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인공 이탕은 살인을 하면서 본인이 악인이라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어요. 모호성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같아요.", "법 안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탕은 악인이 맞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정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살인자o난감' 대토론회 행사 현장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약 100여 명의 팬들이 모여 들었다. 행사는 약속된 1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이창희 감독이 "내가 말을 아낄수록 더 좋은 해석이 나온는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열띤 토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작품 팬들이 직접 감독과 배우, 평론가 등과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살인자o난감 대토론회 사회자로 나선 김현정 CBS 앵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은 각자 집에서 보는 것이 특징이라 한 자리에 모여서 이렇게 소감을 얘기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귀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살인자o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제대 후 의욕 없이 시간을 보내는 무기력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다. 강력계 형사 '장난감(손석구)'은 살인 용의자로 이탕을 의심하는데, 피해자가 지명 수배 중인 연쇄 살인마로 밝혀지자 사건의 방향이 달라진다. 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문의 추격자 '송촌(이희준)'이 등장하는 등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이어진다. 행사에는 이창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희준, 정덕현 문화평론가, 표창원 프로파일러가 참여해 시리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나만의 살인자o난감(제목) 읽는 법', '사적 제재를 다룬 작품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결말 이후 작품 속 이탕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가 큰 주제로 나왔다. 작품 제목에 대해 이 감독은 "(나는) 제목을 '살인자 오 난감'으로 불렀다. 하지만 각자의 해석대로 불렸으면 좋겠다"며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건 '살인자땡난감'이라고 부르시는 경우였다"고 말했다. 배우 이희준은 "저도 살인자 오 난감이라고 불렀고, 이때 '오'는 감탄사라고 생각한다"며 "극중 모두가 난감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는 "누구나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살인자는 난감(나인가)?'이라고 받아 들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애정을 가진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어졌다. 이탕이란 캐릭터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시작했지만 알고 보니 대상이 '죽어 마땅한' 범죄자였다. 이후 자신의 능력을 살려 마치 '영웅'처럼 사적 제재를 단행한다. 이 같은 이탕의 행동에 대해 한 참가자는 "이탕이 누군가를 죽일 때 나쁜 놈인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그 대상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는 점 하나 뿐이었다"며 "결국 죽이고 나서 나쁜 놈이었다고 당위를 찾은 게 아닐까 한다. (사적 제재와 같은 정의감이라기 보단) 살인의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객석에서는 원작자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꼬마비 작가는 "더할나위 없었다"고 총평했고,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한편 넷플릭스는 올해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스위트홈’ 시즌3, 한국의 첫 글로벌 1위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국내외에서 인기를 끈 데이팅 리얼리티 프로그램 ‘솔로지옥’ 시즌4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2-18 15:15:26'이탈주의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3년 콘텐츠산업 트렌드 중 하나로 꼽은 키워드다. 코로나19로 성장세가 가팔랐던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K콘텐츠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제2의 '오징어 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콘진원은 2023년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에 1192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183%가 증가한 수치다. 그야말로 OTT 바다에서 진주 찾기가 펼쳐질 형국이다. ■제2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당장 인기리에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의 바통을 누가 이어받을까.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2'와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30일 티빙의 '아일랜드'와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가 출격한다. 최민식·손석구 주연의 '카지노'는 지난 21일 1~3편을 동시공개한 뒤 28일 4화를 업데이트했다. 1~3편은 필리핀에서 카지노 왕으로 군림하게 된 차무식(최민식)의 어릴적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졌다. 최민식이 '페이스·보이스 디에이징' 기술에 힘입어 자신의 30대를 연기하는 무리수도 뒀다. 매주 1회씩 공개될 '카지노'는 남자답게 의리를 지키며 필리핀 카지노판을 뒤집는 차무식의 승승장구 스토리가 얼마나 짜릿함을 전할지가 관건이다. 12월 4주차 OTT 화제성(드라마·시리즈 부문)에서 '카지노'는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이 각각 17.34%와 16.91%로 박빙이다. 이어 30일 공개되는 송혜교의 복수극인 넷플릭스 '더 글로리'(16.91%)와 동명 인기 만화 원작인 티빙의 '아일랜드'(14.74%)가 뒤를 이었다. 넷플릭스는 또 내년 1월 20일 강수연의 유작이자 연상호 감독의 신작인 SF영화 '정이'를 선보인다. 티빙은 '아일랜드'를 비롯해 전도연·정경호의 '일타스캔들'을 내년 1월 14일 공개한다. 또 미확인 물체와 싸우면 입시 가산점을 준다는 말에 총을 든 고3 학생들의 이야기 '방과후 전쟁활동'과 40대 인턴의 치열한 생존기 '잔혹한 인턴'을 비롯해 '아스달 연대기2' '구미호뎐 1938' '비밀의 숲' 스핀오프를 준비중이다. 김남길 주연의 '아일랜드'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반은 인간이고 반은 요괴인 냉혈한 퇴마사 '반'의 모험담을 그린 판타지 액션물이다. 파트1은 30일부터 2회씩 매주 순차 공개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배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태호·서혜진 등 스타PD들 OTT행 스타PD들의 OTT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낸 KT는 2023년 김태호, 서혜진 등 스타PD와 손잡는다. ENA는 김태호 PD와 함께 '던져서 세계 속으로, 부루마불 세계여행'을 선보인다. '미스터트롯'과 '연애의 맛'을 히트시킨 서혜진 PD와 새로운 관찰 예능도 준비 중이다. '무릎팍 도사' '아는 형님'의 여운혁 PD는 '명동사랑방'을 내놓고, '런닝맨'의 장혁재 PD는 '오은영 게임'으로 찾아온다. KT스튜디오지니와 함께하는 드라마 라인업도 빼곡하다. 귀신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택시기사 이야기 '딜리버리맨'을 비롯해 '보라! 데보라' '오! 영심이' '행복배틀' 등이 라인업에 올랐다. 당장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가 내년 1월 18일 첫 방송된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로 강소라, 장승조가 주연한다. 앞서 지니TV 이용자들이 2022년 가장 많이 구매한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는 '범죄도시2'로 조사됐다 '지니TV 2022 콘텐츠 연말 결산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로, 구매 횟수가 약 60만회에 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2-29 18:10:34[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정재와 박은빈, 손석구는 2022년 최고의 한해를 보낸 스타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은 이들은 활동영역을 드넓은 세계로 넓히거나 반대로 연극무대로 눈을 돌리며 2023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성과와 내년도 작품을 살펴봤다. ■ ‘디즈니 가족’된 이정재...차기작은 ‘스타워즈’ 새 시리즈 지난 27일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 함께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한 이정재는 제3의 전성기에 돌입했다. 어느덧 50대에 진입했으나, ‘아바타:물의 길’의 73세 시고니 위버에 비하면 무려 23살이나 어리니 새롭게 시작하기 좋은 나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시리즈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다 앞서 미국 매체 ‘데드라인’은 이정재의 ‘스타워즈’ 입성에 “모든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OTT 플랫폼이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와 작업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루카스 필름과 (총기획) 레슬리 헤드랜드의 승리”라고 전했다. 신인 감독으로선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이정재는 올해 제작, 감독, 각본, 주연까지 도맡은 영화 ‘헌트’로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영예을 안았을뿐 아니라 여름 성수기 ‘빅4’ 열전에서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연말 시상식의 신인감독상도 휩쓴 이정재는 올해 한국갤럽이 실시한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올해의 영화배우’에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내년에도 바쁘다. 그는 현재 디즈니플러스의 새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 촬영에 한창이다. 이후 시즌3까지 제작이 확정된 ‘오징어 게임’에 출연하며, 국내서 히트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스핀오프 드라마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 ‘우영우’ 열풍으로 원톱 여배우 우뚝, 내공의 박은빈 잘 자란 아역 출신 배우 박은빈(30)은 ‘우영우’ 열풍과 함께 조용히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데도, 올해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중 가장 많이 본 드라마 순위 2위에 올랐다. ‘우영우’는 미국비평가협회가 주관한 ‘아시아 태평양 시네마&TV 창립 기념' 시상식에서 TV 부문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KBS드라마 ‘연모’도 넷플릭스 공개 후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미국 외 국가의 TV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제50회 국제 에미상 텔레노벨라 부문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은빈은 지난 9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마닐라, 방콕, 싱가포르, 도쿄, 쿠알라룸푸르까지 3개월에 걸쳐 6개 도시에서 첫 번째 아시아 팬미팅 투어 ‘2022 박은빈 아시아 팬미팅 투어 ‘은빈노트 : 빈칸'’을 성황리에 마쳤다. 원톱 주연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박은빈은 현재 오충환 감독, 박혜련 작가가 의기투합한 '무인도의 디바'를 차기작으로 검토 중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스타트업'을 선보인 두 감독과 작가가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비운의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한 소녀가 15년 만에 세상에 적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 ‘구찌보다 구씨’ 손석구, 글로벌 OTT와 연극 무대 오간다 JTBC ‘나의 해방일지’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 ‘D.P’등으로 조용히 인기 몰이 하던 손석구를 대세 배우로 등극시켰다. 시청자들은 급기야 ‘구찌보다 구씨’를 외쳤고, 늦깎이 이 배우를 추앙하기 시작했다. ‘나의 해방일지’ 종영 무렵 개봉하여 1200만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2’는 구씨와 정반대인 악역 캐릭터로 여심을 저격했다. 덕분에 '구씨, 나 좀 납치해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손석구는 지난 21일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카지노’에서 최민식의 상대역으로 열연한다. 극중 필리핀에 파견된 한국 경찰로 살인사건에 휘말린 카지노왕 차무식(최민식)과 대립각을 세우는 오승훈을 연기한다. 앞서 강윤성 감독은 “오승훈이라는 캐릭터를 잡는데 손석구 배우가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면서 “직접 대본을 써 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최민식과 함께 ‘카지노’의 인기를 견인할지 주목된다. 내년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를 선보인다. 앞서 그는 자이툰 부대서 근무했던 이력을 살려 아주 현실적인 임지섭 대위 캐릭터로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내년 여름에는 연극 무대에도 선다. '나무 위 군대'가 그것으로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전쟁의 모순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다룰 예정이다. 손석구는 지난 1일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서 말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다시는 못 가는 좋은 곳에 여행 다녀온 느낌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색깔을 내면서 진짜 빛났던 한때 같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2-29 17:3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