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소재연구실 김주영 박사팀이 이차전지를 새롭게 설계해 에너지밀도를 20% 높였다고 12일 밝혔다. 집전체를 없애고 분리막 위에 전극을 직접 감싸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같은 무게의 이차전지를 만들더라도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개발의 결과를 보다 확장해 에너지밀도가 더욱 개선된 이차전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에너지밀도와 고출력이 동시에 가능한 전극 설계 등 연구를 지속 수행할 예정이다. 김주영 박사는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 개선에 활용될 수 있는 일종의 전지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전지가 적용된 기기의 사용 시간과 설치 공간 등에 큰 영향을 미쳐, 이차전지의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연구진은 이차전지의 소재 의존성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집전체에 집중했다. 집전체는 이차전지가 충·방전될 때 음극과 양극에서 전기적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집전체의 높은 밀도는 전지의 무게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집전체 없이 분리막 위에 전극을 직접 얇게 펴서 부착했다. 또, 친환경적이고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수계 공정을 적용해 설계했다. 특히 물에 잘 젖지 않는 종이 같은 분리막 위에 전지를 만드는 물질을 골고루 붙이기 위해, 풀 같은 역할을 하는 폴리비닐알코올(PVA)라는 물질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이 설계방식으로 새로운 전극을 여러층으로 쌓아 이차전지를 만들었다. 테스트 결과, 기존 이차전지 대비 에너지밀도가 약 20% 향상됐다. 또 분리막의 안전성을 개선하고 전극의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며, 전극 내 전기화학 반응 분석을 쉽게 할 수 있었다. 한편, 김주영 박사는 고려대 김용주 교수팀, 연세대 이용민 교수팀과 함께 새로 개발한 이차전지를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트리얼'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1-12 10:41:41【파이낸셜뉴스 성남=장충식 기자】 가천대학교는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최정현교수 연구팀이 탄소중립형 차세대 건식 극판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밀도가 높은 리튬 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차세대 건식 극판 공정 기술을 도입해, 저렴하고 안정성은 높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와 높은 이온 및 전하전달 저항의 문제를 갖고 있는 리튬인산철 전지의 단점을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양대학교 송태섭 교수 연구팀, 경북대학교 김주현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했다.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환경규제와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리튬 이온 전지가 에너지 저장 장치로서 각광받고 있으나,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전극의 경우 슬러리 기반의 습식 공정으로 극판을 제조할 때 용매를 건조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와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유기용매는 독성이 매우 강하고 건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1kWh당 42kg으로, 배터리 제조 공정에 대한 혁신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전극 제조 과정에서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공정이 차세대 전극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식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극판 제조 공정 중 건조 공정이 필요 없게 되며, 건조와 용매 회수에 투입되던 공정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용매의 건조 과정에서 모세관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극판 상부로의 바인더 편재 현상을 막을 수 있어 전극의 후막화도 용이한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장점을 갖고 있는 건식공정을 리튬인산철 양극 제작에 도입해 리튬 이차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대폭 향상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연구는 논문명 '건식 전극 기술로 제조된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온 배터리용 저저항 리튬인산철 후막 전극(Low-Resistance LiFePO4 Thick Film Electrode Processed with Dry Electrode Technology for High-Energy-Density Lithium-Ion Batteries)'으로 재료화학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Small Science (IF: 12.7)’ 5월호에 게재,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가천대 최정현 교수는 "건식 극판 공정 기술은 기존의 이차 전지 제조 공정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이차 전지 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탄소배출이 없고 공정 원가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환경적·기술적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5-20 14:48:00[파이낸셜뉴스] SK온이 2022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다. SK온은 이곳에서 기존 대비 한 단계 진화한 급속충전 배터리와 성능을 높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SK온은 오는 6~8일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 '어드밴스드'(Advanced) 급속충전(SF) 배터리를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기존 SF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를 9% 늘리면서 급속충전 시간을 유지한 제품이다. SK온은 지난 2021년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SF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SK온 관계자는 "특수 코팅공법을 통해 음극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음극 정렬 공법을 적용해 리튬이온 이동경로를 단축했다"며 "여기에 배터리 충전 속도를 최대화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통해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도 선보인다. 이중 레이어 구조에 고용량 실리콘과 저저항 흑연을 배치해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줄이고, 이동 속도는 높였다는 게 SK온 설명이다. 고용량인 실리콘은 이동 거리를, 저항이 작은 흑연은 이동 속도를 각각 개선한다.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도 공개한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등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고도 저온에서 충전 용량과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각각 약 16%, 10% 늘렸다는 것이다. SK온의 올해 인터배터리 전시 주제는 ‘스피드 온'이다. 창사 후 처음 참가한 2022년 인터배터리에서는 ‘출사표를 던지다’는 의미의 ‘파워 온'을, 지난해에는 ‘확장, 발전한다’는 뜻의 ‘무브 온'을, 올해는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스피드 온’을 선택했다. SK온은 올해 전시장을 '글로벌 온', '혁신 기술', '적용',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4구역으로 나눴다. SK온 관계자는 “전시관을 찾은 관객들은 SK온이 지닌 글로벌 최고 수준 연구개발 능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 기술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3-03 09:47:52[파이낸셜뉴스] BK동영테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자사 무리튬고체(LFS) 배터리에 대한 품질검증을 진행하고 결과보고서를 수령했다고 23일 밝혔다. BK동영테크 측은 “전자통신연에 따르면 BK동영테크의 배터리 밀도는 1kg당 277와트시(Wh), 리터당 522와트시(Wh)에 달한다”며 “이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 최고 구간인 500와트시리터(Wh/L)를 웃돌아 전액 보조금 수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자통신연 품질검증과 함께 미국 배터리 검증기관에서도 품질검증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미국 배터리 품질검증에 따르면 자사 배터리는 충방전시 발열이 없고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며 “전기차나 전기 오토바이 등 차량용 배터리에 탑재하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회사 KIB플러그에너지를 통해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 관계사들과 함께 협력해 밸류체인 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BK동영테크는 지난 18일 배달 플랫폼용 전기 오토바이에 탑재되는 무리튬고체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는 약 309억원이며 오는 2026년까지 약 3만대의 신규 전기 오토바이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1-23 13:22:49[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소재연구실에서 10배 얇고 에너지밀도가 6배 증가한 전고체 배터리의 전해질막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고체전해질막은 기존 알갱이 형태의 고체전해질을 응축해 만든 것이 아니라 직물 모양의 뼈대 위에 황화물계 전해질을 발라 만들어 옷감처럼 하늘거린다. 연구진은 이 전해질 막이 통해 높은 용량을 가지면서도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다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강석훈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고체 전해질을 최종 셀에 적용하는 데에 공정적 한계가 있었는데 본 연구에서 개발한 고체 전해질막은 적용된 배터리 셀의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전고체 배터리 셀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그결과 셀의 출력 특성은 20%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피당 에너지밀도도 기존 대비 6배가 증가했다. 또한, 고온 노출 시험과 고전압 시험 등을 통해 ETRI 전고체배터리의 우수한 안정성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영기 스마트소재연구실장은 "기존의 딱딱하고 두껍고 작은 면적의 펠릿형 또는 두꺼운 시트형 고체 전해질을, 얇은 두께와 유연성을 가지는 막(멤브레인) 형태로 구현함으로써 기존 펠릿형 전고체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의 핵심구성요소인 전해질을 기존 액체 형태에서 고체 형태로 대체한 것이다. 가연성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함으로써 누출이나 화재로 인한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기존 전고체배터리 연구에서는 고체 전해질 입자에 압력을 가하거나, 소결하는 공정을 거쳐 수백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알갱이(펠릿) 형태로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고체 전해질 펠릿은 깨지기 쉬운 성질이 있어, 이를 적용한 배터리 셀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두께가 두꺼워져 셀의 에너지밀도가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낮아지는 한계가 있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이온전도도를 갖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기계적 강도가 우수한 고분자 직물 지지체를 활용해 고체 전해질막을 얇게 만들었다. 또한, 대면적화가 용이한 습식공정 기술을 개발, 우수한 성능과 동기에 기계적 강도, 유연성까지 확보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운 고체 전해질 막을 세계적인 학술지인 'ACS 응용 재료·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개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재의 지지체 구조를 확대 적용하는 한편, 고체 전해질막의 추가 이온전도 특성 향상 및 분리막 수준의 박막화를 통해 기존 전지 셀 제조방식에 호환이 가능한 고체 전해질막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18 10:44:01유로셀이 동일 크기에 에너지 밀도가 150% 이상 증가한 차세대 2차전지 고효율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21일 유로셀은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는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고용량 'UHC 배터리'로 기존 무인항공기(드론) 배터리와 비교할 때 크기는 동일하지만, 용량은 1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로셀의 UHC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비행시간이 기존 대비 1.5배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유로셀 관계자는 "유로셀은 세계 최초로 동일 크기에서 용량을 150%와 200%로 각각 증가시킨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150% 용량 증가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유콘시스템과 후성그룹 산하의 '퍼스텍' 임직원들이 참관한 가운데 비행시간이 기존 대비 1.5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로셀은 방위산업용 무인항공기 개발 전문기업 '유콘시스템'과 지난해 7월 '드론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드론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시 비행 최대 시간이 19분이었지만, 이번 유로셀의 UHC 배터리를 적용한 시험 비행은 32분에 달하는 비행시간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시연을 지켜본 유콘시스템은 최근 군사 작전의 변화 추세와 경찰청 등 민수용 드론 도입 증가를 고려할 때 유로셀의 UHC 배터리와 같은 고효율 배터리를 적용할 경우 드론 적용 분야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퍼스텍은 드론뿐 아니라 군 통신기기 등 다양한 방위산업 분야에 고용량 UHC 배터리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의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성운 유로셀 대표는 "코로나 19로 연구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차세대 2차전지의 대표적인 기술로 평가받는 나노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고용량 UHC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며 "단순한 이론적 측정치가 아닌 실제 비행 테스트 결과 기존 대비 1.5배 이상 성능을 기록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올해 중으로 동일 크기로 1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는 초고용량 UHC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중모 기자
2021-03-21 17:36:54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용량과 충전 속도를 대폭 높이는 차세대 음극 소재가 개발됐다.부경대는 금속공학과 고민성 교수(사진)가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재필 교수팀과 공동으로 낸 논문 '고에너지 밀도 및 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17일 밝혔다.고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충전 속도는 1.5배 빠르고 용량은 50% 많은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를 개발했다.흑연은 이론적으로 사용 가능한 용량이 낮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없고, 빠른 속도로 충전할 경우 성능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니켈 촉매환원법으로 흑연의 가장자리를 활성화, 고속충전 특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모노 실레인 화학기상 증착법으로 흑연 안팎을 수㎚(1㎚는 10억분의 1m) 두께의 비정질 실리콘으로 균일하게 코팅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고, 흑연질탄소 보호막 코팅으로 전지의 안정성까지 높이는 등 원천기술을 확보했다.이렇게 개발된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는 배터리 충.방전 시 리튬이온과의 반응 속도는 크게 높이고, 전자 전달과 리튬이온의 이동거리는 감소시켜 배터리의 고속충전 특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음극 소재는 앞으로 전기자동차는 물론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
2017-10-17 19:52:11고온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을 해결해 100℃ 이상에서도 터지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쓸 수 있는 '고체 전해질'이 개발된 덕분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안정성을 월등하게 높일 수 있다. 28일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정윤석, 이상영 교수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영기 박사 공동 연구팀은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 제조법을 개발했다. 이 전해질로 만든 '전고상 리튬이온전지(all-solid-state lithium batteries)'는 에너지 밀도 등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정윤석 교수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이 모두 고체인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는 궁극의 안정성을 갖기 때문에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Sulfide Solid Electrolyte)을 적용한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2020년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리튬이온전지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쓴다. 그런데 이 물질은 가연성(flammable)이 있어 고온에 취약하다. 이를 무기계 고체 전해질로 바꾸면 열적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가루 형태인 고체 전해질 입자 간 접촉면에서는 리튬이온이 지나다니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전고상 리튬이온전지의 상용화가 어려웠다. 정윤석 교수팀은 이온 전도도가 뛰어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값싸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솔베이트 이온성 액체(Solvate Ionic Liquid)'를 미량 조합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우수한 이온 전도도와 열적 안정성을 모두 잡은 것이다. 정 교수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일반적인 유기계 액체 전해질과 반응하기 때문에 서로 조합될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해결했다"며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뿐 아니라 리튬-황전지 등 다양한 전지 분야에서 중요한 발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오대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액체 전해질은 리튬염과 극성유기용매로 구성되는데 극성유기용매가 고체 전해질과 반응하게 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액체 전해질 속 리튬염의 농도를 조절해 극성유기용매가 고체 전해질과 반응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두 물질을 조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 분야, 리튬-황전지 분야의 기술을 전고상 전지에 접목한 융합연구의 사례다. 고체 전해질에 미량의 이온성 액체를 첨가하는 방식이라 공정 단계가 단순하고 제작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고상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전고상 전지뿐 아니라 고체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을 함께 적용하는 새로운 종류의 전지 개발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1저자인 오대양 연구원이 평소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전기화학의 개념을 연구에 접목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오늘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1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속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이 저널은 피인용지수 16에 JCR(피인용지수리포트)에서 선정한 2014 세계적인 과학논문 Top 7%에 4위로 선정된 바 있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2015-10-28 14:18:10프리미엄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이 독주하고 있는 보급형 배터리 시장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의 대중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등 보급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 당초 애리조나 지역에 신규공장을 건설해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온 홀랜드 공장 일부를 ESS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도 올해부터 본격 시작된다. 올해 말부터 오는 2030년까지 프랑스 완성차업체 '르노'에 전기차 59만여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LFP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인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력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외에도 LFP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보급형 배터리 시장은 중국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동일한 부피로 더 많은 전기 저장이 가능하고, 고속 충전에 용이한 삼원계 배터리(NCM, NCA 등)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왔다. 문제는 전기차 위주였던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주로 쓰이는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저가형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3년 24%였던 국내 배터리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4%로 떨어졌다. LFP 배터리 중심의 ESS 시장에서의 배터리3사 점유율은 지난해 3%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CATL, BYD와 같은 중국업체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LFP, 리튬망간리치(LMR)등 보급형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본격 뛰어들면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배터리 소재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국내 주요 배터리셀 업체와 LFP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LFP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에코프로비엠도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밀도가 높은 LFP 배터리 양극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올해 2·4분기부터 고객들에게 수백 톤 규모의 샘플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LMR 배터리 양극재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LMR배터리는 LFP와 가격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면서도 에너지밀도가 30% 이상 더 높은 차세대 배터리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6-02 18:08:14【파이낸셜뉴스 나주=황태종 기자】전남 나주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강소특구 육성 사업 2단계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오는 2030년까지 국비 100억원 등 200억원을 들여 에너지 기술 육성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나주시에 따르면 강소특구는 과학기술 기반 지역 혁신성장 플랫폼 조성을 목표로 지역에 위치한 기술 핵심 기관을 거점 삼아 인근 지역을 소규모·고밀도 연구 개발(R&D) 배후 공간으로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나주시는 강소특구 육성 사업 1단계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에너지 산업에 특화된 기업 유치, 연구 및 기술 개발 단지 조성을 역점 추진해왔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에너지신기술연구소를 기술 핵심 기관으로 나주 혁신산단 및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를 연구 개발 배후 공간으로 육성해왔다. 지난 4년간 1단계 사업을 통해 기술이전 143건, 연구소와 기업 24개 설립 및 창업 69건, 신규 일자리 471개 창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한국전력 보유 기술에 기반한 태양광, 신재생 O&M(운영·유지 보수), 에너지저장 수요 기업 맞춤형 기술 이전이 활발해지면서 3560억원 규모의 누적 매출을 달성하는 등 전국 14개 강소특구 중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종합 평가에서 1단계 사업 성과와 향후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단계 사업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다. 나주시는 2단계 사업 확정에 따라 강소특구 특화 분야인 친환경 고효율 태양광 발전 및 연계 안정화,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비 100억원을 포함해 총 2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나주시는 지역 산업 연계 및 한전 2050R&D 마스터플랜, 탄소중립 기술 전략을 토대로 친환경 고효율 태양광 기술 발전 및 연계 안정화,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에너지 전환 시대 필수적인 핵심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이 실제 기술을 적용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증 지원을 강화하고 초기 창업을 넘어 중소기업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전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기술 실증 구축 체계 마련과 에너지 특화 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공대와의 연계 R&D,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등에도 힘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강소특구 2단계 육성 사업을 통해 기술 공급 기관 중심의 전 단계 사업에서 더 나아가 전국 강소특구 간 협력과 지역 에너지 산업 기반으로 자생형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6-02 12: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