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교육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기준을 연내 확정하고, 늘봄학교 안착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도입을 앞둔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비롯한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윤석열 정부 교육 분야 주요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2023년이 ‘교육개혁의 원년’이라면 올해는 교육개혁의 성과가 현장 곳곳에 뿌리내리는 해"라고 자평했다. 교육으로 저출생 위기 대응교육부는 '국가책임 교육·돌봄'을 과제로 삼아 우선 0~11세의 아이들에게 양질을 교육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를 통해 영유아가 어디에서나 양질의 교육과 보육을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해소해 출발의 평등선을 보장한다는 목표다. 유보통합은 지난해 12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지원 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시켰다. 영유아(0∼5세)가 생애 초기부터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통합 첫 발을 뗀 셈이다. 약 150여교를 대상으로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달 1일부터는 ‘유보통합 포털'을 통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신입생 입소·입학 신청을 한 곳에서 받고 있다. 정부는 지방 단위의 영유아 보육·교육에 관한 사무와 재정을 교육청으로 일원화하기 위해 내년 통합법 제정을 추진한다.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 관련 3법도 연내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대표 브랜드로 내세운 '늘봄학교'도 시범운영을 거쳐 확대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전체 초등학교 1학년의 82.7%인 29만3000명이 매일 무료로 2시간 이상의 늘봄프로그램을 제공받고 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 중 80% 이상이 만족을 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에 초등 2학년까지 늘봄학교 대상을 확대하고 2026년에는 전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넓힐 계획이다. 관계 부처 및 지역 대학 등과 협력해 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내 추가 공간 확보와 지역사회 공간 발굴 등에 대한 지원도 이어간다. 교실 디지털 전환지난해 11월 구축한 '함께학교' 디지털 플랫폼은 회원 수 9만3000여 명, 누적 방문 283만 회, 일평균 8000명이 방문하는 소통 창구로 성장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초3·4, 중1, 고1 수학, 영어, 정보 교과서를 AI 기반의 디지털 디바이스가 대신하게 된다. 교육부는 1만명의 선도교사 연수를 실시했고, 15만 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시도별 연수 및 '찾아가는 학교 상담(컨설팅)' 등을 진행해왔다. 전국 1046개의 선도학교와 65개의 연구학교를 통해 디지털 기반 교실 수업의 우수 사례 발굴 및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실사용하고 있는 디바이스도 보급을 끝마친 상태다. 교육부는 전국 교실의 무선 인터넷 속도도 학교 규모에 따라 최대 10G까지 증속되도록 개선하고 디지털튜터 1200명을 학교에 배치하는 등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변화하는 학폭, 기본계획 수립교육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105명 증원, 전국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제로센터' 설치 등과 함께 학교폭력 전담조사관(2217명)을 위촉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제5차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5~2029년)'을 수립해 사이버폭력 등 다변화되는 학교폭력 양상에 대한 학교 현장의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학생끼리의 폭력 외에도 수업 방해 등 교권을 침해하는 형태의 학폭 역시 제재에 나섰다. 지난해 8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과 더불어 교육활동보호법 5법을 개정했고,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견제출 및 조사·수사기관의 참고를 의무화했다. 다만 아직 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지속해서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발굴할 예정이다. 청소년 뿐 아니라 대학생들의 진로 지원을 위한 지역대학 혁신도 지속한다. 라이즈(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와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위해 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지역 맞춤형 대학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그간 교육개혁 과제들이 현장에서 차근차근 이행될 수 있었던 것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님,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협조 덕분"이라며 "교육개혁 핵심 과제들을 연내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내년부터 달라진 교육환경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1-19 10:58:2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던 30대 싱글맘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분노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해당 소식을 접한 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법채권추심 행위는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악질적인 범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은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채권추심을 뿌리 뽑고,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지원 정책을 전면 재점검해 서민들이 불법사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여성 A씨는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수천%에 달하는 금리로 수십만원을 빌렸다. 한 달도 되지 않아 빚이 1000만원으로 불어나 제때 갚지 못하자 협박까지 동원한 불법 추심이 이어졌다.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A씨는 지난 9월 지방의 한 펜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2 12:41:3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위장·비공개 수사로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또 신속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선차단 후심의'를 의무화하고, 삭제요청 시 24시간 내에 처리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6일 정부는 국민의힘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특위'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방안'을 보고했다.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범정부 TF를 구성해 관련 전문가와 업계의 의견수렴, 당정협의 등을 거쳐 마련한 방안이다. 이번 발표에 따라 정부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 △플랫폼 책임성 제고 △신속한 피해자 보호 △맞춤형 예방 교육 등 4대 분야 10개 과제를 역점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정부는 수사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는 피해자가 아동, 청소년일때만 가능한 위장수사를 성인까지 확대한다. 또 신분 비공개 수사 사후승인제도를 신설해 긴급한 경우 사전 승인없이 신속 수사를 가능케한다. 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원칙적 구속수사 해 엄격히 다룬다는 방침이다. 검거 전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전담검사도 확대에도 나선다. 신속하고 확실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선차단 후심의'를 의무화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요청을 받았을 때 성범죄물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경우 방심위심의 요청 의무화를 추진한다. 또 삭제 요청 시 24시간 내 처리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 단장인 김종문 차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TF'를 계속 운영해 나가면서 피해지원, 단속강화, 법안통과, 예산확보 등 이번 대책의 후속 조치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1-06 14:43:55[파이낸셜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경실련)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장했다. 거대 양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에 의해 독점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다. 경실련은 지역정치가 지역민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의 17개 시·도당 위원장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당의 시·도당 위원장 대다수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중앙 정치인인 것으로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시·도당 위원장 17명 중 16명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시·도당 위원장 17명 모두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들이다. 또 위원장 선거에서 경선이 이뤄지지 않는 비(非)민주적인 절차도 발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도당 17곳 중 6곳(전체의 35.3%)에서 위원장을 단독출마로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시·도당 17곳 중 15곳(전체의 88.2%)에서 단독출마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정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발판으로 활용되는 이같은 현상은 곧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정당의 지역조직이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민들이 중앙당으로 진출하게끔 하는 인적 쇄신의 교두보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실련은 이에 최근 이뤄지고 있는 지구당 복원 논의에서 정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에 의해 사당화되는 현상을 막을 방법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중앙 정치인이 지역 조직을 장악하는 현실에서 지구당이 부활하면 중앙 정치인의 선거 운동의 도구로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부활하는 지구당을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해 경실련은 앞으로 논의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김동원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인천대 행정학과 교수)은 "지금과 같은 정당의 지역 조직 운영 현황에서 지구당을 부활하면 지역 조직이 '상의하달(윗사람의 뜻이나 명령을 아랫사람에게 전함)'의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갈했다. 한편 지구당은 2004년 정당법이 개정되면서 폐지된 정당의 지역 조직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회'을 꾸리면서 정당 정치의 활성화를 근거로 지구당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1-06 11:17:47그동안 첨단산업 분야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던 한국폴리텍대학이 내년에는 전통산업 일자리 연계 기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신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간 인력 양성을 균형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5일 한국폴리텍대학은 '케이-시프트(K-SHIFT), 직업교육 대전환으로 국민과 미래를 잇는 일자리 대학'이라는 새 비전을 선포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언제 어디서나 폭넓은 직업 교육을 제공해 국민의 든든한 일자리 후원자가 되겠다는 미래상을 밝힌 것이다. ■전통산업 고도화 학과 개편 이를 위해 폴리텍대학은 우선 디지털화, 탄소 저감 기술의 확산 등 산업 변화와 기술 혁신에 대응해 전통산업 분야 학과 개편에 힘을 싣는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해 온 국가 경제의 근간인 전통산업의 혁신을 이끌 미래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폴리텍대학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20개 학과를 대상으로 '전통산업 고도화 학과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이나 탄소 저감 기술 등 신기술을 융합하는 방식이다. 폴리텍대학은 기존 1년 이하 직업훈련과정인 전문기술과정과 학과 개편을 연계해 전통산업에 최신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설·장비를 업그레이드해 현장형 훈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의 전통산업 기술과 전통산업에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 창의력·문제 해결력 등 융합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재정비한다.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 구축 폴리텍대학은 전통산업 분야 인력난 해소를 위해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 구축에도 팔을 걷는다. 뿌리산업은 국가 산업 전략 측면에서 인력 양성이 필요하나 시설·장비 등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 민간 훈련이 어려운 분야다. 폴리텍대학은 내년에 뿌리산업 거점 캠퍼스인 남인천, 순천, 포항캠퍼스에 각각 1개소씩 총 3개소의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를 구축한다. 남인천캠퍼스는 남동산단(기계, 금속)과 부평주안산단(자동차, 물류), 순천캠퍼스는 광양산단(비금속, 철강, 기계)과 여수석유화학산단(석유화학), 포항캠퍼스는 포항산단(광물, 금속, 기계)과 블루밸리산단(기계, 자동차, 선박 부품) 등 인근 산업단지와 연계해 인력 양성과 공급에 나선다. 지역·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훈련 수요를 파악하고 취업 약정형으로 교육과정도 설계한다. 그 후 연중 수시 모집한 훈련생을 대상으로 4주에서 6개월 이내로 단기간 집중 훈련을 실시해 지역 구직자와 일자리를 신속히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신중년 특화 학과 개편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 시대에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폴리텍대학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최근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이·전직 증가 등으로 직업훈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장년을 위해 '신중년 특화 과정'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중장년이 보다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신중년 특화 과정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신중년 특화 학과 개편'을 통해 훈련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신중년 특화 과정'을 통해 내년 40세 이상의 중장년 2800명에게 디지털 전환 훈련 등 3~6개월 맞춤형 훈련을 제공한다. 올해 대비 250명 늘어난 수치다. 폴리텍은 2027년까지 3300명 수준으로 훈련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양적 확대와 더불어 훈련 품질도 향상을 위해 인프라도 구축한다. 내년부터 취업 성과가 높은 전기, 산업설비 분야 등에 산업 현장의 변화를 고려한 디지털 전환을 더하는 인프라를 순차적으로 늘려간다. 2027년까지 매년 5개 학과가 중장년 맞춤형 학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철수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민간 훈련 기능을 보완해 빈 일자리 해소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이고, 공공성을 기반으로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 지원 체계를 강화해 직업 교육 대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1-05 18:17:57[파이낸셜뉴스] 강원 춘천시 가리산에서 맹독성 식물 뿌리를 먹은 등산객이 마비와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다 구조됐다. 6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8분께 춘천시 동면 품걸리 가리산에서 A씨(51)가 독초를 섭취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동갑인 남성 B씨, 60대 남성 C씨와 등반했는데, 그 과정에서 A씨는 B씨와 맹독성 식물인 투구꽃 뿌리를 섭취했다. 이후 A씨는 마비와 호흡 곤란, 시력 저하 증세를 보였고, 소방 헬기로 원주시 소재의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투구꽃은 신경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맹독성 식물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함께 섭취한 B씨는 증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와 투구꽃을 섭취하지 않은 C씨는 스스로 산을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방에서 부자, 초오라고 불리는 투구꽃은 관절염이나 중풍, 당뇨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뿌리에는 과거 사약의 원료로 쓰일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인 독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 관계자는 "A씨가 섭취한 투구꽃이 호흡곤란과 더불어 구토, 부정맥, 신경발작과 같은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맹독성 식물"이라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07 08:02:58뇌물성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포탈한 의사들이 대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제약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현금과 금품, 골프 접대를 받아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만 1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수사를 받고 있고 상당수가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주요 제약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의사와 제약업체의 리베이트는 조세정의를 짓밟고 혈세를 편취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국세청이 지난 25일 의약품·건설·보험중개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사례 40여건을 공개했는데, 대담한 탈세 행태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한 의약품 업체는 수도권의 한 병원장 부부의 결혼비용 수천만원을 대신 결제해줬다. 고급 웨딩홀 예식비와 신혼여행 경비, 예물비까지 받았다. 업체는 의사의 집과 병원에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소파 등을 배송해주기도 했다. 또 다른 의약품업체는 의사 가족회사에 임상 용역비를 부풀려 지급하는 수법으로 뒷돈을 건넸다. 직원 가족 명의로 설립한 영업대행사와 수십억원 상당의 가짜 용역계약도 체결해 돈을 빼돌렸다. 이들은 수십억원의 배당금도 챙겼다. 리베이트를 주거나 받은 업체 모두 허위서류를 만들어 정상적인 비용으로 세무 처리해 세금을 탈루했다. 의사와 제약업체의 철저하게 구조화된 갑을 카르텔은 뿌리가 깊다. 제약사 영업담당자들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 세금까지 대신 내줄망정 이름을 대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갑을 질서는 절대적이다. 이런 카르텔을 깨지 않고선 조세정의니 건강보험 재정 투명성 강화니 하는 소리는 모두 공염불이다. 국세청은 때만 되면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고 하는데도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관행이 돼버린 리베이트에 관대한 인식과 의사에게 유독 느슨한 처벌 규정 탓에 법이 우스운 게 첫째 이유일 것이다.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제약사가 약제 보험급여 인하 등의 제재를 가한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불복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국세청이 리베이트 탈세 가능성이 높은 비정상 거래를 감지해 선제적으로 조사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도 의심스럽다. 불법 리베이트는 다수 국민에게 돌아갈 이익과 혜택을 소수 기득권층이 편취 독점하는 악질 중의 악질 행위다. 소수가 약탈한 뒷돈은 의약품 처방과 의료장비 시술비 등에 전가된다. 의약품을 비싼 값에 과잉 처방하고, 혈세와 다름없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것이다. 조세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불법 리베이트 의사와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탈루한 세금을 끝까지 추징함이 마땅하다. 탈세 의사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불법을 저지른 의사는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의 강도 높은 제재가 요구된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리베이트의 특성상 내부고발 포상금을 높이는 등 개선방안도 찾아야 한다. 고소득 의사들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우리 사회가 더는 묵과해선 안 된다. 표적수사니 협박이니 하며 경찰 수사와 정부 의료개혁에 침을 뱉기 전에 자성부터 하는 게 도리다.
2024-09-26 18:24:2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2024년 뿌리기업 제조데이터 활용 컨설팅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오는 25일까지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뿌리기업의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 시행하며, 제조 공정의 데이터화를 통해 도내 기업의 디지털 혁신(DX)과 자동화(AX)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지원 대상은 제조 데이터 활용을 희망하는 도내 뿌리 중소기업으로, 총 30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뿌리 공정의 제조데이터 활용을 위한 전문 컨설팅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원한다. 평가를 통해 선정된 상위 20개사는 데이터 활용 수준에 따라 LV1, LV2, LV3 세 그룹으로 분류해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데이터 활용 분류에 따르면 LV1 데이터 초기기업은 수집 인프라가 없는 기업, LV2 데이터 응용기업은 인프라는 갖췄으나 활용이 미흡한 기업, LV3 데이터 활용기업은 인프라 구축과 활용이 모두 우수한 기업이다. LV1과 LV2 기업은 최대 2400만원, LV3 기업은 최대 32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각 기업은 현 수준에 맞는 최적의 지원으로 데이터 기반 제조 혁신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후순위 선정기업 10개사에는 별도로 뿌리공정의 디지털 전환 수준진단과 데이터 활용 측정을 위한 전문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업 신청은 오는 25일까지 이지비즈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 가능하며, 선정된 기업들은 내년 2월까지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강성천 경과원장은 "도내 뿌리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해 경기도 제조업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경과원 디지털제조혁신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9-12 10:56:15[파이낸셜뉴스] 숙명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 총학생회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착취’ 사태에 대해 “가부장제 사회 아래 뿌리 깊은 강간 문화와 여성혐오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28일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통해 “본 사태는 여성 성착취 범죄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도, 근절되지도 않았기에 발생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모두가 방관자이자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서명에는 숙명여대 내 60개 단체를 비롯해 성신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배화여대·한양여대 총학생회가 동참했다. 이들은 ‘n번방’ 등 과거 발생했던 여성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언급하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착취 범죄가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발생하는 이 사회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 성착취 방의 가해자는 ‘개설자’만이 아니며, ‘참여자’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방관자’ 역시 명백한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한국 사회의 방관과 침묵은 여성이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타 대상의 ‘놀잇감’으로 소비되도록 방조했다”며 “이는 ‘여성’을 성적 도구로 보고 멸시하는 문화를 고착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직 여성이기에 범죄의 대상이 되는 현 시점에서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이란 존재하는가. 여성인 우리는 과연 어디서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이들은 “여성이 안전하게 지낼 공간은 소실된 채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들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조직, 딥페이크 성착취 허위영상물 집중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9 06:47:42최근 여학생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편집한 허위영상물을 생성·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하면서 관계당국이 유포자 퇴학 등 강력 대응에 나선다. 교육부는 대응 전담조직(TF)을 운영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다음 달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의체 구성에 나선다. ■"딥페이크 뿌리 뽑겠다"…징계 수위 높인다교육부는 딥페이크 가해자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징계 수위와 관련, "딥페이크는 아주 고의적이고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다"며 처벌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김도형 교육부 학교폭력대책과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학교폭력 처벌 수위는 학폭위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고 학폭위는 지속성, 고의성, 피해 크기, 피해회복 여부 등을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폭위 조치는 1호(피해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부터 9호(퇴학)가 가능하다. 딥페이크처럼 고의적이고 피해가 큰 학교폭력의 경우 원칙상 퇴학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접수된 피해신고는 총 196건으로 이 중 179건은 수사 의뢰된 상태다. 교육부는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학교 딥페이크 대응 긴급 TF'를 구성하고 분야별 6개팀(7개과)으로 이뤄진 상황반을 운영한다. △학교 딥페이크 관련 사안을 매주 1회 조사 △학생·교원 피해사안 처리 △학생·교원 심리지원 △학교 예방교육·인식개선 △디지털 윤리 및 책임성 강화 등 분야별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오는 30일에는 시도교육청 부교육감과 긴급회의를 열고 내달 중 과기정통부, 여가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대책회의도 연다. 전문가·유관기관·시도교육청 자문단을 구성해 9월부터 운영해 10월 중 '교육 분야 딥페이크 대응 후속 조치'를 발표할 방침이다. 방심위도 이날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물론 텔레그램·페이스북·엑스·인스타그램·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신속한 영상 삭제·차단 조치와 자율적인 규제를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정요청 협력대상에 등재돼 있지 않은 텔레그램도 향후 공식 등재해 자율삭제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행법과 심의규정 미비로 인해 관련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완입법도 관계기관에 건의한다. 현행법은 아동 성착취물을 소지 또는 유포하기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나 디지털 성적 허위영상물은 관련 규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방심위는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해 보완입법 전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심의규정 보완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심위는 전날부터 홈페이지에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신고 전용 배너를 별도로 설치하고 신고·상담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의 주요 유포경로인 텔레그램 등 주요 SNS에 대한 자체 모니터 인원을 늘려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게 적발하고 향후 전담인력을 늘릴 방침이다. ■업계 "핀셋규제 필요"관련 업계도 피해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해 이미지는 업로드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막고, 딥페이크 관련 검색어를 청소년 보호 검색어로 지정하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내 생성형 AI 업계는 현행 조치를 넘어 AI 생성물 '워터마크(표식)' 의무화나 핀셋규제 필요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아울러 제작 단계부터 막기 위해 오픈소스(개방형) AI 생태계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제작 시 AI가 만든 콘텐츠라고 표시를 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며 "구글이나 오픈AI 등 주요 AI 개발사들의 AI 모델보다 개발자들이 웹상에 올려둔 오픈소스 AI를 파인튜닝(미세조정)하는 게 악용하는 입장에선 쉬울 것이다. 오픈소스 AI 모델 생태계는 통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규제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여가부는 딥페이크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강도현 제2차관과 여가부 신영숙 차관은 서울 중구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예방과 피해자 지원방안을 긴급 점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윤홍집 임수빈 기자
2024-08-28 18:3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