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기계연구원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박사팀이 문어 빨판을 장착한 만능 로봇팔을 개발했다. 로봇팔 하나만으로도 아침 준비부터 서예, 망치질, 백신 접종까지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일들이 가능하다. 박찬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장은 13일 "개발된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모터나 복잡한 기구 메커니즘 없이 단순한 흡착만으로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흡착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해 일상생활 속 다양한 작업을 시도했다. 그결과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뒤집개를 잡아 호떡을 뒤집으면서 굽는 동작이 가능했다. 또 서예를 위한 벼루, 먹물, 화선지, 붓과 같은 사물을 다루며 붓글씨를 썼다. 이외에도 백신 접종때 필요한 백신 바이알이나 주사를 다루는 등 다양한 동작에도 성공했다. 송성혁 박사는 "이 로봇팔은 산업 현장에 널리 쓰이고 있는 진공 흡착 그리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새로운 흡착 기술"이라고 말했다.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문어가 다리와 빨판을 동시에 이용해 다양한 사물을 잘 잡는 것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문어가 물체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다리로 물체를 휘감듯이, 그리퍼가 물체에 닿을 때 물체를 감싸 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연한 그리퍼 표면에 미세 와이어 구조를 나란히 배치해 물체가 미세 와이어를 누르기 시작하면 그리퍼 구조가 물체 방향으로 오므라들게 했다. 또한, 문어의 빨판이 물체의 세부적인 형상대로 바뀌어 안정적으로 흡착하듯, 물체를 감싸 안은 상태에서 그리퍼 표면의 유연한 구멍이 물체의 세부 형상에 따라 변화해 밀착한 후 강하게 흡착하도록 했다. 유연한 구멍은 벌집 형상의 부드러운 구조로 이뤄져 표면이 심하게 굴곡진 물체도 그에 맞춰 효과적으로 밀착할 수 있다. 박찬훈 실장은 "향후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물을 효과적으로 다뤄야 하는 비대면 서비스 로봇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아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0-13 10:08:03과학기술이 반짇고리까지 없앨까? 오징어 빨판의 특성을 이용해 자가치유가 가능한 섬유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다. 영상은 이 신기한 기술을 직접 보여준다. 작은 섬유 조각들을 물에 살짝 담근 후 서로 이어 붙이자 신기하게도 꿰맨 것처럼 붙는다. 이렇게 바늘과 실 없이도 찢어진 섬유를 복구하는 기술은 ‘오징어 빨판’의 단백질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 섬유에 특수코팅을 입히기만 하면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빨판의 접착 원리를 섬유에 접목해 미래형 섬유를 개발했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찢어진 옷을 세탁만 해도 자연스럽게 복구된다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자가치유 기능 외에도 화학적으로 독성을 가진 물질을 중화하는 기능도 있다. 그래서 군인이나 농부 등 유독물질과 접촉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 유용하다. 연구진은 “기존 섬유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이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섬유의 미래를 보여주는 기술은 지난 26일 유튜브에서 공개됐다. ( 영상보기) 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
2016-08-01 16:48:12드레스 입은 문어가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드레스 입은 문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드레스 입은 문어 사진에는 불빛처럼 반짝거리는 빨판을 가진 문어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몸과 빛나는 빨판이 마치 화려한 파티 드레스를 연상시켜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드레스 입은 문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드레스 입은 문어, 화려하네", "신기하다", "드레스 입은 문어, 정말 파티 드레스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3-04-15 07:11:12못 올라가는 계단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못 올라가는 계단’이라는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못 올라가는 계단’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게재돼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는 사진 속 계단이 일반 계단과는 다소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 사진 속 ‘못 올라가는 계단’은 직각삼각형 모양을 교차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층계를 오르기 위해 만든 계단들과는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못 올라가는 계단’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발에 빨판이라도 만들어야지. 어떻게 올라가라고”, “가운데를 밟아야하나. 이건 왜 만든거야”, “절대 못 올라가는 계단을 왜 만든거지”, “이런거 안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3대 천사견, 푸들-골든리트리버-진돗개 “반려견으로 딱이야” ▶ 책임감 강한 유치원생, 결혼해야 하는 이유 ‘눈길’ ▶ 엄마의 무서운 타이밍, “내 방에 CCTV 설치했나?” ▶ 고대 괴물 악어 발견 "8m 크기... 사람 한 입에 꿀꺽" ▶ 도쿄 귀신떼 등장, 50여명의 사다코 행렬 ‘깜짝’
2012-05-08 23:09:47배우 이영아가 집에서 상어를 기른다고 밝혀 깜짝 놀라게했다.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한 이영아는 집에서 다양한 동물들 중 특별한 동물을 키운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 이영아는 "집에서 열대어, 해수어 5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며 "상어도 1마리 기르고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영아가 기르고 있는 것은 빨판상어로 이영아는 “큰 상어는 못키워 빨판상어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MC 신봉선은 상어가 뭘 먹는지 궁금해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영아는 “수족관의 물고기가 없어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함께 출연한 이원종이 “수족관 13새 중 12개에서 키운 것으로 1개에 밥을 준다”고 전해 출연진들을 폭소케했다. 특히 이영아는 현재 물고기와 상어 외에도 개 7마리와 자라, 거북이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혀 진정한 동물 애호가임을 입증했다. 한편 이영아는 케이블 OCN드라마 ‘뱀파이어 검사’에서 연정훈, 이원종과 함께 열연을 펼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victory@starnnews.com신현정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뿌리깊은나무' 이수혁, 냉혹한 ‘다크무사’ 포스..장혁위협! ▶ 이영아, 전집을 점집 와전! "어머니가 무당으로 소문" ▶ '지못살', 최지우-윤상현 2세 탄생으로 "해피엔딩" ▶ 손연재, 식단공개..샐러드만 먹고 혹독 훈련 ▶ 홍석천 입양 사연, 친조카 입양 “아이들 스트레스 될까 걱정”
2011-10-21 08:28:00[파이낸셜뉴스] 자연 모사 기술을 활용해 피부 미용·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미메틱스는 퓨처플레이, 메쉬업벤처스로부터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미메틱스는 2019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시작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방창현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이 함께 5년 여 간 R&D 역량을 향상시키며 연구 데이터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4건의 기술 이전을 완료했고, 국내외 특허 30여 개를 출원하며 사업화를 실행해 오고 있다. 미메틱스는 문어 빨판의 미세한 3차원 돔 구조가 물리적인 음압을 형성해, 환경과 표면 특성에 관계없이 부착이 가능하게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3차원 돔 구조가 물, 실리콘 오일 내부, 습한 피부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점착력을 유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메틱스는 경피 약물 전달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각질층에 음압을 가해 통로를 만들어 약을 전달하는 웨어러블 패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피부 관리에 뛰어난 효과를 가졌지만 각질층을 투과할 수 없어 효능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500달튼 이상의 약물인 히알루론산, 펩타이드 성분 등의 피부 침투 깊이를 최대 3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게 됐다. 박형기 미메틱스 대표는 “미메틱스는 자연으로부터 찾은 안전한 피부 점착 구조 기술을 통해 화장품, 의료기기, 의약품 분야 등 여러 산업군으로 해당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미메틱스는 자체 브랜드 ForAdore(포어도어)를 통해 모공 과학(Pore Science)에 집중해 약물 전달을 통해 피부를 효과적으로 케어 하는 집중 미용법(Focused beauty program)과 PDC(Pore Door Controller™: 모공 컨트롤 키) 제품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상현 퓨처플레이 상무는 “미메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연 모사 원천 기술은 우수한 약물 전달 효능이라는 기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자연이라는 브랜드 가치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을 활용해 피부 모사(Skin Stimulator)와 같은 신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뷰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투자했다“고 말했다. 미메틱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ODM과 OBM 사업을 함께 할 디자이너와 전략 기획자를 모집하며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3-18 08:33:55[파이낸셜뉴스 홍성=김원준 기자]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수산자원 회복과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도내 5개 시군 연안에 어린 주꾸미 60만여 마리를 방류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방류 주꾸미는 크기 0.05㎝ 내외,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9일까지 보령 앞바다에서 포획한 어미에 대한 산란 유도 과정을 거쳐 생산했다. 방류 시기는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이며, 지역은 보령, 서산, 당진, 태안, 서천 등이다.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어린 주꾸미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선박으로 산란장이 조성된 해역에 이동, 자체 제작한 방류망을 통해 방류를 진행한다. 이 방류망은 다리에 빨판이 있는 두족류 방류 때 일부 개체가 포장 내부에 달라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기존 산소비닐포방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또 신속 방류가 가능해 어린 개체들이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 생존율을 높이는 만큼, 자원 조성에 유리하다. 주꾸미는 서해 특산종으로 수명은 1년이며, 성장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전병두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주꾸미는 낚시 어선 증가에 따른 남획 등으로 점차 자원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며 “이번 어린 주꾸미 방류는 연안 수산자원 회복을 통한 어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6-27 08:36:03[파이낸셜뉴스] 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을 개발했다. 이 로봇 손은 코끼리가 물건을 잡을 때처럼 작은 물체는 코 끝을 오므려 잡고, 큰 물체는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잡는다. 이처럼 물체를 쥐어 옮기거나 작동하는 장비를 '그리퍼'라 한다. 송성혁 선임연구원은 20일 "말랑말랑한 그리퍼를 바닥에 밀착시킨 후, 진공을 만들어주면서 오므리는 동작을 동시에 하면 마치 손가락으로 바닥을 강하게 꼬집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가는 물체를 잡는 것까지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복잡한 기계장치나 센서 없이도 잡은 물체를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움켜 쥐어 조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자 등을 쉽게 이송까지 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로봇 손을 테스트 하기위해 인형을 선물 상자에 포장했다. 또한 종이로 된 케이크 토퍼를 케이크에 꽂은 후 바닥에 있는 성냥을 안정적으로 집어 초에 불을 붙였다. 뿐만아니라 바닥에 놓여있는 다양한 꽃들의 가지를 집어 들어 꽃꽂이를 하는 등 복합적인 작업까지 해냈다.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은 유연한 부품과 부품의 변형을 만드는 와이어, 유연하고 얇은 표면으로 이뤄졌다. 유연한 부품에는 내부에 진공을 만드는 여러 개의 미세 유로가 있어 그리퍼가 물체에 흡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각각의 미세 유로는 유연해 물체를 접촉할때 물체 형상과 일치하도록 변형된 후 밀착되기 때문에 유연 구조체 자체가 흡착용으로 작동한다. 또한 손 역할을 하는 부품 중앙에 있는 변형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부품이 반으로 접혀 물체를 오므려 잡으면서 집게용으로 작동한다. 이때 그리퍼가 오므러 들어 외곽에 위치한 유연한 벽이 물체 주변을 감싸고, 물체 주변을 밀폐하게 된다. 물체를 오므려 잡아 감싼 다음, 내부에 진공을 일으키는 과정을 통해 물체를 감싸 안는 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어 높은 파지력을 갖는다. 기존 그리퍼는 집게형과 흡착형으로 별도 개발돼 왔다. 집게형은 물체의 크기가 집게가 벌어지는 최대 크기보다 큰 경우 움켜잡을 수 없다. 또 흡착형은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잡을 수 있으나 바늘이나 실처럼 매우 가는 물체나 천, 겹쳐져 있는 종이처럼 얇아서 꼬집어 잡아야 하는 물체를 집어들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개발한 코끼리 코 로봇 손은 집게형과 흡착형의 잡아 쥐는 메커니즘을 동시에 활용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물체를 집을 수 있다. 그리퍼의 100분의 1 크기보다 작은 직격 0.25㎜ 한방 침을 바닥에서 집어 올리거나, 10배 크기인 박스에 빨판처럼 흡착해 들어 올리는 등 다양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0-20 13:37:5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과거 한 사내의 오른 바깥쪽 허벅지에 종기가 났다. 처음에는 작은 붉은 콩만한 결절이 단단하게 잡히더니 점차 커졌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름이 잡히고 터져서 저절로 아물기도 했다. 이렇게 작은 종기들이 생겼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종기는 사라지지 않고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마을 의원에게 탕약도 써 보고 침도 맞아보고, 도침(刀針)으로 째 보기도 했다. 그러나 차도가 없었다. 마치현(馬齒莧)으로 만든 고약도 붙여 봤지만 여전했다. 마치현은 쇠비름으로 훗날 유명해진 이명래 고약의 원재료로 사용되기도 한 약초다. 사내는 종기의 통증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종기를 치료할 방법들을 수소문했다. 그러던 끝에 거머리를 물려서 치료하는 의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내는 전에 논일을 하다가 거머리를 물려본 적이 있지만 징그러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거머리라도 물려보기로 했다. 사내는 거머리요법을 한다는 약방을 찾았다. 의원이 진찰을 해 보더니 “이렇게 큰 종기는 옹절(癰癤)이라고 하는데, 거머리요법이 특별한 효과를 나타낼 걸세. 살아있는 거머리를 물리는 것으로 마치 침처럼 놓는다고 해서 의서에는 기침법(蜞鍼法)이라고 기록되어 있네. 두세 번 정도 시술을 하면 될 걸세.”라고 설명하면서 안심을 시켰다. 그럼에도 사내의 심장은 벌렁거렸다. 침도 무서운데 거머리를 침처럼 놓는다니. 망설임과 두려움이 여전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약방 안을 둘러보니 거머리들이 들어있는 단지들이 여러 개 있었다. 논이나 강에서 보이는 거머리들보다 작은 것을 보니 이미 잡아 놓은 지 오래되어 굶주린 듯했다. 거머리 단지의 물은 자주 갈아 주는지 깨끗하고 맑았다. 그리고 단지 옆에는 붓관이 크기별로 여러 개 있었다. 붓관은 붓의 자루로 사용하는 대롱이다. 벌써 저쪽 방안 구석에서는 몇몇이 누워서 거머리를 물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자신의 차례가 왔다. 의원은 먼저 사내를 옆으로 눕히고 종기가 난 부위를 깨끗한 물로 몇 차례 씻어 냈다. 거머리는 매우 예민해서 냄새나 맛에 민감하기 때문에 땀이나 이물질을 잘 닦아내야 했다. 의원은 가장 큰 종기 위에 물에 적신 한지 종이를 덮어두었다. 그러자 가장 높이 솟은 부위 한 곳 먼저 마르기 시작했다. 종기는 후끈거리는 열감이 있는데, 종기에 젖은 종이를 덮어 가장 열독(熱毒)이 심한 부위를 찾는 나름의 비책이었다. 의원은 거머리를 물릴 부위를 확인한 후에 종이를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 큰 붓관을 직각으로 세웠다. 그리고 붓관 안으로 거머리 한 마리를 집어넣고 이어서 붓관 안으로 거머리 단지 안의 물을 채워 넣었다. 사내는 “으~~~~” 소리를 내면서 징그러움에 몸서리쳤다. 붓관 때문에 거머리가 보이지 않았기에 그 두려움은 더욱 컸다. 아마도 거머리는 붓관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결국 붓관이 세워진 종기부위를 물게 될 것이다. “종기 부위가 따끔거리면 말을 하게나.” 의원은 사내에게 거머리가 무는 순간 따끔거릴 것이니 그 순간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붓관에 거머리를 넣은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사내는 “아~ 따끔하면서 뭔가 깨무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얏!~ 아픕니다요.”라고 부잡스럽게 떠들었다. 그러나 의원은 “자네는 논에서 거머리를 물려 본 적이 있지 않나. 그때 일을 다 마치고 나와서야 거머리가 물려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텐데,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아프다고 하니 논일을 할 때는 왜 거머리가 물었을 때 알아차리지 못했단 말인가? 지금 자네는 거머리가 문다는 것을 의식하기 때문에 긴장이 된 것뿐이네. 사실 거머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몰래 빨아먹어야 해서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깨물어 마취를 시킨다네. 그래서 거머리가 무는 순간은 약간 따끔거리지만 바로 감각이 무뎌질 테니 호들갑은 그만 떨게나.” 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말 거머리가 문 곳의 감각이 없어지고 따끔거리는 통증도 사라졌다. 의원은 붓관을 서서히 들어 올렸다. 살짝 보이는 종기 부위에는 거머리가 물려 있었고, 거머리의 반대쪽 끝은 붓관 아래의 안쪽에 달라붙어 있었다. 의원이 붓관을 서서히 들어 올리자 거머리는 마치 실처럼 늘어졌고 그러다 결국 붓관에 붙인 빨판을 스스로 떼어냈다. 종기를 문 부위는 여전히 단단하게 깨물고 있는 듯했다. 거머리가 한번 물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났다. “거머리가 배불리 먹으면 저절로 떨어질걸세. 그때까지 약 한 식경(食頃) 정도 걸릴 테니 편안하게 누워있게나. 나는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을 테니, 만약 거머리가 떨어지면 이 종을 흔들어서 나를 부르게나.” 의원은 이렇게 설명을 하고선 자리를 일어났다. 거머리는 작은 몸통을 꿈틀꿈틀 열심히 피고름을 빨아먹었다. 그런데 마치 거머리가 땀을 흘리듯 거머리 피부가 반짝거렸다. 사실 이것은 거머리가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피를 빨아먹기 위해서 자신의 체액을 피부로 몰아내서 배출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정말 30분 정도 지나자 거머리는 스스로 떨어져 나왔다. 거머리가 떨어진 부위는 마치 삼릉침으로 찌른듯한 상처가 있었고 그곳에서 피가 뭉클하고 방울처럼 솟아오르더니 주르륵하고 흘러내렸다. 마치 산속의 아주 작은 옹달샘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듯했다. 피고름이 그렇게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사내는 ‘아~ 시원해. 이렇게 낫는구나’라고 다행스러워했다. 의원은 “자네의 옹절이 너무 커서 이렇게 해서 두 번을 더 물리도록 하겠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거머리들이 더 쉽게 피를 빨아먹을 수 있을 테니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걸세.”라고 하면서 다시 동일한 방법으로 거머리를 물렸다. 세 번째 거머리까지 배불리 먹고 마저 떨어지자 의원은 “출혈을 좀 시키는 것이 옹절의 열독을 배출하는데 도움이 될 테니 이렇게 좀 피를 빼낸 후에 내가 붕대로 감싸주면 그렇게 집으로 귀가하면 되네. 3일 후에 다시 오게나. 그때까지 너무 힘든 일을 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고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삼가게나.”라고 일러 준 후 여러 겹의 베를 겹쳐서 출혈 부위에 대고 다시 붕대로 감아서 지혈을 시켰다. 3일 때 되는 날 사내가 다시 약방에 왔다. 의원은 붕대를 벗겨 보더니 다행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붉고 탱탱했던 종기가 쭈글거리면서 살빛이 창백한 듯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내도 깜짝 놀랐다. “와! 정말 좋아졌습니다. 붕대를 감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종기가 사그라들었네요. 거머리를 물리고 나서 통증이 줄어서 효과가 있구나 정도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육안으로 확인을 하니 효과가 더욱 놀랍습니다.”하면서 좋아했다. 의원은 아직 약간의 통증이 있고 종기의 뿌리가 다 빠진 것 같지 않으니 한번 더 거머리요법을 하자고 했다. 사내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 어떤 치료법으로도 효과가 없던 종기가 이렇게 거머리요법 한 번만으로 좋아졌으니 말이다. 사내는 지난 번 왔을 때 거머리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징그러워했는데, 이제는 의원이 거머리를 물리는 과정을 목이 빠져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이제는 거머리가 고마운 존재로 느껴졌다. 사내는 연신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한낱 미물로만 알았던 거머리가 이렇게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다니요. 지난번에는 좀 일찍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좀 오랫동안 제 피를 빨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제가 거머리요법을 어떻게 하는지 봤으니 앞으로 제가 직접 논에서 거머리를 잡아서 붙여 봐야겠습니다요.”라고 들떠 있었다. 그러자 의원은 깜짝 놀라며 “큰일 날 소리 하지 말게나. 논에서 거머리를 함부로 잡아서 물리면 자칫 진흙 속의 충(蟲)과 사기(邪氣)가 기육과 혈맥을 파고 들어가 물린 자리가 더 곪거나 열이 나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네. 이 약방에 있는 거머리들은 6개월 이상 깨끗한 물을 날마다 갈아 주면서 깨끗하게 관리해서 시술하고 있네. 약방이 아니고서는 절대 함부로 물려서는 안 될 터인데, 병세가 악화되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겠는가?”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내는 겸연쩍어하더니 조심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사내의 허벅지에 난 큰 종기는 거머리요법으로 완치가 되었다. 이후에도 종기가 나면 악화되기 전에 거머리요법의 도움을 받았기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의원에게는 ‘거머리의원’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거머리요법으로 종기뿐만 아니라 관절염에 의한 부종이나 통증, 탈저(脫疽, 요즘의 버거씨병)에 의한 조직의 괴사, 봉와직염과 같은 잘 낫지 않는 피부의 상처나 궤양, 편두통, 머리에 난 원형탈모 등에 다양한 질환에 시술을 해왔다. 거머리요법은 경우에 따라서는 그 어떤 명방(名方)이나 침법보다 탁월한 효과가 눈앞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치료는 의원이 아닌 거머리의 역할이었다. 거머리는 그 어떤 치료법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치료도구이자 자연의 의사였다. 거머리요법은 묘한 효과가 있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동의보감> ○ 蜞鍼法. 癰癤初發漸大, 以濕紙 一片, 搭瘡上, 其 一點先乾處, 卽是正頂. 先以水洗, 去人皮醎, 取大筆管 一箇, 安於正頂上, 却用大水蛭 一條, 安其中, 頻以冷水灌之, 蛭當吮其正穴膿血, 皮皺肉白, 是毒散無不差. 如毒大蛭小, 須用 三四條方見效. 若吮着正穴, 蛭必死, 用水救活. 累試奇效. 如血不止, 以藕節上泥塗之.(거머리침범. 옹절이 처음 생겨 점점 커질 때 물에 적신 종이 한 장을 그 위에 올려놓는다. 먼저 마르는 곳이 바로 옹절의 꼭지이다. 먼저 물로 피부의 땀과 염분을 씻어 내고 붓의 자루로 쓰는 큰 대롱 하나를 꼭지에 세운다. 큰 거머리 한 마리를 그 속에 집어넣고 자주 찬물을 부으면 거머리가 그 구멍에 대고 피고름을 빨아낸다.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살빛이 희어지면 독이 빠져나간 것이니 낫지 않는 것이 없다. 피고름의 독이 심한 데 거머리가 작을 때에는 3~4마리를 쓰면 효과를 본다. 만약 제대로 된 구멍을 빨아대면 거머리는 반드시 죽게 되는데, 물에 넣으면 살릴 수 있다. 몇 번 시험해 보았는데 놀라운 효과가 있었다. 만약 피가 멎지 않으면 연뿌리에 있는 진흙을 바른다.) ○ 小兒丹毒, 及赤白遊疹, 用蜞鍼法. 取水蛭, 吮出惡血, 最妙.(소아의 단독 및 붉거나 흰색의 피부발진에는 거머리침법을 쓴다. 거머리를 취해서 나쁜 피를 빨게 하면 가장 묘한 효과가 있다.) < 본초강목> 赤白丹腫. 以水蛭十餘枚, 令咂病處, 取皮皺肉白爲效. 冬月無蛭, 地中掘取, 暖水養之令動. 先淨人皮膚, 以竹筒盛蛭合之, 須臾咬咂, 血滿自脫, 更用飢者.(적백단독으로 붓는 증상에 거머리 십여 마리를 환부에 대고 빨아들이게 하는데, 살갗이 쭈글쭈글해지고 살이 희게 되면 효과가 난 것이다. 겨울철에는 거머리가 없으니 땅을 파서 잡고 따뜻한 물에 길러서 움직이도록 한다. 우선 사람의 피부를 깨끗이 한 다음 거머리를 담아 둔 대나무통을 환부에 대면 잠시 뒤에 빨아들이다가 피가 가득 차면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다시 쓸 때는 굶주린 것으로 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09-19 11:34:45[파이낸셜뉴스] 호주의 한적한 시골 농장에서 3m에 달하는 독특한 형태의 괴물체가 발견돼 화제다. 2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의 천체물리학자 브래드 터커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주 달게티의 농장에서 해당 괴물체를 발견해 조사했다. 이를 처음 목격한 농장주는 "무언가가 떨어지는 듯 '쾅' 하는 굉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터커가 유튜브에서 공개한 영상을 보면, 괴물체는 약 3m 길이로 어딘가 그을린 듯 시커먼 색을 띠고 있으며 뾰족한 쪽이 땅바닥에 박힌 모습이다. 옆면에는 문어 빨판 같은 동그란 문양이 줄지어 나열된 부분이 보이고, 소나무 잎처럼 생긴 솔도 지느러미 마냥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외계인이 만든 구조물처럼 알 수 없는 형상이다. 터커는 "처음에는 불에 탄 나무 같기도 했고 외계인의 오벨리스크 같기도 했다"며 "나중에는 이 물체가 사고로 인해 땅에 떨어졌다는 걸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열을 견딜 수 있는 합성 물질이 사용된 점, 부속품의 번호로 짐작되는 숫자가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그는 해당 물체가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 잔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2020년 11월 발사 당시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물체라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터커의 주장에 스페이스X 측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호주 항공우주국(ASA)도 "물체 성격을 규명하는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상황만 전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8-03 07:5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