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의 교전과 포로 심문 등에 대비해 병사들에게 한국어 학습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약 2주 전 우크라이나군에 북한군을 포획하거나 심문할 때 지침이 담긴 책자가 배포됐다고 보도했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에 따르면 책자에는 "이곳에 몇 명이나 와 있느냐", "온 지 얼마나 됐느냐",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국어로 하는 방법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배포된 책자를 받은 병사가 "갑자기 (북한군 파병이) 현실로 다가왔다"라며 "우크라이나가 이제 두 개의 핵보유국과 맞서게 됐기 때문에 모두가 '미쳤다'고 반응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공유하는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작성한 문건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문건에는 '임무가 뭐야?', '무기 버려', ‘부상 있어?’, ‘배고파?’ 등의 한국어 표현과 이를 키릴 문자로 음차한 표기 등이 담겼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이 공개한 감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 30명당 통역사가 1명에 불과한 점 등 소통이 불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러시아군의 반응도 냉담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08 10:10:29[파이낸셜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파병 대가로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하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의 군사과학기술이 북한에 지원된다고 해서 위협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과대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 분야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술핵, 원자력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등 4가지에 대해 현재 북한의 도발 역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우리가 쭉 평가한 것은 러시아가 생각보다 강하지 못하더라는 것이고, 특히 재래식 전력을 보니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전력을 지원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우리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의 ICBM 재진입 기술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고 본다. 위성도 쏘다가 실패했지만, 성공 직전까지 가 있다"면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감시정찰 능력을 북한이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며 "단계적이라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것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서 같이 보조를 맞춰 간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재 정부 대표단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서 정보 수집을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대표단이) 귀국하면 나토에서 파악했던 정보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수집한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정부 기본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파병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고 열려 있다며 북한군의 본격적인 실전 투입에 대해선 "미국 대선까지 버티면서 대선 끝나고 상황을 봐서 (본격적으로) 투입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북한군 1만 명 이상이 러시아에 들어왔다는 것 때문에 나토를 중심으로 해서 유럽 지역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그래서 확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군) 파병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면서 다만 "파병 외에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은 군 또는 정부가 앞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니터링단 등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것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파병에 속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법에 보면 소규모로 인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장관이 알아서 판단하게 돼 있다"면서 "이는 소규모 파병을 한다는 것이 아니고 관련 규정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의 동향도 파악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무기체계가 북한 무기체계와 연계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분석하고 제대로 준비해야만 미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그것이 국민 안전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포로가 될 경우 통역 지원 등도 파병이 아닌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통역 지원이 파병이냐는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 하는데 북한군도 군인으로 투항했다든지 포로로 잡히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에 관한 질의에 "가능한 방안 중에 어떤 것들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방안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지원하리라는 것을 공유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언제 하느냐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한국이 무기 제공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수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되느냐 안 되느냐로 정하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전황의 문제"라고 답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31 11:42:2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파병을 한다고 하는데 정말 옳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의 나라 전쟁에 인민들을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고도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아갈 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북한 관련 대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에 북한군 포로를 심문할 심문조를 파견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기관이 남의 나라 전쟁 포로 심문에 참여하겠다는 건가. 제정신인가"라고 질타했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 대표는 "심지어 남의 나라 전쟁에 공격 무기를 제공하면 우리가 그 전쟁에 직접 끼어드는 것 아닌가"라며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되는 장병 파병 문제도 지금 참관단의 이름으로 슬쩍 보낼 생각인 것 같은데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파병하는 것을 기회로 혹시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억측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며 "안 그래도 불안한데 국민들에게 왜 전쟁의 불안까지 조성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정권이 어려우면 야당과 대화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국민들에게 지지 받을 일들을 하면 된다"며 "지금 문제 되는 일들을 좀 시정하고 더 이상 나쁜 짓 안 하고 앞으로 더 잘할 일들을 야당과 국민과 협의하면 지지율이 올라간다.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게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면 그 책임을 반드시 국민과 역사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해솔 기자
2024-10-28 10:39:02[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북한국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군 장병들에게 전투에 가담하지 말고 투항할 것을 촉구하며 세끼 식사와 의료 서비스, 수면 공간이 갖춰진 포로수용시설이 준비되어 있다고 전했다. "외국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말라" 투항 핫라인 가동 23일(현지시간) 키이우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하는 '투항 핫라인'을 통해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는 국적과 종교, 이념과 관계없이 모든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라며 북한군의 투항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푸틴(러시아 대통령) 정권을 위해 파견된 인민군 장병들에게 호소한다.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라며 "투항하라! 우크라이나가 쉼터와 음식, 따뜻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항복한 러시아 군인 수천 명도 하루 세끼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종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나는 살고 싶다'라는 이름의 투항 채널 텔레그램에 한국어로 제작한 1분14초짜리 홍보 동영상을 올리고, 북한군 포로를 위한 수용시설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에는 시설 전경과 침실 내부, 식사 준비 장면 등이 담겨있다. 영상은 "북한에서 새로 도착한 전쟁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전선의 여러 부문에서 포로가 된 최초의 북한 점령군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포로들은 별도의 수면 공간을 갖춘 크고 따뜻하고 밝은 방에 수용된다. 하루 세끼 식사를 받으며 식단에는 고기, 신선한 야채, 빵이 포함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북한군 파병 확인 "참전땐 표적 될 것" 경고 한편 미국 백악관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히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면 분명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에 최소 3천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군이 배로 북한 원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후 북한군은 러시아 동부에 있는 다수의 러시아군 훈련 시설로 이동했으며 현재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임할지 아직 모르지만, 그것은 분명히 매우 우려되는 가능성이다"라면서 "북한군이 훈련을 마친 뒤 러시아 서부로 이동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1진으로 파병한 병력인 3천명이 러시아의 훈련소 3곳에서 기본 전투 훈련을 받으면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4 07:22:42[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장병들에게 전투에 가담하지 말고 투항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이 북한군에게 투항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HUR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하는 ‘투항 핫라인’에서 북한군에게 전투에 참가하는 대신 투항해 자국 포로수용소에서 하루 세끼를 먹으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고했다. HUR은 자국 포로수용소가 국적과 종교, 이념 등에 관계없이 모든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투항을 권고했다. HUR은 북한군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권을 위해 파견된 인민군”이라면서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에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HUR은 항복한 러시아 군인 수천 명도 하루 세끼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종전을 기다리고 있다며 투항을 촉구했다. 한편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장은 앞서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TWZ)과 22일 인터뷰에서 23일에는 쿠르스크 방면에서 북한군 부대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군이 실제로 전선에 투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다노우 국장은 또 이코노미스트에는 북한이 장성 3명, 장교 500명을 포함해 다수의 병력을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2일 연설에서 6000명씩으로 구성된 북한군 여단 2개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기 위해 훈련 중이라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24 02:08:28여야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특수부대를 포함한 대규모 병력을 파병키로 하자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에 여야가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합의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군수 물자 지원을 신중히 해야 한다면서 지원시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해야 하는 법안 처리에 국민의힘의 동참을 촉구,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관련해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근 비무장지대 내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 등 김정은 독재 정권의 야만적 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초당적 동참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파병 중단과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 발의를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이를 기반으로 결의안 발의 의사를 보이고 있어 규탄 결의안 채택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해 대응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한 규탄과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분쟁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때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군수품관리법과 방위사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 법안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을 언급하자 이에 반발하며 야당에서 추진하려 했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 들어 야당이 관련 법안을 재발의하며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무기 지원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기에 국회 동의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매번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방산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21대 때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아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태워도 기간이 안 되니까 폐기가 돼서 못했는데, 만약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거부하면 패스트트랙이라도 태워서 가야 될 것같다"며 "최고위 내에서도 그런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북한군을 포로로 했을 때 누가 협력할 것인가. 가서 심문하는 데 한 명이라도 돕고 북한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식 전투병 파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어떤 우방국조차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파병한 나라는 없다"며 "경솔한 발언을 절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10-21 18:16:10[파이낸셜뉴스] 여야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특수부대를 포함한 대규모 병력을 파병키로 하자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에 여야가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을 추진키로 하며 모처럼 합의 채택에 힘을 모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수 물자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자 지원 시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해야 하는 법안 처리에 국민의힘의 동참을 촉구하는 등의 주장을 펼치는 등 정부 정책에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관련해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근 비무장지대 내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 등 김정은 독재 정권의 야만적 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초당적 동참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파병 중단과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 발의를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이를 기반으로 결의안 발의 의사를 보이고 있어 규탄 결의안 채택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해 대응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한 규탄과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분쟁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때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군수품관리법과 방위사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 법안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을 언급하자 이에 반발하며 야당에서 추진하려 했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 들어 야당이 관련 법안을 재발의하며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무기 지원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기에 국회 동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매번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방산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1대 때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아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태워도 기간이 안 되니까 폐기가 돼서 못했는데, 만약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거부하면 패스트트랙이라도 태워서 가야 될 것같다"며 "최고위 내에서도 그런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북한군을 포로로 했을 때 누가 협력할 것인가. 가서 심문하는 데 한 명이라도 돕고 북한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식 전투병 파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어떤 우방국조차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파병한 나라는 없다"며 "경솔한 발언을 절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10-21 16:40:00이스라엘의 '신의 분노' 작전을 다룬 영화 '뮌헨'에서는 당시 이스라엘 총리인 골다 메이어가 주인공인 요원 아브너 카우프만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아브너에게 제시한 이 작전의 명분은 복수. 1972년 뮌헨 올림픽 인질극으로 이스라엘 선수, 코치 등 11명을 잃은 이스라엘이 당하고만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분간 평화는 잊고 우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골다 메이어의 이 말로 시작된 작전은 7년여에 걸쳐 전개되면서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검은 9월단' 관련자 20여명을 암살하며 끝나게 된다. 이 작전 이후 50여년간 수많은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등 이스라엘의 복수에 대한 집요함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났다. 그동안 팔레스타인, 이란,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예멘, 이라크 등과 끊임없는 분쟁을 겪으며 영토를 지켜온 이스라엘은 "우리를 건드리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경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도 결을 같이한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발발한 이·팔 전쟁은 1년이 지난 지금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 1년간 하마스 대원 4만명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거나 포로로 잡혔다. 그러나 전쟁의 대가는 민간인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됐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기간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4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타깃으로 한 공격 이후 레바논에선 3주 동안 어린이 127명을 포함, 1400명 이상의 주민이 숨졌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추가 인명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노르웨이 민간 싱크탱크인 오슬로국제평화연구소(PRIO)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12만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무려 34개국에서 59건의 분쟁이 발생했는데, 이는 1946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선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만 7만1000명가량이 숨졌다. 우리는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강함'과 '복수'를 내세운 전쟁의 끝에는 평화가 올까. '뮌헨'에서 암살 작전을 수행한 아브너의 "당신이 뭘 믿든 그 끝에는 평화가 없어요"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06 19:32:30전쟁에 대한 인류 최초의 체계적인 기록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Peloponnesian War·BC 431~404)'다. 중국 춘추시대 손자병법이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5세기경 나왔지만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기보다는 군사학설과 경험을 묶은 병법서에 가깝다. 아테네의 역사가 펠로폰네소스는 낮에는 스파르타군과 싸우고, 밤에는 졸음을 참으며 전투 중에 일어났던 참상을 기록했다. 당시 전쟁은 두 동맹세력 간의 '세계대전'으로 27년간 지속된 장기전으로 '유례가 없는 전쟁(A war no like)'이었다. 도시국가들의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정치와 사회의 기반이 무너졌고, 무모한 정치가들은 전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2500여년의 역사를 들추어내는 것은 작금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전쟁 못지않게 참혹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국제판에는 일주일에 최소 3회는 두 개의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의 시신 앞에서 울부짖는 사진이 1면 톱기사와 함께 실린다. 평화의 상징인 파리올림픽 기간에도 전선에서는 각종 첨단무기들이 불을 뿜었다. 양측은 영토를 한 치라도 더 확보하는 것에 금메달을 따는 것처럼 총력전을 전개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는 방어전략에서 벗어나 러시아 영토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허를 찔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아파트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미사일 공격으로 계단에 피신시킨 부인과 세 딸이 사망하고 혼자만 살아남은 우크라이나 가장의 비극은 필설로 다할 수 없다. 갑자기 차출당해 피해가 발생한 러시아 징집병 부모들은 푸틴을 원망하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가 된 징집병들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지도력이 흔들린 푸틴은 다시 강공을 선택했다. 중동 가자지구 중부에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여건 보장을 위한 사흘간의 임시휴전이 시작됐지만 휴전지역을 제외한 북부와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됐다. 학교에도 포탄이 떨어져 11명의 인명이 숨졌다. 인명 살상은 일상사가 되었다. 가자지구에 억류되어 있던 이스라엘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가 일어났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책임자들을 잡을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전쟁 지속을 선언했다. 내부 결속이 특징인 유대인 사회에서 인질들이 돌아올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들이 반(反)네타냐후 시위를 전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마스 공격 전에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완전 소탕을 주장하며 휴전을 거부했다.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쟁, 만 1년이 다가오는 중동전쟁 모두 스트롱맨들의 정의롭지 못한 국내정치에서 비롯되었다. 러시아 국민들의 자존심을 내세워 나토(NATO)의 동진을 막는다는 명분하에 종신집권을 꿈꾸는 푸틴, 부정부패로 초유의 탄핵 위기에 처했던 네타냐후 역시 자신의 위기 탈출을 모색하던 중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내세워 반전을 모색했다. 국내정치의 돌파구로 전쟁을 선택한 것이다.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치의 도구로 보았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고,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제는 두 독재 지도자의 개인적 야망을 제외하고는 전쟁이 지속될 이유는 없다. 살상과 비극은 충분하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합리적인 집단지성들이 문제를 제기해야 할 시점이다. 두 달도 안 남은 미국 대선의 승자는 조속한 종전을 모색해야 한다.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를 위해서 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그게 미국의 존재 의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약력 △65세 △미주리대학교 대학원 응용경제학 박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민주평통 사무처장 △서울시 통일기반조성위원장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2024-09-10 18:37:0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그 자리에서 살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입수한 드론 영상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참호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밖으로 나와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린 채 무릎을 꿇어 항복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무릎을 꿇고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 3명은 곧이어 바닥에 쓰러지고, 숨진 듯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CNN은 해당 영상이 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 3명을 명백히 처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을 본 우크라이나 당국자도 이는 명백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처형 방식에 해당한다면서 올해 들어 이러한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소식통으로부터 지난해 11월 이후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즉결 처형 사례 목록 15건을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모두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전쟁 포로로 데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살해하는 경우로, 드론 촬영 영상이나 무선 감청을 통해 증거가 확보된 경우들이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발생한 우크라이나 군인 즉결 처형 사건 최소 28건을 조사 중이라고 CNN에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러한 즉결 처형 등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73명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영상이 공개되거나 당국이 조사 중인 경우를 제외하고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여러 차례 더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틴 검찰총장은 이러한 범죄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여러 러시아군 부대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이러한 러시아군의 정책이 "반인도적 범죄"이며 크렘린궁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을 넘어 제노사이드(집단말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코스틴 총장은 최근 전선에서 포착된 즉결 처형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더 광범위한 집단 학살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짚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08 09:3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