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내 골재 채취 기간 연장을 놓고 정부와 수산업계간 갈등이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의뢰한 EEZ 골재채취 관련 피해 조사 결과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어업피해와 골채채취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정부 의뢰 조사 결과에 대해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자 정부가 뒤늦게 재조사에 착수키로 한 것이다. 28일 수협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수산기술사업소 고성사무소에서 국토교통부 등 정부 측 관계자와 남해 EEZ 골재채취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남해 EEZ 골재채취관련 피해조사 결과에 대한 재검토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정부가 전남대에 의뢰해 실시한 지난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어업피해 조사에서 어업피해가 매우 적고, 어업생산량감소와 골재채취의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온데 따른 것이다. 어민들과 수산업계는 이런 전남대의 조사 결과에 대해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김우수 경상대 교수팀 등이 전남대 조사에 대해 불충분한 조사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 교수 등은 골재채취 해역의 해양생태계 먹이망 구조에서 원생동물, 플랑크톤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지 않고 주요 종의 현황만 기술하고, 해사채취에 따른 변동 내역이 없는 점, 부유사 확산 범위 내에서 실제 조업하는 어업현황 및 어업량 변화를 도출해야 하는데 해당 조사 내용이 없는 점 등을 들었다. 또 피해 영향의 산정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매우 빈약하며 최신 과학적 기법을 이용한 현장조사, 자료분석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도 정부는 기간 연장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재검토 회의에서 국토부 측은 "남해 EEZ의 골재채취 물량 소진으로 즉각적인 기간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재조사는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가적인 보완조사 정도는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산업계는 "피해조사부터 정확히 하자는데 정부는 엉망인 조사결과를 놓고 기간연장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전남대 어업피해 조사에 대한 추가 재조사 방안을 대책위에 제시했고, 대책위는 추가 조사 방안에 합의했다. 수협 관계자는 "바다모래 채취가 어장을 파괴해 수산자원 멸실을 초래한다는 인과 관계를 부정하기 힘든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정확한 피해조사를 다시 하고 객관적 근거에 따라 바다모래 채취를 포함한 골재수급 방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어민과 수산업계는 정부가 남해 골재 채취 기간 연장을 강행할 경우 압박 수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6-12-28 16:48:11서해의 난기류가 심상찮다. 중국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구조물 탓이다. PMZ는 한중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고, 해양 경계선 획정은 유보해둔 민감한 수역이다. 자칫 대선 이후 양국 간 외교적 격랑을 부를 참이다. 그런데도 탄핵 사태와 대선 정국을 거치며 우리는 초당적이고 범국가적 대응을 못하고 있다. 현재 문제의 시설은 모두 3개다. 중국 측은 2018년과 지난해 어류 양식장이라고 주장하는 부유식 선란 1호와 2호를 설치했다. 2022년엔 관리시설 명목으로 고정식 철골 구조물을 세웠다. 이는 폐석유시추선을 확대 개조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구조물은 헬기장에다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섬' 규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런) 구조물을 여러 개 세우면 수십㎢의 안전지대가 발생해 우리 선박의 진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김두영 전 국제해양법재판소 사무차장)고 우려한다. 유엔해양법에 따르면 1개 구조물 주변에 안전지대를 반경 500m까지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우리로선 이런 '서해 알박기' 양상을 무심히 넘길 순 없다. 중국의 '서해공정' 기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즉 중국이 각종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해 한국 선박의 항행을 제한하고, 한중 해양경계획정 시 자국에 유리한 잣대로 삼을 개연성이다. 다시 말해 서해를 사실상 내해(內海)화하려는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남중국해에서 전방위적 내해화 전략의 시동을 걸었다. 인공섬들을 하나둘 건설해 중국 영토라고 강변하면서다. 남중국해 전체 면적(350만㎢)의 80% 이상을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등 인접국들과 갈등 중이다. 중국은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양국 간 해양협력대화에서 "구조물 셋 다 옮기라"는 우리 측 요구를 거부했다. 문제의 구조물들이 민간이 설치한 심해 양식장과 그 관리시설이라면서 "와서 보라"며 우리 측에 현장조사를 역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을 민간기업에 맡겼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6·25전쟁 때도 중국은 북한에 군대를 보내고도 민간인 조직이라고 둘러대지 않았나. '서해공정'의 보폭을 야금야금 넓히고 있는 중국 측의 행태는 이솝 우화 '아라비아 상인과 낙타'를 떠올리게 한다. 우화에서 낙타는 추운 밤 천막 안으로 머리만 들이밀며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다. 잠시 후 낙타는 앞다리를, 그다음엔 몸통의 절반을 천막 속으로 넣어주기를 간청하는데, 이를 다 들어준 주인이 결국 밖으로 내쫓겼다. 그렇다면 우리도 중국이 서해 구조물을 영해나 EEZ 설정의 기점으로 악용할 기미를 보이기 전에 단계적 대응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으론 외교적으로 풀어야겠지만, 잘 먹히지 않는다면 맞대응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잠정조치수역에 양식시설이나 이보다 경제성 면에서 나은 해양과학조사기지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론 부유식 풍력발전 시설도 선택 가능한 대안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서해 구조물과 관련, "중국의 위협은 (한국이) 언젠가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대선 주자들은 이를 언급조차 않고 있다. 후보들이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 실현'(이재명)과 같은 하나 마나 한 안보공약이나 '북핵 억지력 강화'(김문수) 등 재탕 대책을 거론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주한미군의 이탈(대만 전선 투입)을 부를 대만 침공 개연성 등 중국의 패권 본색엔 입을 다문 채 "대만에도 셰셰, 중국에도 셰셰하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친중 기조를 이어갔다. 물론 앞으로 누가 집권하든 중국과의 교류와 협력은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만일 서해공정 같은 안보침탈이 가시화할 경우 우리는 내부의 초당적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비례적 대응을 해야 한다. 낙타에게 천막을 통째로 내준 아라비아 상인처럼 중국에 영토주권을 내줄 순 없는 노릇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고문
2025-05-20 18:14:19[파이낸셜뉴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인천 중구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방문해 봄철 꽃게 성어기를 맞아 강화된 불법조업 단속 현장을 점검했다. 이주호 권한대행은 서해5도 특별경비단 3005함을 방문해 "국내 수산자원을 황폐화하는 불법조업 외국 어선에 강력히 대응해 주기를 바라고, 해양 재난과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서해5도와 그 주변 해역은 어업 생계는 물론 안보와 직결되는 곳으로, 험한 바다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근무하고 있는 해양경찰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이날 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특히 최근 해경이 실시한 특별단속을 통해 불법조업 외국 어선을 퇴거·차단한 성과를 격려하고, 향후에도 어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해경의 단속 강화를 지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5-11 16:02:41【도쿄=김경민 특파원】 북한이 8일 오전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운데 1발이 변칙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정부가 분석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들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사일로 인한 일본 내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오전 9시 20분께 발사된 미사일 1발은 최고 고도 약 100㎞에서 약 800㎞를 비행한 뒤 낙하했다"며 "해당 미사일은 변칙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현재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북한의 반복된 미사일 발사는 일본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번 도발과 관련해 베이징의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 미국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 10분부터 9시 20분까지 원산 일대에서 다양한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 가운데 1발은 최대 약 800㎞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 관계자는 "250㎞를 비행해 함북 길주군 앞바다 알섬에 떨어진 미사일도 있으며 또 다른 1발은 350㎞를 비행해 알섬 100㎞ 너머에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알섬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 때 목표 지점으로 활용하는 무인도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5-08 12:42:11[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최근 서해 해상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한 걸 두고 일본 언론이 중국의 현상변경 시도를 위한 수단으로 평가했다. 해당 구조물로 인해 한중 간 영토 분쟁에 외교 마찰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나온 해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한중 정부가 전날 연 '제3차 해양협력대화'에서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구조물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신문은 "해상에 구조물을 만들어 자신의 권익을 주장하는 것은 중국이 늘 써온 수단"이라며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든 뒤 비행장을 지어 실효 지배를 강화했고 동중국해에서는 가스전 개발에 관한 구조물이나 부표를 설치해 일본과 대립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안보상 황해(서해)를 중시한다"며 "이번 구조물도 현상변경 시도의 하나로 장래에 관할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중 정부는 전날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국장과 홍량 중국 외교부 변계해양사 국장이 양국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제3차 해양협력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이 한중 경계획정 협상이 진행 중인 서해 수역에 일방적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자제를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서해 한중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잠정조치수역에 심해 어업 양식 시설이라며 지난 2018년과 지난해 각각 선란 1호와 2호를 설치했다. 2022년에는 관리시설이라며 석유 시추설비 형태의 구조물도 세웠다. PMZ는 한중이 서해상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던 중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설정된 곳이다. 양국이 중간수역이라며 절충한 공간에 중국이 무단으로 수상한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지난 2월 한국이 중국 측 구조물 조사에 나섰다가 중국이 막아 서면서 양측 해경이 대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4-24 09:43:5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3월의 마지막 주말인 29일 울산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보수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4시 울산 남구 번영사거리 울산극동방송 앞에서 1만명 규모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박성민, 의원과 일부 울산시의원, 구군 의원,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대표인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전한길 강사, 손영광 교수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부산, 포항지역 지지자들이 울산으로 집결해 집회 신고보다 많은 약 3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이와 달리 약 5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행사 시작과 함께 손현보 목사 등 세이브코리아 지도층과 대학생 대표들이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각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주장하고, 이와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심 무죄 사법부 비난 등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한 대학생 대표는 "이재명 2심 무죄 선고를 보면서 사법부마저 이재명 수령을 지키는 인민민주주의 사법부임을 똑똑히 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회, 인민 법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라며 "윤 대통령만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고 반미 반국가세력을 척결할 수 있다"라고 외쳤다. 이어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반드시 윤 대통령이 복귀될 수 있다"라며 "손현보 목사님, 전한길 선생님 우리 2030 잠든 청년들 계몽시켜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1타 강사로 소개된 전한길씨가 연단에 올라 윤 대통령 복귀에 대한 타당성과 한국의 홍콩 속국화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전한길씨는 서해 잠정조치 수역 내 거대 구조물 설치와 홍콩을 사례로 들면서 중국위협론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전씨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중국의 침략 야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잠정조치 수역 안에 최근 설치된 것으로 확인된 50m 높이의 구조물은 중국이 주장하는 어업용이 아니고, 거기에는 미사일도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다"라며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사례를 비슷한 사례로 들었다. 이어 한국도 지금의 홍콩처럼 자유가 없는 중국의 속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씨는 홍콩은 중국에 의해 군사적으로 침략을 받아 속국이 된 것이 아니라 친중 정치인을 전진 배치해 중국이 유리하도록 법을 바꾸고, 중국인의 이민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되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남한 어느 정당에 친중 정치인을 침투시켰고 또 막대한 자본력으로 서울 여의도, 강남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편전쟁 이후 홍콩은 영국의 직할 식민지가 되었다가 1984년 양국이 홍콩 반환에 합의하면서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것인데, 중국이 속국으로 만들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집회로 울산문화예술회관 앞 사거리에서 번영사거리까지 울산 남구 삼산동과 달동 일원은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3-29 16:23:30[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이 발견된 지 3주가 지났다. 외교당국은 물론 국민의힘도 나서 항의했지만 중 측은 별다른 해명이나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중회담에서 담판이 지어질지 주목된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해양조사선 온누리호를 PMZ로 보내 중국이 세운 직경 70m 규모 구조물 조사에 나섰지만 중국 해경과 민간인이 막아섰다. 거기에 우리 해경 함정이 급파되면서 2시간여 동안 양국 해경이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서해 한중 PMZ는 양국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이라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서 대치하기에 이른 것이다. 다만 PMZ는 양국 어선 조업이 가능하고 수산자원도 공동관리하지만, 그 외의 행위는 금지돼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구조물은 정당하지 않다. 중 측은 해당 구조물이 ‘션란’이라 불리는 대형 심해 양식장이기에 정당한 어업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도 공식적으로 내세우지 못하는 억지주장인 데다, 실상은 향후 구조물들을 내세워 영유권 주장 근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우리 외교부는 실무진 차원에서 주한중국대사관 측을 불러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외교채널 협의뿐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해에서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권익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범정부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비판에 나섰다.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을 내 “중국은 어업 보조시설이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기지화한 사례를 고려하면, 대한민국 해양 주권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협”이라며 “과거에도 서해에 철골 구조물을 반복해 설치하고 우리 정부가 항의하면 설치를 멈추는 일을 반복해왔는데, 단순 해양 분쟁이 아닌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적극 대응한다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저우 인사들이 부재해 역량 발휘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며 “이 문제만큼은 더불어민주당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중국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하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된) 정부 인사들에 대한 조속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국의 서해 구조물 무단 설치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로 별다른 해명을 내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양국의 해양 관련 이견은 해양사무 대화·협력 메커니즘을 통해 양호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양국 해상법 집행 부문 간 소통도 원활하다”며 “현재 황해(서해) 정세는 안정적”이라고 했다. 결국은 한중 간 고위급 대면협의를 거쳐야 해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침 22일 일본 도쿄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고, 이를 계기로 양자회담도 벌여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반년 만에 만나 담판을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3-19 23:51:30[파이낸셜뉴스] 예비역 군인 모임 재향군인회가 23일 성명을 내고 중국에 '서해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을 철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향군은 "중국은 기존에 설치한 구조물과 함께 최근 우리 대한민국의 혼란한 정세를 틈타 서해에 설치한 무단 구조물을 즉각 철거하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무단 구조물 설치에 분노하며, 방치할 경우 서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인한 분쟁 가능성이 있어 국가안보 차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전했다. 향군은 또 우리 정부를 향해선 "중국 정부가 서해 영유권 주장을 위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설치하고 있는 무단 구조물의 즉각적인 철거 요구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시행하라"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면서 향군은 "잠정조치수역은 한중 간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쳐 바다의 국경선인 경계선 확정을 유보해 둔 민감 지역"이라며 "어업 행위를 제외한 시설물 설치나 지하자원 개발 등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4~5월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인근 지역에 대규모 구조물 2기를 순차적으로 설치했고, 이를 발견한 우리 정부는 중국 측에 강력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우리 정보당국은 지난달 정찰위성을 통해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직경 50m, 높이 50m 이상의 대규모 이동식 철골 구조물 1기를 설치한 사실을 포착했다. 중국이 한국의 부실한 대응과 최근 국내 혼란한 정치 상황을 노려 일대일로 정책을 가속화하며 회색지대 전술을 본격 가동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1-23 16:00:50【도쿄=김경민 특파원】 한국 해양경찰이 제주도 동남쪽 해역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에 조사 중단을 요구했으나 일본 측이 응하지 않았다. 23일 공영 NHK에 따르면 해상보안청 측량선 '헤이요'는 전날 오후 5시 5분께 일본 나가사키현 히젠토리시마 서북쪽 약 80㎞ 해역(제주도 동남쪽)에서 해저 지형을 조사했다. 한국 해경은 이 측량선에 무선으로 "한국 해역에서 조사는 불법이다. 조사를 그만두고 즉시 퇴거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량선은 "정당한 조사 활동"라며 응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은 한국 해경의 조사 중단 요구에 대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사한 것으로 한국 측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일본 측량선은 지난 1일 조사를 시작했으며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매년 이 해역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3년 전에도 한국 해경으로부터 조사 중단을 요구받았지만 무시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1-23 14:38:49[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이 있어 우리 군이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이날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해 말부터 북한 평양 일대에서 ICBM 발사용 이동식발사대(TEL)가 기동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는 지난 6일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하고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협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함해 다양한 군사적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그런(추가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 6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지하며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6년 9월 9일 미 대선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5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2017년 1월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엔 2~5월 7차례에 걸쳐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미국 대선 혹은 대통령 취임 전후 대미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무력도발을 벌인 바 있다. 최근 북한이 만지작거리는 ICBM은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화성-19형'을 기종으로 알려졌다. 해당 ICBM은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해 은밀하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며, 북한이 지난해 10월 31일 시험 발사한 후 북한판 ICBM '최종완결판'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특히 ICBM이 탄두부에 소형의 탄두를 여러 개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기술과 여기에 초음속미사일 기술까지 적용돼 실제 작동한다면 미국 본토의 여러 지점을 동시 타격할 수 있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위협적인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트럼프 2기 출범일인 20일(현지시간) 전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을 국내외 군사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1500㎞ 계선의 공해상 목표 가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주장했지만,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한·미·일의 군과 정보 당국이 포착한 미사일 발사 지점은 평양 일대였고,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 무인도 '알섬' 상공을 지나 비행 1500㎞를 날아갔다면 일본 홋카이도 최북단 지점에 도달한다.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본토에 떨어졌거나,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사이 라페루즈 해협까지 날아갔다는 얘기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 미사일 비행거리가 1100여㎞라고 평가했으며, 일본 정부도 비행거리를 약 1100㎞라며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구 곡률에 의해 미사일의 탐지·추적의 오차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도 북한 주장의 근거는 희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참은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관측했다. 합참은 북한이 극초음속 IRBM에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적용했단 점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북한은 국가에 선전·선동부를 두고 있을 만큼 선전·선동, 기만에 능한 조직이다"라며 과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1-08 16:3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