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이근 전 해군 대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훈련 기지를 공습해 외국 용병 약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13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장거리 정밀무기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스타리치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훈련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공습 결과 최대 180명의 용병과 대규모 외국 무기들이 제거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는 계속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전투 지역 파견을 앞둔 외국 용병들의 훈련 및 편성 센터,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무기와 군사장비들이 해당 기지에 배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보리우 훈련장은 폴란드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북서쪽으로 40㎞, 폴란드 국경에서 20㎞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훈련장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군인들이 훈련을 실시한 곳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이근 전 대위의 인스타 등 SNS가 며칠째 업로드가 없다. 또 그가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도 퍼졌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이근 살아있나' '이근 부상이거나 사망일 확률이 높다' 등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3-14 08:04:09고유가, 경기침체에도 소비심리는 살아있나. 추수감사절 매출저하->블랙프라이데이 매출증가->사이버 먼데이 매출증가. 미국 유통업체의 매출은 추수감사절에는 예상대로 줄었지만 26일(현지시간) 온라인 쇼핑이 집중되는 ‘사이버 먼데이’에서는 매출증가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현지시간) CNN머니,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명절이자 쇼핑시즌인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소비를 3.5%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소매협회(NRF)는 25일(현지시간)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소비를 3.5%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0년대 이후 최악의 주택침체와 이로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구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많은 쇼핑객이 몰리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103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 RCT코프는 소매업체들이 최대 60%에 달하는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면서 블랙프라이데이매출이 10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쇼퍼트랙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증가세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쇼퍼트랙은 그러나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매장 방문객은 지난해에 비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다는 이번주 월요일, ‘사이버 먼데이’에는 7200만명이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호황이 예상된다고 NRF는 전망했다. 리서치회사인 닐센 온라인은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온라인 방문 고객이 일년 전에 비해 10% 증가했다고 밝혔다./seokjang@fnnews.com조석장기자
2007-11-26 15:16:18남성 9인조 아이돌 그룹 디크런치(현욱, 현호, O.V, 민혁, 현우, 현오, 찬영, 정승, 딜런)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연습실에서 fn스타와의 인터뷰전 연습실을 공개했다. 디크런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18-08-09 17:55:22배우 임원희가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연출 박선호, 극본 서숙향)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준호, 장혁, 정려원, 조재윤, 임원희, 김사권 등이 출연하는 '기름진멜로'는 달궈진 웍 안의 펄펄 끓는 기름보다 더 뜨거운 세 남녀의 진한 연애담을 그린 이야기로 오는 7일 첫방송예정이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18-05-04 16:36:44"50대에 임금을 깍으면 우리나리에서 살아 갈수 있겠느냐."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38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임금 체계 개편을 자꾸 하자고 하는데 대안없는 임금 개편은 맞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총 연찬회에서 단독 강연한 것은 2007년 이용득 당시 위원장 이후 8년 만이다. '노동조합의 나아갈 길과 경영자들에 대한 바람'이란 제목으로 실시한 이날 강연에서 김 위원장은 "50대에 임금을 집중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라이프싸이클(생애주기)에 맞춘 것"이라며 "입사 초기에 금액을 적게 주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차이가 나는 것이지 앞·뒤 생각하지 않고 개편하자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의 임금체계는 걸레"라며 "과거 정부에서 임금 인상을 억제하니까 기본급을 올리지 못하고 각종 수당을 덧붙이다 보니 얽히고설켜 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정부가 비정규직(35세 이상) 근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3개월 이상 일하면 퇴직금을 주겠다고 발표해 버리면 노사정 위원회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사안 전체를 십자가 메듯 떠안고 가기는 굉장히 어렵다. 사안 하나하나가 워낙 예민하고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며 "이중구조, 비정규직 문제 등이 한 달 만에 해결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5년 한국의 고용노동정책'이란 주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왜 지금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이 장관은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데 이에 맞게 임금체계 등 노동시장의 기본 틀을 고치도록 법에 의무화돼 있다"며 "정규직 채용의 두려움을 없애 줘야 기업이 기간제 채용보다 정규직 채용, 나아가 직접 채용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올해 안에 임금체계 개편 마무리는 쉽지 않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 연장을 맞이하고, 2∼3년에 걸쳐 사회 전체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5-02-06 18:16:23▲ 사진: 방송 캡처 조희팔 사건 경찰이 유병언의 사체를 발견하고 신분을 확인한 가운데 조희팔 사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전남 순천 경찰서는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매실 밭에서 발견된 한 남성의 시신 지문을 확인한 결과, 유병언 씨의 지문과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신 부패 정도와 사망 시기, 발표 시점, 타살 여부 등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유병언이 '제2의 조희팔'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를 저지른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다단계 판매업체를 통해 3만여명의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2008년 10월 말 대구 본사에 있는 전산망을 파기한 뒤 투자금을 챙겨 도주했다. 이후 경찰은 2008년 11월부터 대대적으로 조희팔 검거 작전에 나섰지만 조희팔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결국 2008년 12월 태안군 안면도 마검포항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5월 경찰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조희팔의 유가족들은 화장한 유골을 국내로 들여와 납골당에 안치하고도 경찰에게 사망 사실을 숨겼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조희팔이 사망 자작극을 꾸몄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또 중국에서 실제로 조희팔을 봤다는 목격담이 계속 이어졌으며 현재까지도 조희팔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조희팔 사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조희팔 사건, 유병언이랑 똑같구나", "조희팔 사건, 유병언 진짜 의심스럽다", "조희팔 사건, 도대체 진실은 뭘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4-07-23 06:45:16최근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회장 선임이 완료되면서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장 선임 때마다 강 위원장이 거론됐지만 기대와는 달리 등장하지 않아 강 위원장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 궁금증이 증폭돼 왔다. 그런데 '산은지주 회장 카드'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아 강 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강 위원장은 우리, 신한, 하나금융 등 3곳의 금융지주 회장 후보 리스트에 유력하게 이름을 올렸으나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회장 후보 지원자 명단엔 그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남아 있지만 김승유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역시 강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질 이유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강 위원장이 산은지주 회장 자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비등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산은 민영화를 금융개혁의 상징으로 내걸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또 금융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금융과 경제 전반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강 위원장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도 추대 형식으로 요청이 있으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도 지난달 기자단과의 산행에서 "임기가 6월 10일까지지만 훌륭한 분이 오신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산은지주 회장 선임은 민간 금융지주사와 같은 인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강 위원장의 부임 여부는 순전히 그의 의중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일부에선 그동안 산업은행장에 차관급 인사가 임명됐기 때문에 장관급이 가기에는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 회장이 행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것을 분리해 강 위원장이 회장을 맡고 행장에게 실무를 맡기면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을 제외할 경우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차선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선 강 위원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갈 경우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가능성이 높고 임 차관 등 다른 사람이 갈 경우엔 지금과 같이 회장이 행장까지 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임 차관의 행보는 금융당국 내 후속인사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아 관심을 끈다. 당초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으로 승진하면 그 자리에 신재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망돼 왔다. 그러나 임 차관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가면 신 차관보가 1차관으로 승진하고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2011-02-16 17:34:03인간과 비슷하거나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AI)이 2030년 전후로 등장하는 AI발 '싱귤래리티'(특이점)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I가 내년 안에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AI 발전 속도는 증기기관과 전기, 인터넷이 일군 혁신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AI 윤리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AI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할루시네이션(환각)과 가짜뉴스 생성 등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국가들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원동력으로 AI를 국가전략화하고 있다. 빅테크들도 합종연횡을 확대하며 브레이크가 풀린 기술발전 속도는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9월 5일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AI월드 2024'를 앞두고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강연자인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세종사이버대 컴퓨터 AI 공학과 초빙교수)과 AI 시대의 변화상을 놓고 특별대담을 했다. ―AI가 우리 일상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대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나.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를 역으로 생각해 보자. 예를 들면 한 사람에게 오는 것이냐, 아니면 산업 전반에 적용될 것이냐에 따라 다른 문제다. 특이점이 2030년 전후로 온다고 하는데, 결국 우리가 AI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역량이 됐을 때 그 시대가 열릴 것이다. 미국 정부가 챗GPT 5.0에 대해 오픈AI와 함께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컨트롤한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싱귤래리티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때 사람보다 빠른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도구적 관점에서 AI가 더 똑똑해지면 좋다. ―특이점이 오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제도와 사회적인 총체적 시스템의 합의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생성형 AI와 관련한 윤리 문제도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와 비슷하다. '자율주행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와 자동차 제조사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냐'를 놓고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더 완벽해진 자율주행 기술이 나오면 제품에 탑재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에도 윤리적 관점에서 AI를 컨트롤할 수 있는 '킬 스위치'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그런 기술들이 정리가 됐을 때 우리가 말한 초지능들이 나올 것이다. ―인간의 생산성을 AI가 더 높인 점을 보면 결국 인간의 '창의성'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AI를 활용하면 소수가 가지고 있던 창의성을 일반인들도 발현할 수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있기 전에는 몇몇 미디어가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가 등장하며 개인도 방송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간 미디어는 사회적 문제 지적과 더불어 사실 확인이라는 역할을 해왔다. 그 역할을 생성형 AI가 한다고 가정하면 이를 판별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교묘하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잘한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정답이 아닌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인턴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 고쳐서 정확한 보고서를 쓸 수 있지만, 일반인이 AI가 정리한 자료를 보면 맞는지 틀린지를 모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넷플릭스가 1000만 유저를 모으기까지 3.5년이 걸린 데 비해 챗GPT는 단 5일이 소요됐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AI에 따른 향후 산업의 발전 방향이 궁금하다. ▲챗GPT 자체 기술의 업그레이드 방향과 생성형 AI 전반에 대해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챗GPT는 아직 AI와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할 수 없다. 사람끼리 대화는 중간에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만해'라면서 말을 멈추고 지적할 수 있지만, AI는 아직 그런 게 안 된다. 멀티모달이 제대로 되려면 말을 하다가 중간에 끊고 '다시 말해봐' 같은 대화가 돼야 한다. 생성형 AI 측면에서는 '도스에서 윈도 시대로 전환'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못하는 게 '질문'이다. 생성형 AI 쪽에서는 이를 '프롬프팅'이라고 표현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용자인터페이스(UI)다. 도스에서 명령어를 통해 내리던 명령을 윈도에서 수많은 이미지와 버튼으로 대체한 것처럼 이를 AI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생성형 AI에 해당 서비스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결국 지금보다 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특정 분야의 기술이 아닌 산업의 기반요소가 됐다. 결국 AI를 신속하게 잘 접목하는지에 따라 생존지형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생성형 AI의 가장 놀라운 이유가 화이트칼라, 그중에서도 창의성에 기반한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챗GPT가 2022년 10월 전 세계에 동시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성공 케이스를 만들면 해외에서도 참고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 중심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빠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챗GPT를 사용해 본 기업 총수들이 잘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사용을 권하는 분위기다. 톱다운 방식으로 AI 사용을 권장하다 보니 조직이 빨리 움직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과거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했는데, 이제는 '기업 동맹' '합종연횡'이 대세가 되고 있다. 동맹의 시대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예전에는 기술의 부분만 가져와도 쓸 수 있었는데, 지금은 통째로 가져오지 않으면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적극적 파트너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 유튜브와 싸웠던 사람보다는 유튜브 콘텐츠 안에서 함께 성장한 사람이 살아남았다. AI도 같은 상황이다. 네이버같이 큰 언어모델을 만드는 곳은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특화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은 비즈니스 케이스 개발에 주력해 서로 연합할 때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다. 저는 10년 만에 다시 '프레너미(Frenemy·친구와 적의 합성어)' 시대가 찾아왔다고 표현하고 싶다. 골드러시 때 가장 돈을 많이 번 곳이 청바지를 판매한 사람인 것처럼 AI 시대에는 엔비디아가 돋보이고 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적과의 동침'을 하는 그림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사피온과 리벨리온이 합병했다. 리벨리온은 KT와 삼성전자가, 사피온은 SK텔레콤이 투자하는 회사다. SK텔레콤과 KT가 같은 회사가 된 셈이다. 이제 합치지 못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 ―AI 기술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고 현재인 것 같다. AI로 인해 우리 일상의 변화, 또 일반인의 삶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어떠한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나. ▲사람마다 생각의 관점이 다르지만 '도구적 진화'의 관점으로 보는 게 좋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수많은 데이터 분석가들도 'AI가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앞서 소개한 유튜브 역시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보는 분들이 있는 반면 유튜브를 보며 즐기는 사람이 있다. 'AI에 얼마나 몰입돼 있는 것이 나에게 어떤 큰 의미를 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AI 시대 창의성의 핵심을 생각해 봐야 한다. 생성형 AI 시대 창의성의 핵심은 '줏대'다. 생성형 AI의 결과물은 그럴듯하다 보니 AI에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최종 결과물이 본인의 생각과 달라진다.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주체적인 일들을 다 뺏기는 셈이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항상 랜덤하게 결과를 만든다. 본인의 신념을 밀어붙일 수 있는 '줏대'가 중요한 이유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불평등에 대한 이슈가 커진다. 디지털 시대에도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이슈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AI 시대에 불평등 이슈는 어떻게 전개될 수 있나. ▲가장 극단적으로는 일종의 불평등이 당연해지는 시대가 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가정하면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부의 쏠림이 심화되고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아주 적은 비용만 있다면 사람들은 즐길 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논리가 아니라 결국 국가나 사회 전체가 논의하고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AI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질문을 잘 만드는 것'이다. 대답은 AI가 해주기 때문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8-28 18:31:25[파이낸셜뉴스]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장문의 추모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 시대의 아픔과 기쁨을 노래하고 무대를 만들었던 김민기 선생이 어젯밤 세상을 떠나셨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께는 제 마음 가장 깊은 곳의 위로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민기 선생은 자신이 장르였던 예술가이자 광대"라며 "1970년대 한국 포크록의 시동을 걸었다. 출중한 기타 실력을 보유했다. 민중의 피와 땀과 눈물을 빼곡하게 채워놓은 가사는 당대 청년의 가슴을 쳤다"고 돌이켰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 폭압을 목도하며 청년 김민기가 만든 노래가 ‘아침 이슬’이다. 첫 소절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코끝이 쨍해진다면, 당신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던 청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의 아픔을 슬퍼하며 ‘금관의 예수’,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 ‘친구’, ‘작은 연못’도 불렀을 거다. 얼마나 여러 차례 복사했는지 소리도 흐릿한 테이프 녹음으로 ‘공장의 불빛’도 들었겠지요"라며 그의 노래를 언급했다. 스스로 "뒷것"을 자처한 고인의 삶을 회상하며 "명예와 부는 김민기 선생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앞것’이 아니라 ‘뒷것’을 택했다”며 “‘학전’ 극장을 꾸리고 소리굿, 뮤지컬을 만들었다. 한국 예술계에서 ‘뒷것’ 김민기 선생에게 빚지지 않은 ‘앞것’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민기 선생이 기타를 잡던 1970년대가 21세기에 재현되고 있다”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날도 세웠다. 이어 "그래도 김민기 선생! 걱정 마시라.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우리는 손을 맞잡고 함께 눈물 흘리고 있다. 길은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길 것이다. 그러니 김민기 선생, 서러움 모두 버리고 편히 가시라”며 ‘아침이슬’ 가사를 인용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윤도현, 박학기, 이적 등 후배 가수들도 애도 문화 예술인의 추모도 이어졌다. 학전과 인연이 깊은 가수 박학기는 이날 자신의 SNS에 "형님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평안하세요"라며 애도했다. 가수 윤도현은 "저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존경하는 음악가 김민기"라며 "언제나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실 김민기 선생님"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학전도, 선생님도, 대학로도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추모했다. 이적도 같은 날 SNS에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면서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한편 고인은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24일 발인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22 20:05:33[파이낸셜뉴스] 현존 지구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꼽힌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축구계에 획을 그은 사내가 있으니 바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다. 메시와 호날두가 신의 축복을 받은 축구 천재라면 '상남자' 즐라탄은 축구와 축구의 신마저 굴복시킨 초강력 에고이스트다. 경기장에 들어서며 시가를 피우거나, 은퇴 경기에서 야유하는 원정팬들에게 "계속 야유해라. 지금이 당신의 생에서 나를 보는 가장 위대한 순간이다"며 야유를 잠재워 버렸다. 온라인에는 즐라탄과 관련한 각종 밈과 댓글이 유행인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안타깝게도 즐라탄입니다." 암세포는 오열했다. (암세포도 즐라탄을 이길 수 없다는 뜻.) "떠들거면 나가서 떠들어." 즐라탄이 선생님에게 말했다. 그레이엄 벨이 마침내 전화기를 발명했을 때 즐라탄에게서 부재 중 전화 2통이 와있었다. 이민자 출신으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즐라탄은 18세에 상남자로 살아갈 결심을 한다. 그는 "나 같은 놈이 존중을 받기 위해선 더 강해져야 한다. 강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아마 그런 즐라탄이라도 전재산을 걸고 주식을 했다면 겸손을 배웠을 것이다. 사족이긴 하지만 실제로 즐라탄은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AC밀란 선수시절 스포츠 도박회사 주식을 소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선수생활이 끝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즐라탄을 언급한 것은 주식시장의 무서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가 뛰었던 UFC는 과거에 '무규칙' 격투기로 시작됐다. 글로브도 없이 맨손으로 싸우고, 박치기도, 급소 차기도 허용됐다. 최근에는 안전을 위해 위험한 기술에 대한 금지 규정과 체급 규정도 만들었다. 전세계의 욕망이 교차하는 주식시장은 '합법적인 오징어 게임', '체급과 급소 차기도 허용되는 자본주의 UFC'인 셈이다. 아무 노력도, 아무 공부도 하지 않고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다국적 군에 구명조끼 하나 없이 바다로 다이빙 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식 시장의 냉엄함과 무서움을 풍자한 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영상도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박철현씨는 "저는 뭐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 버는 걸 좋게 생각 안 해요. 왜냐면은 저는 땀 흘려서 번 돈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라고 운을 뗀다. 이어서 그는 주식하는 사람이라면 '불알(표준어임)'을 탁 치고 갈만한 펀치라인을 날린다. "근데 최근에 주식 한번 해보고 깨달았어요. 땀 'ㅈㄴ' 나던데요." 필자 역시 혈혈단신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몇 년을 버텨오며 겸손을 강제로 주입 받았다. 경험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몇 년전 유튜브로 주식 관련 영상을 보던 중 종목 하나를 알게 됐다.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주식 중 시가총액이 높은 50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을 3배수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쉽게 말해 한국의 코스피 상위 50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고 이를 3배 비율로 추종하는 '중국판 코스피 50,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해당 종목의 주식 가격은 2018년 당시 900달러를 넘었으나 필자가 처음 인지했을 때는 50달러 부근으로 고점 대비 거의 95%나 빠져있었다. 나름으로 검색과 서치를 해보니 YINN이 900달러에서 300달러, 200달러 부근까지 내려왔을 때 국내에서도 해당 상품을 저가에 담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50달러 부근까지 떨어진 당시에는 개미들의 시체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언급량이 적었다. 명실상부 G2 국가에다, 14억명이라는 세계 최대의 시장을 보유한 중국인데 더 빠질데가 있나 싶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수요가 회복되면 당연히 중국 증시도 오르겠다 싶었다. 거기에다 (주식 시장에서 언제나 손해만 보는) 개미들의 관심에도 멀어져 있으니 이때다 싶었다. 50달러에서 70달러 부근에서 꽤 높은 비중으로 YINN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닥이려니 싶었던 YINN의 주가는 끝을 모르고 계속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을 떠보니 YINN의 수익률이 1000% 후반이 찍혀 있었다. 갑자기 중국에서 황금이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 건가?, 상한가 하한가가 없는 미국 주식 시장의 힘이 이런 것인가? 등 망상을 했다. 하지만 실상은 끝 모르고 떨어지던 YINN의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기존 주식 20주를 1주로 합치는 일이 발생하고, 시스템 상에서 오류가 난 것이었다. 이후 YINN 주가는 필자 구입 평단보다 70%가까이 하락했고 더는 멘탈의 끈을 버틸 수 없었던 필자는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인 그 꼴 보기 싫은 종목을 손절처리해 버렸다. 2015년 당시 1300달러에 달했던 YINN의 1주의 현재 주가는 26불 정도로 지난 10년 동안 98% 하락했다. "지하실 밑에 맨틀 있고, 맨틀 아래 핵 있다"는 말은 참말이었다. 겸손은 힘들다?..하지만 겸손해 진다 주식해서 돈 버는데 멘탈이 뭐가 중요해, 라고 누군가는 생각할 지도 모른다. 숫자로 나오는 재무분석, 과거 패턴을 통한 차트분석, 매크로 경제 분석 및 예측, 종목에 대한 공부와 뉴스 보기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다. 주식해서 돈 버는데 멘탈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렇다면 '멘탈(마인드)'은 무엇으로 이뤄지는가?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주식과 직결되는 멘탈은 겸손, 인내심, 평정심과 확신(원리원칙 고수), 실수에 대한 빠른 인정, 상상력 등이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겸손을 언급하는 것은 개미투자자가 갖추기 가장 쉬운 덕목이 겸손이기 때문이다. 서두에 "주식시장은 즐라탄도 겸손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MBTI가 'ENTP'인 필자는 종교가 없다. 논리적으로 증명불가능한 신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실수라고 인정하지만 비트코인 광풍이 불 때도 이해 불가능하고 설명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비트코인이 금, 부동산, 주식, 그림처럼 부자들의 가치저장 수단 포트폴리오가 됐으며 금융시스템도 비트코인의 '쓰임새(usefulness)'와 상관없이 '가치(value)'를 부여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수사당국의 검열 강도가 높아지는 현재 스위스 은행과 세계 각지의 조세 피난처에 은닉 자산을 숨기거나, 기존 금융 시스템의 값비싼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는 훌륭한 디지털 골드다. 전세계의 마약상, 그림자 금융의 돈을 세탁해주고, 세탁한 자금 일부가 다시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정치권에 로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이후로 미친듯이 증가하는 달러 유동성과 부채 거품을 터는데에도 비트코인은 향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흘러들어간 자금이 어느날 모종의 사태로 10분 1로 가치가 줄어든다면 그만큼 시중의 화폐(유동성)이 증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겸손 이야기로 돌아오자. 필자는 아는 것이 별로 없던 10대 시절,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겸손'은 '위선'이거나 '위장'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룰만큼 충분히 똑똑하고 능력있는 그들은 어떻게 해야 자신이 더 훌륭해 보이는지 잘 알만큼 영리할 것이고 그들에게 '겸손'은 확실히 '거만'보다 좋은 옵션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 살아보니 '겸손'이라는 덕목은 노력이 필요한 종류의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을 넘어서 무언가를 알게 되면 필수적으로 따라 붙게 되는 불가결한 것임을 알게됐다. 예를 들어 자연수밖에 모르는 어린아이가 공부를 통해 유리수와 허수를 배우게 되면 자신이 이전까지 모르고 있던 세계가 얼마나 더 있을지 막연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고전물리학을 다루던 과학자들이 기존과 전혀 다른 양자역학의 세계를 열었을 때 그들의 지식의 지평은 더 커졌지만 그들이 몰랐던 무지의 지평은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펼쳐졌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젊은 시절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석학, 천재들이 삶의 임종을 앞둔 마지막 시기에 종교에 귀의하는 경우도 종종 봐왔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 조차도 배움과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면 신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1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고, 5년 정도 주식을 하면서 나름 생긴 개똥철학이 있다. 바로 '아는 척 보다 모르는 척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아는 척은 뭘 잘 모를때나 하는 것이고, 모르는 척은 뭘 좀 잘 알 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5-31 17:3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