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현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요청했었다. 재판부는 "목 안쪽 근육에 출혈이 생기기 어려운데, 여기에 출혈이 발견됐다는 것은 단순히 제압하는 것을 넘어 상당 기간 목 부위에 강한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현씨 측은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 부위를 누른 것일 뿐, 사망에 이르게 할 목적으로 목을 조른 게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우발적 살인이라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당초 현씨는 상해치사를 주장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인정하며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녹음파일을 분석한 결과, 단시간 폭행으로 사망에 이른 게 아니다"며 "쇠파이프 구타가 2~3분간 이어지고 누워있는 피해자를 주먹으로 구타했다. 중간중간에 피고인이 쉬기도 했는데, 감정이 격분해서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을 못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혹하다. 사람을 죽을 때까지 때린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다"며 "피해자가 저항하다가 '오빠 미안해, 잘못했어'라는 말을 내뱉기까지 피해자가 겪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근거리에 있는 아들에게 엄마가 죽어가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했다"며 "이후 아들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변명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부연했다. 현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자택에서 이혼소송 제기 후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나 소방이 아닌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부친에게 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부친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야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5-24 15:17:24[파이낸셜뉴스]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작진이 현씨 성을 가진 피의자의 성씨를 최 씨로 둔갑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살인자들 姓(성) 씨 바꿔치기 좀 그만하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 작성자 A씨는 "살인마 실명을 밝히진 않더라고, 최소한 둔갑시키지는 말아야 한다"라며 "한국은 문중에 따른 명예를 중시하는 나라인데 왜 살인마의 성씨를 관련도 없는 다른 성씨로 둔갑시키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으로 치면 살인자의 성이 잭슨인데 방송에서 클린턴으로 둔갑시키는 격이다. 아무 죄 없는 클린턴 집안은 얼마나 불명예스러운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최씨 성의 또 다른 시청자 또한 "가장 흔한 김씨나 이씨도 아니고 왜 하필 아내 살해한 범죄자를 최씨로 등장시켰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씨 성을 가진 시청자도 "어쩐지 사건 내용하고 성하고 맞지 않아서 다른 사건인가 하고 혼동을 일으켰다"라며 "설사 성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단연히 성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50대 미국 변호사 현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에서 아내A 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열린 현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는 유족 측이 피해자 A씨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범행 전후의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40분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A씨가 현씨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에게 "잘 있었어? 밥 먹었어?"라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음성과 현씨와의 대화, 현씨로부터 가격당하는 당시의 급박한 상황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재판 과정에서 현씨는 아내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족은 고의적인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씨가 일방적으로 고양이 장난감으로 쓰이던 금속파이프로 갑자기 가격했고, 죽일 의도로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으며 부친은 5선을 지낸 전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현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7 16:47:44[파이낸셜뉴스] 어린 아들이 있는 집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내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지난 3일 열린 가운데 범행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파일 일부가 공개됐다. 이 음성파일에는 현장에 아들이 있는데도 둔기로 내려치는 소리와 비명, 아들에게 신고해달라는 피해자의 목소리, 범행 말미 피고인의 목소리 등이 담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A(51)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유족 측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범행 전후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 자택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한 후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 변호사인 A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으나 사건에 연루된 직후 퇴직 처리됐다. A씨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A씨와 피해자는 10여년 전 결혼했다. 유족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혼을 결심한 이후 A씨와 만날 때마다 녹음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수사 과정에서는 녹음 파일을 확인할 수 없었다. 유족은 오랜 노력 끝에 잠금을 풀어냈고, 140분 분량의 녹음파일에는 피해자가 별거 중이던 A씨 집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녹음파일의 일부가 공개됐다. 당시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다는 딸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는 딸의 짐을 챙기려고 A씨 집을 방문한 상황이었다. 녹음파일에는 이러한 상황이 담긴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갔다. 딸의 물건과 관련해 몇 차례 이야기가 오가던 중 피해자가 갑자기 “아악!”하고 비명을 질렀다. 이후 둔탁하게 뭔가 내리치는 소리와 피해자가 “미쳤나 봐”라며 계속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당시 피해자의 비명을 들은 아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묻자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A씨는 아들에게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얘기했다. 피해자는 힘겹게 “오빠 미안해”라고 여러 번 내뱉은 것이 마지막 이었다. 유족은 “이러고 죽었다”면서 “(A씨 집에) 들어간 지 딱 10분 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일 마지막에 (A씨가) ‘침착해 ××’ 이렇게 반복한다”면서 “이거(녹음파일) 발견한 날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고 분노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녹음파일에서는 A씨가 범행 후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아버지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도 재생됐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사는 “피해자는 억울함을 요청하듯 녹음파일을 남겼다”며 “(A씨의) 그동안 주장이 거짓이란 점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당시 심경에 대해 “공황 상태였고 판단력도 없어 정상적인 심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과거 정신과 치료 병력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4일 열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6 16:07:14[파이낸셜뉴스] 이혼 소송 중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A씨(51)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이 공소 유지부터 시작해 변론 종결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생각해보건대 피고인이 아내인 피해자 머리를 쇠 파이프로 가격하고 나아가 목 졸라 살해했다는 잔혹함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범행을 멈출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살해한 것으로 우발적인 범행이라 볼 수 없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이후 태도 등에 비춰보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10여년간 모욕적인 대우를 받으면서도 자녀를 위해서 인내하던 중 최후를 맞이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여전히 살해 범행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고 회피하며 마치 피해자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법정에서는 유족 측이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범행 전후 상황이 담긴 음성 파일 일부도 재생됐다. 범행 현장에 아들이 있음에도 둔기로 내려치는 소리와 비명, 피해자가 아들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하는 목소리 등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A씨가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도 공개됐다. 검사는 “피해자는 억울함을 요청하듯 녹음파일을 남겼기에 (피고인의) 그동안 주장이 거짓이란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아들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와 가격 당하며 지르는 비명, 마지막 숨소리가 생각나 울컥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A 씨 변호인, '계획 살인 아닌 우발적 사건' 주장 한편 A씨 변호인은 “피고인 살인의 미필적 고의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행은 계획 살인이 아니라 극히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당시 피고인이 고양이와 놀아주던 중 피해자가 피고인을 밀치고 고양이를 발로 차자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인도 “두 차례 이혼 이슈는 피고인에게 엄청난 좌절과 고통과 두려움이었다”며 “자주 놀아주고 애착을 보여준 고양이와 아이를 동일시 하는 비정상적 심리 기저까지 보이며 이성을 잃고 참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가해자였다는 게 저도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정신을 차리니 피해자 위에 올라타 있었지만, 목을 조른 적은 없고 눌렀을 가능성은 있다고 그는 범행 당시를 설명했다. 아울러 그대로 두면 아내가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려는 소망도 잃고 제일 존경하는 평생 반려자도 잃는 등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를 대리한 변호인은 “고양이가 피해자보다 더 소중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해자는 고양이보다 못한 사람으로 취급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피고인이 사회에 나와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한 건지 재판부가 판단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24일 열릴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3 23:05:13[파이낸셜뉴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국내 유명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살인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을 했다. 그는 자신이 한 행위가 살인이 아니라 상해치사라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변호사 A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사건 당일 출동 경찰 3명에 대해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경찰 측은 현장 곳곳에서 고속 비산혈흔이 발견됐다며 상당한 힘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왼손으로 피해자 경부를 강하게 압박했다는 판단도 내놨다. 경찰은 “이탈혈흔인 비산혈흔이 발견되는데 이는 고속과 중속, 저속으로 구분한다”라며 “현장에서 현관과 작은방 문을 기준으로 굉장히 작은 고속 비산혈흔이 나타났는데, 고속 비산혈흔은 강한 힘으로 내려쳐야 나온다”라고 진술했다. 또 “후방 휘두름 이탈혈흔도 매우 작게 나타났다. 뒤로 휘두르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세게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경찰은 “A씨가 왼손으로 피해자의 경부를 압박하고 폭행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A씨 변호인은 “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단정하기에는 흔적이 명확하지 않지 않은가”라고 신문했으나 증인은 “경부 압박 질식 원인으로 충분했다. 경부에 범죄혐의점이 충분했다. 양손으로 졸랐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한 손으로 눌렀다, 졸랐다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맞지만 △우발적이었다는 점 △상해를 가하려 했을 뿐 살인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상해치사로 법률적용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A씨 변호인 측은 긴급체포하면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절차상의 하자도 주장했다. 한편 A씨는 재판 중 자신의 부친을 양형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A씨의 부친은 검찰 출신 변호사로 다선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3-19 18:24:13[파이낸셜뉴스] 아내를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가 전직 국회의원인 부친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현모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현씨 측이 부친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양형증인은 피고인에 내릴 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데 참고하기 위한 증인이다. 현씨의 부친은 검찰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이다. 현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일찍 어머니를 여의어서 아버지께서 어머니 역할까지 다했고, 피고인의 평소 성향과 사회생활을 다 알고 있다"며 "또 피고인 아버지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유족을 찾아뵙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 증인과 피고인 아버지가 함께 참석하는 경우 충돌할 수 있고, 별도로 기일을 잡아 진행하는 것도 어색한 것 같다"며 "고민을 좀 해보겠다"고 밝혔다. 현씨 측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다툼으로 촉발된 우발적 범행으로, 살해 의도를 가지고 계획했다거나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며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장은 피해자가 소송 대리인을 통해 제기한 이혼 소장을 축약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두 차례 이혼 소송이 진행됐던 만큼 부부사이가 원만하거나 갈등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건 발생 훨씬 전에 일어났던 내용을 마치 살해 경위나 동기인냥 공소사실에 기재한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피해자 유족과 지인들은 현씨 측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할 때마다 탄식을 내뱉었다. 특히 현씨가 재판 도중 큰소리를 내며 오열하자, "연기하지 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3월 19일로 정하고,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4월 2일에는 법의학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 A씨를 때리고, 둔기로 가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씨가 작은 방으로 도망가는 A씨를 쫓아가 둔기로 때리고, A씨에게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현씨는 미국변호사 신분으로 국내 대형 로펌에서 재직하다 사건 발생 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2-28 11:41:34[파이낸셜뉴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법률사무소 출신 미국변호사 A씨가 결혼생활 동안 아내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는 A씨가 2013년 결혼한 이후 아내 B씨를 정서적으로 학대해 온 사실이 기록돼 있다. "현관에 신발 찍어보내라" 불륜 의심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아내 B씨에게 "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 가면 널렸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 A씨는 2018년 아내와 협의 없이 아들·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이주했으며 이때부터 B씨의 외도를 의심했다. A씨가 B씨에게 전송한 메시지에는 "불륜 들켰을 때 감추는 대처법을 읽었는데 너의 대응이 흡사하다" "성병 검사 결과를 보내라"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영상전화로 현관에 있는 신발을 보여 달라거나 최근 3개월간 통화내역을 보며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녀들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게 해 A씨는 2019년부터는 자녀들에게 B씨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게 했다. 또 딸에게 "거짓말하지 말라"라면서 영어 욕설을 하게 하거나 아들에게는 "어디서 또 나쁜 짓 하려고 그래"라고 말하게 하고 이를 녹음해 아내에게 전송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B씨는 2021년 10월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A씨가 각서를 쓰면서 한 달 만에 이를 취하했다. 그러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B씨 직장으로 수차례 전화해 행적을 수소문하고 험담을 이어갔다. 그밖에도 지난해 초 온 가족이 뉴질랜드로 여행을 갈 때 초행지에 B씨만 남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가 하면, 추석 명절에는 B씨와 협의 없이 자녀만 데리고 홍콩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혼 소송했지만 한달 만에 살해 당한 아내 지난해 11월 13일 A씨는 B씨가 딸과 별거를 시작한 거처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다 경찰관으로부터 퇴거조치를 받았다. 당시 A씨는 딸에게 "가난한 아내의 집에 있으면 루저(패배자)가 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했으며 장모에게는 "이혼을 조장하지 말고 딸에게 참는 법을 가르쳤어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다음날 B씨는 두 번째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2월 3일 B씨가 숨지면서 이 소송은 종결됐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딸이 두고 간 책가방을 가지러 오라"라며 자기 집으로 오게 했다. 검찰은 A씨가 말다툼 끝에 주먹과 쇠 파이프로 B씨를 가격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판단해 그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공소사실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라며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28일 진행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23 06:25:52[파이낸셜뉴스] 아내를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의 첫 재판이 열렸지만,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서 재판이 공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현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현씨 측 변호인은 "엊그제 선임돼 아직 기록을 입수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도 확인하지 못해서, 검찰 측 공소요지 낭독을 다음 기일에 같이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다른 변호인은 뭐 하고 있는 건가"라며 "오늘은 공소 요지까지 듣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현씨 측은 로펌 3곳을 선임한 상태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는 이틀 전 선임한 로펌 소속 변호인 2명만 참석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현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 A씨를 때리고, 둔기로 가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현씨는 폭행이 이어지자 작은 방으로 도망친 A씨를 쫓아가 둔기로 때리고, 쓰러진 A씨에게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는 저혈량 소크 및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숨졌다. 이에 앞서 현씨는 일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뉴질랜드로 이주하고, A씨의 외도가 의심된다며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자녀들에게 A씨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자녀들이 A씨에 대한 욕설과 비하하는 말을 녹음하게 한 뒤 이를 A씨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A씨는 현씨의 지속적인 모욕과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8일 2차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당초 재판부는 법원이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해 2월 초를 언급했으나, 현씨 측 변호인이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2월 19일 이후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들과 지인은 현씨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구하자 욕설을 내뱉거나, 탄식하기도 했다. 한편 현씨는 미국변호사 신분으로 국내 대형 로펌에 재직하다 사건 발생 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씨의 부친은 검찰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1-19 13:01:04[파이낸셜뉴스] 아내를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조석규 부장검사)는 29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현모씨(50)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현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50분께 서울 한 아파트에서 이혼소송 제기 후 별거 중이던 아내 A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차례 내리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씨가 살인 고의성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혈흔 분석 보고서, 부검 감정서 등을 기초로 한 법의학 자문, 현씨에 대한 통합심리 분석 등 과학적 수사로 범행이 명확히 규명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피해자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12-29 15:51:11[파이낸셜뉴스] 부부싸움 도중 둔기를 휘둘러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미국 변호사가 사건 발생 직후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곳은 119나 경찰이 아닌 국회의원 출신인 아버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변호사는 아버지가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50)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은 이달 3일 오후 7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했다. A씨는 아내와 부부싸움 도중 금속 재질의 둔기로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경 주거지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장에서는 금속 소재의 둔기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를 숨지게 한 직후 119와 경찰 신고에 앞서 검사 출신이자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아버지에게 먼저 전화를 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아버지가 범행 현장에 도착하고 난 후에야 119에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라며 신고했다. 경찰이 A씨를 체포할 때에도 아버지는 변호사와 함께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경찰 측은 A씨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평소 금전 문제와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역시 비슷한 이유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피해자 사인이 경부 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 등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한편 A씨는 미국인 변호사로, 과거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다. 현재는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2-13 07:4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