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형 집행 종료를 앞두고 가석방된다. 아버지 지켜보며 울다가 방문 닫고 방치.. 그대로 숨져 26일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등에 따르면 존속살해 혐의로 2021년 11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경북 상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A씨(25)가 모범적인 수감 생활 등을 이유로 오는 30일 가석방 된다. 현행법상 유기징역을 선고받은 자는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다. 외동아들인 A씨는 아버지(50대)와 단둘이 지냈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심부뇌내출혈과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쓰러져 입원하면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그는 2021년 4월부터 집에서 홀로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왼쪽 팔다리가 마비돼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었고, 코에 삽입한 호스를 통해 음식물을 공급받아야 했다. 하지만 A씨는 같은 해 5월 1일부터 8일간 치료식과 물, 처방약 제공을 중단하고 아버지를 방치했다. 아버지는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을 앓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아버지가 "아들, 아들아"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들었음에도 모른 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아버지가 물이나 영양식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이를 지켜보며 울다가 방문을 닫고 나온 뒤 아버지가 숨질 때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간병살인의 비극.. 모범수로 가석방 된 아들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던 A씨는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비극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범행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A씨의 사연은 당시 '간병 살인'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A씨는 가석방된 이후 '전태일의 친구들' 회원 등으로부터 사회 적응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26 09:10:45[파이낸셜뉴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에 대통령 선거운동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세차와 로고송으로 시선을 끄는 대면 선거운동에서 나아가 드라이브 인(drive-in)과 OTT(over-the-top), 배달 콘셉트 등 비대면 선거운동으로 진화한다. 물리적 거리보다는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방향으로 국민 참여형 콘텐츠가 대폭 늘어난다. 실시간 위치 공유 서비스 등을 통해 '똑똑한 선거운동'을 지향하는 것도 특징이다. 14일 각 당 캠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15일 0시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 운동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모두를 We한 유세'를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 모두를 위한, 모두를 지키는, 모두가 참여하는, 모두를 만나는 국민통합 유세를 지향한다. 그 중에서도 국내 최초의 드라이브 인 유세 도입이 대표적이다. 유세단은 서울과 부산, 충청 일대의 공원과 자동차 극장 등에서 드라이브 인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거리두기 방침을 지키면서도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을 만든다는 취지다. 친환경 선거 컨셉트도 잡았다. 국내 최초로 17대 전기차 유세차량을 도입하고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쓰레기도 줍고 표도 줍는 '줍깅'을 실시한다. 선거운동원들의 안전을 위해 유세단 상황실도 운영한다.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이 부단장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방역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스마트 기술을 통해 모두를 만나는 유권자들과의 접촉면 늘리기에도 주력한다. 모든 유세차에 AI이재명(AI재밍)을 탑재, 이 후보가 직접 가지 못하는 곳에도 이 후보의 존재감을 키운다. 접근성 강화에도 힘 쓴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유세를 위해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유세장에는 이동약자존도 설치할 계획이다. 온라인 유세 플랫폼을 통해 후보자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민주당 유세단 명칭은 '블루투스 유세단'으로, 민주당의 상징 파란색과 블루투스 기술의 연결 의미를 담았다. 만 18세 청소년 중심 낭랑 유세단, 군 출신 스마트강궁 유세단, 여성 국회의원 중심 여성명심 유세단 등 12팀 기획유세단도 가동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도 비대면과 국민 참여형 '상생 유세'에 초점을 뒀다. 윤 후보 측은 SNS를 통해 '2게더'(투게더)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2년 2월 22일 22시에 숫자 '2' 또는 2를 연상케 하는 사진을 페이스북, 카카오톡이나 휴대폰 배경화면 등에 올리는 방식이다. 윤 후보의 기호 2번에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비대면의 상징이 된 '배달'을 차별화된 선거유세 전략으로 내세웠다. 박대출 국민의힘 유세본부장은 지난 4일 "코로나19로 국민 생활의 일부가 된 배달 문화를 유세의 메인 도구로 착안했다. 유권자들에게 윤석열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세밀하고 친절하게 배달하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유권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윤 후보의 유세를 실시간으로 보고, 유세차앱을 통해 현장 유세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이 키운 윤석열, 미래를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친근하게 전달하는 게 1차 목표다. 총 300여대의 전국 유세차에서는 윤 후보의 대표 콘텐츠 'AI 윤석열'이 지역 공약을 소개한다. 이 후보 측과 마찬가지로 청년 중심 심쿵유세단,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깐부유세단 등 기획 유세단도 활동에 나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안(安)플릭스'로 공중전에 집중한다. 안 후보 관련 콘텐츠를 한 곳에 정리해 유권자들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토크쇼 형식의 '안철수의 쌩쇼'도 이어 나간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핵심 지지층을 집중 공략하는 유세를 펼친다. 불평등·기후위기·차별 유세단, 이른바 불기차 유세단을 꾸려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을 훑는다. 노동자가 주축이 된 전태일유세단, 2030 여성 중심 페미니스트유세단도 나선다. 심 후보가 강조하는 노동과 2030 여성, 기후위기 메시지를 통해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2-14 16:29:17[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식 후 유족, 친구들과 가진 환담에서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추서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을 맞아 노동인권 개선 활동을 통해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공로를 되새기고,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실현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추서한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국민훈장(5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하며, 노동계 인사로는 최초다. 문 대통령은 "50년 걸렸다"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지난 6.10 기념식 때 모란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다가 어려운 국한문혼용체에 한탄하며)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며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다"고 강조했다. 또 "전태일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며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전태삼) "대통령의 노동존중이 없었다면 새로운 노동의 역사를 쓴 이런 날은 오지 않았을 것"(전순옥) "오빠의 죽음에 의미를 심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전태리)면서 훈장 추서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2016년)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의미와 힘을 대통령께 위임해드렸다"며 "촛불정부가 노동중심사회를 위해 앞장서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야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며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얘기했는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0-11-12 21:3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