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반도체, 이차전지, 일반 산업용 불소계 물질의 핵심 원료인 '무수불산'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울산에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비지에프(BGF)에코머티리얼즈의 자회사인 플루오린코리아 부지에 대규모 '무수불산' 생산시설이 세워진다. 이곳에 약 1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후 이곳에서는 연간 5만t 규모의 무수불산이 생산된다. 이는 국내 사용량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비지에프에코머티리얼즈의 이번 투자는 오는 2030년까지 무수불산의 해외 의존도를 절반으로 낮추고자 하는 정부 전략에 따라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와 ㈜비지에프 에코머티리얼즈는 이날 오후 3시 울산시청에서 투자협약식(MOU)을 가졌다. ㈜비지에프에코머티리얼즈는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했고 울산시 또한 신설투자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신속한 인·허가 등 행정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약속했다. 홍정혁 비지에프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울산시의 지원에 감사드리며, 이번 신설 투자에 모든 역량을 기울임과 동시에 향후 관련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울산이 반도체 소재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투자로 반도체 소재산업 내 비지에프 에코머티리얼즈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울산시는 앞으로도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더 많은 기업들이 울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친기업정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8-20 13:54:05[파이낸셜뉴스]정부가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을 손보기로 하면서 램테크놀러지가 강세다. 램테크놀러지는 유해 화학물질 제조 및 판매 영업에 대한 종합 허가를 확보한 바 있다. 29일 오전 9시 28분 현재 램테크놀러지는 전 거래일 대비 340원(5.09%) 오른 702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전 세계가 반도체 지원에 발 벗고 뛰어든 상황에서 한국만 지원이 부실할 경우 국내 반도체 분야 중소기업들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는 화학물질과 관련해 미국 등 해외보다 훨씬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탓에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경쟁자들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수용했다. 산업계에서는 신제품 개발을 활성화하려면 신규 물질 연구·제조·수입과 관련된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화학물질 제조 및 수입량 기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심하다 보니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논의 자체를 금기시했다. 반도체특위 관계자는 “화평법으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보고 있다”면서 “화학물질 등록 시 미국보다 10배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다 보니 장비 테스트를 위해 실험 한 번 하는데 3~6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특위는 화평법 10조와 16조 등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램테크놀러지는 2019년 7월 말 불산 등 유해 화학물질 6종의 제조 및 판매 영업에 대한 종합 허가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2-07-28 09:32:40[파이낸셜뉴스] 연구진은 이차전지 재료인 흑연을 최고순도 99.99%로 만들어내는 친환경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불산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또한 연구진은 기존 기술대비 70%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활용연구센터 장희동 박사 연구팀이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고순도 흑연의 정제 과정에서 불산 정제법이 아닌 킬레이트 침출, 저온소다배소 등의 새로운 방법을 적용했다. 장희동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은 기존 99.9% 순도보다 더 높은 99.99% 이상의 최고 순도 흑연 정제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이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의 난제였던 '친환경성'과 '경제성' 모두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등 국내외 관련 기업체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높은 산업적 활용도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새로운 습식 제련법은 고순도 흑연의 정제 과정에서 투입되는 시약의 양, 반응온도 및 반응시간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하는 것을 적용했다. 이번 기술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환경 오염 문제 등으로 인한 흑연의 불산 정제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 등은 앞으로도 경제성 있는 고순도의 정제된 흑연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6-07 11:43:52SK하이닉스가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일본 정부의 불화수소 수입 허가를 받았다. 또 규제 이후 수입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의 경우 국산 제품을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2일 지난달 말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SK하이닉스에 불화수소를 수출하는 업체는 일본의 쇼와덴코이며, 두 달 이상 사용 가능한 물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에 대해 첫 수출 허가를 했고,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 대상이었던 주요 소재 확보에 성공하고, 물량도 늘려나가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반도체용 불산액이 단 한 건의 허가도 발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일부 공정에 국산업체가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 국내산 제품의 적합성 테스트를 완료해 공정에 적용, 추후 공급처를 더욱 늘려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이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대신 국산 제품을 일부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한 바 있다. 이들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주요 소재의 국산품 대체에 나서는 등 국내 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행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9-10-02 17:31:55[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일본 정부의 불화수소 수입 허가를 받았다. 또 규제 이후 수입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의 경우 국산 제품을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2일 지난달 말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SK하이닉스에 불화수소를 수출하는 업체는 일본의 쇼와덴코이며, 두 달 이상 사용 가능한 물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에 대해 첫 수출 허가를 했고,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 대상이었던 주요 소재 확보에 성공하고, 물량도 늘려나가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반도체용 불산액이 단 한 건의 허가도 발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일부 공정에 국산업체가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 국내산 제품의 적합성 테스트를 완료해 공정에 적용, 추후 공급처를 더욱 늘려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이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대신 국산 제품을 일부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한 바 있다. 이들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주요 소재의 국산품 대체에 나서는 등 국내 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행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9-10-02 11:21:29램테크놀러지가 강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이하 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 규제 완화 방침을 지지하면서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오전 9시 46분 현재 램테크놀러지는 전날보다 5.98% 오른 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소재·부품·장비의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업들이 건의한 화평법과 화관법 규제 완화 의견을 관련 부처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신규 화학 물질과 기존 물질을 모두 신고해야 하는 등 강한 규제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램테크놀러지는 지난 7월 말 불산 등 유해 화학물질 6종의 제조 및 판매 영업에 대한 종합 허가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19-08-14 09:45:55NH투자증권은 22일 최근 중국 환경규제로 무수불산 가격이 최근 2개월동안 37% 상승했다며 무수불산을 포함한 무기불화물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후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손세훈 연구원은 "최근 무수불산 가격이 9월 초 톤당 1만808위안이었으나 11월 현재 1만4847위안으로 37.3% 상승했다"며 "무수불산은 금을 제외한 금속 대부분을 녹일 정도로 부식성이 강해, 실리콘 웨이퍼 불순물 제거에 활용되거나 반도체 특수가스(NF3, WF6, C4F6 등)의 원재료로 적용된다"고 전했다. 손 연구원은 "무수불산 가격 상승 요인은 중국 정부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불산 원재료인 형석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 수출되는 HF 수출을 승인하지 않음으로써 국내 불산 수급이 타이트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성은 무기불화물(AHF, HF, HBF4)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약 18%를 차지했다"며 "최근 무수불산 가격 상승으로 4분기 후성의 무수불산 매출 비중은 23%까지 증가하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8-11-22 07:56:11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불산누출 사고와 관련, 최고 책임자인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과 법인에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인프라기술센터장 이모씨와 삼성전자 법인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와 삼성전자는 2013년 1월28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공급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에서 사고 예방의무 부주의로 불산누출 사고를 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이 사고로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직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1·2심은 "검사의 공소사실만으로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직접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씨와 삼성전자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아니고, 이에 따라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삼성전자도 법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함께 기소된 현장 책임자 김모 삼성전자 케미컬파트 부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 3명과 STI서비스 임직원 3명은 1·2심에서 벌금 400만~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모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18-10-30 12:17:592012년 9월 27일 4시경, 경북 구미시 구미4공단에 위치한 주식회사 휴브글로벌에서 두 명의 작업자가 탱크로리 차량에 실려 있던 화학물질을 공장 내 저장소로 옮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뭔가 잘못됐고 순식간에 희뿌연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그 가스는 풀루오인화 수소 성분으로 일명 불산가스라 불리는 맹독성 물질이었다. 현장 작업자들은 그 즉시 손과 가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누출된 불산가스는 인근 마을 전체로 확산됐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망자 5명, 사상자 18명 등 23명의 인명 피해와 약554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작업자들은 안전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불산 원액이 누출되자 이송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과 탱크로리 하부에 있던 근로자 2명, 그리고 근처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까지 총 5명이 화상과 중독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시행령 제16조, 시행규칙 제21조)에 따르면 불산과 같은 유독물을 연간 5000t 이상 제조하는 시설은 영업 등록 후 6개월 이내에 종업원의 안전교육 실태, 유독물의 성상에 따른 주의 사항과 응급조치 방법 교육 실태, 보호장비류 비치 상태와 작동 상태 등에 대해 정기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추후 조사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안전·보건에 관한 특별 교육을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업장인 주식회사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은 2008년 연간 1만2000t의 불산제조업체로 등록했다가 이듬해 연간 4800t의 불산 제조업체로 변경됐다. 연간 유독물 제조량이 5000t을 넘지 않았으므로 그해 정기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10년과 2011년의 불산 제조량이 각각 5000t 이상으로 증가하게 됐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사고 발생 당일까지 단 한차례도 정기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사고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관 6명과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사상자를 옮기고 현장 통제 활동을 수행했다. 경찰관들은 개인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오후 4시 10분경 추가로 투입된 경찰관 60여 명이 도착했다. 이들은 그 즉시 교통을 통제하고 인근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추가 투입된 경찰관들도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았고, 사고물질이나 현장 상황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인력을 사고 지점으로부터 1.4km 밖으로 빼야 합니다. 불산은 맹독성 물질이에요.”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 즉시 경찰의 후속 조치가 이어졌지만 현장에 있던 36명의 경찰관들이 두통과 눈의 통증 등 이상 증상을 호소했고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소방관도 관련 보호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화학 보호복이나 개인 보호 장비가 부족해 일반 소방복을 입고 출동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온몸에 발진(피부나 점막 등에 작은 종기나 염증 등이 생기는 것)이 일어나고 기침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이가 속출했다. 당시 현장에서 화학 보호복을 입은 소방대원은 6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 속에서 구미시는 인근 군부대에 화학사고 대응 인력과 제독장비 지원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해당 군부대는 화학테러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화학사고에 대비해 특수화학분석차량을 보유한 곳은 인천에 있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유일했다. 이들은 현장 지원 요청을 접수한 후 신속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지역까지 도착하는 데만 8시간이 소요, 이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누출된 불산가스가 주변 지역까지 넓게 확산된 후였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현장에 있던 대응 인력들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 분투했다. 하지만 제독제로 사용할 소석회(수산화칼슘)가 부족해 제독 작업이 지연, 중화되지 못한 불산가스는 점점 더 확산됐다. 사고 당일 오후 7시, 당시 소방방재청과 행정안전부는 초동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 간 협조가 제때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 때문에 제독 작업이 지연되고 현장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총괄·조정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되지 못한 것이다. 당시 환경부는 대응 매뉴얼상에 기재된 주민 복귀를 위해 구미시에 필요한 사고 대응 정보를 적시에 알려주지 못했다. 구미시 또한 환경부가 위기경보 ‘심각단계’를 해제하자, 이를 근거로 제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현장에서 철수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사고 당일 밤 10시 36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을 통해 구미 불산가스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 환경부가 위기경보 ‘경계단계’를 발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르면 위기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되면 보건복지부는 현장에 응급의료소 설치와 의료 활동 지원을,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 수습 활동과 전문 인력 기술 지원을 검토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각 부처의 재난관리 담당자들은 표준매뉴얼에 명시된 임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구미시는 2차례에 걸쳐 인근의 군부대로 사고 수습 인력과 제독 장비를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한결 같았다. “화학테러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이 힘들겠습니다.” 이 부대는 경상북도와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원요청이 접수되면 가용 능력 범위 내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재난 협력에 관한 협정이 맺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구미시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고, 이러한 사실을 국방부 등 상급 기관에 알리지도 않았다. 사고 당시 각 기관들은 「화학유해물질 유출사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대응방안을 강구했다. 당시 매뉴얼에 따르면 화학물질사고의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은 모두 3곳(환경부, 고용노동부, (구)지식경제부)이었다. 이처럼 주관기관이 많다 보니 상황판단의 주체와 절차가 모호해 많은 혼란이 발생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에서는 사고 발생 다음 해인 2013년 3월 기존 표준매뉴얼을 개정했다. 화학사고 발생 시 해당 물질을 관리하는 소관부처가 주관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되, 부처간 소관이 중첩되거나 불분명한 경우에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대응·수습체계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이 있을 경우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조정하도록 했다. 당시 구미시에는 2008년 3월에 작성된 「환경오염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이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이 매뉴얼에는 수질오염 사고에 대한 대응 요령만 규정돼 있었고, 이번 사고와 같은 대기 오염 사고에 필요한 대응(피해 확산 범위와 주민 대피 등에 관한 대응 방안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구미시는 사고발생 약 3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주민들을 피해 확산 범위 밖으로 대피시키는 등 사고수습에 많은 혼선이 발생했다. 불산가스는 짧은 시간 노출되어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토양, 지하수 등을 오염시키고 농작물 피해까지 유발한다. 하지만 당시 환경부는 대기 중의 불산가스 농도 측정을 사고 지점과 인근 마을회관에서만 간이검사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구미시 또한 다음날 4시 30분 사고 상황 종료를 선포할 때까지 수질과 토양, 식물에 대한 잔류 오염도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대구지방 환경청의 「화학 유해물질 유출사고 위기대응 행동매뉴얼」에 따르면 화학물질 유출 시 자체 위기 평가 회의를 거쳐 위기경보를 발령 또는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매뉴얼에서는 상황 종료 판단과 주민 복귀 여부를 사고 현장의 인명 구조, 제독 작업, 잔류 오염도 조사 등을 모두 완료한 후 결정하도록 기재돼 있다. 하지만 당시 환경부는 사고 탱크로리의 누출 부위를 차단해 더 이상의 추가누출이 없고 주변 지역과 인근 주거 지역을 탐지한 결과 불소가 검출되지 않자 위기경보 심각단계를 해제했다. 구미시 역시 환경부의 조치에 이어 사고 인근지역의 대기 중에 불산가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주민 복귀를 결정했다. 그러나 사고 종료 6일 후부터 인근 지역의 농작물이 고사한 것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불안한 주민들이 항의하기 시작했고 불산가스의 잔류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지자체와 관계 기관은 10월 6일, 주민들을 다시 대피시키는 등 수습 단계에서 많은 혼선을 빚어야 했다. 이후 정부는 화학물질과 관련된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전담기구를 신설, 화학공장이 밀집된 6개 주요 산업단지에 합동방재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국내 화학물질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춰 나가고 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8-07-21 16:17:00【 안산=장충식 기자】 경기도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 8층 반도체 클리닉 장비 개발업체에서 20일 오전 9시 45분 불산 등 5ℓ가 누출돼 직원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사고현장 근처에서 근무하던 직원 등 20여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건물 안에 있던 직원 1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사고는 해당 업체 직원들이 반도체 기판 클리닉 물질 혼합 실험을 하고 남은 물질을 용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혼합물이 새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출된 물질은 불산과 질산 혼합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 특수대응팀에서 공기질 안전도를 검사한 결과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병원에 옮겨진 경상자들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jjang@fnnews.com
2016-01-20 12:5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