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병으로 별세한 인도 타타 그룹 명예회장 라탄 타타가 반려견에게 1000억원이 넘는 유산을 물려준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타타 회장의 유언장에는 그의 유산 9100만 파운드(약 1631억)의 절반 이상을 반려견인 저먼 셰퍼드 '티토'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약 1000억원 가량이 티토에게 상속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타 회장은 그의 반려견, 집사 겸 총괄 비서, 요리사에게 유산의 상당 부분을 상속했다. 비서와 요리사의 상속 조건은 티토에게 제한 없는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의 형제들은 재산의 일부만 상속받게 된다. 매체는 인도에서 애완동물이나 하인에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며 부는 대체로 가족 안에서 유지된다고 전했다. 타타 회장의 절친한 친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타타 회장)를 잘 아는 사람은 이 유산 상속이 놀랄만한 일이 아닐 것"이라며 "이 유언장은 부의 표시가 아니라 애완동물과 두 명의 가까운 보좌관이 그에게 준 기쁨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1937년생인 타타 회장은 타타 그룹 창업자 잠셋지 타타의 증손자로 태어났다.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학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이후 경영에 참여해 고급 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 등 글로벌 대기업 회사들의 인수를 성공시키고 타타를 인도를 넘어선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했다. 타타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매출액만 1650억 달러(약 228조원)에 이른다. 타타 회장은 독신으로 지내며 소박한 삶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은퇴할 때는 회장직을 집안사람이 아닌 지주사 타타 선즈의 2대 주주인 미니트리 그룹의 사이러스 미니트리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다만 은퇴 이후 미니트리 가문과 경영권 다툼이 발생, 2016년 미니트리 회장이 축출된 뒤 몇 달간 복귀한 적도 있다. 현재 타타의 수장은 타타의 인턴사원 출신인 전문 경영인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9 16:19:42[파이낸셜뉴스]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상속세율을 한 차례 건드린 정부가 내년에는 '유산취득세' 전환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미 크게 완화된 세율과 과표구간을 각자 물려받은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받는 만큼 세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식화한데 이어 여당 역시 개편 의지를 밝히며 상속세 체계의 전환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처음으로 내년 상반기라는 구체적인 제출 시기를 정해 '유산취득세'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간 관련 연구와 공청회를 비롯한 논의는 지속됐지만 법안 마련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세부담은 자녀수 반비례...아파트 상속세 '반절' 현행 상속세는 1억원 이하 10%, 1억 원 초과 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 원 초과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로 구간별 세율을 적용한다. 상속 여건에 따른 공제를 적용하면 일부 금액에 대한 세율을 재차 감면하는 방식이다. 이 때 세율을 적용하는 금액은 '물려주는 금액 전체'가 된다. 10억원의 재산을 3명의 자녀에게 고르게 물려주더라도 10억원 전체에 맞춰 세율을 적용한다. 공제를 제쳐놓고 단순하게 계산하면 30%인 3억원의 상속세를 각 자녀가 1억원씩 부담하는 셈이다. '유산 취득세'는 반대로 자녀 한 명씩 물려받는 '3억원 플러스알파'에 각각 세율을 적용한다. 자녀 3명이 내야 하는 세금은 '5억원 이하' 대한 20%로 66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정부 입장에서 걷는 세금 총액 기준으로 놓고 보면 3억원에서 2억원으로 3분의 1이 사라진다. 6월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억2155만원으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구간에 들어가 있다. 이 경우 3자녀가 나눠 상속을 받으면 과표 구간이 '5억원 이하'까지 2단계 아래로 내려간다. 이 때 세부담은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일괄공제·누진공제 등을 적용하면 세부담은 단순 상속세율만을 놓고 계산했을 때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일괄공제는 유산취득세가 도입될 경우 폐지가 필요하다"며 "배우자 자녀 등 상속인별 공제액 규모는 현행 상속세 공제액 등을 감안해 따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표·세율...재논의 가능성↑ 문제는 정부가 이미 올해 제출한 세법개정안에서 한 차례 기존 상속세 체계를 손봤다는 점이다. 1인당 5000만원인 자녀공제액을 5억원으로 바꾸고, 최고세율을 기존 50%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기존 최고구간이었던 '50억원 이상'이 없어지며 최고 세율도 40%에 천장을 두는 만큼 고액의 상속 부담을 한 차례 줄인 방안이다. 올해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5년부터 시행된 후 2026년부터 유산취득세를 재차 도입하면 세부담 완화가 2차례 중첩돼 일어날 공산이 크다. 당장 올해도 10조원 가량의 '펑크'가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정부의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상속 금액이 클 수록 세부담 규모도 커지는 구조를 가진만큼 과표구간과 세율의 재논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국회에서는 당장 올해 상속세 완화 방안 역시 '부자감세'를 이유로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유산취득세는 공평성과 재산 분배 효과가 크고 각자 능력에 맞게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응능부담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며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허위 분할신고가 성행할 우려가 있고, 유산분할의 실태에 관한 공시가 갖춰지지 못하면 적정한 세무집행이 곤란한 점 등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13 10:12:2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 상속세 부과체계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개편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같은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속세 개편 논의가 24년 만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이 선진국에 비해 너무 크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에 정부는 상속세 공제액을 높이고 과세표준 구간과 세율을 조정하며 최대주주 할증을 폐지하는 내용의 상속세제 개편안을 지난 7월 25일 발표했었다. 이 또한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지만, 당시 유산취득세는 발표 내용에서 빠져 있었다. 유산취득세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들어 있지만, 정부가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유산취득세는 전체 상속금액이 아닌 상속을 받는 각자의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공제 제도를 고려할 때 상속금액이 클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내게 된다. 상속세제 개편이 필요한 이유의 하나는 평생을 일궈온 가업승계에 과도한 상속세율이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체를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상속세를 피해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부자들 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다고 한다. 일종의 국부유출인 셈이다. 유산취득세 도입은 그런 면에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 도입의 혜택은 재산을 많이 가진 자산가들이 볼 것이기 때문에 야당이 '부자 감세'라는 논리로 반대할 공산이 큰 것이 첫째다. 두번째는 세수 감소다. 내년 상속·증여세 개편만으로도 5년 동안 18조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산취득세 도입은 더 큰 세수 감소를 부를 수 있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이를 해결해야 상속세제 개편의 뜻을 이룰 수 있다. 어떤 정책이든지 장점과 단점이 있고, 동전의 양면과 같이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양쪽을 잘 따져서 전체적으로 국민과 국익을 위해 이득이 되는지 판단하는 도리밖에 없다. 높은 상속세율을 유산취득세 도입으로 낮추면 감세의 이득은 상속인과 피상속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또 세수 감소로 민생과 복지에 써야 할 예산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야당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논리로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부의 유출과 장수기업의 지속성 유지라는 다른 측면을 놓고 보면 상속세제 개편이 나라 전체에 미치는 이익이 부자들에게 돌아가는 이득보다 더 클 수 있다. 이런 점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일단은 내년 세제개편안을 야당이 수용할지부터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한발짝 더 나아가 정부안보다 공제한도를 더 높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속세 감경에서 여야가 합의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인 것이다.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내년에 정부가 유산취득세제 도입을 공식화하면 민주당은 단지 부자들만이 아닌 국가 전체를 놓고 득실을 잘 계산해 보기 바란다. 선진국들이 이 제도를 왜 시행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2024-09-10 18:33:53[파이낸셜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상속세 부과체계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개편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유산취득세로 개편방침을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약속한 만큼 상속세 부과체계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최 부총리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상법개정 정부안도 내놓겠다고 했다. 폐지, 시행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내년 유산취득세로 개편되나 최 부총리의 이날 유산취득세 관련 언급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의 전환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고 세정당국인 기재부는 지난 2022년 10월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은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조세개혁추진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2023년,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연이어 제외됐다. 국회에 아예 제출조차 않았다. 이는 상속세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것이어서 배우자나 자녀공제를 포함해 조정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다 유산취득세로의 개편은 '부자감세'라는 야당의 반대도 영향을 미쳤다. 유산세는 유산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개인이 물려받는 재산에 과세하는 형식이다. 이같은 과세방식 차이로 유산취득세로 전환은 전체적으로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상속금액이 적은 구간에서는 되레 세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정부는 내년 유산취득세 전환 때, 중산층의 세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기본공제액을 높이는 방안 등을 포함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총리는 "우리 민법과 상속재산 분할관행에 대한 적합한 과세표준 산정방식, 실제 상속재산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정부 의견 모으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은 그동안 기재부 주도로 추진됐지만 보류됐다. 상법 개정을 놓고 재계의 거센 반발과 함께 관계 부처 간 이견이 나오면서 강행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 3은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회사에 국한할 게 아니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해'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대해 재계는 반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지배구조 관련 상법 개정 문제는 재계 우려를 완화하면서 주주도 실효성있게 보호하는 정부안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실상 중장기 과제로 넘겼던 상법개정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최근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투자자 이익을 훼손한다는 주장이 쏟아졌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범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 역시 법안의 입법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재계는 기업의 경영 의사 결정이 힘들어져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고 주주들의 소송 및 배임죄 남발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법무부도 상법 개정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9-10 11:09:11올해 7월 세법 개정안에 상속세 완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유산취득세'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자녀 각각이 실제로 물려받은 재산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각종 기업 오너와 더불어 아파트 등 주요 부동산 소유자들의 고령화가 진행되며 '상속세 부담'에 대한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다만 현행에 비해 걷을 수 있는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세수펑크' 우려를 벗지 못한 정부로서 오히려 재정 부담을 키울 우려도 있다. 유산이 많을 수록 세율이 높았던 만큼 '부자감세' 지적을 피하기도 어렵다. 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최근 내놓은 '제 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유산취득세는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하고 부의 분산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인적공제의 효과가 직접 귀속되는 장점이 있다"며 "긍정적인 방향에서 전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과세 방식은 현재 '유산세'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유산 총액을 과세 대상으로 보고 상속을 실시하는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자녀가 유산을 나눠서 가져가더라도 부모가 물려주는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한다. 현행 상속세율은 과세표준 1억원 이하 10%, 1억~5억원 20%, 5억~10억원 30%, 10억~30억원 40%, 30억원 초과 시 50%를 적용한다. 특히 상장기업 상속 경우와 같이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상속할 경우 20%를 가산한다. 세율 50%에 가산세율 20%를 더할 경우 최고 세율은 60%에 이른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수준에서도 가족경영 사례가 빈번한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상속세 부담이 경영 불안정을 야기하기도 한다. 2020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망으로 상속이 이뤄졌을 때 삼성가(家)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 보유하던 재산 총액에 대한 세금을 내야해서다. 반면 나머지 20개국은 '유산취득세'를 활용 중이다. 유산을 받는 '상속인'을 기준으로 새롭게 취득하는 재산에 대해서 과세한다. 자녀가 반씩 재산을 나눠가질 경우 재산 반절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해 각자가 세금을 낸다. 유산취득세 전환은 이미 2019년부터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권고된 사안이다. 유산을 나눌수록 세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만큼 피상속인의 부가 더 많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고, 상속인 입장에서도 감당 가능한 수준의 유산을 받을 수 있는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한다는 이유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유산취득세 전환은 시기의 문제"라며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통된 의견이 나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법 개정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입법조사처는 "많이 분할될수록 세부담 감소폭이 커지는 만큼 상속세 세율 및 과세표준 기준금액의 조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산취득세 도입이 지나친 세입 감소를 불러오지 않도록 전반적인 세율 구조를 함께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현재 운영 중인 배우자공제, 미성년자·장애인 등 인적공제, 일괄공제 등 상속공제 제도 역시 근본적인 개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안이 제도적 준비를 마치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세법 개정안 발효가 불가능하다. 세부담 감소가 '부자감세' 프레임을 벗기 어려운 만큼 유산취득세 전환 역시 국회에서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6-09 18:56:50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각종 세제개혁이 총선 참패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럼에도 국회에 협조를 구해 최대한 세제개편을 이루겠다는 게 대통령실 방침으로, 특히 상속세의 '유산취득세' 전환은 애초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야권의 전향적 검토를 바라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7월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상속세 개편을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산취득세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라 상속세의 세율을 낮추는 것보단 야당이 덜 반대할 수 있을 거라 봐서 공감대를 형성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전체 유산 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상속인들이 연대 납세의무를 지는 유산세 방식이다. 이 경우 누진세율이 크게 적용돼 경우에 따라 개별 상속인이 받는 것보다 큰 세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이런 공평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유산취득세'다. 각 상속인의 취득재산 가액에 개별적으로 과세해 받는 부분에 대해서만 세 부담을 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공평과세는 물론 재산분할을 촉진해 부의 집중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많은 선진국이 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상속세를 부과하는 24개국 중 일본·독일·프랑스 등 20개국이 유산취득세를 시행하고 있다. 유산세 방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덴마크 4개국뿐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국정운영 동력 약화는 불가피하게 됐고, 여러 국정과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유산취득세 전환을 접지 않겠다는 의지다. 상속세 개편은 여소야대가 아니라도 부자감세와 세수감소 논란을 극복할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고, 상속세 완화에 민감한 야권에서도 유산취득세로의 과세방식 전환은 일부 찬성 의견이 제기됐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산취득세가 되면 어쨌든 상속을 받는 소수만 혜택을 보게 되고, 세수가 유산세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 야당에서 공정 측면으로 비판하기 쉬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가업승계 지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사회적 이해가 형성돼 있고, 서울 아파트의 상당수가 상속세 대상에 들어간 상황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유산취득세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병욱·유동수·송기헌 의원은 지난해 4월 21일 '상속세 유산취득세 방식 긍정적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상속세는 납세자의 과도한 부담과 평생 기업활동이나 개인소득활동에 최종적으로 한 번 더 걷는 세금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고, 유 의원은 "차제에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면서 각종 공제액과 가업상속 부분 등까지 근본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주장했다. 세수 감소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실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속세수는 애초에 기업 오너들의 상속 발생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져왔다는 이유에서다. 과세방식 전환의 영향이 제한적이란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속세수는 특정 요인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타계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위시한 유족들이 매년 2조원씩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모 중견기업 오너가 돌아가셨는데 특이하게도 상속인이 상속세를 일시납을 했다”며 “이런 다양한 케이스에 따라 상속세수가 달라져서 과세방식 전환 때문에 세수가 대폭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4-21 17:57:38[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가 8개월 뒤인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로 돌입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하나 시니어 라운지’를 열었다.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자산관리, 증여, 상속, 기부, 연금 등에 대한 종합 컨설팅은 물론 집행이 시니어라운지에서 금융권 최초로 '유산정리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18일 서울 강남구 하나시니어라운지에서 개점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김영훈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은 “최근 고령인구의 증가와 비혼 등 가족 구조의 다변화에 따라 자산의 원활한 승계를 위한 손님들의 니즈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나은행은 금융, 법률, 세무, 부동산 등 각 전문분야를 하나로 연결한 유산정리서비스를 통해 전문성과 세심함을 기반으로, 상속으로 고민하는 모든 손님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구조가 빠르게 초고령화되는 시점에서 은행업계의 관심이 '신탁'에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유산정리서비스로 고령층 소비자의 유언장의 작성과 상속 재산의 분할 등을 지원한다. 하나시니어라운지는 상속 집행 전문 센터로 생전 자산 관리는 물론 유언장의 보관, 상속집행과 유산정리에 이르기까지 자산관리의 전 분야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최근 고령인구의 증가로 상속의 건수가 증가하고 유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센터 등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상속 집행해 자산의 배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최소화해달라고 하는 소비자의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시니어라운지는 하나금융그룹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신탁전문은행인 ‘스미트러스트’와 협업해 유산정리서비스의 30년 노하우를 접목했다. 국내 법무법인과 세무법인, 종합병원 등과도 협업해 상속 관련 기관을 연결했다. 상속집행과 관련한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매월 고령층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유언장 작성 체험부터 상속과 관련된 법률 및 세무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4-18 11:34:03[파이낸셜뉴스]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친형이 운영하는 우유 대리점에 불을 지른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현존건조물방화,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22일 인천 부평구의 3층짜리 건물 1층에 있는 한 우유 대리점에 침입해 시너를 바닥에 뿌린 뒤 불을 붙이는 등 방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가 방화한 우유대리점은 A씨의 친형인 B씨(44)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들 형제는 지난 1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의 2층과 3층에는 B씨를 비롯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A씨의 방화로 인한 건조물의 수리비는 약 100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자칫하면 큰 화재로 이어져 피해자 B씨가 거주 및 현존하는 주거까지 불길이 번질 위험이 있었다"며 "화재 진압이 늦어졌을 경우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 이후 수사기관에 자수했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재산적 손해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03 08:15:14후세에 물려준다는 뜻의 유류(遺留)분 제도는 '불효자 상속법'일까, 아니면 상속인이 가질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일까. 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인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규정한 유류분 제도가 다시 헌법재판소 위헌 심판대에 올랐다. 유류분 제도는 제3자나 특정인에게 피상속인의 재산이 몰리는 상황을 막고, 상속인들이 일정 비율의 유산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지난 1977년 민법 개정 때 도입됐고, 시행은 1979년부터다. 이에 따르면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 상속액 절반인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 자매는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인정한다. 이는 유언과 무관하게 분배되는 재산으로, 예를 들어 부친이 사망하면서 유언으로 어느 한 명의 자식에게 모든 재산을 몰아줬어도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통해 법에 규정된 최소한의 자신의 증여분을 챙길 수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듯한데 최근 몇 년 간 유류분 제도를 둘러싼 위헌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유류분 제도의 위헌 논란의 핵심은 사유재산 처분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여부다. 미리 증여받은 수증자는 부모의 사망 순간 유류분권자에게 재산 반환 위험에 처한다. 얼마를 줘야 할지, 실제로 시행해야 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수십년간 교류가 없었던 자녀나 부모에게도 사망한 사람의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있는가'도 민감한 질문이다. 위헌을 주장하는 측은 이 제도의 도입 목적이 상실됐음을 강조한다. 1977년 유류분 제도가 도입될 당시 유산은 아들, 특히 장남을 중심으로 상속됐다. 부인이나 딸의 재산 상속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유류분 제도의 도입 정당성을 줬다. 그러나 여성 지위가 향상되고 평균수명의 연장, 핵가족화 등 사회적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유류분 제도는 그 목적을 상실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부모와 불화가 있던 자식이, 또 부가 형성되는데 전혀 기여를 하지 않은 유류분권자들이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주장하는 부정적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가 가출했던 친모가 사망 후 유산의 40%을 상속받았던 고 구하라 씨의 사건이다. 이후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헌재에서 열린 유류분 제도 헌법소원심판 첫 공개변론에서 청구인 측은 "부(재산)가 형성되는데 전혀 기여를 하지 않은 유류분권자들이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주장하기도 한다"며 "유류분 제도는 불효자 양성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법무부는 제도 필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상속 차별로부터 발생하는 갈등을 완화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여전히 유류분 제도가 하고 있다는 의미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5-18 18:38:38[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를 도입한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국 사례를 중점 논의하면서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전문가 전담팀'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제1차 회의는 지난해 10월 14일 개최된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를 도입 중인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국 사례를 중점 논의했다. 주요국 제도 비교·분석을 통한 개별 제도에 대한 벤치마킹 필요성 등을 검토해 유산취득세 전환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제3차 회의는 2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제3차 회의부터는 구체적인 대안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바탕으로 본격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도 연구용역, 전문가 전담팀·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유산취득세 전환을 계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법제화 방안 연구는 2022년 10월 4일~2023년 5월 31일까지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1-06 10:2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