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민족" "고구려의 후예". 요즘 인터넷을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농담 삼은 글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총·칼·활·발차기를 통해 무려 12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그 외에 나온 금메달은 안세영의 배드민턴 하나뿐이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총·칼·활·발차기를 바탕으로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1개 종목, 선수 144명으로 이뤄진 '소수 정예' 한국선수단은 파리올림픽 폐회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9시 현재(이하 한국시간)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8위를 달리고 있다. 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역도 여자 81㎏급과 근대5종 여자부 개인전에서도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이 하나씩 나오면서 우리나라는 2012 런던 대회(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 이래 12년 만에 최대 성과를 안고 귀국하게 됐다. 한국은 단체구기의 집단 부진으로 1976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금메달 목표치도 5개에 불과해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 남긴 금메달 6개보다도 적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개막과 함께 소수정예 한국선수단은 특유의 저력을 발휘, 대회 기간 내내 거의 쉼 없이 메달을 수집하며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다. 개회식 바로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7월 27일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공기소총 10m 혼성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예상을 깬 깜짝 메달이자 한국 사격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은빛 총성이었다. 다음 날인 7월 28일에는 확실한 금메달 후보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해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같은 날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공기권총 10m 여자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면서 한국은 메달 행진에 로켓 엔진을 달았다. 그다음 날부터는 금밭 양궁이 시작됐다. 양궁이 남녀 단체전, 혼성전, 남녀 개인전을 모두 싹쓸이하며 한국의 금메달 수집을 이끌었다. 16세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은 역대 한국선수단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수확과 하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오상욱은 2관왕에 올랐고, 양궁의 김우진과 임시현은 나란히 3관왕을 달성했다. 활(양궁 5개), 총(사격 3개), 칼(펜싱 2개)이 대회 전반기 황금 삼두마차로 한국선수단을 이끌었다면 반환점을 막 돌 무렵에는 배드민턴의 안세영(삼성생명)이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 단식을 제패해 힘을 실었다. 후반에는 태권도의 박태준(경희대)과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잇단 금빛 발차기로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기록한 단일대회 최다 금메달(13개)과 타이를 이루는 데 공을 세웠다. 우리나라가 하계올림픽 두자릿수 금메달을 따낸 건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목표를 크게 웃도는 결과는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이상 사격)과 박태준, 김유진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 MZ 전사들의 대활약 덕분이다. 이들은 겁없는 패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질주를 이끌었다. 금메달은 없었지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래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 부활의 청신호를 켠 유도, 12년 만에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수영·복싱도 희망을 쏘아 올렸다. 2024 파리올림픽은 고사 직전에 몰렸던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재기의 발판을 극적으로 마련한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11 18:33:15대한체육회는 2024 파리올림픽 개막 전 한국 선수단이 5개의 금메달을 따내 종합순위 15위 이내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선 20위권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1일 현재 대한민국이 수확한 금메달은 총 6개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양궁과 펜싱, 사격에서 각각 2개씩 금메달이 나왔다. 또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3개씩 획득해 메달 순위 6위로 선전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두 자릿수 금메달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도 개막 전 대한민국이 금메달 9개를 딸 것으로 예측한 바 있어 두 자릿수 금메달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먼저, 지구 최강을 자부하는 양궁 대표팀이 남녀 개인전과 혼성전 등 나머지 3개 금메달을 모두 휩쓴다면 순식간에 금메달 숫자는 10개에 육박한다. 나란히 3관왕에 도전하는 김우진, 임시현을 필두로 김제덕, 이우석, 전훈영, 남수현을 아우른 남녀 양궁대표팀은 누가 금메달을 따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파리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중이다. 여기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과 혼합 복식, 사격 여자 25m 권총의 김예지와 양지인, 태권도, 근대5종도 금메달 유력 후보를 보유 중이어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서승재-채유정 조와 김원호-정나은 조가 4강에서 격돌하면서 우리나라는 은메달을 이미 확보하고 우승까지 노리고 있어 금메달 추가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배드민턴에선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안세영이 결승을 향해 승수를 쌓아가고 있어 또 하나의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 그레이스노트는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중국세를 꺾고 금메달을 딸 걸로 봤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동메달 각각 9개씩을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당시 사격과 양궁이 3개씩 금맥을 캐 금메달 퍼레이드에 앞장섰고, 유도와 펜싱이 2개씩을 보탰다. 또 태권도, 체조, 레슬링에서도 금메달이 하나씩 나왔다. 그러다가 2016 리우 대회 때 금메달 9개로 줄었고 2020 도쿄 대회에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때와 같은 금메달 6개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효자 종목인 양궁과 펜싱에서 금메달이 더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번에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과 전통적 강세 종목인 태권도에서도 메달이 나올 수 있어서다. 대회 일정상 후반기인 8월 5일 이후에는 금메달을 기대할 만한 종목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양궁, 펜싱, 배드민턴 등이 끝나는 전반기 막판 스퍼트를 올려야 두 자릿수 금메달의 꿈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8-01 21:35:16[파이낸셜뉴스] 2024 KLPGA 하반기 개막을 알리는 '제11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블랙스톤 제주에서 1일 막을 올렸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 8000만 원 규모로 치러진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제주삼다수 후원선수인 임진희를 비롯해 전반기 3승의 주인공 이예원과 박현경, 초청선수 박성현, 유해란 등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동한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지난 10년간 나눔과 기부활동으로 ESG 가치를 지속적으로 펼쳐온 것을 인정받아 지난 2월 국제표준 ISO 20121 인증을 획득하며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8, 9번 홀을 대상으로는 선수들이 기록한 버디 개수만큼 물품 등을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제주삼다수 나눔홀과 기부홀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제주 골프 유망주들을 위해 고지우, 현세린, 임진영, 박성현, 유해란 선수 등이 준비한 원포인트 레슨도 진행될 예정이다. 대회장을 찾아준 갤러리들을 위한 풍성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유명 선수들의 팬 사인회를 비롯해 스탬프 투어와 스플래쉬 존 수영장 등이 운영되고 대회 모자를 비롯해 우산, 다양한 골프 액세서리 등의 푸짐한 경품도 제공된다. 이밖에 골프볼&골프백 키링, 제주 소품 만들기, 풀스윙골프 시뮬레이터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KLPGA 하반기 첫 대회로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선수와 갤러리 모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여름철 제주의 대표 스포츠 축제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와 함께 8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8-01 14:44:05【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KIA 김도영이 정말 리그 MVP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 KBO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전반기 20홈런-20도루 기록 달성 등 여러 가지 대기록을 달성하며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김도영이 이제는 사이클링히트까지 해버렸다. 김도영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첫 번째 타석 내야안타, 두 번째 2루타, 세 번째 3루타, 네 번째 홈런을 터트리며 개인 통산 첫 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이는 KBO 역대 최초의 최소타석(4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다. 올 시즌 KBO리그 첫 번째 사이클링 히트이며, 역대 31번째 대기록이다. 기아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김주찬(2016년 4월 15일)과 로저 버나디나(2017년 8월 3일)에 이은 세 번째 기록 달성의 주인공이다. 또한, 신종길(20세 8개월 21일)에 이어 두번째로 최연소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 5타수 4안타로 타율을 0.354까지 끌어올려 타격왕, 최다안타 등 거의 전 부문에서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여기에 KIA 타이거즈가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이 현재는 가장 높아 여러 가지로 김도영에게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김도영이 프로 3년차에 벌써부터 괴물로 진화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23 21:20:20골프에서는 첫 우승보다 두번째 우승이 더 힘들다는 말이 있다. 겁없이 플레이를 하며 첫 우승을 거둔 이후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른바 '소포모어(sophomore) 징크스'다. 고지우(22·삼천리)도 그런 케이스였다. 고지우는 우승 확정과 동시에 눈물을 글썽였다. "긴장되어서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할만큼 마음고생이 심했고 간절했다는 의미다. 고지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는 14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친 고지우는 2위 전예성을 2타 차로 누르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고지우의 페이스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올해 16개 대회에서 톱10은 고작 세 차례에 불과했다. 당연히 우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후반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우승은 통산 2승째로, 지난해 7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 이후 약 1년 만의 우승이다. 고지우의 별명은 '버디 폭격기'다. 버디를 잡아내는 감각에 발동이 걸리면 그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 때문에 만들어진 별명이다.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돋보인다는 평가였다. 고지우는 동생 고지원(20)과 함께 KLPGA투어를 누비는 자매 골퍼로도 유명하다. 2022년 KLPGA투어 신인상 포인트 2위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버디를 잡기 위한 과감한 플레이보다는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플레이가 돋보였다. 버디를 많이 낚진 못했지만 보기도 없었다. 그것이 고지우가 후반 스코어를 지켜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고지우는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긴 했으나 첫 5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4차례 놓쳤을 정도로 티샷 영점이 흔들렸다. 2번 홀(파4)에서는 3.6m 퍼트를, 6번 홀(파3)에서는 2.3m 퍼트를 집어넣으며 아슬아슬하게 파를 잡아냈다. 하지만 후반전에 발동이 걸렸다. 고지우는 9번 홀(파4)에서 3.1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2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같은 챔피언조인 이채은과 전예성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이채은은 고지우와 3타 차 3위로 시작해 11번 홀(파5)까지 버디 4개를 잡아내 고지우를 한 타 차로 추격했다. 잠잠했던 전예성도 12번 홀(파4)에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낚아 공동 2위에 올랐다. 승부는 15번 홀(파5)에서 갈렸다. 고지우는 4.6m 버디를 떨어트리고 두 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고, 반면 이채은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린 끝에 보기를 적어냈다. 전예성은 파를 기록했다. 한번 선두를 거머쥔 고지우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침착하게 페어웨이를 공략하며 안전하게 플레이를 이어나갔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고지우는 우승 직후 "첫 우승 때는 아무 생각이 없이 우승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잘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간절했던 우승을 일궈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끝까지 고지우와 접전을 벌였던 전예성이 2위(17언더파 271타), 이채은은 윤이나와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이동은은 5위(14언더파 274타), 조혜림은 6위(13언더파 275타), 디펜딩 챔피언 한진선은 7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고지우가 수령한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고지우는 이번 우승으로 대상 포인트 16위(137점), 상금 랭킹 14위(3억3597만원)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14 19:00:29골프에서는 첫 우승보다 두번째 우승이 더 힘들다는 말이 있다. 겁없이 플레이를 하며 첫 우승을 거둔 이후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른바 '소포모어(sophomore) 징크스'다. 고지우(22·삼천리)도 그런 케이스였다. 고지우는 우승 확정과 동시에 눈물을 글썽였다. "긴장되어서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할만큼 마음고생이 심했고 간절했다는 의미다. 고지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는 14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친 고지우는 2위 전예성을 2타 차로 누르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고지우의 페이스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올해 16개 대회에서 톱10은 고작 세 차례에 불과했다. 당연히 우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후반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우승은 통산 2승째로, 지난해 7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 이후 약 1년 만의 우승이다. 고지우의 별명은 '버디 폭격기'다. 버디를 잡아내는 감각에 발동이 걸리면 그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 때문에 만들어진 별명이다.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돋보인다는 평가였다. 고지우는 동생 고지원(20)과 함께 KLPGA투어를 누비는 자매 골퍼로도 유명하다. 2022년 KLPGA투어 신인상 포인트 2위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버디를 잡기 위한 과감한 플레이보다는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플레이가 돋보였다. 버디를 많이 낚진 못했지만 보기도 없었다. 그것이 고지우가 후반 스코어를 지켜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고지우는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긴 했으나 첫 5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4차례 놓쳤을 정도로 티샷 영점이 흔들렸다. 2번 홀(파4)에서는 3.6m 퍼트를, 6번 홀(파3)에서는 2.3m 퍼트를 집어넣으며 아슬아슬하게 파를 잡아냈다. 하지만 후반전에 발동이 걸렸다. 고지우는 9번 홀(파4)에서 3.1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2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같은 챔피언조인 이채은과 전예성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이채은은 고지우와 3타 차 3위로 시작해 11번 홀(파5)까지 버디 4개를 잡아내 고지우를 한 타 차로 추격했다. 잠잠했던 전예성도 12번 홀(파4)에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낚아 공동 2위에 올랐다. 승부는 15번 홀(파5)에서 갈렸다. 고지우는 4.6m 버디를 떨어트리고 두 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고, 반면 이채은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린 끝에 보기를 적어냈다. 전예성은 파를 기록했다. 한번 선두를 거머쥔 고지우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침착하게 페어웨이를 공략하며 안전하게 플레이를 이어나갔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고지우는 우승 직후 “첫 우승 때는 아무 생각이 없이 우승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잘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간절했던 우승을 일궈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끝까지 고지우와 접전을 벌였던 전예성이 2위(17언더파 271타), 이채은은 윤이나와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이동은은 5위(14언더파 274타), 조혜림은 6위(13언더파 275타), 디펜딩 챔피언 한진선은 7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고지우가 수령한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고지우는 이번 우승으로 대상 포인트 16위(137점), 상금 랭킹 14위(3억3597만원)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14 16:13:33【잠실(서울) = 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가히 미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작 본인은 '최고령 기록'의 의미를 부각하지 말아 달라며 장난을 치지만 40세가 넘는 선수가 쟁쟁한 용병 선수들을 제치고 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1983년 12월 16일생으로 불혹을 넘긴 최형우는 올 시즌 전반기에서 타율 0.286, 16홈런, 73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KIA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지난해 KBO리그 역대 최다 2루타(현 510개) 1위, 최다 타점 1위(현 1천620점)에 올랐고, 올해엔 최다 루타 1위(현 4천127루타) 자리를 꿰찼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종 최고령 기록은 모조리 그의 몫이다. 최형우는 지난 1월 KIA와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선수 중 역대 최고령으로 다년 계약서(1+1년, 총액 22억원)에 도장을 찍더니, 6일에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선 40세 6개월 20일의 나이로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리고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LG전 5-2로 앞선 6회초 공격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세 번째 투수 이상영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최형우는 40세 6개월 23일의 나이에 만루 홈런을 때려 이대호(40세 2개월 30일)를 제치고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하면 해당 기록 1위는 펠릭스 호세(전 롯데 자이언츠·41세 3개월 29일)가 갖고 있다. 최형우는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직 그가 쓸 최고령 기록은 많이 남아있다. 최형우는 올스타전 MVP 오스틴 딘을 여유롭게 제치고 타점 1위에 올라있다. 최형우는 이날 5타점을 쓸어 담으며 총 78타점을 기록해 최다 타점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72타점)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현재 페이스라면 20홈런-100타점은 기본이다. 그리고 만일 타점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미국의 데이빗 오티스, 일본의 피터 로즈와 함께 40세 타점왕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여기에 20홈런 100타점을 훌쩍 넘기는 기록이 나올 경우 MVP 후보로까지 등극할 수 있다. 40세가 넘는 선수가 MVP 후보에 오르는 일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형우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이를 먹었어도 줄어들지 않은 배트 스피드와 몸쪽 공 공략이다. 최형우는 나이를 먹었지만, 몸쪽 공 공략에 전혀 애를 먹지 않는다. 좌투수를 만나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이제는 완숙해진 배트컨트롤로 바깥쪽으로 잘 밀어내기까지 한다. LG 이상영과의 승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좌완 이상영의 슬라이더는 좌타자가 상대하기에는 매우 까다롭다. 큰 신장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4번이나 본 똑같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최형우는 류현진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을 보이는 등 세월이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클러치 능력도 엄청나다. 굳이 기록으로 찾아보지 않아도 인상적인 홈런을 최형우는 작년부터 많이 때려내고 있다. 일례로 작년 삼성전에서 이승현을 상대로 때린 9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 LG전에서 박명근을 상대로 때린 대타 만루홈런, 그리고 잠실벌에서 이상영을 상대로 때려낸 최고령 만루 홈런 등이 그것이다. 최형우는 '기록 욕심'이 없다고 손사래 쳤으나, 이미 수많은 KBO리그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낼 예정이다. 최형우는 정작 “최고령 기록은 아무 의미없다”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최형우가 걸어가는 길은 KBO의 위대한 역사다. 어느덧 2위 LG와의 게임차는 4.5게임. 최형우의 활약으로 KIA는 통산 12번째 우승에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최형우의 제3의 전성기가 열렸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10 09:10:07프로야구 KBO리그가 역대 최소 경기 600만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KBO리그는 3일까지 599만3122명의 관중을 모았고,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 6만4201명의 관중이 입장해 총 관중 605만7323명을 기록했다"며 "개막 후 418경기 만에 60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 경기 600만 관중 기록(419경기·2012년)을 12년 만에 깼다. 올해 프로야구는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국내 복귀와 인기 구단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선전, 10개 구단 전력 평준화 등 각종 호재 속에 흥행몰이 중이다. KIA 타이거즈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슈퍼스타 김도영은 30-30을 넘어서 40-40까지도 갈 수 있는 역대급 페이스로 '제2의 이종범' 탄생을 노리고 있다. 스타가 탄생한다는 것은 관중 몰이에 큰 호재다. 롯데 자이언츠도 순위는 8위에 머물러 있지만, 관중들의 열기는 뜨겁다. 특히 나승엽,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 등 젊은 스타들이 많은 데다 팀 타율이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화끈한 공격야구를 펼치고 있어서 팬들이 더욱 열광하고 있다. 롯데의 6월 승률은 10개 구단 중 전체 1위다. 거기에 류현진이 복귀하며 역대 최다 홈 경기 만원 사례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와 지난해 8위에서 올 시즌 최상위권으로 도약한 삼성의 약진도 흥행몰이의 한 원인이다. 현재 프로야구는 개막 후 70경기 만인 지난 4월 10일 100만 관중을 돌파했고, 같은달 27일 148경기 만에 200만명을 넘겼다. 300만 관중은 217경기 만인 지난 5월 16일, 400만 관중은 285경기 만인 6월 2일에 돌파했다. 흥행 가도엔 브레이크가 없었다. 지난 6월 15일 500만 관중을 넘긴 KBO리그는 전반기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600만 관중까지 넘어섰다. 프로야구계에선 조심스럽게 1000만 관중 동원을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관중은 지난 2017년에 불러모은 840만688명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한 경기당 평균 1만4491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후반기 302경기를 치른다. 현재 추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후반기엔 약 437만명을 모을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1000만 관중 돌파가 가능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07 02:06:49[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말 그대로 '잇몸의 승리'다. 아슬아슬 외줄 타기 같았던 KIA 타이거즈의 선두 수성은 결국 슈퍼 잇몸들이 지켜냈다. 무려 7년 만의 전반기 선두 마감이다. 그리고 전반기 선두 마감이라는 의미는 올 시즌 KIA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에 전반기 1위를 차지한 팀은 35번 중 무려 21번이나 우승했다. KIA도 마찬가지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전반기 1위를 차지한 경우 무려 4차례(1989·1991·1993·2017)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1989년 이전에는 단일리그가 아니어서 제외). 즉 8부 능선이라고 표현은 못해도 5부 능선 정도는 넘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런데 이번 KIA 타이거즈 선두 수성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뎁스다. 작년 LG 트윈스도 그러했지만, 현대 야구의 핵심은 뎁스 야구다. 더 이상 투수들·야수들의 부상이 있을 경우 선수들은 무리해서 경기를 뛰지 않는다. 전 경기 출장 선수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마운드·타선에서 더블스쿼드를 보유한 팀만이 우승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구 삼성전은 KIA의 강점을 여실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나성범의 대주자로 들어간 박정우가 9회 오승환을 상대로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형우 대신 들어간 홍종표 또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삼성 오승환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이우성을 대신해 들어간 변우혁은 5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후반에 대주자를 쓰는 것을 전혀 망설이지 않는다. 행여나 팀에서 비중이 큰 나성범, 최형우를 빼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박정우, 홍종표 등이 제 몫을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KIA는 경기 후반 마음껏 작년 야구를 펼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나성범, 김도영, 이우성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임하고 있지만, 작년과 다른 점은 누가 빠져도 대체가 가능한 야수진 뎁스가 구성되어있다는 점이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황동하가 이의리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웠다. 황동하는 올 시즌 무려 55.2이닝을 던졌다. 이의리의 공백을 상당부분 메워줬다. 평균 자책점도 4.53. 이날 경기에서 황동하는 3.2이닝 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 볼넷 1개 무실점으로 KIA 마운드를 지켜줬다. 3-3 동점에서도 전혀 긴장하는 내색 없이 마운드를 지켰고 그것이 KIA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작년 KIA 타이거즈는 시즌 후반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시즌 초반에도 김도영, 나성범의 부상으로 고전했고 시즌 내내 5~6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주전 멤버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 선수가 많은 것도 비슷하다. 달라진 것은 팀의 두께 차이다. 이제 주전만 강한 것은 의미가 없다. 뎁스가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다. KIA 타이거즈가 강력한 뎁스 야구를 바탕으로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05 05:00:0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미쳤다. 나오면 2점 이상을 주는 경기가 드물이다. 혹여라도 점수를 주면 수비진이 동시에 붕괴되며 실책 릴레이를 하지 않았나 의심해봐야 한다.(실제로 네일은 5월 2일 kt전에서 6실점 0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좋은 투수가 네일이다. 네일은 올 시즌 윌 크로우에 비해서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윌 크로우는 KIA와의 이별이 확정되었지만, 네일은 KIA의 당당한 1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당장 다음주 한국시리즈를 해야한다면 1차전 선발은 당연히 네일이다. 6월 첫 경기에서도 네일의 피칭은 빛났다. 단 100구도 던지지 않았지만, 7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버텨냈다. 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그의 평균 자책점은 1.48까지 떨어졌다. 2위 쿠에바스의 평균자책점이 2.87, 3위 원태인의 평균자책점이 3.00이니 네일의 평균자책점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있다. 현재 네일의 활약은 작년 MVP 페디에 견줄만 하다. 작년 페디의 전반기 성적은 15경기 출장 89.2이닝 평균자책점 1.71이었다. 삼진은 109개를 잡았고 12승을 올렸다. 네일은 현재 12경기에 출장해서 73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48이다. 삼진은 75개를 잡았다. 7승을 기록했다. 승수 페이스는 페디에 많이 미치지 못하지만, 나머지 지표는 페디에 견줄만한 뛰어난 지표를 네일은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네일은 현란한 무브먼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다. 작년 페디가 그랬듯이 말도 안돼는 궤적으로 휘어지는 스위퍼가 주특기다. 여기에 살짝살짝씩 떨어지는 투심과 포심의 구종 배합, 여기에 이따금씩 던지는 커브도 섞어준다. 이러한 현란한 무브먼트에 아직까지는 한국 타자들이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KIA 타이거즈의 선두 질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단연 용병이다. 당장 메디나와 숀 앤디선, 파노니보다 월등한 성적을 네일이 기록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윌 크로우도 비록 부상 때문에 수술대에 올랐지만, 5승을 기록해주며 힘을 보탰다. KIA는 10개구단 최고의 투수를 보유했다. 거기에 나머지 투수들도 나쁘지 않다. 양현종, 윤영철, 이의리까지 3명의 좌완들이 여전히 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여기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수 캠 알드레드(Cam Alldread, 좌투좌타. 1996년생)와 계약금 2만5천달러, 연봉 30만달러 등 총액 32만5천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미국 오하이오주 바타비아 출신인 캠 알드레드는 좌완 투수로 신장 191cm, 체중 93kg의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1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4시즌 동안 활동했다.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경기에 출전해 1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87경기(선발 28경기)에 나서 12승 14패 2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한 투수다. 현재 KIA의 선발진은 주력 투수 4명이 왼손이다. 황동하는 1+1 혹은 6선발 투수이기에 어떻게보면 네일이 유일한 우완 투수다. 사실 네일 정도의 활약이면 늘 해외 유출을 고민해야한다. 하지만 이는 먼 미래에 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에 불과하다. 정말 오랜만에 뽑은 특급 외국인 선발 투수다. KIA 타이거즈가 현 시점 강력한 우승후보인 것은 리그 타율 1위-홈런 2위의 강력한 타선에 더해서 현 시점 KBO 최고의 투수 '제임스 네일' 보유팀 이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02 02:4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