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8건의 양자회담을 소화하면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행보를 이어갔다.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틀 동안 17개 양자회담을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부산이 엑스포 개최 후보지로 가진 여러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산 엑스포가 세계 시민의 위기 극복 플랫폼이자, 미래 비전 공유의 축제공간이 될 것임을 천명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같은 맨투맨 방식 유치 행보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유치 가능성에 대해 "속단은 금물"이라며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의 엑스포 유치 외교전이 경제적으로 우리에게 '신시장 확대'와 '교역·공급망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맨투맨으로 많은 나라 만나길 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순방 이틀째 코트디부아르·가나·모나코·레소토·수리남·벨리즈·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8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고 '경쟁에서 연대로 전환'되는 부산엑스포의 키워드를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가 미래 비전 솔루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강조, "여러분 국가의 미래를 대한민국이 설명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며 양자회담을 마무리할 때 마다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설명했다. 이같은 강행군에 대통령실은 "이번에 이틀째 회담을 하다 보니 이렇게 맨투맨으로 집중적으로 많은 나라를 만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은 분명히 들고 있다"고 평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도 부산에 대해서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됐다"며 "한국이 이 무대를 장사를 하거나 돈을 벌거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쟁국들이 접근하는 컨셉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 쏠림 완화에 핵심광물 안정적 확보 무엇보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의미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유엔총회 계기 양자 정상회담으로 신시장이 확대됐다"며 "여기에서의 '시장'은 수출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등을 포함하고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하는 국가들의 시장 규모가 전세계 GDP의 5%에 가까운 수준이나, 우리 수출에서의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해 우리가 늘릴 수출 영역이 2% 이상은 더 있다는 것이다. 교역과 공급망 다변화도 제시한 최 수석은 이로 인해 수출 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수출 상위 10개국에 대한 의존도가 중국은 52.7%, 독일은 60.4%인 반면, 우리나라는 70.4%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양자회담이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최 수석은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 그중에서도 특히 정상 간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몰리브덴과 흑연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카자흐스탄, 가나, 에콰도르, 모리타니아, 스리랑카 등 핵심광물 보유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우리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더욱 촘촘하게 다졌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9-20 14:10:51[파이낸셜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국가들이 약 14년 만에 다시 모여 삼림보호를 논의했다. 이들은 아마존을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벌채 금지 시기나 석유 탐사 등 경제적인 이익과 직결된 문제에는 이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마존을 공유하는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를 포함하는 아마존협력조약기구(ACTO)는 8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이틀 일정으로 정상회의를 열었다.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의 정상이 참석했으며 다른 국가에서는 총리 및 장관급 인사가 참여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8일 개막사에서 “아마존 보호 협력을 재개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마존 보존은 우리 시대의 도전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 대처에서부터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의제에서 열대우림 국가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는 동시에 환경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결합할 수 있는 아마존 개발 방안, ACTO 회원국 연대, 전 세계 열대우림 국가의 입지 강화 등을 회의 주제로 제시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브라질과 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분포하며 넓이만 한반도의 약 31배인 691만5000㎢에 달한다. ACTO는 프랑스령 기아나를 제외한 8개국이 1978년 7월 3일 아마존협력조약(ACT)에 서명한 뒤 17년 만인 1995년 창설했다. 2002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상설 사무국을 설치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마지막 정상회의는 14년 전인 2009년에 열렸으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룰라를 포함해 프랑스 정상도 참여했다. 프랑스는 이번 회의에 브라질 주재 대사를 보냈다. 지난해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오른 룰라는 아마존 보존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2030년까지 아마존 삼림 벌채를 완전해 끝내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번 회의 공동 선언문에는 담지 못했다. ACTO 정상들은 8일 회의에서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과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조직범죄 척결 등을 위한 로드맵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아마존 지역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ACTO 회원국 노력에 비례한 부채 탕감을 선진국에 요구하기도 했다. 브라질 매체 G1은 ACTO 회원국들이 전체 회의 종료 전 이른바 '벨렝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선언에는 불법 금 채굴 중단과 국경 지대 환경 범죄 억제를 위한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G1은 ACTO 회원국들이 아마존 내 신규 석유 탐사 금지 정책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아마존 원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이 '2025년까지 아마존 80% 보호' 등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09 09:46:15[파이낸셜뉴스] 남미의 작은 국가, 수리남이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수리남의 한국인 마약왕을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9일 공개되면서다. ‘수리남’은 우리나라 출신이나 수리남 국적의 범죄자 조봉행과 조봉행 검거에 투입된 민간인 사업가 K씨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조봉행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거주하면서 대규모 마약밀매조직을 운영했다. 국정원과 미국 마약단속국, 브라질 경찰과의 공조 작전으로 2009년에 체포됐고 2011년에 징역 10년과 벌금 1억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현재 수리남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 사업가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치 수리남에서 올로케한 드라마로 착각할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오롯이 담겼다. 하지만 야자수가 자라는 제주도를 남미로 꾸민 것이다. 메가폰을 잡은 윤종빈 감독은 수리남의 이국적인 풍광을 구현해내기 위해 도미니카 공화국을 비롯해 제주도, 전주, 안성 등을 오갔다. 그러던 중 가족 여행으로 제주도를 갔다가 “문득 남미로 꾸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윤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야자수를 재배하며 이국적인 세트를 구현하다 보니 남아메리카와 정말 비슷해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마약왕 전효환의 고급 저택이 바로 제주도 세트장이다. 극중 하정우가 수감되는 감옥 장면 등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찍었다. 또 차이나타운은 전주 등지에서 찍었다. 마약왕 전요환 역할의 황정민은 "미술팀이 세팅을 기가 막히게 했다. 풍광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전요환 심복 역할의 조우진은 “구현한 모든 게 어우러지면서 우리 작품의 로케이션과 미술은 기적 같다고 느꼈다”고 부연했다. 전요환 검거 작전에 나선 국정원 역할의 박해수 역시 “전요환의 집에 처음 갔을 때는 남미로 여행 온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완벽히 실현된 장소에서 연기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인데 정말 진짜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남아메리카 북쪽에 있는 수리남은 네덜란드령이었다가 1975년 11월 독립했다. 동쪽으로 프랑스령 기아나, 서쪽으로 가이아나, 남쪽으로 브라질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반도 면적의 약 3/4 크기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는 전 국토의 90%가 원시자연림이다. 드라마는 극 초반 수리남에서 홍어 사업을 하게 된 주인공 하정우의 입을 통해 이 나라에 대해 설명한다. 극중에서도 언급되는데, 수리남은 실제로 마약 유통국가로 통했다. 심지어 1980년대 수리남을 통치했던 육군 장교 출신 대통령은 2000년에 마약 밀매 혐의로 헤이그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리남 정부가 자국의 흑역사라고 할수 있는 '마약 운송 국가'의 이미지를 좋아할리 만무하다. 넷플릭스 ‘수리남’ 덕분에 이러한 이미지가 되살아나자 12일(현지시간) 수리남 외무장관이 넷플릭스 ‘수리남’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법적 조치까지 시사했다. 13일 '수리남 헤럴드'에 따르면 수리남 외무장관은 “수리남은 그동안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리남’으로 인해 다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항의했다. 우리나라와 수리남은 1975년부터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수리남엔 우리 대사관이 없어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겸하고 있는 중인데, 14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한인사회에 안전공지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나르코스 세인츠'('수리남'의 영어명) 방영 여파로 많이 곤혹스러울 것으로 짐작된다"며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여개국에 2억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K-드라마는 최근 전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수리남'은 15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3위에 랭크됐다. 전날 6위에서 3계단 훌쩍 올랐다. 수리남 정부의 항의가 오히려 시청자의 관심을 높인 것일까?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9-15 09:08:27[파이낸셜뉴스] 이름도 낯선 나라 '수리남', 그곳에 가서 마약왕이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지난 9일 공개됐습니다. 저도 하필 9일 밤에 드라마를 접하게 돼 밤을 꼬박 새우게 되었는데요. 드라마의 재미와 흥행을 차치하고, 이 기사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이 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수리남에서 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칼리 카르텔)과 손잡고 수리남의 마약왕이 된 한국인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죠. MB정부 시절 있었던 '실제' 이야기 우리나라에 조봉행의 이야기가 알려진 것은 지난 2011년. ‘한국 출신 마약왕, 범죄인 인도로 구속기소’ 등으로 소개됐습니다. 그러나 그가 붙잡힌 건 2009년 당시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죠. 그래서 영화에서도 '미국 소' 이야기가 나오고, 12~13년 전의 핸드폰이 등장합니다. 충격적인 건 조봉행을 잡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국내 민간인 등이 함께 참여했다는 겁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사건이었습니다. 2009년 7월 23일 오후 5시쯤 브라질 상파울루의 과률류스 국제공항. 권총과 방탄조끼로 무장한 브라질 연방경찰 8명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입국장 주변에 잠복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날아간 국정원 요원들과 협력자 K씨도 현장에 합류했죠. ‘남미 마약왕’ 조씨를 잡기 위해서. 그는 K씨의 소개로 마약 구매자를 만나기 위해 오후 5시에 브라질에 입국할 예정이었습니다. 수리남 밖으로 나오는 걸 한사코 거부하던 조씨를 “이러면 거래 못한다”며 1년 가까이 어르고 달래며 브라질로 유인했습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넘도록 조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예정됐던 비행기의 탑승자 명단에도 이름이 없어 브라질 경찰이 철수를 주장했습니다. 마약 거래에서 약속 위반은 흔한 일이었죠. 이때 민간인 협력자 K씨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조봉행 측과 통화를 시작했고, K씨는 “일정에 차질이 생겨 늦는다고 한다. 조금 더 기다리자”며 브라질 경찰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이 통화는 거짓이었다고 해요. 철수를 늦추기 위해 K씨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한 거죠. 다시 초조하게 기다리길 2시간여 조씨 일행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걸 경찰이 덮쳤습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수리남'에서 검거했다는 영화와는 이 부분에서 다르죠? 진짜 'Fishman'은 황정민이었다? 조봉행이 수리남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선박냉동기사로 일하던 1980년대부터였다고 해요. 당시 8년간 수리남에 체류한 적이 있어 현지 사정에 밝았습니다. 조씨는 국내에서 빌라 건축을 미끼로 10억원 가량을 가로챈 뒤 수배를 받다 수리남으로 도망쳤습니다. 1995년 수리남 국적을 취득하고는 생선 가공공장을 차렸습니다. 극중에서는 민간인 협력자인 강인구(하정우 분)가 생선 가공공장을 차린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생선 공장을 차린 'Fishman'은 조봉행이었습니다. 물론 조봉행은 어업회사에 싸게 제공되는 면세유를 받아 밀매매하는 게 주 수입원이죠. 중국인 등을 미국, 유럽으로 밀입국시키는 사업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과 단속 강화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죠. 남미 최대 마약조직인 칼리 카르텔과 손잡고 수리남 내에 밀매조직을 세웠습니다. 그는 현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고위층과 군, 경찰과도 두터운 친분을 맺었습니다. 당시 수리남에 입국하는 아시아계 승객의 명단을 미리 받아볼 정도였다고 하네요. 당시 대통령이었던 데시 보우테르세 대통령과도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우테르세 대통령은 2000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항소법정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 실제 마약사범 출신 대통령이었죠. 조씨는 수리남 내 한국 교포들을 포섭한 뒤 이들을 국내에 보내 운반책을 모집케 했습니다. ‘1인당 소지량이 제한된 보석 원석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운반해주면 400만~5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해 100여명을 모았죠. 주로 형편이 어려운 주부, 대학생 등이었습니다. 그러다 운반책으로 선발(?)된 주무 장모씨가 프랑스로 입국하려다가 파리공항에서 체포됐고, 조씨는 2005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수배자 명단에 오르게 됐죠. 국정원·검찰은 정말 2년 넘게 추적했다 국정원과 검찰이 본격적으로 조씨 검거에 나선 건 2007년 10월. 조씨가 마약을 국내에 공급하기 위해 판로를 모색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면서부터입니다. 국정원은 조씨를 수리남 현지에서 체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고 해요. 수리남과는 독립 직후인 1975년 수교를 맺었지만 현지에 대사관이 없는 데다 범죄인 인도조약도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마약조직과 연계 가능성이 높은 수리남 치안당국의 협조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뜻밖의 돌파구가 마련됐습니다.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 조씨 때문에 낭패를 본 K씨(극중 강인구)가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온 것이었습니다. 이 내용이 국정원에 전달됐고 국정원 측에서 K씨에게 조봉행 검거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위험한 일이었지만 K씨는 고심 끝에 수락했고, 그는 국정원과 미 마약수사기관이 꾸며낸 가상의 재미교포 마약상과 조봉행 사이의 마약거래를 중개하는 척 연극을 하기로 했습니다. 민간인 언더커퍼, 배짱으로 '살해 위기' 모면 K씨는 조봉행, 그리고 그의 부하 몇몇과 한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는 비밀유지를 위해 특정 시간에만 국정원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죠. 이 부분은 극에서 고증을 잘 해주었죠. K씨는 잠을 잘 때도 베개 밑에 권총을 넣어뒀다고 합니다. K씨는 국정원과의 통화 사실을 조씨의 한국인 부하 A씨에게 들키기도 했습니다. 살해되기 직전까지 갔죠. 그러나 K씨는 “나를 못 믿겠거든 맘대로 해라. 당신 부하가 하도 말이 많아서 그러지 못하게 내가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날 이렇게 대하느냐”고 항의했다고 합니다. 흔들리는 표정이 역력했던 조씨가 “진짜 장난이었느냐”고 묻고는 부하들을 물렸다고 해요. A씨는 거꾸로 조씨의 미움을 사 조직에서 밀려났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K씨와 조봉행 일행이 수리남 수도인 파라마리보의 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K씨가 “거래할 마약을 직접 봐야겠다”고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식당 내 주차장에 들어서자 입구 셔터가 내려졌습니다. 마약조직원들은 K씨를 차에 태우고는 눈을 가리고 총을 옆구리에 겨눴습니다. 그러곤 “절대 고개를 들지 말라”고 명령했죠. 행선지가 탄로날 걸 우려해서였죠. 그렇게 20여 분 뒤 차가 한 건물의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검은 포장의 커다란 코카인 더미 1.2t이 있었다고 합니다. 거래가로만 당시 가격으로 1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 조씨는 “한국에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물량”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언더커버의 역할, 극중에선 하정우·박해수로 나눴다 민간인 언더커버 K씨는 실제로는 신변이 위험해지면서 2008년 10월 귀국했습니다. 귀국 후에 국정원과 K씨, 미국 마약수사기관은 새 작전을 짰다고 해요. 조씨를 수리남 밖으로 유인해 체포하자는 거였습니다. 우선 미국령 괌을 대상지로 정했고, K씨는 가족에게도 귀국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K씨는 국제통화로 조씨와 마약거래를 이어갔습니다. “미국 마약상이 코카인 1.2t부터 시작하자고 한다. 액수와 송금 방법은 만나서 얘기하자”고 제안했죠. K씨와 국정원은 심리전도 폈다고 합니다. 조씨의 전화를 일부러 며칠씩 받지 않아 애타게 만들었죠. 결국 브라질로 유인하기로 합니다.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고 현지 사법당국의 협조도 가능했기 때문이죠. K씨는 “안 나올 거면 거래는 없던 걸로 하자”며 조씨를 압박했고, 마침내 2009년 7월 수리남에서 가까운 브라질 도시인 벨렘에서 접선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질 측에서 벨렘도 수리남 마약조직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고 만류하며 장소를 상파울루로 바꿉니다. 물론 조봉행은 거부했고, 다시 어르고 달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결국 2009년 7월 23일 상파울루 과률류스 공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이미 출소한 조봉행, 그의 근황은 '오리무중'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범죄인 인도결정으로 국내로 압송된 조봉행은 2011년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습니다. 이후의 행적은 베일에 쌓여있다고 합니다. 징역형을 온전히 살고 나왔어도 지난해 이미 만기 출소했겠죠. 조봉행은 1952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71세 정도가 됩니다. 루머에 따르면 조봉행은 출소 후 다시 수리남으로 건너갔다고 합니다. 그동안 마약을 밀매해 모아둔 돈으로 그곳에서 호화스럽게 살고 있다고 하지만, 확실한 정보는 아닙니다. 추가 취재가 이뤄진다면 빠르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한편 이 기사는 넷플릭스, 영화사 월광, 퍼펙트스톰필름 등에 협찬을 받지 않고 작성된 기사입니다. 추석 연휴에 드라마 보다가 밤을 새우고, 추석 당일에 출근한 기자가 당시의 기사들을 재가공해 만든 기사이니, 참고 바랍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09-10 16:55:36[파이낸셜뉴스] 7월부터 재외 동포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국내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입국할 경우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또한 중요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등으로 해외 출국시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도 국내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 대상이다. 다만 남아공, 브라질 등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은 대상에서 제외된다.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하 해외입국자 격리면제제도 개편에 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Q1. 기업인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격리면제제도는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기업인이 중요사업을 위해 격리면제서 발급을 신청하는 경우, 변이바이러스 발생국가라 하더라도 변이바이러스 발생 이전에 적용되던 기준이 적용된다. 즉, 사업의 중요성, 긴급성 등에 대해 입증이 되는 경우, △해당 기업 소속 직원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고, △계약체결이나 신규 설비 구축 등 현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업무가 아닌 경우도 신청 가능하다. Q2. 직계가족의 범위에 형제자매도 포함되나요? -국내 거주하는 직계가족의 범위는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에 한한다. 형제자매는 미포함이다. Q3. 격리면제제도 확대 추진방안에 '직계가족방문'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재외국민만 해당되는 사항인지요? 이 경우 외국인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방문하는 때에도 해당하나요? -국적과 상관없이 해외 예방접종완료자로서 가족관계서류를 통해 직계가족임이 입증되면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외국인의 가족관계 증명은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과 신청자의 출생증명서, 결혼증명서, 사망증명서 등을 결합해 입증한다. 또한 재외공관에 격리면제신청서, 서약서, 예방접종증명서, 가족관계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Q4. 미국으로 이민을 가 1992년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에 있는 가족관계등록부가 없는데 직계가족임을 어떻게 입증하나요?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의 가족관계등록부와 신청자의 제적부(또는 폐쇄된 가족관계등록부)를 결합해 입증이 가능하다. Q5. A국에서 예방접종 1차 후 B국에서 2차 맞은 경우 격리면제서 신청가능한가요? -해외 예방접종완료자의 격리면제 기준은 동일 국가에서 백신별 권장 횟수를 모두 접종하고 2주 경과 뒤 입국한 자로 한정한다. Q6. 2회 접종 필요 백신의 1차접종만 받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나요? -백신별 접종 권장횟수를 모두 접종한 후 2주 경과된 경우에 한한다. Q7. 주재국에서 예방접종을 받고 가족방문 사유로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은 부모와 동반 입국하는 미성년자가 미접종자인 경우에도 격리면제서 발급이 가능한지요? -국내 입국일 기준 예방접종을 완료한 부모와 동반해 입국하는 6세 미만 아동은 예방접종증명서가 없더라도 격리면제서 발급 가능하다. Q8. 코로나19 항체증명서/완치증명서 소지자도 해외 예방접종완료자로서 격리면제서를 신청할 수 있는지. -해당국가에서 백신별 권장 횟수를 모두 접종했음을 증명하는 경우에 한해 격리면제서 발급 가능하다. Q9. 남아공·브라질 변이주 유행국가는 어떤 나라인가요? -남아공, 브라질 변이바이러스 점유율, 확진자 발생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선정한다. 6월 대상국가는 남아공, 말라위, 보츠와나, 모잠비크, 탄자니아,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방글라데시, 적도기니, 브라질, 수리남, 파라과이, 칠레가 해당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6-13 17:06:58【 헤이그(네덜란드)=정명진 의학전문기자】 네덜란드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환자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나라는 지난 2015년 건강보험시스템 변화를 통해 중앙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케어하던 것을 지방정부로 이전했다. 이는 지역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전체 인구는 1700만명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6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20만명의 치매노인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10만명은 요양시설, 5만명은 의료인이 있는 너싱홈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 요양을 늘리기 위해 요양시설의 40%를 폐쇄할 계획이다. 3일 헤이그시에 따르면 시 인구 50만명 중 65세 이상이 7만명에 달하며 이 중 60%가 만성질환으로 장애를 겪고 있다. 또 33%는 집안일, 여행 등 일상생활을 할 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시는 관리해야 할 노인을 약 1만3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치매환자 관리 지자체서 전담 헤이그시 야네카 판 리우와이크 노인정책고문은 "헤이그시는 연령친화적인 도시가 목표"라며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들이 가능한 한 오래 집에 거주하면서 의미있는 활동을 하도록 시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치매환자 관리는 사회에서 동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치매환자가 평균 10년가량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때 8년은 가족과 함께 재가시설에서 보내고 나머지 2년만 요양시설에서 보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중 요양이 필요한 요양시설인 너싱홈은 더 이상 짓지 않도록 했다. 따라서 재가를 위한 방문간호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또 주간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노인들을 케어하도록 했다. 헤이그시는 연약한 노인 및 치매노인의 재가 거주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헤이그시 내에는 35개의 미팅센터를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외로움의 주간' 등 세미나에 참여해 노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노인클럽을 통해 만남을 주선한다. 야네카 고문은 "치매노인에게 좋은 환경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시에서는 치매노인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미팅센터를 통해 만남과 교육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팅센터, 치매노인을 사회 속으로 미팅센터를 통해 치매노인들을 사회 속에서 생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일반인에게도 치매에 대한 코치를 통해 치매환자가 사회적으로 동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이곳에서는 파일롯 프로그램과 서클학습 등 교육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상점,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어떻게 참여하고 지원할 수 있는지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야네카 고문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치매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사회에서 이들을 포용하지 않으면 많은 치매환자가 사는 것이 재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치매환자의 삶의 질에 중점을 두고 함께 사는 사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네덜란드는 이민자 출신을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현재 네덜란드는 수리남이나 인도네시아 이민자 출신이 3분의 1 수준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순수 네덜란드인보다 이민자들에게 치매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결과가 있다. 이들이 치매에 걸리면 어렸을 때 언어와 행동이 남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케어해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건강보험재정은 가입자가 민간 보험회사에 직접 지불하는 정액보험료가 45%, 국세청이 소득에 따라 부과하는 정률보험료가 50%, 정부지원금이 5%로 돼있다. 하지만 정률보험료도 민간 보험사에 재분배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되면 사람들은 서비스가 좋은 민간 보험사를 정해 바꿀 수 있다. 민영 보험사라도 비영리단체로 품질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민영 보험사는 환자가 선택한 주간데이케어센터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환자가 서비스가 좋은 곳으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로 6000유로(760만원)가량을 지불한다. pompom@fnnews.com
2018-01-03 19:10:28【 헤이그(네덜란드)=정명진 의학전문기자】 네덜란드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나라는 지난 2015년 건강보험 시스템 변화를 통해 중앙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케어하던 것을 지방정부로 이전했다. 이는 지역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전체 인구는 1700만명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6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20만명의 치매 노인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10만명은 요양시설, 5만명은 의료인이 있는 너싱홈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 요양을 늘리기 위해 요양시설의 40%를 폐쇄할 계획이다. 3일 네덜란드 헤이그시에 따르면 50만명 중 65세 인구가 7만명에 달하며 이 중 60%가 만성질환으로 장애를 겪고 있다. 또 33%는 집안일, 여행 등 일상생활을 할 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시는 관리해야 할 노인을 약 1만3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매 환자 관리 지자체서 전담 네덜란드 헤이그시 야네카 판 리우와이크 노인정책고문은 "헤이그시는 연령친화적인 도시가 목표"라며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들이 가능한 오래 집에 거주하면서 의미있는 활동을 하도록 시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치매 환자 관리는 사회에서 동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치매 환자가 평균 10년 가량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때 8년은 가족과 함께 재가 시설에서 보내고 나머지 2년만 요양시설에서 보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중 요양이 필요한 요양시설인 너싱홈은 더이상 짓지 않도록 했다. 따라서 재가를 위한 방문간호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또 주간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 노인들을 케어하도록 했다. 헤이그시는 연약한 노인 및 치매 노인의 재가 거주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헤이그시 내에는 35개의 미팅센터를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외로움의 주간' 등 세미나에 참여해 노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노인 클럽을 통해 만남을 주선한다. 야네카 고문은 "치매 노인에게 좋은 환경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시에서는 치매 노인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미팅센터를 통해 만남과 교육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팅센터, 치매 노인을 사회 속으로 미팅센터를 통해 치매 노인들을 사회 속에서 생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일반인에게도 치매에 대한 코치를 통해 치매 환자가 사회적으로 동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이 곳에서는 파일롯 프로그램과 서클학습 등 교육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상점,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어떻게 참여하고 지원할 수 있는지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야네카 고문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 환자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사회에서 이들을 포용하지 않으면 많은 치매 환자가 사는 것이 재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치매 환자의 삶의 질에 중점을 두고 함께 사는 사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네덜란드는 이민자 출신을 위한 대책도 마련중이다. 현재 네덜란드는 수리남이나 인도네시아 이민자 출신이 3분의 1 수준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순수 네덜란드인보다 이민자들에게 치매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결과가 있다. 이들이 치매에 걸리면 어렸을 때 언어와 행동이 남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케어해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건강보험재정은 가입자가 민간보험회사에 직접 지불하는 정액보험료가 45%, 국세청이 소득에 따라 부과하는 정률보험료가 50%, 정부지원금이 5%로 돼 있다. 하지만 정률보험료도 민간보험사에 재분배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되면 사람들은 서비스가 좋은 민간보험사를 정해 바꿀 수 있다. 민영보험사라도 비영리단체로 품질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민영보험사는 환자가 선택한 주간데이케어센터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환자가 서비스가 좋은 곳으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로 6000유로(760만원) 가량을 지불한다. pompom@fnnews.com
2018-01-01 17:30:25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지카바이러스와 관련해 인터넷과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등에 올라오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 질문과 답변(Q&A)을 만들었다고 29일 밝혔다. 질본은 국민들이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여행지에서의 모기 기피 등 관련 예방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①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발열 등의 증상이 최대 2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사실이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뒤 통상 2~7일 지나면 증상이 시작되고, 최대 2주안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안심해도 된다. ② 모기에 안 물려도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감염경로는 어떻게 되나. ▲지카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며 사람간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은 경우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가능성은 있지만 드물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헌혈은 해외여행 이후 1개월이 지난 후에 가능하므로 수혈경로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 ③ 임신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걸린 남성과의 성적접촉이 있었다면, 태아에서 소두증이 일어날 수 있나. ▲환자와의 성적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적접촉을 통한 전염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임신부가 소두증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아니다. ④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살고 있나. ▲지카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이집트숲모기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비슷한 모기로 우리나라에 흰줄숲모기가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⑤조만간 해외 출장을 가려고 한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나라는 어디인가. ▲최근 2개월 이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발생 국가는 중남미 지역에서는 가이아나, 과들루프,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마르티니크, 멕시코, 바베이도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브라질, 세인트마틴섬, 수리남, 아이티,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파나마,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프랑스령 기아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22개국이다. 이외에도 태평양 섬인 사모아와 아시아 지역인 태국, 아프리카 카보베르데 등이다. ⑥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로 태교 여행을 계획 중이었는데, 여행을 취소해야 할까. ▲임신부의 경우, 최근 2개월 이내 환자가 발생한 국가로의 여행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발생국가로 여행해야 하는 경우라면 여행 전 의사와 상담하길 바란다. ⑦ 지카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혹시 감염되었을지 걱정이 되는데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을 수 있나.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는 경우 진단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여행 후 2주 이내에 의심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길 바란다. ⑧ 지카바이러스 감염으로 유발되는 다른 질병은 없나. ▲지카바이러스 감염시, 일반적으로 발열,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경미하게 진행되거나 감염되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소두증, 길랑바레증후군과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WHO, CDC 등의 최종 연구결과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⑨ 지카바이러스를 이겨낼 별도의 치료법과 예방접종 백신이 있나. ▲지카바이러스를 치료약과 예방접종은 현재 없다. 다른 많은 바이러스 질환처럼 별도의 치료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기존의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질병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해열제, 진통제 등의 처방을 받으면서 치료받으면 된다. ⑩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나. ▲보건복지부는 29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제4군감염병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을 말한다. 법정감염병 지정에 따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및 의심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6-01-29 10:10:18유엔의 세계 행복보고서에 나타난 2013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27로 조사 대상 156개국 중 41위다. 덴마크(1위), 스위스(3위), 미국(17위)에 크게 뒤지는 것은 물론 1인당 국민소득 9061달러인 수리남(40위)보다 밑이다. 국민소득 7830달러의 콜롬비아(35위)에도 뒤졌다. 경제적 풍요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다지 기분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런데 행복지수 중위권의 한국이 살고 싶은 곳, 살기 좋은 땅으로 새삼 각광받고 있다. 재외동포들 사이에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으로 역이민 오는 재외동포는 2009년 430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엔 3621명을 기록했다. 해외이주자는 지난해 302명으로 정부 통계 작성(1962년)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해외이주자 수가 최대였던 1976년의 4만6533명에 비하면 0.65%에 불과하다. 이민 보따리를 꾸리는 사람은 줄고 돌아오는 사람은 늘어났다는 뜻이다. 역이민이 줄을 잇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한국이 예전보다 살기 좋은 땅이 됐다는 것이다. 행복지수가 중위권에 불과하다지만 임금, 사회보장, 교육여건 등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곳이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언어 장벽도 없고 문화적 차이도 적은 고국 땅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재외동포들의 소망도 늘어난 역이민의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 이민은 1903년 1월 13일 미국 하와이에 조선인 102명이 첫발을 디디면서 역사가 시작됐다는게 정설이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인천을 떠나 20여일의 항해 끝에 태평양을 건넌 이들이 111년 이민사의 첫 주인공이다. 빈곤에 허덕였던 1960년대엔 국제 결혼 등에 따른 이민이 대다수였고 산업화가 본격화된 1970년대엔 취업 이민이 주를 이뤘다. 살림에 여유가 생긴 1980년대엔 투자이민 열풍이 불어 호주, 뉴질랜드 등이 새 둥지로 인기를 끌었다. 타국 땅에서 살아 본 사람은 누구나 다 경험한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이 얼마나 그리운지를. 그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진해지고 깊어진다. 늘어난 역이민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오늘의 삶이 고달프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나라라는 얘기다. 행복국가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귀국 비행기는 해외동포들을 실어 나르느라 더 바빠질 게 틀림없다. tanuki2656@fnnews.com 양승득 논설주간
2014-02-25 16:34:18[파이낸셜뉴스] "수리남의 모든 국민은 연이율 7%로 설정된 저축 계좌로 750달러(105만원)를 받게 될 것입니다." 최근 49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수리남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특히 천연자원 개발 이익을 60만명의 모든 국민과 공유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수리남 정부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과 손을 잡고 유전 개발에 돌입한다. 105억달러, 14조7천억원 상당의 규모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8년부터 하루 22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목표다. 산토키 대통령은 "미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수리남은 이웃 가이아나와 더불어 풍부한 해상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에 속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27 07:5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