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명태균씨 녹취록 논란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최근 불거진 다양한 논란에 대해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소상히 설명하는 한편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스스로 지겠다는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김여사의 공식활동을 보좌할 제2부속실의 공식 출범을 언급한 가운데, 일단 이달 순방에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사과에 그치지 않고 실제 후속조치의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발(發) 인적쇄신 요청에도 윤 대통령은 임기반환점을 맞아 적절한 시기에 국정 쇄신용 인사를 위한 정밀검증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국내 정치현안 외에도 윤 대통령은 실물경제 동향과 관련, "올해 연말까지 보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2%를 충분히 상회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고,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신(新)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이미 산업·경제·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준비를 오랜 기간 해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총 140분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2·3·4·13면 회견장 연단 위 책상에 앉아 담화문을 발표하던 윤 대통령은 이 같은 대국민사과 발언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과 내용에 대해선 "저와 제 아내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해 사과드린 것"이라며 명씨 논란과 관련해선 "일부는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 여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나 제 핵심 참모가 판단할 때 이건 국익 등과 관련해서 꼭 해야 한다 하는 게 아닌 건 사실상 중단해왔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 이달 순방에는 김여사가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촉구한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 제가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고자 어떤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는 말씀은 드린다"며 인적쇄신 작업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연말부터 내년 1월까지 예산정국과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맞춘 분야별 대책 수립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인적 쇄신 시기는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또 트럼프 2기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면서 "바이든 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별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07 16:22:53[파이낸셜뉴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전날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만남 결과에 대해 "현재 상황에 대해 당의 인식과 대통령실의 인식이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반응들을 보면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는 식의 반응인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만남 이후 한 대표와 연락해봤나'는 질문에 "당연히 해봤다"며 "굉장히 씁쓸해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지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이 정권 출범 이후부터 2년 반씩이나 계속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지 않나"라며 "대통령께서 잘하신 것도 많다. (그런데) 김 여사 블랙홀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이 빨려 들어가서 아무것도 빛을 보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매듭을 지어야겠다, 앞으로 2년 반도 이런 식으로 끌려갈 수 없다라는 그런 다짐 등을 위해서 대통령을 만난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의 인식은 그것과는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추후 김 여사 의혹 해소 요구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독대를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형식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서 대통령께선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것들을 확인했으니 저희는 국민들과 당원들, 유권자들을 대신해서 이런 목소리가 있고 이런 것들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을 우리 당에 있는 최고위원들이 됐든 당에 있는 분들이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0-22 11:23:13[파이낸셜뉴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5일 대통령실이 전날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답한 데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을 회상해 본다면 과연 합리적인 설명이 될지에는 의구심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김 여사 라인으로 비유돼 온 '한남동 7인회'와 관련해서도 "제가 알기에는 언론에서 그 7명에 대한 얘기를 처음 했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그게 7명밖에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인원인 걸로 알고 있다"고도 답했다. 아울러 전날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도곡동 7인회부터 쇄신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는 "(도곡동) 7인회가 누군가?"라고 되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얘기하는데 도대체 뭘 갖고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 대표가 대외적으로 당정갈등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지금까지 조용조용히 해서 되지 않았었다"며 "정치의 목표가 당정 갈등이 없는 게 아니다. 당정 갈등이 있어도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우선인 것"이라고 전했다. 내주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의제와 관련해선 "과연 만나서 어떤 내용의 얘기들을 하고 그 다음에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 그게 더 중요할 것 같다"며 "김 여사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단계를 높여 가면서 얘기를 하고 있고,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이것이 해결돼야 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대통령과의 만남, 여당 대표의 만남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해법이 된다라는 그런 요청을 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이런 부분들을 좀 숙고해 주십사라고 얘기를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런 얘기 없이 그냥 만났다가 그냥 '국정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했다'라고 끝나버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0-15 11:11:54[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이른바 명태균 사태를 제2의 국정농단으로 규정했다. 국정감사를 기회 삼아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 있는 야당이 차근차근 ‘탄핵 빌드업’을 밟아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세 치 혀끝에 윤 정권 명운이 걸려 있는 듯한 형국”이라며 “명씨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명백한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고 발언했다. 명씨가 김 여사의 2022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후, 관련 언론 보도가 쏟아지며 정치권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특히 명씨는 스스로 다수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이 윤 대통령에게 여러 정치적 조언을 했다는 등 주장을 펼치기까지 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최순실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맹폭을 날리고 있다. 소극적인 대통령실 대응도 파고든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해명대로라면 명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노골적인 협박과 허위 사실로 명예 훼손을 하고 있는 명씨를 왜 가만두는지 참으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명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행안위는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질의하겠다며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자신들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를 대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야당은 동행명령 카드를 꺼낸 것이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총선 개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핵심 증인임에도 불출석했다"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지만 증인 출석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식 의원은 "명씨는 대선 전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수시로 만났고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이번 총선에서도 여당 고위 인사를 만났다고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규명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여당은 동행명령은 무리라며 반대했지만 수적 열세로 저지하지 못했다. 여당 간사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불출석한 증인 5명 중 2명에게만 동행명령을 발부하는 것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동행명령장 발부"라며 "이재명 대표 하명인 것으로 보인다. 증인들 거주지가 경남 지역이라 오늘 오는 것도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비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10-10 15:16:02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요 민생 이슈에 대해 소신 기조를 이어가자 이를 놓고 기존의 수직적인 당정 구조 관행에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소신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로 '의대 정원 문제' 등 민감성 의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토대로 대통령실에 국정 운영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다만 대통령실의 불수용 의사 표시로 한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진 못했지만 민생 현안과 관련해 여당이 정책 방향키를 잡겠다는 그림을 연출하면서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7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자신의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요청을 용산에서 거부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경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러 의견을 정부와 나눴지만 논의 단계라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복수의 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의 최근 관심은 의정 갈등으로 옮겨갔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에서 추석 명절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의정갈등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정부가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함인데, 지금처럼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자칫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제3자 추천을 골자로 한 채상병 특검법이 아닌 의정 갈등 해결로 관심사를 튼 것은 사안에 대한 당내 온도차도 한몫했다.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한 대표는 다수의 의원들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의정 갈등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부가 조금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당내 공감대가 더 높은 민생 현안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한 대표가 민생 현안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놓고 기존의 수직적인 당정 구조를 깨뜨리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계속해서 한 대표의 정책 제안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국정운영 동반자인 집권여당의 수장으로서 '정책기조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민심과 당심간 괴리를 최소화하고, 수평적인 당정간 소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메시지 발신이라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어느 한쪽도 전화를 받을 수 없다"며 "대통령실의 거절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당은 꾸준하게 민심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한 대표가 아직까지는 윤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있어 아슬아슬한 당정관계가 유지되는 모양새다. 한 대표측은 정치적 부담을 감안, 윤 대통령을 직접 저격하기 보다 제안은 물밑에서 하고, 거절당했을 때 이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출국 논란 당시 대처하는 모습과는 다소 다른 전략인 셈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2024-08-27 18:26:43[파이낸셜뉴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요 민생 이슈에 대해 소신 기조를 이어가자 이를 놓고 기존의 수직적인 당정 구조 관행에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소신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로 '의대 정원 문제' 등 민감성 의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토대로 대통령실에 국정 운영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다만 대통령실의 불수용 의사 표시로 한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진 못했지만 민생 현안과 관련해 여당이 정책 방향키를 잡겠다는 그림을 연출하면서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7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자신의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요청을 용산에서 거부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경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러 의견을 정부와 나눴지만 논의 단계라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복수의 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의 최근 관심은 의정 갈등으로 옮겨갔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에서 추석 명절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의정갈등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정부가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함인데, 지금처럼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자칫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제3자 추천을 골자로 한 채상병 특검법이 아닌 의정 갈등 해결로 관심사를 튼 것은 사안에 대한 당내 온도차도 한몫했다.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한 대표는 다수의 의원들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의정 갈등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부가 조금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당내 공감대가 더 높은 민생 현안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한 대표가 민생 현안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놓고 기존의 수직적인 당정 구조를 깨뜨리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계속해서 한 대표의 정책 제안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국정운영 동반자인 집권여당의 수장으로서 '정책기조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민심과 당심간 괴리를 최소화하고, 수평적인 당정간 소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메시지 발신이라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어느 한쪽도 전화를 받을 수 없다"며 "대통령실의 거절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당은 꾸준하게 민심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한 대표가 아직까지는 윤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있어 아슬아슬한 당정관계가 유지되는 모양새다. 한 대표측은 정치적 부담을 감안, 윤 대통령을 직접 저격하기 보다 제안은 물밑에서 하고, 거절당했을 때 이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출국 논란 당시 대처하는 모습과는 다소 다른 전략인 셈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2024-08-27 16:21:34【 고양=정경수 서지윤 기자】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23일 집권 여당 새 대표에 선출된 한동훈 신임 당 대표는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호(號)의 조타수를 맡아 4월 총선 참패로 귀결된 민심 이반을 회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 동시에 여권내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르는 한편 윤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성공적인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해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국정 파트너로서 찰떡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부여받았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강행 추진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 정부여당을 겨냥한 거대야권의 입법 독주를 온 몸으로 막아야 한다. 또 대통령실과의 갈등 문제로 생긴 당정간 불협화음, 이번 전대를 통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당내 제 세력간 갈등의 골도 무리없이 풀어내야 한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일부 현안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앞으로 한 대표의 리더십 발휘에 따라 국정운영 '삼두마차'인 당·정·대통령실이 제대로 굴러갈 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거야 입법독주 막고, 전대 후유증 털어내야 우선 한 대표에게는 거대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유력한 이재명 대표와 주요 쟁점 현안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소수 여당의 대표로서 입법 권력을 틀어쥔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하는 정치적 한계를 어떻게 한 대표가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한 대표로선 일단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에 방점을 찍겠지만,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유력한 데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까지 연임된 상황에서 거대 야당의 견고한 단일대오와 맞서야 하는 쉽지않은 숙제를 떠안은 상태이다. 또 채상병 특검법 처리 해법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수 있는 게 문제다. 특검 제3자 추천안을 제안한 한 대표는 이를 당론으로 반대한 여당과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대표로선 해법으로 제시한 제3자 추천안을 뒤집을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대통령실과 어떤 방향을 취할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거대 야당이 오는 26일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청문회를 어떻게 방어할 지도 관전포인트다. 전대 과정에서 '김 여사 사과 패싱 논란'이 핫이슈로 떠오른 만큼 한 대표로선 당내 여론을 설득해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규 산자위원장 등 당내 친윤계와의 관계설정도 숙젯거리다. 전대과정에서 대척점에 섰지만, 당내 주류인 만큼 신임 당 대표로서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 발휘를 위해선 친윤계와의 묵은 감정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 대표는 친윤계와의 봉합은 물론 당권 경쟁자였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원팀 국민의힘'을 강조하면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자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친윤계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난타전을 벌인 원 후보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논란으로 각을 세운 나 후보와의 화합이 우선시 된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친윤·친한계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극에 달하며 분당 우려까지 나온 만큼 계파간 화합을 이뤄내는 내 과제로 남았다. ■차기 잠룡으로 급부상 지난 4.10 총선 참패론에 휩싸였던 한 신임 대표가 이번 전대에서 과반을 획득하면서 유력한 차기 잠룡 지위를 획득했다는 평이다. 이로썬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한 대표의 위상이 한껏 높아지면서 한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당헌·당규상 당권 및 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한 신임 대표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늦어도 내년 9월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우고 대통령실과의 원팀 정신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 신임 대표는 당 대표 후 대권을 목표로 할텐데, 친윤계도 본인편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대립각을 세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통령실과의 관계설정 방향성에 대해선 예측이 엇갈렸다. 한 대표가 집권여당의 대표인 만큼 쉽사리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긴 어렵다는 주장과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고 철저하게 민심에 호흡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이 평론가는 "(한 대표와 대통령실은)초반에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대선이 다가왔을 때 대립각을 세우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의 여론에 대한 민감성과 반응성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한 신임 대표가 함께할 수 없다"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2024-07-23 18:23:51[파이낸셜뉴스] [고양=정경수 서지윤 기자]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23일 집권 여당 새 선장에 선출된 한동훈 신임 당 대표 앞에는 많은 숙젯거리가 놓여있다. 다만 이번 당선으로 여권내 유력한 잠룡 후보로 급부상한 점은 긍정적이다. 한 대표는 우선 4월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호(號)의 조타수를 맡아 이반된 민심을 되돌려야 하고, 동시에 윤 정부 남은 임기 동안 성공적인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해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국정파트너로서 찰떡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부여받았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권이 강행 추진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 여권을 정조준한 거야의 입법 독주를 효과적으로 막아야 한다.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과 이번 전대를 통해 깊어진 당내 제 세력간 갈등의 골도 무리없이 풀어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일부 현안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앞으로 한 대표의 리더십 발휘 여부에 따라 국정운영 '삼두마차'인 당·정·대통령실이 제대로 굴러갈 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거야 입법독주 막고, 전대 후유증 해소 '관건' 한 대표에게는 거대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대표와 주요 쟁점 현안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소수 여당의 대표로서 입법 권력을 틀어쥔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하는 정치적 한계를 어떻게 한 대표가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한 대표로선 일단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에 방점을 찍겠지만, 이 대표와 정치적 파트너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까지 연임된 상황에서 견고한 입법권력을 앞세운 거야와 맞서야 하는 쉽지않은 숙제를 떠안았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당과도 협치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야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저를 어떻게든 해코지하겠다는 목적 말고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댓글팀 운영했다고 하는데 전 그런거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로써 여야 새 대표 선출시기에 즈음한 '휴전'보다는, 쟁점 현안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로 정국 급랭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는 25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 처리 해법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 특검 제3자 추천안을 제안한 한 대표는 이를 당론으로 반대한 여당과 내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날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할 것"이라고 했지만,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주류와 대통령실의 정서적 반감이 심한 의제인 만큼 조율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야당이 오는 26일 여는 김 여사 의혹 관련 청문회를 어떻게 방어할 지도 향후 한 대표체제의 내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전대 과정에서 '김 여사 사과 패싱 논란'이 핫이슈였던 만큼 김 여사 특검법 대처 방식도 고민거리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 전대과정에서 비록 대척점에 섰지만, 당내 주류인 만큼 민생을 책임지고 거야에 맞서 소수여당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한 대표로선 '강한 리더십' 발휘를 위해 친윤계와의 묵은 감정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윤 정부 성공시켜 정권재창출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졌기에 이견을 민주적 대화와 합리적 토론으로 해소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정권재창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친윤계는 물론 당권 경쟁자였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묵은 갈등을 털어내고 '원팀'을 강조하면서 이들의 풍부한 의정활동과 노련미를 거야 전선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화합 메시지 이행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 높아진 정치적 위상..차기 잠룡 급부상 지난 4.10 총선 참패론에 휩싸였던 한 대표가 이번 전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유력한 차기 잠룡 지위를 획득했다는 평이다. 당당하게 당심과 민심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당 대표인 만큼 정치적 위상이 한껏 높아지면서 한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향후 대통령실과의 관계설정을 놓고선 한 대표가 쉽사리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긴 어렵다는 관측과 철저하게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고 민심과 호흡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우고 대통령실과의 원팀 정신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 대표는 대표 이후 대권을 목표로 할텐데, 친윤계도 본인편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대립각을 세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선이 다가왔을 때 대립각을 세우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의 여론에 대한 민감성과 반응성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한 신임 대표가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7-23 16:14:02【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시 수해 현장에 군 인력이 투입되면서 복구 작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6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북부권에 이날부터 육군 제35보병사단을 중심으로 하는 군 장병 1900여명이 투입된다. 익산시는 전날 신속한 수해 복구를 위해 민·관·군 간담회를 열고 관련 세부 내용을 협의했다. 앞서 35사단은 폭우로 인한 통합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이달 15~19일로 예정됐던 화랑훈련을 연기하기도 했다. 군은 망성면, 용안면, 용동면 일대를 집중 작전 지역으로 정하고 인력을 투입한다. 이들은 오전 동안 하천에서 유입된 토사와 수확할 수 없게 된 농작물을 제거하고, 침수된 주택이나 농가 시설 내부 쓰레기를 치우는 등 긴급 복구 작업을 수행한다. 익산시는 이번 대규모 인력 투입으로 복구작업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군 장병들이 폭염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피해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고된 복구작업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7-16 11:54:35얼마 전 국내 한 민간단체가 주최한 한복모델 선발대회에 초청을 받았다. 대회의 목적은 우리 전통의상인 한복의 세계화다. 매년 프랑스, 태국 등 세계 여러 국가와 국내 주요 도시에서 예선을 거친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자수가 그려진 예쁜 색감의 한복을 입고 자태를 뽐냈다. 참가자들 면면도 다양하다. 외국인을 비롯해 시니어, 주니어 할 것 없이 가족, 친구 등도 참여해 한복 고유의 멋을 널리 알리는 한바탕 축제의 장(場)이었다. 한복이 주는 화려함과 단아함은 단연 세계 최고다. 비록 참가자들이 전문적인 모델이 아니기에 표정이나 춤사위에서 어색함이 묻어났지만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만큼은 프로급이었다.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씨도 허리디스크 수술로 한달가량 입원해 있다가 만사 제치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제나 저제나 참가자들의 경연을 기다리던 필자의 눈에 생경한 옷이 눈에 박혔다. 바로 우크라이나의 유명 디자이너 옥사나 플로네츠가 직접 만든 전통 민족의상인 '비쉬반카'(Vyshyvanka) 패션쇼였다. 디자이너는 전쟁통에 폴란드까지 육로로 이동해 어렵사리 한국에 왔다. 한복과 비쉬반카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아 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민족 정체성과 혼이 담겨진 전통의상이며, 화려한 자수와 신비스러운 문양이 그려져 있는 점도 비슷하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과 평화, 행복을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도 담겨 있다. 이날 깜짝 패션쇼는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금까지 엄청난 전쟁의 상흔과 고통에 시달려온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양국 간 문화외교 협력을 다지고자 열렸다. 장기간 전쟁으로 깊은 실의에 빠져 있는 우크라이나의 잔혹한 실상을 세계에 알리고, 후원을 통해 많은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성금도 전달됐다. 이 자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한복은 한국의 전통을 반영한 예술작품"이라며 "한복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서도 오랜 철학과 국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우크라이나 민족의상 일부인 비쉬반카를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침공 이후) 오늘날에는 자수문양 셔츠가 우크라이나인의 굽히지 않는 정신의 상징이 되었으며 자유, 국가 가치 및 전통 보존을 위한 우리의 투쟁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선 매년 5월 셋째주 목요일을 '비쉬반카의 날'로 정하고, 모든 국민이 비쉬반카를 입고 평화와 축복을 기원하며 축제를 즐긴다.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에는 왕년의 할리우드 액션스타 '람보'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터미네이터'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의기투합해 비쉬반카 축제에 동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비쉬반카는 이 전쟁에서 우리의 신성한 부적"이라고도 했다. 우리도 '한복의 날'이 있다. 지난 1996년부터 한복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고 일상에서 한복 입기를 권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처음에는 매월 첫째 토요일이었다가 이후 매년 10월이나 12월 주간단위 문화행사로 진행돼오다 2013년부턴 매년 10월 문화주간으로 바뀌는 등 다소 애매하다. 문화는 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이자, 역사적 코드가 녹아든 문양(文樣)이다. 인간이 저지른 참혹한 전쟁속에서도 문화는 생존과 희망의 꽃을 피운다. 영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이자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는 러시아 공습으로 파괴된 참혹한 현장 곳곳에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는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때마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다고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준다"고 강조했다. 언젠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한복'과 '비쉬반카'의 콜라보 무대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2024-07-10 18:3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