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에서 모인 킹스맨 비밀 스파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한사람만이 회의실에 참석해 있고 이 큰회의실에 사람은 딱 두명만 있다. 증강현실(AR) 기반의 홀로그램방식이 도입된 특수안경을 통해 서로를 볼 수 있다. 2017년 9월에 개봉한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원격회의 장면이 나온다. # 서울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허공을 휘저으며 몸을 구르고 있다. 저마다 가상현실속에 들어가 적을 무찌르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이게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서로 동맹을 맺고 도와가며 게임을 진행한다. 2019년 1월에 종영된 방송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한 장면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왔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결합된 기술을 경험할 날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국내 기업이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뛰어넘어 사용자들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의 (재)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다수 사용자가 공간과 감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칭)'4D+ SNS' 플랫폼을 개발해 15일 공개했다. 4D+ SNS 플랫폼은 연구단이 개발한 원격 인터랙션 SW 프레임워크, 핸드 모션캡처 디바이스, 아바타 모델링 기술 등을 기반으로 개발한 성과물이다. 유범재 인체감응 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성과는 5G 네트워크 시대의 킬러앱으로 떠오르는 양방향 소통 서비스, 가상·혼합 현실 서비스를 포함하는 새로운 SNS 개념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이어 "사업화를 추진해 4D 가상통신 서비스 신시장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체감응 연구단은 ㈜에스피테크놀로지, ㈜플레이스비 및 ㈜패러렐월드와 공동연구를 통해 플랫폼을 개발하고 두 곳 이상의 원격지를 연결해 서비스를 자체검증한 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기존 SNS도 문자, 사진, 동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지만, 사용자들의 공간과 감각을 실시간 공유하는 것엔 한계가 있고, 기존 VR 서비스는 혼자 체험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다수 사용자들이 동시에 체험하고, 소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인체감응 연구단이 개발한 4D+ SNS는 다수 사용자들이 공존현실에서 공간과 감각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원격 회의, 가상 쇼핑, 미니 게임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로 표현해 네트워크에 접속한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의 아바타와 함께 대화하고 협업할 수 있다. 가상키보드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3D 이모티콘을 보내 감정을 전달하고,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가상 물체를 조작하면서 토론하고 함께 동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가위바위보, 블록쌓기 같은 가상게임을 함께 즐기거나,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의 아바타들을 자신이 있는 장소로 초대해 함께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15 13:13:51‘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황홀했던 지난 8주간의 마법이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9.9% 최고 11.2%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7.8%, 최고 8.7%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우(현빈)는 제 손으로 게임의 버그들을 없앴다. 1년째,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자신을 쫓았던 형석(박훈), 한때 아버지 대신으로 여겼던 차교수(김의성), 그리고 죽어서도 영원한 동맹으로 자신을 지켜줬던 정훈(민진웅)까지. 그들의 가슴을 직접 ‘천국의 열쇠’로 찌르며 진우는 울었다. 게임 버그인 세 명의 NPC(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가 사라졌을 때, 엠마(박신혜)가 나타났다. 그리고 진우는 모든 오류가 사라지고 게임이 리셋 되도록 게임에 남은 마지막 버그인 자신의 운명을 엠마의 손에 맡겼다. 1년 뒤, 많은 것이 변했다. 제이원홀딩스는 리셋 됐던 게임을 다시 개발해 세상에 내놓았고,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선호(이승준)는 진우가 살아있기를 바라며 이메일을 보냈지만, 끝내 포기했다. 진우가 돌아오기를 포기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은 희주(박신혜)뿐이었다. 한편, 세주(EXO 찬열)는 게임 개발자로서 제이원홀딩스에 스카우트됐다. 세주가 회사를 방문한 첫날, 카페에서 세주를 기다리려던 희주의 귓가에 유저들의 대화가 들렸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돼 최고 레벨이 25인 게임 속에 총을 쏘는 아이디 없는 유저가 있다고. 50레벨 이상의 유저부터 사용할 수 있는 총. 희주는 본능적으로 진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진우를 다시 만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희주는 렌즈를 꼈다. 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있을 진우를 찾아 달렸고, 동시에 화면 위로 총을 든 유저의 실루엣이 등장했다. 진우의 생존을, 마법 커플의 재회를 간절히 바란 시청자들을 환호케 한 대목이었다. 이에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남긴 의미 있는 성과를 되짚어봤다. ■송재정 작가 X 안길호 감독, 완벽한 시너지 발휘 특별한 상상력과 예상치 못한 전개를 자랑하는 송재정 작가의 촘촘한 대본과 마법 같은 게임을 영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안길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시너지를 발휘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매회 끝을 알 수 없는 반전을 선사하는 스토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앞으로의 전개를 함께 추리하며 드라마를 즐기는 ‘알함앓이’에 빠뜨렸다. 여기에 더해진 디테일한 연출력의 대가 안길호 감독의 세밀한 시선은 AR(증강현실) 게임이라는 다소 낯선 소재를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레 스며들게 했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로 매주 주말 밤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연기 구멍 제로, 인생 캐릭터 새로 쓴 배우들 방송 전부터 초대형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불어넣었던 현빈과 박신혜. 현실과 게임 세계를 살아가는 남자 유진우를 연기한 현빈은 미스터리,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박신혜는 사랑스러운 여자 정희주와 게임 캐릭터 엠마로 변신, 로맨스와 게임 미스터리의 KEY를 쥔 특별한 1인 2역을 매력적으로 그려내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 게임 속 NPC로 부활해 스토리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박훈, 김의성, 민진웅을 비롯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출연한 모든 배우는 각자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독보적 신선함, 새로운 장르의 명품 드라마 탄생 국내 최초로 AR과 게임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방송가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과 게임 업계에서도 조명될 만큼 센세이션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스페인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현실 위에 리얼하게 덧대어진 게임 서스펜스는 단 한 순간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CG로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극을 관통하는 마법 커플의 운명적 로맨스는 애틋한 설렘으로 안방극장을 매혹시켰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언제나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tvN의 실험정신이 집약된 작품이라는 평을 이끌어낸 이유이기도 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21 07:55:40‘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과 박신혜가 20일 밤, 최종회를 앞두고 시청자들에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19일에 방송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9회에서는 엠마(박신혜)의 마지막 특수기능이 ‘버그 삭제’와 ‘게임 리셋’이라는 것, 유진우(현빈)가 게임 속 버그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임의 오류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 진우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를 간절히 기다리는 희주(박신혜)와는 어떤 결말을 맞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마지막 이야기만을 남겨둔 마법 커플 현빈과 박신혜가 감사와 애정을 가득 담은 종영소감을 전했다. 올겨울 유진우라는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을 마법 같은 게임의 세계로 인도한 현빈. “여름을 앞둔 늦은 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스페인 그라나다로 향했던 날이 떠오른다”고 운을 뗀 그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내가 했던 작품 중 가장 오랜 기간을 촬영한 작품이다. 이 순간을 위해 약 7개월의 시간을 내달렸던 만큼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두 달여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함께 해주신 많은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진우의 눈을 통해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하고 기발한 경험이 되셨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 정희주와 신비로운 게임 속 캐릭터 엠마라는 극명히 대비되는 매력을 지닌 두 개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안방극장의 호평을 한 몸에 받은 박신혜. “먼저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희주와 엠마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박신혜는 첫 방송부터 매 순간 함께해준 드라마 팬들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그녀는 “7개월이라는 긴 촬영 기간을 동고동락한 동료 배우들, 감독님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하며, “모두 너무 고생하셨고,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애정 가득한 종영소감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최종회까지 함께 달려와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오늘(20일) 밤, 마법 커플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황홀했던 8주간의 마법의 끝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20 14:09:0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이 게임의 버그로 분류됐고, 박신혜는 이를 제거해야하는 특수 기능을 가졌음이 밝혀졌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전개가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5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9.0% 최고 10.1%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6.3%, 최고 7.2%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희주(박신혜)로부터 세주(EXO 찬열)가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은 선호(이승준)는 기뻤다. “게임에 문제가 있다. 퀘스트를 깨면 세주가 돌아올 거다”라고 했던 진우(현빈)의 말이 맞았고, 그것은 곧 진우가 미치지 않았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또한, 세주가 돌아왔으니 진우도 곧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는 희망도 샘솟았다. 이 소식을 차병준(김의성) 교수에게도 전해야겠다고 생각한 선호가 문자를 보내려는데, 진우의 주치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사실은 제가 어제 유대표님하고 같이 있었습니다”라면서, 그 자리에 차교수가 왔었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선호는 지난밤 자신과의 통화에서 진우를 보았다는 말은커녕, 오히려 “수습할 시간을 벌었으니 진우가 행방불명된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했던 차교수를 떠올렸다. 어쩐지 불길했다. 도대체 진우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때는 진우가 비밀 퀘스트를 성공시킨 시점이었다. 황금 열쇠가 엠마(박신혜)에게 전달된 순간, 그녀가 품에 안고 있던 기타가 사라졌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엠마가 황금 열쇠의 양 끝을 잡아당겼다. 분리된 황금 열쇠에서 단도가 나왔고, 엠마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진우의 심장을 찔렀다. 그리고 진우의 눈앞에 생각지도 못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엠마가 버그를 삭제 중입니다라고. 그동안 게임의 악몽에 시달렸던 진우가 게임 속 버그(프로그램상의 결함에 의해 컴퓨터 오류나 오작동이 일어나는 현상)로 분류된다는 것이 밝혀졌고, 버그를 삭제하고 게임을 리셋하는 것이 엠마의 진짜 역할이었던 것. 소름 돋는 최고의 반전이었다. 일그러진 얼굴로 자신의 가슴에 박힌 단도를 쥔 엠마의 손을 떼어낸 진우. 그러자 ‘버그 삭제 실패’와 ‘게임 리셋 실패’의 메시지가 연이어 나타났고, 엠마는 사라졌다. 가까스로 성당을 빠져나온 진우는 근처 건물의 화장실에 숨었고, 가슴에 박힌 단도를 뽑았다. 그 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진우는 게임으로부터 로그아웃됐다. 진우가 쓰러져있다는 연락을 받고 주의치가 그를 찾으러 가기 직전까지의 이야기였다.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진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차교수였다. 진우는 “퀘스트를 깼으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며 “현실에서도, 게임 속에서도 교수님과 제가 문제”라고 했다.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서 먼저 없어져야 하는 버그 같은 존재가 우리 둘”이라는 진우는 차교수에게 그동안 그가 해왔던 수많은 거짓말로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밝히고, 재수사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진우 스스로 경찰서에 걸어 들어가겠다는 것. 궁지에 몰린 차교수의 선택은 진우를 배신하는 것이었다.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차교수가 호텔 주변에만 게임 서버를 다시 열 것을 지시했고, 진우는 사방에서 나타난 NPC(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들의 공격을 받았다. 화장실 문밖을 울리던 총소리가 잦아들자 게임 서버를 닫을 것을 지시하고 밖으로 나온 차교수. 쓰러져있는 진우가 죽었을 것이라 짐작하고 허겁지겁 호텔 방을 벗어나려던 순간, 찢어지는 천둥소리가 들렸다.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등장한 형석(박훈)이 차교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비참한 죽음이었다. 한편, 가까스로 깨어나 형석을 쓰러뜨리고 호텔을 나선 진우는 희주의 집 앞에 당도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희주의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돌아오겠다”던 진우를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멈춰선 진우는 그저 하염없이 희주의 방을 바라봤다. 그리고 새벽, 집 밖으로 나온 희주는 진우가 가져다 놓은 자신의 차를 발견했으나, 진우는 없었다. 간발의 차로 진우를 놓쳐버린 희주와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성당으로 돌아간 진우. 단 하나의 이야기만을 남겨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최종회, 20일 밤 9시 tvN 방송.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20 08:38:43유진우(현빈) 대표의 게임 속 미션은 끝났다. 이제 현실 속 엉클어진 삶을 정리할 일만 남았다. 반면 게임 속 이야기는 박신혜가 연기하는 엠마가 마무리할 모양이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송재정 작가는 “진우가 천국의 열쇠를 엠마에게 넘겼으니 모든 게 끝났냐고 묻는데 그렇지 않다. 엠마의 역할이 남아있다. 왜 엠마여야 하는가. 왜 정희주(박신혜)가 엠마여야 하는지 그게 19일과 20일 마지막 방송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극 초반 잘나가는 게임 회사 대표인 유진우는 두 가지 이유로 게임의 권리를 손에 얻으려 했다. 하나는 회사에 큰돈을 벌어다줄 것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한때 친구였으나 자신의 이혼한 첫 부인과 결혼해 철천지원수가 된 친구 차형석(박훈)이 라이벌이라는 점. 하지만 호기롭게 쟁취한 그 게임이 바로 자신의 삶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송재정 작가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이렇듯 정상에서 추락해 고난의 산을 넘고 넘어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는 여정을 떠나곤 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유진우도 마찬가지다. 게임 속에서 엄청난 살의를 갖고 친구를 죽인 뒤 일상은 지옥이 된다. 그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영문도 모른 채 게임에 강제 접속되고, ‘사이버 좀비’가 된 친구의 공격을 받는다. 그렇게 수없이 목숨을 건 게임을 반복하고 게임의 룰을 어렴풋이 알아챌 무렵, 자신에게 ‘유사 아버지’나 다름없었던 친구의 아버지, 차병준 교수(김의성)에게 배신을 당한다. 유진우는 이때 “내 인생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더 추락할지 몰랐다”는 식으로 독백한다. 송재정 작가는 “팬들이 왜 자꾸 남자주인공을 험하게 굴리느냐고 하는데, 맞다. 내 드라마 속 남주의 숙명”이라고 인정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따온다는 그는 자신의 드라마를 일종의 영웅담이라고 비유했다. 할리우드 영웅담과 다른 점이라면, 영웅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영웅이 겪는 온갖 고난의 여정을 그린다는 점이다. 평소 유명인의 평전이나 인문학 서적, 각종 잡지 등을 즐겨 읽는다는 송재정 작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의 자서전을 읽고 힌트를 얻어 유진우 캐릭터를 구축했다. “원래는 영화 ‘레옹’의 레옹과 마틸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박동훈과 이지안처럼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는 남녀 관계를 생각했다. 영혼이 피폐해진 냉소적인 남자를 순수한 영혼의 희주가 구원해주는 관계. 막상 남녀 주인공이 현빈과 박신혜, 두 선남선녀로 결정되면서 우정이 멜로로 발전했다.” ‘스파이더 맨’ 등 히어로물에서 여성 캐릭터는 보조적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박신혜가 연기하는 정희주에게 부여된 역할도 마찬가지. 정희주는 길을 잃은 유진우에게 유일한 빛이 되어주는, 구원자 같은 존재다. “박신혜씨에게 그 부분에 대해 양해도 구했다. 다행히 엠마의 역할이 크다. 엠마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우의 두 전처는 진우가 저지른 잘못된 과거를 상징한다. 송재정 작가는 말한다. “유진우의 전처들이 왜 끝까지 나오느냐는 댓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유진우가 저지른 과거의 과오들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유진우가 외면하지 말고, 잘 청산해야 할 과거인 것이다. “분노건 치기건 동기야 어떻건 진우는 과거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는 과오를 저질렀고, 친구 형석에게 복수를 하면서 그 모든 일들이 업보처럼 쌓여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진우는 차교수와 형석, 두 전처와의 관계도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희주에게 잘 갈수 있다. 그것이 이 드라마의 매우 중요한 주제다.” 증강현실을 드라마에 접목한 독창성과 신선함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기본 테마는 소중한 것을 놓치고 만 한 남자의 인생 다시 세우기다. 형석이 피를 흘린 채 반복해 나타나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된다. 타인을 극도로 미워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1-18 16:14:26‘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사라진 현빈의 행방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폭발하고 있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마법 같은 게임을 개발한 프로그래머 정세주(찬열)와 레벨 100을 달성한 최강의 유저 유진우(현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된 게임 미스터리 안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평행이론 같은 공포를 겪은 두 남자의 마지막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1년 전, 게임 NPC(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가 되어 자신을 공격하는 마르꼬(이재욱)에게 쫓기던 세주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진우에게 걸었던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첫 방송 이후 매회 새로운 떡밥과 강렬한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바. 지난 14회에서는 게임의 고통과 죽음이 현실로 이어지는 기묘한 미스터리의 시작점이 밝혀져 감탄을 자아냈다. 차형석(박훈)에게 게임을 팔려던 세주와 마르꼬가 “누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 것인지”를 두고 말다툼을 벌였고, NPC 엠마(박신혜) 앞에서 마르꼬가 악의를 담은 ‘진짜’ 칼로 세주를 찌른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게임 속 ‘평화의 상징’으로 반경 20m 이내에서는 결투가 불가능하고, 무기도 사용할 수 없는 특수기능을 지닌 엠마 앞에서 발발한 현실의 결투가 오류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것에서 멈췄어야 했지만, 유저들이 가진 현실의 분노와 악의가 게임에 반영됐고, 그렇게 오류가 시작됐다. 그리고 이로 인해 마르꼬와 형석이 진짜로 목숨을 잃었다. 세주와 진우가 왜 “같이 미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악몽에 쫓기게 됐는지 명확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그리고 지난 14회, 진우는 사라져버린 ‘마스터’ 정세주(찬열)를 찾는 비밀 퀘스트를 완료했다. 엠마의 오른손이 알함브라 궁전 정의의 문에 그려진 ‘파티마의 손’이라는 걸 발견한 희주(박신혜)가 알려준 “천국의 열쇠와 파티마의 손이 맞닿는 날에 비로소 문이 열리고 성이 무너진다”는 전설을 토대로 엠마에게 ‘특수 아이템: 황금열쇠’를 전달하는 퀘스트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간절히 바라온 진우의 비밀 퀘스트 성공은 세주의 귀환으로 이어졌으나, 아직 미스터리는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작 퀘스트를 완료한 진우의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 게임에서는 로그아웃 됐고, 연락조차 닿지 않는 진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돌아온 세주와 사라진 진우로 안방극장의 궁금증을 폭발시킨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게임 서스펜스의 결말에 귀추가 주목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16 13:48:05요즘 7~8살 어린이도 본방 사수하는 화제의 드라마가 있다. 바로 증강현실(AR) 게임을 드라마에 접목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 게임이 원인모를 버그로 인해 현실에 영향을 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게임회사 대표 유진우(현빈)는 어느날 한통의 전화를 받고 AR게임의 권리를 얻고자 스페인 그라나다로 떠난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와 연락이 두절되자 그의 누나 정희주(박신혜)에게 접근해 게임에 대한 권리를 얻고, 이 과정에서 한때 친구였으나 원수가 된 라이벌 회사 대표 차형석(박훈)과 AR게임에서 재회, 결투를 벌인다. 문제는 게임 속 형석의 죽음이 현실화되고 이때부터 게임 속 상황이 시시때때로 현실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기존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이를 기술적으로 수준 높게 구현해낸 기술력 그리고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유려한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단 2회 방송분만 남긴 상태로, 지난 13일 방송된 14회는 가구 평균 10%, 최고 11.1%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화제성도 높아 출연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이야기를 창조한 송재정 작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송재정 작가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 시트콤에서 이력을 쌓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W 더블유’ 등 드라마 작가로 자리잡았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은 타임슬립 소재로 시공간을 오갔고, ‘W’는 웹툰과 현실을 넘나들었다. ■ 송재정 작가 “웬만한 게임 다 섭렵, ‘포켓몬고’ 게임 결정적 영향” 송재정 작가는 1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때 게임 마니아였다고 밝혔다. 웬만한 게임은 다 섭렵다고 밝힌 그는 “‘시드마이어의 문명’ ‘대항해시대’ ‘씸시티’ 등 RPG보다 전략게임을 더 좋아했다”고 했다. 이제야 게임 소재 드라마에 도전한 이유는 할리우드와 달리 우리나라의 자본력과 기술력에 의문이 있었기 때문. 그러다 2016년 ‘포켓몬 고’ 열풍이 일었을 때 여의도 광장에서 실제로 이 게임을 해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게임 아이템만 CG로 처리하면 드라마로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원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을 잇는 타임슬립 3부작으로 기획했다. 하지만 ‘포켓몬 고’을 한 뒤 기존의 타입슬립 소재를 버리고 증강현실을 적용했다. 다행히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가라 제작사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무엇보다 안길호 감독을 만난 게 행운이었다고 송 작가는 강조했다. 안 감독은 조승우 배두나 주연의 ‘비밀의 숲’을 연출했다. “안길호 감독이 나와 같은 그림을 그렸다.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드라마 시사회 보고 감탄했다. 대본보다 퀄리티가 있는 영상에 놀랐다. 내가 운이 너무 좋았다.” 방영 초기 드라마는 게임에 대한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는 “게임을 모르는 시청자도 이해할 수 있게 난이도를 최대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게임이 현실로 구현되는 초반 부분을 작업할 때 무척이나 즐거웠다. “레벨 업이라든지, 동맹, 적 등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틀 내에서 대본을 썼다. 이 소재가 시청자에게 먹힐지 의문이 들었고, 시청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위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 때문에 기회가 되면 게임 소재 드라마를 더 하고 싶다. “뭔가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한다. 그래서 타임슬립 소재 드라마를 두 편이나 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기초 수준의 게임룰만 적용했다. 다음에는 좀 더 복잡한 게임룰을 드라마에 시도해보고 싶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1-15 18:13:11▲ 사진=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공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찬열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1년 전 그라나다행 기차 안에서 의문의 권총 소리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정세주(찬열 분)가 실종됐을 당시 모습 그대로 가족들 앞에 나타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지막 퀘스트를 마친 유진우(현빈 분)의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에서 정세주가 등장해, 그가 어떻게 돌아오게 된 것인지, 1년간 어디에 있었는지 등 종영을 단 한 주 앞두고 궁금증이 증폭됐다. 찬열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겁먹은 눈빛과 더듬거리는 말투, 공포에 떠는 표정 연기 등으로 캐릭터가 갖고 있는 '너드미'를 제대로 소화, 존재감을 발산하고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예측 불가 전개의 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연기자로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4화는 평균 10.0%, 최고 11.1%(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9-01-14 10:28:27‘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이 마침내 비밀 퀘스트를 완수했고, 찬열은 돌아왔다. 하지만 현빈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또다시 미스터리가 폭발했다. 이에 1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4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10.0%, 최고 11.1%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8.1%, 최고 8.8%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희주(박신혜)가 찾아낸 힌트로 퀘스트를 끝낼 방법을 깨달은 진우(현빈).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등장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기 위해, 유라(한보름)가 진우에게서 “형석(박훈)을 죽였다”는 자백을 들었다고 거짓 증언을 한 것. 진우는 자신을 체포하러 온 경찰들로부터 간발의 차로 도망쳤지만, 현실에서는 경찰에게, 게임에서는 NPC(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에게 쫓기며 레벨 업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도망치다가 휴대폰을 잃어버린 진우와 연락이 닿지 않자 희주는 게임에 접속해 자신 외의 유일한 유저인 진우의 위치를 찾았다. NPC들의 공격을 피해 진우가 숨을 고르고 있었던 곳은 의류상점 안의 피팅룸이었다. 근처까지 찾아온 희주를 피팅룸 안으로 끌어들인 진우는 “말 안 들어요, 진짜? 로그인하지 말라니까”라며 게임에 접속한 희주를 나무랐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우를 끌어안았다. 그가 무사하다는 것에 안도한 희주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희주가 건네준 휴대폰으로 선호(이승준)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경찰에게 잡히지 않았노라 말한 진우는 “수갑을 차고 경찰서에 들어가면 끝장”이라고 했다. 손을 못 쓰면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렇다면 조사받기도 전에 형석의 칼에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어떻게든 경찰을 피해 레벨을 올리고 퀘스트를 끝내야 하는 이유였다. 통화를 마친 진우는 양주(조현철)가 챙겨준 특수 아이템 중 잠시나마 NPC들의 공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아이템 ‘손목시계’를 사용해 5분의 시간을 벌었다. 애달프고 짧은 키스로 마음을 전하고, 손을 붙잡은 채 정지한 NPC들을 지나 거리로 나온 두 사람. 진우는 자신을 두고 혼자 가지 않겠다는 희주를 “집에 가서 도와줄 일이 있다”는 말로 설득해 택시에 태웠다.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과 “걱정하지 마요. 멀지 않았어요. 이제 끝이 보여요. 빠르면 내일 새벽 끝이 날테니 아침에 집으로 갈거에요”라는 약속으로 희주를 돌려보낸 진우는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결국 밤새 게임에 매달려 레벨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진우는 양주에게 엠마를 자신이 있는 곳 근처의 성당으로 옮겨달라고 했다. 엠마에게 ‘황금 열쇠’를 건네고 퀘스트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였다. 아침 미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성당으로 들어간 진우는 엠마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기도했다. “신을 믿어본 적은 없으나 지금은 신에게 기대고 싶다. 여기서 제발 끝이기를”이라며 십자가를 향해 성호를 긋는 진우의 눈빛은 간절했다. 잠시 후 기타선율과 함께 엠마가 나타났다. 엠마에게 다가가 오랜만이라고 인사한 진우가 “줄 게 있다”며 황금 열쇠를 꺼냈다. “내가 찾고 있던 거에요. 나한테 줄 수 있어요?”라는 엠마에게 “원한다면”이라고 답하며 황금 열쇠를 건넨 진우. 그러자 ‘천국의 열쇠가 파티마의 손에 전달됐습니다’, ‘master(마스터)의 비밀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라는 게임 메시지가 연이어 떠올랐다. 지난 1년간 진우가 바랐던 게임의 끝이었다. 비슷한 시각, 진우를 목격한 우유 배달원의 제보로 경찰들이 성당에 들이닥쳤지만 진우는 없었다. 진우가 레벨 100을 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당으로 찾아온 희주의 눈에도 그는 없었다. 약속했던 아침을 훌쩍 넘어섰는데 연락조차 없는 진우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렌즈를 끼고 게임에 접속한 희주는 진우를 찾아 정처 없이 시내를 돌아다녔다. 진우가 없는 게임 세상에 홀로 접속해 NPC들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는 희주는 어디선가 ‘유저가 나타났다’는 메시지가 뜨기를 바라는 듯 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가 지나가고, 늦은 밤 누군가 희주의 집을 찾아왔다. 세주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14 07:40:13‘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게임 오류가 시작된 전말과 황금열쇠의 용도가 밝혀졌다. 이제 시청자들의 시선이 찬열을 찾기 위해 마지막 게임을 시작한 현빈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3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9.3% 최고 10.6%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6.8%, 최고 7.8%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게임 오류의 시작이 카페 알카사바”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카페 알카사바는 과거 희주(박신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밤에는 가끔 기타 연주도 했던 곳으로 당시 세주(EXO 찬열)가 찾아와 용돈을 타가곤 했다. 그때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릭터가 바로 NPC(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 엠마. 최양주(조현철)가 우연히 알아낸 바에 따르면 엠마의 특수 기능은 ‘평화의 상징’으로 주변 반경 20m 안에서는 무기가 없어지고 결투도 취소됐다. 유저들이 모이는 공간인 ‘카페 알카사바’에서만큼은 누구도 싸울 수 없도록 엠마에게 평화유지 기능을 안배한 것이었다. 그러나 1년 전, ‘카페 알카사바’에서 일어난 사건 하나가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차형석(박훈)과 게임 거래를 약속했던 날, 세주와 마르꼬(이재욱)는 말다툼을 벌였다. 게임의 실질적 개발자인 세주는 계약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더 많은 이득을 취하려는 마르꼬를 이해할 수 없었고, 마르꼬는 그런 세주가 못마땅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마르꼬는 접이식 칼로 세주를 찔렀다. ‘진짜’ 칼로 악의를 담아 휘두른 공격이 세주를 향한 순간 엠마의 시선이 두 사람을 향했고, 기타연주와 빗소리, 그리고 카페 내 모든 NPC의 동작이 버퍼링이 걸린 듯 멈췄다. 뿐만 아니라 칼에 찔려 도망을 치던 세주가 무심결에 마르꼬를 향해 게임 무기인 총을 쐈는데, 마르꼬는 실제의 고통을 느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게임의 오류를 몸소 겪으며 그 위험성을 아는 진우가 희주에게 “도움”을 요청한건 엠마 주변이 안전지대라는 것을 알고 나서다. 엠마의 모델이나 다름없는 희주가 무언가 실마리를 잡아주길 바라며 엠마와 대화를 나눠주길 요청했고, 이에 엠마를 찾은 희주는 “대화는 못 했지만, 본 거는 있다”고 했다. 어쩐지 익숙하다고 느꼈던 엠마의 오른손 장식이 알함브라 궁전의 첫 번째 입구인 ‘정의의 문’ 위에 있는 파티마의 손이라는 걸 발견한 것.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에서 투어가이드로 일했던 희주의 설명에 따르면 정의의 문에 얽힌 전설이 있었다. “이슬람교에서는 마호메트의 딸인 파티마의 손이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고 믿어요. 천국의 열쇠와 파티마의 손이 맞닿는 날에 비로소 문이 열리고 성이 무너진다고”라는 희주의 설명은 진우에게 벼락같은 깨달음을 남겼다. 지하 감옥의 끝에서 발견한 ‘master(마스터)의 특수 아이템: 황금 열쇠’는 정의의 문에 파티마의 손과 함께 그려진 ‘열쇠’의 모양과 똑같았고, 그렇다면 사용 방법은 명확했다. 레벨을 100까지 끌어올려 엠마의 오른손, 그러니까 파티마의 손에 황금 열쇠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한편, 엠마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렌즈를 끼고 게임에 접속한 희주는 처음으로 진우가 겪고 있는 고통을 목격했다. 게임 세상에서 만난 진우는 피투성이에 바닥까지 떨어진 생명력으로 겨우겨우 게임을 이어가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세주를 찾기 위해서. “어떻게 이렇게 계속 버터요?”라며 울먹이는 희주에게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면서 위험하니 게임에 접속하지 말라고 다그치는 진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에 완벽하게 이해를 마친 시청자들은 현실과 게임을 넘나드는 공조를 시작한 마법 커플이 마지막 퀘스트를 끝내고 세주를 찾을 수 있기를 뜨겁게 응원하기 시작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13 12:4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