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을 세번째로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이날 오전 10시께 현 회장을 다시 소환했다.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현 회장은 동양그룹 CP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피해자들이 기습시위에 나서면서 봉변을 당했다. 피해자들은 현 회장을 차를 에워싸고 계란을 던지며 "현재현을 구속하라"고 외치는가 하면 일부 피해자들은 차량을 막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이 소동으로 현 회장은 5분여 간 차에서 내리지도 못했다. 결국 현 회장은 그룹 직원들과 검찰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청사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이마 부근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6, 17일에 이어 현 회장을 이날 세번째로 불러 동양그룹이 상환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계열사 회사채나 CP를 발행했는지,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정보는 충분히 제공했는지, 지배 구조 유지를 위해 CP 발행을 한 건 아닌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현 회장은 앞선 조사에서 "CP발행 당시 어음을 상환할 능력과 의사 모두 있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도 캐고 있다. 금감원은 동양증권이 한남동의 고급빌라를 시세보다 비싼 값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동양에 자금을 지원해준 정황을 포착, 최근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끝으로 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 역시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13-12-19 11:03:58[파이낸셜뉴스] 재판 도중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기소된 아이돌 그룹 B.A.P 출신 힘찬(본명 김힘찬·34)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일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위반 혐의로 기소된 힘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의 3년간 취업 제한 명령 또한 내렸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나 내용, 범행 방법 그리고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봤을 때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동종의 범행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나 피고인 소속 아이돌 그룹 팬으로 피고인을 걱정했던 피해자의 신뢰관계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가 피해자와 모두 합의해 피해자들이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힘찬은 지난 2022년 5월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준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인 같은 해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점 외부 계단에서 술에 취해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힘찬은 앞서 지난 2018년 7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펜션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첫 번째 성범죄 혐의로 힘찬은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은 바 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2-01 14:33:30[파이낸셜뉴스] 아이돌 보이그룹 B.A.P(비에이피) 출신 힘찬(본명 김힘찬·33)이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 받던 도중에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권성수)는 24일 강간, 성폭행범죄처벌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위반 혐의로 기소된 힘찬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힘찬은 지난해 5월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준 피해자를 성폭행 한 뒤 불법촬영하고, 바로 다음달인 6월 피해자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음란물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힘찬은 앞서 저지른 강제추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는 2018년 7월 남양주의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이듬해 4월 처음 재판에 넘겨졌고, 2021년 2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올해 2월 열린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현재는 복역중이다. 그는 또 2022년 4월에도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점 외부 계단에서 술에 취한 채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같은해 10월 기소됐다. 올해 4월에는 앞선 두 건의 성추행 사건과 별도로 또다른 성범죄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날 재판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서 푸른색 수의를 입고 출석한 힘찬은 성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 변호인은 “합의할 의사가 없으며 엄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힘찬이 지난해 4월 저지른 성범죄 사건과 병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달 8일 1심 판결이 예정됐던 두 번째 사건 재판은 다음 달 21일 오전 10시40분 진행될 예정이다. 힘찬은 2012년 B.A.P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B.A.P는 2018년 8월 멤버 2명이 탈퇴하고 이듬해에는 남은 멤버들의 소속사 전속 계약이 끝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25 07:21:12[파이낸셜뉴스] 택시기사와 전 연인을 살해한 30대 남성 A씨의 집에서 핏자국이 묻어 있는 여행용 가방이 추가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JTBC에 따르면 이씨의 집에 있던 여행용 가방에서 오래돼 보이는 핏자국이 새롭게 발견됐다. 경찰은 이 혈흔이 추가 범행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전 연인의 시신을 옮기기 위해 썼던 캐리어인데, 너무 작아서 다른 곳에 옮겨 담았다”면서 추가 범행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만약 여행용 가방에 묻은 혈흔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 제3의 피해자가 있다는 의미로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경찰은 숨겨진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씨의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도 조사 과정에 투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2-28 22:18:50【파이낸셜뉴스 파주=노진균 기자】 성매매집결지 완전 폐쇄를 추진하고 있는 경기 파주시가 지난 23일 12번째 자활지원 신청자에 대해 지원을 결정했다. 10월에만 두 번째로 이뤄진 이번 결정으로 탈성매매를 결심하고 자활지원을 받고 있는 대상자는 12명으로 늘었다. 24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원 대상자 선정은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자활지원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시는 지난해 5월 성매매피해자의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과 함께 피해자의 자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생계비와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 2년에 걸쳐 5020만원이 지원되며,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으면 동반 자녀를 위한 월 10만원의 생계비도 추가로 2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한편, 파주시는 성매매피해자의 자활 지원과 함께 법률, 의료, 치료 회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성매매피해상담소를 통해 제공하며 피해자의 보호에 힘쓰고 있으며, 성매매피해자의 근본적인 발생을 막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여 집결지 폐쇄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김경일 시장은 "성매매피해자의 지원은 개인의 회복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 증진에 기여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성매매피해자의 지원 신청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만큼 조례의 유효기간을 올해에서 내년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함께 피해자 지원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0-24 13:37:18[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픽업 아티스트’(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 또는 이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 단체 소속 수십여명이 한국 여성을 점령하기 위해 원정 간다는 글을 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녹음파일 등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일본의 픽업 아티스트 단체 ‘스타난 가족’의 부대표 A씨는 지난달 자신의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여성들을 점령하기 위해 ‘한국 원정’을 떠난다. 이번 참가자는 무려 38명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또 다른 게시물에 “(한국으로 가기 전) 촬영 세미나를 했다”며 강습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촬영 세미나란 SNS에 올릴 용도의 사진 촬영 강습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남성들에게 회비를 받고 여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평소 강사를 초청해 이성과 대화하는 법, 외모 개선 방법, SNS용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단체 홍보에 따르면 250명 넘는 남성들이 강습을 받고 있다. 한국에 도착한 일부 회원들은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과 녹음 등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단체 소속 회원 B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SNS에 “상대의 영어가 서툴러 대화가 원활하진 않았지만 결국 승리했다. 어제 성관계 소리를 녹음했다”라며 여성의 얼굴 사진과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 C씨 역시 "한국 여성을 만나자마자 관계를 맺었다"고 자랑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 단체는 그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단체의 대표는 지난해 12월에도 "8~10일의 일정으로 한국 원정을 가겠다"는 글을 SNS에 올리며 “이번이 세 번째”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글이 SNS에 퍼지자 일본 현지에서도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여성들의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지난달 28일 SNS에 원문 캡처 사진과 한국어 번역본을 올리며 한국어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일본 경찰이 한국 경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한국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보하거나 일본에서 사건 접수가 가능한 곳의 목록을 공유하며 피해자를 돕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난 일가 대표는 SNS에 사과 동영상을 올려 “일부 회원들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 등 윤리의식이 결여된 게시글을 올려 한국인의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대표로서 관리가 미흡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신규 회원 모집을 무기한 자제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한국 원정은 결코 즉석만남을 위한 게 아니었다. 일반 관광이 목적이었다”면서 “범죄가 될 수 있는 행위는 절대 지지하지 않고, 회원들에게 관련 법 강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4 13:28:45[파이낸셜뉴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일본 원자폭탄 생존자 단체인 '니혼 히단쿄(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다시는 핵무기가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를 인정했다"며 수상 배경을 밝혔다. 1956년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이 결성한 니혼 히단쿄는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피폭자 단체다. 이로써 1901년부터 인류 평화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는 노벨 평화상은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노벨 위원회는 1·2차 세계대전 등을 이유로 19차례(1914~1916년, 1918년, 1923년, 1924년, 1928년, 1932년, 1939~1943년, 1948년, 1955~1956년, 1966~1967년, 1972년) 수상자를 내지 않았다. 현재까지 평화상 수상자는 총 142명이다. 이 중 개인이 111명, 단체가 31곳이다. 두 명의 개인 또는 단체가 공동 수상한 것은 31번이다. 평화상 수상 단체에서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세 차례(1917년, 1944년, 1963년), 유엔난민기구(UNHCR)가 두 차례(1954년, 1981년) 받았다. 유엔과 유럽연합(EU)도 평화상을 한 차례씩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으로 노벨 평화상을 두 번 받은 적은 없지만, 미국 물리학자 라이너스 폴링이 18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후 핵무기 반대 운동 공헌으로 1962년 평화상을 받았다. 역대 여성 수상자는 19명이다. 첫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전쟁 반대를 주장한 소설 '무기를 내려놓으시오'의 오스트리아 소설가 베르타 폰 주트너(1905년), 마지막 여성 수상자는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운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2023년)다. 최연소 평화상 수상자는 2014년 탈레반의 총격에 살아남은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당시 17세)이며, 최고령 수상자는 폴란드 태생의 영국 핵물리학자 조지프 로트블랫(1995년)으로 수상 당시 87세였다. 지금까지 평화상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북베트남 대표였던 레둑토 뿐이다. 1973년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베트남전 휴전조약인 파리평화협정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조국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다. 한국에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이끈 공로로 평화상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11 19:35:52【파이낸셜뉴스 파주=노진균 기자】 성매매 집결지 완전 폐쇄를 추진하고 있는 경기 파주시가 지난 4일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위원회'를 열고 11번째 자활지원 신청자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7일 파주시에 따르면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자활지원위원회는 신청 사실에 대한 논의와 확인을 통해 신청자에 대한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지원 결정으로 파주시에 탈성매매를 결심하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자활지원을 받고 있는 대상자는 11명으로 늘었으며, 올해 들어 자활지원을 신청한 성매매 피해자는 7명이 됐다. 지난해 5월 지원 조례 제정 이후 자활지원 신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증가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시는 일관된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 추진과 성매매피해자의 신속한 구조 및 지원에 따른 시정 신뢰도 향상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지원이 결정된 대상자는 5020만원의 생계비와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받게 되며,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으면 동반 자녀를 위한 월 10만 원의 생계비도 추가로 24개월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피해자 지원과 함께 성매매피해상담소의 법률, 의료, 치료 회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으로 피해자 자활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성매매피해자의 근본적인 발생을 막기 위해 시민, 경찰, 소방 등 민관이 협력하여 집결지 폐쇄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지원 신청한 피해자의 결심에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며 "성매매피해자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자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0-07 13:53:13징역 3년8개월 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한 전 의료법인 이사장이 끈질긴 재심 끝에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억울하고 분한 옥살이가 부산 지역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모진 수사와 감방살이의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출소 후 '그 세월 탓하지 마라'라는 노래를 부르는 트로트 가수로 데뷔, '수사-재판-수감-출소'에 이르는 고통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용규씨. 올해 70세인 그는 지난 6월 옥살이의 고통과 회한을 절절하게 녹여낸 데뷔곡 '그 세월 탓하지 마라'를 발표한 데 이어 2일 두 번째 신곡 '사랑아 사랑아'를 발표했다. 대한가수협회 회원에 이름을 올린 그는 최근 소위 '뜨는 가수'로 명성을 알려 가고 있다. 데뷔곡 탄생의 배경을 아는 여러 곳에서 출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가요 전문채널 Inet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고, 오는 31일 부산 기장군 차성아트홀에서 열리는 효사랑 한마당을 비롯해 부산 지역 여러 가을축제의 초청가수로 부름을 받고 있다. KBS 가요무대를 비롯해 전국 유명 축제, 방송 출연도 섭외 중이다. 가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씨는 당초 병원 2개를 운영하던 의료법인 이사장이었다. 그런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혐의, 의료법 위반이라는 죄를 뒤집어쓰면서였다. 검찰은 2017년 김씨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음에도 의료법인이 병원을 운영하는 것처럼 속여 의료급여를 가로챘다며 기소했다. 김씨는 적법하게 설립된 의료법인이 병원을 개설·운영했으며, 요양급여 편취도 당연히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물론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과 재판부는 병원 관계자의 거짓 진술을 받아들였고, 그는 결국 징역형을 확정받아 만기출소 때까지 3년8개월의 억울한 옥고를 치러야 했다."2014년 1월에 병원을 개원했는데, 개원 5개월 만에 부산 북부경찰서에서 압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무려 8명의 수사관이 들이닥쳤습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었기 때문에 떳떳하게 압수수색에 임했습니다. 경찰이 무려 10개월 동안 압수물을 분석하고 불법행위 여부를 수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조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며 병원 운영 잘하시라는 인사까지 건네고 갔습니다. 그걸로 사건이 종결되었습니다." 그러나 끝난 줄 알았던 수사는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시작됐다. 10개월 수사 끝에, 문제가 없다고 종결한 수사를 재개한 것이다.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이 들어왔습니다. 이때는 제 가족과 친척의 통장까지 압수하는 등 그 강도가 더 심했습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었기 때문에 압수수색에 당당하게 임했습니다. 그렇게 뒤졌는데도 횡령이나 불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동일한 수사를 반복하고 덜컥 경찰서 유치장에 집어넣기까지 했습니다. 뒤에 알고 보니 청탁수사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저는 말도 못하게 하고 고함을 지르며 윽박질렀습니다. '김용규씨는 죄가 되든 안 되든 간에 법원에 기소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습니다." 무죄를 자신했던 김씨는 그러나 2017년 6월 1심 재판을 받고 덜컥 법정구속이 되고 말았다. 그 이후 억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형기를 채우고 만기 출소해야만 했다.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만기출소한 이후에야 그의 무죄가 밝혀졌다. 수사와 재판 당시 김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병원 관계자 1명이 김씨에게 앙심을 품고 위증을 한 혐의(모해위증)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항고 사건을 담당했던 부산고검 최인호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4기·현 법무법인 YK 대표 변호사)가 항고 이유서와 사건기록을 면밀하게 재검토하며 피고소인의 허점을 파고들었고, 피고소인 진술에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이를 통해 병원 관계자들의 모해위증 사실을 밝혀내면서 극적으로 무죄판결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이 때문에 김씨는 "최 검사님은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할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옥살이를 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 억울함을 견디다 못해 경남의 한 사찰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등산객의 신고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던 그는 이제 어엿한 가수가 됐다. 2014년부터 무려 10여년간 모진 수사와 6차례의 재판, 억울한 옥살이의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함이자, 가수로의 인생전환이다. "3년 넘게 감방생활을 하다가 출소하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병원은 날아갔고,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습니다. 오라는 사람도, 만날 사람도 없었습니다." 집 앞에 허름한 공원이 있었다. 그는 집 앞 조그만 공원에 앉아 옛날 생각을 회상하기도 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괴로운 심정을 곱씹고 달랬다. 노래를 부르고 유튜브에 노래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게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곡을 하나 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가졌다. 그 꿈은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 알음알음 테너 류무룡씨를 알게 됐고, 만나서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노래방에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노래 연습을 하던 중 자신의 기막힌 사연을 들은 류씨로부터 '그 세월 탓하지 마라'라는 노래를 받을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노래로 가수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김씨는 "분하고 억울해서 약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웠고, 교도소에서 하루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이 너무나 원망스럽지만 노래 제목처럼 그 세월 탓한들 무엇하겠느냐는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굴곡진 삶의 끝에서 트로트 가수가 된 그는 자신의 회한과 감정을 녹여낸 데뷔곡 '그 세월 탓하지 마라'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신곡 '사랑아 사랑아'를 발표하며 가슴을 짓눌렀던 억울함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자신의 뮤직비디오에는 그의 고향인 경남 합천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김용규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씨는 "유튜브 '김용규 TV'에 대한 구독과 좋아요로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는 경찰이나 검찰의 청탁 수사나 편파 수사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가 우리 사회에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0-02 19:23:32【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손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문학동네시인선 219번으로, 첫 시집 '양파공동체',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 이은 5년 만의 신작이다. 손 시인은 우리 현대시사의 거장 김수영 시인의 이름을 딴 '김수영문학상'을 32번째로 수상한 바 있다. 손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녹록지 않은 세계 속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의 과정을 담았다. 그 연결은 비록 매끈한 접합이 아니라 쓰라리고 불편한 흉터를 남기는 봉합에 가까울지라도, 갖가지 '너'와 '나'의 만남이 축조해낸 거친 구조물이 ‘우리’의 삶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1부 '마주보면서 멀어진다'에는 주로 ‘너'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려는 '나'의 시도가 담겼다. 2부 '별처럼 터진 몸들에게'는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폭력을 다룬다. 이 같은 고뇌는 3부 '잉크는 번지고 커지고 거대해져'를 통해 시 쓰기로 발화되기 시작한다. 3부를 여는 시 '불면'에서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푸른 멍 위에 치열하게 눌러쓴 듯한 시편들이 이어진다. 편집자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손 시인은 "살아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죽어버리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 이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지는 4부 ‘세계의 빙과들이 녹는다’에는 현실의 경계 너머를 응시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손 시인은 "정말 오랜만에 내는 시집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시에 집중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출간을 고대했다"면서 “시를 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깨지고 빠져나오면서 피투성이가 된 과정들이 묻어 있는 시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집은 결국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내가 가해자로 혹은 피해자로서 이 세상을 관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직조되는 관계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다시는 만나지 않을 관계에도, 반면 아직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관계에도 끊기지 않고 계속 연결되는 신호가 있습니다. 저는 그 모두와 '이어져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9-05 2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