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개과 동물 주요 질병 13종에 대한 질병 모니터링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너구리는 개과 동물로, 반려견과 유사한 바이러스·세균성 질환에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병원체를 전파할 수 있다. 이번에 광견병, 렙토스피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파보바이러스, 디스템퍼바이러스, 개허피스바이러스 등 개과 동물 바이러스·세균성 질병 13종에 대해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 연구원은 서울의 자연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도심 내 야생 너구리와 사람·반려동물 간 조우가 증가함에 따라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모니터링을 추진하게 됐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서울 도심지 출몰 야생 너구리 실태조사 및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면적의 약 32%가 너구리 서식 가능 지역이며, 25개 자치구 중 24개(96%)에서 너구리가 관찰됐다. 연간 너구리 구조 건수는 2022년 63건, 2023년 78건, 2024년 11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사전 조사를 실시했으며, 실제로 구조된 너구리와 채취된 진드기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반려동물 관련 병원체를 확인하여 시민과 반려동물의 건강 보호를 위한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입증됐다. 조사 결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렙토스피라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병원체가 검출됐고, 개허피스바이러스, 개코로나바이러스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병원체도 다수 확인됐다. 물림사고시 우려되는 광견병은 검출되지 않았다. 모니터링은 연중 상시로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협조를 받아 서울 도심 공원, 주택가 등에서 구조된 너구리로부터 관련 시료를 채취해 진행한다. 너구리에 대한 병원체 검사에 그치지 않고 부검과 병리조직검사를 병행하여 질병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시는 야생너구리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람과 야생동물이 상호 공존하기 위해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 않기, 먼저 다가가지 않기, 자극 주지 않기 등의 ‘긍정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모니터링은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에 기반한 능동적 대응으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및 보건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5-05-20 14:38:39[파이낸셜뉴스] 인수공통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자가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및 민간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6일 질병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부처인 관계부처 및 민간전문가 합동으로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체계 점검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24년 제2차 인수공통감염병 대책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질병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2004년부터 연 2회 운영하고 있고 관계기관과 민간전문가가 참여한다. 위원회는 구성 이후 지금까지 인수공통감염병의 사람-동물 간 감염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SFTS를 논의 과제로 선정하고 대응책 마련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SFTS는 지난 2013년 5월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사람과 동물에서 매년 감염이 확인되고 있고, 올해에도 사람에게서 168명이 발생했다. 공통 주제 선정에는 국내에 서식하는 참진드기가 SFTS 원인 병원체를 매개해 한해에 약 2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에서도 감염과 원인 매개체가 확인되고 사람과 동물 간 전파가 가능한 점 등을 고려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이번 위원회에서는 환경생태전문가를 초빙해 국내 SFTS 매개 진드기에 대한 생태적 특징과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변화 및 철새를 통한 국가 간 이동 등에 대해 상세 정보를 공유했다. 아울러 최근 사람에서의 SFTS 예방 및 환자 관리 상황과 동물(반려동물, 야생동물)에서의 진드기 매개 질병 발생 현황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따른 국내 SFTS 매개 참진드기 감시와 SFTS 환자 조기인지 체계 및 예방관리 등 질병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SFTS 외에도 가축방역기관 종사자 대상 결핵 역학조사 상황과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사람.동물 감염 사례가 발생 중인 조류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증 대비.대응 상황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논의했다. 또한 2024년 국제 원헬스 정책포럼과 동물단계에서의 인수공통질병 전담팀(TF) 운영 현황 등 인수공통감염병 관련 정책 추진 현황을 참석한 민간전문가 위원들과 함께 공유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 대책위는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SFTS 등과 같은 곤충 매개 질병은 물론 조류 및 동물인플루엔자, 결핵, 브루셀라를 비롯해 최근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물 인플루엔자의 젖소 및 사람 감염에 실질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공감하는 논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이 협력해 동물단계 인수공통감염병 예찰(감시) 등을 통한 원인 병원체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므로 각 기관과의 정보교류와 오늘 논의된 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추진을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정희 검역본부장은 “인수공통감염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원헬스 접근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어 사람, 동물.환경 분야의 공동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계 부처 및 민간 전문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2-06 09:31:30대한의사협회와 대한수의사회는 14일 서울 이촌로 대한의사협회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메르스 등 인수공통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주요내용은 △인수공통감염병의 관리 및 공중보건증진 △인수공통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회원교육 △사람과 동물의 치명적인 미생물에 대한 항생제의 책임 있는 사용 △공중보건과 의생명 연구에 있어 의학과 수의학 전문가의 협력 등이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의사협회와 수의사회가 신·변종 인수공통감염병의 등장으로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에 함께 대응할 필요성을 공감해 협약을 맺게 됐다"며 "양 단체가 신종감염병의 위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옥경 수의사회 회장도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이 하나라는 정신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학술교류 등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양 단체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공동입장도 발표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닭, 오리, 칠면조 등)와의 접촉 또는 감염된 조류의 배설·분비물에 오염된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하지만 양 단체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는 인체감염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더라도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가축감염병으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0도 이상에서 파괴되므로 익혀먹으면 문제가 없다. 우유는 1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살균처리를 하며, 저온 살균 우유도 70도 이상에서 살균처리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또 강산이나 강알칼리에서 쉽게 없어지므로 인체에 들어가면 강력한 위산에 의해 사멸된다. 하지만 양 단체는 △축산농가, 가축질병 발생지역 방문(여행)을 자제하고 △차량으로 방문시 소독시설을 통과해 차량을 소독, 도보 방문 시에도 설치된 발판 소독조를 이용하며 △축사출입 후 손세척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7-02-14 15:47:47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조류인플루엔자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간 전파되는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관 정부 부처를 망라하는 통합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주최로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인수공통감염병 다부처 공동기획 공청회'에서 김범태 박사는 "감염병은 국민 건강은 물론 국가 사회·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 주도의 투자 및 기술개발이 어렵다"며 "(인수공통 감염병 연구는) 국가차원에서 부처의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대응책 마련과 관련 연구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0년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을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고시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병원체 1415종 중 60%를 차지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등 최근 30년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후변화와 더불어 인적교류 확대로 국가간 확산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인수공통감염병은 부처별로 개별사업을 소규모를 추진해 효율성이 떨어졌다. 일례로 인수공통감병병은 사람과 동물 공통으로 발병되는 감염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동물 개별적으로 연구가 진행돼 진단, 치료, 임상 등의 대응이 미흡했고, 바이러스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의 연계성도 부족했다. 김 박사는 "기존 사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주기적 사업이나 다양한 인수공통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개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기관들이 공동으로 인수공통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간 통합 전략을 수립하고 감염병의 예방·진단·치료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인수공통감염병 다부처 공동기획 연구를 통해 신·변종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전주기적 대응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감염병 대유행 예측 기술 개발, 감염병 진단을 위한 고감도 간편 센서 개발, 백신 및 항바이러스제 연구개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인수공통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조기에 인지하고 적절한 초기 대응을 통해 추가 전파를 방지하는 통합 관리·감시 시스템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미래창조과학부 다부처공동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공청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향후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해 국민 보건·안전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6-02-18 18:05:34[파이낸셜뉴스] 국내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재확산되고 인간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더바이오메드가 신규 경영진 체제 이후 조류인플루엔자(AI) 진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주목받고 있다. 21일 더바이오메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영진 교체를 단행한 후 전략적 R&D 방향을 인수공통감염병 진단 기술 강화로 설정하고,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AI 상황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전통시장 가금판매소 두 곳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며, 가금농장 내 AI 확진 사례가 한 달 만에 다시 발생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감염된 오리 4마리는 전통시장 가금판매소에서 유통 중이던 개체로 확인됐으며, 즉시 145마리를 살처분하고 시장 출입을 통제하는 등 긴급 방역에 돌입했다. 이로써 2024~2025 유행기 동안 전국 누적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48건으로 늘었다. 특히 AI 감염이 단순한 가금류 감염을 넘어 포유류에까지 확산되고 있고, 인간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방역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포유류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고, 해외에서는 펭귄,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뿐 아니라 소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여기에 국내 닭고기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체 닭고기 수입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제품의 수입이 지난 5월 15일 선적분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국내 유통 차질과 가격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더바이오메드는 조류, 포유류, 인체 시료 모두에 적용 가능한 고감도 PCR 기반 AI 진단키트 개발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AI는 식량안보와 공중보건이 연결된 복합 이슈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 방역 시스템과 연계 가능한 키트를 신속히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임 경영진 체제 아래 더바이오메드는 기술 중심 바이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기존 AI바이러스 H5형을 검출할 수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허가 제품이 있으며, 현재 대두되고 있는 H7형을 추가 개발을 조속히 착수할 예정이다. H5형과 H7형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주요 아형(subtype)으로 분류된다. 고병원성 H5, H7형은 닭에 감염 시 90% 이상의 치사율에 달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바이오메드는 팬데믹 시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번 AI 사태에서도 빠른 대응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바이오메드 관계자는 “조류AI가 본격적으로 인체 전파 단계로 발전할 경우, 조기 진단과 방역이 팬데믹을 막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H7형 바이러스까지 검출이 가능하도록 진단 기술 연구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1 17:40:32[파이낸셜뉴스]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전염병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가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다. 2020년 코로나19 지정 후 5년 만이다. 18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비법정 감염병이던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을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안건이 최근 감염병 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과했다. 향후 관계 부처 협의 등 행정적 절차를 거쳐서 이르면 오는 7월 지정이 이뤄진다. 니파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치사율은 최대 75%에 달한다. 평균 잠복기는 5~14일이며 고열과 두통 증상이 3~14일 지속되다 나른함, 어지러움, 정신 착란 등을 보인다. 심한 경우 뇌염과 발작이 발생하고 24~48시간 이내 혼수상태가 될 수 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증상 치료만 가능하다. 애초 돼지로부터 전염됐다고 알려져 '돼지열병'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사실 첫 매개는 박쥐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숲에서 과일을 먹고 살던 박쥐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양돈 농장 근처 과일나무로 몰렸고, 박쥐가 가졌던 니파 바이러스가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번진 것이다. 동남아 지역에 흔한 대추야자 나무가 주요 전염 경로다. 감염병예방법에서는 법정 감염병을 심각도와 전파 가능성 등에 따라 1급에서 4급까지로 나누고 있다. 이 중 1급은 생물 테러 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큰 감염병으로 구성된다. 현재 에볼라바이러스·탄저·페스트·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 17종이다. 여기에 니파 바이러스가 더해지면 총 18종으로 늘어난다. 이번 신규 지정은 2020년 1월 코로나 이후 5년여 만이다. 코로나는 1급 지정 이후 2022년 4월 2급으로, 2023년 8월 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1급 감염병 확진이 확인되면 의료진은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확진자를 격리 조치해야 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5-19 20:37:2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바이러스와 미래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실험모델 구축에 성공했다. 박쥐를 활용한 것으로 사람과 동물 사이를 오가며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바이러스 예방에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과 유전체 교정 연구단 구본경 단장 공동 연구진이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16일 밝혔다. 오가노이드(organoid·유사장기)는 성체 및 배아 줄기세포를 실험실 환경에서 분화해, 장기의 세포 구성 및 기능을 모방한 3차원의 장기유사체다.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면역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감염병 분야 기초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와 유전체 교정 기술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유전체 교정 연구단의 다학제적 협력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감염병의 약 75%는 동물로부터 유래하는데, 특히 박쥐는 사스코로나-2(SARS-Cov-2), 메르스코로나(MERS-CoV), 에볼라, 니파 등 다수의 고위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 박쥐 유래 바이러스 연구를 위한 생체 모델은 극히 제한적이다. 최영기 소장은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삶에 존재할 수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문제가 됐던 박쥐에 대한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는 박쥐 유래 신·변종 바이러스 감시와 팬데믹 대비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연구에 활용될 수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새로운 바이러스 분야를 리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및 유럽에 널리 서식하는 식충성 박쥐인 애기박쥐과(Vespertilionidae) 및 관박쥐과(Rhinolophidae) 박쥐 5종으로부터 기도, 폐, 신장, 소장의 다조직 오가노이드 생체 모델을 구축하고 박쥐 유래 바이러스 연구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박쥐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코로나(SARS-Cov-2, MERS-CoV), 인플루엔자, 한타 등 박쥐 유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특이적 감염 양상과 증식 특성을 규명했다. 이들 고위험 바이러스들은 각각 특정 박쥐 종과 장기에서만 감염되거나 증식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한타바이러스는 박쥐 신장 오가노이드에서 효과적으로 증식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동일한 바이러스라도 박쥐의 종이나 감염된 장기에 따라 면역 반응의 강도와 양상이 뚜렷이 달랐다. 이는 박쥐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박쥐 오가노이드가 바이러스-면역 상호작용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어 연구진은 결과 야생 박쥐의 분변 샘플에서 두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이를 배양해 분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구본경 단장은 "국내 오가노이드 기술 수준은 높은 상태로 이번 연구의 의미는 새로운 팬데믹을 준비하는 일종의 파수꾼 역할일 수 있다"며 "암세포가 아닌 정상세포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정상적인 세포를 죽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키우는 항바이러스 신약 개발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15 12:27:48[파이낸셜뉴스] 중국 연구진이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이 있는 신종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방역 당국은 확대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신종병원체분석과장은 24일 질병청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실험실에서 세포를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아직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정황적 근거가 없다"라며 "확대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앞서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은 지난 18일 생명 분야 권위지인 '셀'(Cell)에 게재한 논문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HKU5-CoV-2)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와 같은 인간 수용체(ACE2)를 통해 침투할 수 있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인간 세포에 쉽게 침투하지는 못한다며 "인간에게서 검출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확인된 것일 뿐이고 인간 집단에서 출현할 위험이 과장돼선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중국 연구진도 신종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만 확인됐고 인간의 감염·전파 위험을 과장해선 안 된다고 밝힌 만큼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인간에 감염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고 최근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의 인수 공통 감염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연구는 지속해야 한다"라면서도 "연구에서 해당 신종 바이러스의 인체 수용체 결합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나 코로나19에 비하면 상당히 약한 편이라고 나온 만큼 당장 인간에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청은 신종 감염병 등에 대한 자료 수집과 동향 파악 등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해외 주요국 실무 담당자와도 접촉해 대응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24 15:46:38[파이낸셜뉴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과제로 국가재난형 동물질병 선제적 대비·대응 기술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14일 제3차 농립축산검역검사기술개발사업 중장기계획을 발표하고 “중장기계획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 방역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국민건강과 축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연구와 국제협력 확대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동식물 질병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검역본부는 ‘신뢰받는 동식물 질병연구로 세계적 연구기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동물질병 예방 및 제어기술 고도화 △개방형 연구 생태계 구축 △미래 환경 변화 대응 체계 확립이라는 3대 전략을 중심으로 7대 중점과제를 설정했다.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는 원헬스(One Health) 기반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역학분석 모델 개발, 동물복지 및 수의법의학 연구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진단·치료 기술 개발 등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도 대폭 확대한다. 민간 연구개발(R&D)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생물안전 연구시설 개방하고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검역본부는 지난해 농림축산검역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소 보툴리즘 백신을 개발해 해외 시장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RNA 간섭(RNAi)을 이용한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여 보급한 바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5-01-14 08:57:18"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양육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학대가 의심되는 동물의 사망 원인을 분석하는 수의법의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약 26.9%(602만 가구)로, 네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가구 수(409만9000가구) 대비 반려견 양육 가구는 약 15%로, 가구당 한 마리로 가정했을 때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견을 양육하고 있다. 서울을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검사를 하고 있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박주성 원장(사진)을 만났다. 박 원장은 9일 "전국에 등록된 반려견 중 17.5%가 서울에 등록됐으며,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보편화됐다"며 "'반려동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는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사료검정기관으로 지정받아 반려동물의 사료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해 '수의법의 검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수의법의학은 법의학처럼 동물과 관련한 사건·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박 원장은 "그동안 수의법의학은 국가 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전담했으나, 검사 대상 의뢰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검사 대상 의뢰의 상당 부분이 서울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실을 고려해 2023년부터 검사 환경을 조성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지난해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동물 죽음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원은 정밀 검사와 부검을 통해 장기 이상을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해 질병검사, 약독물 검사, 조직병리 검사 등을 한 뒤 사인을 규명한다. 박 원장은 "연구원은 현재까지 동물 사체 4건을 검사했으며 이 중 2건은 학대가 의심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전달했다"며 "이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동물의 폐사 과정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면 동물보호법에 따른 형사 사건의 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연구원은 사명감을 갖고 접수된 사례를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사료검사, 인수공통감염병 검사뿐 아니라 수의법의검사 등 동물과 관련된 검사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박 원장은 "시민과 동물 모두가 어울려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려면 사료검사, 수의법의검사와 같이 반려동물과 관련된 검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반려동물 수의법의 검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수의법의 검사를 통해 동물의 생명권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반사회적 범죄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5-01-12 18:5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