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전력이 보유중인 한전기술 일부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매각에 실패했다. 8월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이 보유중인 한전기술 지분 블록딜 수요 예측에 돌입했으나 기관 투자자들의 저조한 참여로 결국 지분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한 주당 매각 할인율이 기존 블록딜 물량 대비 낮았던데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이라 최대 200만주에 달하는 물량을 소화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라며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이 한전기술 상황을 안좋게 보는 측면도 작용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앞서 한국전력은 전일 장 종료직후 보유중인 한전기술 지분 100만주(2.61%)에서 최대 200만주(5.22%)에 대한 기관 블록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애초 한 주당 할인율은 지난 8월 30일 종가(7만 2400원) 기준 4.5%에서 최대 6.5%를 적용 한 6만 9100원에서 6만 7700원사이에서 결정 될 전망이었다. 한편 이번 블록딜 매각 주간사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만약 블록딜이 성사됐다면 한전기술의 최대주주인 한국전력은 총 1400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나 결국 불발로 그치게 됐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08-31 09:33:05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대한전선 일부 지분 매각이 실패에 그쳤다. 이번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채권단들은 200억원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 할 수 있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장 종료 직후 하나은행 등 9개 은행이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1905만주에 대한 기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그러나 기관들의 수요 미달로 인해 결국 블록딜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블록딜의 매각 주간사는 하나금융투자가 단독으로 맡았다. 애초 주간사가 제시한 한 주당 매각 할인율은 전일 종가(1265원)대비 17% 할인 된 1050원이 적용 됐다. 파격적인 할인율에도 불구 결국 딜이 실패로 돌아 간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20%에 달하는 할인율에도 기관들의 관심이 미치지 못했다”며 “매물로 나온 물량 중 절반 규모에만 수요가 형성됐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관련 종목에 대해 기관들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7-11-02 11:12:44이해진 전 의장이 보유중인 네이버(NAVER)지분 중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해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장 종료 직후 이 전 의장은 보유중인 네이버 지분 11만주(0.3%)에 대한 기관 블록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네이버와 각각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매입한 백기사다. 애초 주관사가 제시한 한 주당 할인율은 전일 종가(78만1000원) 대비 2.3%가 적용(76만3037원) 될 예정이었지만 결국 블록딜은 실패로 돌아갔다. 블록딜에 성공할 경우 이 전 의장은 800억 규모의 뭉칫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네이버측은 이번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창업자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IB업계에서는 의미있게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라인 실적의 하락, 모바일 쇼핑, 광고시장 성장 둔화로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대신증권은 2018년 네이버의 국내성장률이 11%, 라인의 성장률은 8%로 둔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2.3%의 고정 할인율이 예상보다 낮은 데다 최근 실적, 주가도 부진해 지분 원매자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무엇보다 내달 공시 대상 기업 포함을 앞 두고 있는 점도 기관들이 지분 매입을 꺼려 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가 다음 달 공시 대상 기업 포함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최근 이 전 의장이 공정위에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공시 대상 기업에 포함되면 대규모 거래와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 시장 감시를 받게 된다. 또한 개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받을 경우 회사의 잘못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까지 받는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해진 전 의장의 동일인 지정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업자인 이 전 의장 지분이 5% 미만(4.6%)이기 때문에 지배적 경영권을 확보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후 라인 등 신사업에 매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이 전 의장은 유럽에서 신 사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이 네이버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으로 떠났고, 이후 라인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상장까지 마무리 지었다”며 “최근 네이버랩스(네이버의 기술개발 자회사)가 인수한 AI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 할 때도 이해진 의장이 직접 움직여 M&A를 성사시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창업자의 지분 매각 불발은 신사업 유동성 발목을 잡는 동시에 향후 주가엔 단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업자인 이 전 의장이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네이버의 오버행으로 인식돼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1차 지분 매각은 불발에 그쳤지만 이 전 의장이 추후 블록딜 재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허준 기자
2017-08-22 11:22:27신한금융투자는 10일 대한항공에 대해 블록딜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9000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한진이 자사의 대한항공 보유지분 579만여주(지분율 7.95%)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실패했다"며 "7월 8일 종가 4만2000원 대비 1.2~4.8%의 할 인율이 적용됐으나 수요 부진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대한항공 지분 처분 목적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 등의 행위 제한 해소를 위함'이었다"면서 "블록딜 무산의 영향으로 대한항공 주가는 7월 9일 5.4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유예기간이 2015년 7월말까지여서 재차 블록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1차 시도 때보다 소폭 높은 할인율이 적용될 수 있으나 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진정세에 접어들었고, 그리스 사태로 유가가 하락 반전하기 시작했으며, 국제 여객 수송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어 하반기 호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5-07-10 08:14:50STX팬오션의 흑자전환이 산업은행의 ‘블록딜’ 실패소식에 빛이 바랬다. 11일 STX팬오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75억원으로 작년 동기 26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6588억원,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각각 32.66%와 453.09% 늘어났다. 그러나 이날 주가는 6.79% 하락한 1만1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개장 전 STX팬오션 주식 2058만주(약 10%)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팔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된 것이다. 전일 STX팬오션은 블록딜에 대한 기대감에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TX팬오션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온 데 반해 블록딜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없었던 점이 실패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의 욕심이 과했다는 것. 지난달 진행된 하나금융지주 블록딜의 경우 6%의 할인율을 적용했고, 지난 9일 진행된 OCI 블록딜도 6%가량의 할인율로 매각됐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
2010-11-12 00:02:18STX팬오션의 흑자전환이 산업은행의 ‘블록딜’ 실패소식에 빛이 바랬다. 11일 STX팬오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75억원으로 작년 동기 26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6588억원,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각각 32.66%와 453.09% 늘어났다. 그러나 이날 주가는 6.79% 하락한 1만1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개장 전 STX팬오션 주식 2058만주(약 10%)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팔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된 것이다. 전일 STX팬오션은 블록딜에 대한 기대감에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TX팬오션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온 데 반해 블록딜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없었던 점이 실패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의 욕심이 과했다는 것. 지난달 진행된 하나금융지주 블록딜의 경우 6%의 할인율을 적용했고, 지난 9일 진행된 OCI 블록딜도 6%가량의 할인율로 매각됐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
2010-11-11 18:52:55[파이낸셜뉴스] "난 한 놈만 패." 1999년 개봉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무대포(유오성 배우)가 남긴 명언이다. 여러 명과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던 천 명이던 난 한 놈만 패"라는 유명한 대사였다. 싸움에서도 그렇지만 투자에서도 한 놈만 패는 전략은 유효하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부동산에만, 주식을 하는 사람은 주식만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투자의 고수들이 "자산이 늘어나면서 투자 전략을 다양화했지만 결국은 본인이 가장 잘하는 분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 말한다. 부동산으로 범위를 좁히더라도 한 놈 패기 전략은 비슷하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하는 사람, 땅에 집중하는 사람, 경매로 저렴하게 나온 물건만 사는 사람 등 한 가지에 집중한다. 주식의 경우도 미국 주식만 하는 사람, 상장지수펀드(ETF)만 투자하는 사람, 기업공개(IPO) 공모주만 투자하는 사람 등 전략이 다양하다. 공모주 투자의 경우 일반 개미가 사기 전에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경쟁률을 미리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어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사전 수요 예측에서 투자금이 몰린 상장 주식(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기관이 사고 싶어하는 주식)은 공모 첫날 따상, 따따상 등 하루 만에 쏠쏠한 수익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의 경우 1주를 배정 받기 위해서는 그 10배, 때론 수십배의 증거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는 기회비용이 크다. 하지만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상장 하루 이틀의 급등 장세에서 상승만 먹고 빠질 수 있다'고 믿는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많다. 사람이란 참 신기하게도 투자를 하기 전에는 '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라고 생각하지만 공모주 첫날 하루 만에 수십퍼센트 수익이 찍히는 걸 보면 욕심에 눈이 멀어 며칠만 더 버텨볼까 하다가 크게 물리고 마는 것이다. 상장일에 50% 올랐지만..고점 대비 40% 하락 더본코리아는 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당일 공모가는 3만4000원이었지만 장중 한때 89.71%오른 6만4500원을 찍고, 종가는 공모가 대비 51.18%오른 5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상장 후 약 2주가 지난 22일 현재 주가는 3만8950원을 기록해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더본코리아가 상장하고 주식시장이 열린 총 13일 동안 더본코리아의 차트를 살펴보면 단 3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10일이 시초가 대비 종가가 하락한 파란색 기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 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에는 772.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미투자자들은 더본 코리아 주식을 받기 위해 총 11조8238억원을 계좌에 집어넣고 기다렸다. '한국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가 만연한 가운데 모처럼 한국 주식 시장에 순풍이 부는 듯했다. 하지만 뜨거웠던 청약 열기와 달리 상장 후 주가는 흘러내렸고 지난 21일에는 4층(4만원) 바닥이 뚫리면 3만원대를 기록했다. 22일 현재 종가는 전날보다 1.52%(600원) 하락한 3만8950원이다. 사실 공모주 투자는 욕심을 줄이면 매주 좋은 투자 전략 중 하나다. 공모주 청약을 하고 주식 배정을 받는 기간이 약 30일, 한 달이 안 된다고 가정하고 기대 수익률을 30%라고 가정해 보자. 이를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36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물론 투자금 대비 아주 소량의 주식만 받을 수 있으므로 과장이 들어간 수치지만 주식투자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큰 스트레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공모주 투자를 '치킨값 벌기 투자'로 생각하면 잃은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상장 당일 상한가에 달하는 수십퍼센트의 상승을 한 번 경험하면 도파민이 과다 분비 되면서 그 다음날도 또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상승하던 차트가 하락 전환하고, 차트 기둥이 파란색으로 물들면 과감하게 매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내 손가락이 쉬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IPO도 백종원 대표도 죄가 없다 공모주가 상장 후에 급락을 거듭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이 시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IPO도 죄가 없다. 물론 더본코리아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일부 시세차익(큰 하락에도 불구하고 더본코리아는 아직 공모가 3만34000원 보다는 높은 주가다)을 얻게된 백종원 대표도 잘못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나라 IPO 시장의 구조적인 후진성에 있을 것이다. 창업주 입장에서는 기업을 상장 시키면 각종 규제와 공시의무, 금융당국의 간섭, 주주들의 개입 등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하려는 것은 개미투자자의 주머니에서 투자금을 두둑히 챙겨 가라는 심산인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개미투자들 사이에서는 대주주가 개미투자자를 '현금 자판기'로 여긴다는 자조가 나온다. 상장 기업의 유상증자도 마찬가지다. 추가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목적이 신규투자 등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방만한 경영을 통해 은행에서 막대한 빚을 진 뒤에 그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유상 증자를 하게 되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추가 발행되는 시총만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개미 입장에서도 성장성 없는 빚 돌려막기 유상증자라면 미래가 밝지 않은 것이다. 또 IPO를 진행할 경우 창업자는 공모주 가격을 뻥튀기하려는 유인이 크다. 보통 IPO를 앞두고 비슷한 업종의 시가총액 등을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를 뻥튀기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중식집을 상장시키면서 30만원짜리 미쉐린 식사를 파는 식당의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가져다가 중식집의 주식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상장 규모가 클 수록 본인들이 확보하는 수수료 수익이 커질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금융감독원 같은 금융감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공모가 산정 기준에 대해 미국처럼 엄격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장해도 문제.. 경영권 프리미엄이 뭔가요? 주식이 상장을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이상한 관행도 문제다. 쉽게 말해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한 주의 가치와 개미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한 주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이 아닌 민주주의로 바꿔 말하면 부자의 1표와 가난한 자의 1표는 같지 않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한 '한국주식 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다. '고려아연'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권 분쟁 전 고려아연의 1주 가격은 5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1주의 가격은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적대적인 M&A를 통해 주식 가격에 거품이 붙었다고는 해도 고려아연의 사업이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의 이 같은 급등락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고려아연의 평소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것이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으면 평소에 주가를 관리할 필요성이 적어지게 된다. 나중에 경영권을 팔 때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비싸게 프리미엄을 붙여서, 시장 밖(장외 블록딜)에서 팔면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그 주식의 가격이 실제 그 주식의 진짜 가격이고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할인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말 자체가 없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입하려면 대주주, 개미주주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에 매수해야 한다. 자본시장 선진국은 대주주 주식과 일반주주 주식을 다른 가격에 살 수 없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22 17:36:07[파이낸셜뉴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책 중 하나는 아마 피터 린치가 1989년 출간한 '월가의 영웅'일 것이다. 세상에 나온지 35년이나 된 주식 관련 책을 현재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읽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 의아하다. 당시와 비교하면 정보의 유통속도, 주식 매매 방법(스마트폰은 커녕 PC도 흔치 않았던 시절이다), AI와 프로그램 매매 등 강산이 바뀌어도 3번은 넘게 바뀌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 굉장히 원론적인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아이와 아내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라'라는 등의 조금은 뻔한 조언이다. 현재로 바꾸면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전기차를 많이 사용하니 애플이나 테슬라의 주식을 사고 기다리면 된다는 식의 내용이다. 애플과 테슬라가 좋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애플과 테슬라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거두는 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터 린치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마젤란펀드를 13년 동안 운용하며 2703%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9.2%에 달하는데 이는 워런 버핏의 평균 수익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마젤란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절반 이상이 손실을 봤다. 펀드에 투자해 놓고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인내심있게 기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을 사놓고 여유있게 기다리기 어려운 이유는 불확실성과 위험회피 성향 때문이다. 1년 뒤에 10% 이자를 주는 예금, 1년 뒤 50% 확률로 수익 2배 혹은 원금 손실 100%인 투자 상품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예금은 확정 기대수익률이 10%이지만 후자의 상품은 기대 수익률이 50%다. 기대수익률 측면에서는 단연 후자의 상품이 훨씬 좋지만 손실회피 심리와 불확실성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를 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해진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차트 분석을 하거나,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동향을 살피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개인, 외국인, 기관 주식 거래의 3주체 주식을 거래하는 3주체는 크게 개인, 외국인, 기관으로 나뉜다. 해외 자금을 뜻하는 외국인은 전세계의 투자은행, 펀드, 연기금, 헤지펀드, 외국 개인투자자 등이 포함된다. 기관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은행,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을 제외한 개미투자자를 개인이라고 부른다. 보통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해 이끌어 간다. 개미들의 경우 매수, 매도를 진행할 때 실시간 시가가 아닌 매수는 시가보다 낮은 가격, 매도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설정해 예약 매매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개미들이 대동단결해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목을 대량 매수, 매도 하는 경우도 적은 만큼 주식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일은 별로 없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자금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를 결정하면 일정 기간 집중 매수, 매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연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8만5000원 미만에서 7월 8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 동안 5000억원을 매수한다'는 식이다. 이들은 일시적인 주가 변동이 아닌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기계적으로 실행한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프로그램 매매 등을 통해 주가에 최대한 영향을 덜 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주가에 영향을 주면서 공개 매수를 진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큰 규모의 경우 장외에서 블록딜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건 논외로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관과 외국인이 개미 투자자와 비교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기관의 경우 개미와 비교해 수익을 내는데 불리한 지점도 있다. 예를 들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연기금인 우리나라 국민연금을 살펴보자. 국민연금의 2021년~2023년 수익률은 5.04% 수준이다. 2023년 잠정치는 13.59%로 높지만 2024년 잠정 수익률은 다시 5.87% 정도다.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벤치마크 수익률'을 추종해야 하고, 다양한 제약 사항도 따른다. 벤치마크 수익률에 따라 전세계 다른 연기금의 수익률,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의 수익률 등을 비교해 이 보다 나은 성과를 내야하는 압박이 뒤 따른다. 또 부동산,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상품에 대한 비율도 정해져 있다. 더불어 매년 수익률 평가를 받고 기관의 성과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날 경우 매도(로스컷)을 해야 하는 규정 등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반해 개미 투자자의 경우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존버'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으로 전환을 노려 볼 수 있다. 또 기관의 경우 시장이 좋지 않다고 해서 시장을 떠나 있을 수 없지만 개미들은 경기침체나 쇼크 상황이 발생하면 한동안 시장을 떠나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한 번 주식시장에 발을 담근 개미 투자자가 시장을 완전히 떠난다는 것은 담배를 끊거나, SNS를 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살펴보면 답이 있을까 과거 시가 총액 1000억원 수준의 중소형 코스닥 종목을 보유했던 적이 있다. 생각보다 지진한 주가 흐름에 시간이 나면 틈틈이 초록 포털의 증권 카테고리에서 매일, 매달, 매년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살펴봤던 적이 있다. 개미 투자자의 흔한 착각은 '외국인', '기관'으로 대표되는 매수 주체를 하나의 큰 집단적인 덩어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을 구성하는 주체는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들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집단 의식으로 모여 마치 나(개미)의 돈을 뺏어 가기 위해 작당모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느 한 카페에 전세계의 투자은행장, 보험사 사장,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모여서 마치 다수결로 의견을 취합하고 특정 종목을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금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아주 아주 작은 시장이다. 한국 시장은 여러 투자 대안 중 아시아 지역,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과 비교해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일 수 있다. 전세계 선진국의 주식지수를 모아 놓은 MSCI 선진지수에도 포함되지 않는 덜 매력적인 시장이다. 2023년 기준 전세계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109조달러다. 이 중 미국이 약 42.5%를 차지하고 EU(11.1%), 중국(10.6%), 일본(5.4%), 홍콩(4.0%) 순이다. 한국은 순위에서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의 투자금이 한국을 택하는 것은 위험분산 차원에서 아시아국가에 투자한다는 의미가 크다. 환율 변동성과 반도체라는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지 한국의 특정 기업에 투자한다는 의미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외국의 투자금은 '한국'이라는 시장 자체를 사거나 '반도체(삼성전자)'나 '금융(은행)' 섹터를 사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것도 특정한 매수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미리 짜여진 로직(알고리즘)에 따라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짜리 코스닥 기업에 투자를 해 놓고, 매일 매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는 과거의 필자는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가. 외국인과 기관도 미래를 알 수는 없다. 이기려 하지 말고,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겨라 토머스 홉스는 그의 책 '리바이어던'에서 자연상태의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라고 정의했다. 주식시장에서의 인간도 비슷하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주식 시장의 만인은 모두 수익을 거두고 싶어한다. 외국인과 기관도 그 전쟁에 참여한 주체일뿐 특별한 마법 램프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21년 전세계 주식 시장을 흔들었던 사태가 있다. 일명 '아케고스 사태'다. '아케고스'는 '빛' 혹은 '지도자'(신약에서 '예수'를 지칭)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여기서는 한 헤지펀드의 이름을 말한다. 아케고스의 창립자는 한국계 펀드매니저인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다. 그는 일종의 차액결제거래(CFD) 방식을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이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망했다. CFD는 보유한 투자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파생상품 거래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유한 현금이 100억인데 이보다 10배 큰 1000억원의 금액을 매수해 시세 차익을 거둔 뒤 파는 방식이다. 수익도 10배지만 손실도 10배다. 예를 들어 100억으로 1000억원을 샀는데 해당 종목의 주가가 10% 하락하면 원금을 모두 잃고, 그 이상 손실이 나면 빚이 생기는 구조다. 한국에서도 이슈가 됐던 '라덕연 사태'에서 자금을 댄 의사들이 "난 10억원을 투자했는데 빚이 20억원이 생겼다"고 억울해 한 것도 이런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빌 황은 당시 아케고스 자금 50억~100억달러를 가지고 최대 500억 달러(6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1000%의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러다 2021년 당시 빌 황이 투자한 종목이 급락했고 손해액이 300억 달러에 달하면서 아케고스에 돈을 댄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사건으로 아케고스 대신 투자은행들이 떠안은 피해는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원에 달했다. 빌황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증권 사기, 시장 조작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케고스 사태가 없었다면 빌 황은 한국계 투자자로서는 가장 성공한 투자자, 가장 큰 금액을 굴린 K-개미로 역사에 남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국인이면서 기관이기도 했던 그 역시 단 한번의 투자 실패로 감방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기관과 외국인도 마법의 램프는 없다.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자만하지 말고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 그 흐름을 따라가라"라는 것이 수많은 투자 구루들의 일관된 조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14 17:19:26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 등의 지원으로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는데 성공했지만 법적 분쟁 대응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고비를 넘겼지만 조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 사법리스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할지 주목된다. ■다음 과제는 법적분쟁 대응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고문(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장녀), 조희원씨(차녀)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추진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났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최소물량(20.35%)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에 응한 최종 지분율을 오는 27일 공시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는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예상대로 전개됐다는 반응이다. 당초 조현범 회장 지분이 42.03%나 되는데다 조양래 명예회장과 큰 아버지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백기사(우군)으로 나서면서, 승기가 조 회장에게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번 경영권 방어에도 훼손된 기업 가치와 갈등의 불씨를 해소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조 회장의 형·누나·여동생과 MBK파트너스 측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형제의 난'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도 부담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시세조종과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 등이 의심된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조 회장 측이 우호 지분 확보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법정 공방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 지분을 매집한 조 명예회장의 의결권을 무력화하는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는 동시에 2차 공개매수 여부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조현식 고문은 "이번 공개매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계속 제기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지속되는 여진...기업가치 제고 게다가 누나 조희경 이사장이 제기한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개시 심판 청구 2심이 내년 1월 예정돼 있다. 지난 4월 1심 법원은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 법원이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 신청을 받아들이면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자신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 조 회장에게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형태로 넘겨준 것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이번 주식공개매수 경쟁 속에서 이 사건을 둘러싼 갈등은 다시 부각됐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조 이사장이) 돈에 눈이 멀어 천륜을 저버렸다"면서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이사장 측도 21일 입장문을 통해 '(차남) 조 회장이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겨왔다"고 맞받아쳤다.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된 조현범 회장이 재판을 계속 받는 점도 리스크다. 조 회장은 지난 2020년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추가적인 경영권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우호 지분을 끌어안기 위한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주주들의 피해도 상당하다. 공개매수 발표 초반에는 경영권 분쟁 기대감으로 2만원대를 넘어섰던 주가는 지난 22일 1만6380원으로 하락해 공개매수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오너 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출렁인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3-12-24 18:33:26카카오 컨트롤타워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카카오 공동대표로서 류영준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는 초유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지난 2010년 3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후, 시가총액(시총) 43조 규모로 성장한 카카오가 콘텐츠, 모빌리티, 테크핀 등 관련 계열사만 117개에 달하는 카카오공동체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 10년간 자율과 책임 등 독립된 리더십으로 계열사 각자도생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경영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책무를 조율하기 위한 카카오 공동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공동체 리스크 대응 시급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인 이사회를 비롯해 △카카오공동체컨센서스센터(송지호 센터장)와 △미래이니셔티브센터(김범수, 남궁훈 센터장)가 있다. 카카오공동체컨센서스센터는 각 자회사 및 계열사 간 시너지를 조율하고 있다. 또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공동체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이사회는 물론 두 조직 모두 기술과 서비스 등 비즈니스모델(BM) 혁신성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난해 국정감사 전후로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웹툰 저작권 이슈'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임직원 '대규모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 계열사 리스크 대응은 발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체 의사결정구조 개선 병행 하지만 카카오 차기 CEO 불명예 퇴진이 일어나면서 컨트롤타워 등 리더십 재정비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 등 주요 공동체 위기관리 및 의사결정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카카오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은 투자 및 인수를 통해 기업집단에 합류한 스타트업 이라는 점에서 이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경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계열사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한 달간을 뒤돌아보면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민수 단독대표 가능성도 제기 카카오 공동대표 유지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앞서 카카오는 류 내정자와 함께 현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를 차기 CEO로 내정한 상태다. 즉 여민수 카카오 단독대표 체제로 갈지, 또 다른 인물을 물색해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갈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앞두고 시간에 떠밀려 또 다른 차기 CEO를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즉, 여민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컨트롤타워 역할 재정립은 물론 카카오 노조가 요구하는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지분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절차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여민수 대표는 이날 전사 공지를 통해 카카오 경영진 스톡옵션 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섰다. 여 대표는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가이드라인 정비 등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기자
2022-01-10 18: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