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LPGA 제공 【제주=정대균기자】‘스텝 스윙의 달인’ 김혜윤(21·비씨카드)이 통산 2승 달성에 성공했다. 김혜윤은 9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CC(파72·656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J골프 시리즈(총상금 5억원) 최종일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 담아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 상금 1억원을 챙겨 시즌 상금 랭킹 1위(1억1660만원)로 올라섰다. 2007년에 KLPGA 2부투어인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획득한 김혜윤은 루키 시즌이었던 2008년에 MBC투어 2008 왕중왕전 예쓰오일 챔피언십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김혜윤은 독특한 스윙으로 유명하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두 발을 모았다가 백스윙과 함께 오른발을 뒤로 옮긴 뒤 포워드 스윙 때 왼발을 앞쪽으로 옮기는 이른바 스텝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비거리가 달려 고등학교 1학년 때 연습장에서 우연히 그렇게 스윙을 해보았는데 효과가 있어 연습을 거쳐 현재의 스윙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비거리가 15야드 가량 늘었다는 것. 김혜윤은 “체중이동이 잘 돼 비거리를 늘리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주말 골퍼들은 이 스윙을 하기 보다는 체중이동 방법을 체득한다는 차원서 연습할 때 이 같은 스윙을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조언한다. 김혜윤의 우승 원동력은 ‘유리알 그린’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발군의 퍼트감이었다. 간간이 내린 빗방울로 그린 스피드가 다소 느려지긴 했지만 한라산 마운틴 브레이크까지 겹쳐 왠만한 내리막 퍼트는 살짝 대기만 해도 홀을 훌쩍 지나기가 일쑤여서 대부분 선수들이 빠른 그린에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윤의 퍼트, 그 중에서도 롱퍼트는 달랐다. 전반에 2타를 줄인 김혜윤은 12번홀(파3) 그린 프린지에서 친 10m짜리 파퍼트가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우승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후에는 롱퍼트가 마치 자석에 끌리듯 홀속으로 사라졌다. 13번홀(파4) 1m 버디 퍼트를 제외하곤 후반에 잡은 버디가 대부분 7∼10m 내외였다. 14번홀(파4)에서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로 올라선 김혜윤은 15번홀(파5)에서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17번홀(파3) 7m 버디 퍼트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김혜윤은 “두번째 우승인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올 들어 샷과 퍼트에 부쩍 자신감을 되찾고 있는데 오늘은 나도 놀랄 정도로 신들리듯 퍼트가 들어간 것이 우승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김혜윤이 기록한 퍼트수는 총 24개였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아마추어 국가대표 한정은(17·중문상고3)의 선전도 인상적이었다. 한정은은 11번(파5)∼13번홀까지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차 단독 선두에 오르며 2005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신지애(22·미래에셋) 이후 4년8개월여만에 아마추어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으나 16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를 놓치면서 그 기대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golf@fnnews.com정대균기자
2010-05-09 15:44:48■황금(도시마 이쓰오/랜덤하우스) 제목은 본문에 나온다. ‘금의 세계는 세계 경제를 비추는 거울’(174쪽)이 그것이다. 32년간 스위스은행 귀금속 딜러, 세계금협회(WGC) 한·일 지역 대표이자 금 분야의 일인자로 통하는 도시마 이쓰오가 책의 저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솔깃한 금 투자법을 권유하거나 금값 상승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지 않는다. 다만 세계 정치와 경제 동향이 금값에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 실증적으로 제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금시장과 세계 경제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잘 안내할 뿐이다. 이를테면 “금이 돈이 좀 됩니까?”(186쪽)라는 질문에 직접적인 견해를 밝힌다. 즉, 시장의 유동성은 “참가자들이 모두 얌전해서는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한다. 시장의 유동성은 겉으로 예의 바른 척해서는 안 되고 어느 정도 무례할 필요가 있다는 식이다. 또 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직전 중동 지역의 불안을 감지한 유대인 트레이더들이 금을 매입하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자 뒤늦게 금시장에 합류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가에 매도한 사례(250쪽)와 만나면 유사시에 금을 산다는 발상의 어리석음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처럼 유사시에 금을 샀다가 낭패를 본 개인 투자가의 사례를 통해 세계 경제를 바로 이해할 것을 주문하는 식이다. 한 마디로 책은 복잡한 금시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입문서로 가치가 충분하고 탁월하다. 일반인도 얼마든지 금 가격 상승의 배경(1장)을 참고할 수 있고 국제통화제도(2장)와 금본위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공부할 수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런 것이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동시 다발 테러로 주식과 채권, 달러, 원유 등 모든 상품이 폭락하는 가운데 금만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룻밤 사이에 유사시에 달러에서 유사시에 금으로 다시 바뀐 것이다. 그 해에는 엔론의 파산과 아르헨티나 채무 불이행 사건 등 시장의 신용 리스크를 높이는 사건도 잇따랐다.”(21쪽) 무엇보다 책을 읽는 재미는 금시장을 뒤흔드는 플레이어들(3장)일 것이다. 금시장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금 거래’(4장)와 만나면 흥미진진은 갈수록 더해진다. 금시장에 대한 거시적 안목을 키우려면 금시장을 움직이는 나라들(5장)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다양한 에피소드와 외부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금시장의 실태가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이뿐만 아니다. 향후 금시장의 변수들(6장)까지도 자세히 논한다. 참고로 ‘해제’는 꼭 읽어봄직하다. 한눈에 세계 경제 판도을 읽을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세계를 읽는 키워드로 달러화와 위안화, 그리고 세계 금시장에서 주목되는 변수로 왜 중국이 떠오르는지 금 전쟁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금은 돈이 있는 나라로 몰린다.” 금은 돈이 있는 지역의 냄새를 맡고 모여드는 습성이 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들짝 놀라게 되는 대목을 꼽자면 이런 것이다. “금 가격이 상승해 개인 투자가가 가지고 있던 금을 파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 행동이다. 그러나 나라 전체를 놓고 보면 희소자원인 금을 수출해 중국 등에 팔아넘기는 결과가 되고 있다.”(143쪽) 앞으로 자원 전쟁은 심각할 듯하다. 자살골을 넣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책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의 지위를 내준 남아프리카공화국, 금을 보유하기보다는 재활용해서 수출하는 데 급급한 일본, 얼마 되지 않던 금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모두 수출해 버려 창고가 텅 빈 한국,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인도, 최대 금 생산국으로 떠오르는 중국, 상당 분량의 금을 비공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동의 나라들. 책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금시장으로 접근해 분석한 점 등이 돋보인다. 이 책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다. /심상훈 북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
2009-10-07 18:2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