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실 경호원 4명에 의해 끌려나가던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강제 퇴장을 당하던 모습에 빗대 비난했다. 조 전 장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사지가 들려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북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노동국 정치국 회의장에서 끌려나가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적었다. 북한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은 2013년 12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끌려나간 뒤 처형당했다.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김 위원장은 후계 세습 공고화를 위해 내부 체제 결속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을 처형했다. 이와 관련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8일 오전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하다 대통령실 경호원 4명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행사장 밖으로 퇴장 조치됐다. 강 의원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국회의원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힘없는 국민은 어떻게 대하겠냐”며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악수를 하며 일단 소리를 지르면서 대통령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대통령을 자기 쪽으로 약간 당기기까지 했다”며 “경호처에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고,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는 당연히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21 08:50:28[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뒤 머리 없는 시신을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 전시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다음주 출간될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발췌본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나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 모든 것을 말해줬다"면서 "고모부를 처형한 뒤 고위 간부들이 사용하는 건물 계단에 놨다"고 했다. 또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다. 장성택은 '북한 2인자'로 국가전복음모죄가 적용돼 2013년 12월 숙청됐다. 그에게는 반역과 부패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AFP는 김 위원장과의 친밀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장성택 참수 사실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선 고사포(항공기 사격용 포)가 사용됐다는 보도는 여러 번 나왔지만 처형 경위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고 AFP는 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이자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인 우드워드는 18차례 이상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다. 출간은 15일로 예정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9-12 09:11:36[파이낸셜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7년 만이다. 2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김 위원장이 설 명절 공연을 관람했고, 이 자리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경희, 리일환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함께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경희는 남편인 장성택이 지난 2013년 처형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정치적 영향력을 잃었다는 설부터, 독살됐다는 설까지 있었지만 이날 김 위원장의 지근거리에 자리했다. 김 위원장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권력과 정치적 입지가 커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김경희가 7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김 위원장과 두 자리 떨어진 가까운 좌석에 자리를 잡은 것은 그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다시 맡게 됐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인 김경희, 김여정을 배치한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견디는 ‘정면돌파전’ 수행에서 내부 단결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최고지도자 일가부터 결속을 다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은 2013년 “앞에서는 당과 수령을 받드는 척 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동상이몽·양봉음위(陽奉陰僞)하는 종파적 행위를 일삼았다”는 등 반역 행위를 이유로 측근들과 함께 처형된 바 있다. 한편 신문은 김 위원장이 “온갖 난관을 과감한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갈 불멸의 공격사상을 제시하고 그 진두에서 빛나는 예지와 위대한 영도력으로 사회주의 조국의 승리적 전진을 향도하고 있다”면서 그런 그와 설 명절 기념공연을 보게된 관람자들이 크게 감격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김경희 #백두혈통 #노동신문 신문은 이어 “공연장 내에는 김정은 동지와 당을 따라 세상 끝까지 충성의 한길을 꿋꿋이 걸어갈 전체 조선인민의 불굴의 의지와 기상이 맥박치는 혁명적인 가요들이 울려퍼졌다”면서 김 위원장은 “당의 투쟁방침에 열렬한 지지를 보인 출연자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전했다”고 썼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0-01-26 11:42:05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장성택 처형에 깊이 관여한 핵심 측근 김원홍 국가보위상을 해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김원홍은 김정은 집권 이후 군부의 5대 장관급 인사중 최근까지 직책을 유지한 유일한 인물이었지만 지난 1월 북한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고 해임됐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원홍이 조직지도부 검열을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이후 해임됐다"면서 "당 조직지도부가 아직 김원홍과 보위성에 대해서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벌수위와 대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원홍의 처벌 배경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표면적으로는 고문 등 인권유린과 함께 월권, 부정부패 등이 꼽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도부간 알력, 김정은과의 갈등 문제 등 여러 추측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홍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장성택 숙청, 리영길 총참모장직 해임 등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번 숙청을 '토사구팽'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사과정에서 보위성 부상(차관)급 등 다수의 간부가 처형됐다"며 "최근 민심이반이 심화하자 김원홍과 보위성에 책임을 전가해서 주민들을 달래고 애민지도자 이미지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숙청이 김원홍의 직접적인 과오 때문이 아니라면 단계적으로 복권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소 해석의 차이를 보였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원홍이 대장 계급에서 소장 계급으로 3계급 강등돼 아직도 소장 계급을 가지고 있다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단계적으로 복권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경남대 김동엽 교수도 "지금 나이로 봐서는 재신임하더라도 현 직책으로 복직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소장 계급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숙청으로 보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 대신 숙청을 주도해 손에 피를 묻힌 김원홍을 내보낼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새로운 숙청 공포정치의 시작이 아닌 지금까지 공포정치의 종결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문형철 기자
2017-02-03 14:59:46BMW 그룹 코리아는 장성택 상무(54.사진)가 2016년도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대한민국명장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22개 분야 96개 직종을 대상으로 15년 이상 산업현장 종사자 중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다. 장 상무는 이번에 기계분야 자동차정비 직종에서 수입차에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명장이 됐다. 현재까지 자동차정비 직종의 대한민국명장은 장성택 상무를 포함해 총 13명이다. 지난 1995년 BMW 그룹 코리아에 입사한 장 상무는 BMW 그룹 코리아 테크니컬 트레이닝 매니저를 거쳐 트레이닝 아카데미 총괄을 담당한 후 2013년부터 BMW 드라이빙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장 상무는 사내 기술자격제도 도입, BMW AS 맨파워 매니지먼트 제도 등을 도입해 BMW 서비스의 인적 인프라와 정비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6-08-30 17:21:15BMW 그룹 코리아는 장성택 상무(54· 사진)가 2016년도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대한민국명장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22개분야 96개 직종을 대상으로 15년 이상 산업현장 종사자 중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다. 장 상무는 이번에 기계분야 자동차정비 직종에서 수입차에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명장이 됐다. 현재까지 자동차정비 직종의 대한민국명장은 장성택 상무를 포함해 총 13명이다. 지난 1995년 BMW 그룹 코리아에 입사한 장 상무는 BMW 그룹 코리아 테크니컬 트레이닝 매니저를 거쳐 트레이닝 아카데미 총괄을 담당한 후 2013년부터 BMW 드라이빙 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장 상무는 사내 기술자격제도 도입, BMW AS 맨파워 매니지먼트 제도 등을 도입해 BMW 서비스의 인적 인프라와 정비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6-08-30 11:53:38장성택, 출처=CNN화면 캡처 '장성택'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1월 방북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봤다고 주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드먼은 공개된 패션문화잡지 '두 주르' 5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내가 (북한에) 갔을 때, 그(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자친구를 처형했다, 그의 고모부를 처형했다고 말할 때 그들은 내 바로 뒤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자는 로드먼에게 "북한에서 처형했다고 발표한 고모부가 실제로 살아있었다는 말이냐"고 묻자 로드먼은 "그가 거기 있었다"고 답했다. 또 로드먼은 "그(김정은)는 정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싶어하고, 아무도 폭격하고 싶어하지 않고, 미국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수십만명이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고통받고 굶고 있다"는 질문자의 말에 "세계 어느 나라든 이름을 들어봐라. 모든 나라에 있다"는 동문서답식의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농담을 하고 야구와 탁구를 좋아하는 똑같은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해 "보통 북한 사람들처럼 입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고 옷을 잘 입는다"며 김 제1위원장 부부의 아기를 안아 봤다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해 12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에게 사형이 선고된 뒤 즉시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5-06 15:24:09북한의 2인자가 교체됐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해임됐으며 그 자리에 황병서(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가 임명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북한의 국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5·1절 경축 노동자연회가 전날 새로 건설된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 기숙사에서 열린 소식을 전하며 이 자리에서 연설한 황병서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소개했다. 북한 매체가 황병서를 군 총정치국장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으로 최룡해의 해임 역시 자동 확인됐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국방위원회 1위원장)을 제외하곤 북한 군부내 1인자다. 서열상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국방부 장관격)보다 앞서있다.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 및 최룡해의 해임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황병서는 김정은 제1비서의 생모인 고영희의 신임을 받으며 일찍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섰던 '김정은 사람'이다. 그는 올들어 최룡해를 제치고 김 제1비서의 수행인사로 떠오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반면 전임 최룡해는 현재까지 해임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숙청보다는 건강상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권력 무대에서 퇴장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또 그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에서도 물러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룡해가 숙청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숙청된) 리용호, 장성택 같은 경우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면서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최룡해는 (해임 관련) 보도가 지금 일절 없기 때문에 숙청됐을 가능성이 좀 낮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건강 악화로 대외활동을 중단한 조명록 당시 총정치국장을 대신해 2007년 총정치국에 '제1부국장' 보직을 신설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최근 김 제1비서가 군 정치간부들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을 미루어 단순한 건강 악화만은 아닐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인자를 만들지 않는다는 김일성·김정일대부터 내려오는 북한 권력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김정은 제1비서로선 최룡해의 위상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룡해의 부친 최현은 북한에선 김일성 주석 다음으로 높게 평가받는 항일빨치산이라는 점, 최룡해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잠재적으론 김정은 권력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황병서는 실무형 인재에 가깝다는 평이다. 결과적으로 최룡해 해임과 황병서 기용은 북한 김정은 지배체제의 안정과 불완전성을 동시에 내포한다. 지난해 말 장성택에 이어 최룡해, 황병서까지 불과 4개월만에 2인자가 두번에 걸쳐 교체됐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김정은 유일지배체제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황병서의 기용은 김정은 제1비서의 권력이 더욱 공고화됐다고 평가할만한 부분"이라며 "황병서 역시 총정치국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았지만 충분한 리더십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감시와 보안부처인 조직지도부 출신의 황병서를 군부 1인자로 앉힌 건 김 제1비서로선 권력의 불완전성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또 황병서를 두달새 당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상장(별3개)에서 대장으로 고속승진시킨 점도 자연스러운 과정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보안과 감시부서인 조직지도부 출신 황병서의 기용은 김정은 제1비서의 조직과 군부 장악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 황병서의 부상은 이미 예견됐던 부분이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4-05-02 15:30:59집권 3년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를 보좌하는 북한의 신(新)파워엘리트 그룹이 모습을 드러냈다. 퇴진그룹의 윤곽은 한층 선명해졌으나 장성택계 인물들이 상당수 건재했다는 점으로 미뤄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체제안정 속에 점진적 변화를 꾀하겠다는 게 북한 권부의 구상으로 읽혀진다. 북한은 11일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 격인 제13기 최고인민회의의 대의원 선거 결과를 발표했다. 선거가 치러진 지 이틀 만에 공개된 총 687명의 대의원 명단엔 김정은 제1비서와 그를 보좌하는 신실세그룹이 이름을 새롭게 올렸다. 지난 12기와 비교해 총 376명이 새롭게 뽑혀 인물 교체율은 55%였다. 당 중심의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관이다. 실질적으로 입법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으나 5년마다 한번씩 이뤄지는 대의원선거를 통해 북한의 권력지형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당과 군, 내각 등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핵심 인사들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겸하고 있어 대의원직 탈락은 곧 그의 정치적 명운 쇠퇴, 신변이상설로 받아들여진다. ■신엘리트그룹 누구 이번 선거에선 김정은 체제에서 신실세로 떠오른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장관 격)과 김수길 군 총정치국 부국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조연준·최휘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마원춘·황병서 당 부부장 등은 대의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됐던 지재룡 주중대사와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를 맡은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자성남 유엔대사도 새롭게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은 최근 대장에서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된 것으로 파악됐으나 대의원으로 선출됨에 따라 실세로서 그의 정치적 입지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때 감금설이 제기됐던 최룡해 군 정치국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 당비서, 리영길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박의춘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 당.정.군 고위인물들은 12기에 이어 이번에도 선출됐다. ■김정은 가계 미포함 이번 투표장에 김 제1비서와 함께 등장했던 여동생 김여정(27)은 이번에 대의원으로 선출되지 않았다. 우선 당내 입지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비서의 형 김정철과 누나 김설송도 대의원직을 달지 않았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는 평양 바깥 지역인 285호 태평선거구의 당선자로 이름이 나오곤 있으나 지난 12기 때도 '김경희'란 이름으로 2명이 대의원직을 달아 동일인물인지, 고모 김경희가 아닌 동명이인인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과거엔 김경희 당 비서가 평양 내 선거구를 맡았었고, 동명이인이 260호 정도의 뒷번호대 선거구에 할당됐다는 점으로 미뤄 고모 김경희가 이번엔 대의원직에서 탈락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대의원 선거 직후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이름이 북한 매체에서 공개적으로 언급됐지만, 그가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경희의 퇴진은 향후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퇴진그룹 서프라이즈 없었다 장성택 계열이거나 과거 김정일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은 이번에 대의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문경덕 당비서와 로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김정일 시대 군권력을 쥐었던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박재경 전 인민부력부 부부장, 김명국 전 작전국장 등 은퇴한 군원로그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의 아버지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1월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신년사 관철 평양시 군중대회 이후 두 달 넘게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문경덕 당 비서는 명단에서 빠짐에 따라 해임 또는 숙청이 거의 확실시된다. 하지만 장성택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리영수 당 부장, 박명철 전 체육상 등 대부분의 인사는 대의원에 올라 지난해 장성택 숙청으로 김정은 시대 최대 정치적 격변기를 맞이한 북한 권부가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점진적 퇴진을, 변화보다는 체제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투표했다고 발표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4-03-11 17:45:382010년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국정부가 남북교역 등을 중단한 '5.24 조치'로 북한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이것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24 조치, 장성택의 처형 그리고 북한경제의 딜레마' 보고서에서 북한이 장성택 처형 죄목의 하나로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헐값으로 팔아먹은 매국행위'를 든 것에 대해 "5.24 조치 이후 북한경제의 고통이 급기야 북한 내부의 정치적 투쟁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KDI 이석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0년대 북한의 대외무역은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 집중됐다. 체제 유지에 필요한 물자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적자가 발생했지만 모래 등 자연 채취물을 한국에 수출함으로써 수지의 균형을 맞췄다. 개성공단.금강산 등 남북경협을 통해서도 상당한 경화(硬貨), 즉 달러를 확보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5.24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서 이런 무역구조는 위기를 맞게 됐다. 북한은 줄어든 대남 수출을 대중(對中) 수출로 대체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
2014-03-04 17:2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