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로 K-조선 먹거리 발굴이 급물살을 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후폭풍도 신중히 짚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양국 협력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분야에서 윤 대통령과 좀 더 이야기를 하길 원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당선하며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과 방산협력 강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왔던 녹색전환 정책들을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조선업에서는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 증가와 연결돼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유조선 수요 증가를 촉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방산 측면에서는 중국과 대결 강화로 해군력 증강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군 함정들의 정비·수리·운영(MRO) 시장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책들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보편관세는 해상 물동량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모든 수입상품에 최대 20%의 보편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중국 상품들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번 의지를 밝혀왔다. 현실화될 경우 타국들 역시 이에 상응하는 관세정책 도입이 불가피해 교역량 감소에 따른 해상물동량 감소로 이어져 결국 상선 수요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정책 후퇴도 부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약 재탈퇴를 공언해 왔다. 주요 선진국들과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친환경 정책들이 도입되며 한국 조선사들은 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 선박에서 중국을 압도할 수 있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 환경정책이 후퇴할 경우 한국의 이러한 경쟁우위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들이 한국 조선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1-08 06:16:07[파이낸셜뉴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철회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사안이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며 두산로보틱스가 모회사가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모회사 로보틱스? 소액주주에도 기회"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철회를 결정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분할 이후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은 그대로 진행하게 된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뀌는 이벤트로 전환됐으며 최대주주 변경 외의 다른 변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되면 소액 주주들에게도 기회가 열릴 거란 주장도 나온다. 상장폐지를 면한 두산밥캣에 대해 최대주주인 두산로보틱스의 고배당 유인이 큰 것은 일반주주들에게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다. 정 연구원은 "최대주주가 되는 로보틱스가 충분한 매출이 부재한 상황에서 연구개발(R&D)·설비투자(캐펙스·CAPEX) 욕구가 크고,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에 이관되는 차입금 7177억원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견조한 현금흐름을 지닌 밥캣으로부터 고배당을 수취할 동기가 크다"라고 분석하며 이는 (밥캣) 소액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 가만 있을까그러나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사업 측면에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시너지가 발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와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규모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이한결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분할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자회사였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인적분할 반대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주주들의 동의 중요한 셈이다. 정동익 연구원은 "시장 하락과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로 대상 기업들의 주가가 매수청구가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최근 SK그룹 사례에서 보듯 소액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인위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부정적 기류도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환경 안 좋고 오버행 이슈도 시장 환경도 좋지 않다. 고금리 장기화와 강달러 지속에 따른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으로 건설장비의 수요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세가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한결 연구원은 "흡수합병 공시가 나온 지난달 11일 이후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실망감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두산밥캣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으로 목표주가는 6만6000원으로 내린다"고 말했다. 또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존재한다. 정동익 연구원은 "로보틱스가 향후 밥캣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경우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8-30 15:31:14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한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대중국 수입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의 수출 전선에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등 중국발 공급과잉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돼 국내 제조업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내수시장 침체로 공급초과 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 산업계가 '저가 수출 전략'을 취하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은 세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산업계는 철강·화학 등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신산업 분야에서 최대 생산 능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무협의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95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으나, 판매량은 841만대에 그쳤다. 113만대 초과공급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수출 밀어내기'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2만대에 불과했던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120만대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022년에 종료됨에 따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이 남아있는 국가에 공장 건설을 착수하는 한편, 수출을 통해 자국 전기차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이미 시장 수요를 초과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만으로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중형 전기차 156만대의 배터리가 남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EU 등 주요국은 중국의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조치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전통적 무역 구제 조치와 더불어 무역 확장법 232조 및 통상법 301조 조치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목하며, 전기차·태양광·풍력터빈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칠레·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국들도 수입 규제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며 중국산 공급 과잉 대응에 나섰다. 무협은 중국의 공급 과잉과 주요국의 대응 조치가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EU의 대중국 관세정책으로 인해 일부 산업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배터리·태양광·석유화학 분야의 시장확대 기회가 예상되며, EU 내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위축되면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중국 저가 상품 공급과잉 지속과 주요국의 무역장벽 대응은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우리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규제망이 커질 때의 얘기다. 중국산을 잡겠다고 하다가 다른 국가 제품까지 규제망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추가적인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고 다른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자국산업 보호조치를 취할 경우 글로벌 무역환경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21 18:28:56[파이낸셜뉴스]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한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대중국 수입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의 수출 전선에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등 중국발 공급과잉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돼 국내 제조업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내수시장 침체로 공급초과 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 산업계가 '저가 수출 전략'을 취하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은 세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산업계는 철강·화학 등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신산업 분야에서 최대 생산 능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무협의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95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으나, 판매량은 841만대에 그쳤다. 113만대 초과공급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수출 밀어내기'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2만대에 불과했던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120만대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022년에 종료됨에 따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이 남아있는 국가에 공장 건설을 착수하는 한편, 수출을 통해 자국 전기차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이미 시장 수요를 초과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만으로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중형 전기차 156만대의 배터리가 남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EU 등 주요국은 중국의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조치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전통적 무역 구제 조치와 더불어 무역 확장법 232조 및 통상법 301조 조치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목하며, 전기차·태양광·풍력터빈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칠레·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국들도 수입 규제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며 중국산 공급 과잉 대응에 나섰다. 무협은 중국의 공급 과잉과 주요국의 대응 조치가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EU의 대중국 관세정책으로 인해 일부 산업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배터리·태양광·석유화학 분야의 시장확대 기회가 예상되며, EU 내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위축되면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중국 저가 상품 공급과잉 지속과 주요국의 무역장벽 대응은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우리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규제망이 커질 때의 얘기다. 중국산을 잡겠다고 하다가 다른 국가 제품까지 규제망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추가적인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고 다른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자국산업 보호조치를 취할 경우 글로벌 무역환경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21 16:30:37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 전망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꺾이지 않을 것이란 비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상품 가격 가파르게 상승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더푸어스(S&P)골드만삭스상품가격지수(GSCI)가 올해 11% 상승해 뉴욕증시의 S&P500지수 상승률 9.2%를 추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S&P GSCI는 석유, 금과 구리 등 금속, 곡물, 코코아, 커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품 가운데 구리와 석유는 올들어 각각 10%, 16% 상승했고, 금은 이날도 다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온스당 2343.50달러까지 올랐다. 올들어 금 가격은 14% 뛰었다. 상품 가격은 부침을 겪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천정부지로 치솟던 석유, 천연가스, 곡물, 금속 가격은 그 해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1년 반을 하락했다. 미 경기둔화 전망, 급격한 금리인상, 중국 경제 둔화 등이 상품가격 하락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 경제는 침체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성장을 지속하는 골디락스 흐름이 지속됐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실시간 국내총생산(GDP) 추계치인 GDP나우는 1·4분기 미 실질 GDP 성장률을 0.5%p 높인 2.8%로 상향조정했다. 유가는 9일 배럴당 90달러 선 밑으로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시설 공격,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여파 속에 뛰고 있다. ■미·중 제조업지수 상승 경기회복 기대애널리스트들은 상품 가격 상승세가 경제성장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수요 확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미·중 양국 제조업 지수 상승세가 시장에 새로운 매수 모멘텀을 불어넣었다. 3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7.8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48.5도 웃도는 수준이다. 17개월만에 '확장'으로 전환됐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7 상승한 50.8을 기록,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또 3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1.1을 기록, 지난해 2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도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은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호주 맥쿼리그룹 상품전략팀은 보고서에서 실질소득 성장세에 다시 가속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전세계 재화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상품 가격이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 금리인하 궤도 탈선원자재 가격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계획이 궤도를 이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미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의 입에서 '연내 금리인하 불필요론'이 나오는 가운데 더 강경한 입장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5일 올해 금리인하는 고사하고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상품·파생상품리서치 책임자 프란시스코 블랑슈는 "상품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방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한가지 요소"라고 말했다. 상품 가격 반등은 당장은 아니어도 서서히 인플레이션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다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10 19:12:49[파이낸셜뉴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 전망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꺾이지 않을 것이란 비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상품 가격 가파르게 상승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더푸어스(S&P)골드만삭스상품가격지수(GSCI)가 올해 11% 상승해 뉴욕증시의 S&P500지수 상승률 9.2%를 추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S&P GSCI는 석유, 금과 구리 등 금속, 곡물, 코코아, 커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품 가운데 구리와 석유는 올들어 각각 10%, 16% 상승했고, 금은 이날도 다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온스당 2343.50달러까지 올랐다. 올들어 금 가격은 14% 뛰었다. 상품 가격은 부침을 겪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천정부지로 치솟던 석유, 천연가스, 곡물, 금속 가격은 그 해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1년 반을 하락했다. 미 경기둔화 전망, 급격한 금리인상, 중국 경제 둔화 등이 상품가격 하락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 경제는 침체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성장을 지속하는 골디락스 흐름이 지속됐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실시간 국내총생산(GDP) 추계치인 GDP나우는 1·4분기 미 실질 GDP 성장률을 0.5%p 높인 2.8%로 상향조정했다. 유가는 9일 배럴당 90달러 선 밑으로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시설 공격,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여파 속에 뛰고 있다. 미·중 제조업지수 상승, 경기회복 기대 애널리스트들은 상품 가격 상승세가 경제성장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수요 확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미·중 양국 제조업 지수 상승세가 시장에 새로운 매수 모멘텀을 불어넣었다. 3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7.8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48.5도 웃도는 수준이다. 17개월만에 '확장'으로 전환됐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7 상승한 50.8을 기록,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또 3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1.1을 기록, 지난해 2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도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은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호주 맥쿼리그룹 상품전략팀은 보고서에서 실질소득 성장세에 다시 가속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전세계 재화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상품 가격이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 금리인하 궤도 탈선 원자재 가격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계획이 궤도를 이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미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의 입에서 '연내 금리인하 불필요론'이 나오는 가운데 더 강경한 입장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5일 올해 금리인하는 고사하고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상품·파생상품리서치 책임자 프란시스코 블랑슈는 "상품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방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한가지 요소"라고 말했다. 상품 가격 반등은 당장은 아니어도 서서히 인플레이션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다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10 07:44:11[파이낸셜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디지털 화폐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며 "시스템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제통화기금(IMF) 국제 콘퍼런스 인사말에서 "디지털 화폐는 금융·통화체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글로벌 위기 대응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디지털 화폐의 장점으로 빠른 결제와 청산, 일자리 창출 가능성 등을 꼽았다. 하지만 기존 통화정책의 유효성 저해, 불법 자금세탁 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추 부총리는 "이런 우려에도 불구 디지털 화폐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며 "적합한 규율의 틀 안에서 디지털 혁신을 수용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정책과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화폐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플랫폼의 신뢰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15일까지 '디지털 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을 주제로 개최된다 디지털 화폐의 미래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추진전략 등이 논의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12-14 10:59:56[파이낸셜뉴스] 배우 유아인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튜버 양날(양승진씨)이 자신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양날은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라며 "저는 도피를 위해 해외에 나와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날은 해외에 나간 이유에 대해 "지난해 무용단 활동을 멈추게 됐고, 이곳에서의 무용 워크숍과 유튜브의 새로운 시도, 안무 작업의 리서치를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사도 받아본 적 없는 제가 해외에 출국했다는 사실만으로 피의자가 되고 범죄자 취급을 받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당혹스럽고 저 역시 해당 내용들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라고 했다. 양날은 유아인이 자신의 해외 도피를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 부인했다. 그는 “저는 제가 연루됐다는 사건을 겪고 있는 친한 형(유아인)과 연락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형에게 어떠한 금전적 지원이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상식적으로 그 형이 저를 도피시켜서 취할 이득이 없지 않겠냐. 그 형이 저의 도피를 돕고 있다는 이야기가 터무니없다는 생각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일과 관련해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 저도 이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사실과 다른 기사들과 그와 관련해 쏟아지는 많은 사람들의 부당한 의심들로 저는 심적으로 너무 괴로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양날은 유튜브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당초 유아인 사건의 참고인이었던 양날은 지난 4월 경찰 조사를 앞둔 상태에서 조사에 불응하고 해외로 출국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유아인이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지인을 통해 양날에게 돈을 건네서 도피를 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양날이 자금을 송금 받은 뒤 지난달 프랑스로 출국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유아인과 그의 주변인 8명, 의료 관계자 12명 등 총 21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12 07:14:28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도 보안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를 접목한 보안기술을 준비 중인가 하면 AI를 토대로 한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보안체계 구축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처럼 문장과 영상을 만드는 생성형 AI는 편리성 때문에 이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보안 시장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챗GPT를 활용해 보안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공격할 수 있는 코드 작성까지 가능해졌다. 보안업계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이자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등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 셈이어서 관련 대응에 나섰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챗GPT와 연계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AI의 분석을 제공하는 AI 탐지모델 서비스 '이글루XAI'(가칭)를 개발했다. 현재 일부 보안관제 사이트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 중이며 오는 7월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글루XAI는 △AI가 어떤 기준에 따라 특정 행위를 이상·정상으로 탐지했는지를 알려주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 △기존 콘텐츠에 대한 학습을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정상 AI 서비스를 악용한 우회공격, 적대적 공격 등에 대한 방어방법 등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에 강점을 둔 파수는 챗GPT 흥행에 맞춰 기업용 AI 서비스인 'F-PAAS'(가칭)를 내년 초 출시하고 기존 DRM 기술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챗GPT로 인해 기업기밀 유출 등의 문제가 떠오르면서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수 조규곤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파수는 기업환경에서 쓸 수 있는 언어모델을 만들고 각 개별 기업이 필요한 지식을 그 위에 얹으려고 한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성형AI를 활용해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면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등의 문제가 생겼는데, 저작권법이 개정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다"며 기존 DRM 솔루션과 문서관리 플랫폼 '랩소디'의 고도화 계획을 밝혔다. 네트워크 접근제어 솔루션(NAC) 부문을 앞세운 지니언스의 행보도 주목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니언스에 대해 "안정적인 NAC 사업 속에서 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 시장 확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로 트러스트란 '아무것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이버보안 모델을 의미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3-05-16 18:20:25[파이낸셜뉴스] 지금 반도체는 석유와 똑 같다? 자동차혁명, 전기혁명시대에는 석유가 모든 것이지만 4차산업혁명에는 데이터를 만드는 반도체가 석유다. 예전에는 석유를 장악하는 자 세계를 지배했지만 이제 4차산업 혁명에서는 반도체를 장악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금 반도체는 석유와 같다. 작은 공급과잉에도 가격이 폭락하고 작은 공급부족에도 가격이 폭등한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자율을 핑계로 2022년 10월이후 세계원유소비량의 3.7%인 366만배럴을 감산하자 유가가 급등했다. 물가안정이 급선무인 미국은 당황해하고 있고, 경기가 하강에 들어간 전세계 석유소비국들은 걱정이 크다. 지금 석유시장에서 더 이상 미국의 영향력이 먹히지 않는다. 셰일 석유를 생산하는 미국은 중동과 석유를 놓고 한판 싸움을 벌이는 오일의 경쟁자이지 더 이상 중동사막의 낙타몰이, 석유꾼의 키다리 아저씨가 아니다. 그래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뭐라고 해도 중동의 맹주 사우디는 제갈 길 간다. 세계에너지 가격은 지금 미국이 아니라 사우디와 막가파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러시아가 쥐고 있다. OPEC의 반란에 유가가 춤추고, 러시아의 전비충당에 독일, 인도, 중국의 석유천연가스 수입이 춤춘다. 석유에서 지금 미국은 예전의 그 무소불위의 미국이 아니다. 중동과 중남미의 독재자들에게 끌려다니는 약해진 패권국의 모습이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에 유럽국가들은 대놓고 중국과 거래하고 있다. 2022년11월에는 독일의 슐츠총리가, 2023년3월에는 스페인 산체스총리가 4월에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경제교류를 확대한다. 경제가 어려운 유럽국가들에겐 더이상 미국의 말 빨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반도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은 지금 기술은 최강이지만 생산기술이 없어 대만과 한국을 “반도체 양자(養子)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석유가격은 미국이 아니라 사우디와 러시아가 쥐고 있듯이 지금 첨단반도체의 생산은 대만과 한국이 쥐고 있다. 중국, 미국의 반도체기술 봉쇄에 '마이크론 보안 조사'로 소심한 반항? 반도체경기 바닥론에다 대화형 AI(인공지능) 챗GPT로 인한 반도체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잘나가던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Micron Tech)사의 주가가 속락했다. 이유는 중국의 소심한 복수 때문이다. 중국이 통신장비에서 미국에 당한 것을 그대로 미국의 마이크론사에 적용한 것이다 중국의 사이버보안국(CAC)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에 대한 사이버보안심사를 요구하는 공지를 발표했다. CAC는 핵심 정보 인프라 공급망의 보안을 보장하고, 숨겨진 제품 문제로 인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을 방지하고 국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보안법(国家安全法 )" 및 "네트워크 보안법(网络安全法 )"에 근거해 '네트워크보안심사법(网络安全审查办法 )'에 따라 중국에서 Micron이 판매한 제품의 사이버 보안 검사를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중국 CAC의 마이크론 보안심사 공고문> 이는 미국이 중국 화웨이의 5G통신장비가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한 데이터 유출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하는 명분으로 미국에서 중국산 통신장비를 퇴출시킨 것과 같은 명분이고 형식도 판박이다. 마이크론의 중국 고객사 매출은 2022회계연도 기준 10.7%(2021회계연도 기준 8.8%)를 차지했는데 만약 화웨이의 사례와 같은 조치를 중국이 한다고 하면 마이크론은 매출과 이익손실이 불가피하다. Longsys 및 BIWIN과 같은 중국내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와 스토리지업체의 마이크론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대신 삼성과 하이닉스, 그리고 중국의 양쯔메모리(长江存储)와 창신메모리 (长鑫存储)는 반대급부를 누릴 수혜자다 중국이 미국의 대표적인 메모리회사인 마이크론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미국의 대중국 첨단반도체장비 공급 봉쇄의 배후에 마이크론이 있다고 본 것이다. 2022년 10월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수출통제 규정을 발표하여 128단 이상 NAND 및 18nm 이하 DRAM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관련 장비의 중국 판매를 제한했다. 이는 중국의 양대 메모리업체인 양쯔메모리와 창신메모리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의 기술 업그레이드 및 용량 확장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공장이 있는 삼성 및 SK 하이닉스의 기술 업그레이드 및 생산능력 확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둘째, 2018년 마이크론과 중국 DRAM 제조사 푸젠진화(Fujian Jinhua) 간의 기술특허 분쟁이 미국 정부에 의해 갑자기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수준으로 제기되면서 푸젠진화는 미국의 직접 제재 기업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로 인해 건설 중이던 푸젠진화 공장은 장비구입이 불가해지면서 공장이 폐쇄되었다. 셋째, 마이크론의 미국정부에 대한 대중국 제재 로비다. Jiwei(集微)사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Micron은 미국 정부에 대한 로비 활동을 매년 증가시켜 5년 동안 954만 달러를 지출했다. 주요 목적은 중국의 메모리반도체제조 산업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5년 동안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 부처에 170건 이상의 로비 활동을 했는데, 이중 대중국 관련 로비가 무려 67%에 달했다. 마이크론은 중국 본토에 R&D(연구·개발) 센터(약 150명 규모의 상하이 R&D 센터가 작년 초 해체)나 웨이퍼 제조 공장은 없고 시안에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만 있다. 마이크론 시안공장은 2006년에 설립되었으며 시안 첨단 산업 개발구에 위치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글로벌 생산공장 분포> 한국의 삼성은 시안에 270억달러를 투자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고 하이닉스는 우시와 대련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DRAM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TrendForce 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삼성 시안공장은 전세계 NAND Flash의 16%를, 하이닉스 대련공장은 6%를 생산하고 하이닉스 우시공장은 전세계 DRAM의 12%를 생산하고 있다. 2022년 4·4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NAND Flash시장은 삼성이 33.8%, 일본의 키옥시아가 19.1%, 하이닉스가 17.1%,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이 16.1%, 마이크론이 10.7%를 차지하고 있고 DRAM은 삼성이 45.1%, 하이닉스가 27.7%, 마이크론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장비 공급봉쇄에는 “희토류 자석”으로 대응? 정치와 실리를 저울질하던 일본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봉쇄에 동참했다. 일본은 지난 3월31일 첨단 반도체 장비 23품목의 대(對)중국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이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치가 아니라며 국제평화, 안전이란 관점에서 국제의 룰에 따르는 엄격한 수출 규제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에 적극 참여한 것이다. 중국의 늑대외교(战狼外交)의 선봉에 선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관은 지난해 4월2일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미국은 과거에 일본의 반도체 산업에 따돌림(빠링:覇凌) 같은 잔혹한 압박을 가했는데 이번엔 중국에 그 낡은 수법을 다시 쓰고 있다며 똑같이 살을 베이는 고통을 겪었던 일본은 ‘호랑이를 위해 귀신이 된다’는 의미인, 악인의 앞잡이를 하는 소위, 위호작창(爲虎作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싹 무시했고 대중 반도체 장비수출 규제는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절대 강자인 중국은 전기자동차(EV) 등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의 수출 통제 조치를 추진함으로써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반도체 장비 수출금지에 희토류자원 무기화로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산업기술 관련 수출규제 품목 리스트(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목록) 개정안에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과 사마륨 코발트로 만든 이른바 '희토류 자석' 관련 기술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 외에도 휴대전화, 에어컨 등 가전제품은 물론 항공기와 로봇 등 산업계 전반에 널리 쓰인다. 희토류 자석인 네오디뮴 자석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84%, 일본은 15%이고 사마륨 코발트 자석은 중국이 90% , 일본은 10% 이하다. 중국이 실제 수출 통제에 나서 희토류 자석의 공급이 끊어질 경우 전기차를 비롯한 첨단기기 생산에 심대한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가 봉쇄당한 상황에서 중국은 '산업의 비타민'인 희토류를 조절해 반도체 외 공급망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중·일이 센카쿠 열도를 두고 대립했던 2012년 당시처럼 중국은 이번에도 희토류의 무기화 의도가 명백하다 <전세계 국가별 희토류 생산추이>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전쟁 한국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미중의 반도체전쟁사이에 낀 한국은 입장이 묘하다. 미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중국에 공장이 있는 한국 메모리 양사에는 호재지만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의 공장증설은 물 건너 간다. 10년에 5%의 증설은 그냥 명분으로 한국의 입을 막는 조치일 뿐이다. 중·일의 반도체전쟁에서 한국은 가만 있다가 날아온 돌에 머리 맞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네오디뮴과 사마륨 코발트로 만든 이른바 '희토류 자석' 관련 원재료를 80~90%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은 위기 상황이 생기면 대책이 없다. 당장 가공은 대체지를 물색할 수 있을지 몰라도 원자재는 어렵다. 그리고 이를 대체하는 신물질의 개발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챗GPT열풍에 난리지만 엔비디아의 A100칩은 대만의 TSMC가 만들고 광대역메모리(HBM)는 한국의 하이닉스가 공급한다. 대만의 파운드리와 한국의 메모리가 없으면 챗GDP도 무용지물이다. 고성능컴퓨팅(HPC)과 AI 분야에서 최상의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방대한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는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요구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구동하는 새로운 A100 80GB GPU를 새로이 공개했는데 80GB 메모리는 HBM2e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기존 A100 40GB GPU의 고대역폭 메모리를 두 배 지원하며 초당 2TB 이상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HBM2e 메모리는 한국의 하이닉스가 제공한다. 챗GPT에서 숨은 강자가 우리 한국이다. 2023년들어 한국은 무역적자가 큰 이슈다. 그중 한국의 대중무역적자가 문제인데 그 중에서 한국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에서 대중반도체수출감소가 주목받고 있고, 이것이 한국무역적자의 주범인 것처럼 취급받고 있다. 또한 이것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 따른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결과로 나온 수요감소 때문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한다. 자료: 관세청 수출통계 한국의 대중반도체 수출감소는 올 1~2월의 중국의 경기 부진과 반도체 가격 폭락에 따른 가격효과 때문이지 중국의 반도체 굴기 때문은 아니다. 대중반도체 수출은 수량과 가격효과로 구분해서 보면 대중국 반도체 수출수량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출단가가 급락해서 수출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경기회복, 반도체 가격회복이 이루어지면 한국의 대중반도체 수출은 다시 증가세로 반전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자료: 관세청 수출통계 그간 미국의 첨단기술이 세상을 지배했지만 코로나19는 기술이 모든 것을 장악했던 시대에서 “기술은 공장을 못이기고 공장은 원자재를 못 이긴다”는 '공급망 신(新)법칙'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공급 중단이 미국을 선두로 공급망(SCM)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조선시대 사,농,공,상이 계급의 순위였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상,공,농,사이다. 반도체도 기술->생산->장비->원료가 전통의 계급이었다면 지금은 원료>장비>생산>기술이다. 미국이 대만과 한국에 반도체 생산을 저자세로 보조금 주고 세금 깎아주면서 꼬시고,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의 작은 반도체 장비회사 ASML에 세계정상의 반도체회사인 인텔, 삼성, TSMC의 회장이 을의 입장으로 고개를 숙인다. 죽었던 일본이 반도체 소부장전쟁에서 '소재'라는 작은 꼬리 하나로 한국의 반도체회사의 머리를 흔들어 혼비백산시켰다 지금 미국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에서 일본과 네덜란드에 휘둘린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을 반도체장비로 봉쇄하는데 네덜란드와 일본을 압박해 일단 첨단장비 공급을 중단시켰지만 3분의 1 가까운 판매를 중국에 의존하는, 네덜란드와 일본이 얼마나 길게 봉쇄 요구에 동참할지는 모른다. 한국에게 미중의 반도체전쟁은 '양날의 검'이다. 시장과 자원은 중국에 있고 기술은 한국과 미국에 있다. 한국은 어느 한 편에 휩쓸린 '정치외교'가 아니라 양편을 다 아우르는 신중한 '실리외교', '기술외교', '자원외교'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박사/칭화대 석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Analyst 17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2023-04-06 15:3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