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국제유가 하방압력이 우세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화석연료 규제 완화 등 조 바이든 행정부와 상반된 에너지 정책이 추진돼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과 시장평가’에 따르면 향후 4년간 국제유가의 하방압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화석연료 중심의 전통 에너지 산업을 적극 지지하는 등 현 바이든 행정부와 상반되는 에너지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정부에서도 화석 연료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당시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으로 부상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집권 1기와 비교할 때 더 강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선거 기간 중 제조업 부흥과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화석연료 △재생에너지 △기후협약·환경 규제 △전기·전력 등 4가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재편할 것으로 예고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 공유지에서의 시추를 허용하고 알래스카 북극 보호지역에서의 시추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석유 증산 등을 위한 파이프라인, 수출터미널 등 인프라도 확대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단된 북미 최대 송유관 사업(키스톤 XL)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키스톤 XL은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미국 텍사스주를 연결하는 총 길이 8000km 송유관으로 미국의 안정적 원유공급을 위한 약 9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오정석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생산 확대에 우호적인 정책 방향에 힘입어 하방압력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 등이 뒤따를 경우 하방압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공급 우위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원유 수요를 하루 164만배럴에서 154만배럴로 낮췄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처 중 하나인 중국이 내수 부진에 예상보다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OPEC은 중국의 원유 수요를 당초 하루 41만배럴에서 31만배럴로 낮췄다. 시장에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인해 국제유가의 하방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정KPMG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 규제를 강화했던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파리 기후협약 재탈퇴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며 "석유 및 가스 시추 등 에너지 생산 규제 철폐 및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한 전통 화석연료와 원자력 등 미국 내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트럼프 2기의 성격과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화석연료 신규 시추 및 생산을 위한 연방정부 소유 공공부지 임대 확대 등의 정책이 실행되면 최근 들어 주춤했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재차 늘림으로써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를 이끌어줄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 트럼프 행정부 집권 1기 당시 화석연료 시추와 관련된 규제 완화로 미국 원유 생산량 빠르게 증가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14 14:47:10【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결정되면서,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미중 무역전쟁 고조와 투자 및 기술 수출 제한 강화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중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중국산 수입품 60% 관세 부과" 공약은 '첫 단계'이고, 무역을 비롯해 전방위적인 압박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을 세계 경제와 분리시키는 '디커플링' 조치를 더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소재 및 관련 자원에 대한 접근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 우선주의와 강화된 보호무역주의의 정책 기조 속에서 미국산 농수산물 등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갈륨과 게르마늄, 흑연 및 희토류 등 주요 광물 공급 중단 및 제한, 국채 등 미국 자산 매각 확대 등의 조처를 통해 미국에 맞서면서 압박 정책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 위안화 통화 약세 유지, 수출업체에 대한 세금 환급 및 보조금 지급 확대, 이자율 인하 등도 국내 경제의 충격을 완화시킬 카드들이다. 제3세계 및 '일대일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공급망 유지 등도 대응 방안 중의 하나로 추진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세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자산운용사 스위스은행연합(UBS)는 최근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60%로 올리면, 향후 1년 동안 중국 성장률이 2.5%p 낮아질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신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일괄 60% 관세 부과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의 수출이 8.3% 감소하며 수출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수요 부진과 인프라투자 부진 등 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에 희망을 걸고 있는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 남미 등 비서구권 국가들에 대한 수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그럼에도 이익률 10% 미만인 중국의 대다수 기업들이 미국이 부과하는 60% 관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4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는 국무원의 주요 경기 부양 정책 등 향후 경제 정책에 대해 추인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들을 통과시킬 예정인데 부양 폭을 더 넓힐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진영이 미중 관계를 제로섬 게임의 관계로 냉전에 접어들었다고 규정하고, 강력한 힘을 통한 제압 및 '중국의 굴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전략적인 타협 방안 도출에도 부심해 왔다. 또 기술력 확보를 위한 다변화 정책과 연구개발 강화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후보 진영도 미중 기술패권 전쟁의 승리를 통한 대중국 압박을 중요 정책으로 제시해 왔다. 전략적으로 중국은 트럼프 후보가 러시아, 북한과 직접 협상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진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면 중국으로서는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가 그만큼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 관계보다 미국 국익 우선의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경우, 미국과 유럽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중국의 대 유럽 정책에서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트럼트 후보는 그동안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 강화 등을 밝힌 바 있지만, 대만 방위에 대한 회의를 표명하기도 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중미 관계의 불안정성을 더 흔들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앞으로도 요동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1-07 14:17:14[파이낸셜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법관들에게 "권력이나 여론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일방의 칭찬과 비방에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4일 대법원 본관에서 진행된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국민이 법관에게 부여한 막중한 사명을 완수하는 길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법관의 판단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신의성실하고 겸손한 품행을 갖춰야 한다"며 "공적인 영역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도 항상 스스로를 삼가며 언행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때로는 견디기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힘든 만큼 새로운 힘이 생기고,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보람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사법부의 기둥이고 역사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 법관은 법조경력 5년 이상을 갖춘 111명이다. 29세부터 47세까지, 남성 57명, 여성 54명이 임명됐다. 출신 직역별로 살펴보면 검사 14명, 법무법인 등 변호사 60명, 사내변호사 10명, 국선전담변호사 8명, 국가·공공기관 등 18명, 재판연구원 1명 등이다. 대형로펌에서 김앤장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 4명, 태평양·율촌·대륙아주가 각 3명, 광장·세종·바른·동인이 각 2명을 배출했다. 법조경력 기간은 5년 이상 7년 미만이 84명으로 가장 많았고, 7년 이상 10년 미만이 24명, 10년 이상이 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임용된 신임 법관들은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뒤, 내년 2월 24일 각급 법원에 배치될 예정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0-04 16:30:34[파이낸셜뉴스] KB금융지주의 유상증자로 KB부동산신탁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2일 보고서를 통해 "KB금융지주의 주주배정 방식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KB금융지주 신용도에는 제한적"이라면서도 "KB부동산신탁 신용도에는 하향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9월 27일 KB부동산신탁에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짐에 따라 최대주주인 KB금융지주(지분율 100%)의 지분율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윤기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확충을 통해 KB부동산신탁의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차입형 토지신탁 및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의 자금 소요에 대응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유증을 통해 KB부동산신탁의 자본적정성 및 시장지위가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손실이 지속중이고 신탁계정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하향압력이 완화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KB부동산신탁의 자기자본 규모는 3502억원이었으나, 유상증자 이후 5002억원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27.9%에서 159.5%로 개선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자기자본 규모로 KB부동산신탁은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8위에 해당했지만, 유상증자 대금 1500억원을 단순 합산할 경우 시장지위는 4위로 상승하게 된다. 윤 연구원은 "자본력에 기반한 위험인수 능력이 곧 시장지위로 직결되는 부동산신탁업의 특성상 이번 유상증자는 사업 및 재무위험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0-01 15:38:54[파이낸셜뉴스] 세계 경제가 1920년대 대공황과 비슷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출신인 라가르드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한 IMF 연차총회 연설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세계 경제가 ‘경제적 국수주의,’ 세계 교역 붕괴 등 1920년대 대공황을 야기한 것과 비견할 만한 압력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우리는 1920년대 이후 최악의 팬데믹을 겪었고, 1940년대 이후 유럽에서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으며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쇼크를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의 발언은 1918년 발발한 스페인 독감, 1939년 시작한 2차 세계대전, 1970년대 오일쇼크를 각각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공급망 차질과 겹치면서 세계 경제 활동을 항구적으로 변화시켜왔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1920년대와 2020년대라는 ‘두 20년대’는 여러모로 닮을 꼴이라면서 두 20년대는 ‘세계 교역 통합 후퇴’와 기술 발전이라는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연한 통화정책을 통해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했다. 라가르드는 1920년대에는 금본위제를 고집하면서 통화정책이 주요 경제국들을 디플레이션(물가하락)과 은행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우리는 우리 선조들에 비해 이런 구조적인 변화들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는 지금 중앙은행들의 물가안정 수단들은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신속하게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상생활 복귀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빚은 인플레이션이 각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는 것이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10월 10.6%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달 3년 만에 가장 낮은 2.2%까지 하락했다. 그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극도의 스트레스 테스트’ 같은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아직은 안도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화 후퇴 가능성, 부분적인 글로벌 공급망 분화, 구글 같은 빅테크들의 시장 영향력, 급속한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등이 모두 중앙은행들의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통화정책 담당자들에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면서 “이런 불확실성을 더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21 03:46:25【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이 한국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 통제를 압박한 것과 관련, 중국 정부 입장을 반영하는 관영 매체가 "미국 압력에 굴복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HBM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이날 사설에서 "양국(한국과 중국) 간 경제적 보완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 수출 제한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추진의 인질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면서 "미국의 악의적인 반도체 전쟁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윈·윈 로드맵을 모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압력에 저항해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 협력을 계속 심화할 수 있는지는 한국의 지혜를 시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요한 생산기지이자 판매시장으로, 일부 통계를 인용해 한국 반도체 수출 가운데 약 40%가 중국으로 향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설명했다. 앞서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0일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면서 "그(HBM)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HBM의 중국 수출 통제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치 엘리트들은 한국 HBM이 특정 국가, 미국과 동맹국에만 판매되기를 원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반도체 수출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수출 제한이 HBM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는 공급과 수요 상황에 충격을 줌으로써 한국 HBM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출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직접적인 결과는 한국 반도체 회사가 HBM 관련 사업에서 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한국 기업은 지난 10년간 HBM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미국이 전략적 이기심을 위해 한국 기업에 매출과 이익을 희생하도록 강요한다면 한국 기업에서 직접 돈을 훔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3 11:08:53다음달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3대 채권지수인 WGBI는 연기금을 비롯한 초우량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며, 추종하는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자본시장은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한수 연구위원은 "WGBI의 대표성과 추종자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국채의 편입은 자본유입 확대와 함께 대외신인도 제고를 통한 이른바 '원화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WGBI 편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패시브펀드 등을 통한 자본 유입이다. 특정 벤치마크지수 추종을 명시화하고 있는 패시브펀드 등은 지수 편입과 동시에 편입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진행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WGBI에 편입된 신흥국그룹의 비은행부문 외국인 투자자금 비중은 약 24%로, 2010년 대비 약 10%p 확대됐다. 2019년 기준 주요 신흥국 국채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의 약 40%가 주요 글로벌 채권지수 추종자금으로 추정된다. 편입이 결정되면 실제 지수 편입까지 6~12개월 시차를 두고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국내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결과 채권금리 하락과 원화강세가 나타나고, 이는 코스피지수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예산 수요가 늘어나는 재정 운용에도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따른 국채금리 하락은 금융기관의 재무제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수 편입이 국내 기업 등에는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지수 편입에 다른 실물경제 부문의 영향은 국내 기업의 성격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절상 압력 확대는 수출기업의 경쟁력 하락 등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21 18:24:41[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세사기에 따른 아파트 선호와 집값 상승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 4년을 맞은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까지 가세해 향후 오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전세 가격은 잇따라 신고가를 썼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5월 1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전용면적 83㎡도 올해 4월 10억25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해 최고가를 다시 썼다. 부동산R114가 집계 기준으로도 주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8월16일 기준)에 0.02% 상승해 전주(8월9일) 0.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하반기 들어 전셋값 상승폭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7월 첫주(7월5일) 0.01% 상승한 데서 7월 둘째주(7월12일) 0.03%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같은달 셋째주(7월19일)와 넷째주(7월26일)에도 각각 0.04%, 0.05%로 상승했다.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도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58.5%에서 6월 58.8%로 커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금액은 올해 3월 5억3804만원에서 4월 5억5295만원으로 상승했고 5월에는 5억5659만원으로 더 올랐다. 6월에는 5억6633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그동안 임대차2법에 눌려 있던 전세 가격이 튀어 오를 수 있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 8월에 시행된 임대차2법은 2년 계약만료되는 전세계약을 1차례 더 연장해 4년간 거주할 수 있다. 이달까지 임대차2법에 따라 4년 전세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시세를 반영해 4년치만큼 올라간 가격으로 새 전세물량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빌라 전세사기 이후 아파트 전세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2법이 시행되면서 세입자들의 거주권이 한층 강화되고 임대료 부담도 줄었다"며 "그러나 이런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세입자들이 재계약에 나서면서 전세 유통 매물이 줄었고 집주인도 4년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리게 돼 전세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전셋값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사기 등으로 비아파트 기피현상이 심화돼 아파트로 수요가 쏠려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은 전세가격 안정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8-16 13:23:25[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참패하면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치헌금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분기(4~6월) 트럼프 선거 진영이 4억3120만달러(약 5990억원)를 거둬 친바이든 단체들이 바이든 대통령 캠페인에 제공한 3억3240달러(약 4618억원)보다 9890만달러(약 1374억원)를 더 추가로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분기 동안 친트럼프 단체들은 1·4분기에 비해 3배 많은 금액을 기부했으며 2020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해 모금액이 2배 더 많았다. 특히 지난 5월30일 성인 배우 성추문 입막음 관련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부가 급증한 것으로 FT는 자체 분석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치헌금은 지난 6월27일 대선 후보 TV토론회로 그의 나이와 인지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줄어들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민주당 기부 큰 손들이 바이든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라고 압박하면서 선거자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초조감도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6월말 기준으로 바이든 진영이 확보한 총 모금액이 2억8100만달러(약 3904억원), 트럼프 진영은 3억3620만달러(약 4670억원)로 조사됐다. 트럼프 진영은 앞으로 8월까지 정치광고에서도 바이든 진영보다 더 많이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22 00:10:30[파이낸셜뉴스] 올해 한국 기업들의 산업별 신용도 흐름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향후 12개월간 반도체·자동차 섹터의 견고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화학·전기차 배터리·철강의 신용도는 하향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준홍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 상무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가 개최한 S&P 초청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적정성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간 차별화는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상무는 올해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강하게 반등하는 반도체·자동차·유틸리티 부문의 수익성이 약한 성과를 내고 있는 화학·철강·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더 많이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캐파 확장 때문에 올해 한국 기업들의 부채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S&P는 전날 '이득 이전의 고통(The Pain Before The Gai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도 "수출 중심의 중간 규모 시장에 기반을 둔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상무는 "성장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분위기가 한국 기업 부문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추이가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의 리스크 익스포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화학·철강 기업들이 신용도 하향 압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발 공급과잉이다. 중국이 대규모 증설로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기업과 경쟁구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등 정유사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력 확대와 중동 지역의 증설도 신용도 하향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혔다. 배터리 산업도 신용도 리스크가 커졌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투자 확장 속에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S&P는 지난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로 하향 조정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섹터는 실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신용도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반등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균형 잡힌 제품 믹스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한편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신용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와 SK E&S는 크게 문제 없겠지만 SK이노베이션은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박 상무는 "SK온의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공장 가동률이 낮은 데다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도 쉽지 않다. 미국 투자도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7-12 22:4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