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식은 '좋다' 또는 '나쁘다'가 없습니다. 음식은 '음식'입니다." 한 학부형이 자신의 딸이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 안에 넣은 쪽지 내용이다. 영국 현지 언론인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캐롤라인이라는 이름의 어머니가 3살 딸의 도시락 안에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넣은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모의 수신인은 보육교사였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롤라인은 보육교사가 딸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난 뒤 '나쁜 음식'을 먹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해당 메모를 남겼다. 캐롤라인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메모엔 "에블린은 원하는 순서대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며 "그녀의 음식은 '좋거나' '나쁘지' 않다. 그저 음식일 뿐"이라고 적혀 있다. 메모를 붙인 이유도 설명했다. 그녀는 "3살짜리 제 아이가 어제 보육원에서 돌아와 선생님이 '좋은'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나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며 "선생님은 자신이 원하는 순서대로 아이들이 식사를 하도록 허락했다. 샌드위치와 오이를 먹기 전에는 쿠키를 먹을 수 없도록 했다"고 적었다. 캐롤라인은 이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선생님의 시대에 뒤떨어진 지시에 다소 좌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 짓는 게 의미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당근이나 브로콜리만 먹으면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해 강한 근육을 키울 수 없다"거나 "닭고기만 먹는다면 몸은 하루 종일 달리고 놀기 같은 활동을 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할 것" 등이다. 그녀는 "우리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배우고 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영양소의 모든 조각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캐롤라인의 도시락 메모는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토론의 주제가 됐다. 한 부모는 "캐롤라인이 단호한 태도를 취한 걸 응원한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고 한 교사도 "아이들이 에너지를 얻는 음식을 최소한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음식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반대로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영양소 있는 음식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성장하도록 나는 '샌드위치를 먼저 먹으라'고 간청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학부모는 "선생님이 잔인하게 음식을 나누려고 한 게 아니라는 걸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캐롤라인은 메모 대신 선생님과 대화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24 09:13:50[파이낸셜뉴스] 50대 A씨는 요즘 회사에서 중요한 서류나 마감일을 자주 깜빡한다. 게다가 느슨해진 집중력 탓에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 이는 곧바로 상사나 동료들끼리 말다툼의 빌미로 작용해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족과의 대화에서 말을 자꾸 끊거나, 화를 버럭 내는 바람에 소통이 어렵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감정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급기야 아내로부터 “분노조절장애환자”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회사나 집에서까지 따돌림을 당하다는 생각에 술에 의존하던 그는 결국 정신과 진료실을 찾았다. A씨는 검사결과,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됐다. ADHD는 통상 발달장애의 하나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4%가 성인 ADHD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ADHD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 10만 2322명으로 2017년의 2배에 이르렀다. 특히, 성인 ADHD 환자 수가 2017년 7748명에서 2022년에는 3만 5042명으로 350%나 급증했다. 부산·울산·경남권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인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은 “성인 ADHD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되거나, 성인이 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소아 ADHD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약 6∼9%이며, 이 중 절반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고 이 과장은 덧붙였다. ADHD는 뇌의 주의 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영향을 미치며, 뇌의 특정 부위 구조와 기능 변화도 무관치 않다. 성인 ADHD 증상은 주로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으로 나타난다. 충동적인 과잉 행동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집중력 문제는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A씨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일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동물의 식사, 공과금이나 카드결제 대금 납부, 청소 등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미루는 경향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온병원 이수진 과장은 “성인 ADHD는 치료가 가능하며,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ADHD 치료에는 주로 자극제와 비자극제 약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은 자극제 약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충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약물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대개 4∼6주 내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아토목세틴과 구안파신 등 비자극제 약물은 자극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장기간 사용에 적합하다. 인지행동치료(CBT)도 성인 ADHD 환자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CBT는 시간 관리, 조직력 향상, 감정 조절 등의 기술을 배우는 데 유용하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ADHD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중요한 일정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도 성인 ADHD 치료에 효과적이다. 성인 ADHD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성인 ADHD를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자가보고척도(ASRS)를 사용한다. ASRS는 성인 ADHD를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18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가보고척도(ASRS)의 파트 A는 6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을 끝내놓고 그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나 등 6개 문항 중 4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와 면담이 필요하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온라인 테스트 결과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ADHD는 종종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 등 다른 정신 건강 문제들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고 최 과장은 덧붙였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16 16:39:02[파이낸셜뉴스] 한국병원홍보협회 부산·울산·경남지회(지회장 박정훈·대동병원 경영지원차장)는 오는 6월 27일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경동홀에서 ‘2025년도 상반기 병·의원 홍보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제1회 홍보 세미나 개최를 시작으로 17년간 지역 의료계의 홍보 실무 전문가 양성에 힘써 온 부울경지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150여 개 의료기관 및 관계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울경 최대 의료기기 및 병원설비 전시회 ‘KIMES 부산 2024’에서 하반기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서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기도 했다. 올해 새롭게 구성된 부울경지회 회장단의 첫 사업으로 추진하는 상반기 세미나는 ‘병·의원 홍보, 전략과 기획으로 승부하다!’라는 주제로 의료 정보 콘텐츠 디자인, 병의원 실전 온오프라인 마케팅, 의료광고 심의, 브랜드 카피 라이팅,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형 강의로 구성됐다. 세미나는 △과연 환자가 이걸 볼까요?(하이치과 경영팀 노경만 이사) △환자가 찾는 병원, 병원 홍보 실전 전략(바른세상병원 이현주 홍보부장) △지피지기 백전백승! 의료광고 심의 바로 알기(법무법인 CNE 최청희 대표변호사) △카피라이팅도 전략적으로:광고·마케팅·브랜딩 카피의 차이(네이버 한상균 카피라이터) △통념과 문법을 넘어 대중이 찾아보는 병원 광고(돌고래유괴단 이성헌 부대표)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박정훈 지회장은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수 강사진과 병의원 홍보 실무에 필요한 주제를 선정하여 기존 세미나와 차별화를 시도했다”며, “특히 그동안 오후 시간대에만 세미나가 진행되면서 시간적인 제약으로 아쉬움이 있었던 점을 개선하고자 올해는 부울경지회 세미나 최초로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종일 세미나를 기획했으며 이를 통한 강의 만족도 및 강연의 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상반기 세미나 참가 대상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홍보·기획·국제진료·병원경영·행정 및 관계기관 담당자 등이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세미나 자료집과 기념품 등이 제공된다. 세미나 종료 후 ‘병의원 홍보인의 밤’ 2부 행사를 통해 저녁식사와 소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오는 6월 20일까지이며 접수 인원은 선착순 150명이다. 참가 문의는 부울경지회 사무국 혹은 이메일로 하면 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10 13:01:02[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주최한 미혼 남녀 만남 행사에서 참석자 중 절반이 실제 연인이 됐다. 27일 서울시는 지난 23일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서 개최된 '설렘 in 한강' 행사에서 최종 27쌍의 커플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54%의 매칭률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이번 행사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최종 100명 모집에 3286명이 신청해 약 3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행사에 참여한 100명의 참가자들은 연애 코칭, 한강 요트 체험, 레크리에이션 게임, 1:1 대화, 칵테일 데이트 등의 프로그램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행사 마지막 순서인 마음에 드는 이성들을 1~3순위까지 기재했고, 시는 매칭이 된 당사자들에게만 행사 다음날인 24일 오전 결과를 통지했다. 행사 종료 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행사 프로그램 및 운영에 대해 다양한 이성과의 대화 기회 등을 이유로 만족했다고 평가했다. 시는 이날 행사로 탄생한 27쌍의 커플에게 식사권, 문화체험 관람권 등 30만원 상당의 데이트 패키지를 지급해 서로 더욱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추억을 쌓도록 도울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커플이 된 분들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향후 기업 후원 등을 통해 행사를 지속해서 열어 더 많은 미혼남녀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27 08:17:39[파이낸셜뉴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이미 저 먼 과거로 가버렸다. 이런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중략) 그때처럼 자신의 변변치 않음을 혐오하거나 무작정 감동하는 것이다. 그럴 때 아무런 진보도 없는 자신에 놀라고 동시에 인간에게는 결코 진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새삼 느낀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건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시키지 않아도 될 영역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두 번째로 다시 읽고 있는 소설 '나는 공부를 못해'를 쓴 야마다 에이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위와 같이 말했다. 지금 이 글(여행기도 기사도 아닌 무언가)을 보고 있는 사람 모두는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내 나이는 30 혹은 40인데 1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바뀐 것이 전혀 없구나, 라고. 어릴적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시점을 지나면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처럼 연속해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한 거라고. 어른이 되었어도 나의 내면, 육체안에 깃든 나를 구성하는 무언가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가 하나씩 오를 때마다, 혹은 입고 있는 유니폼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역할극을 아둥바둥 수행하고 있다. 너무도 오래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무라카미 류는 그의 소설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아적 퇴행'을 하는 현상을 묘사한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나이와 직책에 맞는 역할극을 할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갑옷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그 자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의미의 또 다른 퇴행일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사회적 맥락을 벗어나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본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경험 말이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20대 무렵 홀로 떠난 타국으로의 여행은 필자에게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 나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그곳에서 사름들은 편견 없이 나를 받아들여줬고, 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최악'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은 그때처럼 민감한 감수성도, 열등감도 없어지고 둥글둥글 배나 온 아저씨가 됐지만 아직 자신의 인생에서 모서리가 살아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경험의 측면에서 홀로 떠나는 여행이든 동행이 있는 여행이든 여행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베트남 속 베네치아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 하노이 여행 이틀차, 일행의 제안으로 최근에 새로 생긴듯한 명소인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에 가기로 했다.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하노이 시내와 이곳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를 타고 길에 내리자 파스텔톤, 형형색색의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듯한 건축 양식이었다. 베트남 우기인 7월 이었지만 햇살이 피부를 파고 들정도로 따가워서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들고 다녔다. 가장 먼저 보이는 '콩 카페'에서 코코넛 커피를 마시면서 어디부터 둘러볼지 계획을 세웠다. 그랜드월드 하노이는 물의도시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대형 쇼핑, 문화 시설이다. 한국의 교외형 아울렛과 작은 놀이동산을 합친 듯한 느낌이었다. 평일 오전 방문이어서 주점과 식당 등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도로변쪽에 '한국'을 모티브로 한 한국거리도 있었는데 카카오 캐릭터를 파는 상점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준비 중이었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살 수 있을 듯한 카카오 편지지가 현지 가격으로 2000원이 넘는 아주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관세가 붙었다고는 해도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아주 비싼 가격표에 한류 프리미엄 파워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양쪽 상점가를 순서대로 둘러 볼 수 있었다. 옷을 파는 매장, 각종 장식품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 식당과 카페 등 셀수 없이 많았다. 이곳 저곳 둘러 보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 탓에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카페에 들려 음료수로 목을 축였다. 돌아갈 때는 블로그를 검색해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무료 셔틀버스는 강의 한쪽 끝, 길 건너 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다. 오바마 분짜먹고 호아로 감옥 박물관 무료 셔틀 버스 하차역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인근이었다. 지도를 검색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노이 명소인 '오바마 분짜' 식당으로 향했다. 'HUONG LIEN' 분짜라는 식당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하나다. 1층 식당의 벽면에는 오바마 방한 당시 사진이 걸려 있고, 메뉴 중에도 맥주를 포하만 오바마 세트가 있다. 식당 2층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앉아서 식사를 했던 테이블이 유리로 차단돼 있어 당시를 기념하고 있다. 분짜의 맛 자체는 베트남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분짜보다는 사이드 메뉴로 시킨 튀김류가 더 맛있었다. 하노이에는 유명한 분짜 집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숙소 근처 식당에 가길 추천한다. 정보가 없다면 숙소(호텔)의 카운터에 물어봐도 대부분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분짜를 먹고는 다시 도보로 이동했다. 중간에 더위를 식힐 겸 사파에서 봤었던 '카파' 카페에 들렸다. '카파' 카페가 프랜차이즈였다는 걸 이때 알았는데 사파에서 먹었던 것보다 음료의 맛은 별로였다. 한동안 걸어서 호아로 감옥 박물관에 도착했다. 19세기 말 프랑스 점령군에 의해 건설된 감옥이다. 매우 큰 부지로 1953년에는 2000명 이상이 수용됐다고 한다. 박물관이 초입에는 당시 수용자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동상 모형이 있다. 프랑스군이 물러난 이후 이 감옥은 베트남 전쟁 당시 다시 베트남 인민군의 수용소로 사용됐다. 당시 고문도구와 처형도구 등이 있고 인상깊었던 점은 미군 파일럿의 옷과 장비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전쟁 당시 추락한 미국 파일럿인듯 보였는데 감옥에 넣는 대신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해준 모양이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 푸드코트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그랩을 타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점에 방문했다. 하노이에 지어진 초대형 쇼핑몰로 '서호'라는 거대한 호수가 있어 잠실에 있는 롯데몰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쇼핑몰 고층에 위치한 고급 식당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밥과 떡볶이 등을 파는 한식관도 있었는데 한국 음식을 찾는 현지인, 외국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았다. 푸드코트의 대형 TV 화면에서는 셰프용 검은 장갑을 낀 주방장이 불고기를 만들고 멋있는 요리를 하다가 마지막에 완성품인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이 나왔다. 일류 셰프 복장을 한 사람이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왔는데 베트남에서는 길거리 음식인 김밥이 한류 버프를 받아 고급 요리로 인식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과 초밥 도시락과 닭고기 도시락을 하나씩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쇼핑몰을 돌아보는 중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일정 중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럭키비키인 하루였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2 13:34:43#1.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지 않나.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지 않나. 그런 것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주고". 한강 작가는 남편의 이 말을 듣고 아이를 낳기로 했단다. 그래. 이게 사랑이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것. 한강 작가는 노벨상 수상 소식을 (그렇게 키웠을)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들었단다.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선 "오늘 밤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자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 이게 가족이다. 언제나 함께하는 것. #2. 딸네 부부가 해외파견 5년 만에 귀국했는데, 살 집이 없다. 파견 전, 아파트 전세자금을 당시 경영난에 시달리던 필자의 회사에 몽땅 털어넣었다. 이후 아파트 가격 폭등. 딸내미는 "전세 끼고 아파트 사놓고 간다고 했는데 엄마 때문에 망했다"고 원망이다. 에구, 내 팔자야. 집에 들어와서 살라고 했다. 이후 내 삶은 가사도우미(?). 주야장천 사위 옷 다림질에 이골이 났다. 다림질이 많아 허리가 아프면, 영화 닥터 지바고의 아내 토냐를 생각한다. 숯다리미로 라라와 불륜인 남편 옷도 다려줬는데, 뭘, 이까짓 것! 누가 다림질을 시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서 한다. 사위가 왜 이리 예쁜지. 같이 사니, 사위도 내 새끼다. 그래. 이게 식구다. #3.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에서 "결혼하라,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말라. 그래도 역시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라고 썼다. 너무도 강렬해서, 여기까지만 유명하다. 그런데 이건 단지 서론일 뿐. 2년 후, '인생길의 여러 단계' '결혼에 대한 약간의 성찰:반론에 대한 응답, 유부남씀'에선 "그래도 역시 결혼하라. 왜냐면 결혼은 인류가 떠맡은 가장 중요한 탐구여행이며, 또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인생의 탐구여행?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 탐구여행이 너무도 고달프다면? 아예 포기할 수밖에. 딸내미 부부를 봐도 서울에서 내집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아이까지 생긴다면? 할머니가 될 필자도 겁이 덜컥 난다. 정부에선 일·가정 양립, 주거지원, 양육돌봄정책 등을 제공하고 있고 상당한 정책성과도 기대되지만 여전히 무한경쟁사회에 아이들을 내던지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필자는 딸네 부부가 아이 갖기를 원한다. 왜? 우리네가 죽은 후, 외롭게 두고 싶지 않아서다. 내 딸과 사위가 영원한 내 편이듯, 그들에게도 언제나 같은 편이 옆에 있는 것을 보고 눈감고 싶다. 내 편이 뭔가? 같이 밥 먹고, 스킨십하고, 웃고, 떠들고, 함께 싸워주고, 무조건 응원해주는 게 내 편 아닌가? 가족 아닌가? 그래서 가족의 가치가 중요하다. 가치를 먼저 세우고,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4. 지난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실태를 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이다.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가 원인'이다. 1인가구는 2021년 716만6000가구, 2022년 750만2000가구, 2023년 782만9000가구로 증가했다. 대한민국에선 15%가 혼자 산다. 고독사 감소지역도 있다. 세종, 광주, 경남이다. 비결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며 '일대일 사회적 가족관계'를 맺어 산책을 함께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젠 내 편을 만들어 주는 것도 정부 책임인 시대. 혈연이든 사회적 관계(반려인, 반려동물)로 맺어진 가족이든, 가족의 가치를 국가통치철학의 우선순위에 둔다면 저출산, 고독사, 자살은 물론 각종 범죄 등 사회적 병리현상도 줄일 수 있다. 영국엔 고독부 장차관까지 있고, '외로움 대처 네트워크'도 운영한다. 일본도 고립담당장관이 있다. 사람은 고독하면 죽거나 병든다.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 김행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전 청와대 대변인
2024-10-27 18:34:53[파이낸셜뉴스] "환주야, 여친한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뭔줄 아니?" 주니어 기자 시절 한 유부남 선배가 물었다. 명품 가방,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 떠올랐지만 정답과 거리가 있어보여 조용히 있었다. 그러자 선배는 답을 듣는 순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대답을 들려줬다. "그건 바로 여자친구에게 줬을 때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무엇이란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나이를 먹고 시간이 갈수록 선배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대답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곱씹어 보면 인생의 진리, 심리학적 측면 등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여자친구에게는 처음가보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의 생일 축하 노래가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많은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는 오마카세를 먹으며 다이아 반지를 선물해 줘도 반지의 브랜드가 '티파니'가 아니거나, 알이 작다는 등의 이유로 핀잔을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남성보다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경우 좋은 선물이란 절대 가치보다 상대적 가치가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행복감과 만족이라는 것도 절대적인 효과라기 보다는 상대적인 비교 문맥 속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10의 법칙'을 벗어난 세계에 대해 합리적 소비를 위해 불문율로 여기고 있는 나만의 법칙이 있다. 바로 '10의 법칙'이다. 일반적인 제품(음식 등)의 가격이 1일 때 10까지는 품질의 향상이 있지만 그 이상가면 거품(허세)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대문에서 파는 지갑이 1만원이면 백화점에서 파는 10만원까지의 지갑은 재료, 품질, 마감 등 어떤 부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20만원, 100만원 하는 지갑은 사실상 10만원 하는 지갑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실제로 최근 외신 등을 통해 385만원인 디올백의 원가가 8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만들 것이라 기대했던 명품 브랜드도 실상은 불법 중국 이민자들이 만드는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한 끼를 먹는데 1만원이 든다면 10만원까지는 절대적인 만족감도 크게 증가한다. 재료가 좋아지거나, 분위기가 좋거나, 맛이 뛰어나거나 확실히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끼에 20만원 혹은 100만원이라면 좀 곤란하다. 예를 들어 SNS를 통해 유명해진 튀르키예 출신 요르사 솔트배가 대표적이다. 그는 끓인 버터로 익히는 스테이크와 소금을 손가락으로 뿌려주는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전세계인이 찾는 유명 레스토랑의 오너가 됐다. 저렴한 메뉴는 10만원대였지만 유명세를 탄 뒤에는 고기에 금박을 입힌 황금 스테이크를 출시하며 2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불렀다. 10의 법칙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10의 법칙을 벗어난 세계에 대해 부정적이라거나 반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나 역시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10의 법칙 너머의 그 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현대무용, 클래식, 발레 등 내가 잘 모르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서도 자꾸 경험하다 보면 그것을 제대로 볼 줄 아는 감식안이 생기는 것처럼 10의 법칙 너머의 세계를 자꾸 경험하다 보면 그 세계에 대한 이해도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할 때 10의 법칙을 고려한다는 정도이다. 파인다이닝 '더 그린테이블'을 가다 데이트나 소개팅을 하는 상황이 아니라 혼밥을 하는 상황에서는 거의 무조건반사로 '국밥 계수'를 따지게 된다. '국밥 한 그릇에 1만원인데 이 돈이면 국밥이 몇 그릇'이라는 생각이 뒤따른다. 국밥, 제육덮밥, 돈가스는 그런 의미에서 먹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 진다. 지난 7월 취재를 통해 알게된 분을 통해 평소라면 좀처럼 갈일이 없는 '파인다이닝'을 가게됐다. 파인다이닝이란 '고급스럽고 훌륭한 식사 또는 그런 음식점'이라는 뜻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양은 적고 비싼 음식점'이라는 느낌도 어느정도 가지고 있었다. 창경궁이 내려다보이는 3호선 안국역 인근의 한식 파인다이닝 '더그린테이블'. 가장 먼저 식당에 도착해 창가를 통해 보이는 푸른 경치를 사진으로 찍었다. 테이블 위에는 그날 먹게 될 런치 코스가 편지지 안에 담겨 있었다. 제철 재료를 활용해 계절런치와 계절디너, 와인 페어링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미쉐린가이드 서울에는 "더 그린테이블은 자연이 키운 식재료를 식탁에 그대로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베란다에 직접 키우고 있는 옥살라스, 타임 등의 허브를 재배하여 요리에 색감을 더하는 프렌치 식당이다"는 설명이 나와있다. 더그린테이블은 서래마을에서 7년, 압구정에서 7년을 영업하고 최근 아라리오 뮤지엄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날 식사를 함께한 분도 "더 그린테이블을 운영하는 김은희 셰프는 여성으로서 이례적으로 15년 이상 꾸준하게 현역으로 요리를 하시는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해 주셨다. 처음 나온 전체요리는 '초당옥수수'를 사용한 두 종의 핑거 푸드와 냉스프였다. 돌문어와 감자 고추장이 함께 어우러져 식욕을 돋게했다. 이어 나온 요리는 '여름정원'으로 이날 나온 코스 중 유일하게 재료명이 아닌 이름이 있는 코스였다. 직접 기른 농장의 어린잎 채소와 허브를 원형 형태로 접시에 장식해 마치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머리에 두르는 머리띠처럼 보였다. 다음 음식도 차가운 음식으로 농어와 수박, 라임이 들어간 서양식 냉국 같은 요리였다. 새콤 달콤한 맛에 약간의 오일, 다양한 허브가 들어가 복합적인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코스 중 가장 인상 깊었다. 그 다음으로는 케비어가 올라간 프랑스식 계란찜, 10가지 채소소스로 국물을 내고 연근을 올린 리조또가 나왔다. 이쯤에서 한국 전통주를 겻들였는데 음식과 궁합이 매우 잘 맞았다. 다음으로는 만두피 대신 전복을 활용한 전복만두가 나왔다. 전복만두는 김은희 셰프가 직접 나와서 육수를 부어주며 재료와 음식, 그릇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해주셨다. 전복 만두와 함께 식당 전속 소믈리에가 추천해준 와인 한 잔도 맛볼 수 있었다. 매운 김치에 매운 라면을 더해도 엄청 매운 음식이 되진 않지만 좋은 음식에 좋은 와인을 함게 먹으니 엄청 만족감이 들었다. 이어서 매인 요리인 한우 암소 채끝 스테이크와 가니쉬가 나왔다. 구운 야채와 나물 등이 별도 접시에 나왔는데 마치 동양화를 보는 듯 예쁘게 놓여 있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3종이 나왔다. 몽블랑, 계절과일, 바질 젤라또가 순서대로 나왔는데 돌아가기 아쉬울 정도였다. '더 그린테이블'은 기자에게 10의 법칙을 벗어난 이례적인 장소였다. 하지만 이날 단 하루의 특별한 경험 혹은 추억이 아닌 '열심히 일하고, 성공해서 돈 많이 벌자'라는 결심을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됐다. 절대적인 행복감이 국밥의 10배, 20배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국밥과 제육덮밥, 돈가스로는 절대로 도달하기 힘든 90점 너머의 세계에 잠깐이나마 발을 담근 기분이었다. 열심히 살아간다면 '더 그린테이블'의 '가을 디너'도 꿈은 아니겠지. 20204년, 불혹을 앞둔 여름이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08 21:16:16[파이낸셜뉴스]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가 계절별로 선호하는 주방용품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시즌별 주방용품 구매 경향 데이터를 29일 발표했다. 르크루제 코리아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의 자사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절별로 선호하는 주방용품 트렌드를 분석했다.실제로 각 계절별로 선호하는 주방 용품의 제품군은 카테고리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계절에서 전 카테고리 대상 가장 판매량이 높은 제품은 △무쇠주물 시그니처 원형 냄비 24cm(빨강)이다. 카테고리 및 계절별로 살펴보면, 무쇠주물 카테고리에서는 봄(3월~5월)에는 △고메밥솥 2.0L(화이트), 여름(6월~8월) △고메밥솥 2.8L(피그), 가을(9월~11월) △스킬렛 23cm(주황), 겨울(12월~2월) △북유럽 컬렉션 고메밥솥 2.8L이 차지했다. 스톤웨어의 경우, 봄부터 겨울까지 순서대로 △카푸치노 머그 5종 △소르베 컬러 면기 △하트 머그&트레이 세트 △북유럽 컬렉션 찬기로 집계됐다. 무쇠주물의 경우, 가을을 제외하고는 고메밥솥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톤웨어는 봄·가을에는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는 머그컵이, 여름·겨울에는 식사에 사용되는 면기·찬기 등이 인기가 높았다. 색상별로는 봄에는 '주황 컬러(19%)'가 가장 판매량이 높았으며, 여름에는 '블루벨 퍼플(13%)’이 단일 컬러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솔트, 캐리비안블루, 코스탈블루 등의 컬러만 모아서 보면 블루 계열 컬러가 전체 34%를 점유하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가을에는 '쉘핑크’와 ‘주황’ 컬러가 동일한 비율(18%)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으며, 겨울에는 '빨강’ 컬러가 47%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온의 상승 보다는, 봄·가을 등 온화한 날씨일수록 르크루제의 특장점인 높은 명도의 컬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겨울의 ‘빨강’ 컬러는 크리스마스 시즌 이슈 등으로 무쇠주물 냄비뿐 아니라 스톤웨어까지 전 카테고리에서 선호되는 컬러로 집계됐다. 판매량 또한 사계절 중 가장 높아, 시즌 맞이 컬러 테이블링 연출에 소비자 수요가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르크루제의 컬러 팔레트는 주방용품 브랜드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주방에 포인트가 돼줄 밝고 화사한 원색부터 우아한 파스텔 색상까지, 2000여 개의 색상 조합을 통해 감각적인 컬러를 매번 새롭게 선보이는 중이다. 이에 르크루제는 여름을 맞이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블루 컬러’ 제품을 특별가에 만나 볼 수 있는 ‘블루대전 프로모션’을 개최한다. 8월 한달 간 진행되는 이번 프로모션은 시원한 테이블링 연출이 가능한 블루 컬러 무쇠주물 및 스톤웨어 제품을 특별한 할인가로 선보인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무쇠주물(CI) 제품군에서는 △마르세유 △캐리비안블루 △코스탈블루 총 3가지 색상에 해당하는 전품목을 만나볼 수 있으며, 높은 활용도를 자랑하는 스톤웨어(SW) 제품군은 △마르세유 △캐리비안블루 컬러의 전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오는 8월 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백화점 르크루제 매장 및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르크루제코리아 관계자는 “르크루제는 무쇠주물부터 스톤웨어까지 주방 용품의 가장 핵심적인 제품을 갖춤과 동시에 다양한 컬러와 사이즈가 구비돼 있어 전연령대의 선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며 "특히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절별 선호 컬러 및 제품군의 특징을 참고한다면, 여름 맞이 키친 리뉴얼을 준비하는 분들이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29 08:21:47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비슈케크에서 계획한 일들이 거의 끝나가자 슬슬 이곳을 떠나 다음 나라로 갈 준비를 했다. 서너달가량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준 까브리지만 한국분들이 많은 비슈케크에서 한번 체크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코리아모터스란 정비소를 소개받아 찾아갔다. 친절하신 사장님은 까브리 안쪽 타이어까지 꼼꼼하게 공기압체크를 해주시고 차를 잘 돌봐주셔서 매우 든든했다. 비슈케크를 떠나기 전 들린 곳은 '카페 비스킷'이다. 이곳에 도착한 첫주에 현지분들과 처음 만나 식사를 한 곳인데 정말 맛있고 저렴해서 앞으로 이런 식당을 또 만나랴 싶어 탄이와 둘이서 비슈케크 마지막 식사를 하러왔다. 작은 마시멜로가 듬뿍 올라간 코코아로 당을 채우고 행복해하는 탄이.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요리가 예쁘게 담겨 나왔다. 샐러드, 수란, 핫케잌, 베이컨 등등 맛있게 냠냠. 다음 목적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이다. 목적지까지 3일이상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 될것이다.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코스도 있지만 국경을 2번이나 넘는 것이 부담이 돼서 키르기스스탄 남서쪽의 오시(Osh)를 통해 우즈벡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비슈케크를 출발하는 아침, 새벽에 눈이 떠졌다. 두달간 머무르며 좋은 분들과 의미있는 경험을 하는 시간도 좋았지만 다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흥분과 설레임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여태껏 비슈케크에서 카라콜, 이식쿨호수, 나른 등등 주변을 다닐때는 항상 동쪽으로 갔었는데 처음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떠난다. 가을이 된 비슈케크는 여름내 한방울도 안온 비가 많이도 내린다. 출발하는 날에는 약간 흐렸지만 비는 안와서 짐 싣기 좋았다. 비슈케크에서 왔다갔다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의 드라이브. 이제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실감이 몹시도 든다. 하늘에 아름다운 뭉게구름과 저멀리 병풍처럼 이어진 키르기스의 설산과 황금빛 들판이 엽서속 풍경인양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참을 달려 산 근처까지 다다르자 웬 화물차들이 끝이 없는 줄을 지으며 길 양옆에 서있다. 이 차들은 뭘까? 설마 우리도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겠지?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가보자 황당하게도 톨게이트가 나왔다. 한국 떠난 후 처음 보는 톨게이트다. 827솜을 내고 QR코드가 있는 영수증같은 것을 받았는데 징수원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표를 절대 버리면 안된다고 하는 듯 하다. 나중에 확인하는 곳이 있으니 잘 간수해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보자고 한 사람은 없었다. 해발 3000m를 향한 본격적인 자동차 산행이 시작 되었다. 구불구불 오르막 산길을 계속 가다보니 눈이 쌓인 산들이 옆으로 지나간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온다. 스마트폰의 고도계 앱으로 계속 현재 고도를 확인했는데 2000, 2500, 드디어 3000m가 넘었다. 세상이 온통 하얗고 눈보라가 겨울왕국인듯 신비한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로 눈알갱이인지 연기같은 하얀 가루들이 바람에 물결무늬를 만드는 모습이 신기하다. 하지만 내리는 눈과 안개에 시야가 점점 안좋아져서 도로의 상태가 걱정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다행히도 탄의 레이더에 들어온 노련한 운전자의 차 한대. 든든한 선행차 친구가 있으니 초행길도 문제 없다. 룰루랄라 따라가다보니 터널이 나왔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 처음 보는것이 톨게이트뿐이 아니었다. 그 넓은 시베리아와 세나라를 다니는 동안 단 한개의 터널도 없었던거다. 큰 트럭들이 터널앞에 줄서있는데 우리 친구차는 옆을 지나쳐 들어가는 것이 대충 분위기가 터널이 좁아서 큰 트럭은 신호등의 신호를 받고 가야하고 작은 차들은 그냥 가도 되는 것 같았다. 터널앞 신호등은 빨간불이었지만 우리도 얼른 친구차를 따라 들어갔다. 터널 폭은 좁고 노면은 울퉁불퉁해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생각보다 꽤 긴 터널이었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이곳은 눈이 펑펑내리는 완전히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길가옆에 부랴부랴 스노우체인을 장착하는 승용차들이 여럿 보였다. 다행히 까브리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빙판에 미끄러지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좀 위안이 된다. 앞차의 흔들림이 심상지 않은 것을 보니 바짝 긴장이 된다. 눈과 얼음으로 길에 심한 요철구간을 지난다. 쿵덕쿵덕 천장에 머리를 찧을 정도로 흔들리며 우리도 조심조심 지나갔다. 도로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 같다. 그래도 노련한 선행차가 있어 다행이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 탄이는 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경치 보랴 어려운 구간 운전하랴 바쁘다. 터널을 지나니 곧 내리막길이 되어 산을 어느정도 내려오자 도로상태가 매끈하니 좋아졌다. 산을 내려오자 좀전에 눈보라에 온세상이 하얗던 겨울왕국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봄이 찾아왔다. 계속 달려 한두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뙤약볕이 내리쬐고 민둥산에 갈색들판의 사막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대체 하루에 몇가지 계절을 보는건지 참 버라이어티하다. 점심 즈음에 커다란 호수를 만났다. 호수 가까이 차를 대고 잠시 쉬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 구름 사이로 햇빛 줄기가 퍼지고 영롱한 푸른빛의 호숫물이 반짝이고 주변의 높은 언덕은 맨 흙의 속살을 드러내며 태초에 지어진 구불구불한 모습으로 호수를 두르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오늘 하루동안 정말 다양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열심히 일하며 보낸 두달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남서쪽으로 달리고 달려 해가 지기 시작할때가 되어 차박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길에서 조금 들어간 평지에 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정박지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풍경이 예술이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어떨까 기대된다. 그런데 우리가 차를 세운 언덕 바로 아래쪽에 살림집이 있어 탄이가 이곳에 차를 대고 자도 괜찮겠냐고 물어봐야겠다며 갔다. 처음엔 돈을 내라고 해서 그럼 그냥 가겠다고 하자 그냥 자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집 아이들과도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차를 잘 대고 잠을 청하는데 개짖는 소리가 심상치가 않다. 개떼가 차를 둘러싸고 짖는 듯이 위협적이고 너무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개떼가 밤에 노는 곳을 우리가 뺏은건가 싶을 정도였다. 버티다버티다 안되겠어서 일어나 깜깜한 밤 조용히 다른 잘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길옆 작은 마을로 들어가서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나머지 잠을 잤다. 오늘은 국경을 넘는 날이다. 지도를 보니 오시까지 안가더라도 근처 1시간거리에 국경이 있는 듯 했다. 꼭 오시에 갈일이 있는게 아니니 '더 빠른 국경이 있으면 좋지' 하며 찾아갔다. 마을에 도착하자 국경 근처부터 차와 사람들이 엄청 많다. 차는 많은데 길이 막혀있다. 내려서 물어보고 말이 안통해 고생하다 겨우 알아낸 것은 차량 통과는 안되고 사람만 왕래가 가능한 국경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괜히 오시 이야기를 한게 아니었다. 뭐 이것으로 사람만 통과 가능한 국경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치고 다시 오시로 향했다. 오시에 다다르자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다시 도시에 들어온 느낌이다. 러시아번호판을 단 차량이 종종 보인다. 징집을 피해 주변국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그런 사람들인가 싶었다. 키르기스스탄 제2도시 오시, 도시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국경검문소에 도착했다. 커다란 화물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다. 검문소 앞에 도착하니 바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알고보니 길 좌우에 세워진 승용차들이 다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었다. 말도 안통하는데 삐끼인듯한 사람이 자꾸 와서 말을 건다. 대충 눈치가 돈을 내면 빨리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같은데 그냥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시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기다림이 길어져서 삐끼도움이라도 받아야하나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다리니 순서대로 해준다. 다행이다. 군인의 지시대로 안쪽으로 들어왔다. 국경을 넘는 다른 차들은 대개 짐이 없다. 불필요한 의심을 안받고 검문과정을 쉽게 넘기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맥시멀리스트로 4계절 살림을 다 싣고 다니니 입국심사가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 키르기스출국심사를 통과하고 우즈벡 입국심사를 받을때엔 벌써 해가 졌다. 입국심사 때에는 동승자는 하차해서 도보로 통과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여권과 간단한 배낭 하나를 들고 내렸다. 현지인들 사이에 섞여 걸어가다가 검문대 앞에 줄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희잡 쓴 아주머니들이 농산물 등 짐을 잔뜩 들고 간다. 여기도 국경간 농산물 통과가 자유롭나보다. X레이 검사대 같은 것이 있긴했는데 그냥 옆으로 지나서 십여분 만에 국경을 통과했다. 키르기스 국경보다는 훨씬 큰 상점과 음식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탄이를 기다렸다. 낮엔 더웠는데 밤이 되자 기온이 점점 내려간다. 얇은 긴팔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몸을 움직이면 좀 덜 추울까 하고 손으로 팔을 비비며 깡총깡총 뛰고 있는데 뒤쪽에서 누가 오더니 말을 건다. 음식점 주인이 나의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는 실내에서 기다리라며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다. 마침 손님이 하나 없어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었다. 가게에서도 내가 떨고 있는 걸 보더니 입고 있던 얇은 패딩 윗옷을 벗어 덮어주기까지 했다. 염치없었지만 너무 추워서 냉큼 받았다. 민망하고도 감사한 일이었다. 3시간정도 기다린 후에 드디어 탄이 까브리와 함께 나왔다. 나그네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온정을 베풀어주신 고마운 음식점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까브리에 탔다. 나는 도움 받은 일을 탄이에게 신나게 이야기하고 탄이는 국경 넘은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까다롭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입국을 자축하며 잘 곳을 찾아 가까운 작은 도시에 들어갔다. 한적한 어떤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큰길에서 약간 들어간 곳이라 조용하고 한산했는데 자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 긴장하기도 했지만 별일 없이 잘 잤다. 무사히 하룻밤을 또 보내고 이제 드디어 타슈켄트에 도착하는 날이다. 새로운 나라에 왔으니 환전과 유심구입을 해야한다. 키르기스 돈은 솜인데 우즈벡 돈은 숨이다. 오 다르고 우 다르다. 안디잔과 나망간을 경유해서 400km 6시간 거리이니 오후에는 도착하겠다 싶었다. 우즈벡의 도로는 키르기스스탄보다 넓고 포장 상태도 좋다. 여정이 편안하다. 가는 길에 보이는 차들이 거의가 하얀색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하얀색 다마스가 엄청 많이 눈에 띄어 한번에 5~6대의 하얀색 다마스를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마치 하얀양떼가 우르르 함께 돌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대우에서 우즈벡에 공장을 세워 여기서 생산된 다마스가 매우 저렴하게 판매되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즈벡의 도로는 정비 잘된 고속도로의 느낌이어서 어제 지나온 길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우리 마음속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SKa6Pdx5afI?si=SOqgaoMsnZ3dwvzN>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1 14:58:04[파이낸셜뉴스] 최근 의학 분야의 공통 관심사가 문제의 '근본'으로 쏠리기 시작하면서 동서양 의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참다참다 아파서 가는 병원'이 아닌, '건강해지고 아프지 않으러 가는 병원'이 되도록 '기능의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6월 초부터 낮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면서 새삼 지구 온난화를 자각하는 와중에 스마트폰이 울린다. "무더위가 일찍 와서 뿌듯합니다" 클리닉 환자 한 분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서 35도가 넘는 한여름 날씨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내주며 느닷없는 만족감을 표한다. 그렇다, 날씨가 풀리던 3월부터 다이어트 관리를 시작한 분들이 서서히 보람을 느껴가는 시즌이 온 것이다. 하지만, 보람과 동시에 엄습해오는 것은 '관리'의 영역이다. 군살이 빠지고 원하는 핏의 옷을 입게 되었지만, 풀어진 마음 속에 어느덧 거울 속에서 과거의 나를 발견한 경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공감할 것이다. 정상에 오르긴 어렵지만 내려가긴 쉽다는 말처럼, 다이어트도 빼는 과정보다 유지가 어려운 법이다. 지난 칼럼에서 당분발효를 촉진시켜 지방을 생성하는 퍼미큐티스(firmicutes)균, 소위 뚱보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음식물을 반복 섭취하다보면 퍼미큐티스균이 많아지고, 이후 적당한 양의 음식물이 들어가도 당분발효가 많이 이뤄지며 지방이 잘 생기는 체질이 된다는 것이다. 요요현상도 마찬가지로, 감량을 위해 조절된 양의 음식물만 먹다가 갑작스레 많은 음식물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여기서 나오는 당분을 분해하기 위한 퍼미큐티스균이 많아지는 논리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체내 당분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 요요현상과 비만의 주된 이유인 것이다. 체내 당분, 즉 혈당관리라 하면 통상적으로 '당뇨'를 이야기한다. 혈당을 낮추는 물질인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발생하는 대사증후군으로, 선천적인 1형, 후천적인 2형으로 나뉜다. 통상 과식,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2형 당뇨가 늘어나며 혈당관리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매번 손가락을 찔러 혈액을 검사하는 방식은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나 있던 이야기로, 이제는 기기와 앱까지 나오며 연속적인 혈당 측정이 가능해졌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혈당이 달라지는 추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별다른 통증과 번거로움 없이 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이 좋은 걸 굳이 당뇨병 환자에게만 쓰기 아깝다. 다이어트 후 관리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본다. 섭취와 움직임에 따라 체내 혈당이 변화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는 셈이다. 살을 빼기 위해 공복 유산소를 하며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이제는 가벼운 식사를 먼저 해야하고, 간헐적 단식 후 폭식 습관이 있다면, 혈당 수치 상승을 늦춰주기 위해 '먹는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혈당 다이어트'가 이에 해당한다. 혈당 다이어트의 승패 요인은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와의 싸움이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게 되면, 우리 몸은 이를 제어하기 위한 인슐린을 분비한다. 당분이 분해되며 나오는 포도당은 인슐린을 통해 체내 에너지로 사용되고, 남은 포도당은 간·근육에 '글리코겐'이란 덩어리 형태로 저장되는데, 저장 기준치 이상은 모두 지방으로 바뀐다. 문제는 이 혈당 스파이크 과정이 잦아지게 되면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란 것이 생기는데, 인슐린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포도당이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고 모두 지방으로만 저장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앞서 말한 '뚱보균'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생소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은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어렵다.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환자, 내원객에게 알맞은 식사, 운동, 수면 등 종합적인 처방을 책임감있게 제안할 수 있는 주치의가 필요하다. 물론, 인터넷 등을 통한 지식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기능의학적인 접근으로 개인의 체질과 특성에 맞는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상담이 가능한 '나만의 주치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 / 이해인 원스클리닉 압구정 프리미엄센터 대표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6-21 15:4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