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년 가는 권세가 없다는 고사성어가 수백년을 내려오는데는 이유가 있는 모양입니다. 한 해에 20만명 이상이 응시하던 '9급 공무원'의 인기가 10년이 지난 지금 반토막이 났습니다. 정부 인사혁신처 집계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4749명을 뽑는 공개채용에 지원한 인원은 10만3597명입니다. 2016년 22만2650년의 반절도 되지 않는 숫자죠. 합격만 하면 밥 굶을 일이 없다는 '철밥통'의 위세가 고사성어처럼 10년을 가지 못한 셈입니다.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밥통에 밥이 없다"거나 "아무도 안 잘리는 것이 오히려 단점"이라는 불만이 나오던 차, 지난해에는 "누가 공무원 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느냐"는 조롱까지 나오는 신세가 되기도 했죠.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일 수 있습니다. 사실 공무원들의 상황 자체는 10년 전과 변한 것이 거의 없거든요. 월급과 복지를 포함해서 하는 말입니다. 공무원 인기는 경기에 반비례?올해 '9급 공무원'의 경쟁률은 21.8대 1. 1992년 19.3대 1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현재 공무원에 대한 취업 수요가 1992년으로 회귀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1992년은 어떤 시기였을까요? 1988년 '88올림픽' 이후 우리 경제가 상승세를 타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90년은 9.9%, 1991년은 10.8%라는, 지금으로서는 신화같은 성장률을 보이던 시기입니다. 민간 일자리는 넘쳐나고, 기업에서 고용을 위해 마구 돈을 살포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인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직은 민간에 비해 보수가 낮게 책정됩니다. 90년대에도 민간 대비 공직의 급여는 90%대에 머물러 있었죠. 민간에 더 높은 급여의 일자리가 넘치게 있다면 굳이 공직에 발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반대로 공무원 인기가 치솟은 2015년은 기나긴 침체에 들어선 시기였습니다.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사오정', '오륙도'와 같은 정리해고의 불안감이 사회를 뒤덮던 시기입니다. 민간에서의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그 수요는 공무원으로 불붙듯이 옮겨갔습니다. 민간에 돈이 많이 몰릴 수록 공직의 인기는 떨어진다고 단순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침체기에 소소한 만족을 주는 '립스틱'처럼, 공직 역시 사회가 어려울 수록 빛을 발하는 직업에 가까웠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무원 인기는 '물질주의'에 반비례그렇다면 논리적으로 당연한 의문이 따라붙게 됩니다. 지난해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 속에서 공무원의 인기는 왜 폭발적인 성장세의 1992년을 따라가고 있는 걸까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4%에 그쳤고, 올해는 상향조정을 거친 뒤에야 2.7%를 바라보는 중입니다. 반도체 기업이 '역대 최고 실적'을 바라보는 후광을 업고도 개발도상국 시기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죠. 2024년의 우리와 1992년의 선대 사이에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돈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슬프게도 1992년과 다릅니다. 높은 성장으로 통화량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투자자산 가치가 높아지며 근로소득의 의미가 많이 퇴색돼서입니다.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오르는 만큼 '벼락거지'와 '벼락부자'가 속출했고, 민간보다도 더 적은 근로소득을 얻는 공무원은 기피직업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MZ 공무원의 퇴사를 막겠다"는 목표로 2017년 이후 최대폭의 급여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자그마치 3%를 올리는 중차대한 결정이지만 현재 공무원의 민간대비 보수는 80%대 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돈을 쫓는 세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공무원 본연의 사회에 대한 봉사를 지나친 물질주의가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죠. '과거급제'처럼 여겨지던 공무원 시험이, 정말로 조선시대의 청렴한 선비만이 치를 수 있는 시험이 돼가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2024년의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보수를 포기한 봉사를 요구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8-29 09:46:37[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8년 만의 최대폭인 3.0% 인상하기로 하면서 '낮은 임금'을 공직사회 이탈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 'MZ 공무원'들을 달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정부와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3.0%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25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올해 보수 인상률(2.5%)보다 0.5%포인트(p) 오른 것이다. 지난 2017년(3.5%) 이후 8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7%)보다도 높다. 공무원 임금은 2016년 3.0%, 2017년 3.5%를 기록한 이후 2018년 2.6%, 2019년 1.8%, 2020년 2.8% 올랐다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등으로 소폭 인상에 그친 바 있다.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과 관련해 "그간의 높은 물가 상승률과 억제된 임금 인상률, 민간 기업과의 보수 격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예년보다 큰 폭으로 인상하기로 한 것은 최근 MZ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공직을 떠나는 대표적인 이유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가 꼽힌다. 실제로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지난해 조합원 2만6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 사직 의사가 있다'고 답한 20~30대 공무원은 47%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가장 많은 69%가 낮은 임금을 꼽았다. 김영운 전공노 2030 청년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떠나는 MZ 공무원을 잡기 위해 여러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인 낮은 임금에 대한 개선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초임) 공무원 임금은 기본급 187만7000원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급 3만원 등을 더해 월 232만원이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 기준으로 환산한 일반 근로자 월급(206만740원)보다 26만원 많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월 19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공무원 노조의 설명이다. 낮은 임금 등의 여파로 공무원 인기도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경쟁률은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를 경신했고, 필기시험 응시율도 75.8%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공무원 노조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로 기본급 31만3000원(8.1%) 정액 인상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국회는 최소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고 저연차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며 "노조는 공보위를 법제화해 결정 사항이 그대로 이행되게 하는 등 국회와 정부에 대한 투쟁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악성 민원, 업무 과중, 주말 비상근무 등을 언급한 뒤 "이렇게 일하는데 실질 임금은 매년 마이너스"라며 "공무원은 해서는 안 될 직업이다.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밥통에 밥은 없고 밥통이 찌그러져 밥을 담을 수도 없다"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8 09:01:53[파이낸셜뉴스] 이른바 'MZ 공무원'인 청년 공무원들이 낮은 임금 등 열악한 처우를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들은 공직사회 이탈을 막기 위한 임금 인상을 정부에 강력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2030 청년위원회는 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의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663명→2020년 9258명→2021년 1만693명→2022년 1만3321명으로 3년 사이 2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만35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 노조는 이러한 배경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꼽고 있다. 김영운 2030 청년위원장은 이날 "정부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떠나는 MZ 공무원을 잡기 위해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인 낮은 임금에 대한 개선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초임) 공무원 임금은 기본급 187만7000원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급 3만원 등을 더해 월 232만원이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 기준으로 환산한 일반 근로자 월급(206만740원)보다 26만원 많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월 19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공무원 노조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민간 대비 공무원 임금 수준은 83.1%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공무원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이 임금 인상에 대해 요구하면 '철밥통'이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 철밥통에 밥이 없어 철밥통 깨부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너져가는 공직 사회를 되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공무원 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며 "자긍심, 사명감 모두 정당한 보상, 임금 인상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해길 전공노 거제시지부 지부장은 "정부는 아직 젊은 청년들이 공직을 떠나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며 "내가 일한 만큼 임금을 안 줘서 떠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악성 민원, 업무 과중, 주말 비상근무 등을 언급한 뒤 "이렇게 일하는데 실질 임금은 매년 마이너스"라며 "공무원은 해서는 안 될 직업이다.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밥통에 밥은 없고 밥통이 찌그러져 밥을 담을 수도 없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 알고 들어온 거 아니냐', '돈 벌려면 공무원 하지 말았어야지', '솔직히 공무원 하는 일 없지 않냐' 등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너무 초라하다. 그것마저 매년 거의 삭감 수준"이라며 "공무원 연금은 이미 박살났다. 국민연금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건 정해진 미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청년 공무원들이 다 떠나기 전에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공무원 노조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로 기본급 31만3000원(8.1%) 정액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보수위원회(공보위)는 5급 이상 2.5%, 6급 이하 3.3% 인상을 결정했다. 9급 1호봉 공무원에 대해서는 생계비 보장을 위해 수당을 포함한 보수를 월 16만원 이상 인상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청년 공무원들은 "기재부는 공보위 결정을 이행하고, 공무원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향후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철저히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청년 공무원들은 각종 구호가 적힌 양은 냄비를 들고 행진하다가 정해진 자리에서 신호에 맞춰 양은 냄비를 밟아 찌그러뜨기리도 했다. 또 철밥통이 그려진 상자를 쌓고 이를 대형 망치로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07 05:25:26"제 동기 30명 중 10명이 벌써 그만뒀어요."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5년 차 한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들의 결원 상태가 심각하다며 업무부담을 하소연했다. 한창 의욕을 갖고 일할 나이인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공동화에 따른 인구 감소에 이어 지방공무원마저 적정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공직사회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남아 있는 공무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조직문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공무원들의 이탈현상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다만 지역에서 느끼는 긴장의 파고는 더 크다.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과 비교해 기초지자체 공무원들의 이탈 속도가 가파르다. 낮은 보수는 물론 과중한 업무부담 등이 이탈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공무원이라는 상징적인 차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그만큼 사회의 지형이 변하고 사회적 의식도 급변하고 있는 탓이 크다. 과거 국가에 봉사한다는 소명의식과 열정, 자부심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과 업무의 과부하, 위계구도에 따른 경직성, 계급문화의 강고한 존재가 똬리를 틀듯 이들을 압박한다. 조직 내에서의 양극화도 문제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직무몰입도, 만족도, 공직가치 등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MZ 공무원들은 선배 공무원들에 비해 여러 지표에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공무원 의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1981년을 기준으로 이전 세대인 기성세대는 이직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직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58%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그 이후 세대인 MZ세대는 무려 70%에 가까운 비율이 이직 의향을 보였다. 신분보장과 공직의 역할·사명이 공직을 선택한 최우선 기준으로 작용했다면 이제는 일과 삶의 균형, 자신만의 시간 활용 등에 더 높은 가치를 두면서 조직충성도와 조직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공무원을 '철밥통'이라며 비아냥대고 있지만 정작 공무원이 되면 "밥통이 비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낮은 임금과 과중한 업무부담을 견뎌야 하는지가 이들의 절박한 과제다. 조직혁신이 필요한 것도 그래서다. 전체 공무원 사회에서 MZ공무원 비율이 50%에 육박해 가고 있는데도 이에 부응하는 적절한 조직변화와 문화는 체감할 수 없고, 갈수록 다양해지는 행정수요에 대응하는 것도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탓인지 최근 '조용한 사직'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22년 미국의 20대 엔지니어가 신조어를 틱톡에 소개한 이후 유행한 말인데 "직장에서 자신이 맡은 최소한의 일만 한다"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노동방식" 등을 의미한다. 조용한 사직은 대부분 Z세대와 젊은 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저임금이나 근무여건 등의 영향, 업무태만의 미화, 고용불안으로 인한 준비 등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에 따른 위기의 파고는 비단 공직사회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직사회가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직사회의 혁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혁신은 직무에 대한 개념과 권한, 나아가서는 조직의 자율성을 신장할 수 있는 조직체계의 대변혁이 수반돼야 가능하다. 형태와 모습만 바꾸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고 땜질이다. 땜질로 점철된 공직사회의 조직과 인사제도 등을 바꾸지 않고서는 공직사회의 위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적정 수준의 임금상승, 계급구조 개선, 개방형 인재의 등용 확대, 조직 유연성 등 구조와 시스템의 변화를 동반한 대대적 혁신책이 절실하다. ktitk@fnnews.com
2024-07-31 18:24:29[파이낸셜뉴스] 9급 초임(1호봉) 공무원의 월 평균 급여가 민간 최저임금보다 16만원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6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세전 22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이보다 줄어든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을 바탕으로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 월급 206만740원보다 16만1260원 많은 수준이다. 내년 최저시급이 5%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이 차이는 5만8850원으로 좁혀진다. 9급 공무원이 월 10시간까지 가능한 초과근무의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올해 최저시급보다도 낮다. 올해 초 인사혁신처는 9급 1호봉의 연봉이 작년보다 6% 넘게 오른 3010만원(월 평균 251만원)으로, 역대 처음 3000만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무원이 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수당과 연 2회 지급받는 명절 휴가비까르 합산한 수치다. 정부는 올해 9급 1호봉의 보수 인상률을 전체 공무원 보수 평균 인상률(2.5%) 대비 높게 책정했지만, 고물가 시대에 여전히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하위직 공무원 경쟁률은 계속 하락 중이다. 올해 9급 공채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았다.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다. 2011년 9급 공채 경쟁률은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공무원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급여와 부족한 처우로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해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는데, 그 철밥통은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도 문제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낮은 임금"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에 공무원 임금 기본급 월 31만3000원 정액 인상, 하위직 정근 수당 인상, 정액 급식비 월 8만원 인상, 직급 보조비 월 3만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 받는 밥값은 하루 6300원꼴로, 1만을 한참 밑돈다"며 "고위직과 하위직의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정률제의 폐단을 바로잡고 하위직의 생활을 보장하려면 임금 정액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6 13:45:50[파이낸셜뉴스] CJ제일제당은 새로운 햇반 잡곡밥 캠페인과 함께 다양한 소비자 프로모션을 선보였다고 13일 밝혔다. 먼저 CJ제일제당은 '맛있는 잡곡밥은 밥통에 없다, 맛있는 잡곡밥은 햇반에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잡곡의 종류와 비율, 불리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 소비자가 일관성 있게 맛있는 잡곡밥을 짓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담겨있으며 좋은 잡곡 선별, 최적의 배합과 불림시간, 고온고압 취사로 언제나 맛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햇반 잡곡밥'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영상에는 새로운 햇반 브랜드 앰버서더로 선정된 배우 임시완이 등장해 햇반 잡곡밥의 특장점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은 캠페인과 함께 신규 브랜드 앰버서더 임시완이 적용된 패키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윤지원 CJ제일제당 햇반 브랜드 마케팅팀 팀장은 "이번 캠페인으로 집에서도 햇반 잡곡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며 "CJ제일제당의 차별화 기술력으로 '햇반의 집밥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6-13 10:11:30[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저출산 심화에 ‘철밥통’으로 불리던 교사들마저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사립 유치원은 이미 폐업하고 있으며 초중고 교사 19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챠오진중 베이징사범대학교 교육학 교수팀의 연구를 인용해 현재 학급 및 수업 규모가 유지된다면 2035년께 초등학교 교수 150만명, 중고교 교사 37만명이 남아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의 ‘철밥통’으로 불리는 교육 분야는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 중국 구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었다고 전하면서, 다만 출산율 감소로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향후 10년 내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신생아수는 2017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 50만명 줄면서 900만명을 조금 넘어섰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 수도 2021년 당시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 수도 2022년 당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추자오후이 중국 국가교육과학원 선임연구원은 “학생 수가 적어지면 특정 기간이나 특정 지역에 학교에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장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부동산 수침체로 재정 부담이 증가한 지방 정부가 올해 교사 채용을 절대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산율 감소는 당국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세울 대책에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산둥성과 쓰촨성을 등 다수의 지방 정부에서는 교사 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특정 대학에서 교육 관련 학위 프로그램을 더 진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교육 수요 감소가 질적 개선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기대한다. 황빈 난징대 교육연구소 교수는 “특히 시골 교사들의 수준이 낮다”면서 “교원 수를 줄여 농촌 교사의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전문대와 종합대학이 통합되고, 이들 간 격차가 줄어들면 입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교육 자원의 투자와 배분도 그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인구 전문가인 둥위정 광둥사회학회 회장은 “전반적인 추세로 볼 때 농촌 교육기관의 조정, 합병, 최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13 17:23:12[파이낸셜뉴스] 강원도 한 스키장에서 운영 중인 식당의 단체급식용 밥통에서 수건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30분께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 단체로 스키를 배우러 간 20대 A씨는 스키장 내 식당의 밥통 안에서 수건을 발견했다. A씨가 수건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300여명의 대학생과 초등학생의 식사 배급이 완료된 상태였다. 밥통이 거의 다 비어갈 때쯤 배식을 받은 A씨는 바닥을 드러낸 밥통에서 수건을 발견했다. 이에 당황한 A씨는 식당 관계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고 해당 수건은 내솥의 밥을 옮겨 담던 중 직원 실수로 내열용 손수건이 밥통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 식당 관계자들은 "이게 왜 나왔어", "조심하라고 했잖아"등의 이야기만 오갔을 뿐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식당 측은 밥을 바꿔줬고 A씨는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싶어 망설이다가 고객센터에 글을 올렸다. 또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안에 대한 대처법을 묻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스키장 측은 이튿날 A씨에게 연락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죄송하다"면서 "나중에 방문하면 리프트와 식당 이용권 등을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리면서 A씨가 고객센터에 문의하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을 언급하며 영업 타격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어떻게 보상하고 조치해 주는지 문의했는데 나에게만 이렇게 보상해 주는 걸 보고 이게 정상적인 대처는 아니구나 싶었다"며 "거기 있던 다른 분들한테도 사과해야 하는데, 문의한 사람에게만 보상해 주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스키장 관계자는 "즉각적으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렸다"면서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식품 안전 및 위생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고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11 06:27:51[파이낸셜뉴스] 안정된 근로 여건과 임금, 대외적 이미지 등으로 영원할 것 같았던 공무원의 '철밥통' 매력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 걸까? 최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공무원 직종에 대한 인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하위직 공무원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실제 최근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 사이에서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공시생들은 여전히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층 취업준비자는 7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4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일반직 공무원 준비생(21만명)의 경우 전년동월과 비교해 6만8000명이 줄어 가장 큰 감소를 보였다. 학원가 '울상'.."수강생 절반 이상 줄어" 기자가 이날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 학원가의 경우 공시생 감소의 여파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형 A학원은 최근 2년 새 수강생이 절반 이상 줄었다. 식사 시간 때면 고시생들이 줄지어 기다릴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던 유명한 인근의 뷔페식당은 오후 6시가 돼도 빈자리가 많이 있었다. 인근 서점역시 평소에 비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점에서 8년간 일했다는 조모(55)씨는 "한 때 사람이 많으면 하루 30명도 오는 곳인데 작년부터 급격히 준 게 느껴진다"며 "요즘은 하루 10~15명 찾아오는게 전부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아예 젊은 층들은 못보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인기가 높아 '철밥통'의 상징이었던 공무원 직종이 외면받기 시작한 건 결국 '월급' 때문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4급(서기관) 이상 공무원 보수는 동결되고, 5급 이하는 1.7% 인상에 그쳤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 월급은 세금과 연금 보험료 등을 떼고나면 기껏해야 160만원 정도다. 올해 최저시급 9160원을 받으며 주휴수당 포함해 한 달에 209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할 때 받을 수 있는 월급(191만4440원)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기간 7개월차에 접어든 김모씨는 "앞으로 (합격까지) 1~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들어간 시간 대비 월급이 적기는 하다. 학원에서도 사람이 점점 줄어 몇 개월 후면 강의실 하나가 없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썩어도 준치..일부 공시생 "다른 선택지 없어" 이처럼 과거 화려한 선호 직종으로 각광을 받았던 공무원이 박봉 탓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도 일부 공시생은 여전히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은 '민간 사기업은 나이와 경력을 보기 때문에', '경기 불황으로 취업이 안 돼서' 등 다양한 이유를 댔다. B대학 관광학과를 졸업한 이모(23)씨는 코로나19 이후 진로를 바꿨다. 전공을 살려 취업을 준비하던 관광업계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아서다. 대학교 4학년때 진로 변경을 결심한 이씨는 "선택을 후회할 여유조차 없었다. 월급이 적다고 해도 진로를 다시 돌릴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C대학 경찰행정학과에 다니다가 휴학 중인 김모(23)씨는 "처음부터 경찰공무원을 생각해서 학과에 지원했고 배운 게 이것 뿐이라 다른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PD 등 비정규직을 전전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공무원시험 준비를 뒤늦게 시작했다는 박모(32)씨는 "몸이 안 좋아져 프리랜서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며 "다른 길을 알아봤지만 나이는 차고 경력이 없어 사기업을 준비하기엔 경쟁력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정도라 망설여졌다"면서도 "비정규직으로 일해보니 안정적인 직업이 중요한 걸 절실히 깨달아 (공무원 시험 준비는)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9-04 15:40:30[파이낸셜뉴스] '정치세력 교체'를 내세우며 대권에 도전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6일 첫 공약으로 '공무원 개혁'을 제시했다. 공무원 20%를 감축하고 5급 행정고시를 폐지하는 등 기득권을 깨는 내용이 골자다. 관료출신인 김 전 부총리가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공무원 인원 감축과 고시폐지, 정년 폐지 등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는 것을 놓고 작은정부론을 표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야가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대선판에 김 전 부총리의 본격적인 등판이 신선한 활력을 불어일으키면서 '제3지대 역할론'에도 이목이 쏠린다. 여야 모두 김 전 부총리를 향한 러브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물결을 위한 첫걸음은 공무원 기득권 깨기"라며 "공무원 철밥통을 깨고 유연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34년동안 공직에 몸담아 누구보다 공직사회의 급소를 꿰뚫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기득권 카르텔을 철저히 개혁해 기득권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먼저 공직을 '관리직'과 '전문직'으로 나눠, 관리직의 정년은 폐지하겠다고 했다. 또 퇴직 공무원의 절반만 충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무원 20%를 감축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5급 행정고시를 폐지, 5급은 민간 경력직과 내부승진으로 충원하고 7급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현행 9등급 직급을 6등급으로 축소 △7급과 9급 신규채용은 사회적 약자에 할당 △존립목적을 다한 공공기관 일몰제 적용으로 소멸 △관리직 출신 공공기관장 임용 배제 △부패공무원 가중처벌 등을 제시했다.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주장해온 만큼 기득권을 타파하고 기회를 고루 분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부총리는 아직 지지율이 1%대로 군소 주자로 분류되지만 여야 모두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팽팽한 양강구도 아래 어느 한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에게 참신함과 경제통 이미지의 김 전 부총리 존재는 꽤 매력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가 정치권 문을 두드린 두 세달 전만 해도 존재감 부각이 미흡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장외주자로서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느쪽이든 누군가와는 시너지를 낼 거란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1-10-26 15:5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