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는 회사의 미국 내 두 번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테일러시가 유력하다는 보도에 대해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5일 공시했다. 이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1-10-05 16:26:28대만 TSMC가 미국에 2㎚(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반도체 공장 증설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첨단 공정인 3㎚를 넘어 차세대 기술로 불리는 2㎚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대만 언론들은 TSMC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렸다고 평가했다. 대만 타이베이타임즈는 17일 "TSMC가 애리조나에 향후 10년에서 15년 안에 건설될 차세대 2㎚ 이하의 차세대 반도체 공장 건립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애초 TSMC는 3㎚ 이하 최첨단 공정의 경우 대만 현지에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만 내에 가뭄과 정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약속하면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SMC가 실제 3㎚ 이하 공장 건설에 나설 경우 투자금은 최대 250억달러(약 28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렇게 될 경우 170억달러(약 20조원)를 계획 중인 삼성전자의 투자 기대감이 상쇄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20조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TSMC는 최근 미국에 3㎚ 공장 건설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기존에 계획 중인 1개 생산 공장에 3㎚ 등 5개 공장을 증설해 총 6개의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05-17 17:46:45[파이낸셜뉴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의 리쇼어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쇼어링은 해외로 진출한 기업의 국내복귀를 뜻한다. 양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의 리쇼어링이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 경제성과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형 유턴전략'을 구축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민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제 비전을 선보이겠다"며 "경제에서만큼은 압도적이고, 격이 다른 정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의 경제 정책은 임금과 일자리 정책이다. 이를 위한 최선은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고, 차선은 해외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는 것"이라며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리쇼어링"이라고 설명했다. 양 최고위원은 "리쇼어링이야 말로 기업 투자 확대와 기업 유치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임금·일자리 확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과 관련한 보도가 있었다. 텍사스, 뉴욕 애리조나 등 다른 후보지와 함께 국내 증설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도체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공장을 더 이상 해외에 빼앗기면 안된다. 기술 유출과 인재 유출도 정말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양 최고위원은 특히 "리쇼어링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천명하신 우리의 산업 전략"이라며 "남은 대통령 1년 임기 내에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한다. 저는 이번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리쇼어링이 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 스스로 국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책을 우리 당이 먼저 내놓아야 한다. 리쇼어링을 고민 중인 기업들이 두려움 없이 민주당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면서 "기업과의 협력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이번 리쇼어링 사례처럼 당이 나서서 소통해야 한다. 그 역할에 제가 쓰일 수 있다면 불꽃처럼 쓰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경제 성공 없이는 정권 성공도 없다. 그 비장함으로 한국형 유턴 전략을 내놓겠다"면서 "국민의 일자리가 되고, 임금이 되는 리쇼어링 뉴딜을 추진하겠다. 당 정책위 차원에서도 한국형 유턴 전략 마련에 공격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3-10 11:48:18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세탁기 공장의 건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의 신규 가전 공장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과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출하식 행사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 2020년까지 약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약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세탁기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참전 용사와 불치병 어린이를 지원하는 자유와 희망 재단, 가정환경이 어려운 어린이를 지원하는 보이즈 팜과 뉴베리 카운티 박물관에 기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 대학,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과 함께 5년간 제조기술 등의 연구에 공동 투자하는 ‘팔메토 컨소시엄’을 체결했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함께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2018-01-13 17:54:57삼성전자가 미국 내 가전 신공장 건설을 공식화한 것은 프리미엄 가전업계의 '메이저리그'인 북미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다. 최대 전략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식 보호무역주의와 현지 경쟁업체의 견제에서 벗어나 '속 편히 장사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삼성전자의 새 가전공장이 들어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동남부 주 가운데 법인세율이 5%로 가장 낮고 고용세액공제, 교육보조금 등 각종 투자지원제도가 있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트럼프의 "생큐 삼성!" 화답한 삼성28일 시장조사기관인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매출액 기준 19.2%의 시장점유율로 미국 주요 가전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높은 수치다.삼성전자는 2016년 2.4분기 16.7%로 처음 1위에 올랐다. 이후 4분기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지난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도 17.3%로 1위를 지켰다.중국 업체의 저가공세 속에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회, 시장을 차별화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북미 지역은 놓쳐선 안 되는 전략시장인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 가운데 미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0%를 넘는다.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꽃길'만 걸을 것으로 예상됐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외국에서 생산한다"며 "관세를 올리겠다"고 압박했다. 사실상 미국 내 글로벌 기업들에 미국에 공장을 지어 실질적 경제효과를 내라는 주문이었다.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공장 설립 논의도 이때부터 수면으로 떠올랐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삼성이 미국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추측성 외신 보도를 링크하며 "생큐, 삼성!"이라는 글을 올려 삼성을 난처하게 하기도 했다.이런 우여곡절 끝에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내 공장 설립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3억8000만달러, 고용규모는 약 950명, 5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날린 '생큐, 삼성!'이란 글에 삼성전자가 응답한 것이다.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의 첫번째 선물 보따리를 삼성전자가 풀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성과에도 적잖은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긋지긋한 반덤핑 견제 '싹' 잘랐다이번 공장 건설은 경쟁사인 월풀이 줄곧 공격의 근거로 삼은 반덤핑 등 통상압박과 관련, '털어내기' 성격도 있다.북미 지역에서 한국 업체들이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시장을 리드하면서 월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수차례 반덤핑 등 무역규제를 활용, 한국 업체들에 대한 시장 제약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가전공장을 활용하면 이 같은 월풀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가전업계 관계자는 "월풀은 지난 2011년부터 우리 업체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여왔다"며 "한국산 냉장고·세탁기는 물론 중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보조금 조사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프리미엄 빌트인가전 브랜드 데이코와도 어떤 형태로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와 같은 고민을 하던 LG전자는 일찌감치 미국 테네시주에 세탁기 생산공장 건설을 확정지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7-06-28 22:13:32삼성전자는 내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반도체공장에 36억 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자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1996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공장은 주로 디지털TV와 휴대폰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투자를 통해 오스틴 반도체공장에 시스템LSI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2·4분기부터 추가로 건설된 오스틴 반도체공장에서 제품을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에는 연구개발(R&D) 센터 신축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서의 반도체 연구개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오스틴 반도체공장 투자는 지난달 화성 반도체공장 기공식에서 발표한 26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계획에 일부 포함된 내용”이라며 “특히 미국에서의 시스템LSI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라고 전했다./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2010-06-10 14:19:08[파이낸셜뉴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1-11-24 08:03:27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외환위기),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두 번의 위기를 정면에서 부딪히면서 극복한 경험과 통찰력은 팔순 나이에도 되레 더 깊어진 듯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를 찾은 강 전 장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1400원을 넘나드는 환율 등 한국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현안에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강 전 장관은 "트럼프 2기 출범은 '불확실성'을 넘어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대전환"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통상정책과 관련, 트럼프 2기는 왜곡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바로잡으려 할 것이고 우리나라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나들면서 '심리적 위기론'이 나오지만 강 전 장관은 "(1400원대에도) 우리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고 적정 환율을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이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결손이지만 감세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세정책을 '증세를 위한 감율정책'으로 정의했다. 다만 상속세 부과체계의 유산취득세 전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상속세는 폐지해야 된다"고 했다. 또 "유산취득세로 바꿔도 세율인하가 없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정책현장 체험들을 묶어 지난 8월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을 발간했다. 한국경제 최대 격변기를 경험하고 지휘한 경제관료의 비망록이다. 실전경제학 서적이기도 하다. 서울, 세종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오는 29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부산파이낸셜뉴스, 부산상의 공동 주관으로 북콘서트를 연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정, 통화, 산업통상 등 부문별 정교한 정책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가 추구할 '미국 우선주의'에 의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질서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WTO 체제에도 적용될 것이다. WTO는 국가보조금 지급 금지와 시장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자유무역체제다. 중국은 국가자본주의 경제로 기본적으로 WTO 체제에 적절치 않다. 아직도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WTO 체제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왜곡된 WTO 체제를 바로잡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전제로 새로운 관점에서 재정금융, 산업통상 정책을 정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BTS와 블랙핑크 같은 스타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이 14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달러 강세 지속에 따른 '뉴노멀'이라는 시각도 있다. 환율이 상향 고착화돼도 문제가 없나. ▲환율이 1400원을 뚫은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고 본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고였던 지난 9월 수출실적을 잘 살펴야 한다. 반도체 제외 땐 70억달러, 자동차까지 빼면 124억달러 사상 최대 적자라고 본다. 글로벌 경쟁력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무역수지를 기초로 환율이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달러를 수출하는 대외채권국인데 외국자본 유출을 우려해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도 문제다. 한국은행의 주 임무는 물가안정이긴 하지만 전체 균형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1400원대 환율은 1997년과 2008년 위기에 비춰 호재가 많다. 물론 이런 효과는 수입물가 상승에 따라 상쇄되기 때문에 할당관세 활용과 개별소비세 감면 등의 대책이 따라야 한다.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경제위기를 이익을 좇는 투기자본의 흐름이 만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위기의 재연'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시각이 있다. 높은 대외의존도와 반도체 편중으로 구조적 침체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인데, 타당한 지적인가. ▲높은 대외의존도와 반도체 편중 문제가 아니다.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호조에 따른 '전체' 무역수지의 흑자와 이에 따른 소득증가로 '평균' 3만달러 국민소득에 가려진 '전체 평균'의 허상에 따라 우리가 노력을 덜 한 게 아닌가 한다. 엔저로 일본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 쏠림은 1996년, 2007년과 닮았다. 당시는 외환위기, 글로벌 위기 직전이었다. 정부의 노력과 소비자의 선택이 해이해지는 상황은 같다. 우리는 달러를 수출하는 나라인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면 최대 무역적자를 보이는 불균형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이 나가는 것의 경제적 의미도 과거와는 다르다. 주가를 '밸류업'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 공장으로 가는 송전탑을 제대로 설치해야 한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먼저다. ―한국 사회의 최근 모습은 '갈등의 일상화'라고 할 만하다.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 곳곳에서 '법의 지배'를 강조했다. 법에 대한(법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말처럼 쉽지 않아 보이는데. ▲로마시대 이래 서방이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게 된 원인을 한 가지만 얘기하라면 '법의 지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법의 지배를 위한 제도와 관행이 미비한 것으로 생각한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 피고인 방어권의 보장, 수사와 기소의 분리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여당과 야당의 견해가 다르고 다수결과 거부권이 계속 부딪치는 상황은 제도와 관행의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자 검찰을 '조물주'라고 말하고, 검사 출신 금융감독원장이 우리나라 배임죄는 '삼라만상'을 처벌한다는 말이 오늘 우리 법치주의의 현주소를 말하는 것이다. 모든 부분이 선진화되었는데 '법의 지배'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먼저 이뤄진 다음 제도를 선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행이 성립돼야 할 것 같다. ―"감세정책은 다 성공했다" "저세율이 고투자와 고세입을 산출했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큰 흐름은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현 정부는 감세정책을 펴면서 처한 상황은 상당히 어렵다. ▲세수결함의 원인은 추계의 잘못과 정책의 잘못 두 가지가 있다. 올해의 세수결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추계의 오류 그리고 정부의 정책 착오, 특히 코로나 사태와 지난 정부의 증세정책에 의한 투자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통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감세가 '확실한 증세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저하와 인구구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증세에 의한 투자부진 그리고 강세 환율에 의한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제품의 수출 부진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면 결국 환율을 정책적으로 손대야 한다는 의미인데. 엔화 대비 원화값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업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이지 않은가. ▲우선 일본과 중국을 비교한 상대적 환율을 실세화해 일반 수출산업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고, 과거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었던 내수산업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확대하면 어떨까 싶다. 성장 지향적인 경제정책과 아울러 교육 교부금과 지방교부세 낭비를 축소하고 지방정부의 효율적인 재정자치를 확대하면 감세정책 추진이 가능하리라 본다. 규제완화, 환율 실세화 정책과 함께 재정의 낭비요소를 제거하면 감세정책 추진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1970년 이후 2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91개 경기진작책을 비교한 결과 성공한 정책은 기업과 소득에 관한 감세정책이었으며, 정부지출 증가는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난 보고서가 있다. 또한 미국에서 1달러의 감세는 3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켰고, 세율을 아무리 올려도 세입이 GDP의 20%를 넘지 못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우리의 과거 통계도 세율을 인하할수록 세입이 늘어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율인하는 '감세정책'이 아니라 "증세를 위한 감율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내년에 상속세 부과체계를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법률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한다. 부가가치세 도입의 주역이었고, 세제실장을 거친 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상속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 어떤 기조로 법률을 개정해야 할까. ▲개인적 의견은 상속세 폐지다. 대영제국이 망한 건 70%에 달하는 상속세 때문이다. 상속세에 부담을 느낀 부자들이 호주, 캐나다로 몰려가면서 두 나라가 갑자기 대국이 됐다. 다만 상속세를 폐지하자는 이야기는 부자를 위한다는 결론이 나버려서 힘들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세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 다른 나라를 보면 상속세를 폐지하고 상속재산이 처분되거나 소득이 발생할 때 소득세를 부과하면 세입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한다. 유산취득세는 과거에도 검토했지만 세율인하 없이는 과세에 혼란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해서 그만뒀다. 대담 = 김규성 경제부 부국장·세종취재본부장, 정리=spring@fnnews.com 이보미 홍예지 기자
2024-11-24 18:19:49#OBJECT0# [파이낸셜뉴스]올들어 주요 기업들의 중국 공장 매각과 국내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중국 공장 5곳이 매각됐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며 국내 공장 5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중국의 공급과잉(오버캐파), 즉 물량공세를 통한 '라스트 맨 스탠딩(LAST MAN STANDING') 전략에 국내 기업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라스트 맨 스탠딩'이란 프로레슬링 경기방식으로 어느 한쪽이 ‘KO’ 돼서 일어설 수 없을 때까지 싸우는 가혹한 룰을 의미한다. 지난 2010년대 삼성전자가 값싸게 대량으로 D램을 생산하며 일본의 D램 산업을 몰락시킨 것이 대표적인 '라스트 맨 스탠딩' 전략으로 꼽힌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판매가 줄자 재고 처리를 위해 저가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철강, 화학, 액정표시장치(LCD)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등 다른 산업으로 퍼지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바탕으로 이른바 ‘라스트 맨 스탠딩’ 전략을 쓰면서 경쟁사가 망할 때까지 저가 공세를 밀어붙이는 식이다. 실제 철강업계에서는 올들어 국내 공장만 3곳이 폐쇄됐다. 지난 7월 포스코가 포항 1제강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지난 19일에는 1선재공장 가동 마저 중단하면서 2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역시 최근 봉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 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중국 장쑤성의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도입한다면 미국의 4대 강재 수입국인 한국의 대미(對美) 직접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2기가 멕시코, 베트남 등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기지로 보고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생산법인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도 생산 중단,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LG화학은 올들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할 때 두루 쓰이는 스티렌모노머(SM) 생산을 중단했고, 또 다른 범용 제품인 에틸렌옥시드(EO)·에틸렌글리콜(EG) 생산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편광판 사업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했다.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 법인 루이지애나LLC 지분과 인도네시아 생산 법인 LCI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올 들어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와 설립한 합작공장 지분 모두 매각했다.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의 독주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한때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글로벌 LCD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마지막 TV용 LCD 패널 제조공장을 매각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도 CSOT에 쑤저우 LCD 공장 및 관련 특허를 모두 매각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중국산 저가 메모리 물량 공세가 거세지며, 국내 반도체사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시장조상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D램 생산량(비트 환산 기준)이 올해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배경으로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공급 확대가 꼽힌다. 과거 큰 폭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해왔던 현대차도 중국 현지 공장 매각에 나서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3곳, 창저우 1곳, 충징 1곳 등 총 5개 공장을 보유했지만, 지난 2021년 베이징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1월 충칭공장도 매각을 완료했다. 아울러 창저우 공장도 매각 작업을 서두르고 있고 베이징 엔진공장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1-24 15:05:59【 용인(경기)=임수빈 기자】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7주기 추도식이 열린 19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 오전 9시부터 삼성을 비롯해 CJ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주요 인사들을 태운 차량이 바쁘게 선영 입구를 오갔다. 범삼성 일가는 과거 추도식을 함께했지만, 형제인 CJ 이맹희 전 회장과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이 상속분쟁을 벌인 이후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추도식을 하고 있다. ■오너 일가, 조용한 분위기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등과 선영에서 40분가량 머무르며 참배했다. 이병철 회장의 손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삼성 일가는 오전 10시40분경 함께 각기 다른 차를 탄 채 선영을 찾았다. 이곳에서 50분가량 머문 후 오전 11시33분경 자리를 떴다. 지난해 이재용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1심 결심공판과 일정이 겹쳐 추도식 당일에 참석하지 못하고 별도로 참배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추도식에 이어 이날도 별도로 대외 메시지를 내놓진 않았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도체, 삼성 대들보 될 것" 이 창업회장은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거인으로 불린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인재제일·합리추구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삼성을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특히 반도체 사업을 두고 "(나의) 마지막 사업이자 삼성의 대들보가 될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창업회장은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삼성의 반도체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진출 발표에 미국 인텔은 그를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웃기도 했다. 그러나 이 창업회장의 뚝심 아래 삼성전자 반도체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통상 건설에 18개월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고, 그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1983년 말 반도체회의에서 "삼성에서는 64K D램이 개발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수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는 큰 개발을 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더 좋은 것을 개발해야겠다는 야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미래 기술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최근 인재유출과 관련해서도 이 창업회장의 핵심 경영철학 중 하나인 '사람 위주의 경영'이 다시 주목받는다. 그는 "기업가는 인재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인재양성에 대한 기업가의 기대와 정성이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전달돼 있는 한 그 기업은 무한한 번영의 길을 걸어갈 것" 등 인재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한 바 있다. soup@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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