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개 식용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지난해 본격화됐지만,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지시로 '개 식용 문제 논의 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열 차례 넘게 모이고도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4월에서 6월로 한차례 논의 마지노선을 미룬 뒤 이젠 아예 협의 기한을 무기한 연장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개 식용과 도축을 둘러싼 문제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법제화를 둘러싼 찬반 여론은 팽팽하다. '이제는 식용을 금지할 때'라는 주장과 '먹고 안먹고는 자유'라는 반응이 엇갈린다. 육견업계에 실질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생계와 연결된 문제이므로 법적 중단을 시키려면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역시 '개 식용 종식'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40년 묵은 논란이 종지부 찍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물권 관심 높아지며 '개 식용 금지'에 힘 실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는 최근 개 식용 종식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인식에 공감대만 형성한 채, 논의기구의 활동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종식 시기, 종식 이행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등에 대해서 동물보호단체와 개 사육농가 등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40년 된 논의가 또다시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개 식용 논란은 88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초 88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자, 해외 동물보호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국제행사를 앞두고 정부는 개고기 집을 외곽지역으로 옮기도록 하거나 보신탕을 사철탕, 보양탕 등 유사단어로 바꿔 사용하게 했다. 하지만 이땐 문화적 반발이 컸고, 사회적 논의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개고기 논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당시 정몽준 FIFA 부회장 겸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에게 월드컵 기간 중 개고기 식용을 포기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 논란이 됐다. 프랑스 여배우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는 '월드컵을 유치하려면 보신탕은 먹지 말라'는 편지를 2002한국월드컵축구유치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도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때도 해외 동물보호단체들이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의 요청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한국 개고기 거래 금지 촉구’ 청원에 1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2020년 이후 개 식용 논란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과 연관지을 수 있다. 지난해 반려가구는 600만 가구를 넘었고, 1000만명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 식용 금지에 대한 주장에도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복날엔 보신탕" 옛말…10명 중 9명 "개고기 안 먹겠다"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개 식용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 식용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93%에 달했다. 앞으로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2.9%에 그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6%)는 국민 정서 상 개고기는 '혐오식품'이라고 답했으며, 개 식용이 유지해야 할 우리나라 전통 문화라고 답한 이는 19%에 불과했다. 다만 선호도와 별개로 법으로 개 식용 금지를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많다. 같은 조사에서 10명 중 6명은 법제화에 '찬성'했지만, 4명꼴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법제화 반대 이유로는 먹는 것에 대한 취향은 인간의 기본권리, 개인의 이익추구 법적금지 불가 등이 꼽혔다. 개 식용 관련 종사자들이 주장하는 생존권 문제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육견단체는 "이미 개를 먹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국민이 먹고 싶은 걸 선택해서 먹을 자유도 있고 식용견을 기를 직업의 자유도 있다"고 주장한다. 끊이지 않는 불법 도축…법제화 둘러싼 찬반 여론 팽팽 개 식용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불법 도축과 관련해서는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불법 도축 문제가 발생하는 건, 현재 축산법에서는 개를 가축으로 인정해 대량 사육이 가능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개가 포함돼 있지 않아 개 도살과 유통에 아무런 법적 행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법 간 이런 모순은 식용 개가 아무런 규제 없이 사육·도살되고 위생이 고려되지 않은 채 시장에 유통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동물권 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개는 축산법상 가축이라는 이유로 대량 사육이 가능해 철창에 갇힌 채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공장식으로 길러진다"며 "반면 축산물 위생관리법의 규율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허가받은 작업장'에서 도살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에는 동물 학대와 관련한 내용이 보완됐을 뿐 식용 문제는 담기지 않았다. 앞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12월 '누구든지 개나 고양이를 도살·처리해 식용으로 사용하거나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동물단체들은 초복인 지난 16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식용개는 없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개식용 종식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고수해 올해도 수많은 개들이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갈 것"이라며 "사육과 도살, 유통, 판매 전 과정에 걸쳐 위법과 불법을 자행하는 개식용을 끝내기 위해 정부의 엄중한 단속과 처벌, 그리고 조속하고 완전한 종식 입법을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07-19 14:17:58[파이낸셜뉴스] “오늘 안 되는 집은 장사 접어야지” “여기도 꽉 찼네, 다른 데 갑시다” 땀이 줄줄 흐르는 한 여름 날씨에 보양음식을 파는 가게의 업주들이 활짝 웃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마스크를 쓰고 음식점을 찾은 시민들은 삼계탕과 사철탕 등 전통적인 보양식을 한 그릇씩 뚝딱 해치웠다. "초복엔 예약도 못받아요" 초복인 16일 점심시간대에 찾은 서울 가락시장 인근 한 삼계탕집은 예약이 8팀이나 몰려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가게 앞에는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인근 미용실에서 일한다는 30대 여성들도 초복을 맞아 이 가게를 찾았다. 미용실 실장이라는 김모씨(37·여)는 “평소엔 날도 덥고 시간도 많지 않아서 가게에서 시켜먹는 경우가 많은데, 초복이라 다같이 나왔다”며 “오늘은 3명은 예약도 안 받는다고 해서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게 입구엔 손님들이 벗어놓은 신발들로 어지러웠다. 사장님은 신발장을 가득 메우고 현관까지 꽉 채운 신발을 보는 것만도 흐뭇한지 신발을 정리하다가도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계산을 위해 일어선 손님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주인을 한참 기다리는 모습도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유명 삼계탕집도 이른 점심시간부터 몰려든 손님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매년 복날에 이곳을 찾는다는 60대 여성은 “줄이 길긴 하지만 1년에 3번밖에 없는 날이기 때문에 기다릴 만하다”며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해지는 게 감염병 예방의 첫걸음인 거 같다”고 전했다. 삼계탕은 뜨거운데··· 사철탕은 엇갈려 삼계탕의 뜨거운 인기와 달리 사철탕집은 지역별로 온도가 크게 엇갈렸다. 유명 사철탕집이 여럿 자리한 가락시장 인근에선 빈자리가 있는 가게를 찾기 어려웠지만 종로 가게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가락시장 인근에서 사철탕을 파는 점포 4곳을 낮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무작위로 방문한 결과, 단 한 곳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대목이니만큼 점심시간엔 개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안내하는 가게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씨(28)는 빈자리를 찾으러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다니다 기자와 두 번이나 마주쳤다. 결국 한 가게에서 자리를 잡은 이씨는 “부장님이 보신탕집을 잡아두라고 먼저 보내줬는데 자리가 없어서 여기로 왔다”며 “오늘은 예약을 안 받는다고 해서 직접 돌아다녔는데 여기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식용 개고기가 유통되기까지의 문제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사철탕집에 들어서던 한 30대 여성은 “좋아하지 않지만 단체로 오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 식문화인데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업자들이) 감독을 받고 양성화돼서 최소한의 기준이 지켜져야 거부감이 없을 것 같다”하고 말했다. 반면 종로 인근 사철탕집은 초복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18년간 이곳에서 사철탕집을 운영했다는 점주는 “매년 보신탕을 찾는 손님이 줄긴 하지만 이렇게 안 팔린 건 처음”이라며 “오늘 6그릇 밖에 팔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점심시간임에도 가게에는 단 한 자리에만 손님이 있었다. 이 가게에서 음식을 기다리던 70대 남성은 “보신탕을 먹는 것도 개인의 자유”라며 “사회적으로 너무 안 좋게 몰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윤홍집 기자
2020-07-16 13:37:22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 보양 음식으로 '삼계탕'이 꼽혔다. BC카드는 최근 3년 간 복날이 포함된 7, 8월 음식점 업종에서 발생된 매출데이터 분석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BC카드 빅데이터 연구개발(R&D)팀이 지난 3년 동안 초복·중복·말복 당일 발생된 음식점 매출 증감율을 분석해 본 결과 7~8월 동안 발생된 음식점 업종의 일 평균 매출 대비 삼계탕, 치킨집, 민물장어 업종 매출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탕의 경우 지난 3년간 매출 증가율이 초복에는 2.8%, 중복과 말복에는 1.7%로 상위 5개 업종(삼계탕, 치킨, 한정식, 민물장어, 사철탕)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이 기간 초복·중복·말복 당일 점심·저녁시간 모두 삼계탕 업종의 매출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삼계탕 업종 매출 증가폭은 저녁시간에도 1위를 유지했고, 이어 후라이드·양념치킨 업종, 민물장어 업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BC카드 빅데이터 연구개발팀은 지난 2015년부터 3년 간 복날에 발생된 음식점 업종 분석을 위해 업종 분류를 기존 10개에서 92개로 세분화 작업을 결과를 도출해냈다. 김진철 BC카드 마케팅부문장(전무)은 "고객의 실생활에서 보다 다양하고 유용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8-07-16 13:14:20복날엔 '삼계탕' 등 보양식 매출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닭, 옻닭, 사철탕, 닭도리탕 등의 업종도 복날을 맞아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13일 BC카드에 따르면 '인사이트팀'이 복날을 포함한 주(초복 7.12~14, 중복 7.22~24) 및 전주(초복 전주 7.5~7, 중복 전주 7.15~17)에 발생된 전국 음식업종 가맹점의 매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17개의 음식업종 중 평소 대비 복날 고객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컸던 업종은 전주 대비 매출액이 107.7% 증가한 삼계탕 업종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계탕 업종의 초복 기간 매출액은 전주에 비해 156%나 증가해 복날 117개 음식업종의 매출액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토종닭(74.1% 증가), 옻닭(70.4% 증가), 사철탕(67% 증가), 닭도리탕(57.3% 증가)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상위 5위권에 들었으며 닭을 이용한 음식업종 가맹점이 상위 5위권 업종 중 4개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외에도 버섯요리, 민물장어, 오리고기, 추어탕과 같은 보양식도 복날 고객들이 많이 찾았던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은 고객들의 니즈를 한 발 앞서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제적으로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향후 개인회원 뿐만 아니라 250만 BC카드 가맹점 고객들에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2013-08-13 15:17:07#사례 1. 무점포형 청소대행업을 하는 A씨는 요즘 경기 불황에 폐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폐업할 자금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는 창업 당시 정부의 정책자금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만약 폐업을 하려면 거치분할상환 조건으로 받은 정책자금 전액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매달 적자가 이어져도 목돈이 없어 폐업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례 2. 부부가 함께 사철탕 전문점을 운영해온 B씨는 개고기의 위생 논란과 애완견의 식용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후 매출이 오르지 않자 석 달전 곱창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그러나 올 봄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돼지 부산물(막창·곱창 등) 가격이 올라 업종전환 후에도 크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아내에게 매장을 맡기고 건설 일용직 근무에 나섰다. “사장이 되면 나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직장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더 낮아졌습니다. 온 가족이 점포 운영에 매달리지만 수익은 혼자 직장에 다니는 수준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비정규직 ‘88만원 세대’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에서 비롯된 대내외 경제 악재가 곳곳에서 터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창업 기피 현상’마저 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자영업자 수 5년 만에 최저치 지난달 30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수가 5년 만에 600만명 아래인 594만5000명으로 줄었다. 중기청이 국회지식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75만6000명의 소상공인이 폐업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창업자 대비 폐업률은 85%에 달한다. 100명이 창업하면 85명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처럼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신규 창업 및 창업 후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3개월과 1년 단위로 자금 지원 업체들을 실사하고 있다.서울 강남 소상공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실사 결과 전년 대비 자영업자의 순이익 규모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줄었다. 창업자금을 지원받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비교적 건실한 자영업자임을 감안할 때 실제 자영업자들의 평균 매출 감소액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포 매물 늘지만 신규 창업자 수는 줄어 내수침체와 물가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여파로 향후 자영업자들의 시장 상황도 비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소상공인 102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기동향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매출 규모는 올해 초에 비해 3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업장 운영에 가족이 참여한 경우 인건비도 남지 않는 사례가 68.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 결과 상공인의 93.1%는 “최근 경기 상황이 올해 초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며 경기 악화의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 등의 내수 침체’(73.3%)와 ‘원재료비 인상 등 물가 불안’(61.4%) 때문이라고 답해 내수 침체와 물가 인상이 동시에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피해가 소상공인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점포 정보업체인 점포라인은 9월까지 매물과 거래가 모두 줄어들었고 권리금이 없는 무점포 매물이 이전에는 전체 매물의 10%였다면 올 하반기 들어 25%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운영할수록 적자인 매장이 늘면서 권리금을 포기하고라도 매물 등록을 하겠다는 자영업자가 많다”며 “9월 말부터는 올 초부터 이어진 불황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점포를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기중앙회의 조사에서 소상공인들은 카드 수수료 및 각종 세금인하 등을 통한 경영부담 완화, 물가안정 대책, 소상공인 정책자금 및 신용보증 확대를 통한 자금난 해소, 대형 마트 등 대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따른 소상공인 보호 등의 소상공인 대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기자
2008-10-01 17:26:59버스를 타고 시내를 관통하다 보면 유사한 품목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분포되어 있는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대표적으로 경동시장에 약재상, 동대문 패션몰, 종로의 주얼리, 아현동 가구거리와 웨딩숍, 용산 전자상가, 무교동 낙지골목 등을 들 수 있다. 비록 수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종로의 극장가나 역세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스포츠용품전문점이나 로데오거리의 패션매장도 동일한 입지 패턴을 보인다. 간과하기 쉽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도의 입지 원리가 숨겨져 있다. 이른바 ‘집적 경제’(Agglomerative Economies) 효과라는 것인데, 가령 서로 다른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가전매장이 1주일에 50대 TV를 판매하다가 A대리점이 같은 50대를 팔고 있는 B대리점이 위치한 상권에 인접하여 이전하게 될 경우를 가정해 보자. 결과적으로 상권에서 판매되는 총 TV 판매량은 100대가 아닌 그 이상으로 팔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품의 특성이 동일한 불완전 대체재(imperpect substitutes)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 보다는 몰려 있는 곳을 찾게 마련이다. 비록 절대가격의 인하를 끌어내지는 못하지만, 몰려 있는 곳을 방문하면서 얻게 되는 외적인 이득(external benefits) 때문에 멀리서도 찾아오게 마련이다. 우선, 상호 비교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의류의 경우 색상이나 디자인의 상호 비교, 유사한 아이템에 대한 가격 비교도 쉬워진다. 또한 개별 매장을 찾는 교통비용이 좀더 멀리 떨어진 로데오매장 보다 적게 들지 모르지만 비교쇼핑을 할 때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히려 몰려 있어야 시간과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이 소비자가 바라본 집적경제의 효과이다. 원칙적으로 같이 몰려 있으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창업자는 골머리를 앓게 된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맛의 차별화,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상권 전체적으로는 상권력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 마포에 가면 3대째 내려오는 사철탕집이나, 음악DJ가 있는 신당동 떡볶이집이 전국구로 유명해 진 것도 집적경제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몰려 있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적어도 단가가 낮고 자주 구입하거나 구입이 용이한 품목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몰려 있다고 해도 매장간의 힘의 균형이 있어야 한다. 점포 규모가 서로 다르고 판매가격이 다르다면 균형은 금새 깨지게 된다. 최근에는 동일한 컨셉의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한 상권에 몰려드는 현상도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기껏해야 1㎞ 반경의 자그마한 상권을 가지고 티격태격하는 구도는 결국 한정적인 소비층을 상대로 이전투구하는 것 밖에는 안 된다. 상호간 브랜드 파워가 다르거나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의 차이가 나는 경쟁이라면 아예 입점을 포기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동일한 상품이라도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만족이 있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맛깔컨설팅 수석컨설턴트 isaknox@yesyori.com
2007-05-21 16:15:17‘아파트와 사철탕은 닮은 꼴(?)’ 최근 주택업체들이 연말연시에 신규 아파트 분양에 잇달아 나서면서 아파트가 사철탕(보신탕)에 비유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는 신규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었으나 이번에는 예년과 달리 연말과 새해 벽두부터 서울·수도권지역에 1만가구 규모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아파트가 이제 사철 먹는 사철탕처럼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한 것. 연말을 며칠 남기지 않았지만 최근 수도권지역에서는 광주,하남,구리 등지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또 내년 1월 8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서울지역 12차 동시분양은 9개 사업장,2106가구로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공급된 186가구에 비해 12배가 늘어난 물량이다. 이에따라 주택수요자들은 세밑에도 각 업체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느라 분주할 전망이다. 주택업계가 12월 말과 1월중에는 주택공급을 꺼리던 예년과 달리 이처럼 대거 분양에 나서고 있는 원인은 다름아닌 월드컵 경기. 내년 월드컵 경기 대회기간에는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회 이전에 분양물량을 소화하려는 주택업체들이 벌써부터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월드컵경기 기간은 내년 5월 31일부터 한 달이지만 관심은 대회 이전부터 고조될 것이기 때문에 주택업계에선 분양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 jhc@fnnews.com 최종훈
2001-12-24 07: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