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최승한 기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유가족들이 2024년 갑진년(甲辰年) 마지막 날인 31일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 먼저 가버린 가족을 애도하며 너무나 슬프고도 가혹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 29일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하도 많이 울어서 이젠 더 이상 흘릴 눈물조차 없는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7시 공항 대합실 1층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사랑하는 가족의 영정사진과 위패로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또 통곡했다. 유족 대표단은 분향소 참배에 앞서 "이렇게 늦어져서 첫 제사를 올리게 됐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가족들은 순서대로 합동분향소에 입장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넋을 기렸다. 한 유가족은 "내 새끼 놔두고 못 가"라고 흐느끼며 영정 앞에 못다 한 말을 전했다. 또 다른 한 유가족은 참배를 마치고 나오다가 "왜 거기 가 있어"라고 울부짖으며 다시 분향소로 몸을 돌려 가슴을 주먹으로 때려 장내를 숙연케 했다. 대합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유가족 거주 임시 텐트 곳곳에서도 통곡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슬픔이 두 어깨를 짓누르는 듯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유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사랑하는 가족을 졸지에 잃은 유가족들은 그동안 차디찬 공항 대합실에 머물며 가족의 시신이 온전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사고 3일째인 이날 현재 참사 희생자 179명 중 174명은 신원이 확인됐지만, 아직도 5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사고 당시 충격과 폭발로 희생자들의 시신이 크게 훼손되면서 온전한 상태로 수습된 시신은 소수에 불과해 유가족을 더욱 애달프게 하고 있다. 구조 수습 당국은 지난 30일 4명의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도한 데 이어 이날도 28명의 시신이 추가 인도할 계획으로, 이날 오후 7시 20분 현재 희생자 10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희생자들은 여전히 격납고 내 냉동 컨테이너에 임시 안치돼 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는 전남도가 공항에 피해자들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안치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즉각 반영해 마련했다. 기존에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정부합동분향소는 약 10㎞ 떨어진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돼 있었다.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다른 합동분향소들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참사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오는 1월 4일까지 운영된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2-31 20:42:25[파이낸셜뉴스] 경북 예천에서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20)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채 상병의 순직을 애도했다. 이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해병대원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수해로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다 기리기도 전에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된 해병대원 한 분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셨다”며 “깊은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 분들과 전우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채 상병의 죽음이 또 다시 반복된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인은 장갑차도 1시간을 못 버틴 급류 속에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은 채 작업에 투입됐다고 한다”며 “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살인 아니냐는 유가족 분들의 애끊는 절규와 허망함에 주저 앉아버린 동료 전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주말에 다시 장마 예보가 있다. 이후 본격적인 수해복구의 시간이 시작된다”며 “안전을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에 폭염 위험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중앙 및 지방정부는 살인적 더위가 수사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수준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부디 더 이상이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20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 석관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중 실종된 채 상병은 같은 날 오후 11시8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채 상병은 실종 지점으로부터 약 5.8㎞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야간 수색 중이던 경북119특수대응단에 발견됐다. 채 상병은 곧바로 해병대 헬기를 이용해 해군 포항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의료진에 의해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병대 측은 수색 당시 수색에 나선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색 현장 인근에 있다가 소식을 접하고 해군포항병원으로 향한 채 상병의 가족들은 “중대장님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라며 통곡했다. 이에 해병대는 입장문을 내고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해병대는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해병대는 이어 “현재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채 상병은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됐다. 해병대에 따르면 병사의 추서 진급 권한은 대령 이상 지휘관에게 있으며, 고인의 추서 진급은 해병대 1사단장 권한으로 승인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20 13:18:20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철저한 책임 규명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심경과 요구사항 등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참사 이후 유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유족들은 "참사 이후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유족들 모임 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도 없었다. 사고발생 경과 내용과 수습 진행상황, 피해자의 기본권리 안내 등 기본적 조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책임 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것이 먼저" 기자회견에서는 유족들이 자신들의 심경 및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희생자 이민아씨의 아버지 이종관씨는 "이 참사, 이 비극의 시작은 13만명이 모이는 인파 군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며 "법률적 인과관계를 떠나 집회 대처와 대통령실 경호경비에 우선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찰에도 참사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청, 서울경찰청 등 관련 부서는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생자 이남훈씨의 어머니 A씨는 "이 순간, 이 자리, 이 시간에도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들의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일시 '추정', 이태원 거리 '미상'. 사인은 '미상'이라고 쓰였다. 이게 말이 되나. 우리 가족은 아들이 죽은 원인을 이제는 알아야겠다"며 흐느꼈다. 희생자 이상은씨의 아버지 B씨는 "오늘 여기서 딸에게 편지를 부친다"며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사랑하는 우리 딸을 먼저 보낸 미안함, 지키지 못한 미안함에 가슴 치며 통곡해본다"며 통곡했다. B씨는 "국가에 묻고 싶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가 어디 있었는지, 국가가 뭘 했는지, 이제 국가가 답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희생자 158명 가운데 34명의 유족이 민변과 뜻을 모아 이뤄졌다. 서채완 TF 공동간사 변호사는 "처음부터 기자회견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희생자의 장례식이 다 치러진 현시점에서 모든 것이 다 마무리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상황에 대해 유족들이 너무나 분하고 원통해하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진정한 사과 해야" 유족들은 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유족들의 법률대리인인 윤복남 민변 '10·29 참사'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 변호사는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유가족, 생존자를 비롯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헌법상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이어 책임 규명과 관련해 "정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태원 참사를 방지했어야 할 모든 책임자들을 빠짐없이 조사하고 가장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나아가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거짓 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나아가 진상 규명 과정에 유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 및 책임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참사 당시뿐만 아니라 참사 이전, 참사 이후까지 진상과 책임이 모두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족 및 피해자 간의 소통과 추모시설, 2차 가해 방지 등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윤 변호사는 "정부는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참사 이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와 각종 어려움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피해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들은 명단 공개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변호사는 "정부는 공개를 희망하는 유가족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희생자의 이름을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며 "나아가 공허하고 형식적인 애도가 아니라 참사의 재발 방지와 사회적 추모를 위한 정부의 공적 조치가 필요하다. 유가족들과 합의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기억과 추모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11-22 18:07:22[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철저한 책임 규명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심경과 요구사항 등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참사 이후 유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유족들은 "참사 이후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유족들 모임 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도 없었다. 사고 발생 경과 내용과 수습 진행 상황, 피해자의 기본 권리 안내 등 기본적 조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것이 먼저" 기자회견에서는 유족들이 자신들의 심경 및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희생자 이민아씨의 아버지 이종관씨는 "이 참사, 이 비극의 시작은 13만명이 모이는 인파 군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며 "법률적 인과관계를 떠나 집회 대처와 대통령실 경호경비에 우선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찰에도 참사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청, 서울경찰청 등 관련 부서는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생자 이남훈씨의 어머니 A씨는 "이 순간, 이 자리, 이 시간에도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들의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일시 '추정', 이태원 거리 '미상'. 사인은 '미상'이라고 쓰였다. 이게 말이 되나. 우리 가족은 아들이 죽은 원인을 이제는 알아야겠다”며 흐느꼈다. 희생자 이상은씨의 아버지 B씨는 "오늘 여기서 딸에게 편지를 부친다"며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사랑하는 우리딸을 먼저 보낸 미안함, 지키지 못한 미안함에 가슴 치며 통곡해본다"라고 통곡했다. B씨는 "국가에 묻고 싶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가 어디 있었는지, 국가가 뭘 했는지, 이제 국가가 답을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희생자 158명 가운데 34명의 유족이 민변과 뜻을 모아 이뤄졌다. 서채완 TF 공동간사 변호사는 "처음부터 기자회견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희생자의 장례식이 다 치러진 현시점에서 모든 것이 다 마무리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상황에 대해 유족들이 너무나 분하고 원통해하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진정한 사과 해야" 유족들은 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유족들의 법률 대리인인 윤복남 민변 '10.29 참사'대응테스크포스(TF) 팀장 변호사는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유가족, 생존자를 비롯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헌법상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이어 책임 규명과 관련해 "정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태원 참사를 방지했어야 할 모든 책임자들을 빠짐없이 조사하고 가장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나아가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거짓 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나아가 진상 규명 과정에 유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 및 책임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참사 당시뿐만 아니라 참사 이전 참사 이후까지 진상과 책임이 모두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족 및 피해자 간의 소통과 추모시설, 2차 가해 방지 등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윤 변호사는 "정부는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참사 이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와 각종 어려움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피해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들은 명단 공개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윤 변호사는 "정부는 공개를 희망하는 유가족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희생자의 이름을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며 "나아가 공허하고 혁신적인 애도가 아니라 참사의 재발방지와 사회적 추모를 위한 정부의 공적 조치가 필요하다. 유가족들과 함의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기억과 추모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11-22 13:45:5126일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량이 시민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될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영결식이 열린 26일 유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고 시민들은 차분히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특히 고인을 실은 운구차가 출발하기 직전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오전부터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 1700명이 빈소를 찾았다. 유족들과 조문객,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눈물을 훔치며 고인에 대한 추억을 되새겼다. 김 전 대통령의 넷째 여동생인 덕선씨는 "우리 오빠 보고 싶어. 오빠 사랑해. 우리 오빠 불쌍해"라고 연신 말하며 통곡했다. 김영삼 정부 초대 국방부장관을 지낸 권영해 전 장관도 환송 기도를 위해 오전 빈소를 방문했다. 권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호대로 큰 산이었다. 한 시대의 우리 나라 경영하셨던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며 "기독교 장로로 마지막 길을 환송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또 조병옥 박사의 큰 아들인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도 가족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다. 오전 10시부터 40여 분 동안 진행된 발인예배에는 수 많은 추모객들이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찬송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등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자 아들 현철씨를 포함한 시민들과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오후 1시께 눈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영결식을 위해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는 운구차량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걸려 있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하기 전 유가족과 추모객 100여 명은 고인이 떠나는 모습을 차분히 지켜봤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춘 채 운구행렬을 바라봤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방문해 악수를 나누며 유족들을 위로하고 곧바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7박10일간 다자회의 해외순방과 과로로 건강이 악화돼 불가피하게 국회 영결식 참석 대신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영구차는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광화문, 세종로를 지나 오후 2시 국회의사당으로 도착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에는 동작구 상도동 사저와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국립 서울 현충원으로 향하는 운구 절차가 진행되며 오후 4시부터 안장식이 시작된다. 한편 지난 나흘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다녀간 각계각층의 조문객은 총 3만7300여명이며 전국 200여 곳에 설치된 분향소에도 11만여 명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2015-11-26 14:23:40"우리 딸 안타까워 어쩌나." 1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고양 일산동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이태원 참사로 숨진 20대 이모씨를 떠나보낸 어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오열했다. 이날 이태원 압사 참사 피해자 일부의 발인식이 시작됐다. 장례식장에는 자녀를 떠나보낸 부모의 울음소리만 맴돌았다. 이날 동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선 이태원 참사의 피해자 이모씨(20대)의 발인이 있었다. 이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핼러윈 행사로 북적이던 당시 현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떠나간 자식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옆에 서있던 이씨의 아버지는 참담한 얼굴로 북받치는 슬픔을 애써 참아보지만 이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이씨의 이름을 계속해서 목놓아 불렀다. 이씨의 주검을 담은 관이 차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무너져내렸다. 경찰의 통제 속에 이뤄진 발인식이라 주변 사람들은 유족 곁에 다가갈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지인들은 "아이고 슬퍼서 이를 어쩌나"와 "젊은 사람인 것 같은데 안됐네" 등 이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떠나는 운구차량을 보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연신 외치는 한 70대 노인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훔쳤다. 같은 날 경기 고양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선 또 다른 이태원 참사 피해자 이모씨(20대)의 발인이 적막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이날 오전부터 장례식장은 20대 문상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씨의 지인들은 퉁퉁 부은 눈으로 식장을 오갔고, 검정 옷으로 장례의 마음을 표한 이들이 속속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자 빈소를 찾았다. 유족의 지인 A씨는 "고인의 유족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주원규 기자
2022-11-01 18: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