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독일 관광객이 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으려다 150년 된 조각상을 박살내고 도망갔다. 이 조각상의 가치는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더메신저에 따르면 최근 독일 단체 관광객 17명은 이탈리아 북부 비기우 마을의 한 고급 부티크 호텔에서 머물렀다. 이 호텔에는 과거 대 저택이었던 곳으로 예술가 엔리코 부티가 약 150년전 만든 21만8000달러(약 2억8300만원)의 가치를 지닌 조각상도 설치되어 있다. 일행 중 2명의 관광객들이 분수대 중앙에 있는 석상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출입 금지 규정을 무시하고 분수대 안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보면 흰색 정장을 입은 남자와 수영복만 걸친 남자 등 2명의 성인 남성이 석상을 사이에 두고 끌어안는 순간 무게를 이기지 못한 석상이 결국 무너져내리며 산산조각이 났다. 이에 빌라 알레코의 매니저인 브루노 골페리니는 “도미나 석상은 저택을 보호하는 의미를 가진 석상”이라며 “관광객들은 분수대 출입 금지령을 지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석상이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복구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 관광객들은 현재 독일로 귀국했다. 저택 주인은 CCTV 영상을 토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해당 관광객들을 상대로 조각상 복구 비용 및 피해 보상금 전액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04 11:18:39그는 곰을 잡는 포수라고 했다. 의심을 품자 한 손에 엽총을 든 채 포획한 불곰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보여주었다. 옆에선 인디언 사내가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의심의 뿌리를 뽑아버릴 작정이었는지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해 곰 고기 샤부샤부를 해주었는데 곰인지 멧돼지인지는 확실치가 않았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그가 뚜껑 덮인 큰 프라이팬을 안고 나타났다. "한국에서 유명한 드라마 감독이 왔으니 특별요리를 했소. 자! 감독님 열어보슈!" 뚜껑을 여는 순간 모두 기겁을 했다. 프라이팬 위에는 아직도 시커먼 털이 달린 큰 짐승의 발이 우뚝 서 있었다. 그날이 내 생애 처음으로 곰 발바닥을 맛본 날이다. "이 감독, 산속에서 곰을 발견하면 당장 총을 쏘면 안돼요. 곰은 사람과 마주치면 도망을 가요. 하지만 산마루에 오르면 꼭 멈춰서서 우리를 쳐다본다우. 그 순간! 그 순간 탕, 쏘는 거요. 곰을 맞혔지? 그럼 그냥 36계 줄행랑을 쳐야 됩니다." "왜죠?" "잡으려고 달려가면 당신은 그놈 앞발에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도망을 쳤다가 다음날 가보면 그 근처 1㎞ 안 어딘가에 쓰러져 있어요." 당신, 포수 맞습니다! 너무 가난해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인디언과 친해져 곰 잡는 포수가 됐다고 했다. 어릴 적 꿈이 배우여서 드라마 감독을 만났으니 잘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음해 또 그를 만났다. "이 감독, 내가 에덴동산을 발견했는데 모시고 가리다." 또 무슨 쇼일까 궁금해 따라나섰는데 산이 아니라 바다 쪽이었다. "나 포수 접고 어부 되려고 배를 2척 샀소." 반신반의, 우리 일행 4명은 만경창파 밴쿠버 앞바다로 나아갔다. '온갖 과일과 곡식이 풍성하고 평화로움이 가득 찬 낙원의 땅'으로 가는 중에 그는 저녁 요리에 쓸 킹크랩을 잡으려고 바다 가운데 통발 몇 개를 놓았다. "자, 2시간만 에덴동산 구경하고 옵시다." 배가 닿은 곳은 밴쿠버에서 제법 떨어진 인적 없는 무인도였다. 그는 하선 때 작은 호미 하나씩을 나눠주며 말했다. "달려가서 저기 보이는 모래사장을 파 보셔." 우리는 아담처럼 웃통을 벗어던지며 달려가 백사장을 헤집기 시작했다. 놀라웠다. 울룩불룩한 모래 밑은 온통 큰 조개와 소라 마을이었다. 조개는 암소 귀만큼 컸고 소라는 큰 나팔이었다. 어부는 조개잡이에 넋이 나간 우리를 깨워 언덕 너머 갯바위로 몰아갔다. 그곳은 더 놀라웠다. 가까이 가보니 바위는 바위가 아니라 온통 굴이었다. 정말 에덴동산이 존재한다면 이런 풍경일 것이다. "이 감독, 한국 관광객들을 이 에덴으로 모셔오면 드라마틱한 관광상품이 되지 않겠소?" "대박입니다! 어부님, 당장에 재벌 됩니다." 진심이었다. 그날은 행운이 줄을 이었다. 오는 길에 통발을 올리니 대게가 열댓 마리나 들어있었다. '법으로 1인당 딱 두 마리만 허용됨.' 그는 여덟 마리만 챙기고 모두 바다에 던졌다. 1년 후 한국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어부님, 사업 잘 되시죠. 에덴동산도 잘 있죠?" 그는 재빨리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쉿, 소리를 냈다. "? ?" 사연인즉슨 그후 그는 한국 아줌마, 아저씨 관광객 몇 팀을 섬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지천으로 깔린 조개, 굴, 소라에 완전 혼이 나갔고 돌아오는 배는 하마터면 바다에 가라앉을 뻔했다. 그때야 어부는 자신이 한국을 떠난 게 이미 30년 전이라는 걸 알았고 배를 팔았다고 했다. "감독, 난 에덴동산이 어디 붙었는지 몰라!" 그는 블랙코미디 '에덴동산'의 배우로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다.
2013-04-17 16:3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