선 "누가 심판을 간절하게 바라보는지 싸움인가"라는 반응이 속출했다. 우승자인 데구치도 경기 직후 "유도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고 판정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할머니 유언 따라 한국行 이번 경기가 특히 아쉬움이 남는 것은 허미미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권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명문대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했다. 그러던 허미미가 한국행을 택한 것은 평소 잘 따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을 따르기 위해서였다. 할머니는 "손녀 미미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유언했다. 한동안 한국·일본 이중국적자이던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버리고 경북체육회 유도단에 입단했고 이듬해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 5대손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7-30 18:06:03[파이낸셜뉴스] 한국 여자 유도의 간판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석연치 않은 판정에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틀 전 일본 선수에게도 오심 논란이 일어나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유도 심판진들의 판정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허미미의 실격패에 유도 종주국 일본도 고개를 갸웃했다. 세계랭킹 3위의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크리스타나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를 당했다. 두 명 모두 지도 2개를 받은 가운데, 허미미가 세 번째 지도를 받아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 허미미는 연장전 2분35초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양쪽으로 메치기를 시도하며 공격에 나섰으나 데구치가 이를 피했다. 이때 심판이 허미미의 '위장 공격'을 선언하면서 세 번째 지도를 줬다. 결국 시종일관 제대로 공격도 하지 않고 피하기만한 데구치의 승리가 선언됐다. 판정 이후 두 선수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승자인 상대 데구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던 판정이었다. 반칙승으로 금메달이 확정됐음에도 데구치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잠시 허공을 바라본 뒤 매트에서 내려왔다. 이후 그는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도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이번 올림픽에서 나온 유도 판정 논란을 짚었다. 일본 언론 히가시스포웹은 30일 "이번 올림픽 유도에서는 일본 선수에게도 불리한 판정이 잇따르면서 오심 소동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큰 소동이 벌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매체가 말한 '오심' 경기는 유도 남자 73kg급에서 나온 하시모토 소이치의 반칙패였다. 하시모토가 공격을 했는데 반칙패로 세 번째 지도를 받아 탈락한 것에 분개한 것이다. 지난 28일엔 남자 60kg급에 출전한 나가야마 류주가 오심 논란으로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나가야마는 상대 선수 프란시스코 가리고스(스페인)의 조르기를 견디고 있었다. 심판은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가야마는 힘을 풀었다. 그러나 가리고스는 계속 조르기를 이어갔다. 나가야마는 바닥에 잠시 드러누웠다. 이 장면을 보고 심판은 가리고스의 한판승을 선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30 15:40:53세계 랭킹 3위이자 독립운동가 후손 유도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가 첫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허미미는 "시상식 때 부르려고 애국가 가사를 다 외웠는데 아쉽다. 다음 올림픽 때 꼭 부르겠다"며 4년 뒤를 기약했다. ■연장전 '위장 공격' 판정에 아쉬움 남는 銀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 아쉽게 반칙패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가 처음으로 메달을 손에 쥔 것으로, 한국 여자 유도 은메달은 2016 라우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승패를 가른 것은 심판의 세 번째 판정 지도였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연장전(골드스코어)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정규시간(4분) 안에 허미미와 데구치는 각각 판정 지도 2개와 1개를 받았다. 허미미가 지도를 하나만 더 받으면 반칙패인 상황이었다. 연장전 시작 1분48초 데구치가 두 번째 지도를 받으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 허미미는 2분15초께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어 메치기를 시도했고, 먹히지 않자 곧바로 일어나 반대쪽 메치기를 시도했다. 데구치는 뒤쪽으로 이동하며 허미미의 공격을 피했다. 그런데 이때 심판은 허미미에 '위장 공격' 판단을 내려 세 번째 지도를 꺼내 들었다. 연장 2분 38초를 넘어갈 시점이었다. 허미미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몄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를 두고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며 의연하게 판정을 받아들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심판의 지도 판정에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 네티즌 사이에선 "누가 심판을 간절하게 바라보는지 싸움인가"라는 반응이 속출했다. 우승자인 데구치도 경기 직후 "유도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고 판정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데구치는 금메달을 확정 짓고도 찜찜한 듯 웃음기 없는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다 매트에서 내려와 코치의 축하를 받고 나서야 웃어 보였다. ■독립운동가 후손...할머니 유언 따라 한국行 이번 경기가 특히 아쉬움이 남는 것은 허미미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권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명문대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했다. 그러던 허미미가 한국행을 택한 것은 평소 잘 따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을 따르기 위해서였다. 할머니는 "손녀 미미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유언했다. 한동안 한국·일본 이중국적자이던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버리고 경북체육회 유도단에 입단했고 이듬해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 5대손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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