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금리 등의 여파로 전국 아파트 평균 초기 분양률이 50%대로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4조원에 달하는 '양호 및 보통' 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를 전망이다. 손익분기점(BEP) 분양률이 60%대 초반임에도 실제 분양률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내년 상반기 PF 대출 만기가 도래해 '유의 및 부실우려' 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2025년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저축은행 전망과 리스크 관리'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된 저축은행 14곳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4조1000억원, 부동산 PF 분양률은 38.8%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 분양률(62.2%)보다 23.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손익분기점 분양률을 초과하는 사업장(전체 분양대상 사업장 중 30%)을 제외하면 실제 분양률은 19.8%로, 손익분기점 분양률 대비 45%p나 낮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현재 '양호 및 보통' 등급을 받은 사업장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분양률이 올라와야 하는데 잘 안 올라오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유의 또는 부실 우려'로 전이되는 비중이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률을 끌어내리는 것은 수도권 비주거 및 지방 사업장이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주거는 조금씩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수도권·비주거, 지방·주거는 상황이 어렵다"고 짚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 분양률은 54.5%로 지난해 1분기(49.5%) 이후 가장 낮았다. 직전 분기(64.2%)보다 9.7%p 하락한 수치로 전년동기(83.5%)와 비교해서는 29%p 급락했다. 특히 지방 시장의 저조한 초기 분양률이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 올해 3·4분기 5대 광역시 및 세종시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 분양률은 41.9%, 기타 지방 초기 분양률은 48.4% 수준이다. 경남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1.9%p 하락한 6.3%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양호 및 보통' 부동산PF 대출의 80% 넘는 비중이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가운데 이처럼 사업성 등급이 악화될 경우 만기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양호 및 보통' 부동산 PF 익스포저 가운데 81.7%(3조4000억원)는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한다. 브릿지론의 경우 내년 상반기 만기도래 비중이 95%에 달한다. '양호 및 보통' 부동산 PF 익스포저의 2회 이상 만기연장 비중은 28.2%다. 브릿지론의 2회 이상 만기연장 비중은 49.2%로 더 높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PF 대주단 협약' 개정안에 따르면 대출 만기를 2번 이상 연기할 경우 반드시 회계법인·신용평가사 등 외부 전문기관의 사업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내년 저축은행 신용등급도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저축은행 가운데 지난해 3개사, 올해는 9개사(9월 20일 기준)가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전체 신용등급 보유 저축은행(28개사) 중 13개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이 유동성 확비 및 부실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대체 수익원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수도권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부실채권(NPL) 우량대출, 가계대출, 기업대출 등 대체 수익원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1-21 15:57:13[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최근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회사의 사업성 평가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예상손실액이 8조1000억~11조9000억원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은 3조~8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다만 제2금융권의 시간벌기용 부실 사업장 매각이 많아질 경우 부동산 PF 정상화가 지연되고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도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PF 사업장 질서있는 구조조정' 추가 관리 중요 NICE신용평가는 8월 30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후 금융회사 실적 중간점검' 보고서에 "질서 있는 부실 정리가 진행 중이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면서 "앞으로 추가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8월 29일 발표한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회사의 사업성 평가결과'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부동산 PF 익스포져 216조5000억원 중 1차 평가대상 익스포져는 33조7000억원이다. 그 중 유의(7조4000억원)와 부실우려(13조5000억원) 사업장은 총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9.7% 수준이다. 증권, 저축은행, 여신전문(신용카드·캐피탈) 3개 업권으로 한정하면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져 70조6000억원 중 1차 평가대상 익스포져는 15조8000억원이다. 그 중 유의(3조4000억원) 및 부실우려(6조5000억원)는 총 10조1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져의 14.3% 수준이다. 업권별로 유의 및 부실우려 사업장 규모를 살펴보면 △증권 3조2000원(유의 1조4000억원, 부실우려 1조9000억원) △저축은행 4조5000억원(유의 1조4000억원, 부실우려 3조2000억원) △여신전문 2조4000억원(유의 1조원, 부실우려 1조4000억원) 등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제2금융권이 부동산PF에 적립하고 있는 대손충당금은 11조8000억원, 대손준비금은 2조40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증권 3조4000억원(충당금 2조6000억원, 준비금 8000억원), 저축은행 2조2000억원(충당금 2조2000억원), 여신전문 2조2000억원(충당금 1조3000억원, 준비금 9000억원)이다. ■2금융권 PF 손실 11.9조원..비관적 시나리오 피해 보고서는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PF 관련 손실 규모는 NICE신용평가가 지난 4월 제시한 낙관적 시나리오와 중립적 시나리오 사이인 8조1000억~11조9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비관적 시나리오(13조8000억원 손실)는 피한 셈이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지난 4월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예상손실 및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에 대해 시나리오별(낙관적, 중립적, 비관적) 경락률을 상이하게 가정해 추가 손실규모를 추정했다. 보고서는 "당시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비교해 보면 현재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합계 규모는 낙관적 시나리오의 손실 예상 규모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본격화될 경매 및 공매 진행과정에서 중·후순위를 중심으로 손실이 좀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손실규모는 낙관적과 중립적 시나리오 사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다만 "앞으로 본격화될 경매와 공매 진행 과정에서 중순위와 후순위를 중심으로 손실이 좀 더 확대될 수 있다"며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는 평을 내렸다. 특히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펀드와 관련한 ‘파킹(Parking) 거래’ 논란과 같이 부실 정리가 아닌 시간벌기용 매각이 많아질 경우 부동산 PF 정상화가 좀 더 지연되고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도 더욱 증가할 것이므로 면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신용도 저하위험 완화..하반기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 한편 증권·캐피탈·저축은행의 상반기 실적과 자산건전성이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저하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 일부 금융사의 추가 신용도 하향압력이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실적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저하됐다. 2024년 상반기 업권별 당기순이익은 증권 3조9000억원, 캐피탈 1조7000원이며 저축은행은 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증권과 캐피탈이 각각 4조6000억원과 1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은행은 1000억원 감소했다. 내수경기 회복 지연, 부동산 PF 충당금 및 준비금 적립 확대로 관련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자산건전성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화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이 올해 2·4분기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사업실적이 부진한 본PF와 만기연장으로 연명 중인 브릿지 사업장 등에서 부실 인식이 증가됐다. 특히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자산건전성이 고정이하로 분류되며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이 확대된 모습이다. 보고서는 "다만 개별 회사별 신용평가 방향성은 차별화되어 나타날 것"이라며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에 따라 업권 및 회사별 추가 대손인식 규모 및 건전성 저하 수준이 달라질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후순위 부동산 PF 비중이 큰 경우 추가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PF 연착륙 추진 과정에서 잠재부실이 많이 드러난 금융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8-31 01:19:21금융당국과 금융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최종 등급을 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오는 8월 9일 사업장별 처리 계획을 받기에 앞서 최근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 지침을 내려보냈다. 계획 제출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구조화·정리를 완료토록 하고 재입찰 주기도 1개월로 단축하는 등 금융권의 보다 발빠른 정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특히 조만간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일부 예외를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금융권은 최근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 결과 최종 등급 조율을 마친 상태다. 각 금융회사가 지난 5일까지 제출한 평가 결과와 금감원 내부 기준을 토대로 한 평가 결과를 조율한 결과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는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 네 단계로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초 금감원은 230조원 부동산 PF 사업장 중 5~10% 상당이 경·공매 또는 구조조정 등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2~3%가량 물량은 경공매에 넘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성 평가 결과 경공매로 정리될 사업장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유의' 대신 '부실우려' 등급을 받는 사업장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고금리와 부진한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연체율이 상승한 탓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연체율이 높아진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에서 부실우려 비중이 높아졌다"며 "유의·부실우려 규모를 합해서는 5~10% 비율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9일까지 금융회사는 확정된 등급을 바탕으로 사업장별 처리 방침을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오는 9월부터 실질적으로 경공매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빠른 정리'를 촉구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부동산 PF 사업장 처리 지침에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 6개월 내 정리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의 경·공매 처분 △경·공매 주기 1개월로 단축 등 내용을 포함한 게 그 일환이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눈높이 차가 시장에서 경공매 실적이 미흡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팔아야 하는 금융회사에서 매각 주기를 늘리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감원은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조만간 설명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 지침이) 흑백논리가 아니라는 설명을 하고 협회나 금융권에서 건의 사항도 있을 수 있다"며 "원칙을 바꾸지는 않지만 일부 예외는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큰 방향성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게 맞다"면서 "가이드 세부 내용은 업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7-28 18:32:37[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대상에 토지담보대출과 채무보증 약정을 추가하고 대상기관을 새마을금고까지 확대한다. 현재 본PF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기준을 사업장 성격에 따라 브릿지론, 본PF로 구별해 평가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성 평가등급 분류를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한다. 이를 통해 사업성이 충분한 사업장은 신규자금 지원 등 정상화를 추진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속히 정리되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은행·보험업계에서는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230조원 규모의 PF 사업장 가운데 최대 7조원 규모의 부실 PF 사업장이 경공매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금리와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낮은 정상 사업장까지 관대하게 만기연장이 이뤄지고 매도자와 매수자간 간극이 있는데다 제2금융권 중심으로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며 "PF 사업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 이전보다 질서있고 속도나는 연착륙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PF 사업성평가 기준 강화..브릿지론에 만기연장 횟수·연체여부 살핀다 먼저 PF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을 통해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본PF, 브릿지론 외에 이와 위험성이 유사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 약정을 추가하고 대상기관에 새마을금고까지 포함하여 금융회사가 PF 사업성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현재 본PF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기준을 사업장 성격에 따라 브릿지론, 본PF로 구별해 평가기준을 강화한다. 특히 본PF 대비 리스크 위험이 높은 브릿지론 같은 경우 경과 기간별 토지매입, 인허가 현황, 본PF미전환 기간, 수익구조(사업비 변동 등), 만기연장 횟수, 연체여부 등을 따질 예정이다. 사업성 평가등급 분류를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해 사업성이 충분한 사업장은 신규자금 지원 등 정상화를 추진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구조화, 자율매각, 상각, 경·공매 등을 통해 정리되도록 유도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업성 평가는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가 융통성을 가지고 다양한 평가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금융회사 내부의 위험관리절차를 거쳐 기준과 달리 예외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최대 5조 신디케이트론으로 지원 사격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차질없는 금융공급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존에 발표한 대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시 필요한 자금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공사비용 등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한 본PF 단계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은 금융회사 스스로 체계적인 재구조화 또는 정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민간·공공이 함께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과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2회 이상 만기연장이 이루어지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PF 대주단협약' 상 만기연장을 위한 대주단 동의요건을 기존 3분의 2 이상 동의에서 4분의 3 이상 동의로 하고, 만기연장 시 연체이자는 원칙적으로 상환토록 개선할 계획이다. 6개월 이상 연체 PF채권에 대해 3개월 내 경·공매 원칙을 실시하는 등 금융회사의 PF채권 경·공매기준도 도입한다.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과 인센티브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한 은행·보험업권이 우선 1조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5개 시중 은행과 5개 보험사가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경·공매를 진행하는 PF 사업장에 대한 경락자금대출, NPL매입지원,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동산 등 부실채권의 원활한 정리를 지원하기 위해 캠코 부동산 정상화펀드에 우선매수권 도입을 추진한다. PF채권 매도자에게 캠코펀드 등이 차후 PF채권 처분시 재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신규자금 추가시 건전성 분류 '정상' 등 당근책 제시 신규자금 투입에 대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사들에 대해 한시적 규제완화 등을 제공한다. 부실화된 사업장에 금융회사가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요주의 이하가 아닌 정상까지 분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아울러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 한도 규제 완화 및 부실채권 펀드 투자로 인한 유가증권 보유한도 초과 허용, 상호금융의 재구조화 목적 공동대출 취급기준 일부 완화, 보험사의 PF 정상화 지원 등에 대한 K-ICS(위험계수) 합리화 및 부동산 PF 대출 전후 유동성 관리 목적의 RP매도(차입) 인정, 종투사의 주거용 PF 대출 NCR 위험값 완화, 금투사의 PF-ABCP 보증의 PF 대출 전환에 대한 위험값 완화 등 금융회사의 재구조화·정리 자금 공급에 필요한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한 저축은행 예대율 완화 등 2금융권 규제유연화조치 일부는 올해 말까지 추가 연장한다. PF사업장 매각 및 신디케이트론 지원 등으로 인한 손실 발생 시 금융회사 임직원 면책 등 인센티브 제공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개선되는 PF 사업성 평가기준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인센티브 등 제도개선 사항도 올해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권 처장은 "시장과 긴밀한 소통을 통한 부동산 PF의 불안 차단과 추진상황의 정기적 점검·보완을 위해 금융위·금감원 및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금융·건설업계 합동 TF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TF를 통해 금융·건설업계와 상시 소통하며 추가 필요조치사항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이어 "금융권이 질서있는 연착륙의 책임있는 주체로서 스스로 해결한다는 각오로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이번 대책을 추진해나갈 생각"이라며 "연착륙 과정에서 캠코 등 공적역할확대가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신속히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5-13 11:59:00[파이낸셜뉴스]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재구조화 핵심은 이해관계자를 간소화시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의 극적 반전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실을 털 수 있을 때 '질서 있게' 털어나가야 한다.(금융당국 관계자)" "경·공매 시장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총 사업 규모 130억원에 땅값만 보고 100억원을 대출해줬는데 40~50억원에 팔라고 당국이 압박하면 달가울 수 있겠나.(금융업계 관계자)"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의 부실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정리를 본격화한 가운데 일부 상호금융기관 중앙회와 단위 조합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농·수·신협중앙회는 치솟는 연체율의 주범인 부동산PF 부실 사업장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규정 개정을 반기는 입장이다. 반면 단위 조합이나 금고는 그동안 이자조차 제대로 못 받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이른바 ‘버티기 작전’을 쓰고 있는 터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가 ‘엑시트 전략’을 짤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재구조화 장기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부동산PF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상호금융 모범규준이 개정되면서 일부 새마을금고 단위 금고들과 농·수·신협의 지역 조합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모범규준 개정에 따라 상호금융권의 부실 부동산PF 사업장은 3개월마다 무조건 경·공매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미 비슷한 조치를 시행한 저축은행 업권에서도 담보물의 가격 인하가 시작됐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의 경기 악화로 주요 담보물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규정 개정은 추가적인 가격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 규정에 따라 단위 조합들은 PF대출 원리금이 6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경·공매를 통한 사업장 처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부실 사업장의 담보로 잡아놓은 토지를 공매 방식으로 처분한다. 공매 과정에서 금융회사는 신탁사와 조율해 최초입찰가격과 입찰가격 레인지를 제시한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 조율에 실패하면, 최초입찰가격에서 가격을 낮추고 두 차례 가격 조정 후 입찰가격 레인지 최하단에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유찰된다. 일부 단위 조합이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버티기 작전’에 돌입해 담보물의 가격을 시세보다 더 높이는 방식으로 고의적인 유찰을 이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버텨온 것이다. 문제는 시장 전망보다 고금리가 1년 이상 장기화된 데다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당국이 부동산PF 부실을 털기 위한 제2금융권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이다. 새 규제에 따라 단위 조합과 금고의 ‘버티기’ 전략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강제성을 띠고 있는 모범규준에 따라 단위 조합은 최종 유찰 가격을 기준으로 3개월 후 다시 경·공매를 실시해야 한다. 3개월 뒤 경·공매의 첫 입찰가격은 직전 경공매의 최종 유찰가격으로 정해졌다. 3개월마다 경·공매를 반복하면 결과적으로 ‘땅값’은 떨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 경·공매를 반복하다보면 대략 6개월 뒤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버티는 쪽이 돈을 벌었는데 일부 금융기관들은 이자와 건전성 관리라는 부담에도 손해를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5-02 15:40:40[파이낸셜뉴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시공사 부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대출한도를 상향하고 자금지원시기를 확대하는 등의 ‘시공사 부실사업장 정상화 특례보증’(이하 특례보증) 상품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특례보증 대상은 △공사의 PF보증 이용 사업장으로 △시공사가 워크아웃·회생절차 진행으로 부실이 발생했지만 △사업 참여자간 손실분담원칙에 따라 시공이익 축소 등 선제적 자구노력을 실시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주요 내용은 △대출금 상환 유예 △금융기관 자체 신규 조달자금에 대해 공사 보증부대출보다 선순위 담보취득 허용 △부족한 사업비에 대한 PF 추가보증 등 3가지다. 기존에는 중도금 회차별로 대출금을 분할상환했지만 준공 후 대출금 전액상환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총사업비의 70~90%에서 최대 100%로 상향하고 자금지원시기를 입주자모집공고 전에서 준공 시까지로 확대해 자금조달 불확실성을 완화해준다. 주금공은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위해 △시행사가 시공사에 지급하는 공사비를 공사 진행정도에 따라 지급하게 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하도급자에게 공사비를 직접 지급하는 하도급직불제 운영 등 사업장별 맞춤형 관리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PF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통해 분양받은 사람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건설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도록 공적 보증기관으로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4-11 10:16:06건설업계가 잿빛 천지다. 이달 초 건설사 17곳이 무더기로 4월 법정관리설에 휩싸였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곳이 적지 않다. 최근엔 자산규모가 3조원을 넘는 대형 시행사의 부도설까지 흘러나온다. 지방 미분양물량이 적체되고, 부지는 팔리지 않는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 폭탄만 맞다 보니 유동성 고갈로 올해 상반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게 소문의 요지다. 만에 하나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전개된다면 업계 전반은 물론 금융권에 미칠 후폭풍은 쓰나미급이다. 다만 명확한 팩트체크보다 '아니면 말고' 식 추정 등에 기반한 이른바 지라시로 신뢰성은 의문스럽다. 그럼에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위기설이 현실이 된 태영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흉흉한 분위기만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미 올 들어 부도 난 건설사는 5곳, 폐업한 곳은 565곳에 달한다. 지난주에는 건설산업연구원이 새마을금고 등 PF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곳을 감안하면 이번 PF위기가 과거 저축은행 사태 수준의 충격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보고서를 내놨다. 새마을금고의 올해 1월 말 연체율은 PF 부실 영향 등으로 한 달 만에 1%p 이상 급등한 6%대 후반까지 치솟은 상태다.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3~2022년 기업영업분석 기준으로 국내 건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9%이다. 국내 전체 산업 평균 4.8%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이다. 지난해에는 3%대도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실적을 공개한 7개 대형 건설사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률은 2.9%이다. 수직급등한 건설비용 영향이 컸다. 건설산업연구원이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분석한 중간재 건설용 물가의 상승률은 35.6%에 이른다. 공사비지수는 25.8%나 올랐다.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부담에 목표치는 역주행 중이다. DL이앤씨의 올해 수주목표는 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0%나 쪼그라들었고, 대우건설도 지난해보다 12.9% 줄인 13조2096억원으로 낮춰 잡는 등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실적전망은 고꾸라지는데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는 만만치 않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시공능력 50위권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는 3조59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추풍낙엽이다. 중견 건설사들을 비롯해 일부 대형 건설사도 줄줄이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회사채 만기는 잇따라 돌아오는데 신용도 저하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만기상환뿐 아니라 차환 발행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주 시공능력 30위권의 A사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전량 미달됐다. 앞서 대형 부동산신탁사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미달사태를 겪었다. 이는 회사채 발행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재무부담을 가중시킨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5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동성 조사에서 10곳 중 약 4곳은 자금난을 토로했다. 사업리스크 고조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자금조달은 막막한 사면초가 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총선 이후 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가 녹아든 4월 위기설과 맞닿아 있다. 태풍의 눈은 정부가 예고한 PF 부실사업장 정리다. 규모와 파장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늦은 감이 있지만 긴 안목에서 필수불가결의 구조조정이라면 단기간에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칼바람이 이어지면 일시적 고통은 적을 순 있어도 경제와 기업의 성장활력 제고에 독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치밀한 대응책과 업체들의 고강도 자구책으로 '짧고 굵게' 수술할 수 있는 메스를 준비해야 한다. winwin@fnnews.com
2024-02-28 18:17:54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 일정 횟수 이상 만기연장 시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을 부동산 PF 부실을 정상화할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부실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부실 사업장을 만기연장 대신 경·공매로 유도하고 빠르게 정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대주단 협약을 개정해서 만기연장을 어렵게 하고, 또 만기연장을 일정 횟수 이상 하려면 의결 요건을 대폭 강화하려고 한다"며 "몇 번 이상 만기연장을 하려면 부수적인 요건을 충족토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이 부실 사업장의 조속한 정리를 위해 만기연장 기준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표적으로 채권액 기준 3분의 2(66.7%) 이상 찬성하면 만기연장을 할 수 있던 현행 기준을 4분의 3(75%)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 새로 언급되는 방안은 이에 더해 이미 수차례 만기연장했던 사업장에 대해 문턱을 특히 높이는 내용이다. 부실이 심각해진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 등이 개시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부동산 PF 부실정리 로드맵'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간 조치다. 금융당국은 대주단 등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 협약을 개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경·공매 활성화를 위해 대주단 협약 개정 외에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전에 좀 많이 얘기됐던 게 (경·공매를 진행하려면)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든지, 신탁 계약상 선순위 채권자가 아무리 70~80% 동의해도 후순위 채권자가 반대하면 경·공매가 어려운 게 있었다"며 "경·공매로 넘기겠다고 할 때 이해 당사자가 시행사도 있고 대주단도 있다. 채권자 중에서도 선·후순위자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교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건설업계·신탁사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금융권 내에서도 부동산 PF 연체율 관련 우려를 가장 많이 떠안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가 협의체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설 관련한 유관기관이라든지 함께 논의할 만한 곳을 섭외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아직 구성 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금융권 펀드 추가 조성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PF 정상화 펀드도 이용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펀드 금액이 소진돼 갈 때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공매 활성화가 부실 사업장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보조 역할을 하겠지만 시장의 궁극적인 가격조정에는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시장이 얼어붙어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또 너무 낮은 가격에 팔기에는 아깝기도 하고 배임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에서 적극 추진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니 일부 거래가 나올 수 있어도 아직 가격에 대한 견해 차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가격조정 기간을 거치고 매각자와 매입자의 가격 전망이 비슷하게 형성돼야 거래도 많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가격을 직접 조정할 방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2-14 18:07:15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경·공매 사업장 인수 방법을 추가 도입한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안으로 제2금융권의 부실을 이전보다 신속하게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후순위 채권자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캠코, PF 경·공매 인수 실무작업 돌입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경·공매로 나온 부실 사업장 역시 PF 정상화펀드가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7일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서 PF 정상화펀드의 PF사업장 채권 취득 허용 방식을 확대하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 업무계획에 따르면 기존에는 사업장을 팔려는 대주단과 사려는 자산운용사 간 가격협의를 통한 매입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공·경매를 통한 직접 취득도 허용된다. 캠코 관계자는 "공·경매를 통한 직접 취득이 가능하려면 PF정상화펀드의 위탁 운용사와 펀드에 투자한 투자기관들의 동의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에 운용사 측에서 새로 개정된 투자약정서로 변경해 승인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PF정상화펀드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캠코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플랫폼에 등록된 전국 80여개의 부실 우려 사업장 중 새 주인을 찾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사업장 가격 및 조건 산정을 둘러싸고 '제 값을 받겠다'는 대주단과 '여전히 비싸다'는 사업자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캠코는 플랫폼 조성 후 전반적인 매각절차 일정만 조율하고 가격·조건은 거래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캠코 관계자는 "운용사와 대주단의 인수·매각의향 확인된 다수의 사업장에 대해 가격·조건 관련 협상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성사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자체 조성한 'PF 부실채권 정리펀드' 역시 사업장 단 1곳을 매입한 데 그치고 있다. ■매각 허들 낮추고 다양화 이처럼 PF 부실 사업장 정리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제2금융권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권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제2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93조6000억원에 이른다. 2년 새 24.9% 급증했다. 같은 시기 비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은 건설업 5.51%, 부동산업 3.99%에 달했다. 2022년 동기(1.77%, 1.55%) 대비 3배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정상화펀드 재구조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위 업무계획 발표 다음날인 지난 18일 PF 정상화 펀드 내 PEV의 사업장 매입 시 2025년까지 한시 취득세 50% 감면을 위한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올해 1·4분기 중 발의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PF정상화펀드에서 토지 등 PF자산 취득시 취득세 50% 감경하면 결과적으로 매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정상화펀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반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상화펀드를 거칠 경우 요구사항이 많은데다 준공 또는 분양까지 가서 자금회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자 등 할인율이 상당하다"며 "반면 직접 경공매로 처리할 경우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공매 진행으로 낙찰가가 낮게 형성될 경우 후순위 채권자들이 최악의 경우 '전액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나중에 물량이 쏟아지면 그때는 지금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도 안 팔리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포석을 쌓는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매각 방법을 좀 더 넓혀주는 의미"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1-23 18:11:29[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경·공매 사업장 인수 방법을 추가 도입한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안으로 제2금융권의 부실을 이전보다 신속하게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후순위 채권자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캠코, PF 경·공매 인수 실무 작업 돌입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경·공매로 나온 부실 사업장 역시 PF 정상화펀드가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7일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서 PF 정상화펀드의 PF사업장 채권 취득 허용 방식을 확대하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 업무계획에 따르면 기존에는 사업장을 팔려는 대주단과 사려는 자산운용사 간 가격협의를 통한 매입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공·경매를 통한 직접 취득도 허용된다. 캠코 관계자는 "공·경매를 통한 직접 취득이 가능하려면 PF정상화펀드의 위탁 운용사와 펀드에 투자한 투자기관들의 동의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에 운용사 측에서 새로 개정된 투자약정서로 변경해 승인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PF정상화펀드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캠코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플랫폼에 등록된 전국 80여개의 부실 우려 사업장 중 새 주인을 찾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사업장 가격 및 조건 산정을 둘러싸고 '제 값을 받겠다'는 대주단과 '여전히 비싸다'는 사업자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캠코는 플랫폼 조성 후 전반적인 매각절차 일정만 조율하고 가격·조건은 거래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캠코 관계자는 "운용사와 대주단의 인수·매각의향 확인된 다수의 사업장에 대해 가격·조건 관련 협상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성사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자체 조성한 'PF 부실채권 정리펀드' 역시 사업장 단 1곳을 매입한 데 그치고 있다. ■문제는 속도..매각 허들 낮추고 다양화 이처럼 PF 부실 사업장 정리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제2금융권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권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제2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93조6000억원에 이른다. 2년 새 24.9% 급증했다. 같은 시기 비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은 건설업 5.51%, 부동산업 3.99%에 달했다. 2022년 동기(1.77%, 1.55%) 대비 3배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정상화펀드 재구조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위 업무계획 발표 다음날인 지난 18일 PF 정상화 펀드 내 PEV의 사업장 매입 시 2025년까지 한시 취득세 50% 감면을 위한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올해 1·4분기 중 발의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PF정상화펀드에서 토지 등 PF자산 취득시 취득세 50% 감경하면 결과적으로 매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정상화펀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반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상화펀드를 거칠 경우 요구사항이 많은데다 준공 또는 분양까지 가서 자금회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자 등 할인율이 상당하다"며 "반면 직접 경공매로 처리할 경우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공매 진행으로 낙찰가가 낮게 형성될 경우 후순위 채권자들이 최악의 경우 '전액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나중에 물량이 쏟아지면 그때는 지금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도 안 팔리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포석을 쌓는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매각 방법을 좀 더 넓혀주는 의미"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1-22 16:4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