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경쟁자로 불리는 야당 대표가 총리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전쟁이 길어진다며 전쟁 지휘부에서 이탈했다. 이로써 네타냐후는 향후 전쟁 지휘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 및 사퇴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지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내각 장관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전시내각은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선언한 이후 구성한 전쟁 지휘 조직이다. 전시내각에는 네타냐후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참여했으며 간츠 역시 야권을 대표해 담당 부서가 없는 장관직을 받아 합류했다. 3명은 전시내각 활동에서 투표를 통해 전쟁 방향을 결정했고, 이외에도 투표권이 없는 3명의 참관인이 함께 활동했다. 이날 간츠뿐 아니라 참관인으로 참여했던 같은당 가디 아이젠코트 국회의원도 전시내각을 탈퇴했다. 간츠는 네타냐후에게 "나라가 분열되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며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올가을쯤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조기 총선 실시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간츠는 지난해 12월 선호하는 총리 후보를 묻는 현지 여론조사에서 47%의 지지율로 네타냐후(27%)를 앞설 만큼 네타냐후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간츠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에는 네타냐후와 협력했다. 그러나 간츠는 네타냐후가 하마스 완전 제거를 외치며 납치된 인질 구출이나 종전 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며 그를 비난했다. 앞서 간츠는 지난달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이달 8일까지 수립하지 않을 경우 전시내각을 탈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외신들은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가 지난해 10월 하마스 습격의 책임을 피하고 극우 진영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강경론을 고수한다고 분석했다. 간츠는 갈란트를 언급하며 "장관은 용기 있고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이며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옳은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갈란트는 네타냐후와 같은 집권 리쿠르당 소속이지만 지난달 발표에서 종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네타냐후의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간츠의 사직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스라엘은 여러 전선에 걸쳐 실존이 걸린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며 "베니, 지금은 포기할 때가 아니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썼다. 그는 "우리는 승리하고 전쟁의 모든 목표, 특히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 제거를 완수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들은 네타냐후가 전시내각을 해체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리쿠르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극우 계열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네타냐후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나는 정부의 장관이자 당 대표, 연정의 고위급 파트너로서 (전시) 내각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2024-06-10 18:28:58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앞둔 9일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에 출석하며 "꼭 투표해서 이 정권의 실패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저는 윤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이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고 했다. 그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 해결하라는 민생과제는 제쳐놓은 채 전국 곳곳을 다니며 총선을 겨냥해 사기성 정책을 남발한다"며 "분명한 불법 관건선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꼭 투표해달라"며 "주권을 행사해서 이 정권을 실패를 심판하고 경고장을 확실하게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사진·영상=서동일 기자 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2024-04-09 16:20:58[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나발니의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은 푸틴에 책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나발니 사망에 '시대 종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나발니 의문의 죽음 17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산책 뒤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다"면서 "거의 곧바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이 응급조처에 나섰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 숱한 암살 고비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만들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푸틴의 최대 정적이 됐다. 그가 설립한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은 러시아 당국이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 탄압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입을 막도록 하는 올가미로 부패혐의를 그에게 덧씌웠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과 함께 불법 금품 취득, 사기 등 파렴치한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2021년 1월부터 복역중이었다. 나발니는 그동안 숱하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2020년 8월에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뒤 귀국했다. 당시 그가 중독된 독극물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자주 사용하는 독극물이었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그를 독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발니는 치료 뒤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수감됐다. 이번에 그의 사망이 확인된 제3교도소는 추위와 같은 혹독한 환경으로 '북극의 늑대'라는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교도소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제6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제3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통보하지 않아 실종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대규모 시위, 공격적인 진압 나발니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해외 망명 인사들은 나발니 죽음과 푸틴 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석유재벌 출신의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로콥스키는 나발니 사인이 어떻게 나오든 나발니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투옥한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규모 시위 조짐이 보이자 이를 불법이라며 사전에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정치적 반대 목소리 사라져" "푸틴이 책임" 외신들은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당국은 반전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나발니가 생전 주도했던 반부패 대규모 시위는 푸틴이 통치하는 생애 동안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24년 동안 러시아를 사실상 통치해 왔고 다음 달 대선에서 6년간 연임을 노리고 있는 푸틴에겐 이제 도전을 제기하는 인물이 사실상 없어졌다. 그를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반대파가 이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옥중 사망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그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른 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7 03:54:31[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16일 러시아 연방 교도소에 따르면 나발니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연방 교도소 측은 "나발니는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고 이후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며 '푸틴 정적'으로 불렸다. 2020년 독살 시도에서도 살아남았으나 이후 불법 금품 취득과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각종 혐의로 기소된 뒤 러시아 최북단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02-16 20:57:53[파이낸셜뉴스]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국 컵라면 '도시락'을 먹고 싶다며 교도소 식사 시간제한 폐지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법조뉴스 전문 통신사 '랍시(RAPSI)'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법원은 식사 시간과 도서 소지에 관한 교도소 규정을 폐지해달라는 나발니의 소송을 기각했다. 나발니는 교도소의 내부 규정에 수감자가 아침·저녁 식사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제한한 문구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규정 때문에 아침에는 10분, 저녁에는 15분으로 식사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도소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도시락"이라며 "그것을 아무 제한 없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뜨거운 물로 만드는 라면을 빨리 먹느라 혀를 데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가 언급한 '도시락'은 팔도의 컵라면 브랜드다. 사각 용기가 특징이다. 러시아에서는 국민 라면으로 꼽히며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내 해외기업들이 하나둘 철수하는 상황 속에서도 팔도 '도시락'은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팔도의 러시아 법인 매출은 2022년 4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0억원(약 65%)이나 올랐다. 팔도 러시아 매출의 90% 이상은 라면 제품 도시락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나발니는 일반적으로 수감자들은 열 권의 책을 소지할 수 있지만, 정권에 거스른 수감자나 독방 수감자는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고 비판하며, 도서 권수 제한 규정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종교 서적의 권수도 한 권으로 제한하고 있어 자신의 종교적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면서 "소련 시대의 반체제 인사들도 이보다 더 많은 책을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나발니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평가 받는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12 05:59:35[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의 부패를 폭로해 그의 최대 정적이 된 알렉세이 나빌니(47)가 교도소에서 실종됐다고 그의 변호사들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 9월 극단주의 단체 구성, 극단주의자 활동 자금 지원, 기타 다수의 범죄 행위 유죄가 인정돼 19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암살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높은 독극물 중독으로 생사를 오가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귀국하자마자 감옥에 갇혔던 나발니가 사라진 것이다. 푸틴이 지난주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시기를 즈음해 나발니의 행적이 묘연해졌다. 이미 이번 19년형 선고 전 11년 반을 가장 감시가 엄중한 최고보안설비 감옥에서 지낸 나발니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변호사들은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나발니의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교도소 대신 모스크바에서 241km 떨어진 비밀 수용소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나발니 체포와 투옥은 푸틴이 가장 골치 아픈 정적의 입을 다물도록 하기 위해 조작된 증거들로 이뤄진 재판의 결과라고 지지자들은 반발해왔다. 변호사들은 현재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나발니가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용소 2곳인 IK-6, IK-7 접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그의 대변인이 소셜미디어 X에서 밝혔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는 이 두 곳 가운데 그 어디에도 없다고만 답변했다고 말했다. 야미시는 수형자인 나발니가 지난 6일 동안 소재 파악이 안된다고 말했다. 나발니는 앞서 모스크바 동쪽에 있는 IK-6에 수용된 적이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에어포스원 공군기에서 기자들에게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면서 "애초에 그의 수감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20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연임제한 규정을 삭제해 종신 대통령직 길을 닦은 푸틴은 8일 크렘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행사에서 내년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내년 러시아 대선은 3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예상대로 푸틴이 승리하면 그는 통산 다섯번째 대통령, 대통령 재직 기간 30년 기록을 세우게 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2 07:52:10[파이낸셜뉴스] -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내년 대선 도전 선언 - 우크라이나 참전 군인 행사에서 요청 수락하는 형식 빌려 - 1999년 12월 31일 옐친 돌연 사퇴로 권한대행 시작한 푸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다섯번째 대통령직 - 지난 30년 러시아 1인자 역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한 기념식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이 기념식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군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푸틴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게 된다. 무난한 승리 예상 이미 그동안 정적들을 제거해온 터라 내년 대선에서 그와 맞설 경쟁력 있는 후보는 없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는 다섯번째로 대통령 직을 맡게 된다. 대통령을 지내다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총리로 내려앉았던 기간까지 더하면 푸틴은 다섯번째 대통령직 기간 6년을 더해 30년을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 지내게 된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2030년까지 이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푸틴은 여론을 핑계 삼아 자신의 내년 대선 도전 의지를 공개했다. 그 여론은 이날 크렘린 행사를 통해 드러났다. 행사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참전 군인 한 명이 푸틴에게 다시 대통령에 도전하라고 요구했고, 푸틴이 그의 요구에 응답하는 형식이었다. 이 참전 군인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통합하려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푸틴이 대통령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 군인의 말에 곧바로 답했다. 그는 "숨기지 않겠다. 과거에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한 바 있다"면서 "그렇지만 당신 말이 맞다. 지금은 결정을 내릴 시기이고 나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 자리를 위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앞서도 상황극을 꾸며 자신이 여론에 등떠밀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처럼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여론 뿐만 아니라 전선에서도 자신의 대통령 재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렘린 행사에서 푸틴에게 대선 도전을 촉구한 참전군인 아르템 조자는 현재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제재를 받는 인물이다. 조자는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의회 의장이자 스파르타 대대 지휘관이기도 하다. 크렘린은 이날 재선 도전 선언이 즉흥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이 '온전히 즉흥적으로' 선언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이 잘 짜여진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했다. 푸틴은 앞서 2018년 대선에서 광범위한 선거조작 의혹이 이는 가운데 77%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선거관리위원장 엘라 팜필로바는 이날 내년 대선이 3월 17일로 예정돼 있지만 사흘간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섯번째 대통령 도전 푸틴은 1999년 12월 31일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돌연 사퇴하면서 대통령 대행으로 러시아 대통령 직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3월 치러진 대선에서 53% 득표율로 무난히 자신의 첫번째 임기를 시작했고, 2004년 3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 3연임을 금지하는 헌법 규정에 묶여 2008년 3월 대선에서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후계자로 지명했고, 당시 대선에서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앉힌 뒤 자신이 총리가 됐다. 메드베데프가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권력 중심은 푸틴이었다. 2012년 3월 푸틴은 세번째로 대통령에 선출됐고, 메드베데프를 총리로 앉혔다. 2018년 3월 푸틴은 정적들을 제거하면서 4번째 대통령에 선출돼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다. 푸틴은 2020년 헌법 개정도 추진해 대통령 연임 제한규정을 없애면서 종신 대통령제 토대를 닦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09 07:15:46[파이낸셜뉴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9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 삶이 더없이 힘들고 어려운 때에도 오로지 정적인 저를 제거하는 데만 온 힘을 다한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검찰의 정치 공작, 과연 끝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로 다섯 번째, 또다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다”며 이같이 썼다. 이 대표는 단식 투쟁 10일 차인 이날 오전 10시30분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한다. 이 대표 검찰 출석은 당대표 취임 후 다섯 번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때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800만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민생 경제가 위태로운데 윤 정부는 국회를 ‘패싱’하고 검찰을 앞세워 야당 대표를 탄압하는 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데만 골몰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줄다리기 승부를 하자면서 온갖 권력을 동원해 줄을 빼앗으니 야당으로서는 국민과 함께 싸우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또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대통령실의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거론하며 “저에게 주어진 시련이 아무리 크다 한들, 국민이 겪고 있는 지금의 고통과 좌절에 감히 비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권의 무능과 국정 실패를 가리고, 국민을 속이려는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정권이 포기한 민생을 살리고, 정권이 파괴한 민주주의를 지켜 내겠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9-09 08:59:34[파이낸셜뉴스] 복역 중인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에게 극단주의 활동을 선동한 혐의 등이 더해져 4일(현지시간) 징역 19년형이 추가 선고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극단주의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게 하고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나발니에 대해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보다는 1년 적은 형량이다. 법원은 나발니가 추가 기소된 혐의 내용이 어떤 단체의 활동을 지칭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지난 4월 발생한 친정부 러시아 군사 블로거 폭사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나발니의 지지자라며 우크라이나 정보부가 나발니 지지자와 함께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했다. 이후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지난해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기부금 횡령 등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다가 지난 3월 사기 및 법정 모욕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이 추가됐다. 이렇게 늘어난 형기 11년 6개월에 이날 선고된 형량까지 합치면 나발니는 30년이 넘는 형기를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유엔은 나발니에게 내려진 판결을 비판하면서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제도를 도구화한 게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국가는 개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르크 대표는 이어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에 대한 인권 침해를 즉시 중단하고 그를 석방함으로써 이런 의무를 존중하는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08-05 11:39:32[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4일(이하 현지시간) 법원에서 극단주의로 유죄를 받아 형기가 19년 늘었다. 이번엔 나빌니에게 나치 혐의를 덧붙였다. CNN, CNBC 등 외신은 이날 러시아 언론 보도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가운데 나발니 형기가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극단주의자 단체를 만들고, 이들의 활동에 자금을 댔으며, 수많은 다른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가 인정돼 19년형이 더해졌다. 이 극단주의 활동에는 러시아에서 '나치 이데올로기'를 부추긴 것도 포함됐다. 러시아 고등법원은 나발니가 이같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이날 유죄를 선고했다. 나발니는 이미 11년 6개월 형을 받은 상태다. 사기 등을 비롯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최고보안 시설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나발니와 지지자들은 푸틴이 자신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나빌니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가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전날 유죄 판결을 이미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에서 그는 푸틴을 '스탈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나빌니는 검찰이 20년 형을 요청했다면서 이에따라 법원이 18년 안팎의 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푸틴이 스탈린 당시와 같은 공포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21세기 가장 어리석고 무모한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나빌니는 이번 판결 이전에 이미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 번은 사기 등의 혐의로 9년 형을, 또 한 번은 가석방 규정 위반으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그는 모두 30년 반을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하게 됐다. 이번 세번째 판결에서는 가장 긴 형기를 복역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나발니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무부 대변인 맷 밀러는 성명에서 "러시아에는 정치범으로 분류된 다른 이들도 500여명에 이른다"면서 "크렘린은 수년간 나발니를 침묵하게 만들려 했고, 러시아 국민들에 대해 모든 사실을 공표하고 이를 설명하라는 그의 요구도 묵살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기구 대표 볼커 터크도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터크는 나발니 혐의가 "모호하고, 과도하게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크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러시아 사법 시스템 방해에 대한 중대한 우려와 사법 시스템이 정치적 목적으로 도구화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신경제를 이용한 암살시도로 중태에 빠진 뒤 1년 반 동안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귀국해 2021년부터 최고 보안설비의 격오지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중독된 신경제가 구 소련에서 개발한 노비초크군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크렘린은 나발니 암살 시도와 연관이 없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미국은 2021년 3월 암살 시도, 또 나발니 수감과 관련 있는 러시아 정부 인사 7명을 제재대상으로 올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8-05 03:4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