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도 치매 환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노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치매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와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지난해 6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으로 65세 노인인구의 약 5~10%, 70세 이상 노인인구의 15%, 85세 이상 노인 인구의 25~40%가 치매 환자입니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지만 치매의 절반 가량은 '알츠하이머 치매'입니다. 이 질환은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환자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진행되다 결국에는 일상생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기억력 장애부터 시작해 대화 도중 같은 말과 질문을 반복하거나 최근 대화 내용을 잊어버립니다. 이 증상들은 질환 초기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가족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중증도 상태인 3단계부터는 목욕, 옷 입기, 식사 등 일상생활을 보호자에게 의존해야 하며 때로는 망상과 환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중증 상태인 4단계는 24시간 관리와 보호감독이 필요하고, 가족들에 대한 기억조차 사라지고 자발적인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치매 환자의 경우 인지기능의 저하가 심하지 않은 초기 상태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해 운동치료, 인지치료를 실시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은 대학병원 최초로 치매 예방 위한 로봇인지치료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이 센터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한 기억력, 집중력,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이대목동병원 로봇인지치료센터 김건하 센터장은 "인지 훈련을 꾸준히 진행하면 인지 기능 강화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1대 1 개인별 맞춤형 인지 훈련을 제공하는 로봇인지치료센터가 치매를 걱정하는 고위험 환자분들의 치매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로봇인지치료센터에서는 치매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인지 기능에 따라 1대 1 맞춤형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 인지 훈련 전문가의 지도 아래 진행됩니다.인지 훈련 전문가들이 직접 개발한 20종류의 로봇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가 직접 손자, 손녀를 돌보듯이 일상생활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로봇이 환자의 표정 및 동작을 인식해 낚시를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 환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 환자의 중증도에 맞춰 구성돼 있습니다.또 로봇인지훈련센터에서는 로봇 인지 훈련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스마트패드, 컴퓨터 프로그램, 책자를 활용한 프로그램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병원 뿐 아니라 집에서도 인지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홈케어 관리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공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9-04-18 17:17:00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등 치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지기능 악화예방 및 개선을 위해 치매어르신의 수준에 맞는 새로운 인지훈련도구 개발해 장기요양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인지훈련도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활용가능한 도구로 개발했으며 치매정도 등 특성에 따른 도구 활용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인지훈련도구는 치매어르신의 치매 정도, 문제행동, 학력 등 특성에 따른 인지훈련도구 선택이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활용가능(곡물, 야채, 과일 등)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제적인 놀이형태의 인지훈련도구로 개발됐다. 인지기능 등 어르신 수준에 따라 난이도가 기존 3종에서 5종으로 세분화돼 있으며 집단 및 개별 인지훈련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치매수급자의 인지기능 악화예방과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돌봄 환경을 제공하는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로운 인지훈련도구 e-북은 공단에서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전문자료실에서 내년부터 열람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7-12-18 15:41:36노동부가 실시하는 직업능력개발사업이 아직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교육경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시행한 대국민 인지도 조사와 관련, 직업능력개발정책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22.8%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직업능력개발사업의 대상이 되는 사무직 근로자(36.7%) 및 생산직 근로자(17.7%)의 인지도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 직업능력개발정책에 대한 홍보활동을 접해 보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9%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인지도가 낮다보니 실제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직업훈련을 받아 본 사람은 6.4%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실업자직업훈련’(89.5%)과 ‘근로자수강지원금’(61.4%) 사업의 경우 인지도가 높았다. 또 노동부 직업훈련에 참여했던 응답자 중 87.6%는 본인이 받았던 직업 훈련에 대해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으며 62.5%는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노동부는 6월중 직업능력개발사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수립하고 공식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서울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4일부터 16일간 전화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2008-06-05 14:37:39[파이낸셜뉴스] “안녕하세요. 북한산에서 강남까지 먼 길 오셨네요.” 북한산에서 국립공원공단 특수산악구조대로 일하는 김민철 씨. 기자가 인사를 건네자 수줍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빈틈없는 이력과 달리 순하고 앳된 인상이다. 그는 특수산악구조대뿐만 아니라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에 출연해 100명의 출연자와 신체적 기량을 겨루어 최종 순위 5위에 올랐다. 무척이나 치열해보이는 여정이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한다. “산에 미쳐가지고…허허허.”. 산을 타다보니 산에 머무르고 싶었고, 그래서 특수산악구조대가 되었으며 직업적 능력을 기르다 보니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도 넷플릭스 출연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취득한 자격증도 모두 산에서 쓸 수 있는 것으로, 쉬는 날 취미도 산에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가꿔왔다. 그는 언제나, 지금처럼 산에 있겠다고 말한다. 산악구조대로, 또 아이스클라이밍 선수로 꾸준히 정진하면서 말이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시리즈 [루틴]은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는 N년차 신입 사원&경력 사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직 종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모먼트는 물론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정으로 만들어 온 스펙과 사소한 팁까지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루틴]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하 인터뷰어는 ‘김’ 인터뷰이는 ‘철’으로 표시합니다. [Interview Chapter 1: 국립공원공단 특수산악구조대 김민철] 김: 안녕하세요. 북한산에서 강남까지 먼 길 오셨네요. 북한산에서 특수산악구조대로 활동하고 계신다고요. 특수산악구조대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철: 특수산악구조대는 북한산 암릉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를 처리합니다. 탐방객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구조하고, 탐방로 시설 점검도 하고요. 불법행위도 단속합니다. 비법정 탐방로로 산행하거나 산에서 음주나 취사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고요. 김: 그렇군요. 산악구조대로 일하다 보면 긴박한 순간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풍광도 많이 볼 것 같아요. 어떤가요? 철: 맞아요. 북한산은 야간에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산이죠. 순찰하며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면 정말 예쁘거든요. 저희만 볼 수 있는 풍경이고, 또 누릴 수 있는 혜택이죠. 계절의 변화도 잘 느낄 수 있어요.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지다 가을이 되면 잎이 점점 노랗게 물드는 게 보여요. 아마 저희가 서울에서는 눈도 제일 빨리 보지 않을까 해요. 김: 출퇴근은 매일 산으로 하시나요? 철: 네. 사무실이 북한산국립공원 중턱에 있습니다. 매일 등산하는 거죠. 등산 거리는 1km 남짓인데 고도가 높은 편이라 30분 정도 걸립니다. 출근 후에는 배낭에 구조 장비를 챙겨서 각 거점 초소로 흩어져 대기합니다. 거점 초소는 총 4곳이고요. 김: 환자들을 구조한 후에는 119에 연계하나요? 철: 탈진 환자는 식염 포도당을 제공하고 그늘에서 쉬게 한 후 경과를 지켜봅니다. 그럼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헬기로 구조해요. 저체온증 환자는 배낭에 있는 예비 옷으로 갈아입히고 거점 초소로 옮긴 후 히터를 틀어 몸을 따듯하게 하죠. 김: 북한산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고도 있을까요? 철: 북한산은 시작부터 끝까지 바위로 이루어진 산입니다. 바위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치는 낙상 사고가 자주 일어나요. 미끄러지면서 난간을 잡으면 어깨가 탈골되기도 하고요. 북한산에 오실 예정이라면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와 같이 등산 장비를 잘 챙기시고, 경사를 주의하며 등산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 좋은 팁이네요.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직업으로 보이는데요. 산악구조대로서 지키고자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철: 언제든 구조를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평소 배낭에 암벽 등반 장비나 환자들을 덮어줄 수 있는 옷, 응급처치에 필요한 물품들까지 가리지 않고 전부 넣고 다녀요. 그건 제가 꼭 지키고자 하는, 저만의 신념이에요. [Interview Chapter 2: 진심이 가진 힘] 김: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계시죠. 원래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꿈이었나요? 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운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직업에 필요한 기량도 키울 겸 집 근처 암장을 등록했는데 대회가 있다고 해서 나가게 되었어요. 첫 대회에서는 40여명 중에 30등 정도 했을 거예요. 거의 꼴찌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 오르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계속 대회를 나가다 보니 성적도 계속 올랐습니다. 결국 국가대표까지 하게 됐고요. 김: 아이스클라이밍은 기록 경쟁인가요? 철: 두 가지 종목이 있습니다. 스피드(Speed), 리드(Lead) 인데요. 스피드는 15m 높이의 정상에 도달하는 기록을 겨룹니다. 길어도 10초 안에 끝나요. 리드는 결승점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제시해 누가 많이 올라가느냐를 겨룹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제일 큰 대회고,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다루진 않아요. 김: 아이스클라이밍이 구조대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철: 맞습니다. 특수산악구조대는 기본적으로 암벽을 타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암벽에 매달린 환자를 구조할 때 쉬운 루트로 빠르게 접근해야 하죠. 노하우와 근력이 있으니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김: 그렇다면 특수산악구조대가 된 과정은요? 철: 대학 시절 산악부 활동을 하면서 산과 관련한 직업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채용 일정을 검토하고, 서류와 시험 등을 준비했어요. 처음으로 지원했을 때는 서류에서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무기계약직부터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국립공원공단 산악안전교육원에서 산악구조 강사로 일했습니다. 이후 특수산악구조대를 채용에 지원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고요. 김: 그 과정에서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도 하신 거고요? 끊임없이 연마하셨네요. 자격증도 많이 취득하셨다고요. 철: 산업 현장에서 로프 구조할 때 쓰이는 ‘로프액세스(Rope access)’ 자격증을 Level 1부터 3까지 취득했습니다. 장비를 검사하고 이상을 판단하는 ‘PPE검사관’도 준비했고요. 응급처치법강사, 생활스포츠지도사 1급도 땄고…. 김: 소방학과 졸업하셨다고 하셨는데요. 당시 취득한 자격증도 있나요? 철: 그때는 안 땄습니다. 제가 산에 미쳐있었어요. 하하하. 무튼 팁을 드리자면 로프액세스는 ‘로프액세스코리아(Rope Access Korea)’에서 레벨 1과 2를, ‘페츨트레이닝센터(Annapurna Petzl Training Center)’에서 레벨3을 취득했습니다. PPE 검사관도 같은 기관에서 땄고요. 생활스포츠지도사는 국가자격증이고 응급처지법강사는 매년 대한적십자사에서 시험을 개최합니다. 김: 특수산악구조대는 채용 절차도 특별할 것 같아요. 철: 1차 서류, 2차 NCS(직업기초능력)를 통과하고 암벽 등반 시험과 면접을 봤습니다. 특수산악구조대라고해서 다 암벽 시험을 보는 것은 아니고요. 첫해에는 구조 시스템 평가와 체력 평가를 치렀다고하니 매년 달라지는 것도 같네요. 김: 면접은 어려웠나요? 철: 저는 아무래도 몸으로 하는 일을 잘하다 보니 면접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시간별로 사고 상황을 주고 처리하는 과정을 풀이하는 문제였어요. 다행히 잘해서 합격했습니다. 김: 꿈꾸던 특수산악구조대가 되셨네요. 특수산악구조대가 되신 이후에도 코오롱스포츠 앰버서더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에 출연하시는 것과 같이 대외 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계신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철: 특수산악구조대와 아이스클라이밍은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요. 예전에 특수산악구조대 구조 사진을 SNS서 보았는데 ‘소방대원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쓰여있었어요. 허탈하다고나 할까요. 아이스클라이밍 역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1위를 할 정도로 굉장히 잘하는데 인지도가 없고 지원이 부족해 모두 선수들이 사비로 훈련을 하고 대회를 출전해요.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어요. 특수산악구조대도, 아이스클라이밍도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Interview Chapter 3: What’s Your Routine?] 김: 마지막 질문입니다. 면접 성공을 기원하는, 민철 님 만의 면접 루틴이 있을까요? 철: 국립공원공단에서 면접을 볼 때 두 번 모두 면접 당일 아침에 조깅을 했습니다. 김: 산악구조강사와 특수산악구조대 면접 말씀하시는 거죠? 철: 네 맞아요. 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루틴이죠. 긴장도 풀 수 있고요.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2024-09-19 07:27:25[파이낸셜뉴스] 살이 찐 상태로 근력운동을 하면 '근돼(근육돼지)', '운동뚱'이 된다며 운동을 꺼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비만인도 꾸준히 운동하면 복부 지방조직이 지방을 더 ‘건강하게’ 저장하는 형태로 바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근육 강화와 이를 위한 운동이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 건강'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만인도 운동하면 '지방 저장 능력' 향상..불필요한 곳의 지방 줄어 18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 제프리 호로위츠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를 통해 장기간의 운동이 지방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32명을 '최소 2년간 일주일에 4회 이상 운동한 그룹'(16명)과 '규칙적으로 운동한 적은 없으면서도 운동 그룹과 체지방량·체중·성별 등 조건이 비슷한 그룹'(16명)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두 그룹의 피부 아래 복부 지방조직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운동을 하는 사람의 세포는 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저장하도록 바뀌었다. 운동 그룹의 지방조직엔 지방 저장 능력을 증가시키는 뚜렷한 구조적·생물학적 특징이 확인됐다. 반면 운동을 하지 않는 그룹에선 이런 특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운동 그룹의 지방조직에는 운동하지 않는 그룹보다 혈관·미토콘드리아와 유익한 단백질이 더 많았다. 반대로 신진대사를 방해할 수 있는 콜라겐 유형과 염증을 유발하는 세포는 더 적었다. 연구팀은 복부 피하 조직이 지방을 건강하게 저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는 점에서 지방 저장 능력 향상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 저장 능력이 향상되면 장기나 장기 주변 조직 등 건강에 해로운 곳에 지방을 저장할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3개월간 훈련이 지방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이전 연구와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수년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사람에게서 이런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을 저장하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해서 지방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해 소지를 차단했다. 그러면서 “체중이 증가할 때 과도한 지방이 내장 지방처럼 장기나 장기 주변에 축적되는 대신 피부 아래에 '건강하게' 저장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체 활동이 '뇌 및 인지 능력'에 긍정적 영향 미친다 일리노이대학 베크만 연구소 과학자들은 지난 4월 근육 운동이 뇌신경 발달을 촉진 시키는 과정 연구해 국제학술지 신경과학(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근육 세포를 배양해 수축 시 나오는 화학 물질을 수집했다. 그다음 해마 세포와 성상 세포에 근육 화학 물질을 노출시켜 배양하며 신경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신경 반응이 더 크고 자주 일어나는 등 해마 신경 네트워크가 더 빠르게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상 세포를 제거해 성상 세포의 역할을 알아보는 실험에서는 신경 반응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성상 세포는 운동 효과를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상 세포가 없으면 뉴런이 계속 성장해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 운동이 성상 세포를 매개로 신경을 조절해 해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등 인지장애에 효과적인 운동요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8 12:03:54[파이낸셜뉴스] 북한이 1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 해당 탄도미사일이 36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거리와 방향으로 미루어 북한이 SRBM 표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평양에서 동쪽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알섬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합참은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지적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SRBM 탄착거리 360여㎞는 남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서울·대전 등 대도시뿐 아니라 계룡, 군산, 청주 등 군 주요 시설이 위치한 도시들이 사정거리 내에 위치한다. 우리 군은 이들 미사일이 600㎜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의 600㎜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로서 한미 당국은 이를 SRBM으로 분류한다. KN-23 또는 KN-24를 썪어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달 27일 신형 240㎜ 방사포 검수시험 사격 이후 보름 만이다. 북한의 직전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7월 1일 KN-23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이후 73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지난달 19~29일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UFS)을 진행했지만, 한동안 잠잠해 대규모 수해 복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 4∼8일까지 5일 연속 몰아치기로 6차례 대남쓰레기 풍선 도발에 이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남한으로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시도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쓰레기 풍선 살포 공세에 인내하다가 지난 7월 22일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가동 중이다. 북한도 최근 들어 접경지역에서 남한을 향해 '소음 공격' 또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도발 유형을 다양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은 "북한군 및 주민이 우리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우리 방송을 인지하지 못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이날 무력 도발은 또 이달 10일 제2차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11~12일 서울안보대화 등 북한을 압박하는 내용의 우리나라 주도 국제회의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회의에 참석한 각 국 국방장관들은 북한의 핵 고도화, 탄도미사일 도발과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북한은 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국면 조성 등을 목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제7차 핵실험에 나서는 등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단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12 10:24:44[파이낸셜뉴스] '후배 선수와 연인관계였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다'라는 피겨스케이팅 이해인(19)의 주장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 재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30일 이해인과 대한빙상경기연맹 양측에 "이해인의 재심의신청을 기각한다"고 통보했다. 공정위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재심의를 열고 이해인과 연맹 측의 소명을 듣고 이같이 판단했다. 이해인은 '후배 선수 A와 연인관계였으므로 성추행이 아니다'라며 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부당하다고 재심을 신청했다. 이해인 측은 연맹이 이해인과 후배 선수 A가 연인관계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 사람 간 신체 접촉을 '강제추행'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징계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피해 선수의 연령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이해인에게 내린 연맹 징계가 적절하다고 봤다. 공정위의 기각 결정으로 이해인의 자격정지 3년 징계는 확정됐다. 이해인 측은 "성추행 누명을 벗기 위해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징계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을 들켰다. 이후 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이 음주 외에 후배 선수 A에게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는 성적 행위를 했다는 게 드러났다. 연맹은 자체 조사를 거쳐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고, 미성년자 선수 A에겐 이성 선수 숙소를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했다. 이후 이해인은 자신과 A가 연인관계였음을 드러내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증거로 내세워 후배 성추행 혐의를 적극 반박했다. 이해인은 "연맹 조사 단계에서는 교제 사실을 밝힐 수 없었고,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해인은 공정위 재심의에 출석하면서도 "피겨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음주와 연애를 한 것을 반성한다. 평생 뉘우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번 징계가 유지되면 이해인은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큰 위기에 처한다. 3년동안 어떤 대회에도 나설수 없고 당연히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도 나설 수 없다. 선수 생활이 그리 길지 않은 여자 피겨 선수에게 3년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31 18:26:50[파이낸셜뉴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후배 선수와 연인관계였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다'라는 피겨스케이팅 이해인(19)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일 공정위는 이해인과 대한빙상경기연맹 양측에 재심의 신청 기각을 통보했다. 공정위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재심의를 열고 이해인과 연맹 측의 소명을 들은 뒤 이와 같이 판단했다. 이해인은 '후배 선수 A와 연인관계였으므로 성추행이 아니다'라며 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부당하다고 재심을 신청했다. 이해인 측은 연맹이 이해인과 후배 선수 A가 연인관계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 사람 간 신체 접촉을 '강제추행'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징계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피해 선수의 연령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이해인에게 내린 연맹 징계가 적절하다고 봤다. 공정위의 기각 결정으로 이해인의 자격정지 3년 징계는 확정됐다. 이해인 측은 "성추행 누명을 벗기 위해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징계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을 들켰다. 이후 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이 음주 외에 후배 선수 A에게 성적 행위를 했다는 게 드러났다. 연맹은 자체 조사를 거쳐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고, 미성년자 선수 A에겐 이성 선수 숙소를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했다. 이후 이해인은 자신과 A가 연인관계였음을 드러내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증거로 내세워 후배 성추행 혐의를 적극 반박했다. 이해인은 공정위 재심의에 출석하면서도 "피겨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라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음주와 연애를 한 것을 반성한다. 평생 뉘우치겠다"라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음주와 불법 촬영 혐의 등을 받은 피겨 선수 B에 대해서도 연맹의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B가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과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이해인의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불법 촬영을 해 A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다. B는 "누구에게도 해당 사진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이해인은 공정위에 B의 처벌을 불원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전지훈련 중 감독 관리 부족 등으로 연맹의 징계를 받은 연맹 직원 C씨 역시 3개월 자격 정지가 그대로 확정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30 13:25:48【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지역 기업의 다양한 인공지능(AI) 제품과 서비스를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이용료의 90% 상당을 이용권(바우처)으로 지원한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지역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시민·지역 기업 중심 인공지능(AI) 바우처 지원 사업'에 참여할 시민 이용자를 26일부터 오는 9월 13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의료·보건·복지, 안전·방범·방재, 문화·관광·스포츠, 고용·근로, 비즈니스, 기타 분야 등 총 15개 인공지능(AI) 제품과 서비스다. 의료·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아이클로의 '구강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원격 구강검진 솔루션' △에이아이오디토리㈜의 '청력 장애 진단 지원 및 청능 재활 앱' △㈜인더스의 '바이탈 및 치매체크 키오스크' △제니스테크놀러지의 '자가검진용 인공지능 소변분석기' △영앤의 '퇴행성 신경질환 예방 및 진단 솔루션' △디지털메딕㈜의 '노인용 인지훈련 및 정서 케어 솔루션' △이노디테크㈜의 '인공지능 치아배열 최적화 및 치아교정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안전·방범·방재 분야에서는 △그린에이아이의 '자율주행 잔디 관리 로봇' △㈜세이프모션의 '어린이집 행동분석 솔루션'이 제공된다. 문화·관광·스포츠 분야는 △㈜인디제이의 '사용자의 실시간 감정 인식 기반 음악 추천 서비스' △㈜트위그팜의 '동영상, 문서 등 콘텐츠의 현지화 번역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고용·근로 분야에서는 △㈜클라이온의 '외국인 주민을 위한 대면 대화용 민원 지원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비즈니스 분야는 △㈜클로즈핏의 '온라인 가상피팅 패션 플랫폼'이 제공된다. 기타 분야에서는 △㈜아토모스의 '디지털 마케팅 성과관리 통합 솔루션' △알레시오㈜의 '태아 입체초음파 이미지를 활용한 생후 50일 아기 모습 예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광주시민 인공지능(AI) 바우처 누리집을 통해 1인당 1개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와 서비스 등록기업이 연결(매칭) 되면 이용권(이용료의 90%)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시민이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권(바우처)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시민 체감을 확대하고, 기업은 고객 확보, 매출 증가와 일자리 창출 등 지속 성장을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34개의 광주 기업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가 선정돼 광주 시민 1300여명이 이용권(바우처)으로 서비스를 이용했다. 일상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기업들의 매출 증대·신규 고용 창출로 이어져 시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 지난 4월 선정된 총 18개 지역 기업의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6월 이용자 모집을 거쳐 현재 700여명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김용승 광주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지원 사업을 통해 광주 시민은 간편하고 효율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혜택을 일상 속에서 누리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8-26 12:01:17지난해 민방위 훈련이 6년만에 재개된 후 올해 2년째를 맞았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훈련경보가 울려도 거리를 걷고 있는 시민들도 종종 보였다. 대피소로 지정된 지역은 주민들이 인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수천명 수용이 가능하다고 공지돼 있는 대피소에는 공지된 인원을 수용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곳들도 많았다. ■'만차'에 비좁은 대피소25일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염리동 A빌딩과 서울 용산구 B빌딩, 용산구 C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각각 7312명, 4만7503명, 1만3673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공지돼 있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22일 민방위 훈련 당일 가본 대피소는 차들이 많아 수용 공간이 부족했고, 비상용품함도 사용이 어려워 보였다.염리동 A빌딩의 경우 한두 곳을 제외하고 주차 공간이 모두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이 있을 만한 공간은 중간 통로 정도였다. 다닥다닥 사람들이 밀집해도 지하 1~3층을 합쳐 4000명이 겨우 설 수 있을 정도로 보였다. A빌딩 관계자는 "차량이 들어찬 상태에서 갑자기 공간을 비울 수는 없기 때문에 모든 인원을 다 수용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대피소 비상용품함은 모두 철제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지하철 역사 등 25개 자치구 내 민방위 대피소 2600여곳에 라디오, 손전등, 응급처치 세트 등이 들어 있는 비상용품함 3000여개와 350ml 아리수 29만병을 비치한 바 있다. 다만 용품함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풀리는 자물쇠로 잠겨 있어 비상시에는 쓰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자체에서는 도난과 분실 우려 때문에 자물쇠를 부착했다며 건물 관리자에게 비밀번호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A빌딩 관계자는 "방재실 직원들은 자물쇠 비밀번호를 알고 있지만 비상 상황에서 직원들이 출동해 해당 용품을 열어야 한다는 매뉴얼은 없다"고 했다. B빌딩 관계자는 "용품함이 플라스틱 재질로 돼 있어 유사시 깨고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적 대피소 이용법 알려야기자가 만나본 대다수 주민들은 대피소 위치나 비상용품함 이용법에 대해 알지 못했다. C아파트 주민 이모씨(57)는 "이곳 지하주차장이 대피소인지, 비상용품함이 어디 위치했는지도 몰랐다"며 "비상시에 자물쇠가 걸려 있는 것을 보면 우선 당황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대피소 지정과 운영이 요식 행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적 이용 방법에 대해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공지된 수용 인원은 주차장 전체 면적 대비 수용 가능 인원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주차장에 차가 다 들어있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숫자로 계산해 실질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상용품함에 관련해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곳을 파손시켜 사용하십시오'라는 안내문을 붙여야 한다"며 "버스 등 대중교통 차량에 유리를 깨는 망치가 비치돼 있듯이 대피소 역시 도구를 함께 갖춰놓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8-25 18:4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