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민 특파원】 주민의 50% 이상이 65세 이상인 일본의 마을에선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교통약자인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부르면 간다'는 이른바 '온디맨드(Ondemand) 택시'가 노인들의 이동권을 해결할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13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4년 기준 약 29.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고령자의 운전능력 저하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와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디맨드는 승차를 원하는 사용자가 전화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목적지 희망시간대를 요청하면 태우러 오는 간편 시스템이다. '콜택시'와 유사하지만 지자체에 따라 저렴한 정액제 혹은 보조금 등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노인을 대상으로 권역별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아이치현의 도요아케시는 가장 성공적으로 온디맨드 교통을 정착시킨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이 시는 지난 2021년 '어르신의 외출 장려'를 목적으로 온디맨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이용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이며 1회 이용금액은 200엔(약 18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2024년 3월 기준 이용자는 2293명, 약 80%가 70~80대였다. 이용목적은 의료 42.8%, 장보기 및 쇼핑 20.8%, 공공시설 이용 17%였다. 이바라키현의 쓰쿠바시는 내년까지 고령화 지역에서 운행하는 모든 온디맨드 택시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AI가 경로 설정 및 승객 조정을 도와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편의성도 대폭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300엔으로 같은 지역 내 어느 곳이든 이동이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특정 조건하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레벨4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시행했다. 조만간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의 일본 대표기업들이 도쿄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인택시 관련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2024-11-13 18:00:35[파이낸셜뉴스] 병무청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병역의무자 청년 대상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병무청은 이번 협약으로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지 않고 병무청에서 직접 정신건강복지센터로 병역의무자에 대한 정신건강서비스 상담을 의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안보에 중요하게 직결되는 사항”임을 강조하고 “병무청에서는 병역판정검사부터 병역이행을 마칠 때까지 촘촘하고 다양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청년의 정신건강을 더욱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번 협약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스트레스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병역의무자에게 보다 신속한 상담 치료가 가능해져 안정적 병역이행은 물론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생활 지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기준 908명의 병역의무자가 병무청에서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의뢰되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536명이 정신건강서비스 상담을 받았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4 17:11:27[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사회복지·보건·교육 세출이 총 세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들 세 분야는 사회보장을 위한 필수세출로 분류되는 항목들이다. 은퇴 연령층의 소득불평등 지표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의 대도시 집중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교육지체는 아직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6대 분야별 세출 가운데 교육, 보건, 사회복지 분야 세출은 2011년 127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2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세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1.3%에서 50.5%로 확대됐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 지출은 같은 기간 7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06조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개선 추세로 나타났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방식으로 산출한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2011년 0.388에서 2022년 0.324로 낮아졌다. 지니계수는 소득 격차와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18∼65세(근로 연령층) 인구와 66세 이상(은퇴 연령층) 인구의 지니계수는 2022년 기준 각각 0.303과 0.383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근로 연령층은 전년 대비 0.007 감소했지만, 은퇴 연령층에서는 0.005 증가했다. 교육 분야에 코로나19가 끼친 영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22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은 중3은 과목별로 국어 11.3%, 수학 13.2%, 영어 8.8%로 집계됐다. 고2는 국어 8.0%, 수학 15.0%, 영어 9.3%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할 때 고2 영어만 제외하고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5개 OECD 회원국서 1위다. 2022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 31.2%로, OECD 평균(12.1%)과 비교할 때 2.6배에 달했다. 한국 다음으로 성별 임금 격차가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 라트비아, 일본, 에스토니아인데 이들 국가 모두 20%대다. 30%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보건의료 인력은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2.6명, 간호사 4.6명으로 OECD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부족한 편이다. 서울은 2011년 의사 2.9명에서 2021년 3.9명으로 1.0명 늘었으나 충북은 1.7명에서 1.9명으로 느는 등 대도시 집중화가 강화됐다. 한편 SDG 이행보고서는 시계열 분석과 국제 비교로 한국의 현 위치를 진단하고 데이터 세분화를 통해 취약 집단을 가시화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한다'는 SDG 포용성 원칙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1년부터 매년 국문과 영문으로 발간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3-21 16:18:58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4년 만의 재대결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의 이민과 사회 문제 역시 승리 진영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바이든은 유화적인 이민 정책을 유지하되 유입 규모에 제동을 걸고 총기 규제를 강화하여 치안 불안을 해소하는 한편, 낙태권 보장으로 여성의 자유를 강조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는 이민자 숫자를 줄여 치안을 강화하고 낙태 금지를 통해 우파 지지자들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총기 지유를 옹호하는 행보를 예고했다. ■이민 '제도권 편입' vs. '입국 금지'이민자들이 모여 세운 미국은 1800년대 처음으로 이민 정책을 도입하면서 백인 중심의 인종차별적인 제한 및 할당제를 선보였다. 이러한 차별은 1940~1960년대에 제 2차 세계대전, 냉전을 거치면서 점차 포용적인 기조로 바뀌었다. 특히 1960년대에는 흑인 인권운동으로 이민 정책상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사라졌으며 이민 정책 자체가 이념적인 정치색을 띠게 됐다. 민주당을 포함한 좌파 진영에서는 합법적인 이민자 외에 '불법 이민자' 역시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애초에 불법 이민자라는 용어 대신 '미등록 이민자'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1952년에 개정된 미 이민법에 따르면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외국인이라도 일정 기간 동안에는 미국에 머무르면서 합법적으로 망명 및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미국의 좌우 진영은 적어도 2000년대까지만 해도 모두 불법 이민자에 크게 적대적이지 않았다. 불법 이민자들이 힘들고 어려운 기피 업종의 일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2006년 AP통신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51%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를 비롯한 역대 정권들은 신규 이민을 늘리기보다 불법 이민자에게 영주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들을 사회에 편입하려 했다. 지난달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의회예산국(CBO)을 인용해 미국 내 노동자가 이민 유입 증가에 힘입어 2033년까지 약 520만명 더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이민자 유입이 없을 경우에 비해 7조달러(약 9170조원) 더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조는 2018년부터 정치 및 경제 불안 때문에 중남미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 남부 국경으로 몰려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재임 중이었던 트럼프는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을 즉시 돌려보내고 국경에 장벽을 쌓는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펼쳤다. 2021년에 집권한 바이든은 취임 직후 트럼프이 정책을 폐기하고 11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부여하는 이민 개혁안을 추진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실패했다. 그 사이 지난해 12월 미국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월경 시도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바이든은 뒤늦게 지난해 10월 장벽 건설을 재개하고 지난달 국경 통제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그는 이달 국정연설에서 이민자를 악마처럼 묘사하지 않겠다며 자신이 제시한 국경 통제 방안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트럼프는 집권 1기보다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발표에서 "취임 첫날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작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온라인 선거 공약집인 '어젠다 47'에 의하면 그는 이미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가 망명 신청을 하더라도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기다리게 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땅에서 태어난 불법 이민자 자녀에 대한 자동 시민권 부여를 중단하고 미국 시민권을 노린 외국인의 '원정 출산'도 차단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슬람 국가 출신자의 미국 입국 금지 등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한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국민의 총에 손댈 수 없다"미국인들이 불법 이민자 증가를 걱정하는 이유는 불법 이민자에 의한 범죄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미 조지아대학교에서는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 대학생을 살해하여 큰 논란이 발생했다. 트럼프는 다음날 연설에서 "살인죄로 기소된 괴물은 불법으로 입국했으나 부패한 바이든에 의해 풀려난 이주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바이든이 초래한 이주자 범죄로 넘쳐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달 미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시의 경우 2022년 4월 이후 17만명의 이민자가 들어왔지만 전체 범죄율은 그대로였다며 트럼프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범죄율이 확실히 늘어나는 분야도 있다. 총기 난사 부분이다. 미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의 지난해 12월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이 4명 이상인 총기 난사 사건은 650건 발생하여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같은해 총기 난사로 사망한 사람은 706명에 달했다. 집단 난사를 포함해 전체 총기 사망 사건 규모는 1만8541건이며 사망자 수는 총 4만2151명이었다. 이 가운데 2만3694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3년에 총기로 사망한 17세 이하 미성년자는 1600명을 넘었다.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경찰은 46명이었으며, 총격범 1415명은 경찰과 대치중에 사망했다. 바이든 정부는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연간 4만명 이상이 총에 맞아 숨지는 현재 상황을 공중보건 위기로 간주하고 있다. 스위스 연구기관 '소형무기연구(SAS)'에 따르면, 미국인은 인구 100명당 약 120.5정씩 총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유통된 총기는 총 3억9300만대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민간인이 보유한 총기 가운데 22%에 해당한다. 2022년 미 의회는 약 30년 만에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률은 18세에서 21세 사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확대하고 법원의 총기 압수를 허용하는 주정부에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시에 일련번호가 없는 총기 통제 및 밀매 단속을 포함하는 조항도 포함한다. 바이든은 지난달 연설에서도 민간인의 돌격소총 보유 금지, 대용량 탄창 제한, 총기 소지자 신원 강화, 총기 소유 및 취급 권환 축소를 담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는 재임 기간 총기 사건에 대해 "총기가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라며 총기 규제를 완화했다. 우파 진영 및 '전미총기협회(NRA)'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는 지난달 미 펜실베이니아주 NRA 행사에 참석해 총기 소유를 옹호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느 누구도 여러분의 화기에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며 바이든 정부의 총기 규제를 폐지한다고 예고했다. 트럼프는 "내가 취임하면 취임 첫주에 총기 소유자 및 제조사에 대한 모든 바이든의 공격이 종료될 것이다. 아마 취임 첫날에 그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낙태권 논란, 女 표심 어디로?이처럼 상반된 정책을 내세우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 유권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각각 46%로 같았다. 바이든은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낙태권을 법률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10일 인터뷰에서도 "대법원이 실수를 저질렀다"며 삼권분립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를 직접 비난했다. 바이든이 언급한 대법원의 실수는 지난 2022년 6월, 임신 15주 이후 임신 중지(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한 합헌 판결이다. 과거 1971년 미 텍사스주에서는 노마 매코비라고 알려진 여성이 성폭행으로 원치 않은 임신 이후 낙태 수술을 거부당하자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매코비는 당시 '제인 로'라는 가명을 썼으며 해당 사건을 맡은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 지방검사의 이름은 '헨리 웨이드'였다. 미 연방 대법원은 1973년 '로 대 웨이드'로 알려진 소송에 대해 표결에서 7대 2로 매코비의 편을 들어주며 여성의 낙태 권리가 미 수정헌법 14조에 명시된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트럼프는 낙태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그는 일단 우파 유권자들을 의식해 낙태권 옹호 발언을 피하는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낙태 금지 시점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는 점점 더 15주에 대해서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대체로 특정한 기간을 갖고 오는데 그 숫자로 15가 언급됐다"면서 "나는 어떤 숫자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으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NYT는 트럼프가 사석에서 16주 이후 낙태 금지에 찬성했다고 보도했으며 트럼프는 해당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12 18:14:26[파이낸셜뉴스] 자생한방병원은 이진호 병원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과 대한노년근골격의학회가 주최한 ‘초고령시대, 통합의료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한의치료 현황을 발표하고 단계적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필수의료 부족, 지역 의료 불균형 등의 문제들을 논의하고 통합의료를 중심으로 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통합의료’란 더욱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치료를 위해 현대의학과 한의학 등 여러 의학 체계가 상호 협력·보완하는 의료다. 특히 수술이나 약물치료가 어려운 고령의 환자들에게 큰 효과를 보이며,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병원장은 발표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과 한의통합치료의 기전을 설명하고, 한의사·의사 협진 사례를 통해 초고령시대 통합의료의 필요성을 조명했다. 또 진료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의료진 간 상호 이해 부족과 통합의료의 보장성 미비’라며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통합의료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통합의료의 보장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은 치료의 질 향상”이라며 “초고령사회를 맞아 다학제 등 통합의료를 통한 시너지 창출 노력에 건강보험, 실손보험 등 보장성 검토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전남대학교 박상철 연구석좌교수의 격려사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윤사중 교수의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참석 패널들의 활발한 토의가 이뤄졌다. 좌장을 맡은 대한노년근골격의학회 권순용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초고령사회 의·한방통합의료의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으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홍석 교수,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김광균 교수, 한의학연구원 이진용 원장, 부산대학교 신병철 한의학전문대학원장, 법무법인 율촌 정상태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22 14:15:48[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대전시가 올해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 가구의 생활안정과 자립을 돕기위해 사회보장 수준을 크게 확대한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생계급여 선정 기준 중위소득(30%→32%)과 주거급여(47%→48%)가 상향되면서, 생계급여의 경우 4인 가구 기준 지난해 162만 원에서 올해 183만 원으로 21만 3000원 증가해 전년 대비 13.16% 인상 지원한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도 2400여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생계급여 예산을 전년 대비 596억 원 증액한 2958억 원을 편성했다. 주소득자의 질병, 실직 등으로 긴급한 생계비, 의료비 지원 등이 필요한 위기가구에 지급하는 긴급복지 생계비도 대폭 인상 지원한다. 긴급복지 생계비는 1인 가구 기준 월 62만 원에서 71만 원으로 인상하며 난방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구에는 전년 11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인상한다. 지원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75%(4인가구 기준 429만원) △재산 2억 4100만 원 △금융재산 1172만 원으로, 갑작스럽게 위기에 처한 가구다. 아울러 올해부터 장애인 가구 의료급여와 차상위계층 지원사업도 기준을 완화해 지원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장애 정도가 심한 등록 장애인이 있는 의료급여 수급가구는 가구 내 연 소득 1억 원 또는 일반재산 9억 원을 초과하는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차상위계층 사업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로 4인 가구 기준(286만 원)이며,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서 탈락하더라도 민간 자원 연계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해 빈곤층에 대한 중층적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이 밖에 교육급여도 초·중·고 평균 11% 인상 지원하고, 자동차 재산 기준 완화와 청년 근로 및 사업소득 공제를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 청년까지 확대 적용키로 했다. 자세한 지원기준과 기타 궁금한 사항은 대전시 홈페이지, 보건복지상담센터(129), 각 구청 및 거주지 동 행정복지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은 "앞으로 위기에 직면한 저소득층 가구를 적극 발굴·지원할 것"이라면서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서비스로 시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2-07 09:02:29카카오 관계사의 준법 및 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소속 위원들이 23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과 만났다. 최근 검찰 수사 도마에 오른 김 센터장은 준신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준법경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카카오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카카오 공동체 전반이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상황에서 준신위 역할 한계 등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소영 전 대법관(위원장)을 비롯해 7인의 위원들로 구성된 준신위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모 사무실에서 첫 회동을 갖고 카카오 쇄신을 위한 준법경영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달 초 공식 출범한 준신위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 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위원회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관계사들이 준법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준신위의 목표"라며 "연말까지 준신위가 선정한 아젠다에 대해 논의를 착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속도를 중요시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준신위 구성을 결정하게 됐고 흔쾌히 수락해준 위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준신위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며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테니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 등 각종 사법 리스크로 경영 위기를 맞이한 카카오에서 준신위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총 상위권에 있던 카카오가 최근 검찰 수사 속도가 빨라지자 급조한 준신위 구성과 역할에 의문이 많다"며 "과거 '김우중 회장의 대우그룹 해체'처럼 카카오 역시 계열사 분리와 자산 매각 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지금, 워룸(War room, 전시상황실) 수준의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3-11-23 18:21:45[파이낸셜뉴스]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 기본방향이 서비스 복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됐다. 정책효과가 불분명한 현금성 사업은 줄이는 대신 꼭 필요한 서비스에 맞춤형 바우처를 늘리는 쪽으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누락 없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기조는 계속해서 유지될 전망이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난 4일 제30차 본회의를 통해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시 검토해야 할 기본방향에 대하여 심의.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사회보장’ 및 ‘평생사회안전망’에 해당하는 제도를 신설·변경할 경우 반드시 보건복지부장관이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보장제도 간 연계를 통해 중앙-지방 제도의 정합성을 유지하고 중복.누락 없는 조화로운 복지체계 구축하기 위함이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약자복지, 서비스 복지 중심으로 우리나라 복지체계를 구축하는데 사전협의 기본방향을 정했다. 사회적 약자 중심으로 지원하되, 경쟁적 현금복지는 지양하고 정책 대상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또는 용처를 정한 바우처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시 사회적 약자 대상 여부, 공적지원 필요성, 지원수준의 적절성 등을 기본방향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정책효과가 불분명한 현금복지 사업은 대상자별로 실제 필요한 사회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사회보장위원회 간사인 보건복지부 정윤순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이번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 기본방향에 따라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현금성 지원 사업 과잉 경향은 억제될 것"이라며 "서비스 복지 중심의 사회보장체계를 구축해 복지를 통한 고용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0-12 10:45:43[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할 경우 긴급돌봄 등 가족서비스 지원을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된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강가정기본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령에는 생계·의료·급여 등 사회보장급여 신청자가 원하는 경우 취약·위기 가족 지원, 임신출산·상담, 긴급돌봄 등 필요한 가족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성명, 연락처 등 신청자의 정보를 가족센터에 제공하는 법적 근거가 담겼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역 주민과 가장 근접한 행정서비스인 행정복지센터 사회보장급여 체계와 가족센터 서비스가 연계되면서 전국 244개 가족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족서비스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앞으로 가족센터가 시군구 기초단위에서 또 하나의 든든한 가족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연계·협력체계를 혁신해 더욱 다양하고 촘촘한 가족서비스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8-04 08:30:10'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선 필요성은 제기되지만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상위 20%가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2080 파레토 법칙'이 최근에는 '1090' 등으로 심화됐다. 이에 실바인 캐서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재무금융 교수와 조찬익 홍콩 중문대 경영대학 재무 교수의 대담을 통해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이유 등을 알아본다.대담 = 조찬익 홍콩 중문대 경영대학 재무 교수―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데.▲1980년대부터 부자 상위 1%의 자산이 경제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도 많은 설명들이 나왔다. 내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부의 불균형의 변화는 장기적인 이자율 변화 추세와 부자들이 어떤 자산을 보유하는지에 따라 이해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은 먼저 집을 구매한 다음에 주식과 같이 현금 흐름이 미래에 발생하는 자산(Long-duration assets)을 사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부자들은 부의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주식, 특히 기술주식과 같이 현금이 나중에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산의 특징은 현금이 미래에 발생하기 때문에 자산 가격이 이자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1980년대부터 이자율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자산의 가치가 결정되는 데 있어 미래 현금에 대한 할인이 줄어들게 됐고, 부자들의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것이 부의 불균형이 급격하게 심해진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부의 불균형이 줄었는데 이때는 이자율이 상승한 시기였다. ―이자율 하락 이유는.▲거시경제학 측면에서 이자율은 경제성장률과 관계가 깊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저축을 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전망한다면 저축이 증가하고 돈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이자율은 떨어지게 된다. 이를 고려할 때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장기 경제성장률 하락과 함께 이자율이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부의 수준이 증가하면 저축을 많이 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이자율은 떨어진다. 그러나 부자들은 저축금액이 큰 만큼 자산 가치는 증가하게 된다. 부의 수준이 증가하면 또 저축이 늘고, 이자율은 또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난다. 부자들은 이자로 소득이 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저축할 여유도 없지만 저축을 한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연구 중 하나가 사회보장제도와 부의 불균형이다. 사회보장제도가 부의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나. ▲그렇다. 부의 불균형을 계산하는 데 있어서 누락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다. 사회보장제도는 기본 퇴직 저축수단이고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이다.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은 소득에 따라 줄어들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의 자산 가치는 저소득층 그리고 중간소득층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얻게 되는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부의 불균형을 다시 계산한다면 그 심각성이 크게 줄어든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제도를 고려하면 부의 불균형의 전반적 증가 추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가 연금제도인데, 연금은 은퇴 후 혜택을 받기에 현금흐름이 미래에 발생하는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현금흐름이 미래에 발생하는 자산이 최근 수십년간 이자율 하락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증가했던 것과 같이 사회보장제도의 자산 가치도 최근 수십년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런 이유로 사회보장제도를 고려한다면 부의 불균형이 그렇게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미국 사회보장국의 계산방식에 따르면 1980년대 말 사회보장제도의 자산 가치가 4조~6조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0조달러까지 증가했다. 사회보장제도를 고려하지 않은 부의 가치가 93조달러라는 걸 생각한다면 사회보장제도의 자산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부의 불균형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인데, 경제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정확한 부의 지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부의 불균형 정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의 불균형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요소가 인적자본이다. 부자들의 인적자본 가치가 클 텐데 그렇다면 또다시 부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지는 않은가. ▲'부'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사전들을 찾아보면 일을 하지 않고서 누릴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인적자본을 포함하지 않는 개념이다. 물론 개인이 소비를 하는 데 있어 인적자본의 가치가 고려되기 때문에 인적자본은 소비의 불균형을 생각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의 불균형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는 다소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앤드루 양의 정책공약 중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 기본소득제도가 있었다. 한국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기본소득제도는 여러 국가에서 제기되는 아주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된다. 기본적 목표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고용보험, 국민임대주택, 저소득층 정부 보조금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 기존에 있는 제도의 문제는 노동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추가적 노동을 통해 소득이 올라갈 때 기존에 누렸던 혜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 노동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제도는 소득이 올라가도 혜택이 없어지지 않기에 개선된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위험할 수 있는 건 기본소득이 충분하기에 사람들이 일을 안 하고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은 사회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고, 개개인이 사회성을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인데, 기본소득제도로 인해 사람들이 아예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주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의 불균형 개선을 위한 한 방법으로 미국에서는 최근 학자금대출 탕감이 이슈다. 학자금대출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미국 학자금대출 규모는 1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20년간 그 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바이든 정부가 학자금대출 탕감에 나선 것이다. 탕감금액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규모로, 공공부채가 추가되는 부분이고 세금을 통해 충당될 것이다. 이 이슈와 관련해서 중요한 문제는 결국 누가 이득을 볼 것인가이다. 당연히 학자금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문제이고,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안 나온 사람에 비해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기에 학자금대출 탕감은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혜택이 간다. ―학자금대출금 탕감은 오히려 등록금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데. ▲사실 내 연구에 따르면 바이든의 학자금 탕감정책과 상관없이 이미 존재하는 학자금대출 프로그램들이 학교 등록금을 인상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등록금을 낼 여력이 증가하기에 학교는 더 많은 등록금을 청구하는 것이다. 기존 학자금대출 프로그램에 더해 바이든의 학자금대출 탕감까지 이뤄진다면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할 것이다. 학자금이 탕감될 거라는 기대하에 대출조건이 충족되는 학생들이 더 많은 대출금액을 신청할 수 있고 학생들의 대출여력이 증가해 학교는 더 많은 등록금을 청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직장을 얻기까지 학자금대출 이자 감면을 고려하고 있다. 효과가 있을까. ▲대출이자 감면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정책효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전에 언급되었던 소득에 따른 미국의 학자금대출 프로그램은 사회보장제도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지만 호주 또는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하면 미국은 학자금대출이 공공기관이 아니라 사기업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사기업은 상환이 늦어질수록 이득을 보기 때문에 대출자가 늦게 상환하도록 하고,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이 큰 혜택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영국 같은 경우는 정부가 학자금대출을 관리한다. 영국 국세청에서 학자금대출 상환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는데, 국세청에서 대출자의 소득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소득에 따라 혜택을 볼 수 있다. 물론 전에 언급했듯이 이렇게 학자금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게 대학교 등록금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저소득층 학생에게 유리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데 얼마나 등록금을 규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한국의 많은 대학들은 정부의 압력이나 규제로 등록금을 동결했다. 어떻게 생각하나.▲한국은 좀 더 상황이 복잡한 게 인구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학생재원이 줄어든다면 등록금을 올리지 않고 어떻게 교육자원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정말 알기 어렵다. 미국은 등록금 규제가 없고, 대학교들이 등록금을 자유롭게 올리는데, 정말 그 돈이 학생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은 교수에 대한 투자보다 행정부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정리=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7-30 18:3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