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자산을 인수한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위기는 이제 사실상 끝났다고 1일(이하 현지시간) 선언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이먼은 JP모간이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을 인수하기로 발표한 직후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컨퍼런스 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이먼은 위기에 내몰린 은행들이 많았다면서 어쩌면 아직도 일부 군소 은행이 이런 위기를 겪고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자사의 퍼스트리퍼블릭 자산 인수로 위험 요인들은 상당수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의 이런 부문들은 이제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JP모건은 지난 주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을 확보하고, 이를 경매에 부치자 이 자산을 인수했다. JP모건은 1일 퍼스트리퍼블릭 예금 전부와 자산 대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12일 시그니처은행이 붕괴되자 투자자들은 SVB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은행들을 투매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은행이 바로 퍼스트리퍼블릭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SVB처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은행으로 실리콘밸리 기술 스타트업과 거래가 사업 핵심이라는 점도 SVB와 공통점이었다. 특히 퍼스트리퍼블릭은 SVB, 시그니처에 이어 예금 가운데 FDIC 예금보험에 들지 않은 예금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이어서 예금주들의 예금인출이 잇따르며 뱅크런을 겪었다. JP모건을 비롯한 대형은행들이 300억달러를 모아 퍼스트리퍼블릭에 예금하면서 위기가 진정되는 듯 했지만 지난달 24일 실적발표에서 1·4분기 동안 예금이 1000억달러 넘게 빠져 40.8% 감소율을 기록했다고 공개해 위기가 재점화됐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SVB,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등 이번에 붕괴한 미 은행 3곳의 자산 규모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기간 파산한 미 25개 은행 자산보다 많다. SVB 등 3개 은행 자산 합계는 5320억달러(약 713조4000억원)로 2008년 파산 은행 25 곳 자산 5260억달러(약 705조3000억원)보다 많다. 25개 은행 자산 규모는 그 동안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규모다. 다만 2008년 통계에서는 리먼브라더스 같은 예금보험 적용대상이 아닌 투자은행 자산은 빠졌다. 당시 파산한 25개 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는 워싱턴뮤추얼은행으로 당시 자산 규모가 4300억달러(약 576조6000억원)였다. 워싱턴뮤추얼은 미 파산 일반은행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5-02 04:07:09【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후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들이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역 중소형 은행들이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대형은행이나 국고채로 자금을 옮기는 고객을 잡기 위해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말 기준 미국 은행의 총 수신 잔고는 월초 대비 3120억달러 감소한 17조4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미국 은행의 총 수신잔고가 18조달러를 넘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특히 SVB와 시그니처 뱅크 파산 후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예금 수신 잔고가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미국 25대 은행의 예금은 180억 달러 증가한 반면, 나머지 지역 은행들의 예금잔 액은 2120억 달러나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중소형 지역 은행의 파산 위기를 기회삼아 일제히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말 2.1%였던 예금금리를 2.72%로 인상했다. 같은 기간 JP모건체이스는 예금금리를 1.37%에서 1.85%로 웰스파고도 0.70%에서 1.22%로 각각 올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 지역 은행들도 살아남기 위해 수신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예금 금리를 높여야 고객을 뺏기지 않는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월스트리저널(WSJ)의 분석이다. 싱크로니파이낸셜과 앨리파이낸셜은 최근 최소 잔액 요건이 없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를 연 5%로 책정했다. 싱크로니파이낸셜 관계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같은 금리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고객과 주로 거래하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지역 은행인 팩웨스트뱅크 역시 단기 CD금리를 5.5%의 파격적으로 정했다. 인디애나주 머천츠 뱅크가 제공하는 CD 금리는 5.4%다.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또 인상하면 CD금리는 더 높아진다. 그러나 지역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고객들은 안전한 국고채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 올해 초 미네소타주 벨 은행의 자금 일부를 국채로 옮기기 시작한 자산 관리 기업 노하트 LLC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이 국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리는 은행에서 받는 약 3% 보다 거의 2%p나 높았다. 올해 2월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물 미 국채금리와 연준의 금리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 물 미국 국채금리가 5%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노하트는 SVB 붕괴발 은행 위기가 시작된 후 벨 은행의 계좌에서 125만 달러를 빼내 국고채로 갈아탔다. 지난달 말 벨 은행은 예금금리를 0.5%p 인상했지만 노하트는 자금의 대부분을 국채로 옮길 계획이다. 노하트의 CEO 마이크 케딩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4-17 13:51:43【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 은행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엇갈린 관측이 나왔다. 백악관에서는 미국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진단한 반면,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파산하는 은행이 더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SVB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 은행의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때처럼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버핏은 파산하는 은행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파산한 은행들이 자산과 부채를 오랜 기간 잘못 관리했으며 이는 때때로 큰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은행 고위 간부들이 주주 손해를 야기하는 실수를 저지른 최고경영진의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미국 백악관의 경제정책 사령탑인 국가경제위원회(NEC)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이날 SVB와 시그니처은행 붕괴 이후 미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이날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여길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두 은행 붕괴 후 재정적 압박이 진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두 인사는 공통적으로 미국 은행권 문제는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것들과 다른 상황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 버핏은 "미국 은행에 둔 자금을 잃을 것이란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은행 파산으로 예금 손실을 보는 미국인은 없을 것이란 데 100만달러를 건다고 강조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도 "예금 인출이 안정되는 것을 봤고 지난 몇주에 걸쳐 보고 있는 지표들도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추가적인 은행 붕괴 사태에 대해서 은행 경영진이 최근 압박에 대응하고, 대차대조표를 강화하며, 예금자·투자자에게 그들이 좋은 전략을 갖고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확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4-13 11:01:11금 가격이 역대 최고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글로벌 은행 리스크와 경기 침체의 도피처로 여겨지면서 상승했는데 고점을 더욱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온스(31.1g)당 2035.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일 3개월 최고가(2038.20달러)를 찍은 이후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2000달러를 넘는 높은 수준이다. 2020년 8월 금값 역대 최고치(2075달러)가 멀지 않았다. 글로벌 은행 위기와 인플레이션 압력, 경기 침체 전망 등이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분석업체 22V 리서치의 존 로크 선임 매니저는 "미국 달러 약세가 심해지고, 미국 국채금리가 더 낮아질 것인 데다 기준금리 인하, 지역은행 파산 위기, 이어지는 지정학적 긴장 등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을 둘러싼 시장의 투자심리가 기술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펀더멘탈 차원에서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금 가격이 지금보다 14% 더 올라 온스당 2322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하드 타리크 선임 분석가도 "은행에 대한 우려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이 피난처로 여겨져 가격이 올랐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를 상회하는 데다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금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달러 약세와 낮은 국채 금리, 위험회피 심리 등 세 가지를 짚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 금 1온스는 더 큰 가치가 있다. 국채금리가 높으면 금리가 없는 자산인 금은 가격이 떨어지는데 지금은 국채금리가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초 5.1%라는 고점에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 4일 기준 3.8%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데이터가 더 나올수록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날 미국 민간고용 서비스업체인 ADP가 발표한 3월 민간 고용통계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3월 민간기업들의 고용 증가 폭은 14만5000명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민간고용이 21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미국의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1.2로, 전월(55.1)보다 하락했다. FXTM의 루크만 오투누가 선임 연구원은 "약한 경제지표가 경기 침체 공포를 부채질하며 금에 대한 수요를 더욱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3-04-06 18:08:39[파이낸셜뉴스] 지난 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합병 등 은행권 위기가 오면서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SVB와 CS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다른 국면에 직면했다"라며 "외상 후 스트레스(PTSD)처럼 중앙은행들의 긴축 고삐는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요국 장기금리는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기금리 하락은 가치스타일과 경기민감 섹터에는 불리한 여건으로 금리 하락 국면에서 은행주는 불리하고,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아직 “과거 마지막 금리인상과 첫 금리인하 사이 평균 7~8개월 동안 주식시장은 그다지 강세 우위가 아니었다”며 “약세장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시점은 금리인하 후 반년 정도가 지난 후”일 것이라 내다봤다. 2·4분기 반등을 이용해 차익실현하며 하반기 주식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허 연구원은 “긴축 싸이클이 마무리된 점은 자산 가격에 긍정적이지만 미국 소형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상당하다”며 “오랜 저금리에 익숙해져 온 스타트업과 벤쳐캐피털(VC)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서방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음”며 “중장기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신용채권과 레버리지 상품 및 선진국 통화(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4-03 10:11:39글로벌 은행들의 줄파산으로 전 세계가 더 안전한 화폐와 자산을 찾는데 혈안이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다. 100개 이상의 나라에서 CBDC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다만, 사생활 침해 등 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030년까지 2130억달러 유통" CBDC는 실물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고자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뜻한다. 중앙은행은 CBDC를 은행을 거쳐 지급하거나, 개인 지갑에 직접 공급한다. CBDC는 블록체인 등을 이용해 저장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과 유사하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민간 코인보다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1일 영국의 블록체인 리서치업체 주피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CBDC 거래 규모는 1억달러로 전망된다. 오는 2030년에는 거래 규모가 213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CBDC는 주로 자국의 통화 통제력이 약한 신흥국에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G20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CBDC 개발과 도입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는 양국 교역에서 달러 대신, CBDC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CBDC에 대한 연구 개발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하려고 한다"라면서도 "준비는 계속 하겠지만,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실생활에 사용될 미래의 디지털화폐는 스마트계약 기능을 탑재한 CBDC와 법정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지갑 감시하는 빅브라더 될 수도" CBDC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금융시장의 '빅브라더(감시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이미선 센터장은 "CBDC가 중앙은행, 중앙정부에서 개인에게 직접 공급될 경우 개인의 소비 내역 등 개인정보가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차기 대선주자인 론 디센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플로리다에서 CBDC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친가상자산 정치인 디센티스가 CBDC를 반대하는 것이다. 디센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는 중앙의 경제정책 입안자들과는 다르다"며 "개인의 경제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은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3-21 18:16:49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가상자산 가격과 달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선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연이은 은행 파산으로 유동성이 마를 수 있단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 시스템이 정상화 단계로 들어서면 전통시장과 비동조화(디커플링)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티커 BITO)'는 이달 들어(현지지간 18일 기준) 순자산에서 4527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상품은 2021년 10월 상장한 미국 최초 비트코인 기반 ETF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가격을 추종한다. '글로벌 X 블록체인(BKCH)' '발키리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TF)'에서도 각각 257만달러, 69만달러가 유출됐다. SVB 사태 이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결과로 보인다. 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2만달러선에서 반등 구간에 진입해 20일에는 2만80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전통 은행 시스템을 향한 불신이 역으로 가격 상승 재료로 쓰인 때문이다. 특히 뱅크런 우려에서 한 발 비껴서 있다는 점이 파악되면서 비트코인이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었다. 긴축 완화의 명분을 챙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실제 금리인상 종료 시점을 앞당길 경우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소는 반짝 호재로 작용했을 뿐 실체가 없다. 가상자산의 내재적 요인이 아니라는 의미다. SVB 사태만 부각됐으나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는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은행이다. 미국 당국이 서둘러 폐쇄를 결정하고, '예금 전액 보장'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으나 실시간 결제를 지원하던 플랫폼이 닫힌 탓에 유동성 훼손 우려가 다분하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정책당국 개입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단기적 불안은 해소됐으나 주요 서비스 공백으로 유동성 위축 및 가격 약세 등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시그니처은행과 같이 가상자산업을 주요 사업부문으로 한 전통 은행의 건전성이 거꾸로 가상자산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가상자산 거래비중이 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 구간에 들어섰지만 지금 같은 펀드 자금 유출세가 이어지면 현물 가상자산 가격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주요 주가지수 등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현 구도가 장기화되긴 힘들다는 뜻이다. 당장은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 구간에 들어섰으나 지금 같은 펀드에서의 자금유출세가 이어질 경우 현물 가상자산 가격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주요 주가지수 등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으나, 이 같은 구도가 장기화되긴 힘들다. 테라·루나 및 FTX 사태 여진이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법적 공방 등으로 대표되는 규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기업들 주가가 증권시장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고, 동시에 디지털자산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상승 동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3-20 18:12:17[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은행들의 줄파산에 대체자산인 비트코인만이 웃을 수 있었다. 지난 실버게이트은행의 파산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만 달러까지 붕괴된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번 주말 2만80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84% 내린 2만7139.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0.39% 상승한 3590만600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전일보다 1.97% 떨어진 1781.68달러를 기록 중이다. 업비트에서는 0.90% 오른 235만9000원에 거래된다. 실리콘밸리 파산 이후 40.60% 반등 미국의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10일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당국의 영업정지 명령으로 사실상 파산하자 미국의 금융주는 일제히 폭락했고, 비트코인도 급락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9762달러까지 떨어지며 2만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 실버게이트 은행은 자발적 청산을 선택했고, 뉴욕에 기반을 둔 시그니처 은행도 영업정지를 당하며 자산시장의 리스크가 커져 왔다. 그러나 곧바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비트코인은 11일 2만 달러를 회복했으며, 이후 연일 랠리를 펼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13일 2만2000달러를, 14일에는 2만4000달러를, 15일에는 2만6000 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이어 17일에는 2만7000달러마저 돌파했다. 지난 18일에는 코인마켓캡 기준 2만7786달러까지 치솟으며 2만8000달러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지난 열흘 동안의 상승률은 40.60%(약 8000달러)에 달한다. 이는 기존 금융권이 위기를 맞으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금융 위기가 불거지고 있다.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스위스 중앙은행이 540억 달러(약 71조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고 비트코인이 당분간 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탐욕 상태의 시장...마스크네트워크(MASK) 관심 한편 업비트 거래소의 UBMI(업비트 마켓 인덱스)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6039.66포인트로 전날보다 1.36%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의 지수인 UBAI도 1.57% 하락했다. 금일 업비트 기준 디지털 자산 원화마켓 총 거래대금은 4조원으로 전일보다 23.13% 증가했으며, 알트코인들의 총 거래대금은 3조원으로 전일보다 34.26% 증가했다. 총 거래대금 중 비트코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8.2%이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마스크네트워크(MASK) 종목은 거래대금 증가율(이전 30일 평균 거래대금 대비 전일 거래대금)이 1685.03%로 가장 높았으며, 가격 또한 15.23% 상승해 7945원으로 해당 종목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업비트 공포지수는 전날에 비해 4포인트 하락한 7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현재 시장이 탐욕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3-19 15:09:16[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도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SVB파이낸셜은 이날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SVB는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 각각 100억달러(약 13조1000억원)에 달하는 파산과 부채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3-03-17 21:53:05【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미국의 11개 대형 은행들이 파산 위기에 빠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기반 지역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약 39조원(약 3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가 미국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형 은행들은 이번 구제 방안을 미국 정부와 협의했는데 이들 대형 은행들의 유동성 지원에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4개 기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를 긍정 평가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은행 11곳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총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한다고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나오고 위기에 빠진 상태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각각 50억 달러를 예치한다. 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25억 달러를 넣기로 했다. 이밖에 BNY멜론, PNC뱅크,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가 각각 10억 달러를 예치한다. 11개 은행들은 이날 "우리의 조치는 미국의 가장 큰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과 모든 규모의 은행에 대해 가지는 신뢰를 반영하며 은행들이 고객과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전반적인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은행과 중소은행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미국 경제 그리고 우리 주변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은행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이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자금을 맡길 정도로 퍼스트리퍼블릭을 신뢰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가진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날 회장과 최고경영자 명의의 성명을 내고 "대형 은행들의 집단 지지는 우리의 유동성을 강화하고 우리 은행과 미국 은행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1개 대형 은행이 지원한 300 억 달러 외에도 15일(현지시간) 기준 약 34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직접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와 전화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민간 자본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과 다이먼은 지난 며칠간 다른 은행 CEO들과 통화하며 유동성 지원 계획을 구체화했으며 은행들의 공식 발표 직전 재무부에서 만났다. WP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이 은행 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해 대형 은행 간 조율에 긴밀히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3-17 07: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