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한 섬에서 순록 200여마리가 한꺼번에 굶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미 CNN 등은 올 여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서 200마리 이상의 야생 순록이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극지연구소(NPI)의 연구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먹이를 찾지 못한 순록들이 대거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약 40년간 이 지역의 야생 순록 개체수를 관찰해온 연구소는 "이렇게 많은 수가 죽어 있는 것은 처음 본다. 기후 변화가 자연과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스발바르 제도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며 지난 겨울 이 지역에는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빗물이 얼어붙으며 이전보다 더 두꺼운 얼음층이 생겨났고, 순록들이 뜯어 먹을 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스발바르의 순록들은 먹을 것이 부족할 때 해초를 먹는 것으로 관찰됐지만, 이는 영양이 부족하고 종종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순록들이 태어난 것도 사망 개체수가 증가한 하나의 요인이 됐다. NPI 연구진은 "많은 수의 새끼들이 태어난 만큼 일부는 자연사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순록이 죽은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북극 순록과 카리부(북미산 순록)의 개체 수는 56% 감소했다. 식량 문제는 물론, 온난화로 여름철의 기온이 올라가며 파리와 기생충 등이 옮기는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 탓이다. 한편, 스발바르 제도의 중심 도시 롱위에아르뷔엔의 평균 기온은 지난 1900년 이후로 3.7도나 상승했다. 이는 전세계 평균(1도 상승)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순록 #지구온난화 #아사 #환경보호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2019-07-31 10:15:14시베리아 순록 25만 마리가 도살된다.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시베리아 지역에서 순록의 탄저병이 인간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 이 지역 순록 25만 마리를 도살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 서부 극지방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주민들은 70여 만 마리의 순록을 사육하고 있다. 이중 30여 만 마리는 야말 반도에 몰려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처럼 높은 밀도로 사육되는 순록들이 탄저병 확산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는 최근 순록 2350마리 이상이 탄저균에 감염돼 사망했다. 1941년 이후 처음 다시 발생하기 시작한 탄저병으로 최근에는 12살 먹은 소년이 사망했다. 이 소년은 탄저균에 감염된 사슴 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40여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유목민 72명이 탄저균에 감염돼 야말로네네츠의 주도인 살레하르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수십 년 전 탄저병으로 죽은 순록의 사체들이 기후 온난화로 해동되면서 탄저균을 노출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이 블라소프 러시아 연방 가축?식물 방역청 부청장은 11만 마리가 적정선인 이 지역에서 30만 마리의 순록이 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늘어난 순록들은이 목초지를 훼손해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류학자 올가 무라슈코는 대규모 순록 도살은 이곳 유목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의 요구가 최근 이 지역에서 늘고 있는 가스 개발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말로네네츠 자치구는 천연가스와 원유가 대량으로 묻혀 있는 지역이다. 이곳 우렝고이와 메드베시예 등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6-10-01 01:16:48식품과 의약품에 사용이 금지된 '순록 뿔'을 사용한 녹각 제품이 판매 금지 조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동제약이 생산한 '한동녹각' 일부 제품에서 식품과 의약품에 사용이 금지된 순록 뿔이 검출되어 해당 제품을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한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한동제약은 순록 뿔을 수입해 식품과 의약품으로 판매하는 일부 녹각 제품에 '순록 뿔'을 혼합하거나 바꿔치기해 판매했다. 순록 뿔은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과 의약품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사용이 허가된 녹각은 다른 종류의 사슴뿔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을 회수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판매업체 등에 반품해 줄 것"을 당부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4-05-12 18:08:51전지현 루돌프 (사진=드롭탑) 전지현이 루돌프 변신했다. 14일 전지현이 루돌프로 변신한 화보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이번 화보에서 전지현은 순백의 셔츠와 청바지로 심플함을 강조하고, 흰색의 셔츠와 대비되는 붉은색 머플러와 순록 머리띠를 매치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루돌프를 연상케 하고 있다. 또한 한 손에는 드롭탑 로고가 새겨진 고급스러운 블랙의 테이크아웃컵을 들고 있기도. 무엇보다도 전지현은 이번 화보를 통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또 다른 매력을 한껏 발산해 촬영장에 있던 남심을 설레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전지현은 오는 12월25일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 후속 작품으로 방영 예정인 ‘별에서 온 그대’에서 톱스타 역을 맡아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11-14 10:58:08식품의약품안전청은 녹용으로 둔갑한 순록의 뿔을 가려낼 수 있는 검출법에 대해 중국 특허를 출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식약청이 해외에 특허를 출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용과 순록의 뿔은 얇게 썬 후에는 전문가라도 구별이 쉽지 않다. 특히 가루상태로 가공된 경우에는 순록의 뿔 가루가 혼입되더라도 구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녹용으로 속여 유통되는 순록의 뿔을 구별하기 위해 식약청은 순록에만 존재하는 유전자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녹용가루에 순록의 뿔 가루가 3% 이상이 혼입된 경우 2시간 이내에 확인하는 검출법을 개발, 지난 5월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식약청은 “녹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에서 ‘가짜 녹용’의 유통 방지에 기여하고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도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순록 뿔 검출법을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키트로 개발할 계획이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2008-11-20 10:41:18배우 박서준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몰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이 출연하는 `킹덤`은 1월 25일 첫 방송 예정이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19-01-21 21:48:1924일 오후 방송된 코미디TV ‘얼짱시대6’ 4화에는 기존 얼짱 4인과 살아남은 신상 얼짱 10인이 출연해 숨겨놓은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쳤다. 이날 ‘얼짱시대6’에는 기존 얼짱 박태준, 홍영기, 한아름송이, 강혁민이 멘토를 맡고 10명의 신상 얼짱들은 1박2일 동안 합숙을 하며 출연진과 제작진이 투표를 통해 최고와 최악의 얼짱을 꼽아 탈락자가 선정된다. 특히 합숙 두 번째 날 신상 얼짱 10인과 얼짱 멘토 4인방, 제작진은 탈락자를 선정하기 위한 최종 투표를 진행해 탈락자로는 총 4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얼짱시대6’ 4화에는 남자 신상 얼짱 박형석, 홍재열, 양규빈, 김태환, 오승록, 여자 신상 얼짱에는 김도희, 김다혜, 손윤미, 하늘, 윤아라가 출연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kowel@starnnews.com김한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포토] 슈퍼주니어 은혁-동해 '신나게 찌르고~' ▶ [포토] 원더걸스 '올블랙으로 섹시하게~' ▶ [포토] 다이나믹 듀오 개코 '다함께 손을 머리 위로~' ▶ [포토] 투개월 김예림 '더 이뻐졌네~' ▶ [포토] 최효종 '포즈 이렇게 하는 겁니다잉~'
2011-12-26 11:06:5824일 오후 방송된 코미디TV ‘얼짱시대6’ 4화에는 기존 얼짱 4인과 살아남은 신상 얼짱 10인이 출연해 숨겨놓은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쳤다. 이날 ‘얼짱시대6’에는 기존 얼짱 박태준, 홍영기, 한아름송이, 강혁민이 멘토를 맡고 10명의 신상 얼짱들은 1박2일 동안 합숙을 하며 출연진과 제작진이 투표를 통해 최고와 최악의 얼짱을 꼽아 탈락자가 선정된다. 특히 합숙 두 번째 날 신상 얼짱 10인과 얼짱 멘토 4인방, 제작진은 탈락자를 선정하기 위한 최종 투표를 진행해 탈락자로는 총 4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얼짱시대6’ 4화에는 남자 신상 얼짱 박형석, 홍재열, 양규빈, 김태환, 오승록, 여자 신상 얼짱에는 김도희, 김다혜, 손윤미, 하늘, 윤아라가 출연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kowel@starnnews.com김한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포토] 슈퍼주니어 은혁-동해 '신나게 찌르고~' ▶ [포토] 원더걸스 '올블랙으로 섹시하게~' ▶ [포토] 다이나믹 듀오 개코 '다함께 손을 머리 위로~' ▶ [포토] 투개월 김예림 '더 이뻐졌네~' ▶ [포토] 최효종 '포즈 이렇게 하는 겁니다잉~'
2011-12-24 19:45:03모두투어가 다가오는 연말 시즌을 맞아 내달 16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체험할 수 있는 '2024 겨울,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으로의 초대' 기획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부활절과 함께 유럽 각국 1년 중 가장 큰 축제로, 거리 곳곳과 시내 중심가 광장은 온통 크리스마스 조명과 트리, 각종 네온사인과 기념품 판매점 등으로 화려하게 채워진다. 이번 기획전에서 모두투어는 여행지를 △동유럽 △서유럽 △북유럽 등 지역별 카테고리로 나눠 상품을 구성했다. 먼저, 동유럽 지역에서는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드레스덴 등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했다. 특히 체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CNN이 지난 2022년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화려한 조명쇼와 불꽃놀이, 무료 아이스링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한다. 또 서유럽 및 북유럽 상품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스위스 취리히,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특히 북유럽 상품의 경우는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오로라 헌팅을 떠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어 더욱 특별한 크리스마스 여행을 즐길 수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16 15:14:53초기 인류학 서적들은 소위 미개인들의 기이한 풍속을 담았는데, 실제로 유럽인들에게 기이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단기간 여행 중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상태의 상상으로 만든 정보들도 무수하다. 그러한 내용들 중에 대표적인 스테레오타입이 '에스키모 사람들은 손님이 오면 부인으로 하여금 잠자리 접대를 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커다란 오해가 겹쳤다. 하나는 '에스키모'라는 용어이고, 다른 하나는 '부인으로 하여금 성접대를 하게 한다'는 평가다. 에스키모라는 단어는 알래스카의 동남쪽으로 거주하는 아싸바스칸(Athabaskan)어를 쓰는 선주민 집단들이 극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부르는 멸칭이다. 아싸바스칸어로 '에스키모'의 뜻은 '날고기를 먹는 더러운 놈들'이다. 우리가 흔히 속된 표현으로 중국인을 '땟놈', 일본인을 '왜놈'이라고 부르듯이 지구상에는 가장 가까이 사는 집단들 사이에 서로를 멸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따지고 보면, 혈통적으로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사람들인데. 북극의 주변으로 북위 70도 전후에 거주한다는 공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들을 편견 없이 부른다고 하여 '북극인'(Arctic Peoples)이라는 용어도 쓴다. 그들은 자신을 '이누잇'(Inuit)이라고 부르며, 그 뜻은 '사람'이다. 알래스카로부터 캐나다 최북단, 그린란드의 앙막살릭을 거쳐서 시베리아 야말반도의 나나이족에 이르기까지 북극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누잇 계통에 속한다. 알래스카의 내륙에서 순록 사냥으로 사는 사람들은 누나미웃(Nunnamiut), 해안에서 고래와 바다사자를 잡아서 사는 사람들은 타레미웃(Taremiut)이다. 이들은 그린란드에 사는 이누잇과 혈통으로 언어상으로 가깝다. 교통수단인 썰매를 끄는 개는 '말라미웃'(Malamiut)이다. 개에 대한 이누잇의 생각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칭으로부터 드러난다. 동물영혼이 사람영혼보다 상위에 있다는 세계관이고, 동물 중에서는 개의 영혼이 가장 낮다. 왜냐하면, 개는 사람의 똥을 먹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사람과 개가 미웃(miut)으로 끝나는 접미어다. 개와 사람이 같은 항렬이다. 사람이 뭐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이쯤 되니 애니미즘 또는 토테미즘이라는 용어들이 등장한다. 그러니 이제부터 우리는 그들을 '이누잇'이라고 명칭하는 것이 도리다. 당신 면전에서 대놓고 "어이, 엽전"이라고 부르면 어떻겠는가? 손님접대를 부인으로 하여금 성(性)으로 하게 한다는 이 해괴망칙한 얘기가 어디서 유래하였는지에 대해서 찾고 또 찾았지만 근거가 없다. 이 정보는 식민지시대에 일본으로부터 건너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본학자들이 그 내용을 알고 있었고, 동일한 내용을 미국학자들도 알고 있다. 필자는 그러한 이야기가 유래할만한 빌미가 되는 관습이 와전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앙궉톡꾹' 정도로 발음되는 단어다. 알래스카 최북단의 포인트 배로우(Point Barrow)에서 토속지(ethnography)를 작성한 로버트 스펜서(1917~1992)의 고전적인 설명을 영어로 풀이한 의미대로 전하면, '나의 마누라와 성관계를 한 사람'이란 뜻이다.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란, 더군다나 문자가 없는 사회에서 말이란 지극히 맥락적이다. 탈맥락적으로 말을 사용하면서 위험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누잇의 동네는 7~8집이면 비교적 큰 동네다. 그 동네에서 나고 자라면서 아버지를 따라 물개 사냥도 하고 순록도 잡으러 다닌다. 잡힌 물개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다. "당신 덕분에 우리가 또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울루'라고 불리는 주머니칼(반월형석도처럼 생겼음)로 배를 갈라서 위를 꺼내어 그 속에 물개가 물 속에서 먹은 해초들을 꺼내어 먹는다. 순록을 잡아서 저장한 모피들을 썰매에 싣고 타레미웃 지역으로 물물교환을 떠난 아버지는 왕복 한 달 정도를 소요한다. 그동안 이웃의 아저씨가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든다. 소년은 그를 '하이아낙'(표면적인 말 그대로 풀어내면, 엄마와 성관계를 하는 사람의 뜻)이라고 부른다. '앙궉톡꾹'이나 '하이아낙'은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기본적인 친척 명칭의 수준으로 사용된다. 신화와 주술을 바탕으로 한 전통신앙이 여성으로 하여금 동물 사냥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이아낙이 우리 집에 사냥해온 고깃감들을 전해준다. 아버지가 무사 귀가한 후, 하이아낙이 다시 물물교환을 위해서 장거리 여행을 나간다. 아버지가 그 집에 가끔 고기를 날라준다. 이웃들 간에는 끊임없는 여러가지 차원의 교환관계가 중복되고, 생존 전략으로서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모두가 서로의 사정을 빠꼼하게 안다. 타레미웃의 마을에서 자라는 남아는 밤마다 아버지로부터 고래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혼자서 타는 배를 '카약'이라고 하는데, '우미악'이라고 불리는 고래잡이 배는 8~9명이 승선한다. 각자 맡은 임무들이 빈틈없이 진행되어야 고래와의 혈투에서 살아남고 분배할 음식이 생긴다. 고래잡이의 경험은 신화가 되어서 대대로 전해진다. 우미악의 주인은 마을의 촌장이다. 고래잡이 배에는 한 집에서 한 사람씩 승선한다. 촌장은 동료 선원들을 부를 때 친근하다는 의미로 '앙궉톡꾹'이라고 한다. 여아는 아버지의 교역 파트너가 가지고 온 순록 모피를 가공하는 법도 배우고, 바느질하는 방법도 배운다. 가죽으로 장화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다. 기역자로 꺾어지는 뒤꿈치를 정교하게 만들지 못하면 물이 샌다. 딱딱한 곰 가죽을 이빨로 씹어서 굽어지는 각도를 유지한다. 세상에서 이빨과 아구턱이 가장 강한 사람이 이누잇 여성들이라는 인류학적 농담도 있다. 고래 기름을 잘 보관해야 춥고 어두운 밤에 불도 밝히고, 하루종일 고기를 삶는 연료로도 사용한다. 고기 썩는 냄새를 피우는 집은 동네에서 추방당한다. 그 냄새를 맡은 동물들이 모두 사라진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고기는 많이 저장하지 않고, 자주 사냥을 해야 한다. 하천에서 잡은 연어는 훈제로 말려야 한다. 저장하는 유일한 고기가 연어다. 몇 년에 한 번씩 기근이 닥친다. 노인들이 한 사람씩 순차로 길고 긴 동절 야밤의 얼음 벌판으로 걸어 나간다. 이쯤 되면 누구 차례라는 것을 모두 안다. 먹는 입을 줄이기 위함이 아니라 떠나버린 동물들의 성스러운 초혼의식이다. 다음 세대가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선택지다. 서양인들이 이 광경을 보고, '노인살해'(sinicide)라는 저주스러운 작명까지 했다. '제 눈에 안경'식 문화오해다. 가진 자들의 인간중심주의에 한 술 더 떠서 자문화중심주의(ethnocentrism)의 하향시선이 겹친 지구촌의 고질병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9-23 18:2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