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20주년을 맞은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이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무대 자체는 기존 무대에 LED 영상으로 배경의 현실감을 높였을 뿐이지만,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 덕에 새로운 느낌을 주며 ‘명불허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철지킬’ 김성철과 성악가 출신 ‘엠마’ 손지수는 향후 ‘지킬 앤 하이드’를 책임질 젊은 피로 손색없다. '킹키부츠', '하데스타운'을 거치며 급성장중인 김환희는 '루시' 역할에 새로 합류했는데, '보석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20주년 맞은 공연계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 공연계의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이번 시즌에는 ‘지킬·하이드 박사’ 역에 홍광호·신성록·최재림·전동석·김성철, ‘루시’ 역에 윤공주·아이비·린아·선민·김환희, ‘엠마’ 역에 조정은·최수진·손지수·이지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1차 티켓 오픈 10분만에 전 회차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19세기 사회 양극화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 연구에 도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아름다운 여성 '엠마'와 결혼을 앞둔 지킬은 성직자, 귀족 등 사회 지도층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반대로 임상 실험이 무산되자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된다. 이후 두 자아를 오가며 당시 사회의 위선과 모순뿐 아니라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동시에 한국 프로덕션은 지킬을 도전적인 과학자로 재해석했다.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을 통해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낸다. 11일 공연에서 김성철은 영화 ‘올빼미’ ‘지옥 시즌2’ 등 스크린·브라운관에서도 입증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서사를 설득력있게 풀어내 극적 재미를 안겼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그는 ‘팬레터’ ‘빅피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를 거쳐 대극장 주역 배우로 안착했다. 김성철은 이날 ‘지킬 앤 하이드’의 첫 넘버 ‘그대 향한 길’을 호소력 있게 부르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은 뒤 이 뮤지컬의 가장 유명한 넘버 ‘지금 이순간’을 통해 지킬의 외골수적 면모를 폭발적으로 드러낸다. 와중에 '약혼식 손등 키스신'이나 하이드의 3단 변신 웃음소리 등 예상치 못한 순간,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도 자아낸다. 하이드로 변신하는 순간은 마치 늑대 인간의 탄생처럼 다가온다. 모피 코트를 걸친 하이드는 신사적인 지킬과 달리 위협감을 주면서 거침없는 살인 행위로 공포를 자아낸다. 동시에 루시와 함께 “나도 몰랐던 나”(위험한 게임)를 부르며 본능적 욕망을 표출, 무대를 후끈 달군다. 2막 지킬과 하이드를 숨 가쁘게 오가며 부르는 ‘대결’에서는 실로 두 인격체를 보는 듯하다. 최근 김성철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 뮤지컬 ‘데스노트’를 하다 목 디스크가 생겼다고 토로했는데, 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다보면 그의 목디스크가 더 악화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지킬 사랑한 두 여인 극과 극 대비 인간의 내면뿐 아니라 양극화된 사회의 이면도 다루는 이 작품은 원작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는 없는 인물들로 인해 빛과 어둠이 더욱 명료하게 대비된다. 바로 지킬·하이드를 사랑하는 두 여인, ‘엠마’와 ‘루시’다. 이날 지킬·하이드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약혼녀 ‘엠마’ 역의 손지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성한 성량으로 ‘뉴 엠마’의 탄생을 알린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의 노랫소리는 엠마 캐릭터의 정체성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천한 신분의 여성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지킬에게 마음을 뺏긴 클럽 무용수 ‘루시’는 지킬의 또 다른 인격 하이드와 엮이는 기구한 인생으로 이 작품의 비극성을 드높인다. 지난 2010년 23살의 나이에 ‘루시’ 역에 도전, ‘아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은 선민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가련한 운명의 루시를 무르익은 연기와 노래로 노련하게 소화해낸다. 한편 폭발적 가창력을 자랑하는 ‘지킬·하이드’ 역의 홍광호는 무려 5번째 시즌을 함께 하며 깊어진 캐릭터 해석을 더해 “장인의 경지를 넘어선 것 같다”는 관객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어느덧 세번째 시즌을 맞이한 전동석은 젠틀한 ‘지킬’과 야성미 넘치는 ‘하이드’를 오가며 “지난 시즌을 넘어섰다”는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지킬·하이드’ 역의 신성록·최재림, ‘루시’ 역의 아이비·린아, '엠마’ 역의 이지혜는 내년 3월 공연부터 출연할 예정이다. 내년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2-15 20:31:50[파이낸셜뉴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제작: 에스앤코)의 주역 김주택, 손지수, 황건하가 서울 개막에 앞서 오는 9일 KBS1 ‘열린음악회’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지난 6월 18일 부산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세 주역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으로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곡을 열창할 예정이다. 오페라의 유령 역의 김주택은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크리스틴 역의 손지수와 라울 역의 황건하는 ‘생각해줘요(Think of Me)’와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을 들려준다. 무대 역시 작품의 상징적인 세트 샹들리에와 촛불로 장식된 파리 오페라하우스 지하 호수로 꾸며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호평 받은 주역들의 명품 라이브를 미리 만날 기회가 될 ‘열린음악회’는 오는 9일 일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된다. 13년 만의 한국어 프로덕션인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은 오는 2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7-06 08:43:33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를 맞은 공연계에 잠시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공연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주일 공연 횟수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6% 감소했지만 총 티켓 판매 수는 8% 늘었다. 뮤지컬업계에선 브로드웨이 히트작의 한국 첫 프로덕션인 '알라딘'이 가족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올해 20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인터파크 티켓 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귀환한 시라노도 톱 4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디셀러 '지킬 앤 하이드'지난 4일부터 본 공연이 시작된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이란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기존 무대에 LED 영상으로 배경의 현실감을 높였을 뿐이지만,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 덕에 새로운 느낌을 주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철지킬' 김성철과 성악가 출신 '엠마' 손지수는 향후 '지킬 앤 하이드'를 책임질 젊은 피로 손색없다. '킹키부츠' '하데스타운'을 거치며 급성장중인 김환희는 '루시' 역할에 새로 합류했는데, '보석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홍광호·전동석·김성철 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사회 양극화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 연구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 프로덕션은 지킬을 도전적인 과학자로 재해석했다. 이는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을 통해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냈다. 지난 11일 공연에서 김성철은 영화 '올빼미' '지옥 시즌2' 등 대중매체에서 입증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서사를 설득력있게 풀어내 극적 재미를 안긴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그는 '팬레터' '빅피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를 거쳐 대극장 주역 배우로 안착했다. 지킬·하이드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약혼녀 '엠마' 역의 손지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성한 성량으로 '뉴 엠마'의 탄생을 알린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의 노랫소리는 엠마 캐릭터의 정체성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지킬을 사랑하게 된 클럽 무용수 '루시'는 지킬의 또 다른 인격 하이드와 엮이는 기구한 인생으로 이 작품의 비극성을 드높인다. 지난 2010년 23세 나이에 '루시' 역에 도전, '아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은 선민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가련한 운명의 루시를 무르익은 연기와 노래로 소화해낸다. 내년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낭만 호걸' 시라노의 귀환"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는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킨다. 또 1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다. 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내년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2024-12-16 19:08:59[파이낸셜뉴스] 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를 맞은 공연계에 잠시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공연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주일 공연 횟수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6% 감소했지만 총 티켓 판매 수는 8% 늘었다. 뮤지컬업계에선 브로드웨이 히트작의 한국 첫 프로덕션인 '알라딘'이 가족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올해 20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인터파크 티켓 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귀환한 시라노도 톱 4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명불허전 스테디셀러 ‘지킬 앤 하이드’ 지난 4일부터 본 공연이 시작된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이란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기존 무대에 LED 영상으로 배경의 현실감을 높였을 뿐이지만,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 덕에 새로운 느낌을 주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철지킬' 김성철과 성악가 출신 '엠마' 손지수는 향후 '지킬 앤 하이드'를 책임질 젊은 피로 손색없다. '킹키부츠' '하데스타운'을 거치며 급성장중인 김환희는 '루시' 역할에 새로 합류했는데, '보석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홍광호·전동석·김성철 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사회 양극화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 연구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 프로덕션은 지킬을 도전적인 과학자로 재해석했다. 이는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을 통해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냈다. 지난 11일 공연에서 김성철은 영화 '올빼미' '지옥 시즌2' 등 대중매체에서 입증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서사를 설득력있게 풀어내 극적 재미를 안긴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그는 '팬레터' '빅피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를 거쳐 대극장 주역 배우로 안착했다. 지킬·하이드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약혼녀 '엠마' 역의 손지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성한 성량으로 '뉴 엠마'의 탄생을 알린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의 노랫소리는 엠마 캐릭터의 정체성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지킬을 사랑하게 된 클럽 무용수 '루시'는 지킬의 또 다른 인격 하이드와 엮이는 기구한 인생으로 이 작품의 비극성을 드높인다. 지난 2010년 23세 나이에 '루시' 역에 도전, '아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은 선민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가련한 운명의 루시를 무르익은 연기와 노래로 소화해낸다. 내년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낭만 호걸’ 시라노의 귀환, '시라노' “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는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킨다. 또 1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다. 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내년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2024-12-16 10:51:36[파이낸셜뉴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제작: 에스앤코) 서울 공연이 3회 공연을 추가하며 11월 19일 종연을 확정했다. 마지막 티켓 오픈일은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다. 25일 에스앤코에 따르면 오는 11월 18일 오후 2시와 7시, 11월 19일 오후 3시까지 주말 3회 공연을 추가했다. 13년의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한국어 프로덕션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렇다고 완전한 피날레는 아니다. . 서울 공연에 이어 마지막 도시 대구 공연이 이어진다. 대구는 지난 2010년 '오페라의 유령'이 최초로 지역에서 공연된 도시로 당시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였던 12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지역 공연 시장을 확장시켰다. 대구 공연은 오는 12월 22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약 6주간 계명 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배우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손지수, 송은혜, 송원근, 황건하 배우 등이 출연한다. ‘유령’ 역의 전동석은 서울 공연까지만 출연 예정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리지널 세트가 전세계에 네다섯개 뿐이라 쉽사리 성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큰 공연이다. 한국에서는 초연 이후 지난 22년간 단 6차례 프로덕션을 진행했고, 누적 150만 관객 돌파, 1500회 공연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불패의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186개 도시, 1억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 7개의 토니상과 4개의 올리비에 상을 포함한 70여 개의 주요 상을 받으며 뮤지컬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13년 만의 한국어 프로덕션의 서울 공연은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25 19:06:40[파이낸셜뉴스]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 2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유령에 새로 합류하는 최재림의 첫 공연을 8월 11일 오후 7시 30분로 확정했다. 9일 클럽서비스에 따르면 서울 2차 티켓 오픈은 오는 15일 오후 2시이며 8월 8~27일 약 3주간의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8월 18일·23일·25일 오후 2시30분 마티네 3회 공연까지 포함되어 있다. BC카드 결제 시 5% 할인이 제공되며 오는 14일 오전 11시 샤롯데씨어터 회원, 12시 작품 멤버십인 ‘뮤직 오브 더 나잇’ 뉴스레터 구독자 대상으로 일부 좌석에 한해서 선예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186개 도시, 1억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37년째 공연 중이며 기네스북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 등 공연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13년만의 한국어 프로덕션은 조승우·최재림(서울 공연)·김주택·전동석·손지수·송은혜·송원근·황건하를 비롯해 한국 '오페라의 유령' 역사와 함께한 베테랑 배우 윤영석·이상준·김아선, 세계 최정상 무대에서 활약한 클래식 아티스트 이지영·한보라·박회림 그리고 뛰어난 재능으로 발탁된 신예 조하린 등이 출연한다. 부산은 6월 18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며 7월 21일 서울 샤롯데씨어터 개막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09 10:43:55[파이낸셜뉴스] “부산에서 세 분의 유령과 함께 모든 배우들이 완성한 공연을 보면서 관객으로서 감동했다. 첫 유령으로서의 순간을 상상하며 즐거움,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변신을 앞둔 최재림이 오는 7월, 서울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8일 에스앤코 측은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부터 오페라의 유령 역을 맡을 최재림 배우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최재림은 이를 통해 "13년이나 기다려서 서게 된 무대다. 최선을 다해 임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최재림은 ‘오페라의 유령’ 역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과 함께 서울 공연부터 오페라의 유령 역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최재림은 “모든 배우들에게 꿈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유령’을 배우로서 정신적, 에너지 면에서도 가장 준비가 되어 있는 시점에 연기하게 되어 감동이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울 공연의 첫 티켓 오픈 예정일은 5월 18일 오후 2시다. 현재 성황리에 공연 중인 부산 공연은 6월 18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오는 7월 21일 서울 샤롯데씨어터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186개 도시, 1억 60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 웨스트 엔드에서 37년째 공연 중이며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네스북 기록을 가진 작품으로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과 가면 속 러브 스토리와 황홀한 무대 예술이 백미다. 13년만의 한국어 공연에는 조승우, 최재림(서울 공연), 김주택, 전동석, 손지수, 송은혜, 송원근, 황건하와 한국 '오페라의 유령' 역사와 함께한 베테랑 배우 윤영석, 이상준, 김아선, 그리고 세계 최정상 무대에서 활약한 클래식 아티스트 이지영, 한보라, 박회림, 뛰어난 재능으로 발탁된 신예 조하린 등이 출연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08 14:42:45[파이낸셜뉴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어제(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누적 150만 관객을 돌파하여 이를 기념한 세리머니 포토를 관객과 함께 촬영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13일 오후 7시 30분 공연을 기점으로 누적 1316회,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에스앤코는 14일 공식 SNS를 통해 이 사진을 공개했다. 공연 종료 후 당일 공연에 출연한 조승우 배우가 페이퍼 마스크로 ‘유령’처럼 얼굴을 가린 채 관객들과 함께 세리머니 포토를 촬영했다. 이날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이날 관객 전원에게는 '오페라의 유령' 역의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크리스틴 역의 손지수, 송은혜, 라울 역의 송원근, 황건하 배우 8인의 사인과 ‘한국 150만 번째 관객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150만 돌파 한정 페이퍼 마스크를 선물했다. 한편 명작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에서 지난 22년간 단 5차례만 무대화됐다. 전 세계에서는 188개 도시, 1억4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 7개의 토니상과 4개의 올리비에 상을 포함한 70여 개의 주요 상을 받았다. 지난 3월 30일부터 13년만이자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이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4 12:12:27【 부산=신진아 기자】 "흠잡을 데 없다." 고전은 영원하다더니 지난 35년간 전 세계 1억4500만명이 본 '역대 최장기' 공연 '오페라의 유령'은 명불허전이었다. '음악의 밤 Music of the Nights'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소품 샹들리에를 비롯해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고풍스럽게 구현한 오리지널 세트와 220벌의 화려한 의상은 눈을 현혹시켰고,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 선율은 귀를 사로잡았다.13년 만에 성사된 한국어 공연의 주역인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3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전동석·송은혜·황건하 등 주조연 모두 '월드클래스' 작품에 걸맞는 기량을 뽐냈다. 팬데믹을 뚫고 전 세계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된 월드투어(2019~2020)가 '오페라의 유령'의 위용을 맛보게 했다면, 모국어로 듣는 한국어 공연은 캐릭터들의 감정에 이입돼 더욱 진한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유령처럼 미스터리한 ‘무대예술’유령의 요구에 크리스틴의 노래가 거듭 절정에 달하자 객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행여 뮤지컬을 못 봤어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오페라의 유령' 넘버가 객석을 압도한 순간이었다. 비단 송은혜의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쭉쭉 올라가는 고음뿐 아니라 이 장면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감정과 상징에 새삼 놀랐다.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전동석·조승우·최재림·김주택)과 떠오르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송은혜·손지수) 그리고 귀족 청년 라울(황건하·송원근)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1986년 영국서 초연된 이 작품은 해롤드 프린스 연출, 질리언 린 안무, 마리아 비욘슨 프로덕션 디자이너 등 쟁쟁한 제작진에 의해 탄생해 완성도 자체가 높다. 특히 무대 전환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연출은 수수께끼처럼 흥미롭다. 분장실 거울을 통해 나타난 유령이 크리스틴의 손을 이끌고 무대를 가로질러 어느새 지하 미궁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있는가 하면 마술처럼 무대가 파리 오페라하우스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호수로 변한다. 크리스틴을 태운 배는 반짝이는 촛불과 자욱한 안개를 뚫고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이렇듯 암전 없이 물 흐르듯이 연결되는 무대는 작품의 미스터리·판타지를 고조시키며 관극의 재미를 더한다. 유령이 만들고 크리스틴이 공연하는 극중 오페라는 그 자체로 보는 재미가 있으면서 인물들의 감정도 대변한다. 첫 작품인 '한니발'에 나오는 넘버 '생각해줘요 Think of Me'는 '우리가 어떤 이유로 헤어지거나 멀어지더라도 함께 했던 시간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가사로 마치 유령의 마음처럼 들린다.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과 겹쳐진다. 돈 주앙으로 분한 유령은 ‘돌아갈 수 없는 길 The Point of No Return’을 부르며 "뒤돌아보지 말고 (나와) 함께 가자"고 노래한다. 돈 주앙의 꼬임에 넘어간 마을 처녀를 연기하는 크리스틴은 "영문을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끌렸다"고 가창한다. 이날 전동석은 예의 매혹적인 목소리와 섬세한 연기로 자신만의 유령을 표현했다. 같은 넘버도 소절마다 다채롭게 부르면서 유령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그는 "유령은 너무나 외로운 캐릭터"라고 해석했다. ■한국·지역 뮤지컬 시장 견인‘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시장의 성장과 함께했다. 2001년 초연 당시 7개월간 24만명을 동원하며 국내 뮤지컬 산업화의 시작을 얼었다. 2012년 내한공연은 국내에서 단일 작품 최초로 누적 100만명을 돌파했다. 13년만의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은 오는 6월 18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이후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간다.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 침체기로 바닥을 찍었던 2020년을 기점으로 매년 성장세다. 연도별 티켓판매액을 살펴보면 2020년 1453억원에서 2021년 2345억원, 2022년 4200억원을 기록했다. 부산 지역 1분기(1~3월) 티켓 판매 건수도 2021년 3만7599건에서 2022년 8만7805건, 2023년 16만4322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이번에 부산에서 11주나 공연하면서 지역 최장기 공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형호 문화산업분석가는 "뮤지컬 시장이 코로나19 대비 매년 2배씩 커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부산 공연시장이 있다"며 "특히 부산 인구 감소에도 해당 공연시장은 매년 증가세"라고 말했다. 이는 드림씨어터가 경남 지역 관객도 흡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jashin@fnnews.com
2023-04-03 18:12:09【부산=신진아 기자】 “흠잡을 데 없다.” 고전은 영원하다더니 지난 35년간 전 세계 1억4500만명이 본 ‘역대 최장기’ 공연 ‘오페라의 유령’은 명불허전이었다. ‘음악의 밤 Music of the Nights’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소품 샹들리에를 비롯해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고풍스럽게 구현한 오리지널 세트와 220벌의 화려한 의상은 눈을 현혹시켰고,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 선율은 귀를 사로잡았다. 13년 만에 성사된 한국어 공연의 주역인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는 기대이상이었다. 지난 3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전동석·송은혜·황건하 등 주조연 모두 ‘월드클래스’ 작품에 걸맞는 기량을 뽐냈다. 팬데믹을 뚫고 전 세계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된 월드투어(2019~2020)가 ‘오페라의 유령’의 위용을 맛보게 했다면, 모국어로 듣는 한국어 공연은 캐릭터들의 감정에 이입돼 더욱 진한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무대예술도 유령처럼 미스터리하고 환상적 유령의 요구에 크리스틴의 노래가 거듭 절정에 달하자 객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행여 뮤지컬을 못 봤어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오페라의 유령’ 넘버가 객석을 압도한 순간이었다. 비단 송은혜의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쭉쭉 올라가는 고음뿐 아니라 이 장면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감정과 상징에 새삼 놀랐다.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전동석·조승우·최재림·김주택)과 떠오르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송은혜·손지수) 그리고 귀족 청년 라울(황건하·송원근)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부모에게조차 버림받은 유령에게 사랑은 어렵지만 음악은 쉽다. 자신의 뮤즈 크리스틴을 유혹하고 그녀와 소통하는 유일한 매개이자 유령의 분신과 같다. 일찍 아버지를 여윈 크리스틴은 오페라하우스의 발레리나로 활동하던 중 의상실 거울 뒤로 들려오는 매혹적인 노랫소리에 매료되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아버지가 보내준 음악의 천사라고 믿는다. 귀족청년 라울은 어릴 적 소꿉친구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진다. 크리스틴을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쥐락펴락하면서 자신의 약혼녀에게 집착하는 유령에 맞선다. 1986년 영국서 초연된 이 작품은 해롤드 프린스 연출, 질리언 린 안무, 마리아 비욘슨 프로덕션 디자이너 등 쟁쟁한 제작진에 의해 탄생해 완성도 자체가 높다. 특히 무대 전환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연출은 수수께끼처럼 흥미롭다. 분장실 거울을 통해 나타난 유령이 크리스틴의 손을 이끌고 무대를 가로질러 어느새 지하 미궁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있는가 하면 마술처럼 무대가 파리 오페라하우스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호수로 변한다. 크리스틴을 태운 배는 반짝이는 촛불과 자욱한 안개를 뚫고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이렇듯 암전 없이 물 흐르듯이 연결되는 무대는 작품의 미스터리·판타지를 고조시키며 관극의 재미를 더한다. 유령과 크리스틴이 함께하는 공간이 지하라면 크리스틴과 라울은 옥상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마치 빛과 어둠처럼. 유령이 만들고 크리스틴이 공연하는 극중 오페라는 그 자체로 보는 재미가 있으면서 인물들의 감정도 대변한다. 첫 작품인 ‘한니발’에 나오는 넘버 ‘생각해줘요 Think of Me’는 ‘우리가 어떤 이유로 헤어지거나 멀어지더라도 함께 했던 시간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가사로 마치 유령의 마음처럼 들린다. 유령이 기존 주역가수 대신에 크리스틴에게 주역을 맡기라고 요구하는 오페라 ‘일 무토’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연상시킨다. 이태리어로 ‘음소거’를 뜻하는 제목은 “말조심해”하라는 의미로 마담 지리의 경고가 현실화되며 유령에 대한 공포를 높인다.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과 겹쳐진다. 돈 주앙으로 분한 유령은 ‘돌아갈 수 없는 길 The Point of No Return’을 부르며 “뒤돌아보지 말고 (나와) 함께 가자”고 노래한다. 돈 주앙의 꼬임에 넘어간 마을 처녀를 연기하는 크리스틴은 “영문을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끌렸다”고 가창한다. 한국·지역 뮤지컬 시장 견인하는 '오페라의 유령' 이날 전동석은 예의 매혹적인 목소리와 섬세한 연기로 자신만의 유령을 표현했다. 같은 넘버도 소절마다 다채롭게 부르면서 유령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그는 “유령은 너무나 외로운 캐릭터”라며 “톡 하면 터질 것 같은 존재”라고 해석했다. 또 “(데뷔 때부터 꿈꿨던 무대를) 함께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끝나는 그날까지 여러분 음악의 천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는 송은혜는 화려한 기교와 순수한 목소리로 매력을 뽐낸다. ‘팬텀싱어3’에서 준우승한 황건하는 부드러운 음성의 하이 바리톤 목소리로 라울의 듬직함과 열정을 전했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시장의 성장과 함께했다. 2001년 초연 당시 7개월간 24만명을 동원하며 국내 뮤지컬 산업화의 시작을 얼었다. 2차례 한국어 공연과 3차례 내한 공연을 통해 누적 관객 150만명을 모았다. 2012년 내한공연은 국내에서 단일 작품 최초로 누적 100만명을 돌파했다. 13년만의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은 오는 6월 18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이후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간다.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 침체기로 바닥을 찍었던 2020년을 기점으로 매년 성장세다. 연도별 티켓판매액을 살펴보면 2020년 1453억원에서 2021년 2345억원, 2022년 4200억원을 기록했다. 부산 지역 1분기(1~3월) 티켓 판매 건수도 2021년 3만7599건에서 2022년 8만7805건, 2023년 16만4322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이번에 부산에서 11주나 공연하면서 지역 최장기 공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형호 문화산업분석가는 “뮤지컬 시장이 코로나19 대비 매년 2배씩 커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부산 공연시장이 있다”며 “특히 부산 인구 감소에도 해당 공연시장은 매년 증가세”라고 말했다. 이는 부산 드림씨어터가 경남 지역 관객도 흡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동석 배우 회차를 관람한 여고생 김하진씨는 “드림씨어터 개관 후 가족들과 뮤지컬을 자주 보러왔다”며 “‘맘마미아’ ‘위키드’ ‘레베카’ ‘시카고’ ‘킹키부츠’ 등 공연작 대부분을 관람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03 11: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