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과 북한이 수교 75주년을 맞는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축전을 주고받았다. 이날 축전은 5년 전인 70주년 때에 비해 양도 줄고, 친선을 강조하는 표현도 줄었다. 이날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축전에서 "나는 중조(중북)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면서 "최근 몇 해 동안 김정은 총서기(총비서)와 여러 차례 회담하고 서한·전보 등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중조 관계의 심화 발전을 함께 이끌고 추동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조의 전통적 우호는 시대 변천과 국제적 변화의 시험을 거치면서 양국과 양국 인민 공동의 귀중한 자산이 됐다"면서 "새로운 시기, 새로운 형세 하에서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국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전략적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우호 교류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날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공고·발전시키기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랜 역사와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조중 친선을 변함 없이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의 근본 이익에 부합된다"면서 "조중 친선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발전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인민이 (시진핑) 총서기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여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기 바란다"라고 덕담했다. 앞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2019년 수교 70주년에도 축전을 교환한 바 있다. 올해 축전은 당시에 비해 분량이 줄고 우호 관계 강조도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화통신의 중국어 발표를 기준으로 하면 시 주석의 수교 70주년 축전은 435자였고 올해 75주년 축전은 309자였다. 조선중앙통신 발표를 보면 김 위원장의 수교 70주년 축전은 809자였으나 올해 축전은 497자였다. 김 위원장은 당시 70주년 축전에서 시 주석을 '존경하는 총서기 동지'로 지칭하면서 "조중 친선은 지리적인 필연적 개념이 아니라 동서고금에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이라는 등 표현을 동원, 양국 우호를 강조했으나 올해는 서두에서 '존경하는'을 뺐고 수식어도 줄였다. 시 주석 역시 "조중의 전통적 우의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단단해지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들어갔다" 등 70주년 축전에 쓴 표현을 올해는 사용하지 않았다.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를 '북중(조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으나 최근 들어 양국 관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06 14:43:31[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13일 평양에서 북한을 방문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만나 북중간 협력 강화 의사를 밝혔다. 자오 위원장은 지난 2019년 이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중 간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자오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따라 새롭고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수교 75주년이자 '조중(북중) 우호의 해'인 올해 중국과 각 분야의 협력과 국정운영 경험 교류 강화, 전통적 우의를 공고히 해 양국관계의 새 장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조중 관계는 깊은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으며 비바람을 딛고 대대로 계승되고 있다"면서 "북중 간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부를 전하며 "중국 대표단이 조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시 주석의 우의는 물론 양국 관계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오 위원장은 양국 간 우의는 공동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중국 당과 정부는 항상 중조관계를 장기적으로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양국 전통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히 발전 시키는 것이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당 최고 지도자의 전략적 지도 아래 실용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추진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면서 "상호 강력한 지원을 통해 쌍방의 공동 이익을 보호하고 양국은 긴밀이 협력해 '중조 우호의 해'의 다양한 행사를 공동으로 운영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이 중국식 현대화로 강대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업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중국은 북한과의 발전 및 연결을 강화하고 양자 협력을 심화해 중조 관계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풍부하게 하고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위원장은 "올해는 중조 수교 75주년 해로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당 최고지도자의 숭고한 의지와 양국 인민의 공동의 뜻에 따라 중조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시진핑 총서기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해 '중조(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고 북한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자오 위원장 등 중국 대표단은 이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평양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갔다. 앞서 자오 위원장은 방북 첫 날인 지난 11일 평양 순안공항에 마중나온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회담하고 양측 간 교류 협력 강화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중 외교관 비자 면제, 고전 작품 번역과 출판, 세관 및 검역, 라디오·TV·우편·택배 등 분야 협력에 관한 문서에 서명했다. 이어 12일에는 평양에서 열린 조중(북중) 우호의 밤 개막식에 참석했다. 한편 자오 위원장은 이날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직원과 재북 화교 대표 등과도 만났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4-13 20:47:5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북한의 최고위급 중국통의 방중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신화사와 중국중앙TV는 21일 저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의 방중을 보도했다. 그는 이날 중국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잇따라 만났다. 왕 주석은 북한 측이 코로나19 봉쇄를 푼 뒤 접촉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성남의 이번 방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앞선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방문이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라오스 등 김성남을 대표로 하는 북한 노동당대표단의 순방 일정의 하나이다. 그러나 올해가 양국 수교 75주년과 '중조 우호의 해'를 맞는 해여서 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가에서는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빠르면 5~7월 사이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성남은 북한노동당 정치국 후보이자 국무위원으로서 북한에서 권력 서열 23위로 추정되는 최고위급에 속하는 인물이다. 그는 유창한 중국어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어 통역을 담당했고, 김 전 국방위원장의 여러 차례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바 있다. 신화통신과 주북한중국대사관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왕 주석은 "올해 양국 수교 75주년과 '중조 우호의 해'를 맞아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국 최고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중조 우호의 실제 행동으로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서 "단결·협력을 심화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평화롭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을 함께 만들어갈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성남 부장은 "'조중(북중) 우호의 해'가 양국의 영역별 교류·협력을 촉진해 양국 사회주의 사업이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이끌 것이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는 스타이펑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장(당 중앙서기처 서기·정협 부주석 겸임)과 왕둥펑 정협 부주석 겸 비서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는 류젠차오 부장과 김 부장이 전날 회동에서 한반도 정세 등 양측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류 부장은 "당 사이 왕래를 강화하고, 전략적 소통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라며 "영역별 우호적 교류와 실무적 협력을 추진하고, 지역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촉진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북한 노동당 대표단의 3개국 순방은 당 차원 교류를 통해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인 사회주의 국가와 관계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원해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외교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노동당 대표단이 방문하는 라오스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외교·안보 관련 각종 회의를 준비 중이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22 12:15:17미국 백악관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서한에는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의로 된 서한의 전문이다. 친애하는 국무위원장께 우리는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양측이 모두 고대했던 회담과 관련해 협상 및 논의에서 당신이 시간과 인내심, 노력을 보여준 점에 아주 감사하다. 우리는 이번 회담이 북한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완전히 상관이 없다. 나는 당신과 만나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었다. 슬프게도 최근 당신이 발표한 성명에 나타난 막대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에 기초해 판단해 보건데 나는 현재 당신과 오랫동안 준비했던 이번 회담이 부적절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편지로 양측의 이익을 위해, 세계에는 해가 되겠지만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당신은 당신의 핵무기 능력을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핵무기는 그보다 많고 더욱 막강하며 기도하건데 절대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가 나눴던 대화가 대단했다고 느꼈고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화이다. 언젠가 나는 당신과 만나게 되길 매우 고대한다. 한편 당신이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인질들을 풀어준 점에 감사한다. 이는 매우 아름다운 행동이었고 매우 고마운 일이었다. 만약 당신이 이 대단히 중요한 회담을 위해 마음을 바꿨다면 주저 없이 내게 전화를 주거나 편지를 보내길 바란다. 세계와 특히 북한은 지속적인 평화와 대단한 번영과 부를 위한 막대한 기회를 잃게 됐다. 이번에 놓친 기회는 진심으로 역사에서 슬픈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5-25 00:31:41[파이낸셜뉴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북한군 파병을 받은 대가로 평양 방공망 보강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북러 군사협력이 심화되면서 우려가 제기돼온 첨단무기 기술이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보인다. 신 실장은 이날 SBS에 출연해 “북한이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 실패 이후 러시아는 관련 기술을 이미 지난해부터 지원하겠다고 공언해왔고, 그 외에 여러 군사기술이 들어오고 있다”며 “북한이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강키 위해 관련된 장비와 대공미사일 등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측 접촉 행보에선 주로 경제적 지원이 부각돼왔다. 이에 외교가에서도 북한이 파병 반대급부로 첨단무기 기술 이전보다 경제적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다 신 실장이 이날 위성기술 외에도 군사기술들이 이전되고 있고, 특히 방공망 지원이라는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북한이 방공망 지원을 우선 받은 건, 최근 우리 군의 소행이라고 강변하는 평양 무인기 침투 사태를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첨단무기 기술 이전을 비롯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고자 향후 파병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 국가정보원이 최근 밝힌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자주포와 방사포 지원에 따라 운용인력을 보낼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 실장은 지금까지는 추가 파병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대략 밝혔는데 10월 초부터 지금까지 150~160문 이상 장사정포와 방사포 2개 포병 여단 규모가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없는 무기체계라 운용병력으로 최대 2개 포병 여단 규모인 4000명이 갈 수 있어서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22 16:06:24[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북미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미 할 수 있는 협상 시도는 다 했고, 강한 군사력만이 해법이라는 결론을 지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했던 트럼프 주도 '탑다운' 협상에 끌려 다니지 않고 핵군축협상을 통해 목표한 바를 차근차근 취한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인 국방발전 2024 개막식에 참석해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 그 결과에 확신한 건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닌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라며 “현실은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임을 매일, 매 시각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핵을 비롯한 군사력 강화에 몰두한다는 방침은 최근에도 김 위원장이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10년 만에 열린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3차 세계대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없이, 만족없이, 부단히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북미협상을 언급하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미사일 고도화, 러시아와의 군사동맹 등 일련의 군사적 행보들이 결국 북미 군축협상이 목적이라는 전망이 팽배하자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군대를 기술적으로 현대화하고 위력한 수단들을 더 많이 장비시키려고 한다”며 군 현대화 의지를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파병해 현대전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과시하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오히려 북미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군사력이 과거보다 강해졌고 러시아를 등에 업고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미국이 확실한 결과를 담보하고 협상에 임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즉, 과거 시도했던 ‘빅딜’이 아닌 핵군축협상으로 유도해 확실한 이익을 챙기겠다는 목적으로 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자위적 국방 강화와 강 대 강 대치 등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건데, 뒤집어보면 트럼프 2기 정부가 협상을 하고 싶다면 엄청난 엔트리 비용이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며 “2018년 당시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비핵화의 동시행동 전략에서, 지금은 핵무력이 고도화된 것을 감안해 핵군축협상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22 09:24:3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평양동물원에 사자, 불곰 등 동물 70여마리를 선물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은 러시아 천연자원부의 성명을 인용해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장관은 70마리 이상의 동물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평양 중앙동물원으로 이전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프리카 사자 1마리, 불곰 2마리, 야크 2마리, 흰 코카투(앵무새) 5마리, 다양한 종의 꿩 25마리, 원앙 40마리가 북한의 동물원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모스크바 동물원 대표단이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중앙동물원에 독수리 등 동물들을 기증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에 암사자, 곰, 야크를 북한에 보내는 것은 처음이라고 코즐로프 장관은 강조했다. 코즐로프 장관은 "현재 동물들은 격리돼 있고 적응 기간을 거쳐 우리로 이동될 것"이라며 "이 동물들이 적절한 보살핌을 받으며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와 북한은 자주 선물을 주고받으며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애마'로 알려진 오를로프 트로터 품종의 말 24필을 북한에 수출했고,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풍산개 2마리를 선물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1 07:32:53[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원은 20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물자도 추가적으로 지원한 동향을 파악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동향과 관련해 11군단 병력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 파병군 1만1000여명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 쿠르스크에 이동, 배치됐다"며 "현재 러시아의 공수여단이나 해병대에 배속돼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 전투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최전선 참여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는 "포로나 투항, 사상자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와 상충하는 정보가 많아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뿐 아니라 군수물자들도 추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동향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포탄 미사일에 이어 240mm 방사포, 170mm 자주포를 추가한 사실이 있다"며 "이들 무기는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무기들이기 때문에 운용 교육이라든지 정비를 위해 북한 병력도 같이 파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정원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면담한 것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 외무상은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흔들림 없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과시할 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며 "러시아에서 난색을 표하던 푸틴과의 면담을 성사시켜냈는데,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만나고자 했던 북한의 노력이 돋보여진다"고 했다. 국정원은 면담에 대해 "중요하고 민감한 얘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지 않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됐다"며 "앞으로 북한이 어떠한 무기 혹은 장비나 기술을 받아올지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주요 임무로 보고 계속해서 밀착 주시하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11-20 13:14:42【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북부 지역에서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8일부터 19일 오전 5시까지 경기 북부 관내에서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 관련 2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18건은 군 당국에 인계됐으며,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월 북한의 대남 풍선 부양 이후 지속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만 총 2726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중 1383건이 군에 인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북한은 이번까지 31회에 걸쳐 남쪽으로 풍선을 띄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17일 담화를 통해 "16일 많은 (북한 내) 지역들에 한국 쓰레기들이 들이민 각종 정치 선동 삐라와 물건짝들이 떨어졌다"며 "쓰레기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북한의 대남 풍선 공세에 대한 보복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다시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하자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8일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며 "북한의 행위는 선을 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합참은 "북한은 치졸하고 비열한 7천여 개의 오물·쓰레기 풍선을 부양해 우리 국민의 불안과 함께 인적 · 물적 피해를 발생시켰으며, 국빈행사장에도 떨어뜨리는 등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도발 행위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엄중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새벽 약 40개의 풍선을 띄웠으며 오전까지 경기 지역 등 수도권에 2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 풍선에 담긴 내용물은 대남전단 등이었으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남북 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19 09:41:2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우리나라를 배제한 북한과 미국 간 핵군축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1기 행정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담판을 벌인 적이 있어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여러 차례 북미협상이 벌어진다면 한국의 입장이 반드시 반영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1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설명을 붙였는데, 실질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언급한 조선업 협력을 지렛대 삼은 협상에 승부수를 건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北, 러 업고 '트럼프 협상' 시도..통일부 "1기 때와 달라" 일축 북한은 18일 트럼프 당선 이후 지켜왔던 침묵을 깼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이를 명분 삼아 핵무기 고도화 의지를 밝혔다. 북핵 위협을 부각해 트럼프식 북미협상을 다시 이뤄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핵 고도화는 말뿐이 아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파병한 반대급부로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받으려 하고 있다. 유사시 상호 군사지원이 담긴 북러조약이 발효되면 아직까지 부인하고 있는 우크라 파병을 공식화할 전망인데, 이를 기점으로 기술 이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측 인사들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트럼프 1기 정부 때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협상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인물인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이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지명돼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북미대화에서 한국이 따돌림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한국을 패싱하고 대화를 나눌 순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1기 때와 2기가 맞이할 상황이 다르다. 미국이 당장 북한에 아주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대화를 추진키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한미동맹에 대해 미국도 초당적으로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매우 새롭게 강화된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진행되면 한국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핵 기반으로 강화된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제도화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앞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 배제 북미대화 우려에 관해 “그런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만큼 한미 공조체제를 공고히 해 대응하고 있다. 미북대화가 이뤄진다면 한미 간 긴밀하게 사전 조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을 언급하며 “아무리 개인 외교를 중시하더라도 우방국들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상황에서 선뜻 미북대화를 하려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 대한민국의 입장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는 트럼프 직접 요청 '조선업 협력'..美 안보 투톱도 최근 주장다만 국제정세와 외교관계의 틀을 깨온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도 자신감을 가질 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트럼프의 거래적 성향에 맞춘 전략은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조선업 협력을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에서 직접적으로 조선업 협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위해 해군력과 바닷길 장악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조선업은 쇠퇴하고 있다. 선박 건조는 물론 보수·수리·정비도 쉽지 않아 군함 가동조차 고충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트럼프 대응을 위해 윤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긴급경제안보회의에서 조선업 협력 구체화 방침이 세워졌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조선업 협력을 언급한 것을 주목했다며 “조선업을 포함해 미국 관심사와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협력 기회를 다양한 산업에서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들에 대한 이해가 순수 정치인들보다 깊다”며 “그런 관점에서 미국의 이익과 우리나라 조선업계 간 협력할 부분이 상당히 있을 것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조선업이라는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면, 한반도 문제는 물론 모든 분야에서 원만한 한미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구상인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에 입각할 예정인 핵심인물들도 최근 우리나라와의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정부가 조선업 지렛대 협상에 더욱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대외정책 ‘투톱’인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각각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크 월츠 하원의원은 지난 4월 의회에서 ‘국가해양전략 지침’ 보고서를 함께 낸 적이 있다. 보고서에는 중국 팽창을 막기 위한 안보의 핵심으로 조선업 정상화를 지목했고, 대안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과 협력을 제시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8 16: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