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갑작스러운 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며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참기 힘든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 시베리아에 쌓여 있던 강력한 냉기를 지목했다. 제트기류에 갇혀있던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제트기류가 약해진 틈을 타 한반도를 덮치면서 15도 이상 수은주가 내려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은 25일 전국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낮은 영하 23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10도가량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시베리아 상공에 갇혀있던 영하 40도 이하의 북극 한기가 강하게 밀려 내려오면서 하루 만에 기온이 15~20도가량 급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등 동북아 기온이 급락한 이유에 대해 "북극 5㎞ 상공에 머무는 영하 40도 이하 찬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러시아와 중국 등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서쪽에서 매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몰고 온 이번 한파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영향을 줬으며,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중국의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 기온이 22일 영하 53도까지 떨어지며 중국의 역대 최저기온 신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도 일본 전국적으로 기온이 떨어져 24일부터 26일까지 10년에 한 번 정도 오는 한파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로 내려온 냉기의 여파로 북한 백두산 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41도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25일 오후부터 차차 누그러져 26일부터는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인 28일 전국이 다시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강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1-25 07:59:16[제주=좌승훈 기자] 문일주 제주대 해양산업경찰학과 교수(54)는 국내 대표적인 태풍 전문가다. 태풍 분야 국내 연구진이 주저자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논문을 두 번이나 게재한 것은 문 교수가 처음이다. 지난 6월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 ‘기후변화와 태풍의 추세’는 태풍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James P. Kossin 박사가 2018년 ‘네이처’에 발표한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의 경향 변화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교수는 현재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과 해양기상학협동과정 주임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본격적인 태풍 내습기(6월~10월)가 되면, 언론사 기상담당 기자들로부터 태풍 이동경로와 속도·강도 변화 등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 “이젠 경험하지 못한 태풍 대비해야 할 때” 문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이동경로에 놓인 바다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태풍이 예전보다 더 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대표적인 예가 2015년 10월 부산·울산에 큰 피해를 준 ‘차바’다. 문 교수는 “태풍 관측이 시작된 1906년부터 집계된 태풍 중 10월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11개”라며 “하지만 이 중 다나스(2013)·봉퐁(2014)·차바(2016)·콩레이(2018) 등 최근 6년 동안 ‘가을태풍’이 4개나 된다”고 경계했다. 문 교수는 “북극의 급격한 온도 상승도 태풍이 더 기세 등등하게 한반도를 지나게 만드는 배경”이라며 “태풍의 천적인 제트기류가 북극의 온도상승으로 약화되면서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강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특히 한반도가 더 이상 슈퍼태풍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슈퍼태풍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정의로 1분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65m(시속 234㎞)이상인 태풍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필리핀을 초토화한 ‘하이옌’, 2016년 대만과 중국 등에 큰 피해를 준 ‘네파탁’이다. 다만, 한반도 주변까지 올라온 슈퍼태풍은 아직까지 없었으며,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가운데는 2003년 9월 매미가 북위 27도까지 슈퍼태풍급 위력을 유지하며 올라온 것이 가장 근접한 기록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이례적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교수는 “최대순간풍속 56.5m/초를 기록한 ‘차바’는 10월 태풍치곤 이례적으로 강력했다”며 “과거 한반도로 오던 태풍은 대만 부근 위도 25도 근처에서 가장 강한 강도를 보이다가, 이후 바다의 낮은 수온 때문에 급격히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온난화로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이 28∼29도로 높아진 데다, 한반도 상공의 제트기류마저 약해지면서 한반도를 강타한 역대급 태풍보다 더 강한 태풍이 올 가능성이 커 각종 방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는 우리나라 자연재해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태풍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태풍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 확대, 무엇보다도 태풍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부지방 방패막이 ‘서해저층냉수’ 연구중 문 교수는 현재 태풍 예측도를 높이기 위해 바다 저층수 연구를 진행중이다. “태풍을 제대로 예측하려면 바다 아래도 잘 봐야 할 뿐만 아니라, 태풍 크기에 따라 바다와 어떻게 반응하고 피해의 정도는 어떤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게 연구배경이다. 여름과 가을에 서해 중앙의 저층에 분포하는 수온 10℃ 이하·염분 33‰ 내외의 서해저층염수 덩어리는 태풍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쿠로시오 난류가 엔진의 기름이라면 서해 저층냉수는 중부지방을 지키는 방패막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역대 태풍 중 가장 오래, 가장 강한 강도로 수도권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던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적은 피해를 내고 중부지방을 겉쳐 동해로 빠져 나간 것은 수온이 10~14도인 서해저층냉수 지역에 오래 머물다 보니 태풍의 세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열에너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급격히 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문 교수는 2006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화로 배우는 자연재해’ 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열린사이버대학을 통해 전국 20개 대학 학생들이 수강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기상이변(지구온난화)으로 인한 지구 종말을 다룬 영화 ‘투모로우’다. 영화는 대한파의 원인을 바다에서 찾고 있다. 대륙을 감싸 안고 있는 대양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해류 대순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지구의 기후를 조절한다. 때문에 해류 순환 작동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발생하는 이상 현상이 기온 급강하 현상이다. 영화는 바로 이 대목을 모티브로 삼아 극적 상상력을 보태고 있다. 문 교수는 “태풍·화산폭발·지진·행성충돌 등 자연재해 영화를 통해 과학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학생들과 분석하고 토론하면서 나누는 공감대 경험이 강좌가 지금껏 살아남은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6-30 00:38:01▲ 최강한파 원인 최강한파 원인 올 겨울 최강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에 직접적인 원인은 북근 주변의 제트기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기준 최저 기온을 기록했고, 한파는 일주일 넘게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일인 20일 중부지방과 경상북도, 일부 전라북도에 한파특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한파의 직접적 원인은 북극 주변의 제트기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벨트처럼 북극 주위를 빠르게 돌며 한파를 가둬두던 제트 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한반도 상공까지 덮친 것이다. /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한인우 기자
2016-01-20 10:16:17[파이낸셜뉴스] 네오디뮴 영구자석 사업에 새롭게 진출한 디엔에이링크가 고성능 영구자석 생산을 위해 세계적인 분말 처리 및 분쇄 기술의 리더인 일본 호소카와 미크론(Hosokawa Micron)과 제트밀(초미세 분쇄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디엔에이링크는 호소카와 미크론의 최첨단 제트밀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호소카와 미크론의 제트밀은 고속 기류를 이용한 충돌과 마찰로 매우 정밀하고 미세한 입자 크기의 분쇄가 가능하다. 고사양 영구자석 품질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균일한 미세 분말을 얻을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네오디뮴 영구자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고성능 자석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 발전기, 전자기기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디엔에이링크는 이번 설비 도입을 통해 전 세계 자석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여러 첨단 산업에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고품질의 영구자석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호소카와 미크론의 기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의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의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덧붙였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2일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100억원 규모의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제트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연산 1000t 규모의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8-09 09:52:55[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최근 쓰레기를 풍선에 담아 보낸 '대남 오물풍선'은 '한국에 혐오감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오물 풍선을 보낸 것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은 과거 한국을 비난하고 체제 우위를 선전하는 수많은 작은 손전단을 풍선을 통해 한국에 보냈으나, 한국이 북한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북한도 인정했고, 요즘에는 전혀 효과가 없음을 북한도 알고 있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이같이 진단했다. ■대남 오물풍선은 '한국에 혐오감을 조성' 목적 군사적 효과는 제한적 이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한반도 정세분석과 전망과 관련, 북한이 한국에 오물풍선을 보낸 의도에 대해 "북한의 이번 행동은 여러 가지 면밀한 검토 후에 이뤄진 것"이라며 "탈북민 단체가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는 전단과 한국 드라마 등이 담긴 USB 등을 보낸 것을 북한 입장에서는 오물과 같은 쓰레기로 여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키노 기자는 "전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한 풍선 폭탄 사례"가 있다며 "당시 일본은 미국 본토를 공습할 수 있는 공군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본 본토에서 제트 기류를 이용해 미국 본토까지 폭탄을 실은 풍선을 보내 미국인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혼란을 야기하려는 목적으로 계획했지만 정확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없어 거의 효과가 없었고, 몇 차례 산불과 산사태를 일으킨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발견된 중국의 ‘스파이 풍선’은 제작비가 저렴하고 비닐로 만들어져 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려우며, 오랜 기간 동일한 공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중국은 이를 이용해 미군 기지 등에서 나오는 전파를 수집했다. 그러나 특정 지점을 공격하기 어렵고, 속도가 느려 격추되기 쉬운 단점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사용한 오물 풍선은 격추시킨다고 해도 결국 오물이 지상에 떨어지기 때문에 격추의 의미가 없으며 북한 상공에서 격추시키려면 북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빌미를 줄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北 오물풍선에 화학·생물학무기 탑재 가능성 낮아.. 푸틴 방북, 당분간 소강상태 전망 마키노 기자는 북한이 오물풍선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를 탑재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 오물풍선 살포는 북한이 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그럴 경우 한국에 대한 선전포고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며 북한은 자살 행위를 하지 않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도 성명에서 한국이 선전 방송을 하지 않으면 북한도 (오물풍선 살포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 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거란 전망이 있어 북한은 외교적 신중함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이 끝날 때까지 소강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FA는 최근 김일성 광장에서 행사 준비 정황을 포착, 평양 순안공항도 외국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비행기를 정리하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에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평양에서 북러 간 군사·경제·에너지 분야 등 협력 밀착 강화와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어 우려와 주목을 받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14 15:43:18[파이낸셜뉴스] 최근 지구의 하늘 곳곳에서 덜컹거리는 항공기로 다치는 승객들이 급증하면서 주요국 정부를 중심으로 '난기류' 대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기류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며, 최대한 빨리 포착하고 안전띠를 오래 매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갑작스러운 난기류, 사망자까지 나와난기류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공기의 흐름을 뜻한다. 만약 비행기가 하늘에서 이러한 흐름을 만나면 크게 요동치거나 급강하·상승할 수 있다. 영국 레딩 대학교의 폴 윌리엄스 대기과학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고도 10~12km 상공에서는 거의 지구 전역에서 난기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영국 BBC는 올해 발표된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매년 각국의 항공기들이 "심각하거나 그 이상의 난기류"를 만나는 빈도가 약 6만8000회라고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항공기에서 난기류로 크게 다친 승객과 승무원은 163명으로 파악됐다. FT는 난기류가 폭풍 등 눈에 띄는 기상 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항공기에 탑재된 기상 관측 레이더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따로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대 18시간 이전에 앞으로 발생할 난기류의 약 75%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난기류는 맑은 하늘에서 발생한다. 이른바 '창천난류(CAT)'로 불리는 난기류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이미 난기류에 휩싸인 다음에야 알아차릴 수 있다.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한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는 미얀마 상공에서 갑자기 난기류에 휩싸여 62초 동안 2차례 치솟았다 떨어졌다. 해당 사건으로 영국인 승객 1명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난기류 사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미국 항공사의 경우 난기류에 따른 사망 사건은 1997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6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이륙해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 항공 QR017편이 튀르키예 상공에서 난기류와 만나 12명이 다쳤다. 두 여객기가 겪은 난기류가 모두 CAT 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지구온난화로 난기류 증폭윌리엄스를 비롯한 레딩대 연구진은 지난해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 연구 레터스’에 1979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난기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CAT 가운데 항공기를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타격을 받는 '심한 난기류'의 연간 지속시간이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5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는 2022년에 미 CNN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행했고,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 동안 2배 또는 3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서양을 비행할 때는 10분 정도 난기류를 만날 수 있지만, 수십 년 안에는 20분, 혹은 3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난기류의 평균 지속 시간이 길어진다고 내다봤다. 이어 CAT가 2050~2080년에 급증한다고 전망했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난기류로 발생한 사고에서 승무원들이 난기류에 휩싸이기 전에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한 사례는 전체 약 28%에 달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26일 미 CBS방송에 출연해 난기류 증폭의 원인이 기후 변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이미 우리의 교통수단에 영향을 끼치지 시작했다"면서 난기류가 "국내외 미국인 여행자들에게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스 역시 FT를 통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와 열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난기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CAT가 지구 북반구 및 남반구 상공에서 지구의 대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제트 기류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빠른 공기 흐름이며, 최근 지구온난화 때문에 극지방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 CAT는 일반적으로 제트 기류 경계에서 자주 관측된다. 새로운 안전 대책 마련해야부티지지는 "우리는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폭염으로 태평양 북서부의 케이블이 녹아내리고, 허리케인이 더욱 극단적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했다"며 "난기류도 15%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기후가 진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정책과 기술, 사회기반시설도 이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카타르항공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 항공사들이 기존 장비로 감지하기 어려운 CAT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 협력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각 항공사의 항공기들 비행 중 확인한 수백만 건의 난기류 측정치를 수집 및 분석하여 CAT 발생 현황을 조종사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사들을 조율하고 있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스튜어트 폭스 비행·기술 운영 국장은 해당 체계가 "비록 이미 난기류 발생 지점을 지난 누군가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측정치가 전혀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BBC는 영국 스완지 대학에서 높은 고도로 날아다니는 새에 측정기를 부착해 난기류 지도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더욱 간단한 대책은 기내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다. FT는 현대 항공기의 경우 난기류를 만나도 기체가 파손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달 싱가포르항공 사고에서도 난기류 발생 당시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승객들은 거의 다치지 않았다. 싱가포르항공은 24일 기내 안전 규정을 강화한다며 난기류 경고등이 울리면 승무원 역시 모든 식음료 제공을 중단하고 안전벨트를 매라고 지시했다. 미 비정부기구 세계비행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대표는 각국 교통 당국이 안전벨트 관련 규정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기류 발생 빈도가 높은 고고도 비행 시 기내 안전벨트를 항상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언급했다. 샤히디는 난기류 사고를 "안전벨트로 예방할 수 있다"며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한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확실히 일종의 경고"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27 11:08:39[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해변마을에서 바닷물이 마을을 덮치는 것을 막으려고 6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모래언덕을 쌓았으나 겨울 폭풍으로 단 3일만에 모래를 모두 잃은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56㎞ 떨어진 매사추세츠주의 부유한 해변마을인 솔즈베리의 집주인들은 잇따른 폭풍과 폭우로 침식된 해변에 모래 1만5000t 투입해 해안 보호용 모래언덕을 건설했다. 일 년 내내 강력한 제트 기류의 영향을 받는 솔즈베리는 기상 이변의 영향을 점점 더 크게 받으면서 최근 몇 달간 해수면 상승, 강풍, 폭풍우로 어려움을 겪었다. 바닷물이 치고 들어와 해변 주택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서는 지난 몇 주일 동안에 걸쳐 해안보호용 사구와 방파제 공사가 진행됐으며, 50만달러(약 6억6000만원)가 투입됐다. 작업은 지난 10일 폭풍우가 마을을 휩쓸기 3일 전에 완성됐지만 강력한 강풍과 폭우에 72시간도 되지 않아 바다로 휩쓸려 나갔다. 언덕이 마을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폭풍이 몰아닥치자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모래언덕을 추진했던 '변화를 위한 솔즈베리 해변 시민' 모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값비싼 보호 장치가 며칠 만에 파괴됐지만 희생적인 모래 언덕은 제 역할을 다했다"며 "일부 주택과 사유지 등 재산이 겨울 폭풍과 홍수에 잡아먹히는 것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자구책이 수포로 돌아가자 마을 주민들은 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역 뉴스 매체인 폭스59는 "주 상원이 모래 보충을 위해 주정부 예산 150만달러(약 20억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침식된 해안에 모래를 다시 보충하는 공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철제 격벽과 같은 인공구조물은 침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보통 허용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래언덕이 소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계속해서 모래를 쌓는 일은 낭비라며 결국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15 07:25:59[파이낸셜뉴스] 유럽이 겨울 초입부터 폭설과 한파를 맞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사이에 눈 폭풍이 닥쳤다. 뮌헨 강설량은 44㎝로, 역대 12월 최대이자 200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뮌헨 외에도 독일 다른 도시들과 유럽 곳곳에서 눈이 쏟아졌다. 강설 지역은 알프스 북쪽으로 독일을 거쳐 동유럽 일부로도 확대되고 있다. 또 프랑크푸르트와 함부르크, 뮌헨에서 눈이 이어졌으며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까지 동쪽에서도 눈이 내렸다. 항공추적 업체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항공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이후로 수백 편이 결항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 등도 일시 폐쇄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가 하면 영국 런던 등 눈이 비교적 적게 내린 곳도 타격을 받았다. 잉글랜드 북서부에서는 강설량이 30㎝를 기록했다. 또 알프스 지역 등 보통 강설량이 많은 지역에는 예년 평균보다 많은 눈이 내렸으며, 일부 지점에서는 연중 최대 강설량에 다가서고 있다고 스위스 기상기관인 메테오스위스가 전했다. 프랑스 기상학자 나헬 벨게르즈는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이 2010년 이래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겨울 날씨로 시작하는 듯하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폭설과 한파는 시베리아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도 덮쳤다. 지난 4일 모스크바는 기록적인 수준의 일일 강설량을 보였다. 시베리아 기온은 초겨울 기온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며칠 사이 섭씨 영하 50∼57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유럽의 한파는 북극 상공에 있는 찬 공기 소용돌이의 강약을 의미하는 '북극진동'의 단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대기 상층 빠른 바람(제트기류)이 약해지면서 북극 인근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쉬워지는 단계다. 이에 따라 제트기류가 영국을 지나 남·중유럽으로 밀려나기 쉽고, 제트기류의 약화가 동유럽과 아시아로도 확장될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06 10:59:48[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이번 겨울 수심이 얕은 서해와 남해의 연안과 내만을 중심으로 간헐적인 강한 저수온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식생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식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올겨울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시적인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과원 위성과 실시간 수온 관측시스템 분석 결과 11월 연안 수온은 간헐적 한파로 평년에 비해 동해 0.5~1℃, 서해와 남해 0.5℃ 각각 낮게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서는 0.5~2.5℃ 낮았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가 지난 11월까지 얼음 면적 변화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가을 북극의 얼음 면적은 평년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가을철 북극 얼음 면적 감소는 수증기량 증가에 따른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 강화와 북극과 아극 지역 간의 온도차 감소에 따른 제트기류 약화로 중위도지역으로 한기류 남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역은 북극발 한파 영향으로 수심이 얕고 외해와의 해수 유출입이 적은 서해와 남해의 내만과 연안을 중심으로 저수온이 간헐적으로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게 수과원의 분석이다. 겨울철 한파에 의한 양식생물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저수온이 오기 전에 양식시설을 점검하고 보강해야 한다. 육상양식장에서는 보온덮개 설치, 보일러·히트펌프 등 가온시설 사전점검 등의 보온 강화가 필요하다.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저수온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어장의 경우, 지정된 월동장으로 양식생물을 신속하게 이동하고, 가두리 그물의 수심을 가능한 한 깊게 유지하여 강한 풍랑과 썰물 시 수온변화가 적도록 관리해야 한다. 축제식 양식장에선 사육지 수면적의 일정부분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보온을 유지하고, 차가운 공기로부터 영향을 덜 받도록 양식장의 수심을 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과원은 이번 겨울 저수온 발생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지난 11월, 180개소의 실시간 수온 관측시스템의 점검을 마쳤다. 또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제공시스템의 안정성도 확인했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어업인들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수온 상황 등을 확인하고 사전에 시설점검과 양식생물 관리 등으로 저수온에 철저히 대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12-05 09:28:28올해 지구 북반구에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미주와 유럽, 중국 북부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는 가운데 일본과 인도 등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엘니뇨'가 겹치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극단적으로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달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남부 유럽의 기온이 다음주면 사상 최고치에 이른다고 예고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15~16일 주말에 동안 로마 등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언론은 사르데냐섬의 기온이 다음주 섭씨 48도 안팎까지 오른다고 추정했다. 대서양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서는 올해 들어 폭염과 가뭄 속에 산불이 지속되고 있으며 15일 기준으로 906곳의 숲이 아직도 불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기온은 16일 기준 5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장마철에 접어든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달 초 베이징 인근 북부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지만 충칭 등 남서부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에서도 이달 도쿄에서는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남서부 규슈 지역에는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우기가 시작된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도 홍수 피해가 이어졌다. 12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가 속한 인도 델리주 당국은 뉴델리를 지나가는 야무나강 수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섰고, 약 2000만명이 사는 델리주와 인접 지역이 물에 잠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상이변의 원인 중 하나로 우선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올라가면서 서태평양의 온도는 내려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된다. 올해 엘니뇨는 4년 만에 찾아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진다. 그 결과 폭우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 문제는 올해 엘니뇨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올해는 이달 기준으로 동태평양의 온도가 평년 대비 3~4도 이상 올라갔다. 외신들은 온도 차이가 2도를 넘어서면 이른바 '슈퍼 엘니뇨'라고 묘사한다. 게다가 올해는 서태평양 온도 역시 0.5~1도 올라가면서 태평양 전체가 뜨거워지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동시에 지구온난화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NWS는 미 남서부의 고기압이 15~16일 강하게 유지되면서 기록적인 고온 현상을 일으킨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고기압은 '열돔(Heat dome)' 현상을 일으킨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 높이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되는 상황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가 마비되면서 열돔이 정체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마이클 만 대기과학과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폭우나 홍수 같은 건 원래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기후변화가 그러한 자연현상을 극단적으로 가속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7-16 18:13:47