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되어 만물의 영장이라는 위상으로 진화한 기술적 이유로는 두발로 서기, 손을 사용하기, 도구와 불을 이용하기, 조리기구의 발명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인류는 환경적 위협 요인으로부터 생명을 보존해 왔고, 영양상태를 크게 개선하여 뇌의 발달을 가져왔다. 나아가 언어와 문자의 발명으로 후속 세대에게 생각과 문화를 전승해 지식의 축적을 이뤘다. 그 결과 사회적 정신적 차원에서의 인지적 행위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여느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꿈을 꾸고 미래를 추구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건은 주검을 매장하는 풍습이다. 어떤 동물들과도 달리 오직 인류만 조상과 동료, 가족과 이웃이 죽으면 시신을 방치하지 않고 매장했다. 매장이라는 의례를 통해 인류는 사후세계와 불멸의 세상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왔다.인류의 꿈과 상상은 현생의 4차원 세계에서 미지의 5차원, 6차원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치를 가져왔다. 시신을 매장하면서 죽음과 연계된 영생을 희구하는 신화를 빚은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면모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죽음에 임하는 태도는 동서양 문화권에서 각각 독특한 양상으로 발전했다. 인과응보의 강제적 비관용적 징벌임을 강조하는 서양의 사후세계와 달리 동양에서는 저승이 필연적이지만은 않은 곳으로 여기고, 현생을 다른 생으로 이행하는 중간 장소라고 인식했다. 심지어 지옥의 나락에 빠지더라도 자신을 구제해주는 지장보살과 같은 존재가 있다고 믿었기에 서양과는 분명하게 차별화되어 왔다. 죽음을 인지하여 발생한 불로장생의 꿈은 인류 발전의 가장 핵심 동력이 되어왔으며,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차이는 동서양의 문화, 철학, 윤리에 엄청난 차이를 빚었다. 신화적이고 신비적이었던 불멸의 꿈이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죽음 거부를 현실화하는 구체적 노력으로 바뀌어 가면서 인류는 신에 버금가는 만능과 영생을 획득하려는 도전을 벌이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인류의 입장이 전연 다른 차원으로 변화되면서 불멸과 죽음의 관계와 의미에 대하여 숙고하여야 할 때가 됐다. 생명현상에서의 죽음의 의미를 개체 수준과 세포 수준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일반 세포가 일정한 수명을 가지고 있다는 헤이플릭 가설이 발표된 이래 생체도 수명의 한계가 있음은 당연한 진리로 수용되어 왔다. 그러나 과학기술발전에 따라 인위적 조작에 의하여 세포의 불멸화가 성공했다. 유전자, 발암물질, 방사능 등을 처리하여 정상 세포를 임의적으로 영구화하거나 암세포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더욱 일반 세포에 단 네 가지 유전자 전사인자를 이입하면 줄기세포가 만들어지고, 이들은 기본적으로 만능분화능을 가질 뿐 아니라 암 유발 가능성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정상세포를 간단한 실험실적 방법을 통해 불멸화하거나 암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생명과학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일반 세포는 철저하게 규제를 받아 부여된 특정 공간에서 특정 시간만 살다가 떠나야 한다. 반면 암세포는 무한대로 증식하고 생체 어떤 부위에도 전이하여 생존한다. 암세포는 규제를 받지 않고 주위 상황에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생존 증식하기 때문에 결국 개체에 암을 확대하여 생명체 전체를 훼손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만다. 결국 세포 불멸화의 생물학적 대가는 개체의 죽음이라는 엄중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작정 증식하고 무한정 생존하는 불멸화의 위험성과 폐단은 이미 생명계에 진화적으로 예고되어 있었다. 세포의 경우 불멸을 선택하면 결국 암이라는 엄정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의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을 원용하여 수명을 연장하고 노화를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라는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개체의 죽음을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단위세포들의 죽음이 완결되는 순간이지만 세포의 입장에서는 죽음이란 생체 내에서 다반사로 전개되는 일련의 생명현상일 뿐이다. 정상적인 세포의 경우에는 죽음에 대한 갈등이 전혀 없다. 조직과 개체의 발생과정에서 위치와 시간에 따라 죽어야 할 세포는 죽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패턴 운명을 가진 세포들의 죽음을 통해 온전한 기관형성이 이루어지고 생명활동이 유지된다. 시간과 공간의 상황에 맞추어 위상적으로 전개되는 세포의 죽음은 전체로서의 생명체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되며 당위적인 현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생체에게는 기형(畸形)이라는 체벌이 가해진다. 즉 정상세포는 살아가기 위할 뿐 아니라 죽기 위해서도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생체의 프로그램에 따라 일정하게 일어나는 예정사(apoptosis)는 염증도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구성성분을 환원해 이웃 세포들에게 공급해주면서 조용한 죽음의 길을 가면서 개체의 생존을 추구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세포 죽음의 형태인 괴사(necrosis)는 열, 방사능, 화학물질, 독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예정되지 않은 사고로서 염증을 유발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세포들은 죽음 질서를 통하여 암에 걸리지 않고 조직과 기관이 온전한 기능과 형태를 갖추게 궁극적으로 생명이라는 대명제를 완성한다. 생과 사의 배타적 현상이 조화적 균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생체를 구성하는 세포가 따라야 하는 죽음의 질서는 생명의 엄숙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류는 죽음을 특별하게 수용하여 주검경배라는 의례를 만들면서 진화되고 발전하여 만물의 영장이라는 위상을 갖췄다. 이러한 올바른 죽음의 질서와 주검에 대한 경배가 생명을 거룩하게 하는 근간을 이루고 있다. 박상철 전남대 의대 연구석좌교수
2022-09-01 18:15:01[파이낸셜뉴스] 일반 세포를 자연살해(NK·암세포 킬러)세포로 직접 바꾸는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간단한 공정이며, 고순도의 NK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NK세포를 이용해 세포와 동물 실험을 진행한 결과 높은 항암효과를 거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조이숙 박사팀은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유도 자연살해(drNK)세포'를 만들어냈다. 조이숙 박사는 10일 "이 기술이 암세포 치료제에 적용된다면 더 이상 환자의 말초혈액이나 골수의 NK세포를 뽑아 배양하지 않고 일반 세포만으로도 NK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처음 채취한 일반세포를 28일만에 8300배 늘려 NK세포로 배양했다. 또한 배양된 NK세포는 97% 이상의 고순도다. 이는 사람에 직접 투여해 치료할 정도의 양이다. 향후 이 기술로 NK세포를 만들어 암 환자를 치료할 경우 적은 수의 일반세포를 채취해도 치료할 수 있는 양의 NK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존의 세포운명전환 기술은 일반 세포를 유도 만능 줄기세포로 전환해 이를 다시 면역세포로 분화시켜야 한다. 연구진은 이 번거로운 과정 없이 일반 세포에서 바로 NK세포로 바꾸는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한 이 기술로 특정암 성분을 보다 잘 인식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가 붙어 있는 drNK세포까지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인간의 암세포와 암에 걸린 실험쥐에 CAR drNK세포를 주입했다. 암 종류로는 뇌종양과 유방암, 결장암, 간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전립선암을 비롯해 혈액암까지 모두 실험했다. 그결과 다양한 암에 대해 높은 항암효과가 나타났다. 조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화합물 항암치료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NK 면역세포치료제의 새로운 치료용 NK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판에 3일자(한국시간)로 발표됐다. 한편, NK세포는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다. 또한 다른 면역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암이 재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8-10 11:35:09[파이낸셜뉴스] 동국대학교 화학과 김종필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김종필 교수가 몸속 일반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꾸는 세포 운명전환 기술을 완성해 치매와 같은 난치병 치료와 재생의학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종필 교수는 "후속연구를 통해 세포 재생기술을 선도하는 혁신적 세포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고장 난 신경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지만 여분의 체세포를 신경세포로 교체하는 길을 열었다. 비교적 쉽게 재생되는 피부세포와 달리 한 번 손상된 신경세포는 재생이 어렵다. 이에 모든 기관으로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치료법이 제시됐지만 줄기세포의 제한적 분화 능력 때문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 대안으로 떠올랐던 역분화 줄기세포는 암과 같은 종양을 유발하는 위험성이 높아 실제 치료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는 2017년 줄기세포 기술에 나노기술을 결합해 생체 내에서 세포의 운명전환 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세포 운명전환 원천기술을 완성했다. 신경세포가 손상된 쥐에 금 나노입자를 투입하고 전자기파를 전달하는 실험을 통해 손상된 신경세포 주변의 세포가 신경세포로 바뀌고 파킨슨병 증상도 개선됨을 검증했었다. 이 연구결과 당시 네이처 나노테크롤로지에 게재됐으며, 후속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뇌신경 세포에 적용하는 최신 유전자 편집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실제 의료현장에 응용 가능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02 11:51:0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몸체를 지탱하는 척추 뼈 안에 있는 신경조직인 ‘척수’는 한 번 손상을 입으면 회복하기 힘들다. 그런데 최근 피부세포에서 얻은 운동신경 세포로 척수 손상을 치료하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와 같은 사고로 인한 척수 손상뿐만 아니라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과 같은 질환도 치료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UNIST는 생명과학부의 김정범 교수 연구팀이 피부세포에 유전인자 두 종을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의 손상 재생능력을 확인했으며 임상 적용을 위해 필요한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밝다. 연구진에 따르면 척수는 뇌의 신호를 사지로 전달하거나 역으로 신체에서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호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척수가 손상되면 운동기능이나 감각을 잃어 심각한 후유증을 얻는다. 이러한 척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치료 및 수술요법이 있으나 그 효과가 작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척수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 운동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운동신경 세포는 척수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유력한 세포 치료제 후보이다. 하지만 운동신경 세포를 배아줄기세포 및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얻으면 암 발생 가능성이 있어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기 힘들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 기술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전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제였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김정범 교수 연구팀은 원하는 목적 세포를 피부세포에서 바로 얻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운동신경 세포를 제작했다.직접교차분화는 다 자란 성체세포를 다른 조직의 세포로 세포운명을 전환시켜 직접 분화하는 방법이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세포가 암세포로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가(autologous) 운동신경 세포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과 암 발생 가능성을 모두 해결했다. 제1저자인 이현아 UNIST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환자 피부세포에 줄기세포의 성질을 부여하는 유전자인 ‘OCT4’와 운동신경 세포 성질을 부여하는 유전자 ‘LHX3’를 단계적으로 주입해 운동신경 세포 기능을 갖는 세포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임상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한데, 기존의 직접분화기법은 얻을 수 있는 세포 수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연구팀 개발한 방법은 세포 자가증식 (Self-renewal)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제작된 세포를 척수손상 실험쥐에 주입한 후, 상실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것과 손상된 척수조직 내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김정범 교수는 “기존의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개발했다”며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를 척수 손상을 보호하고 세포가 잘 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인 ‘슈파인젤’과 결합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척수 손상은 산업 재해에 의한 발병률이 높아 울산에 건립 예정인 산재전문 공공병원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김정범 교수의 창업기업인 ‘(주) 슈파인세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0-06-29 13:34:09[파이낸셜뉴스] 하반신이 마비된 실험쥐가 다시 걷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척추뼈 속 손상된 신경조직을 피부세포를 이용해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재생능력을 확인했으며 임상 적용을 위해 필요한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밝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와 같은 사고로 척수 손상뿐만 아니라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과 같은 질환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의 김정범 교수 연구팀이 피부세포에 유전인자 두 종을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임상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세포 자가증식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제작된 세포를 척수손상 실험쥐에 주입해 상실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것과 손상된 척수조직 내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척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치료 및 수술요법이 있으나 그 효과가 작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제'가 있다. 하지만 운동신경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얻으면 암 발생 가능성이 있어 아직은 적용하기 힘들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피부세포를 이용한 직접교차분화에 주목했다. 직접교차분화는 다 자란 성체세포를 다른 조직의 세포로 세포운명을 전환시켜 직접 분화하는 방법이다.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 줄기세포처럼 모든 세포가 될 수 있는 시기(만능세포)를 거치지 않아서 발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운동신경 세포를 만들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운동신경 세포를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과 암 발생 가능성을 모두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김정범 교수의 창업기업인 슈파인세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성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의 저명한 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에 23일자로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6-29 11:26:09KAIST 김진우 교수, 이은정 박사 연구팀이 호메오 단백질의 세포 간 이동으로 인해 세포와 세포 사이에서 정보가 전달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7일 밝혔다. 호메오 단백질은 DNA에 결합하는 능력을 가진 전사인자로, 세포가 어떤 신체부위로 발달할지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떤 호메오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동일한 DNA를 가진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달라져, 뇌, 심장, 피부 등 상이한 특징을 가지는 신체 기관으로의 발달이 가능해진다. 기존 학설에서는 친수성 물질은 소수성인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친수성인 호메오 단백질도 만들어진 세포 안에서만 작용한 뒤 소멸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호메오 단백질이 세포막을 자유롭게 통과해 주변 세포로 이동한다는 주장도 있어, 약 30년간 학계의 논란이 되어 왔다. 연구팀은 기존 세포생물학의 정설을 깨고, 호메오 단백질이 대부분 세포막 밖으로 분비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이 인간의 160여 개 호메오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그 중 95%가 세포의 외부로 분비되어 주변 세포로 이동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세포의 외부로 분비되기 위한 조건으로써 호메오 단백질 내부에 소수성 아미노산 잔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증명했다. 김진우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세포 간 이동이 호메오 단백질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특성임이 증명됐다ˮ면서 "이 연구가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호메오 단백질의 세포 간 이동현상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ˮ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 글로벌연구실)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7월 16일 게재되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7-15 10:5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