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소비자원이 올 한해 물가안정을 위해 우유, 라면, 계란, 밀가루, 설탕, 식용유, 화장지 등 7대 생필품 가격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나선다. 또 지역별로 집중관리 품목을 선정하는 등 지역 맞춤형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노력한다. 최근 문제가 됐던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유료 아이템 조작 논란 등과 관련해 집단분쟁조정을 추진한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민간 앱을 활용해 국민이 직접 위해신고를 하고 안전정보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위해감시시스템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정부예산 46억원을 투입한다. 한국소비자원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관장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중점 추진 사업'을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분쟁해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소비·생활환경 조성', 소비자 중심의 시장환경 조성'이라는 3대 중점사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유사투자자문 소비자 피해 및 온라인쇼핑몰의 상습적 환불 불이행 및 청약철회 방해행위 등이 발생할 경우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하고 피해다발 사업자의 정보공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사·동일한 소비자피해에 대한 일괄구제를 활성화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소비자피해도 효과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맞춤형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비수도권 지방지원에서 지역별 집중관리 품목을 선정해 소비자피해 감축과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 부산지원의 경우 '신발', 대구지원의 경우 '국내결혼중개', 광주지원의 경우 '골프장'에 대한 소비자 정보 표시 개선 및 피해 감축에 나선다.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소비자 분쟁과 관련해 사건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앞장선다. 온라인 분쟁조정회의를 도입하고 소송중지제도를 운영하는 등 분쟁조정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조정 기능 강화에도 나선다. 온라인게임의 대표적 불공정 사례인 확률형 유료 아이템의 확률변경 사실 누락 또는 거짓 공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원이 직접 피해자를 모집해 집단분쟁조정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다소비·신기술·헬스케어 분야의 품질비교 정보 제공 확대에도 나선다. 태블릿PC, 에어컨 등의 분야에서 품질과 경제성을 갖춘 가성비 우수제품 발굴해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을 높이고 물가안정 정책 지원에 나서고 가치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이해 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확대 조사하고 결과를 사업자에게도 공유해 시장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간의 인식 갭을 줄이는 일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거래시 분쟁해결기준 적용 품목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청년층의 주 소비 분야인 결혼대행 등 분야와 정보 비대칭이 심한 금융·보험 분야의 실태조사도 강화한다. 윤수현 한국소비자원 원장은 "지난해 소비자원은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기여하기 위해 명절선물세트 가격비교부터 슈링크플레이션·스킴플레이션 행위를 감시하며 각종 사기 의심 사이트에 대해 조사하고 공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에는 소비자주권시대를 열어가는 국민의 기관으로서 많은 소통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2-16 14:14:0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생필품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고물가 우려가 커진 가운데 꼼수 가격 인상이 고개를 들면서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차관은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직한 판매행위가 아니며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신고센터를 신설해 관련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언론에서 계속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응은 다소 뒤늦은 감이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을 가리킨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컸던 이유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서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나름대로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물가 인상 우려가 큰 품목들을 지목해 부처별 전담 마크를 할 정도로 물가 잡기에 힘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생필품까지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와중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 생산 유통단계에서 물가 누르기를 시도하자 업계에서 꼼수 가격 인상이 시도된 것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이 거센 비난을 받자 또 다른 꼼수 가격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자들이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기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가격은 그대로인데 제품의 질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아차리기 힘들다.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교묘한 인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이유다. 업체들의 꼼수 가격 인상 혹은 품질 조정은 용납할 수 없는 소비자 기만행위다. 그런 만큼 정부에서 적극적인 현장조사와 조치에 나서는 게 마땅하다. 재료비와 생산비 인건비 등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무작정 나쁘다고 할 순 없다. 그렇다고 소비자의 눈을 속여가며 마치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척 하는 불공정행위는 지탄받아야 한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3.4%보다 0.2%포인트나 올렸다.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3%에서 2.4%로 0.1%포인트 올렸다. 내년 말이나 돼야 2%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엄혹한 경제 환경탓에 고물가 역시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얘기다. 고물가를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여력도 떨어진 상태다. 결국 장기간 서민들의 고물가 고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물가에 민감한 품목에 대해 적극적인 수급조절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꼼수 물가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를 놓쳤선 안 된다. 정부가 숫자로 물가관리하는 것에 비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고통스러운 수준이다. 이 같은 꼼수 가격반영이 체감물가를 더욱 무겁게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23-11-17 10:50:5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나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과 같은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일부 식품기업이나 외식업자들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거나 품질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기는 모습을 보여서다. 고물가 시대에 편승한 가격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식품업계를 향해 세무 조사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 통제만으로 억누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꼼수'라고 지적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말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 크기·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로부터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받은 식품업계에선 가격을 유지한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고향만두) 등은 지난해와 올해 제품 함량을 줄였지만,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소비재 가격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가격 책정도 회사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은 양이 줄었는데 줄었는지도 모르고 소비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정직한 경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부총리는 "가격 표시, 함량 표시, 중량 표시가 정확해야 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서 엄정하게 제재를 받아야 한다"면서 "편법 회계 처리에 대해선 세무당국이 엄밀하게 보게 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장관은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자들이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가 오를 때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는 기업이 버틸 수 있을까"라면서 "현재 소비자 수준에선 현실적으로 안될 것 같다. 소비자의 권익을 신장하는 쪽으로 업계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밀 가격이 배 이상 올라갈 때 업체들이 가격을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밀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제품 가격이) 한 번 올라간 것은 안 내려가고 있다"며 식품업계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정부가 이처럼 기업들의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이들 업체들이 물가 상승기에 편승해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그리드 플레이션(탐욕+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있다. 꼼수 인상이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중량 변경과 같은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적당한 제재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한국도 외국처럼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추 부총리도 “기업이 제품 내용물을 변경했을 때 소비자에게 알게 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런 방안에 관해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 중에 있다”면서 "회사에서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양을 줄여서 파는 것은 판매자의 자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당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11-16 18:11:21[파이낸셜뉴스] 최근 고물가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가 품목별 관리담당관까지 지정해 힘을 쏟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농식품 가격이 많이 올라 파와 배추를 집에서 직접 키우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 실태 조사 등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연구기관은 내년에도 여전히 고물가로 인한 내수 회복세 둔화를 전망하는 등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너무 비싸...집에서 파·상추 키워 먹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22일) 기준 대파(상품 등급) 1kg의 소매가격은 평균 3993원이다. 1년 전(3331원)에 비해 20% 가까이 뛰었다. 적상추는 100g당 1124원로 전년 대비 33.3%(843원 대비) 상승했다. 식품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 조짐을 보이자 홍두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3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종합도매시장을 방문해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범부처 특별 물가안정 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현장 방문·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신속한 현장 애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식품 가격이 고공상승하면서 아예 집에서 작물을 길러 먹는 '홈파밍'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파, 상추, 방울토마토 등 가격이 많이 뛴 작물들을 직접 기르면서 식비를 절약하고 있다. 재테크하듯이 파를 재배해 식비를 아낀다는 의미의 '파테크'라는 단어도 생겼다. 정부 물가 안정에 온힘 쏟지만...경제전망은 '우울'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내년에도 주요 품목의 할당관세를 유지한다. 지난해(101개)에 비해 가짓수는 76개로 줄였지만 민생과 산업 부문의 주요 원재료는 그대로 포함시켰다. 할당관세는 기본 관세율의 40%p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그동안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할당관세를 통해 우회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해왔다. 물가안정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꼽힌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내년에도 반영했다. 식품용 감자변성전분·설탕·조제땅콩·닭고기·계란가공품 등 식품 관련 항목과 LNG·LPG(부탄, 프로판)·원유(나프타용, LPG용)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 대상이다. 특히 산업·발전원료는 국제유가 변동 등으로 수급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LNG·LPG 및 나프타 등 유류 관련 품목 지원은 내년 상반기 중 지원규모만 우선 결정했다. 하반기 지원연장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질소과자' 박멸, 공정위가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 대신 용량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칼을 빼들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전날 슈링크플레이션 관계부처와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공동으로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달 말까지 73개 품목에 대해 슈링크플레이션 실태 조사를 완료하고 12월 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은 한국소비자원에 신고센터를 설치해 대국민 제보를 받는다. 조 부위원장은 "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사업자 간 자율협약 체결을 추진해 업계가 숨은 가격인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단체에도 "감시 및 견제활동을 통해 용량조정 등의 숨은 가격인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한국경제 진단과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7년 한국경제의 연 평균 경제 성장률은 2.2%로 전망됐다. 예정처는 생산성 둔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여력 위축과 탄소중립 경제로 이행과정에서 늘어나는 기업 부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회복세 둔화 위험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1-23 15: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