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 방 하나짜리 집에서 산다. 거실 1개, 방 1개, 화장실 1개인 전용면적 36㎡ 공공임대주택에서 둘이 살고 있다. 결혼할 때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을 형편이 못돼 함께 보증금 약 6000만원을 모았다. 월세, 관리비 합쳐 매달 약 30만원 낸다. 자녀가 없으면 6년만 거주할 수 있어 연말이면 퇴거해야 한다. 다행히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옮길 집이 생겼다. 공공임대주택이 주거사다리 기능을 하는 데 정책 초점이 있다면 나는 큰 혜택을 받았다. 공공임대 덕분에 결혼하고 돈 모아 집 샀다. 지난 3월 국토부가 세대원수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전용면적에 제한을 두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세대원 1명은 전용면적 35㎡ 이하, 2명은 25~44㎡, 3명은 35~50㎡ 등으로 구분했다. 기존에는 면적 기준이 더 넓거나 세대원별 제한이 없었다. 규칙 공포 후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국민동의청원에 대한 온라인 동의가 5만명을 넘었다. 청원자는 "세대원수별 규정된 면적이 너무 좁게 산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비판을 의식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인가구 기준인 35㎡보다 1㎡ 큰 집에서 둘이 살아보니 '이 집은 혼자면 딱'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둘이 살기 좁아 불편해도 '어디서 이런 월세를 찾나'라는 생각으로 참았다. 민간 전월세와 달리 몇 년마다 이사할 일도 없어 좋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달라 좁다고 느끼는 감각도 다를 것이다. 아무리 혼자여도 원룸에 살면 갑갑할 것이란 점도 이해된다. 하지만 작은 집의 불편함이 누군가에겐 미래의 발판이고 훗날을 도모하는 보금자리다. 공공임대에서 면적만큼 중요한 과제는 다수가 저렴하게 주거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데 있다. 주변만 봐도 작은 공공임대라도 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궁극적인 공공임대주택의 정책 목표는 면적과 공급량을 모두 확대하는 길이다. 정부가 면적제한을 둔 것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면적, 공급량 둘 중 우선순위는 공급이다. 정부는 평형 재검토보다는 다수가 거주하는 방안을 찾는 데 더 몰두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일부 재건축단지를 대상으로 공공기여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장기적으로 공공임대를 나누기 위해 면적을 고민할 게 아니라 전 부처가 물량을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질 보다는 양이 중요하다. 직접 경험하니 공공임대 한 채에 한 가족의 미래 계획이 달렸다. junjun@fnnews.com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5-09 18:41:29[파이낸셜뉴스] 화장실 변기와 침대가 붙어 있는 중국 상하이의 한 '초소형 아파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월세 300위안(약 5만7000원)으로 거래되던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가 임차인 광고를 내자마자 입주자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약 5㎡의 협소한 크기로, 현관문을 열고 약간의 계단을 오르면 왼쪽에는 화장실 겸 침실로 가는 문이 있고 오른쪽엔 싱크대가 있는 구조다. 침실은 화장실 변기 바로 뒤에 칸막이 없이 있다. 침실로 가려면 변기 뒤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 샤워기도 달려있지만, 침실쪽 벽에 달려있어 샤워를 하다가 침구류가 젖을 수밖에 없다. 해당 아파트 광고 영상에서 부동산 중개인은 "정말 꿈같은 집이다"라며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서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침실, 욕실, 주방과 거실 등이 모두 포함된 옵션인데 월 약 6만원만 내면 살 수 있어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것이다. 매물은 광고를 올린 날 바로 거래됐다. 매체는 "일반적으로 원룸 기준 상하이 평균 아파트 임대료는 월 98만원 상당으로, 약 20만원 이하의 월세 매물이 올라오면 즉시 팔린다"라며 "상하이 인구 절반이 한 달 평균 약 115만원 정도를 벌고 웨이터·경비원 등 서비스 직군은 그보다도 못한 약 67~95만원을 월급으로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이 아파트와 같이 변기와 세탁기 그리고 매트리스가 구분 없이 같이 있는 초소형 아파트와 호텔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작년 6월에는 중국에서 침대 머리 맡 바로 옆에 변기가 설치된 초소형 호텔이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중부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에 있는 이 호텔은 규모 8㎡(2.42평)의 객실을 60위안(1만1233원)에 제공하고 있다. 고시원 같은 좁은 방안에 흰색의 호텔 베딩이 깔린 깔끔한 싱글 침대가 있고, 바로 옆에 변기와 세면대가 설치돼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3 08:12:55노랑풍선은 7일 오후 7시 롯데홈쇼핑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주 캠퍼트리 호텔앤리조트 에어카텔' 상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제주 에어카텔은 대한항공 왕복 탑승과 캠퍼트리 호텔앤리조트 숙박, 중형 차량 제공 등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고객 취향에 맞게 구성됐다. 오는 6월 30일까지 출발 가능한 상품으로, 예약 인원에 따라 △원룸형 침대와 개별 화장실, 전용 발코니가 구비된 ‘호텔 트윈’(2인) △주방과 거실, 마스터룸이 갖춰진 ‘패밀리 스위트 단독형 리조트’(3~4인) 객실이 제공된다. 아울러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 스토어 등 각종 부대시설도 즐길 수 있다. 라이브 방송 중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패밀리 스위트 단독형 리조트 할인(4인 예약시) △호텔 조식 할인을 특전으로 제공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이번 에어카텔 상품은 여유로운 출발 기간을 확보해 5월 가정의 달을 비롯해 여름휴가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3-07 11:02:56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우리는 가능하면 블라디보스톡에서도 카우치서핑을 통해 현지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다. 카우치서핑은 17년 역사의 여행자와 현지인을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여행자는 묵을 곳을 구할 수 있고 현지인은 여행자를 초대해 대리경험을 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공유숙박과는 달리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대신 작은 선물이나 음식을 나누며 감사함을 표시하면 된다. 우리는 11년 전 여행에서 처음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 이곳을 통해 여러 외국친구들을 사귀었는데 현지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곳의 진짜 삶을 경험하고 관광객은 모르는 곳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도 좋은 기억이 많았다. ★블라디보스톡에서도 러시아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 우리의 여행계획을 카우치서핑에 올려놨는데 이를 보고 몇몇의 친구들이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었다. 쏘냐는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친구였다. 처음엔 우리를 자기 집에 게스트로 초대했었는데 갑자기 여행계획이 생겨 취소되었지만 대신 페루 식당에서 그의 친구들 라다, 사샤와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있는 리마라는 이 식당은 엔칠라다가 매우 맛있었다. 다들 한국과 여행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러시아 청년들이어서 공통된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식당벽에 사진과 차키가 붙어있어 관심을 끌어서 우리 중 한명이 식당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세계여행을 하고 온 영국사람이 차키를 여기 두고 간 것을 걸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뭔가 운명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춤과 사진촬영을 좋아하는 엘레나라는 친구도 만났는데 매우 톡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모델이 된듯한 기분으로 그녀의 요청에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특별히 유리는 우리가 출발 약 6개월 전에 곧 갈 수 있을 줄 알고 미리 여행계획을 올려놓은 글을 일찍 보고 메세지를 주고받던 친구였는데 자꾸 미뤄져서 미안한 마음에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였다. 그런데 우리가 한국을 떠나기 직전 그가 "한국에서 블라디보스톡 오는 배가 다시 다닌다고 하더라" 하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와 그 소식을 듣고 우리를 떠올려주다니!' 고맙고 감동이었다. 우리는 바로 "맞아! 우리가 그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갈꺼야! 곧 만나자."라고 답을 보냈다. 우리는 언덕 위의 한 카페에서 그의 두 딸 마리아, 달리아와 유리를 만났다. 영어가 서툴렀던 유리는 주로 딸들을 통해 이야기를 했다. 간접적인 소통이 답답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에 우리와 정말 친해지고 싶고 알고싶어하는 마음이 전해져 너무도 따뜻하고 좋았다. 집이 작아서 우리를 초대하기는 힘들다며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잔뜩 주었다. 초콜렛이 씌워진 전통간식과 연유, 그리고 콰스라는 러시아 전통음료였다. 콰스는 맛을 보니 우리나라의 맥콜과 비슷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어 러시아 여행 내내 마트에서 종종 사다 마셨다. 마지막으로 밝은 미소가 멋진 에너지 킹, 표트르를 아르바트 거리에서 만났다. 아르바트 거리에는 매일 락, 발라드, 클래식 등의 음악을 바이올린, 플루트, 기타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한다. 우리와 함께 거리를 따라 걷던 표트르가 기타치며 노래하는 버스커를 보자 갑자기 옆에 걸터앉아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놀란 토끼눈이 된 우리는 '헉 이래도 되나? 연주자에게 무례한 행동은 아닌가?' 싶어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는 심지어 버스커보다 더 큰소리로 신나게 노래를 했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자 그 버스커는 열심히 박수치는 우리는 제쳐두고 표트르에게 무척 고마와했다. 신기한 광경이었다. 우와 이런 것이 문화의 차이인가보다. 계속해서 우리는 아래쪽 바닷가를 함께 걸었다. 해양공원과 놀이기구들이 있었는데 우리끼리였다면 긴장하고 다녀야해서 못보고 지나칠 것들을 친구와 함께다니니 마음이 편해 기발한 화장실 픽토그램 등 많은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 쿵푸, 가라데 등을 접하며 아시아 문화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히치하이킹으로 동러시아를 몇달간 여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청년때 전국 무전여행을 하셨다는 나의 아버지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제 우리나라에선 생각하기 힘든 히치하이킹이 가능하다니 러시아는 아직도 50년 전의 정이 남아있는 나라인가 싶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자 불쑥 "우리 집에 게스트로 올래?" 하고 제안해준다. 예정에 없었지만 현지친구의 집에 묵는 좋은 기회를 놓칠소냐. 우리는 짐을 가지고 그의 집으로 갔다. 그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건물 맨위층이었는데 충격적이었던 것은 주방에 싱크대가 없어 화장실에서 물을 써야했고 원룸에 접이식소파배드가 하나 있었는데 우리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표트르는 바닥에서 잤다. 그가 누우면 바닥이 꽉 찰 정도로 좁았다. 덜컥 초대를 받고 왔지만 한방에서 이렇게 지낼줄은 몰랐어서 미안스럽고 당황스러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보통 집이 넓고 많은 것들을 갖추어야 손님을 초대할 수 있고 제대로 대접하는 것이 라 생각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아예 누구를 초대하거나 하는 것을 피하는데 표트르는 풍족하지 않아도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하며 즐거워하였다. 그의 모습에 무언가 커다란 것을 배운 것 같았다. 그가 일하고 있는 시내에 새로 지은 39층 빌딩에 따라가 보았다. 아직 시멘트벽 상태였지만 통유리창 너머 블라디보스톡 항구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교가 보이는 상상초월의 황홀한 뷰에 말문이 막혔다. "와아! 미쳤네! 환상적이다! 내 눈앞에 펼쳐진 이 풍경이 정말 현실이라고? 말도 안돼!" 한동안 푹 빠져 창앞을 떠나지 못하던 나는 표트르에게 호기롭게 말했다. "표트르, 여기 인테리어를 퍼펙트하게 해주길 바래. 우리 여행이 끝날때쯤 유튜브로 돈 많이 벌면 이곳을 살꺼니까!" 이 집에 들어올 사람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우리는 표트르네서 그가 해준 아크로슈카(러시아음식)도 먹고 북한식당도 같이 가보고 하며 즐겁게 이틀을 함께 보냈는데 뭔가 낌새가 좀 이상했다. 사실 우리는 차를 되찾을때까지 표트르와 함께 있을 생각으로 온건데 그는 이틀 후에 또다시 6개월이상의 무전여행을 떠난다고 하는거다. 뭔가 영어의 소통이 불충분했나보다. 하여튼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의 여행 준비를 도우며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가기로 했다. 표트르는 여행을 떠나기 전 집의 음식을 없애야한다며 우리에게 병조림과 쌀 등을 잔뜩 주었다. 몇일 후 우리도 차를 되찾아 여행을 시작할테니 가다가 혹시 길에서 얻어탈 차를 찾고 있는 표트르를 만나게 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여행을 축복하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이렇게 맛난 것도 먹고 구경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며 시간을 보내던 중 드디어 러시아통관대행사로부터 우리 차가 나온다는 연락이 왔다. 차에 고추장이며 온갖 한국음식과 탄의 촬영장비 등 짐을 잔뜩 실어서 세관에서 혹 트집을 잡거나 큰 돈을 요구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예상하던 최단시일인 열흘만에 추가비용은 하나 없이 가장 좋은 상황으로 차를 되찾게 되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항구로 가서 통관세를 내고 몇가지 확인을 한 후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갔다. 철망 문이 열리며 까브리가 나오자 달려가 와락 안고싶었다. 없어진 것 하나없이 다시 만난 까브리가 너무 반가웠고 장해보였다. 차를 찾아 제일 먼저 한 것은 주유소 가기. 러시아는 기름값이 한국의 반값이다. 기름을 빵빵하게 넣은 까브리에 앉아 운전대를 잡은 탄이 무지 신나보인다. 힘들게 걸어다녀야했던 블라디보스톡을 차타고 드라이브하니 기분이 새롭고 매우 좋았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고 친해진 슈퍼스타사장님께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배가 다시 다니니까 제발 게스트하우스를 그만두지 마시라고 우리 뒤에 오실 분들을 생각해달라고 다시한번 간절히 부탁드렸고 사장님은 러시아 여행 중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감사한 이야기를 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드디어 까브리와 정처없는 긴 여행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두근두근 가슴이 설레었다. “이제 정말 진짜 시작이구나. Go West! 내차타고 가는 세계여행 출발!”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이 기사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15 13:47:47실버주택의 평면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니어들의 안전은 물론,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한 각종 특화설계가 도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늘어나는 시니어 수요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각종 특화설계의 연구 및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지 내부의 요철 부분을 최소화하거나, 효율적인 동선 활용이 가능한 시니어 맞춤 평면을 적용시키는 등 시니어에 적합한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건설이 서울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에서 공급 중인 ‘VL 르웨스트’가 꼽힌다. 전용 51㎡부터 149㎡까지 다채로운 평면구성은 물론 롯데건설이 개발한 다양한 시니어 맞춤형 특화설계를 도입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시니어 세대를 배려한 특화설계 역시 대거 도입됐다. ‘VL 르웨스트’에 적용된 특화설계는 원룸 원배쓰(방 하나당 화장실 하나)가 있다. 시니어 세대를 배려해 침실과 욕실의 동선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입주민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드닝, 반려동물 케어, 홈 트레이닝 공간 등으로 활용 가능한 비스포크 발코니를 도입했다. 또 모든 방문에 문턱이 없는 무단차 설계계획, 미닫이문 설계, 세대 내 순환형 동선 구조 등을 제공해 단지 내 효율적인 동선 활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비상콜 시스템을 도입해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할 전망이다.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세대 내부 드레스룸 설계로 풍부한 수납공간을 갖췄고 무상으로 제공되는 빌트인 냉장고, 빌트인 드럼세탁기, 빌트인 오븐, 인덕션, 붙박이장 등을 통해 풍부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롯데호텔의 다양한 시스템도 이용이 가능하다. VL 르웨스트’는 특화설계 외에도 입주민의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선보인다. 롯데호텔의 운영지원을 통해 제철 건강식을 포함해 고혈압·골다공증·저염식 등 각종 치료식과 모임 및 연회를 위한 프리미엄 외식형 메뉴가 제공될 예정이다. 또 실내 골프연습장과 GX룸, 필라테스 룸, 일상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스파 및 사우나 시설이 단지 내 조성되며, 각종 영상 시청이 가능한 AV룸, 이웃과 소소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인 살롱드 VL 등 다양한 여가 ∙ 휴게 공간도 대거 들어선다. 한편, 막바지 공급이 한창 진행 중인 ‘VL 르웨스트’는 전용 51㎡~149㎡, 지하 6층 ~ 지상 15층, 4개동 총 810실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최초 입주자에게 10년간 임대 보증금 동결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계약금 1천만원 정액제, 계약금 10%에 대한 금리 5% 이자지원, 중도금 50% 무이자 제공으로 수요자의 부담을 한층 덜었다. 또한 대기자가 아닌 입주민을 최우선으로 하여 입주 후 공실 발생 시, 세대 타입 변경이 가능하다. VL르웨스트의 견본주택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 일원에 마련돼 있다.
2024-01-31 15:43:02[파이낸셜뉴스] 원룸에서 도시가스 배관과 연결된 가스레인지 호스를 끊고, 라이터 불을 켰다가 폭발 사고를 발생시킨 4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남성은 호스를 절단한 직후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켰다가,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형사11부는 가스유출 및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5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했다. A씨는 이곳에서 도시가스 배관과 가스레인지에 연결된 고무호스를 절단한 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켜 폭발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화재로 피해자 B씨 소유인 A씨 주거지가 전소됐으며, 건물 외벽 등이 불타는 등 2억 1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던 중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 여러 사람이 거주하는 원룸 건물에서 가스를 유출한 후 불까지 낸 것으로 자칫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큰 중대범죄"라며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재산상 피해를 호소하며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고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2-18 06:35:35【 대전=김원준 기자】 12월 첫 주말 대전 서구 가장로 한민시장 5번 게이트 입구. 영상 5도 안팎의 기온에 강한 바람이 간간이 몰아치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도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시장 앞이 분주하다. 시장 주 출입구인 이곳 5번 게이트 앞 도로가에는 깐마늘과 양파, 대파, 무 등 막바지 김장채소를 파는 노점상이 일찌감치 진을 쳤다. 시장으로 들어서자 좌우로 길게 늘어선 상점들의 환한 조명과 시장통을 오가는 행인들의 총총걸음에서 생기가 느껴진다. 시장 안쪽 아케이드 천장 아래는 마치 불꽃놀이를 연상케 하는 오색 조명이 곳곳에 걸려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초입 왼편 대형마트를 지나 청과상과 젓갈집, 반찬가게, 두부집, 떡집, 정육점 등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한민시장은 중간중간에 3곳의 샛길이 형성돼 있지만, 중심 시장통은 일자로 나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100여m 안쪽으로 들어왔을까. 대형 정육점 옆 한 건어물 가게에서는 주인과 손님이 나누는 대화가 정겹다. 60대 후반쯤 돼 보이는 한 여성 손님이 "뭐 이런 걸 줘" 하며 손사래를 치자, 주인장은 "이런 게 정이 잖아요"라며 기어코 비닐봉지에 북어채를 한 주먹 더 담는다. 건어물 가게 한칸 건너 어물전이 청년 상인들의 호객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싸게 가져가세요. 다금바리 다섯마리 만원~". 상인들의 외침에 몰려든 주부들이 저녁거리를 장만하느라 매대 위 냉동생선을 이리저리 살핀다. 어물전 맞은편 호떡집엔 불이 났다. 한 사람 끼어들 틈도 없을 정도로 북새통이다. 이곳은 한민시장 최고 맛집 중 한 곳인 '온양삼색호떡'. 2평 남짓한 가게 안에서 3명의 직원이 팔을 걷어붙이고 호떡과 튀김, 떡볶이, 어묵탕 등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 집의 호떡은 피가 얇고 꿀과 견과류가 듬뿍 들어있는 것이 특징. 항상 손님이 대기하고 있어 '줄 서서 먹는 호떡집'으로도 알려졌다. ■먹자골목 따로 없어도 곳곳이 맛집 한민시장에는 다른 대형 전통시장 처럼 '먹자통'이 따로 없다. 그러나 걱정은 금물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가심비 맛집이 즐비하다. 오래된 노포도 있지만 젊은 청년 사장님들이 시장에 새롭게 정착하면서 개발한 '퓨전' 먹거리 음식점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심미'라는 상호의 가게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간판은 '심미'이지만 '심미 함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뚝배기에 나오는 함박스테이크가 주메뉴다. 국밥집에서나 볼 법한 뚝배기에 함박스테이크를 내온다. 소스는 기본 데미그라스에 새하얗고 고소한 크림소스도 선택할 수 있다. 이 집은 원래 떡갈비 전문집이었다. 떡갈비는 맛과 크기로 전국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일단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에게 시식용 떡갈비를 제공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한민닭강정'도 유명한 맛집이다. 언뜻 전통시장 안의 가게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고급스러운 유럽풍의 내·외부 원목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케첩을 넣지 않고 토마토 베이스에 직접 개발한 수제 양념을 가미, 다른 닭강정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바로 쪄낸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찐빵 등을 맛볼 수 있는 손만두 전문점인 '대박소문만두'와 각종 피자와 마늘빵 맛집인 '파스타마니아' 등도 한민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시장명물 막창골목…전국에 입소문 메인 출입구 길 건너 맞은편 6번 게이트 안쪽으로는 한민시장의 시그니처인 막창집 대여섯곳이 영업 중이다. 시장의 맨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막창골목은 그간 많은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많은 지역민들이 한민시장 하면 막창집을 떠올릴 정도로 한민시장의 막창골목은 상징성이 크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 때쯤이면 직장인들을 필두로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이곳 막창골목에서 한잔 술과 함께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막창가게들이 새벽 시간대까지 영업을 이어가면서 한민시장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시장'으로도 불린다. 일반 상점들이 문을 닫는 시간에 막창집들이 본격적으로 장사에 나서면서 한밤중에도 불을 훤히 밝히기 때문이다. 한민시장에서 어떻게 막창집이 성업하게 됐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남아있지 않다. 다만 시장 형성 초기 이곳에 유명한 순대집이 있었고, 이 집에서 순대보다 부속고기가 손님들에게 더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막창을 주력 메뉴로 하게 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아직도 한민시장 곳곳에는 순대와 돼지 부속을 파는 가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막창 장사를 시작한 가게는 '한민원조막창'. 원조막창 윤미자 사장은 어머니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아 딸과 함께 운영하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윤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친 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던 손님들은 다소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고 삶는 방법도 개선해 더 맛있는 재료를 제공하다 보면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단위 아파트단지, 구매력 풍부 대전 서구 가장동에 자리한 한민시장은 총 1만27㎡ 면적에 점포 수 240여개, 상인 수 600여명인 지역 대표 전통시장 중 한 곳이다. 시장을 오가는 유동인구는 하루 1만명 안팎에 이른다. 한민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 말. 당시 대전 최초의 대단위 공동주택인 가장주공아파트가 들어서자 그 담벼락 주변으로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장이 서기 시작했다. 노점 위주로 형성돼 점차 규모를 키워가던 한민시장은 이후 상인들의 자구노력으로 1981년 3월 정식으로 '인정시장' 등록을 받게 된다. 지난 1988년 정부대전청사가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뒤 대전 서구가 인구 증가로 분구되면서 한민시장도 크게 번성하며 호황을 구가했다. 이어 1999년에는 가장주공아파트가 재건축돼 현대적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든든한 시장 배후수요로 자리잡았다. 현재 시장반경 1㎞ 안에 공동주택과 빌라, 원룸 등을 포함해 3만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주변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가정에서 소비하는 식재료인 농축수산물이 시장의 주력 업종이 됐다. 주거단지가 주변을 둘러싼 만큼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은 한민시장의 강점이다. 시장은 동쪽으로는 대전역, 서쪽으로는 유성까지 시내버스 노선으로 연결됐다. 대전지역 어디서든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다. 특히 시장에서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이 있어 접근성 만큼은 최상의 조건이다. ■'문화관광형'사업으로 새단장 한민시장은 일반적 전통시장과 같이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진 않지만 시장의 다양화를 고민하며 새로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주차장과 화장실, 아케이드 등의 편의시설을 확충했고 지난 2015년에는 골목시장 육성사업을 거치며 현대식 전통시장의 면모를 갖췄다. 이어 2017년에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추진되면서 한민시장은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를 겪었다. 이 사업을 통해 한민시장은 통일된 디자인의 돌출간판과 아케이드 경관조명을 갖춰 한결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장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도 개설돼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인 전용 피트니스센터와 다목적회의실도 갖추고 있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올여름, 한민시장 전 구간 천장에 2m 간격으로 쿨링포그가 설치돼 방문객에게 한결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민시장은 시장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배달앱인 '먹깨비'를 통해 주문 2시간 안에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먹깨비는 다른 배달 앱과는 다르게 여러 업소 물품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할 수 있어 배송비 부담을 덜 수 있다. 하루 100건 이상 찍혀 대전지역 전통시장 가운데 배달앱 주문수 1위를 기록했다. 36년째 한민시장에서 '부흥청과'라는 간판을 걸고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권수안 사장은 "집에 앉아서 상품을 주문하는 시대에 맞게 최근 배달앱 도입은 상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보다 다양한 사업과 이벤트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년 김장문화축제…"이웃과 함께" 한민시장의 대표 이벤트는 매년 연말 펼쳐지는 '김장문화축제'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단순히 김치를 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상인은 물론 지역 기업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행사다. 물론 김장재료들은 모두 시장에서 국내산으로 조달한다. 지난달 23일 열린 올해 김장축제에는 김장 담그기 이벤트 이외에도 트로트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함께 진행돼 주민 어울림 한마당을 연출했다. 축제기간 담근 김치는 모두 인근 지역 복지시설과 소외이웃에게 전달된다. 올해는 모두 450포기의 김치가 기증됐다. 한민시장은 해마다 국책사업에 선정되며 시설현대화와 시장경영혁신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시장 노후시설 정비, 화재안전점검, 방역 등을 통해 시장 내 안정성을 확보하고 카드 가맹률과 온라인상품권 사용처 확대, 각종 이벤트 및 상생 협약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한민시장은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종천 한민시장 상인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전통시장 매출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면서 "배송서비스 확대와 편의시설 확충, 고객 이벤트 등을 통한 위기 극복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2023-12-17 18:40:33【대전=김원준 기자】12월 첫 주말 대전 서구 가장로 한민시장 5번 게이트 입구. 영상 5도 안팎의 기온에 강한 바람이 간간이 몰아치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도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시장 앞이 분주하다. 시장 주 출입구인 이 곳 5번 게이트 앞 도로가에는 깐마늘과 양파, 대파, 무 등 막바지 김장 채소를 파는 노점상이 일찌감치 진을 쳤다. 시장으로 들어서자 좌우로 길게 늘어 선 상점들의 환한 조명과 시장통을 오가는 행인들의 총총걸음에서 생기가 느껴진다. 시장 안쪽에는 아케이드 천장아래는 마치 불꽃놀이를 연상케하는 오색 조명이 곳곳에 걸려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초입 왼편 대형마트를 지나 청과상과, 젓갈집, 반찬가게, 두부집, 떡집, 정육점 등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한민시장은 중간 중간에 3곳의 샛길이 형성돼 있지만, 중심 시장통은 일자로 나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100여m 안 쪽으로 들어왔을까. 대형 정육점 옆 한 건어물 가게에서는 주인과 손님이 나누는 대화가 정겹다. 60대 후반 쯤 돼 보이는 한 여성 손님이 "뭐 이런 걸 줘"하며 손사래를 치자, 주인장은 "이런 게 정이 잖아요"라며 기어코 비닐봉지에 북어채를 한 주먹 더 담는다. 건어물 가게 한 칸 건너 어물전이 청년 상인들의 호객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싸게 가져가세요. 다금바리 다섯마리 만원~". 상인들의 외침에 몰려든 주부들이 저녁거리를 장만하느라 매대 위 냉동 생선을 이리 저리 살핀다. 어물전 맞은편 호떡집엔 불이났다. 한 사람 끼어 들 틈도 없을 정도로 북새통이다. 이 곳은 한민시장 최고 맛집 중 한 곳인 '온양삼색호떡'. 2평 남짓한 가게 안에서 3명의 직원이 팔을 걷어붙이고 호떡과 튀김, 떡볶이, 어묵탕 등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 집의 호떡은 피가 얇고 꿀과 견과류가 듬뿍들어있는 것이 특징. 항상 손님이 대기하고 있어 '줄서서 먹는 호떡집'으로도 알려졌다. ■'먹자골목' 따로 없어도 곳곳이 맛집 한민시장에는 다른 대형 전통시장 처럼 '먹자통'이 따로 없다. 그러나 걱정은 금물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가심비 맛집이 즐비하다. 오래된 노포도 있지만 젊은 청년 사장님들이 시장에 새롭게 정착하면서 개발한 '퓨전' 먹거리 음식점도 곳곳에 포진한다. '심미'라는 상호의 가게가 대표적이다. 이 곳의 간판은 '심미'이지만 '심미 함박'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뚝배기에 나오는 함박스테이크가 주 메뉴다. 국밥집에서나 볼 법한 뚝배기에 함박스테이크를 내온다. 소스는 기본 데미그라스에 새하얗고 고소한 크림소스도 선택할 수 있다. 이 집은 원래 떡갈비 전문집이었다. 떡갈비는 맛과 크기로 전국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일단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에게 시식용 떡갈비를 제공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한민닭강정'도 유명세를 타는 맛집이다. 언뜻 전통시장 안의 가게라고 느껴지지않을 만큼 고급스런 유럽풍의 내외부 원목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케첩을 넣지 않고 토마토 베이스에 직접 개발한 수제 양념을 가미, 다른 닭강정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바로쪄낸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찐빵 등을 맛볼 수 있는 손만두 전문점인 '대박소문만두'와 각종 피자와 마늘빵 맛집인 '파스타마니아' 등도 한민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시장명물 막창골목...전국에 '입소문' 메인 출입구 길건너 맞은 편 6번 게이트 안쪽으로는 한민시장의 시그니처인 막창집 대여섯곳이 영업중이다. 시장의 맨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막창골목은 그간 많은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많은 지역민들이 한민시장하면 막창집을 떠올릴 정도로 한민시장의 막창골목은 상징성이 크다. 해가 뉘엇 뉘엇 저무는 저녁 때 쯤이면 직장인들을 필두로 매니아들이 몰려들어 이 곳 막창골목에서 한 잔술과 함께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막창 가게들이 새벽 시간대까지 영업을 이어가면서 한민시장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시장'으로도 불린다. 일반 상점들이 문을 닫는 시간에 막창집들이 본격적으로 장사에 나서면서 한 밤중에도 불을 훤희 밝히기 때문이다. 한민시장에서 어떻게 막창집이 성업하게 됐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남아있지 않다. 다만 시장 형성 초기 이 곳에 유명한 순대집이 있었고, 이 집에서 순대보다 부속고기가 손님들에게 더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막창을 주력 메뉴로 하게 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아직도 한민시장 곳곳에는 순대와 돼지 부속을 파는 가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막창 장사를 시작한 가게는 '한민원조막창'. 원조막창 윤미자 사장은 어머니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아 딸과 함께 운영하며 3대째 가업을 잇고있다. 윤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친 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던 손님들은 다소 줄어든 것같아 아쉽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고 삶는 방법도 개선해 더 맛있는 재료를 제공하다보면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단위 아파트단지, 구매력 풍부 대전 서구 가장동에 자리한 한민시장은 총 1만27㎡면적에 점포 수 240여개, 상인 수 600여명인 지역 대표 전통시장 중 한 곳이다. 시장을 오가는 유동인구는 하루 1만명 안팎에 이른다. 한민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 말. 당시 대전 최초의 대단위 공동주택인 가장주공아파트가 들어서자 그 담벼락 주변으로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장이 서기 시작했다. 노점 위주로 형성돼 점차 규모를 키워가던 한민시장은 이후 상인들의 자구노력으로, 1981년 3월 정식으로 '인정시장' 등록을 받게 된다. 지난 1988년 정부대전청사가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뒤 대전 서구가 인구 증가로 분구되면서 한민시장도 크게 번성하며 호황을 구가했다. 이어 1999년에는 가장주공아파트가 재건축돼 현대적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든든한 시장 배후수요로 자리잡았다. 현재 시장반경 1㎞안에 공동주택과 빌라, 원룸 등을 포함해 3만 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주변에 대규모 주거 단지가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가정에서 소비하는 식재료인 농축수산물이 시장의 주력 업종이 됐다. 주거단지가 주변을 둘러싼 만큼 다른 전통 시장들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은 한민시장의 강점이다. 시장은 동쪽으로는 대전역, 서쪽으로는 유성까지 시내버스 노선으로 연결됐다. 대전지역 어디서든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다. 특히 시장에서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이 있어 접근성 만큼은 최상의 조건이다. ■'문화관광형'사업으로 새단장 한민시장은 일반적인 전통시장과 같이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진 않지만 시장의 다양화를 고민하며 새로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주차장과 화장실, 아케이드 등의 편의시설을 확충했고, 지난 2015년에는 골목시장 육성사업을 거치며 현대식 전통시장의 면모를 갖췄다. 이어 2017년에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추진되면서 한민시장은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를 겪었다. 이 사업을 통해 한민시장은 통일된 디자인의 돌출간판과 아케이드 경관조명을 갖춰 한결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장 홈페이지와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개설돼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인전용 피트니스센터와 다목적회의실도 갖추고 있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한민시장 전 구간 천장에 2m간격으로 쿨링포그가 설치돼 방문객들에게 한결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민시장은 시장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배달앱인 '먹깨비' 통해 주문 2시간 안에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먹깨비는 다른 배달 앱과는 다르게 여러 업소 물품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할 수 있어 배송비 부담을 덜 수 있다. 하루 100건 이상 찍혀 대전지역 전통시장 가운데 배달 앱 주문수 1위를 기록했다. 36년째 한민시장에서 '부흥청과'라는 간판을 걸고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권수안 사장은 "집에 앉아서 상품을 주문하는 시대에 맞게 최근 배달 어플 도입은 상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있다"면서 "앞으로도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보다 다양한 사업과 이벤트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년 김장문화축제..."이웃과 함께" 한민시장의 대표 이벤트는 매년 연말 펼쳐지는 '김장문화축제'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단순히 김치를 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상인은 물론 지역 기업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행사다. 물론 김장재료들은 모두 시장에서 국내산으로 조달한다. 지난달 23일 열린 올해 김장축제에는 김장 담기기 이벤트 이외에도 트로트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함께 진행돼 주민 어울림 한마당을 연출했다. 축제기간 담근 김치는 모두 인근 지역 복지시설과 소외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올해는 모두 450포기의 김치를 기증됐다. 한민시장은 해마다 국책사업에 선정되며 시설현대화와 시장경영혁신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시장 노후 시설 정비, 화재안전점검, 방역 등을 통해 시장내 안정성을 확보하고 카드 가맹률과 온라인상품권 사용처 확대, 각종 이벤트 및 상생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한민시장은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종천 한민시장 상인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전통시장 매출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면서 "배송서비스 확대와 편의시설확충, 고객 이벤트 등을 통한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2023-12-15 10:27:29[파이낸셜뉴스] 원룸 화장실 창문을 통해 여성이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이를 불법 촬영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30대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지난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10시50분쯤 울산 남구 한 원룸에서 화장실 창문을 통해 여성이 샤워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가 샤워 중 촬영되고 있는 사실을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해 붙잡히게 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상황에서 A씨는 피해자 집으로 다시 찾아가 “본 것은 맞지만 촬영하지는 않았다”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범행 당시 목격한 휴대전화와 A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 기종·색상이 동일했고, 경찰이 이 사실을 추궁하자 A씨는 영상 촬영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경찰은 여죄 확인을 위해 A씨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촬영물 등이 있는지 확인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게는 스마트워치 지급 등 필요한 보호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29 07:37:31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도심에 대다수 거주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시니어 세대로 편입됐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서다. 이에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는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무엇보다 도심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을 비롯해 교외 지역에 주로 거주했던 과거 시니어 세대의 니즈와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자녀 세대의 접근성도 우수한 도심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도심형 입지의 시니어 레지던스에 선점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바지 공급이 한창인 ‘VL 르웨스트’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VL 르웨스트’는 롯데건설과 롯데호텔이 연계해 선보이는 시니어 레지던스 전문 브랜드 ‘VL’이 적용된 상품으로,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 일원에 들어선다. 다양한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단지 인근 롯데백화점, 롯데몰, 롯데시네마와 대형 쇼핑몰이 인접해 있고, ‘LG아트센터 서울’ 등 문화시설도 인접해 있다. 또 입주민의 생체 신호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상황에 따른 건강 케어를 가능하게 한 동작감지 센서를 필두로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비상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료서비스도 강점이다. 또 단지 내 ‘보바스기념병원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해 밀접하게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할 방침이며, 이화의료원과의 협약을 통해 단지 인근 ‘이대서울병원’에서 입주민 전용창구를 활용해 대기 없이 즉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통망 또한 이용이 가능하다. 도보권에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공항대로, 올림픽대로 등을 통해 강남권까지 약 1시간, 서울 용산까지는 약 50분, 경기도 일산은 약 20분, 인천 송도는 약 1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 시니어 세대의 독립성을 반영해 ‘원룸 원배쓰(방 하나당 화장실 하나)의 평면, 신체 및 안전을 고려해 전 세대 미닫이문 및 무단차 계획, 동선을 최적화시킨 세대 내 순환형 구조 등을 도입했다. 또 실내 골프연습장과 GX룸, 필라테스 룸, 일상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스파 및 사우나 시설도 확보했으며, 현재 최초 입주자에게 10년간 임대 보증금 동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계약금 1천만원 정액제, 계약금 10%에 대한 금리 5% 지원, 중도금 50% 무이자 제공도 지원하고 있다. ‘VL 르웨스트’의 견본주택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 일원에 마련돼 있다.
2023-11-27 13: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