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군사 비밀인 암구호(아군과 적군 식별 단어)를 담보로 군 간부들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은 군사기밀 보호법, 대부업법, 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대부업자 A씨(37)와 대부업체 직원 B씨(27)와 C씨(32)를 구속기소 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군 간부 3명에게 암구호를 담보로 받고 수십만∼수백만 원씩을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군 간부들을 포함해 채무자 41명에게 1억8560만원을 빌려주고 법정이율(연 20%)에 1500배에 달하는 최대 연 3만%의 금리를 적용해 1억여원을 이자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인터넷 도박이나 코인 투자 실패 등으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군 간부들에게 접근해 군사비밀을 담보로 대출을 제안했다. 암구호를 누설한 군 간부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부대에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하고, 채무자의 가족 등을 상대로도 채권을 추심했다. 유출된 것은 암구호만이 아니었다. 피아 식별띠(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띠)나 부대 조직 배치표, 산악 기동훈련 계획서 등 군 내부 자료 사진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 군 간부들은 부동산 같은 담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사채업자들은 간부들의 약점을 잡을 수 있어 대출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이 사건은 군 정보수사기관인 국군 방첩사령부가 암구호를 누설한 육군 대위급 간부를 적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간부는 올해 1월 상황실의 암구호 판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사진을 사채업자에게 보내주고는 2회에 걸쳐 1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방첩사는 수사 과정에서 민간인인 사채업자들이 사건에 대거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북경찰청과 전주지검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검경과 방첩사는 암구호가 채권추심 협박용 외에 반국가단체 등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했지만 현재까지 대공 용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경은 이번에 기소한 대부업자 이외에 해당 대부업체가 일반인에게 빌려준 대출 규모가 6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공범과 불법 추심행위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0-02 14:35:02[파이낸셜뉴스] 최근 군 장교가 군사기밀인 암구호(아군과 적군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사건과 관련해 국군방첩사령부와 민간 검찰·경찰이 군인들의 암구호 누설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암구호가 무단으로 민간에 유출된 사건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3급 비밀인 암구호 유출과 관련해 군검찰이 기소하고 군사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사건은 총 4건으로 나타났다. A상병은 암구호 유출에 따른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소속대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A상병은 지난 2022년 10월 선임병으로부터 '오늘 암구호가 뭐냐'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혼이 났다. 그는 여자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암구호를 기록해 두면 필요할 때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A상병은 총 18회에 걸쳐 7개의 암구호를 여자친구와의 대화방에 기록하는 방법으로 암구호를 누설했다. 재판부는 "암구호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 및 국가 이익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그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라고 지적하면서도 "누설된 암구호가 제3자에게 전파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암구호를 말한 사례들도 확인됐다. B하사는 지난 2022년 2월 상황근무 중 주민신고전화를 통해 자신을 '사단 맛스타 장교'라고 소개한 예비역 하사 C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C씨는 B하사에게 암구호를 물었고, B하사는 불시점검으로 여기고 암구호를 말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D상병은 지난해 8월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 온 통화에서 자신을 '소대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소대장은 공석이었으나, D상병은 별다른 신원확인 없이 암구호를 알려줬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암구호 유출은 군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24 07:02:40[파이낸셜뉴스] 육군 병사들이 카카오톡 단톡방에 암구호를 공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암구호는 3급 비밀이다. 23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도 화천의 모 부대 A일병은 지난 2월 외복 박귀전 동기생활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당일 암구호를 문의했고 동기 1명이 답어를 올렸다. A 일병은 위병소 통과때 암구호 답어를 말하자 이를 수상히 여긴 위병소 근무자가 상부에 보고해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이날 암구호 유출 외에는 다른 보안 유출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대는 '병 휴대전화 사용위반 행위 징계 처리 지시'에 따라 A일병 등 2명에게 근신 15일 처벌을 내렸고 전 장병을 대상으로 보안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2월 28일부터 보안 유출은 강등이나 영창의 징계가 처해지도록 했지만 사건이 규정 개정 전 발생해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0-04-23 14:46:25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3개국 순방 뒷이야기가 대방출됐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방문 뒷이야기를 전했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의 해외순방 행사에는 암구어 같은 행사명이 붙는다"며 "이번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말했다. 대통령 행사 암호명이 공개된 건 매우 이례적이다. 탁 비서관은 "행사명은 대통령의 방문국과 여정을 가리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그래서 사전에 외부로 알려졌을 때 바로 연상이 되지 않도록 지어진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에게 보고를 받는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공군 1호기에서는 이동 중 이런 기내회의가 자주 열린다"며 "서울에서 급한 보고, 또는 일정의 변경이나 수정 등을 보고하거나 대통령의 새로운 지시를 받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의 숨가뿐 정상외교도 소개했다. 탁 비서관은 "이번 G7에서 대통령은 이틀간 3개의 세션에 참석하고, 공식환영식, 만찬, 호주, 영국, EU, 독일과 양자회담을, 프랑스와 약식회담을, UN, 남아공, 미국과는 라운지에서 대화를 나누셨다"며 "사전에 약속된 만남도 있었지만, 즉석에서 '번개'도 있었고 지나치다 우연히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할 장소가 다소 좁고, 분주해서, EU와의 회담은 즉석에서 서로 협의해 테라스로 옮겼다"며 △EU 테라스회담 △남아공 라운지환담 △UN 풀-어사이드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정상외교의 분주한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회의에 임하는 자세도 전했다. 탁 비서관은 "어떤의미에서 정상회담과 회의는 말 그대로 정상들 '만'의 회의"라며 "소인수회담, 확대회담과 달리 부르는 연유가 거기에 있다. 회의를 위한 사전 준비는 외교부 장관부터 청와대 비서관들까지의 일이지만, 일단 회담과 회의가 시작되면, 온전하게 대통령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아무리 의제와 의제의 해석까지 사전에 조율한다고 해도, 말과 말이 오가고 생각과 생각이 서로 만나면 그때부터는 말하는 '대통령'의 숙고와 판단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탁 비서관은 그러면서 "이때, 비서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잠시라도 더 생각하실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 밖에는 없다"며 "모든 상황과 정보를 드리고나서, 결국에는 결정하고, 결정한 내용을 발표하기전에 다시 한번 생각 하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대통령께서 마지막 발표문을 내려놓을때쯤, 말씀드린다. '대통령님 이제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면서 문 대통령이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성과 발표문을 점검하고 있는 사진을 첨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1-06-20 17:54:01[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GUR)이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무선 통신 내용을 감청해 공개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GUR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파일엔 지난 9일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는 북한군이 주고받은 “박독수리 박독수리, 나 돼지 다섯, 수신”이라는 내용으로, 암구호와 함께 교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성 등이 담겨있다. 이어 “뛰어가는 게 아니라 날아갈란다, 기다려라”라는 말과 “사자 사자, 나 물개, 수신” “하나둘 하나둘” 등으로 계속되는 대화 내용과 한 남성이 무언가 지시하면 다른 남성들이 각자 “수신”이라고 외치는 상황이 포착됐다. GUR 측은 이 대화에 관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자세한 상황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군이 ‘수리공’에게 연락해 즉시 기지로 복귀할 것을 명령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투에 참여한다면 그들 또한 정당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GUR은 경고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 자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북한군에 포격, 보병 전술, 참호 제거 등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러시아군과 북한군 병력 총 5만 명이 쿠르스크 주에 집결했고, 며칠 안에 탈환 작전을 개시할 것라고 보도했다. 지난 7일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군 1만~1만1000명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돕기 위해 파병됐으며, 현재 쿠르스크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4 13:51:54'개그콘서트'가 관객들과 함께 일요일 밤 웃음 대통합을 실천했다. 19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 1076회에서는 '금쪽유치원', '니퉁의 인간극장', '알지 맞지' 등 웃음 버튼을 직격하는 다양한 코너들이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즐겁게 했다. '금쪽유치원'에서는 '기쁨이' 홍현호와 '사랑이' 이수경이 재해석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홍현호가 "내가 북한의 전사 현빈"이라고 자기소개를 하자, 한 관객은 '현무암'이라고 소리쳤다. 홍현호는 "현무암? 아주 그냥 다들 신났는데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손예진 역을 맡은 이수경이 북한에 낙하산을 타고 불시착하는 장면을 연기했다. 이수경이 땅에 착지하자 홍현호는 "남한의 공격이 시작됐는데요?"라며 놀라고, 손을 터는 이수경을 보고는 "수령님 오셨습니까?"하고 납작 엎드려 폭소를 유발했다. 관객과의 티키타카도 재미를 더했다. 홍현호는 이수경에게 "내가 기쁨이 하면 사랑이 하는 것이 암구호"라고 가르쳐줬다. 이어 객석으로 내려가 한 관객에게 '기쁨이'하고 암구호를 시도했는데, 관객은 '사랑이' 대신 '머리 커'라고 외쳤다. "기쁨이 머리 커~?"라고 반문하는 홍현호의 당황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빅 재미를 선사했다. '니퉁의 인간극장'에선 치질로 병원에 입원한 '남편' 박형민을 간호하고자 병실을 찾은 '니퉁' 김지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형민은 아프다며 한껏 투정을 부리다가도 미녀 간호사가 등장하자 쌍꺼풀을 만들고, 중후한 목소리를 내 니퉁을 황당하게 했다. 그런데 '시어머니' 김영희도 똑같았다. 김영희는 잘생긴 의사가 등장하자 쌍꺼풀을 만들며 예쁜 척을 했고, 이를 지켜보던 김지영은 두 손을 모으며 "하느님, 이성만 보면 정신 나가는 모자란 모자 올려보내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객석에선 큰소리로 '네'라고 대답했고, 김영희는 "오늘 네 친구들 왔느냐. 대답들을 한다"라고 이야기해 폭소를 자아냈다. 여심 저격 공감 콩트 '알지 맞지'에서는 한강공원에 데이트를 나온 커플 채효령, 김시우를 질투하는 정태호, 남현승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너스레로 가득 찬 두 사람은 여심을 정확하게 짚으며 현장을 찾은 여성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김시우는 데이트 도중 전화를 받았고, 채효령은 토라진 채 집에 가겠다고 했다. 남현승은 "남자가 센스 없다. 데이트 도중에 전화했다"라며 채효령이 토라진 이유를 짐작했다. 하지만 정태호는 "뭘 모르네, 남자가 전화 받다 볼륨 줄였잖아"라며 진짜 여자가 섭섭해하는 이유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정태호는 김밥을 싸 온 채효령이 데이트 도중 집에 가겠다고 말하자 "여자가 김밥 사 온 건데, 남자가 싸 온 거냐고 계속 물어봐서 민망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여심잘알'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 계속 데이트 현장의 불청객으로 난입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밖에 이날 '개그콘서트'에서는 '미운 우리 아빠', '데프콘 어때요', '레이디 액션', '심곡 파출소', '마지막 출근', '그들이 사는 세상', '소통왕 말자 할매'등 가지각색 웃음 코드를 지닌 다채로운 코너들이 시청자들의 월요병 치료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35분 KBS2에서 방송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2 '개그콘서트'
2024-05-20 11:33:46[파이낸셜뉴스] 군 병사의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이 이달부터 전면 허용된 가운데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국방부는 1년여 동안 휴대폰 사용 시범운영을 거쳐 보안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확인했지만 최근 군 기강을 해치는 사례가 잇따라 터져 나오며 반대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박·일탈 악용 사례 꾸준히 보고 6일 한국도박문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도박중독으로 센터에서 상담 등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건 20~30대 남성이다. 이중 대다수가 온라인을 통한 사설 도박 사이트를 경험하며 대부분이 학교와 군대에서 또래집단에게 도박을 처음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를 보낼 수단이 제한적인 군대는 도박이 퍼지기 좋은 환경이다. 적은 금액부터 베팅이 가능한 사설 도박사이트는 짧은 시간에 수천원만 가지고도 참여할 수 있어 장병에게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4월 군이 휴대폰 사용 시범운영을 실시한지 불과 2달여 만에 80여건의 도박문제가 적발된 건 병사들이 도박에 취약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중엔 육군 경기도 모 부대에서 5명의 병사가 도박으로 1억8000만원을 쓴 사례도 포함됐다. 휴대폰 허용으로 빚어지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병사들이 음란한 사진을 공유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지난달 공군 병장이 트위터에 생활관에서 촬영한 음란한 사진을 공유한 사례가 알려지며 비슷한 사례 십 수 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방모바일보안 어플이 카메라 촬영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휴대폰 무단 반입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군사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병사들 사이에선 개인 휴대폰 무단반입이 쉬워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몰래 반입한 휴대폰과 허용된 휴대폰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제도 시범운영 이후 2달여 만에 무단반입이 284건이나 발생했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안 사고는 없다"던 국방부 호언장담에도 병사들이 카카오톡 방에 암구호(야간에 적군과 아군 식별을 위해 정해놓은 암호)를 공유하다 적발된 사례도 보고됐다. 이밖에도 육군 현역병 신분으로 n번방 범행에 가담한 이원호 일병 사례 등 휴대폰을 활용한 범죄행위 가능성 등이 비판의 근거로 활용된다. ■복무여건 개선에 '도움된다' 군은 휴대폰 사용 전면허용이 병영문화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일과 후 생활관과 복지시설 등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해 군사기밀 유출은 피하고 병사에 대한 복지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이 휴대폰 사용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내 폭행은 16%p, 군무이탈은 11%p, 성범죄는 32%p 감소했다. 이밖에도 군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군내 부적응 병사들의 적응도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다수 파악됐다. 병사와 간부, 예비역 등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설문에서도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병사와 간부 모두 시범운영 이후 휴대폰 사용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단절감이 해소돼 장병 스트레스가 줄고 휴대폰을 자기계발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역시 휴대폰 사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방개혁 추진 평가회의에서 "규정 보완과 선제적 예방활동을 통해 (휴대폰 사용 정책이) 정착 단계에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임무 몰입도 증가, 장병 고립감 해소, 사고예방을 위해 인권과 복지 향상 등 복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7-06 15:24:55[파이낸셜뉴스] 홍콩 경찰이 격화되는 시위에 보다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같은 날 열린 홍콩 경찰의 시위 관련 브리핑에서 와이 청 홍콩 경찰청장이 시위 방침을 변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와이 청 경찰청장은 “우리(홍콩 경찰)는 보다 주도적으로 시위에 대응하는 방침을 시행할 것”이라며 “폭력과 불법 행동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이러한 방침이 미래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최근 시위 진압을 위해 퇴직 경찰 1000여명을 추가로 재고용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뿐만 아니라 시위 현장에 직접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복면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정작 홍콩 경찰들이 마스크를 착용해 신분을 확인할 수 없다’라는 질문에는 “경찰 인원들은 조직 내 암구호를 통해 소통한다. 조끼에도 흰색 태그를 통해 신분을 확인한다”라고 답변했다. 또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은 경찰의 언론 취재 탄압과 폭력 행사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브리핑은 기존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홍콩기자협회 및 외신기자협회 등은 "경찰이 기자들의 마스크를 벗길 뿐만 아니라 최루 스프레이와 고무탄 등을 쏴 기자들을 다치게 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 27일 시위 현장에서 마스크를 쓴 기자를 체포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체포된 기자는 경찰의 신분증을 먼저 요구했으나 경찰은 그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해 7시간 동안 구금했다. 또 같은 날 SCMP 기자는 경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루탄에 발 부위를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이에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한 것은 가짜 기자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다. 경찰은 기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9일 논평을 통해 "홍콩 경찰은 지난 몇 주간 심각한 위협을 겪었음에도 시위대에 매우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라며 "스페인 경찰이 카탈루냐 시위대를 대하는 것과 비교하면 홍콩 경찰은 매우 젠틀하다"라며 홍콩 경찰을 옹호했다. #홍콩 경찰 #기자 #시위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2019-10-29 17:18:50최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거동수상자가 발견됐다. 그러나 거수자가 곧바로 도주했고 현재까지 신원을 밝히지 못한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해당 부대 장교가 병사에게 허위자백을 제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군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2분경 2함대 탄약고 근처에서 거수자가 발견됐다. 부대 내 합동생활관 뒤편 이면도로를 따라 병기탄약고 초소방면으로 뛰어오는 거수자가 있어 당시 근무자가 암구호를 확인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다. 거수자는 반대방향으로 랜턴을 2~3회 점등하면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관계자는 "당시 너무 어두워서 거수자의 복장이 사복인지 영내에서 입는 복장인지 정확히 식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초 신고한 초병의 진술에 따르면, 거수자는 모자와 가방을 착용하고 랜턴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초동조치를 하고 작전계통으로 보고했다. 또한 최초 신고한 초병 증언과 주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외부로부터 침투한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내부 부대원 소행으로 추정해 수사로 전환했다. 이어 내부 인원을 대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병장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자수를 했고, 군은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해당 병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 수사당국은 허위자수였던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병장은 직속상관이었던 부서장(소령)의 제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소령이 많은 인원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해 자수를 제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내부에서 용의점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고생하고 있지 않느냐, 누가 (나서서 자수)해주면 상황 종결되고 편하게 될 것 같다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대공혐의점이 낮다고 예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적이 잇따르자 군 관계자는 "대공혐의점이 있다면 눈에 띄게 도로를 따라 뛰거나 랜턴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부대와 경계초소에 있는 CCTV에도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상황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해당 사건 발생과 관련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해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거짓 자수와 관련해 헌병조사 도중 상황이 밝혀졌고, 정황에 대해 합참의장과 장관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에 대공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 상황을 2함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전환함에 따라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위자백과 관련한 조사는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에서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해당 부대의 관련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음을 엄중하게 인식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처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도 12일 오전에 보고를 받고 이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해, 오전 8시 55분경 수사단장 등 8명으로 구성된 현장 수사단을 2함대로 파견해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군은 사건 수사주체를 2함대에서 조사본부로 변경, 이날 오후에는 현장 급파인원을 25명으로 추가해서 정밀 조사에 나섰다. 또한 이날 오후 2시, 허위자수를 제의한 소령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상황 발생 당시에 사건을 안이하게 생각하다가 언론 보도 이후 갑자기 해당 소령을 직무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자 군 관계자는 "해당 소령의 직무를 대체할 수 있는 인원 없었기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 당장 업무에서 배제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북한 목선 사건 발생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처럼 또다시 경계작전에 허술함이 드러나고 내부에서 은폐하려 했던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19-07-12 14:10:59육군은 북한의 지뢰도발 1주기를 하루 앞둔 3일 최전방 1사단의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공개했다. 수색 및 매복 작전을 담당하는 1사단 수색대대원들은 섭씨 31도의 폭염 속에서도 20kg의 군장을 착용하고 불타는 투지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8월 3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 장단면에 위치한 수색대대에 쩌렁쩌렁한 장병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진! 수색 7팀 8명, 8월3일 오전 10시부로 수색작전을 명받았습니다." 정교성 중사를 비롯해 수색7팀 소속의 8명은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훈련에 앞서 대대 본청에서 군장검사를 준비가 완료됐음을 중대장에게 보고했다. 수색대대 소속 각 팀들은 작전 투입 전 2번의 군장검사를 받게 된다. 우선 수색대대 내에서 직속상관인 중대장에게 1차 군장검사를 받은 후, 비무장지대로 투입되는 첫 관문인 ‘통문’앞에서 통문경계를 담당하는 대대장 또는 부대대장에게 2차 군장검사를 받게 된다. 수색7팀 팀장인 정 중사는 지난해 북한군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당시 노련하게 임무를 완수했었다. 이날 훈련에는 지뢰도발 당시 통신관 임무를 수행했던 이형민 하사(중사 진급예정)도 함께 했다. 수색팀원들은 팀장, 통신관, 기관총 사수 등 자신의 임무에 따라 20~30kg의 무거운 전투장비와 휴대장비를 착용한다. 특히 수색팀 최선두의 경계를 담당하는 수색조의 조장은 'PRS-17K'라는 지뢰탐지기를 휴대한다. 이 지뢰탐지기는 휴대상자까지 포함하면 무게가 12kg에 육박한다. 수색조 조장은 간부로 임면되는데 지뢰탐지를 휴대하고 대열의 최선두에 나선다. 수색조장은 가장 먼저 적의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에 간부가 앞장서는 것이다. 수색조장은 팀내에서 유일하게 지뢰덧신을 착용한다. 이는 발목지뢰로 불리는 플라스틱제 M14 대인지뢰나 목제인 북한 지뢰가 지뢰탐지기에 탐지되지 않기 때문에 부상을 줄여주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덧신을 착용하면 이동에 제약이 있어 다른 팀원들보다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수색팀은 통상 팀장을 포함한 지휘조와 선두에서 첨병 역활을 하는 수색조로 나뉜다. 이들의 세부적인 대형과 역할은 작전보안상 철저히 준수해야 할 보안사항이다. 실제로 수색7팀 팀원들은 누가 간부인지 병인지 알 수 없게 계급장과 명찰을 가리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투입한다. 이는 북한군이 주요직위자를 먼저 저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군장검사를 마친 수색팀은 피아식별을 위해 작전 당일의 암구호를 확인한다. 암구어는 통상 한 달 단위로 상급부대로부터 한 달간의 암구호를 전달 받지만, 군사보안 사항이라 이날 훈련은 가상의 암구호로 진행됐다. 오전 11시 군장검사를 꼼꼼히 점검받은 수색팀은 실제 작전상황을 가정한 상황조치 훈련에 돌입했다. 상황조치 훈련은 수색 및 매복 임무간 발생할 수 있는 적 발견, 부상자 발생 상황 등을 상정해서 실시하게 된다. 팀장은 팀원들의 교육에 앞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팀장이 전술에 대한 연구와 사전진행 절차인 워게임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훈련에서는 수색조장 조한결 하사가 가장 먼저 적을 발견하고 손과 팔을 이용한 완수신호로 은밀하면서도 정확하게 상황을 전파했다. 조 하사의 완수신호에 팀원들은 유령처럼 풀숲에 몸을 숨겼다. 팀장의 “좌측 적 발견”이란 명령에 지휘조의 신속한 엄호사격이 시작되고 수색조는 적의 후방을 돌아 은밀히 적을 제압했다. 상황조치 훈련이 끝난 정오 12시 팀원들은 휴식도 없이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1사단 수색7팀의 사격 실력은 남달랐다. 사격통제 명령이 끝나자 2개조로 나뉜 팀원들은 25미터 정도 떨어진 작은 표적을 향해 실전처럼 교대전진으로 기동하면서 지향사격 자세로 가상표적을 제압했다. 수색대대는 최전방 부대의 ‘특수부대’, ‘적지종심부대’라고 불린다. 적과 가장 가까이 때론 적지 중심에서 아군의 눈과 귀가 돼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무에 집중하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라', '현장에서 격멸하고 작전을 종결하라' 등의 임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를 강인하게 단련시키고 있었다. 비무장지대 투입전 훈련을 마친 수색팀원들은 오후 1시즘 비무장지대의 관문인 통문을 향했다. 수색7팀은 통문 앞에서 2차 군장검사를 마치자 굳건히 닫힌 철문인 통문이 열리자 전술적 대형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로 향했다. 통문에서 군사분계선까지의 거리는 불과 2km 남짓이다. 이날 수색 7팀이 투임된 통문은 지난해 지뢰도발 사건이 발생한 추진철책에서 가장 가까운 통문으로 통문을 통과하는 수색7팀의 뒷모습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수색팀원들은 이곳을 "전장으로 나가는 첫 관문"이라고 불렀다. 팀장인 정 중사는 통문 앞에서 "작년 8월4일 (지뢰도발 사건으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하재헌 중사(진급예정)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내 앞으로 적이 온다면 백 배, 천 배 갚아주겠다"며 전투혼을 불태웠다. 군 당국이 최전방 수색대대의 작전훈련 과정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지뢰도발 1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 장병들은 매일 실전과 같은 훈련을 진행해 완벽한 작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군의 강한 도발 분쇄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북한군의 목함 지뢰도발 이후 1사단 장병들은 분한 마음을 달래며 이를 갈고 있었다. 1사단은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과 함께 적이 숨어들 수 없도록 철책 인근 수목을 제거했다. 또한 감시 장비 등을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정찰·수색·매복 작전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2016-08-03 18:5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